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몽전
47
신녀문의 지하대전.
환마는 냉막한 눈빛으로 무너진 한쪽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부문주라는 계집은 달아났군!”
싸움이 시작이 되자마자 부문주인 만정아는 대전 후면의 벽에 있는 비밀통로를 이용하여 몸을 피하였다.
환마가 눈치를 채고 추적을 할려고 했지만, 입구가 무너지면서 추적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환마는 무너진 비밀 통로의 입구를 보며 아쉬운 눈빛을 지었다.
“아쉽군! 부문주만 놓치지 않았다면 오늘 신녀문의 수뇌부를 완전히 괴멸시키는 것인데...!”
이어 그자는 몸을 돌려 대전의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대전의 입구 쪽에서의 싸움은 끝나 있었다.
넓은 지하대전은 마치 지진이라도 휩쓸고 지나간 듯 폐허로 변해버린 상태였다.
천정과 석벽 등은 무참하게 무너지고 잘라져 있었다.
그 폐허 속 셋 구의 시신이 늘어져 있었다.
실혼마인 중의 삼인이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있는 것이다.
물론 그들을 죽인 것은 현천신녀 이약란이었다.
개개인이 절대지경의 필적할 정도로 막강한 그들이건만 천년내공을 지닌 이약란의 무시무시한 힘에는 견디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실혼마인 셋을 죽인 이약란도 무사하지 못했다.
무사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심한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으으... 후후...! 보았느냐, 네놈들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만정아를 놓친 환마를 보면서 힘겹게 그를 비웃는 여인의 교성이 들려왔다.
이약란! 바로 그녀였다.
그녀는 지금 무너져 내린 바위에 기대앉은 채 힘겹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실로 처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녀의 온 몸은 피로 범벅되어 있는 것이다.
그녀의 몸에 난 치명적인 상처는 두 군데다.
먼저 왼쪽 이마 위가 온통 피로 물들어 있는데 그 상처에서 다량의 피가 흘러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을 반 넘게 피로 물들이고 있었다.
또 다른 상처는 아랫배를 관통한 장검에 의한 것이었다.
가늘고 긴 한 자루 왜국의 장도가 그녀의 복부를 관통하고 있었다.
아마도 상대한 실혼마인들에 일인이 동영출신인 것 같았다.
환마가 쓰러진 이약란 쪽으로 걸어오자, 반대 방향에서 사인의 실혼마인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실혼마인 비틀거리면서 걸어왔다.
환마는 이약란을 보면서 차갑게 웃었다.
“하여간 현천신녀의 신위에는 감탄을 금치 못하는 바이오. 가히 하늘 아래 적수가 없는 실혼마인 중 세 명을 혼자서 격살했으니 말이오!”
환마는 진심으로 감탄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약란의 손에 죽은 3인은 환마를 포함한 구대천마와 대등한 실력을 가진 고수들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구대천마의 말석인 환마 그 자신보다 한 수 위인 초절정의 끝에 오른 고수들이었다.
거기다가 회의 대법으로 그들의 능력은 거의 절대지경의 고수와 맞먹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 사 인과 혼자서 대결을 하여 그 중에 세 명을 격살한 것이다.
환마는 야릇한 시선으로 이약란을 주시하며 웃었다.
“하지만 본마가 손해 본 것도 없소! 마인 셋을 잃은 대신 천하최강의 여고수를 실혼마인에 더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약란의 안색이 홱 변했다.
“나... 나를 네놈들의 꼭두각시로 만들겠단 말이냐?”
“이해가 빠르시군!”
환마는 득의의 눈빛으로 냉소했다.
“본회의 방해자였던 신녀께서 본마에게 굴복한 것이 알려지면 이제 하늘 아래 그 누구도 감히 본회에 대적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오!”
“닥... 닥쳐라! 이놈!”
이약란은 분노에 전신을 부르르 떨며 소리를 질렀다.
“네놈들의 노리개가 될 바에는 차라리 죽고 말겠다!”
말과 함께 그녀는 질끈 자신의 혀를 깨물려 했다.
