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몽전
37
용비강 이야기.
적뢰가 무왕총에서 나름대로 활약을 하는 동안 용비강은.....
북망산.
본래의 이름은 망산이었으나, 낙양의 북방에 있다해서 북망산이라 불리는 귀역이다.
고대부터 북망산은 낙양성민들의 공동묘지로 사용되어 온 곳이었다.
멀리는 춘추시대로부터 시작하여, 가깝게는 당대에 만들어진 무덤들이 북망산 전역
을 벌집같이 뒤덮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북망산은 인간들이 죽어간다는 사후세계인 명부의 대명사로 회자되고 있는 귀역이었다.
사자들의 안식처인 북망산, 특히 무림인들에게 북망산은 몇 백여년 전부터 접근을 하면 안되는 금지로 여겨져 있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하나의 궁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령귀혼궁.
무림삼패의 서귀이자, 실질적 사도무림의 지존이라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유령귀혼궁의 선택된 자가 아니면 십 리 안에 접근했다가 살아나온 자는 지난 수 백년간 아무도 없었다.
황혼 무렵,
음울한 회색구름이 북망산 전체를 무겁게 찍어 누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한 줄기 소나기가 쏟아질 듯 하늘은 온통 칙칙한 회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북망산의 서북방,
츠으.... 츠으.....
요사한 회색 안개에 뒤덮인 하나의 음산한 계곡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계곡의 칙칙한 회색 안개 너머, 시커먼 물체가 어두운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물체는 대 규모의 궁 형태를 갖춘 하나의 건물이었다.
유령귀혼궁.
그렇다! 그 건물이 바로 북망산의 공포스러운 귀역이자 사도지존문인 서귀 유령귀혼궁이었다.
한데...... 무슨 일이란 말인가?
슈우우웅~!
쾅! 콰르르릉 콰콰쾅~!!
북망산은 그동안에의 적막을 깨고, 폭음과 화염에 휩싸였다.
신비의 장막에 겹겹이 싸여 있던 사파의 제일세력! 바로 그것이 지금 혈풍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었다.
본래 유령귀혼궁은 한 가지의 무서운 천고절진으로 방호되어 있었다.
귀왕윤회대진!
하늘 아래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진세라는 고금십대병진중의 하나이자, 사파제일의 진법이었다.
헌데, 그 귀왕윤회대진의 일부가 외부의 공격으로 와해가 된 것이다.
이유는 지극히 간단했다.
지금 유령귀혼궁이 있는 유령곡 주위를 수많은 그림자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어둠을 뚫고 삼삼오오 짝을 이룬 괴한들 옆에는 몇 십여개의 화포가 있었고, 그 화포에서는 불꽃을 토해내고 있었다.
쾅! 콰르르릉! 쾅!
유령귀혼궁과 궁을 수호하던 귀왕윤회대진은 순식간에 불바다로 변하며 참혹한 지옥이 되어 무너지고 있었다.
유령곡이 내려다보이는 산자락 위로 한 명의 흑포인이 우뚝 서 있었다.
깡마른 체격에 시체처럼 차가운 인상을 가진 인물, 그는 허리춤에 뼈로 만들어진 편을 차고 있었다.
흑포인은 불길에 휩싸인 유령귀혼궁을 바라보고 있을 때,
“칠호법! 어떻습니까? 화포의 위력이...?”
스읏!
음산한 음성과 함께 한 명의 갑옷을 입은 무관이 흑포인 앞에 내려섰다.
무관이 입은 갑옷은 화려했다.
그것을 보아 그 무관의 관직이 높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붉은 두건으로 가려져 있어, 신분을 알 수가 없었다.
또한 그의 허리에는 일반적인 군부의 고관들이 차는 장군검이 아닌 붉은 검을 허리에 차고 있었다.
무관을 본 흑포인의 입이 열렸다.
“그대는?”
“혈문의 혈영삼호라 하오.”
자신을 소개하며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무관아니 혈영삼호를 보며 흑포인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나서, 다시 불길에 휩싸인 유령귀혼궁을 바라보았다.
“굉장하오, 고금십대병진에 하나인 귀왕윤회대진이 이렇게 간단히 무너지다니.....”
“흐흐흐... 시대는 변하는 법이오.”
