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오크사냥!
부제- 촌장저택은 내꺼!
달이 하늘 높이 떠있는 깊은 밤, 타리슨 마을 촌장 저택의 한 방에서는 환희에 빠진 여성의 교성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아, 아하아앙..!!! 어, 엉덩이... 엉덩이가 이상해요...♡ 삼일 전에는 그렇게 아팠는데...!! 똥구멍이 타버리는것 같아요오~~!!"
"흐흐흐, 빡빡하고 쫀득한 것이 아주 훌륭한 뒷구멍이군. 앞으로 철저히 개발해서 보지구멍 이상의 명기로 만들어주마!"
"아, 아앙... 네에♡ 주인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께요, 제 더러운 똥구멍이라도 괜찮으시다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써주세요오!!"
마침 촌장인 브래드도 몇일간 자리를 비우고 있기에 나는 샌디와 스칼라의 조교에 불을 붙였다.
음마공으로 정신개조를 완벽히 함과 동시에 육체적으로도 더욱 다양한 플레이를 소화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지금은 샌디의 똥구멍을 개발시키는 중이다. 이번이 두번째이지만 음마공과 교합산의 효과를 이용해 충분한 쾌락을 얻을 수 있도록 신경썼다.
이미 샌디는 완전히 마음이 나에게 넘어와 있다.
특히 얼마전 드렉과의 관계로 인해 브래드에게 크게 혼이 난 후에는 마치 구원을 바라는 신도처럼 나와의 성교에 집착하고 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여자처럼 조교하기 편한 것도 또 없는 것이다.
"아아앙♡ 저, 저 갈것같아요! 파렴치하게 엉덩이로... 똥나오는 구멍으로 느껴서 가버려요!! 아아, 주인니임~ 더욱더, 더 저를 범해주세요!!"
누워있는 내 위에서 샌디는 스스로 엉덩이를 들썩이며 양손으로 가슴을 주무르고 있다. 아름다운 파란 눈동자는 음욕에 가득차 묘한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
몇일만에 샌디는 음탕하고 마력적인 향기를 내뿜기 시작하여 예전의 단정한 느낌은 찾기 힘들었다.
이런 촌구석에서 얻은 것 치고는 무척이나 훌륭한 노예임에 틀림없다.
스칼라에게는 유두와 소음순, 음핵에 바늘을 찌르는 피학조교를 시작했다. 원래 창녀였던 과거의 경험 덕분인지 굉장히 빠르게 적응해나가고 있다.
덕분에 요 몇일간 그동안 쌓였던 걸 싹 풀어버려 기분이 날아갈 듯 가볍다.
나는 몸을 일으켜 샌디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잡고는 더욱 가속도를 붙여 육봉을 휘둘렀다.
나와 샌디의 내밀어진 혀가 마치 서로 잡아먹을 듯 얽혀들며 샌디는 결국 절정에 이르렀다.
그후 엉덩이에서 빼낸 자지를 깨끗이 핥아먹게 한 다음 마지막으로 풍성한 머리카락과 얼굴에 정액을 뿌려주었다.
하지만 다음날 오전, 출타했던 브래드가 저택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물론 그렇다고 두 노예들을 조교하지 못하는것은 아니지만,
역시 이 저택의 방이 마을에서 제일 안락한 것도 있고 노예들을 밖으로 불러내려면 귀찮기도 하니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빨리 힘을 키워서 쓸데없는 놈들은 치워버려야하는데, 여전히 흡성대법을 6성으로 올려놓을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날, 브래드는 온 마을에 중대한 사항을 알렸다.
'오크가 이 마을로 쳐들어올지 모른다'
'프린스터 남작의 병사들과 힘을 합쳐 오크를 물리치기 위해 우리마을 자체적으로 젊은이들을 모아 자위단을 만들어보내야 한다.'
'집집마다 16세 이상에서 40세 이하의 장정 한명을 꼭 차출해야 한다.'
이상이 브래드가 가지고 온 내용의 골자로, 마을은 일대 소란에 들끓어올랐다.
근 십년간 오크라고는 구경도 못해본 마을에 오크가 공격해온다는 소식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포와 패닉에 빠졌고,
브래드의 선동은 확실히 먹혀들어가 마을의 모든 건장한 젊은이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브래드는 조용히 나를 가주실로 불렀다.
들킬만한 증거는 최대한 남기지 않고 샌디와 스칼라를 범하기는 했지만, 익숙치 않게 혼자 조용히 부르자 나는 꽤나 마음을 졸이며 가주실로 향했다.
가주실에 들어가자 브래드는 인자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다가와 두 손을 내 어깨에 올렸다.
"오오, 제크. 이렇게 따로 보는 건 오랜만이로구나. 요즘 어떻게 지내지?"
"아이고, 촌장님. 모두들 절 불쌍히 여겨주시는지 요즘은 그리 힘들지가 않습니다."
"음. 그건 참으로 다행이군. 하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하루종일 힘든 잡일만 하며 보내는 것이 좋지만은 않지?"
"아, 아닙니다, 촌장님. 제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아니, 아냐. 사실... 내가 너에게 조금 부탁하고 싶은게 있다. 그 부탁을 잘 처리해 준다면 너에게 집도 하나 구해주고 밭도 좀 줄 생각이다."
"아, 아니! 대체 어떤 일이기에 그렇게까지 해주시려는건지...?"
"음... 네가 부탁을 들어준다고 약속하기 전에는 이야기해줄 수가 없구나. 하지만 잘 생각해 봐라.
내가 부모를 잃은 고아였던 너를 친히 데려와 지금까지 먹고살게 해주었지 않느냐. 그 은혜를 갚는다고 생각하고, 눈 꾹 감고 내부탁을 들어주렴.
게다가 네가 이런 기회 아니면 어떻게 집도 구하고 독립할 수 있겠느냐, 한번 잘 생각해봐라."
은혜라, 내가 알기론 브래드 놈은 제크에게 신경 써준적 따위는 한번도 없었다.
그저 노예처럼 부릴 수 있는 배경없고 멍청한 일꾼을 원했기에 어린 제크를 거두고,
그 이후로는 제크가 괴롭힘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눈길 한번 준 적이 없었다.
그런 주제에 은혜까지 들먹이는 것을 봐서는 나를 이용해야만 할 수 있는일...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내 양 어깨에 올려져있는 손에 단단히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이 거부는 인정하지 않을 분위기다.
원래의 제크라면 독립시켜준다는 말에 꼴딱 넘어가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이몸은 중원무림에서 몇십년을 굴러먹은 색마 장적수시다.
이런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이미 감이 왔다.
연고도 없고 친인조차 없는 애물단지 제크에게 굳이 중요한 일을 맏기는 이유가 무엇이 따로 있겠는가.
토사구팽, 살인멸구... 세상이 달라도 인간들이 생각하는 건 거기서 거기다.
하지만 분명히 이것은 기회이다. 나는 토사구팽따위를 당하기에는 너무 뛰어나다.
오히려 이 건을 기회로 브래드놈을 파멸시킬 단서를 잡는다 치면 나쁘지 않은 기회라 볼 수도 있다.
