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화 (10/52)

색몽전

10

  하나의 웅장한 폭포가 흰 선을 그으며 맹렬한 기세로 이십여 장을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 폭포 아래에는 하나의 연못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

  언제부터인가 한 명의 인물이 그 연못 속에 허리까지 잠긴 채 우뚝 서 있었다.

  콰르릉...!

  폭포가 일으키는 사나운 파문에도 미동도 않고 수면에 떠 있는 인물은 여인이었다. 

  바로 폭렬검후 설리였다.

  하지만, 평소 그녀가 입는 천검문의 평무사 복장이 아닌 일반적 아니 강호무림의 사파무림의 요녀들의 전투복장과 비슷한 도발적인 무복을 입고 있었다.(킹오브파이터, 아랑전설에 마이의 복장과 비슷한 형태라고 상상하면 됨)

  거기다 물에 젖어 몸에 착 달라부텅 몸의 골곡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터질 듯이 거대한 젖가슴, 잘룩한 허리, 미끈하고 팽팽한 하복부, 누구라도 한 번 보면 욕정을 일으킬 것 같은 탐스러운 몸매였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보면 그런 음심을 더욱 증폭시킬 것 같은 요염함이 가득했다. 

  “히아악~!!”

  두 눈을 감고 있던 설리는 무엇인가 결심을 한 표정으로 눈을 떴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기합과 함께 물속에 잠겼던 오른손을 격렬하게 휘둘었다.

  그녀의 손에 들고 있던 검에서 무형의 거대한 역도가 폭발하듯 일어나 이십여 장의 폭포수를 둘로 쪼개냈다. 

  수십 만 근의 압력을 지닌 폭포 줄기가 순간적으로 두 조각이 나는 것이 아닌가?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광경이었다.

  설리는 자신의 검이 만든 모습을 보고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파사신검결을 구성의 성취를 이루었다.”

  지금 설리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파사신검결을 구성의 경지에 올랐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부친인 칠성검조가 고금팔대고수의 한명인 역천사황의 역천 삼경중에 하나인 천사연형경을 연구하여 창안한 파해검식이었다.

  그녀의 형부인 유성신검 역시 오랜 패관을 하였던 것도 바로 이 파사신검결을 연마하기 위해서 였다.

  그런 파사신검결을 짧은 기간 동안 구성의 성취를 이루었다는 사실을 들었다면 아무도 믿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내면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 내용이었다.

  

  객잔에서 관계를 가지고 나서, 설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파사신검결 비급을 적뢰에게 보여주었다.

  비급을 본 적뢰는 천검문의 석실에서 본 검혼이 파사신검결의 흔적이라는 것을 깨달았과 비급에 적혀있는 구결과 석실에서 본 흔적을 통해 태양광검의 어느 정도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었다.

  적뢰는 그 깨달음을 설리에게 가르쳐주면서, 일부 태양광검의 구결마저 가르쳐 주었다.

  그 결과 그녀의 파사신검결은 창시자인 그녀의 부친인 칠성검조의 파사신검결보다 더욱더 완성도가 높은 상승검결로 재탄생 되었다.

  이제 설리 그녀는 놀림과 세력으로 만든 명호가 아닌 진정한 여중제일검인 검후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모든 것은 뇌랑 덕택이야~”

  자신이 이룬 성취와 그 성취를 이룩할 수 있도록 결정적인 도움을 준 정인을 생각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설리였다.

  스르르...!

  그런 그녀의 등 뒤로 두 개의 손이 기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와 함께,

  물컹!

  그 두 손아귀에 저 거대하고 탐스러운 젖가슴이 잡혀들었다.

  “흐응~!”

  설리는 얼굴을 찡그리며 입술을 벌렸다.

  “훗! 설리의 가슴은 언제나 먹음직스러워~!”

  약간 음탕한 내용의 가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 사이였을까?

  적뢰가 설리의 등 뒤에 서 있었다.