“십대병진들이 만들어졌을 때에는 화포와 화약이 존재하지 않았소.”
혈영삼호의 자신감이 있는 태도에 흑포인 고개를 끄덕이면서, 뒤편에서 불을 토해내는 화포를 바라보았다.
“어느정도 준비를 한 것이오?”
“총 삼십대의 화포에 이백 개의 탄을 준비했소.”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이 정도면 한 개의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고도 남았다.
흑포인 약간 걱정스럽게 입을 열자.
혈영삼호는 자신만만하게 입을 열었다.
“이 정도의 포를 사용했는데 황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지 않은데....”
“하하하... 당연히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오. 동창이 움직이겠지....”
“공식적으로 동창의 보고서에는 이렇게 보고가 될 것이오.”
“포군의 정천호가 한 무림세력에게 뇌물을 받고, 포군을 사적으로 이용하였다. 또한 그 무림세력은 황실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뇌물을 받은 정청호와 포군 백여명을 살인멸구를 하여 더 이상 추적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라고 보고서 올라 갈 것이오.”
그 말에 흑포인은 놀라 포를 쏘고 있는 병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이유는 혈영삼호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병사들의 귀에도 들리기 때문이다.
흑포인의 모습에 혈영삼호는 웃으면서 안심을 시켰다.
“하하하, 안심하시오. 여기에 있는 병사들은 전부 본문의 제자들이오.”
“시체들은 전부 위장을 위해 준비한 가짜요.”
“....!”
“군에서 철저히 관리하는 포와 탄들이 유출되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서북군의 부패가 보고가 될 것이오.”
“그 결과 영락제의 심복인 마 대장군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 후임으로 본문의 인사가 자리에 올라 서북군단의 대병력이 실질적으로 본문의 손에 들어오게 될 것이오, 하하하!”
혈영삼호는 흑포인을 보면서 자신만만하게 웃으면서 말하였다.
그렇게 웃던 혈영삼호는 웃음을 그치고, 흑포인을 바라보았다.
“그건 그렇고 회에서도 교에서도 별로 활동을 하지 않는 고루천마께서 이것으로 온 이유가 무엇이오?”
혈영삼호의 질문에 흑포인 아니 고루천마는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 흑포인 다름이 아닌 구대천마의 서열 칠위인 고루천마였다.
“본회의 대업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있소, 그런데 처음 계획가 다르게 필요한 물건과 인원이 준비가 되지 않았소.”
“인원은 어떻게 준비가 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물건이 없어, 할 수 없이 대체 가능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 유령귀혼궁으로 본좌가 직접 온 것이오.”
고루천마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한 병사가 두 사람에게 다가와 보고를 하였다.
“귀왕윤회대진과 유령귀혼궁의 입구가 파해가 되었습니다!”
그 보고에 고루천마는 음침하게 눈을 번뜩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했다, 이제 우리 차례군!”
고루천마가 손을 흔들자.
한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수많은 흑의인들이 유령귀혼궁을 향해 움직였다.
흑의인들이 가는 것을 본 고루천마는 혈영삼호를 보며 인사를 하며 그 역시 유령귀혼궁을 향해 몸을 날렸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술이나 한 잔 하는 것이 어떻소?”
“하하하, 좋습니다.”
“그럼.”
고루천마가 떠나는 것을 본 혈영삼호는 몸을 돌려 옆에 있는 부하에게 말을 하였다.
“자아, 그러면 우리도 계획대로 움직일까?”
“예!”
말과 함께 혈영삼호와 병사차림에 부하는 화포가 있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고루천마와 혈영삼호는 꿈에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
그곳으로부터 십여장 먼 거리에서 한 쌍 눈이 그들의 행동을 모두 주시하고 있었음을....
놀라운 일이었다.
구대천마의 일인 고루천마와 그와 대등한 능력을 가진 혈영삼호의 감각을 속일 정도라면 암중의 중시자의 은신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 눈의 주인은 전신이 흑의로 가려진 인물이었다.
왜소한 체구에 가슴이 나온 것을 보아, 여인으로 추측되었다.
“놀라운 일이다, 유령귀혼궁이 공격을 당하다니.... 빨리 신녀님께 보고를....”
스스....