나는 잠시 망설이는 척 하다가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브래드에게 답해주었다.
"저... 저같은 놈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한 번 해보겠습니다..."
"하하하, 그래, 잘 생각했다! 그럼 지금부터 네가 해야될 일을 말해주마. 하지만! 듣기 전에 이것만은 절대 잊지말아야 한다.
넌 오늘 나와 마굿간의 상태에 대해 대화한것이고, 그 외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네게 지금부터 맡길 일에 관련해서 물어도 나는 아~무 관련이 없는거다, 알겠지?
이것을 지키지 못하면 네게 돌아가는 보상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고, 이 마을에서 매장당하게 될거다."
"아..알겠습니다요, 촌장나리."
내가 고개를 크게 끄덕거리며 대답하자 브래드는 목소리를 낮추며 내가 해야할 일을 말해주었다.
그 내용은 간단했다. 오크와의 전투가 일어나면 실수한 척 하며 드렉을 찌를 것. 정확하게 말하면 죽일것.
그와 함께 촌장은 날카로운 단검과 극독이 든 조그만 병을 함께 건내주었다.
"알겠지, 싸움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찌르기만 하면 되는거다."
"하...하지만 드렉은 세고 칼도 잘 쓰는데, 과연 잘 될까요?"
나의 겁에 질린듯한 물음에 브래드는 야비한 웃음을 띄웠다.
"허허, 그건 걱정할 필요 없다. 복잡한 건 생각하지 말고 넌 잘 찌르기만 하면 되는거야!"
다음날, 약 80명으로 이루어진 타리슨 마을 자위단은 프린스터 남작가에서 파견되었다는 스무명 정도의 병사들과 함께 길을 떠났다.
병사들이 인도하는대로 좁고 험한 산길을 따라 걷고 걸었지만 도저히 행군은 끝나지가 않았다.
라기보다는 애초에 어디가 목적지인지 조차 알려주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도 정규군 복장을 갖춘 병사들이 무서워 누구도 병사들에게 질문조차 하지 않았지만 그것도 처음 몇 시간 정도,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이미 해가 산마루에 걸려 져가고 있는 상황이 되자 불안을 견디지 못한 자위단의 몇몇이 병사들에게 목적지를 물었다.
하지만 병사들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도착하면 알게 된다'라고만 대답할 뿐이었다.
해가 거의 넘어가 컴컴해져서 하늘에 샛별이 반짝이는 것이 보일 때 쯤, 행렬은 산맥 사이에 위치한 넓은 분지지대에 도착했다.
하루종일 걸어 힘이 쑥 빠져버린 자위단 청년들이 여기저기 나자빠져 지친 몸을 쉬게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병사들 중 가장 상급자로 보이는 털복숭이 장한이 자위단을 향해 드디어 명령을 내렸다.
"자위단 인원들 중 스무명을 추려 특별임무를 맡기겠다! 지금부터 내가 지정하는 인원들은 따로 모이도록!"
그리고 그 병사는 우리들 중 한명 한명을 지정하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 중에는 나와 드렉 역시 들어있었다.
따로 뽑힌 이 20명의 집단에게 병사는 철판과 휏불을 지급해 주었다.
"너희들의 임무는 그 철판을 두드리고 휏불을 흔들어 오크들을 몰아내는 것이다.
저 서북쪽 절벽으로 이동해 거기서부터 남쪽을 향해가며 오크를 몰아내는 것이 너희들의 임무다. 알겠나?! 그럼 먼저 출발하라!"
병사는 간단한 설명만을 하고 따로 뽑은 스무명의 자위단들에게 출발을 종용했다.
하지만 모두들 어두운 숲속으로 들어가기가 머뭇거려지는지 미적거리다가 결국 대표격인 드렉이 나서서 병사에게 물었다.
"저기... 저희들로만 갑니까? 누군가 저희를 이끌어줘야..."
그러자 그 병사는 벌컥 화를 내었다.
"아니, 이제부터 병사들은 목숨걸고 오크와 맞서싸워야 하는데 겨우 몰이역할 하는데 따라가야겠나! 네 녀석이 책임지고 인솔하도록 해!"
병사는 말을 꺼낸 드렉을 그 자리에서 인솔자로 하고는 더 이상 신경쓰기도 싫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버렸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태도에 드렉과 나머지 패거리들은 오크와 직접 싸울일이 없다는 생각에 안심해서는 약간 용기를 내어 숲 속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병사의 태도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병사들은 하루종일 자위단과 어떤 이야기조차 하려 하지 않았고,
방금 그 텁수룩한 병사 역시 우리에게 명령을 내리면서도 결코 누구와도 직접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뭔가 캥기는 것이 있는 사람의 전형적인 행동이다.
나는 분명 뭔가 벌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긴장을 풀지않고 최대한 기감을 열어 주위를 살피며 드렉 패거리들과 함께 어두운 숲 속을 걸었다.
절벽은 생각 이상으로 멀었다. 눈 앞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20분 이상 걸었다. 그 이유는 그 절벽이 분지의 한 면을 둘러싸는 넓고 높은 암벽이었기때문이다.
도착해서 올려다 본 높이는 어림잡아 백미터는 되어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 절벽 윗쪽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숨죽이고 있는 기척을 눈치챘다.
'흐흐흐, 이거 아무래도... 미끼로 던져진 꼴인데?'
하지만 지금 절벽 밑에서 긴장에 새파랗게 질려있는 스무명의 인원들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휏불에 불을 붙이며 서로 소근거리며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다.
이미 밤은 완전히 어두워져서 풀벌레 소리와 멀리서 간간히 울려오는 짐승의 울부짖음이 귀를 자극한다.
모든 휏불에 불을 붙이고 몇몇은 철판과 막대기를 손에 들자, 드렉이 앞으로 나서서 칼을 뽑아들며 외쳤다.
"자, 너무 겁먹을 건 없어! 사냥할 때 몰이꾼이 위험한 일은 거의 없다구! 오크들을 헤치우고 마을에 돌아가면 우리는 영웅대접 받을 수 있을거야. 용기를 내자!"
"꿀꺽... 그래, 드렉 말이 맞아"
"싸우는 건 병사들이 해줄 거라구, 우리는 안전할 거야..."
드렉의 선동에 나머지 패거리들은 조금 용기가 솓는지 얼굴의 불안이 좀 가시기 시작했다.
"자아, 출발~!"
드렉은 앞장서서 나머지 무리를 이끌고 남쪽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깡! 까강! 깡! 깡! 까앙~!]
시끄러운 철판 두드리는 소리가 숲의 축축한 공기를 가르며 울려퍼지고 휏불을 마구 흔들자 마치 축제의 행렬같아 보이기도 했다.
물론 그 행렬에 웃고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말이다.
나 역시도 이 세계에 대한 경험이 없는 탓인지 상당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무엇보다 제크의 기억속에 있는 몬스터란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포는 나의 신경을 날카롭게 했다.
하지만 행렬은 10분도 이어지지 않고 멈추게 되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울려퍼지는 흉악한 함성에 의해서.
"쿠웨에에에엑~ 취륵, 취에엑!!"
