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0화 (40/52)

색몽전

40 

  

  용비강은 유령귀혼궁의 지하궁에서 유령귀비 구양옥과 3일의 낮과 밤을 보냈다.

  그렇게 3일의 시간을 보낸 후, 용비강은 유령귀혼궁을 나서게 되었다.

  용비강은 흘깃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절진으로 보호되고 있는 페허가 된 유령귀혼궁의 모습이 보였다.

  유령귀비 구양옥, 비록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른이의 의지로 관계를 가지게 되었지만 그녀의 그 뜨겁고 풍만한 육체는 용비강이 결코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모든 일이 정리가 되는데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런 생각과 함께 용비강은 유령곡을 떠나고 있었다.

  떠나는 용비강을 절진 속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다.

  유령귀비 구양옥, 바로 그녀였다.

  구양옥은 그녀의 시선에서 용비강의 모습이 사리질 때까지 가만히 서서 슬픔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용비강은 유령곡에서 나와 인적이 드문 큰 공터가 나오자.

  만리천붕을 부르려고 할 때였다.

  저벅, 저벅, 저벅......!

  멀리서 무거운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웅웅웅......

  인적이 드문 공터라서 그런지 주위에 어지간한 소리는 아예 들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예의 발자국 소리는 뚜렷하게 들렸다. 

  마치 태산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무게가 실린 발자국 소리가.....

  용비강은 마치 귓가에서 울리는 것 같은 발자국 소리를 들으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서운 내공이구나... 발자국 소리만으로 주변의 기세를 죽여 버리다니... 누구인가?) 

  용비강이 내심 염두를 굴리고 있을 때. 

  “그대가 천무존의 후예인 천무검룡인가?”

  문득 용비강의 뒤에서 변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용비강은 내심 흠칫했다. 

  상대방의 발자국 소리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는데도 상대방이 자신의 뒤로 언제 접근했는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돌아선 용비강의 눈에 검은 색 일색의 인영이 다가서고 있는 것이 보였다. 

  기이하게도 그 인물의 형상은 밝은 한낮에도 검고 어두워 보였다. 

  (이게... 어찌된 조화인가!) 

  용비강은 검미를 모으며 다가오는 인물을 주시했다. 

  저벅....... 저벅.......! 

  어느덧 그 인물은 십 장 밖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느릿하게 걸어오는 것 같지만 한 걸음에 십장씩 이동하고 있었다.

  상대는 죽립을 써서, 얼굴을 알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화경의 경지에 올라 강화된 그의 안력이라면 충분히 죽립안의 상대에 얼굴을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십 장 안에 이르렀으나 용비강은 여전히 그 인물의 모습을 알아 볼 수가 없었다. 

  모든 빛이 그 인물의 몸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일까? 

  용비강이 볼 수 있는 것은 그 괴인의 눈뿐이었다.

  츠으으...!

  흑의 죽립인은 당당한 체구에 전신이 흑의를 걸치고 등에는 검과 오른 손에 도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형형하게 빛나는 두 눈엔 사람을 위압하는 광채가 어려 있었다.

  그뿐인가, 그의 온몸에서는 사람을 찍어누르는 것 같은 무형의 위세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것은 흑의 죽립인의 공력이 눈빛만으로도 능히 상대를 죽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귀하는 누구요?”

  용비강의 물음에 흑의 죽립인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다만 묵묵히 용비강을 쳐다볼 뿐이었다.

  용비강은 말없는 그의 태도에서 무서운 위압감이 엄습하는 것을 느끼고는 내심 가슴이 서늘하였다.

  그는 무림에 출도한 이후에 저런 기도를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출도 후, 처음으로 보는 절대 강자이다.)  

  용비강은 상대를 보며 긴장하고 있을 때, 흑의죽립인은 한 손에 들고 있던 도를 뽑았다.

  도에서 백광과 함께 가공할 기운이 느껴졌다.

  “으음...”