손가락 하나 까닥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은 이약란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저항 수단은 죽음뿐이었다.
하지만 이약란은 뜻을 이를 수가 없었다.
“어딜!”
팍!
“흑!”
그녀가 혀를 깨물기 전에 환마의 빠른 지력을 날려 그녀의 혈을 짚어버렸다.
“후훗! 그냥 죽으면 곤란하오, 현천신녀! 당신에게는 본회의 패업을 도와줄 막중한 사명이 있소!”
환마는 이약란의 앞에 한 무릎을 꿇고 그녀의 턱을 손으로 받쳐 들었다.
“이... 이놈! 어디다 더러운 손을!”
이약란은 부르르 치를 떨었다.
환마의 손길이 마치 송충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잠깐이면 되오. 이걸 먹으면 이제 신녀는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오!”
환마는 이약란의 입을 강제로 벌렸다.
그리고는 한 알의 호두알만한 환약을 그녀의 벌어진 입술 사이로 가져갔다.
섭혼지독!
그것은 바로 일단 먹으면 모든 이지를 상실케 만드는 지독한 극독 섭혼지독이었다.
“흐윽.....!”
이약란은 자신의 입으로 넣어지려는 섭혼지독을 내려다보며 절망의 표정을 지웠다.
그녀도 그 환약을 먹으면 다른 실혼마인들처럼 지존회의 꼭두각시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헌데 환마가 막 섭혼지독을 이약란에게 먹이려는 순간이었다.
“으음... 결국 일이 벌어졌군!”
돌연 두 사람의 등 뒤에서 경악에 찬 신음성이 들려왔다.
“......!”
환마는 움찔하며 재빨리 뒤를 돌아보았다.
스윽!
그런 그자의 시야로 한 줄기 인영이 유령처럼 대전 안으로 날아드는 것이 보였다.
물론 그는 적뢰였다.
대전으로 날아든 적뢰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럴 수가!)
그는 주위의 지하대전을 둘러보며 불신의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소설 상에 내용과 거의 유사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구대천마의 두 명인 살마와 환마 그리고 실혼마인들의 공격에 이약란이 심각한 중상을 입고 위기에 빠진 것을 용비강이 구한다는 원 스토리였다.
그러나 적뢰의 개입으로 많은 내용이 변했다.
살마는 석가장에서 죽었고, 실혼마인을 만드는 천잔독마 역시 독성부에서 죽었다.
그런데도 최강의 여고수 중에 한 명인 이약란이 심각한 중상을 입은 채 처참한 모습이 되었다는 사실에 믿기지 않았다.
“파...파천도룡?”
환마의 두 눈에서도 벼락같은 섬광이 작렬했다.
그는 적뢰가 허리춤에 차고 있는 파천신도를 본 순간 그의 정체를 알아본 것이었다.
“그렇다. 내가 적뢰다. 네놈은 누구냐?”
적뢰는 대전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냉정하게 소리를 지르자.
환마는 성큼 앞으로 나서며 적뢰 앞에 마주섰다.
“본마는 지존회의 구대천마의 일인 환마다!”
적뢰는 눈을 빛냈다.
(역시 소설의 흐름대로 환마가 이곳에 나타난 것인가!)
소설에 내용대로 신녀문의 환마가 나타난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많은 부분을 변경을 시켰는데도 결국에 일어날 혈겁은 일어난 것이다.
그렇게 생각에 빠진 적뢰를 보면서, 환마는 앙천광소와 함께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크하하핫! 네놈의 운이 없구나, 신녀문의 일을 끝내고 나서 네놈의 목을 베려고 했는데... 네놈이 제 발로 걸어오다니... 운이 없구나!”
쩌어어엉!
환마의 손끝이 무색투명해져 적뢰의 심장을 찔러왔다.
“네놈의 심장을 살마의 영전에 제물로 바치겠다!”
환마는 적뢰의 심장을 찔러오며 득의의 광소를 터뜨렸다.
헌데 환마의 손이 막 적뢰의 심장으로 파고들려고 할 때였다.
스악!