한밤중의 숲속에서 정확한 거리를 재는 것은 무리였지만 확실한것은 그 괴성이 결코 먼 곳에서 울린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일행의 몇명은 다리힘이 빠졌는지 그자리에 풀썩 주저앉아버리기까지 했다.
"오, 오크 소리다! 놈들이 가까이 있나봐!"
순식간에 일행은 패닉에 빠졌다. 드렉 역시도 공포에 질려 칼을 앞으로 내세운채 필사적으로 주위를 살필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전방에서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수많은 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림잡아도 3~40은 되보이는 기척이다.
나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슬쩍 일행으로부터 빠져나와 근처의 나무 위로 올라갔다.
내가 잠행술을 펼치자 이미 공포로 정신없는 일행들은 아무도 내가 빠져나온 것을 모르고 있었다.
기척을 최대한 죽인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자, 곧이어 일행의 앞에 몇 개의 인영이 나타났다.
"히..히이익~ 나, 나왔다!!"
"오, 오크다! 어, 어떻게하지??!"
나는 그 나타난 인영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지저분한 회색조의 피부에, 마치 돼지코를 쭈그려 붙여놓은 듯한 커다란 들창코, 크고 쭉 찢어진 눈,
무엇보다 사람 대가리 정도는 쉽게 들어갈듯한 커다란 입에 길다랗게 삐져나와 있는 누런 아랫송곳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다리가 인간과 똑같이 붙어있었다. 근육질에 두꺼운 몸통을 가졌지만 키는 오히려 사람보다 좀 작아보이기까지 했다.
"크...확실히 흉악하게 생기기는 했군. 하지만... 그리 강해보이지 않는데...?"
놈들은 짐승같은 거친 기운을 뿌리고 있긴 했지만 눈에 띄는 기파는 느낄 수 없었다.
쓰레기 같은 너절한 옷가지로 하반신을 대충 가리고, 조잡한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은 중원에 있을 때 들었던 남만의 미개부족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그 순간, 갑자기 찢어지는 듯한 함성이 내질러졌다.
"으이이...이야아아아앗!!!"
[서걱~!]
드렉이 다짜고짜 덤벼들어 가장 앞에 있던 오크 하나를 베어버린 것이다.
"뀌에엑?!!"
오크는 그야말로 돼지 멱따는 소리를 지르며 검붉은 피를 쏟아냈다.
"취엑~!! 인간이, 취익, 공격해왔다!"
"취익, 취익! 죽이자, 취익! 우리의 동료가, 췩, 주, 죽었다 취익~!!"
동료가 쓰러지자 오크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놀라운 사실에 충격을 받고 있었다.
"저... 저놈들 말을 하잖아?!! 단순한 괴물이 아니었군..."
내가 오크들의 정체에 대해 의문에 빠져들던 중, 드렉은 오크 한놈을 해치우자 갑자기 자신이 붙었는지 칼을 번쩍들며 외쳤다.
"모두들, 저 오크놈들도 찌르면 죽는다! 저놈들은 몇 놈 안된다. 협공해서 모두 없애버리자!"
"오...우, 우와!!"
드렉의 외침에 나머지 패거리들도 갑자기 겁을 상실했는지 타리슨 마을에서 들고온 대충 만든 창이나 장작패기용 도끼등을 꼬나쥐고는 오크들에게 달려들었다.
모습을 드러낸 오크들은 7마리 정도였기에 스무명의 인원이 한번에 덤벼들자 한마리씩 죽어갔다.
그 과정에서 몇 명이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기세를 탄 덕분인지 금방 오크들을 정리해버렸다.
"이, 이겼다!"
"와하핫~ 봤느냐, 이 오크놈들아. 괴물따위가 인간에게 덤비다니!"
"우리들, 생각보다 강한 거 아냐?"
큰 희생없이 오크들을 정리하자 드렉과 나머지 패거리들은 희희낙락하며 승리의 흥분에 날뛰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깐, 숲 전체에서 나무를 해치는 소리, 땅을 밟는 소리,
그리고 '취익'거리며 숨을 몰아시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그것을 알아챈 일행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드, 드렉. 이...이거 좀 이상하지 않아?"
"....하, 한두마리가 아냐..으.. 으힉.."
드렉 역시 얼굴빛이 새하얗게 된 것을 여기서도 알 수 있었다.
"...도...도망쳐어~!!"
드렉과 패거리들은 철판과 휏불을 내팽겨치며 반대방향으로 미친듯 뛰기 시작했고 그들의 뒤로 오크들의 대집단이 우르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어림잡아도 백을 넘는 수, 게다가 그게 끝이 아니라 뒤에 더욱 더 많은 오크들이 따라오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먼저 도망친 일행을 쫓아 경공을 발휘했다. 다른 놈들은 별로 죽어도 상관 없지만 드렉 놈은 여기서 이렇게 죽어버리면 좀 곤란하다.
촌장 놈을 망가뜨리려면 드렉이 살아있어줘야한다.
나는 주변의 돌멩이들을 주워 가장 앞서 드렉을 쫓고 있는 오크들을 겨냥해 내공을 담아 던졌다.
머리통에 돌덩이를 맞은 오크들은 예외없이 쓰러져 침묵했지만, 오크들은 동료가 픽픽 쓰러지는데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앞으로 내달릴 뿐이었다.
그렇게 달리자 순식간에 처음의 절벽까지 몰리게 되었다.
앞은 절벽, 뒤는 오크들의 무리가 빽빽하게 메우고 있는 상황에 처하자 자위단 일행은 급기야 이성을 잃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사...사람살려!! 누가, 누가 좀 도와줘!!"
"어흐흑~ 엄마~!! 이런데서 죽고싶지 않아~"
"야이 돼지새끼들아!! 저리꺼져! 저리꺼지란 말이야!!"
오크들은 울부짖는 인간들을 향해 비웃는듯한 콧소리를 울리며 한발한발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절벽 위에 있는 기척들이 아직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끼고는 우리들이 '미끼'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자각했다.
아마 저들은 복병일 것이다. 그리고 저들이 손쉽게 전과를 올릴 수 있도록 오크들을 여기까지 끌어들이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
심지어 이 상황이 되어도 도움의 손길을 뻗어줄 생각은 전혀 없는 모양이다.
"흐음, 이대로 드렉 놈을 죽게 내버려둬서는 안되지... 여기선 내가 나서주는 수 밖에 없나."
나는 숨어있던 나무에서 오크무리의 한복판으로 뛰어내렸다.
내가 뛰어내리는 소리에 근처에 있던 오크들이 당황한 듯 뒤뚱거리며 뒷걸음쳤지만 나는 오히려 가까이로 몸을 날려 두 놈의 오크의 머리에 장심을 갖다대었다.
"네 놈들의 기는 어떤 맛일지... 어디 한번 시식해 보실까?"
내가 흡성대법을 극성으로 운용하자 나의 장심을 통해 오크들의 진기(眞氣)가 급속도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끼...끼에에에엑!!!!!"
오크들은 반항 한번 하지 못하고 사지를 부들부들 떨며 말라붙어가기 시작했다.