  적뢰는 설리의 양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은 채 마음껏 그녀의 탐스런 가슴을 주무르며 입을 열었다.

  “대공을 이룬 것을 축하해~!”

  축하의 말을 던지면서 그의 손길은 멈추지 않고 있었다. 

  그가 주무르면 그럴수록 설리, 그녀의 젖가슴 아니 유두가 더욱 단단하게 서고 있었다.

  어느 새, 적뢰의 손길은 거대한 젖가슴에서 그녀의 유두를 만지작거렸다. 

  “아직 대공을 이루지 못했어요.”

  “그래~?”

  “그런 축하는 다음에 미룰까?”

  “흐응~ 아니요~”

  설리는 코웃음과 함께 몸을 떨었다.

  가슴에서 전해오는 뜨거운 욕정의 열기를 순응하며 손을 뒤로 뻗었다.

  출렁~!

  거유는 옷 속에서 나와 출렁거리며, 여인의 손은 적뢰의 목을 등 뒤로 끌어안았다.

  적뢰는 눈을 찡긋하며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스르륵...!

  그의 또다른 손이 아래로 내려갔다.

  사내의 손은 어느새 여인의 하복부를 부드럽게 쓸어내리고 있었다.

  치마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고, 설리는 백주대낮의 숲속에 그대로 자신의 보지를 드러내 보였다.

  부드럽게 덮여 있는 보지털을 헤치고 사내는 손쉽게 음탕하게 젖어있는 보지안으로 집어 넣었다.  

  “하아.... 뇌랑~!”

  여인은 절로 허벅지를 벌렸다. 순간, 믿어지지 않게 부드러운 붉은 소살이 촉촉이 젖은 채 빛났다.

  적뢰가 한 쪽 눈을 윙크를 하자.

  설리는 적뢰가 원하는 것을 바로 알았다.

  그녀는 한 손에 들고 있던 검을 아무렇지 않게 던져 버렸다.

  그녀처럼 상승경지에 오른 초절정 검의 고수가 자신의 검을 함부로 버리는 행위는 절대 있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녀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검보다 더 소중한 사람의 요구를 위해서임..... 

  검을 던지고 나서 허리를 꺽으면서 양 손을 무릎에 잡고 균형을 유지하였다.

  “으음!”

  적뢰는 절로 신음을 토했다.

  바로 눈앞에 폭발할 듯이 풍만한 둔부와 그 갈라진 사이로 선 사이로 우거진 보짓털까지 이어져 있었다.  

  적뢰는 탄력적인 엉덩이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그녀는 엉덩이를 이리저리 씰룩 거리며 그의 손길을 적극적으로 맞아 들였다. 

  적뢰의 손가락이 엉덩이 사이 계곡으로 미끄러져 들어가서 약간의 털이 나 있고 주름이 오밀조밀하게 잡힌 항문을 쓰다듬다가 더 아래로 내려가서 보지를 건드렸다. 

  설리의 보지는 열탕과 같이 뜨거워 진 채 애액을 쏟아내며 이리저리 적뢰의 손가락을 따라 일그러지고 있었다.

  “아아... 아아앙... 뇌랑, 제발... 그만 괴...롭히고 제게 뇌랑의... 저의 음란한 보...지 안에 뇌랑의 자지를 박아주세요.”

  “흐윽...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요... 아흐으응~”

  “으음... 아주 뜨거워졌는데? 흐흐흐 천하의 폭렬검후가 이렇게 음란하게 백주대낮에 엉덩이를 벌리고 보지를 쑤셔달라고 하다니, 흐흐흐.” 

  휘익!

  적뢰는 음침하게 웃으면서 자신의 하의를 벗어 던져 버렸다.

  그런 그의 시선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적뢰는 자신의 거대한 상징을 잡은 채 앞으로 다가갔다.