돌연 적뢰의 손에 들렸던 파천신도가 벼락같이 뽑히며 환마를 베어오는 것이 아닌가?
“헉!”
환마는 돌연한 적뢰의 반격에 기겁했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빼며 적뢰의 파천신도를 피했다.
그대로 적뢰의 심장을 찌른다면 그 자신도 파천신도에 손이 잘리는 치명상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큭!”
그 직후 비명과 함께 피가 확 솟구쳤다.
“크으! 이... 이럴 수가!”
쿵! 쿵! 쿵!
불신과 회의에 찬 신음과 함께 하나의 인영이 삼 장 밖으로 후딱 물러났다.
환마가 비명과 함께 물러선 것이다.
그는 왼손으로 옆구리를 움켜쥐고 있는데 손은 온통 시뻘건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는 그 짧은 시간 안에 분명 적뢰의 일도를 피했다고 여겼으나 적뢰의 도세는 믿어지지 않는 각도로 휘돌며 그의 신법을 쫒아 몸을 꿰뚫고 들어온 것이 아닌가?
구대천마 가운데 최고의 신법 고수인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적뢰는 그런 환마를 보며 긴장을 풀지 못하였다.
(역시 구대천마의 일인답다!)
그는 속으로 환마의 능력을 높이샀다.
분명히 환마는 초 절정 고수였다.
화경의 끝에 오른 적뢰의 눈에는 환마의 경지를 한 눈에 알 수가 있었다.
그런 적뢰의 도를 환마가 피해 낸 것이다.
소설 상에 나온대로 환술과 신법의 대가다웠다.
환마는 자신의 상처를 보고나서야, 비로서 적뢰의 경지를 알아챘다.
(이럴수가, 저 나이에 절대지경에 오르다니.... 저 나이에 초 절정에 오른 것도 놀라운데....)
환마는 이제야 살마가 죽고 회의 계획들이 계속 실패를 한 이유를 알 수가 있을 것 같았다.
상대를 잘못 평가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군사인 뇌마나, 그 밑에 부하들에게 뭐라고 말 할 수도 없었다.
설마 저런 어린 나이에 절대 지경에 올랐다는 것을 누가 예상을 할 수가 있겠는가?
적뢰가 천천히 환마에게 다가오자.
“으음!”
환마는 다가서는 적뢰를 보며 안색이 밀랍같이 창백하게 변했다.
그는 난생 처음 죽음의 공포를 느낀 것이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얼굴에 돌연 음침한 음소가 번졌다.
“크크크! 놀랍구나! 그 나이에 경지에 오르다니.... 하지만 그 운도 여기까지다!”
딱!
이어 그는 허공에 손가락을 튕겨내었다.
콰아앙!
바로 그 직후 엄청난 충격이 적뢰의 등판에 작렬했다.
“큭!”
적뢰는 일순 등판이 으깨지는 것 같은 극심한 충격으로 신형을 휘청했다.
누군가 소리없이 적뢰의 등 뒤로 다가와서 일장을 날린 것이었다.
그 속도는 너무 빨라 적뢰조차 피할 수 없을 정도였다.
패앵!
그리고 잠시 휘청하던 적뢰의 신형이 갑자기 용수철처럼 튕겨지며 홱 돌아섰다.
쐐애액! 꽈르르릉!
그런 적뢰의 앞으로 한줄기 유령같은 인영이 벼락같이 육박해들며 재차 일장을 날려왔다.
그 기쾌무비한 공격은 적뢰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것이었다.
적뢰는 급히 다른 한 손을 이용하여 일장을 날렸다.
두 장력을 충돌하자.
큰 폭발음이 들려왔다.
적뢰는 폭발의 반동을 이용하여 몸을 날려 일단 상대의 사정권내에서 벗어났다.
그런 그의 삼 장 앞에 한 명의 흑포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서 있었다.
검은 장포에 검은 복면, 그리고 복면에는 9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저런 복장을 하는 자들은 오직 하나였다.
“실혼마인?”
적뢰은 나직하게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믿을 수가 없었다.