열을 세기도 전에 오크들의 몸은 바싹 쫄아들어 미라가 되버렸고 내가 손을 때자 끈 떨어진 인형처럼 그 자리에서 무너져내렸다.
"흐흐흐...으하하하!! 멋져, 멋지군!!"
나는 지금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 오크란 놈들의 진기는 오히려 인간보다 순수했다.
마기(魔氣) 비스무리한 기운이 섞여있기는 하지만 원체 지저분한 인간의 기운보다 오히려 흡수하기 좋았다.
즉, 굳이 인간을 죽일 필요없이 이 놈들을 사냥하면 6성... 아니,
남들 눈치 볼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가정하면 7성까지 올리는 데에도 굉장한 가속도가 붙을 것이 틀림없다.
"네놈들의 목숨... 이 장적수 님이 받아가도록 하마... 흐하하하..."
나는 망설임없이 다음 오크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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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터 남작가의 기사단장, 부라노 데 타푸스 준남작은 갑자기 변한 아래의 상황에 눈을 크게 떴다.
미끼로 뿌렸던 타리슨 마을의 자위단이 예상대로 절벽 밑으로 도망쳐 오크들을 끌어모아주는 중이었고,
타리슨 마을의 촌장이 두둑한 돈주머니를 쥐어주며 부탁했던 것을 지키기 위해서 미끼 역할을 맡은 놈들이 다 죽어버릴때까지 조용히 지켜보려고 했었다.
모든 것은 계획한 그대로 잘 진행되고 있었다. 바로 방금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오크들이 미끼를 물어뜯기 직전, 오크 집단의 한쪽에서 소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두워서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계속해서 들려오는 오크들의 처참한 비명은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었다.
"단장님,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크무리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공격하기에 절호의 기회입니다!"
옆에 있던 기사단원이 부라노에게 눈빛을 반짝이며 공격을 건의했지만 부라노는 받아먹은 돈이 있었기에
아직 아래의 미끼들이 멀쩡한 상황에서 구원의 손길을 뻗쳐주는 짓을 하고싶지는 않았다.
"으, 으음... 조금만 더 기다려라! 아직이다!"
부라노의 명령에 기사들과 병사들은 명령을 충실히 받들어 근질근질한 손을 억눌렀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부라노의 명령에 복종하는 인물들만 있지는 않았다.
"화염보다 더 뜨거운 자여, 불꽃의 이름아래 모여든 마나의 소용돌이여,
지금 내가 짜내는 마나의 시에 어울려 그모습을 드러내어 적들을 화염으로 물리치리니.... 파이어 익스플로젼!"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지더니 절벽 아래에 오크들이 잔뜩 모여있던 곳에서 거대한 화염의 폭발이 일어났다.
순식간에 수십마리의 오크가 잘익은 돼지고기 육편조각으로 변해 뿌려졌고, 오크들의 혼란은 극에 이르렀다.
"이, 이게 무슨 짓이냐! 나는 아직 공격을 명령하지 않았다!"
부라노의 노한 외침에도 그 공격을 발한 상대는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흥, 당신은 내 상관도 뭣도 아니에요. 내가 왜 당신 명령을 들어야하죠? 난 그저 가장 적당한 시점에 공격했을 뿐이에요."
"뭐..뭐라고!! 쬐끄만 계집애 주제에 버릇이 형편없군!"
부라노의 악담에 여자- 정확히는 소녀에 가까운- 의 약간 위로 치켜올라간 눈꼬리가 더욱 치켜올라갔다.
"그쪽이나 주제를 아시지? 촌구석 기사주제에 감히 천재라고 불리는 나를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이.. 이 년이..."
단 한마디도 지지 않는 소녀의 태도에 부라노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서는 난폭하게 칼집에서 칼을 빼들었다.
"기사의 명예를 모욕하고도 그냥 넘어가리라고 생각하느냐!"
그 순간, 소녀의 뒤에서 한 인영이 뛰쳐나와 양팔을 들어 소녀를 가렸다.
"타푸스 준남작님, 진정하십시요. 고작 어린애의 몇마디에 기사단장이란 분이 함부로 움직이셔서야 어떻게 부하들에게 모범이 되겠습니까?
여기서는 제 얼굴을 봐서라도 부디 그냥 넘어가 주시죠. 그것보다 어서 오크들을 몰아붙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으, 으음... 샤르타스..."
소녀의 앞을 가로막은 남자는 군청색 장발의 머리칼을 뒤로 늘어뜨린 상당한 미남이었다.
단정하고 총명한 빛이 도는 눈빛과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야성미를 느끼게 하는 삐죽삐죽한 수염이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 뒤에서 볼을 부풀린 채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소녀는 진한 단발 주황색 머리카락과 작은 몸집을 가지고 있었는데,
비정상적으로 챙이 넓은 검은 고깔모자와 펑퍼짐한 로브로 온 몸을 둘러싸고 있었다.
이것은 마법사의 기본적인 복장으로, 자신을 최대한 바깥에 드러내지 않고 동시에 자신 또한 바깥으로 부터 최대한 적은 자극을 받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복장이다.
부라노는 이 샤르타스란 남자가 나서자 금방 기가 죽어 한 발 물러났다.
왜냐하면, 샤르타스는 모든 기사들의 꿈이라는 마스터(Master)에 오른 사나이기 때문이다.
마스터에 오르기 전에는 수도방위 기사단에 있었고, 어떤 이유인지 갑자기 기사직에서 해임되어서는 용병단을 만들더니
얼마전에는 마스터의 칭호를 얻게 된 그는 원래라면 이런 오크사냥 따위에 동원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
마침 그의 용병단이 모종의 일로 근처에 와있었고, 또 샤르타스가 옛날 프린스터 남작령에서 어린시절의 일부를 보냈던 추억이 있었기에
일종의 호의로 병사들을 돕기로 한 것이다.
그런 상황이니 말 그대로 촌구석 기사일 뿐인 부라노로서는 샤르타스에게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이 정도로 예의를 갖춰 대접해 주는 것만도 감지덕지해야할 정도다.
"크험! 좋다. 전원, 불화살 장저~언!!"
부라노는 어쩔 수 없이 자존심을 누르며 임무에만 열중하기로 결심했다. 부라노의 호령에 병사들이 불붙인 화살을 들어올려 오크들을 향해 겨냥했다.
"전원, 발사하라!!"
백을 넘는 불화살이 밤하늘의 어둠을 가르며 오크들에게 떨어져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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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눈 앞에서 벌어진 광경에 나는 전율하고 있었다.
이루말할 수 없이 파괴적인 기의 소용돌이가 엄청난 열기를 내뿜으며 폭발하더니 삽시간에 수십의 오크들을 말 그대로 분해해버렸다.
중원 최고수 중 하나로 꼽히는 염화대제(炎華大帝)조차도 이런 짓은 할 수 없을 터였다. 하지만, 비슷한 짓을 할 수 있는 놈을 나는 하나 알고있다.
'뢰황(雷皇), 그 놈의 그 기술이... 바로 이런 느낌이었다!!'