  툭툭! 불거져 오른 힘줄은 이미 충분한 화력이 장전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적뢰는 설리의 보지 안에 자지를 박아 넣었다. 

  그녀의 거대한 둔부가 파르르 경련을 하며 오므려지자. 

  적뢰의 자지가 보지 안에서 강한 압박을 받았다. 

  적뢰는 두 손으로 설리의 풍만한 엉덩이를 움켜 쥐며 벼락처럼 허리를 움직였다. 

  “하으윽! 더....... 더어~! 보지가 타는 것 같아......뜨거워요~!!”

  “아아아... 뇌랑... 더... 더... 제 보지를 쑤셔주세요. 아앙앙... 아아아~”

  설리는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미친 듯이 울부짖고 있었다.

  (정말 굉장한 음란함을 타고났어.... 정도의 명문에 태어나서 초절정 여고수가 되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천하를 혼란에 빠질 정도에 요녀 아니 창녀가 되었을거야.... 반드시...)

  (내가 그런 잠자고 있던 본성을 깨웠으니 확실히 즐겁게 관리를 하는 것이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이야!)

  그렇게 음란한 생각을 하는 사이 적뢰의 허리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러자, 설리는 양 손을 뒤로 움직여 자신의 엉덩이를 양 쪽으로 벌렸다.

  적뢰의 눈앞에 그녀의 항문구멍이 벌려진 것이다.

  그녀의 행동에 적뢰의 자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적뢰는 자지를 보지에서 뽑아 설리의 항문에 대고 눌러 박으며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아하악~!!”

  설리의 두 눈은 하얗게 탈색되어 검은자위가 없어졌다.

  그런 그녀의 입에서 암컷의 신음이 흘러 나와 숲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애뇌산!

  운남성의 남서부를 가로지르는 험산이다. 

  비록 높지는 않지만 산세가 험하고 깊음은 중원의 어떤 명산도 따라오지 못한다.

  이 애뇌산은 너무 험하고 산역이 넓어 아직도 전인미답의 험지가 도처에 남아 있었다.

  수많은 야생동물과 갖가지 독충들이 우글거리는 곳…

  운남성의 남쪽에 자리한 묘강을 제외하면 애뇌산만큼 독충과 독물이 많은 곳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무림 사대세력인 사패의 한 곳인 남독 독성부가 바로 이곳 애뇌산에 자리하고 있었다.

  어둠의 장막이 광활한 애뇌산맥을 뒤덮고 있었다.

  “으음! 길을 잃었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한 가닥 낭패한 음성이 흘러 나왔다.

  쐐애액!

  하나의 인영이 어둠에 덮인 애뇌산의 험봉을 날아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한 자루 보도를 허리춤에 찌르고 있는 흑의청년!

  바로 적뢰였다.

  광동의 천검문을 떠나 대륙을 가로질러 곧장 이곳 운남 독성부를 향해 남하하는 중이었다.

  독성부로 가는 것은 처음부터 계획했던 일이었다.

  용비강에게는 신응이 있기에 빠른 시간 안에 대륙을 이동할 수 있지만, 자신에게는 한정된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 선택한 챕터가 바로 이곳 독성부였다.

  반드시 이곳 독성부에서 손에 넣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남성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옆에 붙어 있는 설리를 객잔에 기다리게 만들고 독성부가 있는 이곳 애뇌산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너무 서두른 탓에 그는 정작 독성부가 자리한 애뇌산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물론 애뇌산은 곤륜산만큼 높고 험하지는 않았으나 복잡다단한 지형과 울창한 원시림으로 미래에서는 운남의 관광명소가 될 정도였지만 현재 적뢰에게는 동서남북을 가늠할 수 없게 

만들었다.

  결국 적뢰는 정처 없이 밤의 애뇌산맥을 헤매는 신세가 되고야 말았다.

  “쯧! 이러다간 한도 끝도 없겠군!”