분명히 실혼마인을 만드는 천잔독마를 죽이고 역천연혼경은 적뢰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지존회에서 실혼마인을 만들어낸 것이다.
여기서 적뢰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
사실 지존회는 충분히 실혼마인을 만들어낼 역량이 있었다.
소설에 표현된 천잔독마의 능력은 효율과 시간이었다.
소설에서는 실혼마인들과 실혼마인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실혼인들이 대량으로 만들어낸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
현재의 지존회는 강력한 실혼마인을 만들 수 있지만, 대량의 실혼인들을 만들 수가 없었다.
천잔독마의 사악한 지식은 실혼마인의 제조법을 개량하여 실혼인들을 양산화 시킨 것이다.
이에 대한 내용은 소설에 자세히 적혀 있지 않아 적뢰 역시 알지 못하였고 실혼마인을 보게 되니 매우 놀라고 있었다.
“크크! 네가 이곳에서 살아나갈 기회는 이제 다시없다, 파천도룡!”
환마는 음산하게 웃으며 말하였다.
동시에 손짓을 하자.
스읏!
순간 실혼구호는 유령같은 신법으로 적뢰의 앞으로 들이닥치며 다시 장력을 적뢰에게 날렸다.
신랄 무비하고 강력한 장력이 커다란 손 그림자로 뒤덮여 피할 곳이 없어 보였다.
스악!
자신을 향해 장력을 날리는 실혼마인을 본 적뢰는 현재 자신을 전 공력을 전부 끌어올렸다.
소설 상에서 표현된 실혼마인의 강함은 주인공인 용비강을 여러 번 고전을 하게 만들었다고 적혀져 있었다.
그러므로 적뢰는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수를 펼쳤다.
고금제일의 극양신공인 태양천화신공 극성까지 펼쳐, 최고 단계인 태양신 상태가 되자.
적뢰의 주변은 가공할 열기와 함께 황금빛이 가득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공할 태양지기를 파천신도에 모아 파천도법을 펼쳤다.
“태양천화신공 태양신. 파천구식 제 5초 파천폭!”
태양천화신공의 극양지기와 파천구식의 도강풍이 만나 가공할 화염폭풍이 생겼났다.
화염폭풍은 순식간에 실혼구호의 장력을 소멸시키고 그를 덮쳤다.
실혼구호는 한줌의 재가 되었다.
한줌의 재가 된 실혼구호를 본 환마의 정신은 매우 놀라 한 동안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나 바로 정신을 차린 환마는 아직도 황금빛을 내고 있는 적뢰를 보면서 공포에 떨고 있었다.
(뇌마가 크게 착각을 하고 있어!)
(이놈은 나나 다른 형제들로 이길 수 없다!)
(오직 회주... 교주만이 상대할 수가 있어.... 어서 이 사실을 알려야...)
환마는 자신의 전 공력을 신법에 사용하여 이 자리에서 빨리 벗어나려고 하였다.
하지만 환마의 그런 행동은 한 발 늦고 말았다.
적뢰는 환마를 향해 태양지기를 가득히 담은 파천구식을 다시 휘둘었다.
“파천구식 제 3초 파천륜!”
가공할 극양강기를 담은 파천신도를 회전을 하며, 빠른 속도로 날아가 도망을 가던 환마를 빼었다.
“크아악~!!”
환마는 파천신도에 베이면서 그 속에 있는 가공할 극양지기에 의해 실혼마인처럼 순식간에 재가 되었다.
원 소설에서는 이곳 신녀문 혈전에서 살아남았다가, 지존회의 임시총단이었던 병기보 혈전에서 용비강의 검에 죽는 환마는 원래보다 빠르게 이곳 신녀문에서 적뢰의 손에 죽게 되었다.
환마가 재가 되는 것을 본 적뢰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공력을 거두었다.
“휴우!”
스으으으!
황금빛 서기가 서서히 사그라들며 적뢰는 그대로 바닥에 털썩 주저 않았다.
아직 적뢰 경지로서는 태양천화신공의 최고 단계인 태양신을 펼칠 수가 없었다.
다만 자신의 몸안에 있는 가공할 화룡정뇌의 극양지기를 이용해 억지로 태양신을 펼친 것이다.
