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2화 (42/52)

색몽전

42

  (역시, 저 여인이 바로 하오문의 가짜 문주인 벽안금호 서교인가?)

  적뢰는 고송 위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감상하는 표정으로 전각 안의 여인을 주시했다.

  벽안금호 서교!

  그렇다.

  전라의 몸으로 달빛을 빨아들여 극음기공을 익히고 있던 여인은 세상에 하오문의 문주로 알려진 벽안금호 서교였다.

  하지만 소설 상의 내용에는 진정한 하오문주는 따로 있고 그녀는 문주의 대리인이자, 분신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소설 상에서 지존회의 공격으로 위기에 빠진 그녀와 하오문을 용비강이 구해주고 그후 용비강에게 많은 도움을 주면서 나중에 진짜 문주가 있는 곳으로 그를 안내해주는 안내인이었다.

  적뢰의 개입으로 지존회의 공격이 이제 막 시작할여는 찰나에 용비강과 함께 나타났다.

  그 덕택에 아주 좋은 볼거리를 감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때 전라여인, 즉 벽안금호 서교는 아주 다급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꿈에도 이곳으로 침입자가 들어올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

  그녀의 옥용은 수치와 당혹으로 새하얗게 변했다.

  하나 그녀는 운공이 절정에 달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없었다.

  만일 지금 그녀에게 외부로부터 타격만 가해져도 그녀는 주화입마에 빠지고 말 것이다.

  서교가 할 수 있는 것이란 분노가 가득찬 다급한 시선으로 침입자를 노려보는 것 뿐이었다.

  그때,

  “흐흣~! 참으로 아쉽소, 전설의 무학인 월음마공을 경험 할 기회가 있을 뻔 했는데... 그 경험을 하지 못하게 될 것 같소.”

  “그건 그렇고 천한 하오문이 월음마공처럼 전설적인의 상승무학을 가지고 있다니 놀랍소. 상부의 예상보다 하오문의 가치가 더 큰 것 같군요.”

  슥!

  괴인영은 히죽 웃으면서 어둠속에서 달빛이 비치는 밝은 곳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는 바로 밀실에서 반도인 금돈 비금오와 같이 있던 대주라 불려던 흑의인이었다.

  한데,

  월음마공!

  벽안금호 서교가 지금 연마 중인 기공이 정녕 월음마공이란 말인가?

  그것은 이미 수백 년 전 무림에서 사리진 전설적인 마공이었다.

  오직 여인만이 익힐 수 있으며 일단 연마하면 가히 무적지체가 된다는 초마공이 바로 월음마공이었다.

  500년 전, 저 고금팔대고수의 일인인 역천사황의 역천혈란이 끝나고 얼마안되 혼란의 시대에 그 월음마공을 연마한 한 명의 여인이 나타났었다.

  월음마녀.

  그렇게 불려지던 신비여인이 바로 그녀였다.

  당시 월음마녀는 불과 몇 달 사이에 수 천명을 해쳐서 무림의 종말이 온 게 아닌가 할 정도의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당시 무림은 역천혈란의 피해로 무림문파들이 봉문 및 멸문한 문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월음마녀의 피해가 더 컸다.

  그러는 도중 문파가 아닌 소수의 혈족을 중심으로 무예를 연마하던 무가들이 일어셨다.

  바로 남궁가, 당문, 팽가, 제갈가, 황보가, 즉 오대세가의 시작이었다.

  오대가문을 중심으로 천하에 퍼져 있던 혈족 중심에 무림가문들이 일어나 월음마녀를 상대 하였으며 그 후로 월음마녀의 모습은 두 번 다시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막연히 무림세가들의 연합에 의해 월음마녀가 제거되었다고 추측할 뿐이었다.

  동시에 이 일로 계기로 현 정도무림의 한 축이 된 세가연합이 탄생이 되었다.

  월음마공!

  그것은 바로 500년 전의 월음마녀라는 마녀가 지녔던 초마공이었다.

  전해지는 말로는 월음마공은 오직 동정을 지킨 여인이 달의 음기를 흡수하여 연마할 수 있는 무공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완성된 월음마공을 익힌 여인을 공격을 하면 그 즉시 무서운 반탄강기가 일어나 상대를 격살시킨다.

  그 위력은 어떤 호신기공이라도 깨뜨릴 수 있을 정도였다.

  일단 월음마공을 완성하면 아무도 그 여성을 건드리지 못한다.

