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몽전
41
다음날 아침, 간밤에 묶은 숙소에서 나온 적뢰는 용비강을 보고 매우 놀라고 있었다.
불과 하루밤 사이에 용비강은 깨달음을 얻어 현경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비록 내공부족으로 환골탈태를 하지 못하였지만, 현경의 경지에 오르면서 그의 주변에 대자연지기가 물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도 그 자연지기를 통해 빠른 시간안에 환골탈태를 하여 완전한 현경의 경지를 오를 것이라고 추측이 되었다.
적뢰가 매우 놀란 표정으로 용비강을 바라보자.
용비강은 살포시 미소를 지우며 적뢰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
“모든 것은 뢰형님, 덕택입니다. 형님이 주신 책으로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어떻게 불과 하루사이에......?”
“태양의 무학구결에 현재 제게 가장 필요한 구결이 있었습니다. 그 덕택에 벽을 넘을 수가 있었습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너무 뜻밖에 일이라서... 약간 혼란스럽구나 어째든 축하한다.”
적뢰는 일단 얼떨결에 용비강에게 축하를 해주었다.
그러면서 살며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아무리 용비강이 주인공이라지만, 너무 한 것 아니야!)
(초극의 무공 구결을 보고 불과 하루만에 깨달음을 얻어 벽을 넘다니.... 이런 주인공보정은 진짜 반칙이라 할 수 밖에 없다고......)
그렇게 하늘을 욕하고 있었다.
물론 적뢰 역시 용비강의 기연을 가로채, 빠르게 화경의 경지에 올랐다.
하지만 자신이 이 경지에 오른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극양의 정수인 만년화룡정뇌를 복용하고, 고금제일의 여고수인 빙하여제에게 1년 동안 기초부터 가르침, 여러 초 상승무학과 마지막으로 지존회의 고수들과 목숨을 건 실전을 통해 화경의 경지에 올랐다.
그렇기에 화경의 경지라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현경은 다르다.
적뢰, 자신 역시 현경의 벽이 바로 눈앞에 있었고, 그 벽의 크기와 두께를 알고 있었다.
그것을 돌파하기 위해 지금도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보다 반수정도 아래인 용비강이 무공구결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현경의 경지를 올랐다.
그것은 머리나 마음, 양쪽 모두 제대로 인정을 할 수가 없었다.
또한 살며시 적뢰의 마음속 깊숙이 있었던 동훈이 적뢰의 몸으로 들어오기 전에 원래 적뢰가 가지고 있던 용비강에 대한 감정이 올라오길 시작했다.
이것이 현재의 적뢰에게 어떤 변수가 될지는 미지수였다.
개봉은 춘추 전국 시대 위, 오대십국의 양, 진, 한, 주, 북송, 금 등의 왕조가 수도로 삼았던 곳으로, 당나라 시대의 대운하와 황하가 만나는 지점이었다.
개봉은 각 지역의 상품이 거래되면서 상업 도시로 발달하였고 송나라 시대에는 수도로서 인구가 백만에 달하기도 했던 대도시였다.
원나라 때는 이름이 변량으로 바뀌어 하남강북행성의 중심지가 되었고 명대에는 다시 개봉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와서 하남성의 성도가 되었다.
개봉은 하남성의 경제 중심지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하남성의 각종 명물들은 개봉으로 모여 들었다.
쾌활림!
개봉의 서쪽에 자리한 곳으로 최근 향주, 소주와 더불어 중원삼대 색주가로 알려진 곳이다.
개봉으로 각종 물류들이 모여드니, 그에 따라 쾌락과 욕망의 꽃들이 피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아무도 쾌활림의 정확한 규모를 알지 못했다.
그리고 또 하나, 쾌활림은 그것이 단순히 기루들이 모여있는 구역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쾌활림은 모든 종류의 쾌락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도박을 원하는 자에게는 도박을, 술을 원하는 자에게는 술을, 여자를 원하는 자에게는 여자를, 심지어 살인의 쾌감을 원하는 자에게는 합법적인 살인의 기회까지 제공한다고 한다.
단, 고객이 그에 합당한 황금만 지불한다면!
쾌활림!