말과 함께 흑의 여인의 곧 날렵하게 몸을 날렸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모습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한데, 흑의 여인이 사라진지 얼마 안대어서, 어두운 밤하늘을 가르며 하나의 인영이 질풍처럼 날아오고 있었다.
그는 북쪽으로 섬전같이 질주하고 있었다.
이따금 번쩍이는 섬광에 인영의 모습이 얼핏 드러나 보였다.
그 인물은 바로 용비강이었다.
그는 벽력부를 떠나자마자, 삼패의 한곳인 동검 천검문을 찾아갔다.
그리고 칠성검조의 사제인 천휴검과 천검문의 장로들을 쓰러트리고 칠성검조의 은원을 해결하기 위해 후계자인, 천검문의 당대 문주인 유성신검을 기다렸다.
하지만 유성신검과의 은원을 해결하지 못하였다.
유성신검의 부인이자, 천검문의 안주인인 검모 설지부터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된다.
유성신검은 얼마 전에 암중의 신비세력에게 납치를 당했다고 그래서 천검문은 비밀리에 납치된 문주를 구하기 위해 암중세력을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과 또한 세력이 남독인 천독존마져 해치웠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그 세력의 이름이 지존회라 것을 들을 수가 있었다.
은원을 계승한 유성신검이 없기에 할 수 없이 복수의 검을 거둘 수 밖에 없었다.
천검문의 은원은 후일을 기약하며, 다음인 서귀 유령귀혼궁의 궁주인 유령제 음곡을 목표로 이곳 북망산을 향했다.
그러면서 암중세력인 지존회에 대해서 떠올려 보았다.
지존회는 태양곡에서 만난 한천신녀가 조심하라는 조직의 이름이었다.
용비강의 가문인 태양곡을 멸문을 시킨 것으로 의심이 되는 세력이었다.
태양곡을 떠나, 지존회에 대해 수소문을 하였지만, 아무도 지존회라는 조직을 몰랐다.
그런데 뜻밖에 스승의 원수 중에 한 곳인 천검문에서 지존회의 정보를 얻은 것이다.
본격적으로 지존회에 대해서 조사를 하기 전에 빨리 스승인 천무존의 은원을 해결하기 위해 이곳 북망산으로 온 것이다.
“엇! 웬 불이...!”
문득 한줄기 유성처럼 질주하던 용비강의 입에서 갑자기 경악에 찬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화라락!
용비강은 급히 몸을 멈추며 북망산의 유령곡쪽을 바라보았다.
멀리 밤하늘을 치솟고 있는 거대한 불길을 발견한 것이었다.
어둠 한 자락을 도려내듯 휘황하게 타오르며 한 마리 화룡처럼 밤하늘로 치솟고 있는 그 불길은 용비강의 시선을 잡아매듯 사로잡았다.
“저...저곳은 설마...!”
“유령귀혼궁과 유령제! 비록 원수이지만 천하의 안정을 위해 우선 구해야 한다.”
용비강은 불타는 유령귀혼궁의 모습을 보며, 몸을 날린다.
포격으로 귀왕윤회대진에 틈이 생기자 외곽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지존회의 무리들이 물밀 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 수는 딱 100명이었다, 아니 지휘자인 고루천마까지 합쳐 101명이었다.
광기서린 시퍼런 마안을 번뜩이며 짓쳐드는 무리...
그 자들은 흡사 흉신악살같이 유령귀혼궁의 문하인들을 쓰러뜨리며 쇄도해 들어왔다.
고루전사!
그들 백 명에 달하는 흑의인들은 고루전사라 불리우는 고루천마의 직속 친위대였다.
고루전사들은 고루천마의 고루마맥의 대법으로 조련시킨 마인들이었다.
일설에 의하면 고루천마가 고루전사들 개개인에게 일종의 마약을 복용시켜 무서운 마물로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었다.
그 마약은 인성을 말살시키고 인간의 내부에 응축된 잠력을 일시에 격발시키는 작용을 지닌 악물이었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나 지옥전사들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막강하고 흉폭했다.
개개인이 평균적으로 이갑자 이상에 내공을 지닌 무서운 살인 기계들이 바로 고루전사들인 것이다.
고루천마가 구대천마 중에서 서열이 떨어지지만 그것은 개인의 역량이고 세력의 무력에서는 어떻게 보면 가장 강하다고 할 수가 있었다.