  건드리는 즉시 내부가 으스러져 죽게 될 테니까!

  어떻게 보면 수비전용의 무공이었다.

  하지만 이 무공이 마공으로 불리우게 된 이유는 공격적인 측면이 때문이라 할 수가 있었다.

  그 특성은 바로 무림에서 금지하는 무학 종류인 흡성 마공류였다.

  공격 시에는 접촉한 상대의 생기를 흡수하여 죽이는 무시무시한 마공이었다.

  이렇게 공격과 수비가 최악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저주의 마공이었다.

  흑의인은 야릇한 자세로 누워있는 서교를 바라보며 히죽 웃었다.

  “다른 대주들이었다면 문주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겠지만...... 나는 공과 사가 철저한 사람이라서 개인의 욕망보다 우선은 임무가 첫 번째이기에...”

  이어 그는 한쪽 손을 들었다.

  그의 손은 아주 검게 물들었다.

  아마도 흑살장류의 무학을 연마를 한 것 같았다.

  흑의인은 자신의 손과 서교를 번갈아 보며 매우 간안하게 웃었다.

  “하하, 본좌의 암흑소혼장에 죽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시오.”

  “흑살장 같은 저급한 장력으로 고통스럽게 죽는 것보다 암흑소혼장으로 고통도 없이 순식간에 안식을 줄 것이오!”

  이어 그는 서교를 향해 암흑소혼장을 시전하였다.

  서교는 그만 절망으로 두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다...... 다 틀렸다!)

  암흑소혼장의 검은 장력이 그녀의 몸으로 다가오는 순간.

  펑!

  돌연 어디선가 강력한 무형지기가 그녀를 감싸면서 장력을 막아 버린 것이었다.

  이 돌연한 사태에 흑의인은 대경실색했다.

  “웬... 놈이냐!”

  피잉.... 펑!

  그는 큰 소리를 치면서 몸을 돌리면서 본능적으로 밖에 있는 수하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런 그의 앞에는 언제부터인지 두 사내가 유령처럼 서 있는 것이 보였다.

  “......!”

  그들은 바로 지금껏 고송 위에 은신하고 있던 적뢰와 용비강이었다.

  물론 방근 전 무형지기를 날려 흑의인의 암흑소혼장을 막은 것도 바로 그들이었다.

  “흐흐! 어떤 고인인가 했더니 이름도 없는 쥐새끼였군!”

  적뢰와 용비강을 본 흑의인은 이내 조소 어린 눈빛으로 히죽 웃었다.

  상대들이 너무 어려 보이자 절로 얕보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정보에는 전각 내부에는 호위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잘못 알고 있었군, 그냥 계속해서 은신하고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그러면 목숨이라도 건졌을텐데...”

  (그건 그렇고 이 두 녀석들 얼굴이 낯이 있는 것 같은데....)

  흑의인은 살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천천히 상대를 향해 오른손을 쳐들면서 두 상대들의 얼굴이 이상하게 낯이 있었다.

  쩌러렁...!

  요란한 소리와 함께 그의 손 주위로 검은색 기운이 번져 나왔다.

  그 검은색 기운은 이내 하나의 톱니바퀴 모양의 뭉쳐 강기 형태가 된 것이다.

  즉, 흑의인은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고수였다.

  흑의인의 행동을 보면서 적뢰는 어의가 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참으로 어의가 없네, 어떻게 만나는 지존회의 고수들은 하나같이 오만한 거야?”

  “주위에 동료들이 전부 비참하게 죽었는데....”

  채앵~!!

  말과 함께 허리에 차고 있던 도를 뽑아 휘둘렀다.

  휘둘리는 도에서 나오는 백광에 의해 검은 강기는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면서 사라졌다.

  바로 그 때, 흑의인은 두 명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최근 들어 회의 대업을 강북과 강남에서 방해를 하였던 두 인물.....

  도저히 현재 이곳에 같이 나타날 수가 없는 인물들이 같이 나타난 것이다.

  “어떻게 그대들이.... 케에엑~!!”

  흑의인은 놀라 말도 끝내기 전에 적뢰가 휘두르는 도기에 의해 몸이 토막나며 처절한 비명을 질리면서 죽었다.

  바로 그 때였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흑의인의 수하들이 신호를 듣고 전각 안으로 들어오기를 시작하였다.

  쾅~!