그 결과 적뢰역시 상당히 탈진 상태가 되어있었다.
문득,
적뢰는 흘낏 옆을 주시했다.
“.......!”
그곳에는 이약란이 죽은 듯이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적뢰는 우선 살짝 내력을 운기하여 어느 정도 기운을 되찾았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쓰러진 이약란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상세를 살펴본 적뢰.
(역시, 위험한 상태다!)
그의 안색이 침중하게 굳어졌다.
예상대로 이약란의 상세는 위중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머리가 깨지고 복부는 왜도에 관통당해 있었다.
거기다가 내상까지 심해 보였다.
적뢰의 마음이 조급해졌다.
(서두르지 않으면 죽고 말 것이다!)
우선, 그는 주변에 있던 대려군을 불러 대전의 입구를 지키게 하였다.
주위에는 아직도 지존회의 잔당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어, 적뢰는 우선 조심스럽게 이약란의 복부를 관통하고 있는 왜도를 뽑아냈다.
다행히 왜도는 그녀의 중요한 장기를 건드리지는 않았다.
만일 장기 중 하나라도 상처를 내었다면 적뢰는 그녀를 치료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약란의 복부에서 왜도을 빼낸 적뢰.
그는 이윽고 조심스럽게 이약란의 의복을 벗겨냈다.
피묻은 그녀의 의복이 벗겨지며 이약란의 눈부시도록 흰 나신이 드러났다.
출렁거리는 탄력있고 풍만한 젖가슴,
희고 탄력있는 하복부,
백옥처럼 매끄러운 허벅지,
그 허벅지 사이에는 도독하게 살찐 보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약란의 보지는 털이 별로 무성하지 않아서 보지 아래의 깊게 파인 살 안쪽의 모습이 들여다보였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야릇하고도 청초한 느낌을 불러 일으켰다.
하나, 적뢰는 이약란의 요염한 육체를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그는 재빨리 지혈시켜 더 이상 상세가 악화되는 것을 막았다.
그리고 현재 그녀를 치료할 단 하나의 방법을 시행 하였다.
이미 그의 자지는 이미 아프도록 팽창이 되어 있었다.
적뢰는 서둘러 자신의 의복도 벗어 버렸다.
이내 건장한 그의 몸과 늠름하게 곤두선 그의 자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적뢰는 이약란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이약란의 하체를 좌우로 벌렸다.
벌어지는 희다흰 허벅지,
그와 함께 이약란의 보지도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적뢰가 이약란의 허벅지를 힘껏 활짝 벌리자 꼭 붙어있던 동굴 입구도 살짝 수줍게 입을 벌렸다.
그 사이로 드러나는 부드럽고 섬세한 형태의 꽃잎들, 그러나 그곳은 거칠게 말라있어 전혀 사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어찌한다!)
적뢰는 난간해졋다.
메마른 이약란의 보지는 진입하기가 불가능했다.
(도리없군!)
그의 얼굴이 그녀의 보지로 갔다되었다.
코 끝에 스치는 야릇한 여체의 내음,
적뢰의 손으로 이약란의 보지 입구를 좌우로 벌린 뒤에 혀로 그 안 쪽을 적시기 시작했다.
쯔읍... 넬름... 쯔음... 넬름~!
물기 젖은 야릇한 소리와 함께 이약란의 보지는 적뢰의 타액으로 흥건히 젖어들었다.
이내 적뢰는 이약란의 보지에서 얼굴을 떼었다.
(이만하면 되었겠지?)
적뢰는 젖은 이약란의 보지에 자신의 굳강한 자지를 삽입시켰다.
초입부분의 뻐근한 저항감,
그러나 다음 순간 적뢰의 굳강한 자지는 그대로 쑤욱 깊은 동굴 안으로 밀려들어갔다.
순간,
퍼득!
혼절한 이약란의 교구가 한차례 세찬 경련을 일으켰다.
그와 함께,
“으음...!”
따스하고 축축한 늪지대로 자신의 일부가 삽입됨을 느끼고 적뢰는 절로 신음을 토했다.