유령귀혼궁의 내부는 이미 화마와 검은 연기로 가득 덮여 시야가 안보였다.
궁의 통로 곳곳에는 유령귀혼궁의 제자인 듯 상복을 걸친 무인들.
그들의 전신 피부는 새카맣게 물들어 있었으며 긴 손톱에서는 남광이 번뜩이고 있었다.
용비강은 한눈에 그들이 음독절문한 사공을 연마했음을 알아보았다.
그들은 궁의 입구부터 곳곳에서 궁을 지키려다가 무참하게 죽어 있는 모습이었다.
그들의 사인은 검과 도에 의한 흉상이었지만, 그 상처 일격에 격살이 아닌 가장 고통스럽고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용비강은 유령귀혼궁의 문인들의 시체를 바라보며 은은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비록 가는 길이 서로 다르지만, 그래도 같은 사람인데 이렇게 잔인한 수법으로 죽이다니...)
그는 시체 하나하나를 보며 검미를 모았다.
한데 그때였다.
채앵~! 스아악~!
저쪽에서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용비강의 귓가를 울렸다.
“....!”
용비강은 급히 병장기 부딪치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그곳에는 용비강보다 어려보이는 16살 정도의 소년이 고루전사들의 여섯 명에 포위당한 채 싸우고 있었다.
“이놈들, 본궁을 습격하다니... 나, 유령귀룡 음세황이 용서하지 않겠다.”
유령귀룡 음세황.
유령귀혼궁의 소궁주로 현 궁주인 유령제 음곡의 늦둥이 아들이다.
유령제는 아들을 위해 태어날 때부터 유령귀혼궁의 각종 영약과 사술대법을 사용하였다.
그 결과 비록 나이 어린 십대이지만, 그 공력은 삼갑자 이상의 공력을 가진 초절정 고수가 되어 사파제일 기재로 불리운다.
그런 유령귀룡 음세황이었지만, 고루전사의 합공에 고전을 아니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있었다.
음세황은 고루전사들의 포위를 돌파하지 못하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본능적으로 느끼고 최후의 수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동시에 음세황의 신색이 서서히 변하고 있었는데 그 모양이 실로 괴이롭기 그지없었다.
마치 찐빵 부풀어 오르듯이 서서히 몸이 부풀어 오르며 입고 있던 옷이 툭툭 터져나갔고, 그와 함께 전신에서 광폭한 기운이 일어나 장내를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5척 정도의 체구를 지니고 있던 음세황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1장 이상의 키에 마치 바위덩어리를 보는 듯 울퉁불퉁한 근육이 산처럼 솟아나 있었다.
그리고 얼굴 모습도 원래의 음세황의 모습이긴 했지만 굉장히 커진 탓에 무척 흉측해 보였으며 두 눈은 어느새 회색으로 물들어 흉광을 줄기줄기 내뿜고 있는 것이 흡사 ‘흉신악살은 이런 모습이오!’ 하고 보여주는 듯했다.
음세황의 변화된 모습에 이곳으로 오던 용비강은 경악성을 터트리며 스승인 천무존과 천기무영자에게 들었던 유령귀혼궁의 최강에 무학이 떠올랐다.
“이, 이런... 귀왕대법!”
귀왕대법, 명실상부 유령귀혼궁을 대표하는 사공이다.
원래 유령귀혼궁은 유령무맥과 귀왕무맥, 이렇게 두 무맥이 손을 잡아 연합을 한 것이 시초였다.
그 중에서 귀왕무맥은 500년 전 역천혈란 때에 사라진 술법무학의 한 줄기였다.
귀기를 이용하여 몸안에 귀신을 강림시켜 싸우는 귀왕무맥은 어떻게 보면 어느 형태의 술법과 무학의 합일에 완성된 형태라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또 다른 술법무학의 계승자이자, 고금팔대 고수의 일인인 역천사황이 등장하고, 역천혈란이 일어났다.
역천사황은 자신을 가장 위협할 수 있는 존재들이 자신과 같은 술법무학들이라 생각하여 혈란 초기에 같은 여러 술법무학의 일맥들을 멸문시킨다.