나를 이 세계로 날려버렸던 그놈의 마지막 기술, 산 전체의 기가 들끓을 때 느꼈던 그 혼란스러운 기파(氣派)...
거기에 비하면 지금 눈앞에 터진 기술은 훨씬 규모가 작긴 하지만 분명히 닮은 점이 있었다.
곧이어 절벽 위에서 불화살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오크들은 완전히 통제불능의 혼란상태에 빠져들었고,
드렉과 나머지 일행들은 기회라 생각했는지 무기를 마구 휘두르며 포위망을 뚫고 지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멍청한 생각이었다.
무기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촌무지렁이들이 뚫을 수 있을 정도로 포위망은 얇지 않았고 화살공격은 확실히 효과적이었지만 그럼에도 오크들의 숫자는 충분히 많았다.
흥분한 오크들의 막무가네식 공격이 일행들을 향하자, 순식간에 한명한명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음을 느끼고 재빨리 그들을 쫓아갔다. 내가 도착하자 이미 살아남아 있는 것은 드렉을 포함해 여섯 명 뿐이었다.
어차피 내 목표는 드렉 뿐이었기에 드렉의 뒤로 스며들어가 가볍게 혼혈을 짚어주었다.
"드...드렉?!! 아니, 넌 제크...??"
드렉의 옆에 있던 녀석이 드렉이 쓰러지는 기척에 옆을 돌아보더니 나의 얼굴을 보고는 마치 귀신을 본 듯 놀란 얼굴을 했다.
"흐흐, 네 놈들에게 딱히 큰 원한이 있지는 않지만... 다 챙겨주기도 귀찮으니 그냥 이 자리에서 죽어줘야겠다."
나는 서슴없이 내공을 담은 일장을 날렸다.
"푸허억!!"
일장을 맞은 녀석은 피를 내뿜으며 몇 장을 날아가 오크무리 속에 떨어져 확인사살까지 당했다.
그 소리에 살아남은 나머지 녀석들도 시선을 나에게 향했지만 이미 나의 쌍장이 그들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귀찮은 짐들을 정리해버린 후, 나는 기절한 드렉을 업고는 최대한 경공을 발휘해 그 자리를 벗어났다.
분지의 형세를 볼 수 있을만한 언덕에 도착한 후 나는 드렉의 뺨을 냅다 쳐서 일어나도록 했다.
"으... 으, 으아아악!!"
드렉은 괴성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더니 핏발 선 눈으로 주위를 황급히 둘러보았다.
"꾸..꿈이었나? 나는 분명히 오크무리들 속에서..."
"흑흑... 드렉 형님. 드디어 깨셨군요."
"아, 아니 넌... 제크? 네가 어떻게 여기에... 그보다 다른 녀석들은 다 어디에 있지?!"
나는 나의 완벽한 연기에 자찬을 보내며 더욱 원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다, 다른 분들은... 모두 오크에게.... 크흑흑..."
"으으으... 그, 그럴수가...!! 어째서... 어째서 이런 일이...."
나는 드렉의 앞에 넙죽 엎드려 흐느끼며 말했다.
"으흑흑흑~ 드렉 형님! 제가.. 제가 고백해야만 할 것이 있습니다!!"
"뭐? 고백하다니 도대체 무슨 뜻이냐!"
"사실... 사실 촌장님이... 여기에 오기 전에 저에게 드렉 형님을 독살하라고 강요했었습니다..."
내 말에 드렉의 눈이 찢어질 듯 벌어졌다.
"마...말도 안돼! 나는 촌장님의 사위란 말이다. 샌디는 내 아내가 되겠다고 했단 말이야!"
"그... 그게, 촌장님은 드렉형님을 사위로 인정할 생각따위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차라리 입을 막아서 없던 일로 해버리겠다고...
샌디 아가씨도 크게 혼이 나 방에 갖힌 채로 계십니다..."
나는 드렉이 이해하기 좋도록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며 촌장이 준 단검과 독약병까지 건네주었다.
"이... 이것들이 그 증거입니다. 혼란한 틈을 타서 드렉 형님을 찌르라고..."
"이...이이이!!! 이 썩을 놈의 촌장! 감히...감히 나를 죽이려고 했단 말이지! 그래, 그러면 모든 것이 설명이 돼.
갑자기 오크사냥을 가라고 한 것도, 나만 따로 떨어져 이상한 임무를 맡게 한 것도... 그 병사놈들과 짜놓은 거였던 거야!!"
"그... 그런 거였습니까! 세상에... 촌장이 그런 악독한... 그럼 오크들에게 죽어버린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뭣때문에... 으흑..!!"
"으드득...!!! 촌장 이 개자식... 죽여버리겠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드렉은 어금니를 깨질듯이 악물었다. 그의 눈에는 이미 복수의 검은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을 잘 알수 있었다.
드렉은 나의 어깨를 잡아 일으켜세우고는 감사의 눈길을 보내왔다.
"네가 솔직하게 말해 준 덕분에 촌장의 음모를 알 수 있었다. 솔직히 그동안 너를 무시해왔지만, 이번 일로 널 정말 다시 보게 되었어.
앞으로 넌 내 동생이다. 아무도 널 괴롭히지 못하게 해주마."
"가, 감사합니다. 전 형님만 믿겠습니다!"
"좋아. 그러면 일단 나머지 자위단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그들 중 대부분은 이 사정을 알게 되면 나를 도와줄거야. 촌장에게 복수하려면 그들의 힘이 필요해."
"하지만... 어떻게 그들을 찾죠? 혹시 병사들과 먼저 만나면 저희들을 죽여버릴지도..."
"으음. 그건 그렇지. 놈들은 촌장 편이니까 말이야..."
그렇게 드렉이 고민에 빠져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절벽 쪽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과 북소리, 나팔소리가 울려오기 시작했다.
휏불을 든 많은 수의 병사들이 절벽을 길게 돌아 분지를 향해 진군하고 있었다.
"드렉형님, 저 놈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진군하려는 모양입니다."
"그... 그렇군. 크윽, 대체 어떻게 해야..."
"저에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촌장의 목표는 형님이고 저는 아니니, 제가 살아남은 척 돌아가 다시 부대에 편성되는 것은 아무도 막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형님의 친인들에게 형님의 상황을 설명해 촌장의 음모를 알릴 수 있을 겁니다!"
"오, 오오! 그거 훌륭한 생각이다. 의외로 머리가 잘 돌아가는구나!"
"네, 그럼 형님은 여기서 기다려 주십시오. 싸움이 끝나는데로 모시러 오겠습니다."
드렉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숲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모든 것은 계획대로이다.
그것보다도 지금 내 머리속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까 본 거대한 폭발에 대해서였다.
그것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은 다른 모든 것을 뒷전으로 미루고 싶을만큼 큰 것이었다.
아까 드렉에게 나는 안전할 것이라고 말해놨지만, 아마 촌장은 나를 살인멸구할 생각이었을 테니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전진하는 부대를 확인하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그들을 따라갔다.
혼란에 빠진 오크들은 순식간에 와해되었고, 부대는 낙오된 오크들을 정리해가며 빠른 속도로 진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살펴보던 중, 나는 병사들과는 다른 복장을 한 삼십명 정도로 이루어진 집단이 있음을 알아챘다.
