소설리스트

10장(3화) (10/11)

제 3 화 두 명의 아내 

어느 사이 12년이 흘렀다. 정재는 중견건설 회사의 사장이 되었고, 

성현은 23살의 대학교 4년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하였다. 그리고 성현 

과 미영의 딸인 성미는 13살이 되어 중학 1년에 재학중이었다. 미영 

은 여전히 가정일을 하면서 성현과 정재의 뒷 바라지를 하고 있었다. 

아주 화목한 가정 생활이었다. 비록 정재가 밖에서 비서와 따로 산림 

을 차리고 있기는 했지만, 미영이나 성현, 성미..그 어느 누구도 그 

에 대하여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엄마 또 에어로빅이야?" 

성미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거실에서 에어로빅을 하고 있는 엄마에 

게 말하였다. 

"응...이제 오니?" 

미영은 요즘 들어 에어로빅에 한창 열중이다. 40살이 넘어서면서 몸 

매에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데 반해 딸인 성미는 점점 물이 올라 가는 

것에 질투심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요즘 미영과 성미는 성현을 사이 

에 두고 전쟁을 치르는 듯하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선의의 경 

쟁이었고, 어떤 진정한 싸움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응..아빠는...." 

"아직. 안왔다. 선배들과 모임이 있다고 오늘은 조금 늦는다고 하더 

라." 

"...그럼 할아버지는?" 

"조금 전에 나갔어." 

성미는 정재를 할아버지로 성현을 아버지로 부르고 있었다. 물론 그 

런 것은 가족내에서만 불리는 호칭이었고, 밖에서는 절대 표시하지 않 

았다. 

"엄마는 에어로빅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그렇게 열심이야?" 

"엄마 나이가 벌써 42살이라는 것을 모르니?" 

"아니 잘 모르겠어. 누가 엄마를 42살의 아줌마로 보겠어? " 

"어머! 그러니? 고맙다." 

미영은 여전히 비디오에 나오는 에어로빅 강사의 동작을 따라하면 

서, 딸 아이의 말에 싱긋 웃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사실 그랬다. 그 

녀는 여전히 예전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몸에는 군살 하나 

없었고, 얼굴에서는 잔주름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럼! 아빠가 엄마만 더 좋아하는 것을 보면 몰라?" 

성미는 소파에 앉아 에어로빅에 열중인 엄마를 보면서 그렇게 말했 

다. 그런 말을 하면서 성미의 입은 조금 삐죽나왔다. 어떤 질투심에 

서 였다. 분명 성미 자신이 더 젊고, 싱싱한 피부를 가졌음에도 자신 

의 아빠인 성현은 엄마인 미영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고, 자신 몰래 

엄마를 더 안아준다는 것을 느끼고 있던 성미였다. 

"불공평해!" 

엄마의 뒷 모습을 바라보던 성미가 갑자기 말했다. 

"뭐가?" 

미영은 여전히 에어로빅을 하면서 성미의 말을 받아주었다. 그건 순 

전히 예의상에서 였다. 미영은 이미 딸 아이가 불공편하다고 하는 것 

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엄마는 다 자란 어른이고, 나는 아직 애인게 불공평하다구!" 

"그게 뭐 불공평하니?" 

"불공평하잖아. 내가 만약 엄마와 같은 나이였다면, 아빠의 관심을 

나에 게 더 돌릴 수 있는 것은 거의 확실한테 말야." 

"풋~~~~" 

미영은 그만 웃음이 나와 참을 수가 없었다. 웃음의 의미가 정확히 

무엇인지 미영 자신도 몰랐지만, 아무튼 딸 아이의 말이 갑지가 우스 

웠다. 

"성미야. 너 나에게 지금 질투하니?" 

"흥..! 엄마야 말로 나에게 질투하지마!" 

"내가 뭘?" 

"엄마.. 지금 아빠의 관심이 나에게 올까봐 지금 에어로빅을 하는 

거 나 다 알아." 

"이제 알았니?" 

"씨........" 

성미는 말싸움에서 졌다는 느낌에 입이 삐죽거렸다. 미영은 그런 딸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다. 

"성미야. 네 친구들도 자기 엄마한테 질투를 하든?" 

"하는 애들도 있고, 안하는 애들도 있고 그래." 

"아니 너 처럼 하는 애들이 있냐구." 

"몰라. 그 애들 가족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를 모르니까." 

"풋~~" 

미영은 실소를 했다. 

"왜 웃어?" 

"그냥.. 아무튼, 엄마에게 너무 질투하지마. 네가 더 나이들고, 내 

가 더 나이들면, 네 아빠는 분명히 네 차지가 될테니까." 

"...." 

성미는 고개를 돌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린아이 같은 그런 

모습에 미영은 다시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간신히 참고 에어로빅을 따 

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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