  들어온 그들은 주변 사항도 파악도 하기 전에 검을 뽑아 적뢰와 용비강에게 달려들었다.

  살기등등한 그들의 모습을 본 용비강은 조용히 한 숨을 내쉬면서 그 역시 검을 뽑아 들었다.

  “휴우~ 결국에 상관이 죽었는데도 도망가지 않고 달려드는 군, 우선은 이 녀석들 먼저 정리를 해야 할 것 같군요.”

  말을 끝으로 전각과 그 주변 숲에는 검광과 도광이 번쩍이면서 시뻘간 피비린내가 번져나갔다.

  잠시후,

  전각안으로 침투하였던 지존회의 무사들을 전부 처리한 적뢰와 용비강은 한 숨을 내쉬었다.

  “휴우~ 겨우 끝났네, 하여간 지존회 녀석들은 독종이라니까!”

  “어떻게 도망가는 녀석들이 한 명도 없어...”

  “정말, 형님 말씀대로예요.”

  적뢰의 말에 용비강 역시 어느 정도 동조를 하고 있었다.

  자신 역시 스승인 천무존의 원한으로 천검문에서 혈사를 일으켰지만, 당시 상대는 정파의 인물들이었다.

  그 결과 그들의 공격은 오직 검과 합격술 정도였다면, 이들의 공격은 검, 암기, 독뿐만 아니라 자신의 동료들까지 미끼로 사용하여 살수를 펼치는 모습에 무림의 출도한지 얼마 되지 안은 용비강으로서 당연히 거부감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

  바로 그 때였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돌연, 한 소리 서릿발 같은 여인의 목소리가 그들 등 뒤에서 들려왔다.

  그들이 뒤를 돌아보니,

  고오오!

  달빛 같은 서기에 휩싸인 여인이 흡사 선녀가 하강하는 듯한 자태로 서 있었다.

  벽안금호 서교, 바로 그녀였다.

  그녀가 마침내 운공을 마치고 전각을 날아나와 적뢰와 용비강 앞에 나선 것이다.

  고오오! 쩌저정!

  벽안금호 서교의 몸에서 은빛 달무리가 폭발하듯 번져나오면서 그 속에서 무서운 살기를 흘리며 적뢰와 용비강을 노려보았다.

  “본녀를 구해준 것은 고마우나....... 당신들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어요. 그 대가로 죽어 주어야겠어요!”

  고오오!

  서교는 음울하게 말하며 서서히 적뢰와 용비강에게 다가섰다.

  바로 그때였다.

  “어이쿠! 소제들이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누님!”

  돌연, 적뢰가 비명을 지르면서 자기 앞으로 다가서는 서교를 향해 털썩 무릎을 꿇었다.

  “감히 고귀하신 문주님의 알몸을 보았으니...... 이놈들은 정말 죽어 마땅합니다!”

  철썩!

  적뢰는 짐짓 울상을 지으며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뺨을 후려쳤다.

  그런 함당한 모습에 용비강이나 서교 역시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살기를 띈 서교의 살기의 기세가 약간 흔들리는 것이 느껴지자.

  용비강은 빠르게 품속에서 천기무영자 냉곡에게 받은 징표를 꺼내들었다.

  “저희들은 적이 아닙니다. 이것을 보시면 저희의 신분을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용비강이 꺼낸 작은 옥패를 서교는 알아보았다.

  그녀는 살기를 거두어 둔 다음 적뢰들을 바라보았다.

  “그대들은 누구지요? 이 천우옥패를 아니 천기무영자 냉선배와 무슨 관계가....”

  서교의 질문에 용비강은 자신들의 소개를 하였다.

  “소생은 용비강이라 하면, 이쪽은 저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적뢰형님이라 합니다.”

  “저희들 모두 천기무영자 냉곡 원주님이 운영하시는 자애원 출신입니다.”

  “천무검룡과 파천도룡~!!”

  역시 정보단체의 수장답게 벽안금호 서교는 두 사람의 이름을 듣자마자.

  두 사람의 신분을 알았다.

  동시에 서교의 눈빛이 번쩍이었다는 것을 적뢰와 용비강은 눈치채지 못하였다.

  (이들이 아가씨가 말한 천괴와 괴악!)

  어느새 달빛이 서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호화로운 커다란 방안,

  그 중앙에 상좌에는 금돈 비금오가 오만하게 앉아있었다.