그들은 일반 병사들과는 풍기는 분위기부터가 달랐기에 나는 그들에게 접근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호오... 이건, 꽤나... 대부분이 이류 수준은 되는데? 그리고 저 맨 앞에서 걷고 있는 녀석은... 아마 일류 이상...!!
드디어 이 세계의 강자를 만난 것 같군. 하지만 저 이상한 옷을 입은, 아.. 그러고 보니 저런 걸 마법사 복장이라고 하지.
그렇다면 저 쬐끄만 여자애가 마법사란 말인가?"
마법사 계집애에게서는 고수의 분위기라던가 내공의 흔적 같은 것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뭔가 묘한 위화감이 있는 기파가 그녀를 둘러싸고 있어 함부로 판단을 내릴 수도 없었다.
군대는 점점 숲 속 깊은 곳으로 전진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무가 거의 없는 광대한 평원이 나타났고 그 곳에는 커다란 부락이 자리잡고 있었다.
통나무들로 얼기설기 목책을 만들어 놓은 일종의 요새같아 보이기도 했는데, 수많은 오크들이 그 부락 앞에 버티고 선 채 무서운 눈빛을 발하고 있었다.
"자랑스런 프린스터 영지의 병사들이여! 그동안 우리를 괴롭히던 오크들의 근원지가 저기에 있다!
저 멍청하고 추악한 괴물들이 다시는 우리들의 보금자리를 건드릴 수 없도록 철저히 짓밟을 것이다!!"
"우와아아아아~!!!"
군대의 중앙에서 쇠갑옷으로 온 몸을 가리고 있는 놈의 외침에 병사들이 커다란 함성으로 답했다.
그에 맞춰 오크 쪽에서도 거대한 함성이 대답하듯 울려퍼졌다.
"취에엑~ 겁없는 인간 놈들이 우리 부락을 위협하고 있다, 취익~ 모조리 죽여서 우리 식량으로 삼자!! 뀌에에엑~!!"
"죽이자~!! 쿠에에에엑!!!"
인간들의 군대와 오크들의 군대 사이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흘렀다. 단순한 숫자로만 본다면 오크들이 오히려 더 많아보였다.
그 때, 계속 주시하고 있던 그 집단이 병사들의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 중 마법사 복장을 한 계집이 두 손을 활짝 펼치더니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혼돈과 혼란이 언제나 곁에 있으니, 희망과 용기는 바람앞의 촛불과도 같아라.
음습한 의지를 가진 마나의 흐름이여, 나를 막아서는 자들에게 한없는 절망의 심연을 보여주리니! 콘퓨젼 포그(confusion fog)!"
나는 입을 딱 벌린채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법사 년의 주문과 함께 주위의 마나가 이리저리 일그러지며 있을 수 없는 흐름을 이루어가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사술이나 도술과도 비슷했지만 뭔가가 근본적으로 달랐다.
주문이 끝나자 그녀의 발 앞에서부터 칙칙한 안개가 스멀스멀 일어나 오크들의 군대를 덮어가기 시작했다.
"쿠엑?! 취익, 뭐냐 이 안개는, 취익!!"
"앞이, 앞이 안보인다 취이익~!!"
"취익...!! 이, 인간이 쳐들어왔다! 죽어라, 취익!!"
"오거, 취익!! 오거가 있다!! 도망쳐라 취이익~"
안개 속에서는 두려움과 흥분에 가득찬 오크들의 괴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안개가 차츰 옅어지자 오크들의 상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놈들은 엎드려 땅에 코를 박고있고 어떤 놈은 마구 무기를 휘두르며, 마구 달리다 다른 오크들과 부딛혀 쓰러지는 놈,
땅바닥을 미친 듯 뒹구는 놈, 가지각색의 모양을 보여주고 있었다.
군청색 머리칼을 가진 제일 세보이는 녀석이 검을 번쩍 치켜들며 외쳤다.
"놈들은 혼란에 빠져있다! 멘티코어 용병단, 돌겨억!!"
그 말과 함께 그 놈이 이끄는 집단은 질풍처럼 오크들을 향해 돌진했고 뒤의 군대도 그 기세에 이끌리듯 뒤따라 돌격해갔다.
그 다음의 싸움은 볼 것도 없을 정도였다. 오크들의 피와 내장이 평야에 흩뿌려졌고 나무로 된 성긴 목책은 순식간에 불타고 무너져내렸다.
오크들의 처참한 단말마가 분지를 가득 매웠다.
나는 잠시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의 머리 속은 굉장한 충격에 거의 멍해질 정도였다.
'그렇다면 그 폭발도 바로 저 쬐끄만 계집애가 일으켰단 말인가! 저것이 이 세계의 고수인가?'
제크의 형편없는 지식으로는 역시 이 세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더욱더 많은 지식을 시급히 배워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던 중 병사들과 섞여 살육을 즐기고 있는 타리슨 마을 자위단의 모습도 보였다.
고민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일단 원래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된다.
나는 전투의 혼란을 틈타 조용히 그사이에 끼어들어 마치 처음부터 함께했다는 듯 함성을 지르며 오크들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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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리슨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마을 입구로 모여 오크사냥에서 무사히 귀환한 용사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불같은 승리의 기쁨도 잠시, 곧이어 곳곳에서 자식을, 또는 남편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흐느낌이 터져나왔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런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던졌다.
브래드는 마을로 의기양양하게 귀환해오는 자위단의 선두에서 손을 흔드는 드렉의 모습을 보고는 뒷골이 띵함을 느꼈다.
분명히 죽었어야 할 놈이 이렇게 멀쩡히 돌아오다니! 하다못해 불구라도 되야 결혼얘기를 없던 것으로 할 수 있을 게 아닌가.
하지만 드렉이 무사하다는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브래드는 가족과 포옹을 끝낸 드렉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느낌을 받으며 억지 미소를 지어 드렉을 칭찬했다.
"역시 마을 최고의 칼솜씨를 가졌다는 드렉이구만, 무사히 돌아와서 무엇보다 다행이네."
"하하하, 그렇게 말해주시니 기쁨니다. 샌디를 놔두고 이대로 죽을 순 없었거든요!"
브래드는 드렉의 대답이 마치 자신을 비웃는것 같다고 느끼면서도 속으로 이를 악물을 뿐, 일그러지려는 입가를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아... 그리고 슬픈 소식을 전해드려야만 합니다. 제크 녀석... 잘 싸우지도 못하면서 앞으로 나섰다가 오크놈들의 도끼에 그만...
전투가 혼란스러웠던 탓에 결국 시신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그런가. 알려줘서 고맙네. 어릴때부터 그 녀석을 봐왔는데 이렇게 가버리다니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군."
브래드는 속으로 연거푸 제크의 무능력함을 욕하면서도 겉으로는 눈물을 닦는 시늉까지 했다.
그날 오후, 죽은 젊은 혼들을 위한 합동 위령제를 마치고 난 후, 브래드는 마차를 모는 하인 한 명만을 데리고 급히 프린스터 남작성을 향했다.