그곳이야말로 지상에 존재하는 환락의 낙원인 것이다.
또한 이 쾌활림에는 거의 모든 부류의 인간들이 다 모여 들었다.
고관대작으로부터 밑바닥의 잡배들까지, 따라서 쾌활림에는 자연히 천하의 정세가 단 한가지도 빠지지 않고 수집된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또한 이곳이 바로 강호의 2대 정보단체로 알려진 하오문의 강북총단이라는 사실은 심지어 이곳에서 일하는 하오문의 제자들도 모르는 극비중에 극비였다.
밀실.
이곳은 사방이 두터운 석벽으로 완벽하게 밀폐된 한 칸의 은밀한 밀실이었다.
끼이익!
문득 밀실의 육중한 문이 괴이한 소성과 함께 열려졌다.
뚜벅, 뚜벅.....
이어 한 명의 인물이 밀실 안으로 걸어들어 왔다.
그는 일신에 화려한 금의를 걸친 인물로 나이는 대략 삼십 전후로 보였다.
약간의 살이 찌고 눈꼬리가 가늘고 길게 찢어져 왠지 욕심이 많은 인상을 풍겼다.
“흐흐흐, 이곳 생활이 어떻소? 총관.”
금의인은 음침하고 끈적끈적한 시선으로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 끝에는 하나의 철제침상이 벽면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철침 위에는 한 명의 여인이 침상의 모서리에 사지가 묶인 채 누워 있었다.
여인의 나이는 삼십대 중반에서 사십대 초반 정도로, 풍만한 몸매에 온화하고 후덕한 인상을 지닌 여인이었다.
한데 지금 그녀의 모습은 무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몸에 걸치고 있던 의복들은 갈가리 찢어져 있었으며 여기저기에 핏자국과 시퍼런 피멍이 들어있었다.
아마도 여인은 모진 고문을 당한 듯했다.
금의인은 어느새 침상으로 가가서며 여인을 내려다 보았다.
찢긴 옷자락 사이로 드러난 풍만한 여인의 몸매가 금의인의 눈에 그대로 쏟아져 들어왔다.
적당히 살이 오른 완숙하고 풍만한 몸매는 사내의 욕정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금의인은 여인의 풍만한 몸매를 한 차례 쓸어보았다.
“......!”
여인은 죽은 듯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도 사내의 음흉한 시선을 느꼈는지 순간적으로 가늘게 몸을 떨었다.
“이렇게 되어 유감이오. 모란낭낭!”
금의인은 침상 위에 묶여있는 여인을 바라보며 음산하게 말했다.
한데,
모란낭낭.
이 여인이 정말 모란낭낭이란 말인가?
모란낭낭이라면 바로 개봉에 자리한 강북최대의 환락가 쾌활림의 사무를 총괄하는 총관이 아닌가?
쾌활림의 최고수뇌 중 일 인인 그녀가 어쩌다 이런 지경이 되었단 말인가?
또한 금의인의 정체가 무엇이기 감히 쾌활림의 요인을 납치하여 고문하고 있단 말인가?
실로 모를 일이었다.
금의인은 얄팍한 입술로 실구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오늘로서 하오문은 새롭게 태어날 것이오. 나 비금오의 손에서”
방금 금의인이 자신의 이름을 비금오라고 말했는가?
금돈 비금오.
개봉의 사채시장에 큰 손으로 피도 눈물도 없다는 악질적인 사채업자였다.
또한 이곳 쾌활림의 부총관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모란낭낭은 금돈 비금오의 직속상관이었다.
그런데 그런 직속상관을 비밀리에 납치하고 고문을 한다는 것은 오직 하나뿐이다.
반역!
그렇다.
금돈 비금오는 지금 반역을 일으키려고 하고 있었다.
자신만만하게 웃고 있는 비금오를 향해 계속해서 두 눈을 감고 있던 모란낭낭은 눈을 떠서 그를 불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어리석은 자, 그들에게 이용만 당하고 결국에는 당신역시 비참하게 버려질 것이예요.”
그녀의 말에 비금오의 표정에서 미소가 사라지고 탐욕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흐흐, 나 역시 알고있소, 하지만 그들은 절대로 나를 버리질 못할 것이오.”