  적뢰는 낙심천만하여 어느 산봉 위에 멈추어 섰다.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독성부를 찾는 수밖에 없다. 어둠 속을 헤매봤자 체력만 소모할 뿐이다!)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엇!”

  그러다가 그는 갑자기 두 눈을 부릅떴다. 멀리 어둠 속에 흐릿한 불빛이 보이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인가(人家)다!”

  적뢰는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환성을 질렀다.

  (어쩌면 저곳이 독성부일지도 모른다!)

  그는 즉시 불빛이 비친 곳을 향해 날아갔다.

  (동굴이 아닌가?)

  적뢰는 전면을 주시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가 멈춰 선 곳은 하나의 은밀한 계곡으로 주위는 온통 수많은 난석들이 난립하고 있었다. 바위들은 마치 거대한 용의 이빨들이 땅을 뚫고 솟아오른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헌데 그 난석과 난석 사이 하나의 동굴이 교묘히 자리하고 있었다.

  동굴 안에서 흐릿하게 흘러나오는 불빛이 아니었으면 적뢰도 결코 그곳을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은밀한 동굴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을 본 적뢰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며, 소리없이 동굴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동굴의 안쪽은 하나의 거대한 지하광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하광장으로 들어서던 적뢰는 두 눈을 부릅뜨며 숨을 삼켰다.

  광장의 여기저기의 벽에는 횃불이 밝혀져 있었다.

  횃불로 훤히 밝혀진 지하광장의 규모는 엄청나게 넓었기 때문이다.  

  지하광장에는 중앙의 통로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인공적으로 만든 석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석실은 모두 십여 개 정도였다.

  석실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약병과 약초들이 가득히 쌓여 있었다.

  약초에서 미약하게 느껴지는 독기를 보아 아마도 이곳은 독성부의 창고 중에 하나인 것 같았다.

  그렇게 주변을 들러보던 적뢰의 두 눈이 번뜩 빛났다.

  중앙 통로 끝에는 하나의 철문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그 철문 위에는 금강지로 판 글이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한 때문이다.

  <연혼동천>

  철문에 새겨진 글은 그와 같았다.

  (연혼동천!)

  적뢰는 두 눈을 부릅뜨며 숨을 삼켰다. 

  이곳은 그가 이 먼 운남까지 내려온 실질적인 이유였기 때문이다.

  고금팔대고수의 한명인 역천사황의 무공비급인 역천삼경중에 하나인 역천연혼편은 20년전에 독성부의 지존 천독존 서래음의 손에 들어갔다. 

  역천연혼편에는 어떤 신공절기도 수록되어 있지 않았으나 앞의 두 마경보다 더 끔찍한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연혼편 안에 무서운 사술대법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즉 역천연혼편은 지금은 실전된 강시의 제조비법이 수록되어 있다.

  비단 강시뿐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인간을 갖가지 독물과 사술대법을 이용하여 끔찍한 괴물로 만드는 사악한 비법까지 수록되어 있었다.

  이곳 연혼동천은 천독존 서래음이 역천연혼편을 연구하기 위해 만든 실험실이다.

  (이곳이 연혼동천이라면 소설상에 묘사된 모습과 전혀 다르다.)

  소설상에는 온갖 생체 실험으로 인세의 지옥이라 할 수 있는 장소로 묘사되고 있었다.

  이렇게 온갖 약초와 약병들로 가득 찬 동굴이 아니었다. 

  어떻게 이런 차이가 날까?

  잠시 생각을 한 적뢰는 그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그런가 원래 연혼동천은 이런 모습이었지만, 후일 지존회의 마수가 독성부로 덮치면서 역천연혼경의 생체 실험장으로 변하게 된 것인가?!) 

  (그런 이 안에 있는 인물은 아직 천독존 서래음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한 적뢰는 조심스럽게 움직여, 철문을 아무런 소리 없이 은밀하게 열었다. 