바짝 옥죄어드는 강렬한 긴축감,
그것은 적뢰를 형언할 수 없는 쾌락의 나락으로 빠트렸다.
그러나 적뢰는 그런 쾌감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이어 그는 천상음마의 음양흡정도인술의 구결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우르르...!
그의 일부로부터 강대한 양기가 흘러나와 이약란의 몸속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이내 적뢰와 이약란의 벌거벗은 나신은 주홍빛 서기에 휩싸였다.
그와 함께,
희게 탈색되어 죽어가던 이약란의 얼굴에 서서히 생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적뢰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막대한 생명의 정수가 그녀의 꺼져가던 생명의 불길에 불을 붙인 것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휴....... 한고비는 넘겼다!”
적뢰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음양흡정도인술의 시전을 멈추었다.
그는 시선을 멈추며 이약란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이약란의 창백하던 옥용에는 어느 새 발그레 홍조가 돌고 있었다.
(다행이군!)
적뢰는 그런 이약란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윽고,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자지를 이약란의 보지에서 빼내려 했다.
하나 그때,
(헉!)
적뢰는 질겁했다.
갑자기 이약란의 보지가 무서운 힘으로 자신의 자지를 욱죄어드는 것이 아닌가?
(역시 깨...... 깨어 있었군! )
적뢰는 설마 소설 스토리대로 깨어있지 않나 하고 의심을 하고 있었는데, 역시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이약란, 그녀는 처음부터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적뢰가 자신의 웃을 벗기고 그의 자지가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오자.
적뢰가 자신을 겁탈하는 줄 알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
하나, 이내 그녀는 적뢰가 자신을 치료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미묘하고도 뜨거운 감정이 그녀의 메마른 가슴에 솟구쳐 올랐다.
자신은 적뢰를 죽이려 했었다.
그러나, 적뢰는 그런 자신을 회생시키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지 않은가?
이약란은 적뢰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가슴 저리게 느껴졌다.
문득,
“왜...... 더 즐기지 않느냐?”
이약란은 눈을 감고 얼굴을 붉힌 채 입을 열었다.
적뢰는 쓴웃음을 지우며 소설상에서 나왔던 대답을 하였다.
“나는 그렇게 파렴치한 놈이 아닙니다!”
이어, 그는 재차 이약란에게서 빠져나오려 했다.
그러나, 이약란은 그런 적뢰를 놓아주지 않았다.
“왜... 나를 구했느냐? 네 입장에서 보면 나란 계집은 이가 갈리는 원수일텐데...!”
그녀는 자조적인 음성으로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잊으셨소! 당신을 부활시킨 것은 다름이 아닌 나요!”
적뢰는 그녀의 말에 무뚝뚝한 음성으로 대꾸했다.
“그러니 내가 당신을 끝까지 책임져야 하지 않겠소?”
“......!”
순간, 이약란의 얼굴에 파르르 경련이 일었다.
“그 따위 번지르르한 말을 하면 누가 감격 할 줄 아느냐?”
주르르...!
말을 하는 그녀의 눈가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와 함께, 그녀는 팔을 뻗어 적뢰의 목을 끌어안았다.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어!”
그녀는 적뢰의 빰에 얼굴을 부비며 오열했다.
살기와 분노로 가득하던 그녀의 방심이 마침내 얼음처럼 녹는 순간이었다.
적뢰는 그런 이약란을 따뜻하게 꼭 안아주었다.
문득, 이약란은 적뢰의 귓가에 대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사...사실 그날 이후 난 단 한 명의 사내와도 그 짓을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적뢰의 가슴이 뭉클해졌다.
“왠지는 모르겠어. 다만... 네 녀석에게 허용한 육체를 다른 사내에게 함부로 할 수가 없었다!”
이약란은 적뢰의 목을 끌어안으며 미소를 지었다.
이약라은 무림에 나와 신녀문을 성장시키면서 파천도법의 전승자에 소문을 들었다.
그리고 그가 빙하천동에서 자신이 화룡정뇌를 복용시킨 적뢰라는 것을 바로 알았다.