“나한테는 하오문의 정보와 천하를 열 번 정도를 살 재물이 있으니까!”
“그것은 그대의 힘이 아닌 하오문의 힘이예요.”
“이제 내가 하오문이고 하오문이 나요!”
“문주님과 장로들이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거이예요.”
“오늘 밤으로 그 천박한 오랑캐 계집과 그 계집을 선택한 망령난 늙은이들은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오.”
“그러니 모란낭낭, 이제 고집을 걲고 본 문주에게 충성을 맹세하시오. 그런 그대에게 부귀영화를 주겠소.”
“어리석은 자, 그대 말한 부귀란 결국에는 본문의 형제들의 재산이예요.”
“그대야말로 어리석군. 어찌 그런 천박한 자들과 본좌를 비교하는 것이오.”
“당신야말로 멍청한 것이에요. 본 하오문은 힘없는 약자들의 최후의 방패가 본문의 정신이예요.”
“그러니 강호 대소문파들이 우리를 벌레 취급을 하는 것이오.”
“하지만 이제 달라질 것이오.”
그렇게 비금오가 자신만만하게 말하고 있을 때,
그의 뒤편에서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멀었는가? 비문주.”
“...! 아닙니다. 대주님.”
비금오는 순식간에 공포스러운 표정으로 뒤에 나타난 흑의인에게 고개를 숙인 채 공손한 모습을 유지하였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유감이오. 낭랑!”
“지존회의 졸개냐!”
모란낭낭의 말에 흑의인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웠다가 크게 웃는다.
“흐흐흐, 과연 개방과 함께 천하 2대 정보단체라는 하오문의 수뇌중에 한 명답소!”
“그런 뛰어난 재능을 본 회를 위해 쓰지 못하게 되어 심히 유감이오, 모란낭낭!”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품속에서 작은 옥함을 꺼냈다.
그 옥함 속에는 몇 개의 작은 금침이 들어 있었는데, 기이하게도 푸르스름한 청광이 흐르고 있었다.
“흐흐, 섭혼금침이라는 이름을 낭랑도 들어보셨을 것이오!”
흑의인의 잔인한 웃음을 흘리며 금침 중 하나를 집어 들며 음산하게 말했다.
부르르...
섭혼금침이란 말을 듣는 순간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있던 모란낭낭의 교구에 한 차례 전율이 스쳤다.
섭혼금침!
그것은 가장 잔인하고 무서운 도구였다.
비록 금속의 침 형상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일종의 강력한 최면제를 응고시켜 만든 것이었다.
이 섭혼금침을 머리에 꽂으면 그 최면제가 직접 대뇌에 작용하여 제 아무리 의지가 강한 자라도 시술자의 질문에 모든 것을 자백하게 된다.
섭혼금침에 묻어 있는 최면독기는 강렬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일단 섭혼금침이 머리에 박히면 뇌가 독기의 침습을 바아 치명적인 피해를 당한다.
그 때문에 일단 섭혼금침의 시술을 당한 자는 십중팔구 죽게된다.
그리고 죽지 않는다 해도 백치가 되고 만다.
“헉......!”
문득 사지가 묶인 모란낭낭의 풍만한 몸이 한 차례 세차게 퍼득였다.
섭혼금침이 그녀의 백회혈에 깊숙이 박혀든 것이었다.
“눈을... 떠라! 모란낭낭!”
섭혼금침을 완전히 모란낭낭의 백회혈에 박아넣은 흑의인은 음산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
그러자 감겨 있던 모란낭낭의 눈이 스르르 떠졌다.
한데 크고 아름다운 그녀의 두 눈은 초점이 없이 멍해 보였다.
섭혼금침의 최면독기가 녹아 그녀의 이성을 마비시킨 것이다.
마치 백치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모란낭낭을 향해 흑의인은 다그치듯 물었다.
“월하각에 설치된 기관을 통과하는 방법은 무엇이냐?”
모란낭낭은 마치 꿈꾸듯 망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통과 방법은.......!”
모란낭낭의 기계적인 음성은 한동안 밀실을 울렸다.