  용비강은 나직이 침을 삼키면서 본능적으로 애검인 천무혼을 굳세게 움켜 쥐었다. 

  “......!”

  “.........!”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한 순간 평원은 백광과 청광으로 가득했다.

  용비강은 가슴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지금까지 만나보았던 이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 최강의 고수이다. 저 도에서 어떤 것도 파괴할 수 있는 가공할 힘이 느껴진다!)

  용비강은 상대의 저의를 알 수가 없지만, 상대가 무기를 뽑자. 

  자신역시 검을 뽑고 자세를 취하자, 순식간에 무아지경으로 몰입했다.

  최초로 자웅을 결할 만한 상대를 만난 그는 내심 솟구치는 호기마저 다스리고 있었다.

  한순간 흑의죽립인의 도에서 삼엄한 백광이 쭉 뻗어나왔다.

  쇄액~!

  도에서는 엄청난 도기를 뿌리며 용비강의 전신대혈을 노리며 짓쳐들었다.

  “천무섬!”

  용비강의 천무혼도 거침없이 백광을 마주쳐갔다.

  두 가지의 강맹한 검세와 도세가 허공에서 격돌하는 순간,

  깡깡~! 채앵~!!

  “헉!”

  “으음!”

  

  엄청난 금속성과 함께 두 사람은 이삼 보씩 물러났다.

  “훗, 과연!”

  바로 그 순간 흑의죽립인은 무엇이 만족스러운지 웃음을 터트렸다.  

  용비강은 상대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른 체, 내심 긴장을 하며 이내 천무혼을 강하게 움켜 잡았다.

  그 순간 흑의죽립인의 도끝에서 광망이 폭사했다.

  용비강의 천무혼에서 불꽃이 일어났다.

  “태양천하!”

  

  화산이 한꺼번에 폭발하듯 두 가닥의 도기와 검기는 엄청난 격돌을 일으켰다.

  “....!”

  “천무뇌격!”

  우르르릉! 쐐애액!

  장내는 가공할 기운으로 뒤덮였다.

  돌풍이 회오리를 일으켰고 돌맹이들이 새까맣게 날아올랐다.

  “크으...!”

  “으음...!”

  그 속에서 두 마디 짤막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이윽고 먼지와 돌풍이 가라앉자 일목요연하게 장내의 상황이 드러났다.

  용비강의 머리는 마구 흐트러져 산발이 되어 있었고 입가에는 붉은 선혈이 흐르고 있었다.

  내상을 입은 것 같았다.

  하지만 외상은 없는 것 같았다.

  반면에 흑의죽립인은 가슴과 팔에는 그리 가볍지 않은 상처가 나 있어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죽립인은 매우 놀라고 있었다.

  첫 격돌을 통해 자신의 내공이 용비강보다 더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 압도적인 내력이 들어있는 도세를 파고들어서 금강불괴에 가까운 자신의 육체에 상처를 입힌 용비강의 검을 보며 죽립인은 매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용비강은 상대의 행동에 의문을 느끼면서 천무혼을 곧추세웠다.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 살인 도법이다, 내가 알기에는 저런 파괴력과 살상력을 가진 도법은 하나뿐이다.) 

  (전설적인 파천구식뿐이다!)

  스승 천무존 독고한과 천기무영자 냉곡에게 들은 파천구식의 특징과 똑같았다.

  거기다가 현 무림에는 실전됐다고 알려진 파천구식을 연마한 계승자가 나타났다.  용비강, 역시 그 소문을 들었다.

  특히 그가 빠르게 떠오를 수가 있는 것은 아는 익숙한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동명이인이긴 하지만 어린 시절 함께 보낸 이의 이름이었다.

  “그대는 당대 파천구식의 계승자인 파천도룡....”

  “으하하하~!!”

  “샌님이 이렇게 강해지다니.... 이제 안심할 수가 있겠군!”

  웃음과 함께 상대는 죽립을 벗었다.

  그곳에는 용비강이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얼굴이 있었다.

  바로 적뢰였다.