  연혼동천이라 새겨진 철문의 안쪽에는 한 칸의 널찍한 석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석실의 가운데에는 커다란 수정관이 하나 놓여 있다.

  이 투명한 수정관 안에는 푸르스름한 액체가 가득 채워져 있는데 그 안에는 한 명의 여인이 누워 있었다.

  나이는 이십대 초반 정도 되었을까? 실로 대단한 미모와 기품을 지닌 미녀였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아주 길어 수정관 안을 온통 뒤덮고 있었다. 

  여인의 몸에는 실오라기 한 올 걸쳐져 있지 않았으나 풍성하고 긴 그 머리카락이 옷 대신 여인의 몸을 가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머리카락이 아무리 풍성하다 해도 여인의 알몸을 아주 가리지는 못했다. 

  검은 머릿결 사이로 드러나 보이는 우윳빛의 풍만한 여체는 완전히 벗은 것보다 오히려 더 뇌쇄적이었다.

  “흐흐흐! 볼수록 대단한 우물이다!”

  수정관 속의 여인을 들여다보며 침을 흘리는 사내가 있었다.

  그자는 아주 추괴한 인상을 지닌 노인이었다. 

  얼굴에는 온통 크고 작은 혹이 주렁주렁 달려 있어 실로 꿈에 볼까 두려운 몰골이었다.

  혹뿐만이 아니었다.

  그자는 곱사등이었다. 구부정하게 굽은 등에서 툭 튀어 나온 등뼈가 마치 낙타의 등 같다.

  그리고 그자의 주름살투성이의 얼굴 가운데 박힌 한 쌍의 음침한 눈은 마치 뱀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흐흐흐! 노부 천잔독마가 칠십 년 가까이 살아오는 동안 숱한 미녀를 보아 왔지만 이 계집보다 예쁜 계집은 보지 못했다!”

  곱사등의 노인은 탐욕이 가득한 시선으로 수정관 안쪽 미인을 주시하고 있었다.

  헌데 천잔독마라니! 이자가 바로 독성부의 부문주인 천잔독마 갈천상이란 말인가?

  천잔독마 갈천상!

  그자는 태어날 때부터 불구의 몸에다 추괴한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의 업신여김 속에 자라났다. 

  심지어는 그자를 낳아준 부모까지 그자를 천시하고 박대했을 정도였다.

  그런 환경으로 인해 천잔독마의 성격은 자연히 비뚤어지고 말았다. 

  심한 열등감과 함께 세상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그자의 성격을 잔인하고 독랄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천잔독마의 용독술은 오히려 독성부의 지존인 천독존 서래음을 능가한다고 알려졌다. 

  혹시 자신의 불구와 추악한 용모를 고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로 미친 듯이 독의 사용법을 연구한 덕분이었다. 

  아마도 당금 무림에서 그자만큼 갖가지 독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지닌 자는 없을 것이다.

  천잔독마가 독성부의 전대 지존이었던 운남독성 서표의 눈에 들어 그의 제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순전히 그의 광적인 독에 대한 집착 덕분이었다. 

  천독존 서래음의 부친이기도 한 운남독성은 천잔독마의 독에 대한 지식이 독성부의 번영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 여기고 천잔독마를 자신의 제자로 삼았다.

 하지만 운남독성의 기대는 빗나가고 말았다.

  천잔독마는 비록 용독의 재주는 뛰어났지만 심성이 뒤틀릴 대로 뒤틀려 자신의 용독술을 세상을 위해 쓰지 않고 오히려 세상을 해치는 데썼기 때문이다.

  제자의 표독한 심성을 고쳐보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던 운남독성은 결국 근심 속에 죽었다.

  그나마 두려움과 존경의 대상이던 스승마저 죽고 없게 되자 천잔독마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방약무인하게 날뛰었다. 

  그자의 비위를 건드렸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중독당해 죽은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뿐만 아니라 천잔독마는 입에 담지 못할 잔인한 짓을 숱하게 저질렀다. 