이윽고 필요한 모든 내용을 들은 흑의인은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이어 그는 천천히 문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면서 그의 옆에 서 있던 비금오에게 지시를 내렸다.
“통과방법을 들었으니... 그대는 계획대로 움직여라.”
“알겠습니다, 대주님!”
그렇게 흑의인이 사라지자.
고개를 숙이고 있던 비금오는 고개를 들고 이미 백치 상태가 된 모란낭낭을 한 번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서 신호를 보내자.
문이 열리면서 건장한 사내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저 계집은 너희들에게 맡긴다! 마음껏 즐긴 뒤에... 흐흐흐! 흔적이 남기지 않게 처리하라!”
“알겠습니다. 부총... 아니 문주님!”
사내들은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깊이 허리를 숙였다.
이내 비금오의 모습이 사라졌다.
밀실에 남아있는 사내들의 눈은 이미 동물적인 욕정으로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흐흐~ 전례대로... 순서는 나이 순이다!”
사내 중의 한 사내가 히죽 웃으며 나머지 사내들을 돌아보았다.
다른 사내들은 못내 아쉬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동료들의 동의를 얻은 사내는 침을 삼키며 모란낭낭에게로 다가갔다.
모란낭낭은 여전히 백치같은 표정으로 히죽 히죽 웃으며 누워있었다.
사내는 사지가 활짝 벌려진 채 묶여 있는 모란낭낭의 허벅지 사이를 노려보며, 자신의 하의를 벗어내렸다.
그러자 검붉고 흉측한 사내의 일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흐흐~!”
찌이익~!
그는 음소를 흘리며 찢겨져 간신히 모란낭낭의 그곳을 가리고 있던 치마와 고의를 한꺼번에 벗겨내렸다.
그러자 무성한 털로 뒤덮인 계곡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보지털 사이에는 숨어있는 보지살은 분홍빛을 보이고 있었다.
사내는 침을 꿀꺽 삼켯다.
그리고 모란낭낭의 그곳으로 손을 가져가 좌우로 벌렸다.
그러자 연분홍빛 여체의 구멍이 수줍게 드러났다.
그는 여인의 중심부로 얼굴을 가져갔다.
“하악~!”
백치같은 표정을 짓고 있던 모란낭낭의 입에서 숨넘어가는 것 같은 신음이 터져나왔다.
그녀의 두 눈은 하얗게 떠지고 온몸이 세차게 퍼득였다.
사내의 얼굴이 그녀의 하체 중심부에서 움직여댈 때마다 여인은 짐승같이 울부짖었다.
섭혼금침으로 인해 이성이 완전히 말살된 상태라서 그녀는 본능의 반응을 거침없이 토해냈다.
울부짖는 교성과 마구 요동치는 몸은 흡사 한 마리 발정난 짐승의 암컷을 연상시키게 했다.
이윽고 여체의 중심부를 공격하던 사내도 견딜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른 듯 급히 몸을 일으켰다.
이어 그는 이미 끊어질 듯 아프도록 성을 내고 있는 자신의 물건을 이미 질펀하게 물든 모란낭낭의 보지 안으로 거칠게 밀어넣었다.
“헉!”
뜨겁게 맥동하는 이물질이 가장 예민하고 여린 살점을 가르며 삽입되는 순간, 모란낭낭의 입에서 숨넘어 가는 것 같은 신음이 터져나왔다.
그녀의 육체는 마치 작살맞은 물고기 같이 세차게 요동을 쳤다.
“흐흐! 정말 대단한 무건을 지닌 계집이다! 착착 휘감기는게 과연 천하의 쾌활림의 총관이 될만한 계집이야!”
사내는 자신의 물건을 뿌리까지 모란낭낭의 몸 속으로 밀어넣으며 음흉한 미소를 흘렸다.
모란낭낭의 그곳에서는 느껴지는 격렬한 긴축감은 사내가 평생 처음 느껴보는 대단한 것이었다.
“흐흐흐!”
“하아~! 아아, 싫어~ 좀 더 빨리..... 아아아~”
이내 밀실 안은 음수의 헐떡임과 그에 희생당하는 여인의 애처로운 신음으로 가득 찼다.