  파천도룡 적뢰와 자애원 적뢰는 동명이인이 아닌 동일 인물이었다.

  이 뜻밖에 사실에 용비강은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적뢰는 그런 용비강을 보면서 장난스럽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적뢰는 현의사태와 진청하 두 사제지간과 뜨거운 시간을 보낸 다음, 그녀들에게 무왕총에서 얻은 공청석유와 천극무왕의 광천일검의 구결을 전수하였다.

  같은 천극무왕의 근원을 가진 현녀비산검을 연성을 한 덕택인지 현의사태, 진청하 두 여성은 광천일검의 구결에서 뭔가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았다.

  거기다 공천석유까지 복용을 하니 아마 현의 사태는 화경의 벽을 넘을 것 같고, 진청하 역시 초절정의 벽을 넘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녀들에게는 깨달음과 새로운 무학을 연성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뢰는 그녀들을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장원인 적가장으로 보내었다.

  그녀들은 적뢰와 같이 있기를 원했지만, 앞으로 다가오는 혈겁을 대비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그녀들을 적가장으로 보내고 적뢰는 대려군과 함께 전 공력을 사용하여 이곳 유령귀혼궁이 있는 북망산으로 빠르게 올라왔다.

  적뢰가 북망산 근처로 왔을 때, 이미 유령귀혼궁의 혈겁에 소문이 천하로 퍼진 다음이었다.

  처음 세운 계획에는 이곳 유령귀혼궁에서 용비강을 만나 앞으로의 일을 세운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움직임으로 많은 내용들이 변경되었고, 소설에서 한 줄로 표현되었던 무왕총의 혈겁에 자신이 참가를 하여 지존회의 계획을 방해를 하였다.

  이제 지존회의 움직임이나 용비강의 행동을 예측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렇기에 용비강과 합류는 이곳이 최상의 장소이다.

  만약 여기에서 용비강을 만나지 못하면, 만리천붕을 이용하여 하루에 몇 천리를 이동하는  용비강을 쫓아가는 것은 무리였다. 

  그러나 다행이 용비강이 소설의 진행대로 유령귀혼궁에서 유령귀비와 몇 일을 보냈기에 이렇게 용비강을 만나고 그의 무공을 시험할 수가 있었다.

  현재 적뢰는 화경의 극에 올라 있었다.

  공력은 화령정뇌를 통해 한계 초월하였다.

  이 모든 기연은 원래 용비강의 것이었기에 현재 용비강의 상태가 자신의 예상보다 약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었다.

  다행이 멀리서 용비강을 관찰을 하니, 용비강은 자신과 거의 대등한 경지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미약하게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 보아 자신이 반수 정도 앞서는 것으로 추측이 되었지만, 더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용비강을 공격했고, 이렇게 그와 검과 도를 나누게 되었다.   

  자신의 등장에 매우 놀라워하는 용비강을 보며, 적뢰는 미소를 지우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구나, 내가 자애원을 떠난 다음이니 거의 2년만이지....?”

  “아니, 정확히 1년하고 10개월만이예요.”

  “크크... 여전히 이런 사소한 내용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구나.... 내가 전에도 말했지만, 이런 것까지 기억하고 따지면 큰일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는데.... 고쳐지지 못했구나!”

  “도대체 어떻게.... 1년 10개월만에 절대고수가....”

  

  용비강은 믿을 수가 없는 표정으로 적뢰를 바라보자.

  “왜~ 너는 기연을 만나 고수가 되었는데, 나라도 기연을 얻어 고수되지 못된다는 법이라도 있냐!”

  “아니, 그건 아니고... 그래도 매우 뜻밖이라서....”

  적뢰의 말에 용비강은 당항을 하며 미안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런 용비강의 표정을 보며 적뢰는 사정에 계획했던 대사대로 용비강과 대화를 유도하였다.

  

  “나 역시 뜻밖이었다. 천검문에서 들은 천무존의 후예에 이름을 듣고 설마해서 조사를 했는데.... 너 용비강이었다는 사실에....”