  그 바라보고 있는 아래에는 여러 인영들이 무릎을 끊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인영들 주변에 4명의 흑의인들이 무기를 꺼내든 채 살기가 가득한 모습으로 그들을 포위하여 위협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흑의인들의 포위 속에 있는 그들은 여러 신분을 나타내는 옷차림에 남녀, 그리고 노인에서 소년까지 가지각색의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공통점으로 그들 모두 어느 정도의 크고나 작은 부상을 당한 상태로 매우 증오스러운 눈으로 모두 비금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연장자라고 생각이드는 노인이 매우 분노한 목소리로 비금오에게 소리를 쳤다.

  “네 이놈! 비금오!! 감히 외인들을 결탁을 하여 이런 일을 일으키다니.... 문주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후후... 내가 문주인데 어떻게 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

  노인의 말에 비금오는 오만하게 비웃으며 말하였다.

  비금오의 비웃음에 노인은 매우 분노를 하면 더욱 큰 소리를 쳤다.

  “너 따위가 감히 문주의 자리를 노리다니.... 너는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다!”

  “자격...!!”

  노인의 말에 비금오는 매우 분노했는지 그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감히 자격이라 했나!”

  “문도 중에서 가장 수입이 좋은 자가 누구지, 그리고 지난 30년 동안 문에서 취급하는 정보를 분류하고 체계를 잡은 것이 누구지?”

  “바로 나야!!”

  “그런데 너희 늙은이들은 하오문의 율법이 어떻고 하면서 그 천한 오랑캐 계집을 문주로 올렸는데... 내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

  비금오의 분노로 가득한 목소리에 노인은 두 눈을 감으면서 고개를 흔들면서 불쌍한 표정으로 비금오를 바라보았다.

  “어리석은 놈, 그것이 모두 너의 능력이나 생각했나.... 그 수입의 대부분은 내가 문의 규정까지 어기면서 높은 이자로 형제들과 많은 백성들에게 빼앗은 재물이지 않나..... 또한 정보를 분류하는 현 체계를 만든 것은 전대 문주님이고 너는 그 안에서 많은 실무를 보던 형제중에 한 명이었다.”

  “네놈이 문의 율법을 몇 개나 위반을 했지만, 선대의 공 때문에 간신히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감사히 생각해야 할 것을 이런 짓을 저질러....”

  “닥쳐~!!”

  노인의 말에 비금오는 분노하여 의자에서 일어나 노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옆에 있던 흑의인의 검을 빼앗아서 검을 휘둘러 노인의 목을 잘랐다.

  노인의 목이 잘리면서 엄청난 량에 피가 쏟아지면서 그 피를 전부 비금오에게 쏟아졌다.

  피투성의 혈인이 된 비금오는 피묻은 검을 다른 이들에게 보이면서 큰 소리를 말하였다.

  “다시 한 번 말한다. 이제 본 문주에게 충성을 맹세해라!”

  “......”

  “네놈에게 충성을 맹세할 형제는 한 명도 없다. 비금오!!”

  “그리고 그 자리는 너의 자리가 아니다!!”

  콰...쾅~!!!

  돌연 분노가 가득한 아름다운 목소리와 함께, 굉렬한 폭음이 방의 문쪽에서 일어났다.

  “헉!”

  급히 정면으로 시선을 돌린 비금오와 흑의인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비금오의 안색이 홱 변했다.

  이곳은 하오문의 비밀 회의장이었다.

  그래서 이곳에 안전과 보안을 위해 입구의 문은 특별히 주문하여 만든 두께 반 자의 철문으로 그것은 천근 화약의 폭발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한데 놀랍게도 그 철문의 중앙부분이 와락 일그러져 있지 않은가?

  (어... 어떤 자가 왔기에 단 일결으로 저 철문을 저렇게 만들었단 말인가?)

  비금오의 안색은 삽시에 공포로 물들었다.

  콰...쾅~!!

  직후, 밖으로부터 채차 강렬한 타격이 철문에 가해졌다.

  순간,

  콰르륵! 꽈.......콰쾅!!

  가공할 굉음이 방안을 들썩 흔들었다.

  그와 함께 부서진 돌가루가 흩날리며 철문이 통째로 안으로 넘어졌다.

  다음 순간,

  “문...주?”

  비금오와 흑의인들과 제압된 하오문도들은 불신과 기쁨으로 두 눈을 부릅떴다.

  철문이 떨어져 나간 돌가루가 흩날리는 방안의 입구에 한 명의 여인이 우뚝 서 있었던 것이다.