바야흐로 한폭의 지옥도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보름달,
둥글고 풍성하게 차오른 만월은 은가를 뒤집어쓴 듯 찬란한 은빛으로 떠올랐다.
쾌활림, 이 확락의 불야성 또한 온통 은빛 월광에 잠겨 있었다.
만월의 풍성한 빛은 환락의 밤을 더욱 흥취롭게 만들었다.
때는 자시 말, 만월의 휘영청 밝은 달은 중천으로 떠올라 있었따.
삼라만상이 깊은 잠에 떨어진 시각이다.
하지만 밤에야 피로소 피어나는 꽃도 있지 않던가?
쾌활림 일대는 만월의 월광 속에 비로소 본격적인 생기에 넘쳐나고 있었다.
“하하하”
“호호, 아이 싫어요!”
떠들썩한 주객들의 호탕한 웃음소리, 간드러진 여인네들의 교성.....
드넓은 쾌활림 일대는 온통 홍등의 휘황환 불빛과 질탕한 웃음소리로 가득차 있었다.
황금과 쾌락이 교차되는 이곳!
그렇게 또 하루 쾌활림의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쾌활림의 북단,
낙수가 내려다 보이는 구릉 위에 자리한 쾌활림의 가장 깊은 그곳은 질탕하고 떠들썩한 쾌활림의 다른 곳과는 달리 그곳은 고요한 적막에 휘감겨 있었다.
울창한 아름드리 버드나무 숲 사이에 한 채의 화려한 전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왕이 사는 왕부가 이러할까?
온갖 기교의 치장이 다 기울여져 조영된 그 한 채의 화려한 전각은 실로 삼엄하기 이를 데 없는 관문이 암중으로 겹겹이 에워싸여 있었다.
게다가 숫자 미상의 무사들이 이곳의 곳곳에 은신한 채 눈을 번득이고 있었다.
뿐이랴?
한 포기의 풀, 한 그루의 나무에도 치명적인 기관함정들이 숨겨져 있었다.
인간은 고사하고 귀신이라 할지라도 스며들 수 없을 것 같은 완벽한 천라지망이었다.
과연 그 전각에는 누가 기거하고 있는 것일까?
누가 있기에 그렇듯 삼엄한 경비망이 구축되어 있단 말인가?
모를 일이엇다.
그 화려한 전각을 에워싼 버드나무 숲의 외곽,
언제부터인가 두 명의 인물들이 나무 그늘 아래 선 채 전면의 버드나무숲속에 있는 전각을 바라보고 있었다.
“.....”
“저기, 비강. 이곳은 쾌활림의 중심이라는 월하각이 아니야?”
“갈 곳이 있다는 곳이 이곳인가?”
그렇다.
월하각을 바라보는 두 사람은 바로 적뢰와 용비강이었다.
두 사람은 북망산 근방에서 머물던 숙소에서 나와서 바로 이곳 쾌활림으로 온 것이다.
쾌활림으로 가자고 권했던 것은 용비강이었고, 적뢰는 용비강의 말대로 같이 이곳 쾌활림으로 따라 온 것이다.
그리고 쾌활림에 도착한 후, 이곳으로 온 이유를 묻고 있었다.
물론 소설의 내용을 알고 있는 적뢰는 용비강이 이곳 쾌활림을 온 이유를 알고 있었다.
이곳 쾌활림이 강호 이대 정보세력 중에 한 곳인 하오문의 당대에 중심지라는 것을 것을 알고 있지만, 용비강이 눈치를 채지 못하게 전혀 모르는 척 하고 있는 것이다.
용비강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적뢰에게 하나의 옥패를 보여주면서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말하였다.
“원주님에게 이 패를 받으면서 강호 출도 후에 도움이 필요하면 이곳의 주인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들었습니다.”
“원주님이?”
“예! 이곳이 하오문의 강북총단이라고 들었습니다.”
“뭐! 여기가 하오문의 강북총단이라고!”
(휴~ 알고 있는 것을 모르는 척 하기도 힘이드네....)
“어떻게 조용히 안으로 들어가 이곳의 주인을 만나야 합니다.”
말과 함께 용비강은 버드나무 숲속의 경계망을 노려보고 있었다.