  “천검문?”

  “그래 너도 알고 있는 것처럼 납치된 천검문의 문주인 유성신검을 찾는 일을 찾는 일을 내가 하고 있거든... 그래서 가끔 천검문과 정보를 교환을 하고 있어...”

  “아마 내가 천검문에서 들은 내용은 대부분이 내가 조사를 한 내용 일 것이야.”

  적뢰의 말에 용비강은 놀란 표정으로 적뢰에게 질문을 하였다.

  “그런 독성부의 천독존의 소식도....”

  “그래 천독존의 죽음과 유성신검의 납치를 한 흉수가 동일한 세력이라는 사실을 알린 것이 나야!”

  “지존회!”

  “맞아! 그리고 사실 천독존 서래음 역시 유성신검처럼 납치를 할여고 했어 하지만 천독존 서래음의 능력이 뛰어나서 그들은 할 수 없이 천독존 서래음 선배를 제거를 할여고 했지만 실패했지....”

  “실패?”

  “그래 지존회는 암중으로 독성부의 반도들과 손을 잡아 독성부를 장악할여고 했고 남천독후 역시 함정에 빠졌지만, 간신히 연명하고 있던 천독존 서래음 선배가 남아있던 자신의 내공과 천독신공을 개정대법으로 전수하여 화경의 경지에 올라 지존회와 반도들을 정리를 하였던 것이야!”

  놀라운 내용이었다.

  천독존 서래음이 지존회의 암수에 죽지않고 살아있다가 남천독후에게 개정대법을 한 후에 죽었다는 사실에 그런데 그 사실을 어째서 공표를 하지 않았고,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던 적뢰는 그 사실을 천검문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적뢰는 웃으면서 용비강의 의문을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 사실대로 공표를 하지 않은 것은 지존회 때문이야!”

  “천독존 서래음의 살아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지존회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독성부를 공격해 유령귀혼궁처럼 멸문을 시켰을 거야!”

  “그래서 천검문에는 자세한 진실을 알리지 않았어, 혹시 천검문 내부에 지존회의 간자가 있을지도 모르기에....”

  “...?”

  “원래 납치를 할 목적이었던 천독존 서래음을 살 수를 펼친 것은 서래음이 지존회의 절대적인 비밀을 눈치를 채었기 때문이야.”

  “비밀?”

  “아아... 이 다음은 나중에 이야기를 하지, 그녀를 더 이상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말과 함께 적뢰가 팔을 흔들자.

  숲에서 한 인영이 유령처럼 나타났다.

  바로 금강무후 대려군, 그녀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너도 소문을 들었지, 나와 함께 같이 활동하는 금강무후라 불리우는 ‘려’ 누님이야!”

  “려 누님, 이쪽은 저의 어린 시절부터 동무이자 천무존 독고한 대협의 후계자인 용비강이라 합니다.”

  [용비강, 려 누님은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말을 못하니.... 주의하도록....]

  “.......”

  적뢰가 대려군을 보며 용비강에게 소개와 함께 전음으로 사정에 준비를 했던 그녀가 특별한 내용을 전음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용비강에게 포권을 하였지만, 용비강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용비강은 지금 세 가지 이유로 놀라고 혼란스러워 하였다. 

  용비강은 그녀가 자신의 주변에 있었지만, 전혀 자신이 감지를 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워 했다.

  또한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자, 미약하게 그녀의 몸에서 엄청난 힘의 그림자를 일부 느꼈다.

  그 힘은 용비강이 출도를 한 이후 처음으로 느낀 엄청난 힘이었다.

  어떻게 저런 힘을 가진 사람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고 있었다.

  출도를 한 후에 붕검선부의 기연과 천검문의 혈전을 통해 현 무림에는 자신을 상대할 자가 별로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감이 차 있던 용비강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당혹하게 만들었던 지존회의 고수들, 그리고 자신과 대등한 대결을 펼친 적뢰, 마지막으로 말도 안돼는 힘이 느껴지는 금강무후라는 여성의 등장은 용비강의 자만심을 산산조각 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거기에 용비강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금강무후의 눈빛이었다.