  자신이 배합한 독을 실험해보겠다고 무고한 사람들을 잡아다가 실험대상으로 쓰곤 한 것이다.

  결국 보다 못한 천독존 서래음이 그자를 한 곳의 절지에 가두어 버렸다고 한다.

  한데 놀랍게도 그자 천잔독마 갈천상이 이곳 연혼동천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이 계집은 누굴까? 이 정도의 미인이면 세상에 이름이 알려졌어야 마땅한데...!”

  천잔독마 갈천상은 미간을 찌푸리며 곤혹한 표정으로 수정관 속의 미인을 주시했다.

  수정관 속의 이 여인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가사상태에서 살아왔다. 

  지금으로부터 십여 년 전, 채약을 하러 중원에 들어갔던 천독존 서래음은 약초대신 가사상태에 빠진 이 여인을 구해 독성부로 데려왔었다.

  그녀를 어디서 발견했는지 주위 사람들이 물었으나 천독존은 끝내 함구했다.

  그 후 천독존은 여인을 되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천독존의 절묘한 독공과 용독술로도 끝내 여인을 깨어나게 하지는 못했다.

  심지어 역천사황경상의 연혼대법을 구사해보기까지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여인을 가사상태에서 깨우는 것을 포기한 천독존은 대신 숱한 영약으로 한 가지 신묘한 효능을 지닌 수액을 만들어 그안에 여인의 육체를 보존해 두었다.

  그 결과 여인은 지난 십여 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도 살아있을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었다.

  그동안 여인의 머릿결은 계속 자라나 지금은 그 머릿결이 온통 수정관 속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현재 여인의 몸속에는 추측불가의 내공이 응결되어 있었다. 

  그것은 천독존이 한 가지 비법으로 만든 신묘한 수액 때문이었다.

  불사회혼액!

  이것이 수정관 안에 가득차 있는 액체의 이름이다.

  그것은 천여 종의 영약과 극독이 혼합된 액체로 처음에는 마치 진흙처럼 끈적끈적했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맑은 청색의 액체로 화했다.

  그것은 지난 십여 년 동안 불사회혼액의 약기운이 거의 모두 신비 여인의 몸에 흡수된 탓이었다.

  신비 여인은 비단 죽지 않을 뿐 아니라 추측불가의 가공할 내공과 함께 불사의 신체를 지니게 되었다.

  그래서 천잔독마는 이 여인에게 불사미인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으음! 정말 참기 어렵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 해치우고 싶지만...!”

  수정관 속의 신비 여인, 불사미인을 노려보던 천잔독마는 자신의 일부를 움켜잡고 거칠게 숨을 할딱였다.

  수정관 속의 신비여인의 육체는 실로 뇌쇄적이었다.

  하지만 천잔독마는 감히 그녀를 범하지는 못했다.

  여인의 상태는 극히 불안정하여, 욕심을 채우려고 행여 불사회혼액 밖으로 꺼냈다가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다.

  만일 불사미인의 상태에 이상이 생기면 천잔독마의 목숨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불사미인의 연구성과는 앞으로 그의 권력에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잔독마는 불사미인을 꺼내 욕심을 채우고 싶은 충동을 필사적으로 억눌러 참고 있었다.

  “이렇게라도 만족할 수밖에!”

  천잔독마는 거칠게 숨을 할딱이며 바지를 벗어내렸다. 

  그리고는 다른한 손을 수정관에 넣어 그 안에 누워있는 불사미인의 육체를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감촉 한번 죽여 주는군!”

  천잔독마의 숨결은 급격히 달아올랐다.

  그자는 자신이 수정관 속의 여인을 능욕하는 상상을 하며 쾌감에 몸을 떨었다. 

  거의 비등점에 이른 그자의 손짓은 더욱 급박해졌다.

  헌데 그자가 막 절정에 이르렀을 때였다.