용비강과 적뢰가 경계망의 틈을 찾고 있을 때였다.
스읏!
돌연, 한 가닥 지극히 미약한 옷자락 스치는 소리가 그들의 귓가에 들렸다.
용비강은 흠칫했다.
(웬 놈이지? 월하각을 이용할 예약한 손님이 없을 때에는 이곳을 개방을 하지 않는데...)
용비강은 의아함을 느끼며 급히 적뢰와 함께 나무그늘 아래로 깊숙이 신형을 은신하였다.
화라락!
직후 여러 인영들이 빠르게 그들의 옆을 스치고 지나 월하각으로 날아갔다.
그걸 본 용비강의 눈썹은 꿈틀했다.
(좋은 목적으로 월하각으로 가는 자들이 아니군!)
용비강은 월하각으로 비밀리에 침투하는 집단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적뢰는 약간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것 오늘이 그날인가? 결국에 변하지 않았군.)
원 소설에는 암중으로 하오문을 차지하기 위해 지존회가 이곳을 습격을 한다는 스토리였다.
그 결과 은밀하고 압도적인 지존회의 공격에 하오문의 수뇌인 그녀(?) 역시 치명적인 내상을 당하고 위기에 빠졌을 때, 용비강이 나타나 그녀를 구하고 하오문의 위기를 구한 후, 하오문의 도움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적뢰의 개입으로 스토리가 변경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일단은 하오문까지는 크게 변경이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일단 속으로 안심을 한 적뢰는 용비강에게 말하였다.
“좋지 않은 무리 같은데... 우리도 움직이자.”
“예!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적뢰의 말에 용비강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하며, 암중무리를 쫓아 몸을 날렸다.
일다경쯤 지났을까?
이윽고 용비강과 적뢰는 암중무리들을 쫓아 버드나무숲속에 있는 진을 통과했다.
암중무리들은 자신들 뒤를 누군가가 은밀히 쫓아오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체 자신들이 맡은 임무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숲을 벗어나자, 그들 앞에는 화려한 전각이 그림같이 세워져 있었다.
그 전각의 주위로는 온갖 기회이초가 만발한 정원이 잘 손질된채 가꾸어져 있었다.
또한 정원의 중앙에는 수련이 떠도는 반월형의 연못이 자리하고 있었다.
뿐이랴?
전각의 주위는 마치 별세계를 보듯 화려하고 아름답게 치장되어 있었다.
기괴무쌍한 형태로 둘러선 가산, 잘 손질된 관목들...
실로 그 조화와 화려한 배경은 환상적이라 할만 했다.
지금 적뢰와 용비강보다 앞서 숲의 기진을 통과한 무리들도 정원의 가산에 은신한 채 전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높직한 가산이 시야에 가려 적뢰들은 그들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스읏!
이에 적뢰들은 소리없이 신형을 날려 가산의 옆에 서 있는 한 그루의 고송위로 날아내렸다.
그들의 신법은 은밀하기 이를 데 없어 가산에 은신하고 무리들은 전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한데,
(헛!)
(윽!)
막 고송 위로 올라서 전각을 내려다보던 적뢰들의 두 눈이 휘둥그렇게 떴다.
그들은 너무 놀라 자칫 고송 위로 떨어질 뻔했다.
무심결에 들여다본 전각 안에서는 실로 그들이 상상도 못하던 광경이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지금 두 사람의 눈 아래로는 창문이 활짝 열려져 있는 전각의 한 침실이 들여다 보였다.
아주 정갈하고 고아하게 치장된 여인의 침실이었는데, 그 침실의 창가에는 하나의 커다란 침상이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침상 위에는 한 명의 여인이 누워 있었다.
그녀는 누구라도 한 번 보면 영원히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기이한 아름다운 용모의 여인이었다.
(헉! 색목인...?)
눈부실 정도로 환히 빛나는 금발을 어깨 뒤로 치렁치렁 늘어뜨리고 바다처럼 깊고 그윽한 푸른 눈동자를 고혹하게 일렁거리고 있는 색목여인!
그녀의 금발과 벽안은 그녀의 옥같이 흰 살결과 대비되어 난숙하고 농염한 육감적인 풍미가 물씬 풍기고 있었다.