  혼이 없는 것 같은 눈빛이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눈빛이 눈에 익었다.

  뭔가 알 수 없는 그리움의 감정이 그녀에게서 느껴졌다.

  그렇게 아무말없이 대려군 그녀를 바라보던 용비강을 향해 적뢰가 말을 하였다.

  “아, 그리고 비강, 너에게 줄 것이 있어!”

  “...?”

  

  말과 함께 적뢰의 품속에서 아주 두꺼운 책, 한 권이 나왔다.

  “이것은?”

  “원래 비강이 내 것이 될 기연이야!”

  “바로 내가 너에게 훔친 태양패 속에 있던 기연이지.”

  “...!”

  

  적뢰의 말에 용비강은 그동안 잊고 있던 일이 떠오르게 되었다.

  바로 적뢰가 훔쳐갔던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자신의 신분내력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서인 태양패.

  이미 자애원주인 천기무영자 냉곡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소중히 간직했던 것을 상실했을 때 그 감정이 떠올리자.

  당시 적뢰에게 느꼈던 분노가 다시 속에서 올라오는 것 같았다.

  “태양패는?”

  “아, 그게....”

  용비강이 태양패에 대해 물어보자.

  적뢰는 또 다시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태양패는 적뢰에게 없다.

  태양패는 이 소설 지존천하의 가장 강력한 마지막 기연에 중요한 열쇠이기 때문에 이미 자신의 여자가 된 빙하여제 수운월에게 주고 출도를 한 것이다.

  다만 태양의 무학이 앞으로 용비강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 틈틈이 책으로 만들어 왔다.

  “그렇게 태양패 덕택에 목숨을 구할 수가 있어서...... 그리고 이것이 사라진 태양패 속에 있었던 무학이다.”

  “태양패가 너에게 소중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너에게 어떤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어...”

  적뢰의 말이 끝나자.

  용비강은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손에 있는 비급과 적뢰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게 되었다.

  만약 자신이 그런 상황이었다면, 이렇게 기연으로 얻은 무학을 상대에게 돌려줄 수가 있을까?

  그런 의문이 머릿속에서 스치면서, 적뢰이 대범한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적뢰에 대한 감정을 정리를 하는 용비강이었다.

  “휴우~ 도저히 너를 따라 할 수가 없구나.... 이것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적뢰 네 것이야!”

  용비강은 한 숨과 함께 비급을 적뢰에게 돌려주려고 했지만, 적뢰는 거절을 하였다.

  할 수 없이 비급은 용비강의 품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 후, 셋 사람은 이동을 하여 산에서 내려와 적뢰가 북망산에 오르기 전에 묵은 숙소에서 술과 식사를 하면서 그동안의 이야기와 무림의 정세, 마지막으로 지존회에 대해 논하였다.

     

   

  조용한 밤이었다. 

  가끔 멀리서 개가 짖는 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오고 있었다.

  장포를 벗고 내의만 걸친 용비강은 적뢰에게서 받은 태양의 서를 펼쳐 들었다.

  “음! 과연...!”

  겉장을 들추던 용비강의 두 눈이 크게 벌어졌다.

  태양천화신공.

  태양의 서에 가장 첫머리에 적힌 심공의 구결이었다. 

  극양무학의 최고봉으로 양에 대한 모든 내용이 함축되어 있는 극히 정심하고 심오한 심결이었다.

  용비강은 지금까지 무위양의신공이 천하에서 가장 뛰어난 내가 심법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태양천화신공을 대하는 순간 자신의 생각이 모자랐음을 통감해야 했다.

  분명히 무위양의신공은 음양의 두 기운을 다루고 조화를 이루는 것에 천하에 비견될 수 있는 공력이 없다.

  하지만 무위양의신공의 약점은 바로 그 조화였다.