  쇄애액~!!

  돌연 날카로운 기운이 석실의 입구인 철문에서 느껴졌다.

  “헉!”

  천잔독마는 질겁하며 몸을 피하였다.

  아슬아슬하게 한 끝 차이로 피할 수가 있었다. 

  조금만 늦었다면 목이 잘렸을 것이다.

  매우 안도 한 숨을 내쉬기도 전에 천잔독마는 철문쪽을 돌아보았다.

  “한 눈에 보아도 알아보겠군, 당신이 천잔독마이군!”

  사나운 일갈과 함께 한 명의 청년이 철문 앞에서 도를 들고 서 있었다.  

  청년은 물론 적뢰였다.

  천잔독마는 내력을 모으면서 상대의 정체를 물었다.

  “네 녀석는 누구랴~!”

  “그건 알 필요가 없고, 노마가 여기에 있다는 것은 지존회에 의해 천독존 서래음이 제거 되었다는 것이군.”

  “그만 세상을 위해 이 세상에서 사라져라, 천잔독마!”

  적뢰는 사나운 일갈과 함께 강력한 도강의 폭풍이 일어나 천잔독마에게 다가갔다.

  천잔독마는 상대가 회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에 순간적으로 매우 놀라 당황하는 사이에 자신 앞으로 강력한 도강의 폭풍이 다가오자.

  자신의 독문 무공인 구유독강을 일으키며, 몸을 피할 기회를 보았다.

  꽈르르릉~!!

  도강의 폭풍과 구유독강이 충돌하자.

  천둥치는 소리와 함께 구유독강 속에 포함되어 있던 시커먼 독무가 적뢰를 덮어 씌웠다.

  그 틈에 천잔독마는 몸을 날려, 철문으로 빠져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천잔독마는 몰랐다.

  상대가 독공의 상극에 하나인 고금제일의 극양신공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적뢰는 태양천화신공을 일으켜 순식간에 독무를 태워버렸다.

  그리고 그 옆으로 몸을 날리는 천잔독마를 보자.

  바로 태양수를 사용하였다.

  “크아아악~!!”

  태양수를 정통으로 맞은 천잔독마의 온 몸의 화염에 휩싸여 바닥에 구르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야기상 노마는 바퀴벌레보다 질기게 살아남았기 때문에, 확실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겠지.”

  그런 말과 함께 괴로워하고 있는 천잔독마를 적뢰는 무정하게 도를 휘둘어서 그의 목과 허리를 배워 삼등분을 내었다.

  세 조각이 난 천잔독마의 시신은 화염에 휩싸여 점점 한 줌의 재가 되었다.

  천잔독마 갈천상.

  원 소설 상에서는 뛰어난 인체지식과 용독술을 이용하여 역천역혼경에 있던 독강시, 혈강시, 실혼인들을 만들어 지존회의 혈겁을 더 한 층 크게 만든 장본인다.

  특히 불사미인과 실혼인들은 주인공인 용비강도 몇 번이나 위기에 빠지게 만들 정도로 강력하였다.

  그리고 그를 죽이여 하는 용비강에 손에서 몇 번이나 살아남아, 마지막 최종 결전 때까지 살았던 악인이었지만, 이번 현실에서 그의 악행이 시작도 하기 전에 적뢰의 손에 아주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적뢰는 자신의 옆쪽에 있는 서가로 걸어갔다.

  서가 위에는 낡은 비급 한 권이 놓여 있었다.

  바로 역천사황경의 한 권인 연혼경인 것이었다.

  “역시, 스토리대로 되어있군.”

  연혼경을 집어들던 적뢰는 연혼경이 소설처럼 절반 가까이 뜯겨져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소설상에서는 천독존이 반으로 갈라 나누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천독존의 죽음 이후, 후반부는 영원히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고 적혔는데.....)

  (뭐, 이것보다 내가 온 이유는 따로 있지만.....)