그 결과 귀왕무맥 역시 많은 비전들이 실전하게 되어 문파의 존립이 위태롭게 되자.
당시 사파에서 환술과 신법으로 뛰어나지만 다른 무학에 약했던 유령일맥과 손을 잡게 되었다.
그것이 유령귀혼궁의 시작이었다.
귀왕대법은 원래 귀왕강림대법으로 귀기를 몸에 모아서 귀신을 몸에 강림시키는 대법이었다.
하지만 역천혈란 후에 귀신강림 시키는 주문인 후반부가 실전되면서, 귀기를 육체에 모으는 전반부 밖에 없자, 유령귀혼궁의 역대 조사들은 연구하여 귀기 이용하여 육체를 강화시키는 귀왕대법을 만들게 되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귀왕대법은 탄생과 동시에 유령귀혼궁을 사파제일 문파로 만들었다.
전대 유령귀혼궁의 궁주인 유령황은 초 절정 경지였지만 사십여년 전, 반원활동 당시 귀왕대법을 사용하여 변황오패의 지존 중에 둘과 동귀어진을 하였다.
그 두 지존들의 경지가 절대지경이였지만, 초 절정의 유령황이 그런 둘과 대등한 대결을 하고 동귀어진을 할 정도로 귀왕대법이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가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런 귀왕대법에도 하나의 약점이 있으니, 대성을 하기 전에 사용을 하면 귀기가 뇌에 침투하여 이성을 상실하게 되어 적아를 구분하지 못하고 귀기가 다 떨어질 때까지 주변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말살하는 광마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령귀혼궁은 귀왕대법을 연마하는 무인들을 대성을 할 때까지 함부로 출도를 시키지 않았다.
그런 귀왕대법을 소궁주인 유령귀룡 음세황이 펼친 것이다.
하지만 몸에서 귀기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아 아직 12성 대성을 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 결과 음세황은 이성이 사라지고 오직 파괴만을 추구하는 광마가 되었다.
거인으로 변한 음세황은 손에 들고 있던 장난감 같은 검을 툭하고 바닥에 던지면서 동시에 양 손에서 엄청난 강기가 쏟아지면서 그를 포위하고 있던 고루전사들을 공격하였다.
고루전사들은 훈련 받은대로 몸을 움직였지만 귀왕대법의 괴력이 더 강했다.
순식간에 여섯 명의 고루전사들이 육체는 가루가 되었다.
동시에 광마로 변한 음세황은 주변에 있던 용비강을 발견하고 용비강을 향해 몸을 날렸다.
“크크크... 죽어라!”
광기가 섞인 외침과 함께 양손에서 귀기가 서린 장력이 쏜살같이 용비강을 향해 쏟아졌다.
용비강은 급히 보법을 사용하여 음세황의 장력을 피하였다.
하지만 어느새 음세황은 그의 앞에 나타나 다시 장력을 출수하였다.
다음 순간,
콰콰쾅~!!
용비강은 여지없이 음세황의 장력에 격중되고 말았다.
“윽!”
울컥!
용비강은 피를 토하며 몇 발자국 뒤로 밀려났다.
영약과 깨달음을 통해 두 번의 환골탈태와 절대지경의 오른 용비강이었지만, 귀왕대법의 괴력은 굉장하였다.
본능적으로 호신강기를 펼치고 두 번의 환골탈태를 통해 금강진체가 육체에 내상을 입게 만든 것이다.
용비강은 더 이상 음세황의 공격을 피하면서 귀기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이 서자.
허리에 차고 있던 천무혼을 뽑았다.
“미안하오.... 음공자! 하지만 우리들은 어차피 피를 보아야 했지만 그래도 온전한 정신으로 대결하고 싶었소.”
“크크크....”
음세황은 괴소를 흘리며 온 몸에서 회색강기가 피워 올린 채 육탄으로 용비강을 향해 달려들었다.
쌍장으로 강기를 쏘아낼 때보다 오히려 더욱 광폭한 기세였다.
용비강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음세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천무제 3검, 천무파극뢰!”
크르르릉!!
쩌엉!
고막을 터뜨린 것 같은 굉장한 굉음이 터졌다.
“크아악.....!”
회색강기로 뒤덮인 음세황의 몸이 용비강에게 쇄도할 찰나!