여인의 나이는 이십대 후반 정도인 듯했다.
하지만 색목인의 특징 때문이지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는 그 농염하고 육감적인 몸매를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침상에 누워 있었다.
무심결에 창문을 들여다보던 용비강은 바로 그녀의 나체를 발견하고 기겁을 하자, 적뢰역시 용비강의 행동에 무심코 고개를 돌리자.
그녀를 발견하고 놀라고 말았다.
스으! 스으!
활짝 열려진 창문으로 흘러 들어온 만월의 눈부신 달빛이 농염한 육체 위로 빛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만월의 밝다 밝은 달빛 덕택에 동양 여인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농염한 이국적인 관능미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였다.
그녀가 숨을 쉴 때마다 조금씩 출렁이는 가슴의 융기는 보는 이의 숨을 절로 막히게 만들었다.
여인은 나이를 초월하여 소녀같이 청초해보이는 얼굴과 다르게 몸매는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은 중년여인의 그것이었다.
크고 탄력있는 한 쌍의 젖가슴, 눈처럼 새하얀 피부, 그 아래로 적당히 살이 오른 하복부, 투실투실한 허벅지.....
그 풍만하고도 농염한 육체는 가히 욕망 덩어리 그 자체였다.
여인은 지금 비단 발가벗은 것만 아니라 야릇한 자세를 취한 채 누워 있었다.
그녀는 희다흰 허벅지는 힘껏 벌려진 채 세워져 있었던 것이다.
마치 사내와 교합을 하는 듯한 묘한 자세로...
더욱이 그녀는 창문쪽을 향해 두 다리를 벌리고 있었다.
그 덕분에 고송 위 은신하고 있던 적뢰들은 본의 아니게 여인의 허벅지 사이의 은밀한 부분을 그대로 보게 되었다.
그 은밀한 계곡의 입구!
허벅지가 모이는 여성의 은밀한 계곡의 안쪽으로 황금 빛 수림의 윗부분이 드러났다.
월광아래 빛나는 황금빛 수림은 그녀의 미끈한 허벅지 사이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너무나도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황금빛 육체의 그 은밀한 부위를 직격으로 보게 된 적뢰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하복부에서 뜨거운 것이 불끈 치밀어 오름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곧 그들은 전라여인의 몸에 기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스으....... 스으!
여인의 전신 모공에서 은은한 유백색의 서기가 노을같이 번져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흡사 달빛과 같은 은빛서기가.....
여인의 그 모습은 어찌 보면 그녀의 몸이 달빛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여인의 몸 주위에 일어나고 있는 그같은 기현상을 지켜 보고 있던 용비강의 눈가로 언뜻 이채가 스쳤다.
(그래! 저 여인은 지금 만월의 정기를 흡수하여 한 가지 극음지공을 연마하는 중이다!)
용비강은 여인이 전라의 몸으로 야릇한 자세를 취하고 누워있는 것이 한 가지 기공을 연마기 위해서임을 깨달았다.
본래 달이란 천지간에 가장 음기가 강한 것이다.
그것은 곧 전라의 색목여인이 연마하고 잇는 기공이 절정의 기문음공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용비강은 그제야 이곳 월하각 주변으로 접근이 금지가 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아마도 여인이 전라로 무공을 익히 위해 접근을 막은 것이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하아! 하아!”
문득 살짝 벌려진 여인의 입술 사이로 거친 숨결이 토해졌다.
마치 사내와의 교합으로 절정에 이른 것 같은 야릇한 신음소리였다.
그와 함께,
츠으...... 츠으~!
여인의 몸 주위로 번져나오는 은빛서기가 급격히 짙어졌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마치 달빛의 정령 같아 보였다.
적뢰와 용비강은 여인의 기공이 가장 중요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깨닫고 자신들도 모르게 긴장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후후~ 전설적인 마공인 월음마공을을 이루다니...... 하지만 그 운이 다했소, 벽안금호!”
후라락...!
돌연, 음험한 웃음소리와 함께 전각 안에 나타난 자가 있었다.
그는 아마도 여인의 운공이 절정에 이를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