기사단장인 부라노에게 일을 확실히 처리해 달라고 넘긴 돈이 한두푼이 아니건만, 어떻게 드렉이 이렇게 멀쩡하게 돌아온단 말인가.
자신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부라노에게 쓴소리를 좀 해주고 실력좋은 기사라도 빌려 드렉을 암살하는 수 밖에 없을 듯 했다.
그렇게 앞으로의 계획에 고심하고 있던 중, 갑자기 마차가 급히 멈춰서는 바람에 앞으로 구를뻔한 브래드는 짜증이 치솟아 문을 벌컥 열고는 마부석을 향해 소리쳤다.
"이런 멍청한 자식! 말 한두번 몰아보나, 제대로 못해?!"
"저, 저... 촌장님. 저기, 주위에..."
하인의 겁에 질린 목소리를 듣고는 브래드는 섬칫 놀라며 주위를 바라보았다. 복면을 한 여러명의 남자가 마차를 포위하며 다가오고 있었다.
"헉!! 가, 강도?!"
강도 중 한명이 마부석에서 하인을 강제로 끌어내리더니 들고있던 몽둥이로 뒷목을 내리쳐 기절시켜버렸다.
브래드는 재빨리 무릎을 꿇고는 두손을 모아 싹싹 빌었다.
"모, 목숨만 살려주게! 가지고 있는 건 다 줄테니... 마, 말과 마차도 물론 다 가져가도 괜찮네!"
브래드의 행동에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복면인들이 비웃음을 내뱉었다.
"세상에 이런 자식이 촌장이랍시고... 그동안 굽신거렸던게 쪽팔린다!"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오만 일에 참견해서 돈을 뜯어가는 꼴을 그동안 어떻게 참았는지 참..."
그들의 대화에 숙여져 있던 브래드의 목이 번쩍 들렸다.
"헉... 너, 너희들은 설마? 으... 나, 나에게 이런 짓을 하다니. 마을에서 쫓겨나고 싶은거냐!"
"흥, 촌장... 아니, 브래드. 그런 일은 없을 거요. 당신은 이제부터 영원히 실종될테니까 말이야."
브래드는 그 목소리가 굉장히 익숙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너... 너어! 드렉이냐!"
"그렇소. 이제 상황파악이 좀 되나?"
"흐읍..!! 너, 설...설마... 머,멍청한 생각하지 말게! 난 샌디의 아비야! 장인을 해칠 생각인가?"
"쯧쯧... 제크에게 이미 다 들었어. 날 죽이려고 이번 일을 짰다면서? 네놈 때문에 젊은 목숨이 몇이나 죽었는지나 알아?"
브래드는 머리속이 새하얘지는 것을 느꼈다. 드렉이 이미 다 알고 있다면 자신의 목숨은 보장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브래드는 체면이고 뭐고 다 버리고 드렉의 발에 매달려 울부짖었다.
"사... 살려줘! 샌디와 결혼시켜 줄께! 원하는 건 다 줄테니까 제발 살려주세요!!"
하지만 드렉은 눈조차 꿈쩍하지 않았다.
"잘가라, 브래드. 샌디는 내가 행복하게 해주마."
"아.. 안..!! 끄어헉~!!"
드렉은 날카롭게 벼린 롱소드를 칼집에서 꺼내어 브래드의 등에 박아넣었다. 눈을 부릅뜨고 부들부들 떨던 브래드는 곧 숨이 끊어져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드렉은 칼을 다시 뽑아 잘 닦아 칼집에 넣고는 주위의 동료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기절한 하인은 발가벗겨서 나무에 묶어놓고, 브래드의 시체를 태운 마차를 어디론가 끌고갔다.
타리슨 마을 촌장인 브래드는 몇일 후, 약초를 채집하던 약초꾼에 의해 산 속 깊은 곳에서 발가벗겨진 채 산짐승에게 뜯어먹힌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살아남은 마부의 증언으로 강도에 의한 사건으로 일단 판명되었지만 강도의 정체는 결국 알지 못한채,
고인을 어서 편하게 해주고 싶다는 가족들의 의사에 따라 범인의 수사는 흐지부지 되고 얼마 후 브래드의 장례식이 조용히 진행되었다.
그리고 장례식이 끝난 자리에서, 브래드의 유서가 발표되었다.
많은 마을 사람들이 유서의 내용에 충격적이라는 심정을 표하며 의아함을 나타냈지만,
브래드의 아내인 스칼라와 딸인 샌디가 증인으로 나서고 마을 젊은이들을 대표하는 드렉마저 유서의 내용에 찬성을 표하며 나서자 모두들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제크는 나 브래드의 젊은 시절 실수로 인해 얻은 사생아이다. 나의 체면을 위해 이를 밝히지도 못한 채 하인으로서 부렸던 것은 항상 내 마음속에 응어리져있다.
혹시 내가 죽으면 나의 저택을 제크에게 주고, 나머지 가족에 대한 재산의 분배를 제크에게 맡긴다.
제크는 현명하게 생각하여 스칼라, 샌디, 그리고 존슨에게 재산을 분배하길 바란다.'
이상이 유서의 내용이었다. 제크는 스칼라와 샌디에게 재산의 반분씩을 넘기고 정작 친아들인 존슨에게는 한 푼의 재산도 넘기지 않았다.
샌디와 결혼할 예정인 드렉은 샌디에게 재산의 반이나 상속해주겠다는 제크의 제안에 크게 기뻐하며 제크를 철저히 비호해주었다.
그 자리에서 스칼라와 샌디는 그동안 제크에게 못되게 군 것을 사과하며 앞으로는 가족으로서 사이좋게 살고싶다고 밝혔다.
그렇게 되자 끈떨어진 연꼴이 되어버린 존슨은 미친듯이 욕을 하며 반항했지만 스칼라의 지시를 받은 하인들에 의해 강제로 집 밖으로 내던져졌고,
마을의 애물단지이던 제크는 순식간에 커다란 저택의 주인이 된 유명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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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크의 소유가 되어버린 아름다운 저택에서는 다시 육욕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모든 하인들에게 휴가를 주어 내보내버린 뒤, 제크는 스칼라와 샌디에게 발가벗은 채 저택내를 돌아다니게 했다.
침실은 물론 목욕탕, 거실, 가주실, 화장실은 물론 정원과 마굿간에서도 제크는 스칼라와 샌디를 번갈아가며 마음껏 능욕했다.
목에 개목걸이를 단 두 여인이 중앙 현관의 홀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두 손을 머리 뒤로 넘겨 깍지를 끼고, 활짝 벌려진 겨드랑이 사이로 짙은 겨드랑이털이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중 왼쪽의 여인은 풍성한 갈색 머리칼을 늘어뜨린 파란 눈의 미녀, 샌디였다.
그녀의 새하얗고 날씬한 하복부에는, 원래 갈라진 보지 틈 위에 존재해야할 삼각지가 사라져 있었다.
마치 소녀와도 같이 깔끔해진 보지둔덕은 도톰한 대음순을 여과없이 강조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는 시커먼 광택을 빛내는 자위기구가 삽입된 채로 애액이 뚝뚝 흘러떨어지고 있었다.