용비강은 천무오검중에 삼초인 천무파극뢰를 출수하였다.
지면은 대지진을 만난 듯 뒤흔들리고 굉렬한 강풍의 소용돌이가 주변을 감싸 오르며 휘돌아갔다.
그 미증유의 대폭풍에 휘말린 모든 것들은 산산이 으깨어져 한 줌의 가루가 되어 흩날려 갔으니...
실로 가공할 장면이었다.
“...!”
파라라락~!
그 휘몰아치는 돌풍 속에서 용비강의 흑포자락이 찢어질 듯 펄럭이며 우뚝 선 채 전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미 사방의 어디에도 음세황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 용비강의 두 발은 발목까지 깊숙이 지면을 파고들어 있었다.
지면에서 발을 뺀 용비강은 한쪽 구석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유령귀룡 음세황이 쓰러져 있었다.
귀왕대법이 깨졌는지, 본래의 모습을 찾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의 몸은 상하로 쩍 갈라져 바닥에 나뒹굴었다.
천무검강에 의해 음세황의 몸이 두 동강이 나면서 그 충격으로 급사를 하였다.
용비강은 처참한 형상으로 최후를 맞은 음세황의 모습에 묵묵히 내려다보았다.
“미안하오 음공자, 이것으로 그대의 부친인 음곡과의 은원을 정리하는 것으로 하겠소.”
용비강은 두 동강난 음세황의 시체를 하나로 합친 다음에 그 자리를 떠났다.
원 스토리에서 유령귀룡 음세황은 지존회에 납치를 당해 인간마물로 개조당하여 용비강과 충돌하게 된다.
그 결과 용비강의 태양강기에 의해 한 줌에 재가 되는 것이 원래의 스토리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적뢰의 활약으로 지존회의 사전 계획들이 실패를 하면서 음세황 역시 납치를 당하지 않게 되고 인간마물로 개조도 당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지존회가 유령귀혼궁을 습격하는 혼란 중에 용비강의 손에 죽었다.
음세황의 죽음의 키포인트는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불타오르는 유령귀혼궁의 대전은 적막에 잠겨 있었다.
“흐윽! 돌아가시면 아니됩니다, 상공!”
그 적막속에서 애처로운 여인의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
대전의 중안 보좌에는 일남일녀가 앉아 있었다.
사내쪽은 아주 사이하고 음산한 인상의 백발노인이었는데 전신이 피투성이가 된 채 힘겹게 석벽에 기대 앉아 있었다.
백발노인의 수염과 모발은 본래 눈이 내린 듯 흰색이었으나 지금은 검붉은 피로 더러워져 있었다.
또한 그의 안색은 마치 밀랍같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의 가슴은 어떤 병기에 격중된 듯 무참히 으스러져 있지 않은가?
“쿨룩! 노부 음곡의 60년 연공이 무명소졸에게 깨어지다니...!”
백발노인은 연신 꾸역꾸역 피를 토해내며 탄식했다.
그가 토하는 피속에는 끊긴 내장 조각까지 섞여 있었다.
유령제 음곡.
그렇다! 이 백발노인이 바로 유령귀혼궁주이자. 당대의 십대고수이며 사도제일인 유령제 음곡이었다.
그는 유령귀혼궁의 침입하는 고루천마와 맞서 싸우다 패하여 중상을 입은 채 이곳 대전까지 몸을 피한 것이다.
그의 가슴은 고루천마의 백골편에 박살나면서 심장의 일부도 다친 상태였다.
그런 심각한 중상을 당한 몸으로 아직 살아있는 것은 그가 연마한 유령귀혼궁의 무학중에 서열 2위인 유령명부공이라는 사공을 연마한 덕분이었다.
유령제의 앞쪽,
“흐흑....!”
한 명의 미소부가 애처롭게 오열하며 유령제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닦아주고 있었다.
삼십대 중반 정도 되어보이는 여인이었는데 매우 연약해 보이는 청순가련한 인상의 부인이였다.
그녀의 안색은 창백해 보였다.
그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보호해 주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유령귀비 구양옥.
이것이 미소부의 이름이었다.
그녀는 유령제 음곡이 늘그막에 얻은 아내로, 유령귀룡 음세황의 생모이기도 했다.