500년 전 과거의 자신이었다면 바로 적뢰를 찾아가 그의 몸속에 흡수된 화룡정뇌의 기운을 흡수할여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그의 소식만 듣고 그를 찾아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 전 환마에게 위험한 상태가 되었을 때, 적뢰가 나타나자.
이상하게도 내심 안도와 함께 기쁨을 느꼈다.
그리고 이제야 자신의 마음을 알았다.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어. 나는 이 아이를 보는 순간부터 사랑하고 있었던 거야...!)
그녀는 가슴 벅찬 감격을 느끼며 내심 중얼거렸다.
사실 처음 빙하천동에서 관계를 가졌을 때, 환희영혼합벽술로 인해 그녀의 마음속 깊숙이 생긴 마음의 상처는 적뢰의 영혼으로 어느 정도 치료가 되면서 그녀의 영혼에 적뢰가 각인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때는 적뢰의 힘이 약해 있었기에 영혼합벽술의 힘이 활성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치료를 하면서 이약란의 마음에 적뢰의 신뢰가 생기자.
자연스럽게 환희영혼합벽술의 힘이 활성화가 된 것이다.
적뢰는 그런 그녀를 보며 내심 소유욕이 일어났다.
그는 이약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해...... 해도 되겠습니까?”
적뢰는 뜨거운 욕정을 참지 못하고 이약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이약란은 두 눈을 감으면서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적뢰는 벅찬 감동을 느끼며 하체를 움직이길 시작했다.
“아아... 귀여운 것!”
이약란은 그런 적뢰의 목을 끌어안으며 뜨거운 단내를 토했다.
쑤욱!
그렇게 삽입되어 있던 적뢰의 자지는 이약란의 보지속으로 깊숙하게 삽입되었다.
그 직후,
“아아~ 너무 좋아!!”
이약란의 벌려진 허벅지는 적뢰의 자지를 받아들이며 너무나 큰 쾌락에 본능적으로 경련을 일으켰다.
“으음...........!”
적뢰는 뿌리까지 이약란의 몸 속에 밀어 넣으며 진저리 쳤다.
더 할 수 없이 따스한 육체의 동굴,
이약란의 그곳은 더 할 수 없이 푸근하게 적뢰의 실체를 감쌌다.
그녀의 그곳은 마치 별개의 생명체인 듯이 꾸물꾸물 움직이며 적뢰의 실체를 옥죄었다.
그와 함께 세차게 두근거리는 가슴,
적뢰는 그렇게 강렬한 쾌감을 맛보았다.
그것은 아마도 첫 경험을 한 여성을 다시 안았다는 흥분 때문일 수도 있었다.
이윽고, 적뢰는 서서히 자신의 자지를 이약란의 몸에서 빼냈다.
그의 굳강한 자지가 빠져나오자 안으로 밀려들었던 이약란의 여린 꽃잎들도 함께 빠져 나왔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자지에는 이약란이 토해내는 애액과 적뢰의 정액이 홍건하게 묻어 있었다.
이약란이 토해내는 애액이 얼마나 많은지 적뢰가 흘린 액과 뒤섞여 이약란의 허벅지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적뢰는 자신의 자지를 다시 이약란의 보지 깊숙이 밀어 넣었다.
“흐윽.... 부인.......헉헉......으음!”
퍽......퍽!
이윽고 적뢰의 하체는 점점 세게 움직이길 시작했다.
“아흐윽... 아아.....!”
그에 따라 이약란 역시 둔부를 출렁이며 그의 행위에 동조했다.
그러자 욕정에 불이 붙은 적뢰는 한 마리 야수로 화해 맹렬히 허리를 찔렀다.
“아흑....... 아아..... 제발....... 너...... 너무해..... 흐윽!”
그때마다 이약란의 입에서 죽을 것 같은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그녀는 엄청난 쾌감으로 몸이 그대로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온 몸으로 짜릿짜릿하게 번져가는 격렬한 쾌감.
“아앙...... 아... 흐윽....!”