  본래 도가의 무상신공이기 때문에 경지에 오르는 것이나 실전에서는 위력을 시간이 필요로 하였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초식인 천무오검이 패도적으로 변하였다.

  그러나 태양천화신공은 그 경지가 심오할 뿐만 아니라, 실전에서도 엄청난 위력을 바로 낼 수가 있었다.

  같은 극양의 무학인 극일천양신공이 극양무학의 한계까지 올라왔다면, 태양천화신공은 극양의 한계를 초월하여 지양지음의 경지를 추구하는 최고의 극양 무학이었다.

  “인간의 지혜로 이와 같이 완벽한 무학을 만들어낼 수 있다니... 정말 놀랍구나!”

  용비강은은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태양천화신공은 그 뜻이 너무나 현묘하여 용비강이 사전에 태양곡의 수련동에서 태양의 무학들을 얻지 못했으면 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를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용비강은 천천히 한 번 읽어보고 다음 장으로 넘겼다.

  그 다음에는 태양신수로 용비강이 알고 있는 권법, 수법, 장법, 조법등 손으로 할 수 있는 무학들이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 무공을 창안한 태극성황과 이 무공을 사용한 그의 제자인 태양무제의 경지는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용비강은 스승인 천무존 독고한과 태극성황을 같은 반열로 오를 수가 있다는 말을 하는 주장하는자들에게 그들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가 있었다.

  비록 그것이 스승인 천무존 독고한의 명예를 욕대게 하는 것이라도 사실은 사실인 것이다.

  스승인 독고한 역시 이런 자신의 마음을 이해를 할 것이다. 

  그렇게 일각의 시간이 걸려서 그는 태양의 서의 마지막 장을 볼 수가 있었다.

  태양광검.

  그 이치는 천무존 최후의 무공인 천무초극심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다만 태극성황과 태양무제는 이를 직접 펼쳐보았으므로 천무존이 미처 언급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자세한 언급이 있었다.

  그렇게 용비강이 태양광검의 구결을 참오하자.

  용비강의 내면 깊숙이 있던 천검이 움직이길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용비강의 심상속에서 천붕십이검, 태양삼패검, 천무오검, 그리고 태양광검의 구결들이 천검의 구결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심상 속에서 거대한 검의 흐름을 타고, 용비강은 흐름에 따라 마음속 검을 휘둘렀다.

  쾅!

  하는 내면의 벽이 무너지는 느낌과 함께, 용비강의 눈에서 신광이 번쩍하였다.

  그렇다.

  용비강이 드디어 깨달음을 얻어 한계의 벽을 부셨다. 

  현경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환골탈태를 하지 못하였다.

  환골탈태를 하기에는 공력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경의 경지에 오르니 그의 중단전으로 대 자연지기가 흐르게 되니 머지않아 공력상승과 함께 환골탈태가 시작 될 것이다.

  용비강은 현경의 깨달음의 여운에서 벗어나자.

  “드디어 천검의 대략적인 모습을 볼 수가 있게 되었다.”

  “비록 아직도 제대로 천검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큰 흐름을 볼 수가 있었다.”

  “모든 것은 뇌형님 덕택이야....”

  용비강은 너무 기쁨 나머지, 바로 그 자리에서 일어나 적뢰의 반대편에 있는 적뢰 침실로 달려 갔다.

  그러는 도중, 용비강은 적뢰의 방 근처에서 몸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깨달음을 통해 더욱 뛰어나게 된 청력과 시력에 보이고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이미 용비강이 알고 있는 소리였다.

  남과 녀의 음양화합을 하는 것이 작게 열려진 창문사이로 보였던 것이다.  

  (이런, 내가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용비강은 자신의 실책을 체감하였다.

  적뢰와 금강무후 려과 함께 다니는 것을 보아 두 사람의 관계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늦은 밤에 침실로 찾아왔으니 당연히 두 남녀의 정사를 보게 된 것이다.