  그 여인은 은빛 서기에 휩싸여 있으면서 그 서기와 어울리는 찬란한 금발의 머릿결과 깊고 그윽한 푸른 벽안의 눈동자.

  너무나 신비롭고 이국적이면서 달의 여신같은 관능미를 지니고 있는 여인!

  하오문주인 벽안금호 서교였다.

  벽안금호 서교는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비금오와 흑의인들을 바라보았다.

  비금오등은 철문을 박살내고 나타난 인물이 이미 죽었서야 할 벽안금호라는 사실에 매우 놀라고 있었다.

  “어떻게... 흑환대주와 흑환대의 3개조가 갔는데......”

  비금오는 매우 놀라 말을 더듬고 있었다.

  그런 혼란 상태의 비금오와 다르게 그의 옆에 있던 흑환대의 일조장은 냉정하게 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자신들이 알기에는 하오문주인 벽안금호는 대주를 위시한 동료들을 이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자리에 나타났다는 사실은 뭔가 큰 변수가 생겼다는 이야기였다.

  일조장은 살며시 혼란에 빠진 비금오를 바라보았다.

  그가 받은 임무는 비금오와 함께 하오문의 수뇌부를 제압한다는 임무였다.

  그리고 만일의 사태에서는 안전하게 비금오를 무사히 되리고 탈출시킨다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비금오를 되리고 탈출시킬지 아니면 그를 버리고 자신의 조원들만 탈출 할지 정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일조장의 선택은 한 발 늦고 말았다.

  스악!

  먼지가 가득한 벽안금호의 뒤편에서 두 줄기의 검은 그림자가 쏫아 올랐다.

  동시에,

  “케엑!”

  “크아악!”

  순식간에 처참한 비명이 방안을 뒤흔들었다.

  그와 함께,

  후두둑... 퍼억!

  역겨운 피비린내가 확 번지면서 흑환일조의 몸이 일제히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보라! 흑환일조 4인의 목이 정확하게 몸체에서 분리된 채 나뒹굴고 있지 않는가?

  어느새 비금오의 뒤편에 서 있는 적뢰와 용비강의 도검은 그 자들의 목을 베어 버린 것이었다.

  한데 그 한 초식이 얼마나 빨랐는지 그들의 도와 검에는 피 한 방울 묻어 있지 않았다.

  “히에에엑~!!”

  비금오는 자신을 지켜주었던 흑환일조가 순식간에 죽고 자신의 뒤에 나타난 적뢰와 용비강을 보고 매우 놀라면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런 비금오를 바라보며 서교는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그제야 비금오의 얼굴에 공포가 떠올랐다.

  “용, 용서해 주십시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닙니다. 저놈들이 합작을 하자고 협박을 했습니다, 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시키는 대로 했을 분입니다!”

  비금오는 서교를 향해 기어가서 서교의 다리를 붙잡으며 매달렸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제...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제발! 돌아가신 선친을 생각해서... 문을 떠나라고 하면 떠나겠습니다. 그러니 목숨만...”

  진심이 느껴지는 말투로 말하던 비금오가 순간 뚱뚱한 몸과 다르게 날렵하게 움직여 서교의 목을 붙잡았다.

  “흐흐흐! 전세 역전이구나.”

  “역시 살려 둘 가치가 없군요, 그래도 선대가 생각이 나 조금 흔들렸어요.”  

  목이 붙잡혀 있건만 서교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었다.

  “역시 계집년들은 마음이 약하다니까, 남자가 울면서 빌면 다 들어주지.”

  “여자는 독하다. 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한순간,

  작다작은 비금오의 눈이 두 배나 더 커졌다.

  서교의 몸에서 은빛의 서기가 폭발하듯 번져나와 비금오를 뒤덮었다.

  “아...안...돼! 케에엑!”

  비금오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후두둑! 퍼...억!

  이어 역겨운 피비린내가 확 번지며 시뻘건 선혈과 으스러진 살조각이 방안으로 산산이 흩어졌다.

  아! 그것은 실로 끔찍한 광경이었다.

  서교의 몸에서 번져 나온 은빛 서기, 월음마공의 호신강기에 먼저 닿은 비금오의 손이 폭팔하듯 으스러져 나간 것이었다.

  이어서 그의 몸이 산산히 부서져 방안으로 흩어졌다.

  (끔찍하군!)