이약란의 입에서 다시 숨가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흑흑...... 죽어요...... 여보...... 아아...... 죽어.....흐윽~!!”
그녀는 희열에 들뜬 신음을 토해내며 적뢰에게 매달리며 광란했다.
과거 500년 전에 흡정 마녀가 되기 전에 죽은 남편하고 할 때도 찾아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또한 흡정마녀가 되어 고수들의 내력을 흡수할 때도 이렇게 창녀보다도 더한 음탕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앙~”
이약란은 두 눈을 하얗게 뜨며 기절할 것 같이 비명을 내질렀다.
몸이 두 쪽으로 찢기는 듯한 엄청난 쾌감이 그녀를 엄습했다.
그와 함께 뜨겁고 단단한 적뢰의 자지가 하복부 가득히 들어찼다 나가기를 반복했다.
야릇한 소성과 함께 젊은 주인의 늠름한 불기둥이 거칠고 세차게 자신의 보지를 유린하기 시작하자 이약란은 숨이 막히는 듯했다.
(아아, 몸이 녹아드는 것 같아.)
처음의 쾌감보다도 더 격렬한 쾌감이 그녀의 전신을 폭풍처럼 휩쓸었다.
어느덧 이약란은 적뢰의 어깨에 매달려 광분하며 둔부를 일렁이기 시작했다.
적뢰는 그런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쥔 채 터뜨릴 듯 주물럭거렸다.
어느 순간 이약란은 적뢰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힘껏 끌어안으며 적뢰의 자지를 더 깊게 받아들이고자 거의 광란에 가까운 몸부림을 보였다.
“으으윽....”
“아앙 하아앙... 나 미쳐 너무 좋아, 여보!”
두 남녀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환희의 신음성은 화음을 이루며 뒤엉켰다.
그것은 단지 살과 살이 섞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격렬한 소유욕과 애정이 뒤섞이는 행위였다.
두 사람은 한 치의 틈도 없이 뒤엉킨 채 폐허 속에서 한 쌍의 원앙이 되어갔다.
“부인... 허억~”
“너무~ 좋아... 더...더...박아...줘~”
“아아 미치겠어... 이렇게 좋다니~!”
뜨거운 열풍은 끝이 없을 듯이 계속되었다.
스으으!
새벽 무렵. 자욱한 아침 안개 속에 이남삼녀가 서 있었다.
적뢰와 용비강, 그리고 이약란과 대려군, 마지막으로 만효린이었다.
“바득! 이 원한은 결코 잊지 않겠다, 지존회!”
이약란은 폐허로 화한 신녀문을 둘러보며 이를 갈았다.
적뢰도 주위를 둘러보며 신음성을 발했다.
“무참하군!”
화려했던 신녀문은 하룻밤에 완전히 초토화로 변해 있었다.
여기저기엔 타다 남은 목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으며 그 사이로 수많은 여인들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한 서린 표정으로 죽어있는 그 여인들은 바로 신녀문의 여인들이었다.
이약란과 만효린을 수행하던 신녀문의 여 무인들은 모조리 도륙당하고 말았다.
물론 그것은 지존회의 짓이었다.
신녀문의 중심인 지상대전과 지하대전을 환마와 실혼마인들이 이약란과 만효린을 공격하는 사이 지존회의 천혈단의 무사들은 신녀문의 다른 곳들을 초토화시켜 버린 것이었다.
“고정하시오, 낭자! 그녀들의 원수는 제 손으로 반드시 갚아드리겠습니다!”
“흐윽!”
만효린은 북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용비강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오열을 터뜨렸다.
그런 두 남녀를 보면서 이약란 역시 살며시 적뢰의 등뒤에 기대었다.
용비강은 오열하는 만효린의 어깨를 감싼 채 두 눈을 강렬하게 번득였다.
“지존회! 이 가엾은 여인들에게 저지른 만행만으로도 너희들과 나 용비강은 한 하늘 아래 살 수 없다!”
스으으!
살벌한 인간 세상의 일과는 아랑곳 없이 태양은 서서히 동녘으로부터 솟아올라 폐허가 된 신녀묘를 비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