오른쪽의 여인은 샌디보다 훨씬 풍만한 몸매를 자랑하는 타는듯한 붉은 곱슬머리를 가진 여인, 스칼라이다.
그녀의 눈을 돌리기 어려운 질량을 자랑하는 가슴의 첨단에는 은으로 만든 작은 방울이 연결되어있고,
더 밑으로 내려가니 발딱 서있는 새빨간 음핵에도 역시 조그만 방울이 음핵을 관통한 고리에 매달려 있었다.
스칼라가 몸을 움찔거릴때마다 그 방울들은 '딸랑, 딸랑'하며 맑은 소리를 울렸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뒷모습을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은 채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흐흐흐, 자아! 더 힘을 줘라. 오일간 화장실에 못갔지 않느냐. 필시 대장이 더러운 변으로 꽉 차있을테지? 마음껏 싸는 것을 허락해주마."
나는 빙글빙글 웃으며 그녀들의 배변을 종용했다. 이미 상당한 조교를 받아온 샌디와 스칼라도 이것은 쉽지 않은지 얼굴을 붉히며 엉덩이를 움찔거릴 뿐이었다.
"먼저 대장을 깨끗하게 비운 쪽에게 자지를 집어넣어주마. 더불어 늦은 쪽은 싸놓은 똥을 맨손으로 치워야한다."
나는 두 노예의 치태를 즐기며, 그녀들이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조건을 걸어주었다.
그 말을 들은 샌디와 스칼라는 갈등되는 눈빛으로 서로를 흘끗흘끗 바라보더니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숨을 멈추며 아랫배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뽀옹~ 뿌..뿌웁~"
먼저 방귀소리가 울려퍼진 것은 샌디의 쪽이었다. 곧이어 움찔거리던 항문이 크게 벌어지며 검은 색 덩어리의 끝부분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뿌...뿌직~! 뿌지지지직... 뿝, 뿌욱, 뿌지직..."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오일간 대장 속에서 숙성된 암갈색 변은 상당한 굵기와 길이를 자랑하며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아흑... 아응...!! 아아... 주인님이 보는 앞에서 더러운 변을 싸고 있어요..♡
아아앙~ 주인니임~ 저, 저어♡ 어떻게해요~~ 똥싸면서 느끼고 있어요! 아하아앙... 추잡한 저를 용서해주세요~~!!!"
몇십초간 쉬지 않고 대변을 완전히 쏟아내버린 샌디는 달콤한 한숨을 몰아쉬면서 어서 상을 달라는 듯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온 몸에 땀을 흘려가며 아랫배에 힘을 주고 있던 스칼라가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다.
"흑.. 으흑흑... 주, 주인님... 저, 저 변이 나오지를 않아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아무래도 이제 20을 갓 넘은 샌디에 비해 30대인 스칼라에게 오일간의 배변금지는 좀 힘들었던 모양이다.
나는 그모습에 가학적인 욕정이 타오르는 것을 느끼며 벌떡 솟아 껄떡거리는 성기를 앞세운 채 스칼라에게로 다가갔다.
"크흐흐흐!! 난 내 육노예가 괴로워하는 걸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냉정한 주인은 아니지.
네년에게는 오늘 특별히 관장약을 주입해주마. 엎드려서 엉덩이를 들어올려라."
"아.. 아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스칼라는 재빨리 넙죽 엎드리더니 엉덩이를 높이 들었다. 음핵에 매달린 방울이 짤랑거리는 것이 마치 재촉하는 듯 했다.
나는 우뚝 선 나의 육봉을 항문에 대고 쑥 밀어넣었다. 스칼라는 순간 기쁨에 찬 탄성을 질렀고 반면에 샌디는 안타까움에 몸부림치며 앙탈을 부렸다.
"아흑~♡ 구, 굵어요~"
"아앙~ 주인님 너무해요! 제 구멍을 먼저 쑤셔주신다고 해놓으시고선~ 으아앙~ 스칼라 먼저 해버리면 싫어요!!"
"흐흐흐~ 걱정마라. 지금 이건 자지가 아니라 관장기구일 뿐이다."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이 자지가 얼마나 훌륭한 관장기구인지 보여주기로 했다.
"자아, 스칼라. 관장약을 주입해주마!"
[쉬이이이.....]
나는 스칼라의 대장 속으로 시원하게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따뜻한 액체의 자극에 장벽이 급격히 반응해 율동하는 것이 귀두로 느껴졌다.
"으흐으으윽~♡♡ 아아, 따뜻한 게.... 제 대장을 채워가고 있어요! 흐읍...!! 주, 주인님~ 저, 저 쌀 수 있을 것같아요...!!"
"크헤헤헤, 아직이다, 아직이야!"
나는 소변을 다 쏟아부은 후, 자지를 넣은 채로 스칼라의 아랫배를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캬하악!! 제, 제 똥이 주물러지고 있어요! 주인님의 성수와 제 뱃속에서 섞이는 게 느껴져요~♡ 아앙, 아하아앙!! 이, 이느낌 참을 수 없어요~ 주인님, 사랑해요~!!!"
"크흐흐, 준비가 된 것 같구나. 자, 마음껏 뿜어내거라!!"
나는 스칼라의 항문에서 자지를 뽑음과 동시에 옆으로 비켜섰다.
자지가 빠져나가 휑하니 열린 스칼라의 항문에서 소변과 섞인 검은 변이 마치 죽처럼 되어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냄새가 끝장나는구나, 스칼라! 이제 니 년이 얼마나 더럽고 추잡한 존재인지 알겠느냐!"
"아흐흑~!! 네, 네에♡ 저는 더럽고 추잡해요, 그런 주제에 음탕해서 주인님의 자지가 필요해요! 저는 쓰레기에요! 똥담는 그릇에 불과해요!!"
"크흐흐, 하지만 그런 네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뭐지?"
"아아아... 주인님에게 복종하는 것이에요! 주인님의 자지를 이 더러운 몸뚱아리를 써서 조금이라도 기쁘게 해드리는게 제가 살아있는 이유에요오!!!"
변이 모두 뿜어져 나오고 나자 스칼라는 탈진한 듯, 엉덩이를 치켜든 채 쓰러져버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보지에 삽입된 자위기구를 잡고 쑤시고 있는 샌디에게 다가가 자지를 내밀었다.
샌디는 당연하다는 듯, 소변과 스칼라의 똥찌꺼기마저 묻어있는 자지를 사랑스럽게 햝았다.
"흐흐, 샌디. 너도 스칼라처럼 생각하느냐?"
"햐아앙~♡ 츄웁~ 츄릅~ 무, 물론이에요, 주인님! 저는 주인님의 충실한 애완동물이에요! 인간의 권리따위는 아무 의미도 없는 주인님의 가축이에요!"
"그래!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네년들은 인간조차 아니다. 오직 나를 위해 존재하는 육변기다. 알겠느냐?"
쓰러진 채 숨을 몰아쉬고 있던 스칼라와 내 육봉에 키스를 하던 샌디는 동시에 대답했다.
"네에♡ 주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