“부인... 미안하오! 아무래도..... 당신을 두고..... 먼저 가야할 것만 같소.”
유령제 음곡은 서글픈 눈으로 젊고 아름다운 아내를 바라보았다.
유령귀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남편의 무릎에 쓰러지며 격한 오열을 터뜨렸다.
그녀 역시 남편이 오래 살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음곡은 슬퍼 흐느껴 우는 젊은 아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흐흣! 정말 금실 좋은 부부로군!”
돌연 어둠 속에서 한 줄기 음침한 비웃음이 들려왔다.
뚜벅, 뚜벅.....
이어 한 인영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 천천히 유령제 부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네... 네놈이!”
그자를 본 순간 유령제의 입에서 절망적인 신음이 터져 나왔다.
고루천마, 그렇다 바로 지존회의 구대천마 서열 칠위인 고루천마였다.
고루천마를 본 유령제의 안색은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하나 어쩌랴? 지금 그에게는 손가락 하나 쳐들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고루천마는 간신히 상체를 일으키려다가 다시 벽에 무너지는 유령제를 향해 정중하게 포권해 보였다.
“본좌는 고루천마라 하오. 유령귀혼궁의 궁주인 유령제를 뵙게되어 영광이오!”
그는 음산한 눈으로 유령제 부부를 쓸어보며 말을 이었다.
“일문의 종주인 그대를 모욕줄 생각은 없소! 그러니 서로 얼굴을 붉히지 않도록 협조해주시오!”
“무... 무얼 협조하란 말이냐?”
“흐흐! 공식적으로 귀궁이 가지고 있는 귀왕보록과 역천삼경 중에 연형경이지만 비공식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무엇인지 잘 알고 있지 않소?”
유령제 음곡은 순간 가슴이 섬뜩해짐을 느꼈다.
고루천마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본능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이놈이 그것을 어떻기....!)
“지옥귀정! 당신들 귀왕일맥이 지난 천여 년 간 지켜온 사마제일의 귀보가 이곳 유령귀혼궁 아니 북망산에 있음을 알고 있소!”
“지난날 역천사황이 그대들 귀왕일맥을 공격했던 이유는 사실 자신에게 가장 방해가 되는 세력이 아니라 지옥귀정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는 것도....”
“으으... 어떻게 그 사실을....”
“아직도 눈치채지 못하였소, 본좌의 무공은 비천고루음부신공이오.”
고루천마의 말에 유령제 음곡의 눈이 찢어져라 크게 떠졌다.
“천마...교 인가!”
“흐흐흐, 그런 다시 소개하겠소. 위대한 천마신교의 구대천마 중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고루천마이예다.”
“그래 마교라면 지옥귀정을 충분히 알고 있겠지....”
지옥귀정.
지하깊은 땅속에서 지기, 음기, 귀기가 천년동안 모여서 합쳐진 기운의 정수로 사마의 제일 지보라 할 수 있는 영단이다.
지옥귀정을 복용하면 그야말로 불사의 마인이 된다.
십갑자의 내공과 금강불괴의 육체를 지니게 되는 마인,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병기로도 그를 죽이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옥귀정에는 무서운 독성이 있어 인성을 마비시켜 버린다는 전설도 내려온다.
과거 최초로 지옥귀정을 복용한 자가 바로 고금제일마 천마라서 또 다른 말로 천마지단이라 말로 불려운다.
어쨌든... 그런 지옥귀정을 유령귀혼궁이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운 비사였다.
유령제 음곡의 안색이 시커멓게 변했다.
그것을 보며 고루천마의 탐욕스런 얼굴에 득의의 미소가 번져갔다.
“자! 좋게 말할 때 지옥귀정을 내놓으시오! 그럼 두 분 부부를 절대 해치지 않겠소! 위대한 천마조사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리다!”
고루천마는 은근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야망이 매우 큰 자였다.
결코 언제까지 남의 주구로 만족할 위인이 아닌 반골지상이었다.
그 때를 위해 지옥귀정이 반드시 필요로 하였다.
지옥귀정을 손에 넣으면 회주를 아니 교주를 쓰러트리고 천하를 제패할 수......!
그러나,
“으드득! 네놈 따위에게 줄 지옥귀정 따위는 없다!”
유령제는 이를 갈며 고함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