  용비강은 적뢰와 금강무후에게 들키기 전에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신의 처소를 돌아가려고 했지만, 용비강의 몸은 돌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적뢰의 침실 안을 계속해서 바라보게 되었다.

  용비강의 시선이 가 있는 것은 금강무후 려 아니 그의 모친인 대려군이었다.

  적뢰와 대려군은 이미 한차례의 정사를 했는지, 두 사람 몸에는 땀에 젖어 있었다.

  땀에 젖어 있는 대려군의 육체는 실로 육감적이고 빛나고 있었다.

  풍만한 몸매에 상아같이 뽀얀 목덜미, 그 아래에 커다란 수박을 반으로 쪼개어 놓은 것 같은 한 쌍의 젖가슴은 대려군이 숨을 쉴 때마다 물결치듯 아래위로 출렁거렸다.

  그리고 그 젖가슴에 달려있는 분홍빛 유두는 볼록하게 솟아올라 있으며 그 주변은 이미 적뢰의 이빨자국이 가득했다.

  또한 그 아래로 보이는 상아빛의 미끈하고 통통한 허벅지!

  그 한 쌍의 옥주가 모이는 곳에는 거뭇거뭇만 숲이 쾌락에 폭우로 인해 충분히 젖어, 아니 홍수가 났다.

  그 보일 것 같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그 은밀한 계곡에 용비강의 호흡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대려군은 침상에 앉아있는 적뢰를 자지를 섬섬옥수로 힘껏 움켜쥐었다.

  이내 그녀는 적뢰의 자지를 향해 천천히 몸을 ㄱ자로 허리를 숙였다.

  다음 순간, 그녀의 붉은 입술을 힘껏 벌려 적뢰의 자지를 한입에 삼켰다.

  퍼득...!

  적뢰의 전신이 일순 뻣뻣하게 경직되며 부르르 떨었다.

  적뢰는 대려군의 부드럽고 촉촉한 혀가의 그의 자지를 핥자 전율할 것 같은 쾌감에 자신도 모르게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용비강은 계속해서 적뢰의 자지를 빨면서 엉덩이 흔들어 되는 대려군의 모습을 계속 바라보았다.

  그가 서 있는 것은 두 사람이 정사를 하는 정면이었기에 그녀의 몸을 숙인 그녀의 뒷모습과 엉덩이 그 사이로 흘러나오는 정액과 애액이 넘쳐흐르는 보지가 보였다.

  용비강 역시, 이미 여성과 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알 수 없는 친근감과 그리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지금 그녀가 그녀의 정인과 정사를 하면 음란하게 머리카락과 큰 가슴을 흔들며 쾌락에 젖은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분한 감정이 들었다.

  이미 쾌락에 짐승이 되어버린 그녀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동시에 용비강에 하체의 한 곳으로 피가 모였다.

  그리고 그의 내면에서는 저 구멍 안으로 자신의 물건을 마음 것 집어넣고 싶었다.

  어린 시절을 같이 보낸 친형제 같은 적뢰의 여자였다.

  이래서는 안된다는 이성은 말하고 있지만, 그의 본능은 그녀 안에다 자신의 정액을 마음껏 사정하고 싶었다.

  용비강은 두 눈을 감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심마야~, 심마다! 막 현경의 경지에 오르다가 심마에 들었어~!)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해~!)

  용비강은 급히 몸을 돌려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쾌락에 젖은 음란한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청각마저 차단을 하였다.

  그 때문에 그는 적뢰의 작은 속삭임을 듣지 못하였다.

  “헉헉... 평소보다 더 뜨거운 것 같은데... 20년만에 헤어진 아들을 만났기 때문인가!”

  “그 아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아들과 같은 나이의 젊은 새 주인과 질퍽한 정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성이 없지만 본능으로 알고 있는 것인가? 대려군....”

  “헉헉... 좋아, 더어... 더 뜨겁게 움직여..... 헉헉...”

  

  그렇게 방안은 음란한 열풍으로 점점 더 거세지며 주위의 공기를 후끈하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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