  그 처참한 광경에 적뢰는 절로 미간을 찌푸렸다.

  어지간한 그조차 가슴이 오싹해질 정도였다.  

  “함장로님, 감찰당을 움직여서 뒷정리를 하세요.”

  “...! 문주님의 명을 받듭니다!”

  산산조각이 난 비금오의 살점을 바라보던 서교는 한쪽에서 이 모습을 바라보던 하오문의 수뇌중에 함장로에게 말하자.

  함장로는 우렁차게 말하면서 급히 몸을 일으켰다.

  부상 때문에 약간 비틀거렸지만, 빠르게 방안을 빠져 나갔다.

  “위기는 무사히 넘어갔어요.”

  비금오가 앉았던 자리에 않으면서 서교는 밝게 웃으면서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하오문은 빠르게 안정을 차렸다.

  불과 몇 시간만에 비금오를 따르던 그의 수족들을 속속들이 자르는 한편, 간 밤에 있었던 혈사의 흔적을 말끔히 정리를 하였다.

  “모란...!”

  벽안금호 서교는 비통한 표정으로 침상에 누워있는 모란낭낭을 바라보았다.

  비금오의 수족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밀실에서 능욕을 당하는 모란낭낭을 구출을 하였다.

  그녀의 몸 곳곳에는 고문과 난행을 당한 흔적들이 있었다.

  거기다 섭혼금침의 영향으로 그녀는 백치가 되어 서교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서교는 이슬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모란낭낭을 내려다보았다.

  자신이 하오문에 처음 들어왔을 때, 모란낭낭은 자신의 사수로 어린 서교를 가르쳤다.

  실수도 많이 했던 어린 자신을 감싸면서, 자신과 아가씨를 보호해준 은인들의 한 명이었다.

  (모란언니... 언제나 나와 아가씨를 위해 일을 주었는데.... 이렇게 되다니.... 분명히 아가씨께서 언니를 치료할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예요.)

  (그러니 모란언니... 조금만 참으세요, 이제 곧 다시 웃으면서 예기를 나눌 수가 있을거예요.)

  (지존회! 네놈들이 모란 언니를 그리고 본문을 건들었으니 그 죄값을 처절하게 치르게 될 것이다.)

  벽안금호 서교는 모란의 상태를 보며 희망을 가지면서도 입술을 꼭 깨물며 내심으로 복수를 맹세했다.

  그녀는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그치고 몸을 돌렸다.

  그곳에는 적뢰와 용비강이 서 있었다.

  “자아, 그런 두 공자님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실패했다고 합니다.”

  “꼬라지하고는.”

  요즘 들어 정말 되는 일이 없다.

  이번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 은밀히 흑환대까지 지원해 줬는데 성공하기는커녕 실패하고 말았다.

  투자라는 것이 성공의 대가가 있어야 하는 맛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하는 족족 쪽박만 차고 있었다.

  들어가는 것 대비 나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뇌마는 약간은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이유가 뭔데?”

  “그것이 천무검룡과 파천도룡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뭣! 또 그 녀석들이 방해를 한 것이야!”

  “그런데 강북과 강남에 각각 있을 두 녀석이 어떻게 개봉에 나타날 수가 있었지?”

  “곧 밝혀내겠습니다!”

  뇌마는 또 다른 방해자인 천무검룡보다 적뢰라는 놈이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상하게 그놈과 연관이 되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놈이 직접적으로 크게 활약을 한 것은 석가장의 일뿐이었다.

  그에 다른 일들은 그저 스쳐 지나갔는데도 재수 없는 일만 생긴다.  

  “빨리 놈을 죽여야 하는데!”

  솔직히 대업보다 그놈을 먼저 죽이고 싶은 것이 뇌마의 속마음이었다.

  하지만 대업을 위해서는 당분간 자중해야 한다.

  쥐뿔도 없는 녀석의 주변에는 이상하게도 현재 남아있는 무림이패와 남궁세가를 중심으로 하는 세가연합의 인맥이 있다.

  잡스러운 벌레 한 마리를 죽이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이었다.

  “어찌할까요?”

  “당분간 지켜만 본다.”

  “어차피 그놈들이 날 띈다고 해서 대업을 막을 수 없다.”

  뇌마는 자신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다가 나서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괜한 일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그냥 죽이면 내 분이 풀리지 않지, 기회가 되면 놈에게 직접 지옥을 구경 시켜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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