  그는 반 부의 연혼경을 품 속에 넣고 몸을 돌려 자신이 이곳 독성부까지 내려 온 진정 이유를 바라보았다.

  바로 석실의 가운데 놓인 불사미인이 누워있는 수정관쪽으로 다가갔다.

  “허억!

  

  그리고 수정관 안을 들여다보던 적뢰는 눈을 부릅떴다.

  “아... 아름답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멈추었다.

  그만큼 수정관 속의 여성은 아름다웠던 것이다.

  적뢰가 이제껏 본 여인들 중 가장 아름다웠던 여인은 빙하여제 수운월과 흡정마녀 이약란이었다.

  물론 그녀들은 천여년전 제일미인과 오백여년전 제일미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름다운 두 여성 못지않은 미녀를 다시 보게 되는 적뢰였다.

  불사미인!

  이 여인은 비단 아름다울 뿐 아니라 우아한 기품과 고결한 분위기가 절로 배어 흐른다.

  빙하여제의 얼음처럼 차가우면서 강인한 미모, 흡정마녀 이약란은 화려하면서 요염한 미모라면,  이 여인은 우아한 기품이 느껴지는 미모였다.  

  적뢰는 불사미인의 아찔한 미태에서 쉽사리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 

  아니, 그것은 사내라면 누구나 똑같은 심정일 것이다.

  “진짜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군 용비강, 이렇게 미모의 어머니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그렇지만, 그런 어머니는 이제 내 것이 되니, 용비강 그 녀석이 나중에 나에게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을 또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고 생각이 드네.”

  적뢰가 지금 하는 말은 무슨 뜻인가.

  적뢰는 불사미인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불사미인의 정체는 바로 17년 전 아니 이제 18년 전에 죽은 용비강의 모친인 옥수상아 대려군이다.

  18년 전 혈겁 당시, 옥수상아 대려군은 부상으로 피를 너무 흘려 회복불능의 몸이 되었고, 의식을 잃었다.

  의술이 뛰어났던, 천기무영자 냉곡은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하여 그녀를 땅에 묻고, 아기인 용비강을 되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 후 얼마안가, 채약을 위해 나와 있던 천독존이 그 주변을 지나갔고, 냉곡보다 몇 수 위에 고수인 천독존은 미약하게 느껴지는 생기를 느끼고 땅속에 묻혀 있던 가사상태의 그녀를 꺼내 운남 독성부를 되려와 역천연혼경 상에 있는 불사회혼대법으로 그녀를 부활시킨 것이다.

  현재 그녀의 아름답고 풍만한 육체 속에는 추측불가의 엄청난 내공을 담고 있었다.

  적뢰는 자신의 손에 상처를 내어서, 흘러나오는 피를 그녀의 입속으로 떨어트리고 있었다.

  소설상에서는 그녀에게 명령을 내리는 조건이 그녀에게 피를 먹이는 것이다.

  그녀에게 피를 먹인 양에 따라, 명령의 권한 강해진다.

  지존회가 불사미인을 이용하여, 용비강을 죽이려 할 때, 그녀는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 이유는 당연히 용비강과 불사미인은 친 모자지간으로 거의 같은 피가 흐르기 때문에 지존회 그 누구보다도 권한이 강했던 것이다.

  후일, 불사미인의 정체가 자신의 어머니인 대려군이라 사실을 알게 되어 그녀를 자신의 거처로 모신다는 글과 함께 그녀의 내용은 소설상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 후 그녀가 제 정신을 차렸는지, 아니면 계속 불사미인 상태로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어째든 불사회혼대법으로 강해진 그녀의 무력은 소설상에서는 빙하여제 다음으로 두 번째로 강했다.  

  현재로서는 불사미인 대려군은 게임의 치트키라 할 수 있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그녀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신의 피를 먹이고, 수정관 주변과 연혼동천 주변에 빙하여제에게 배운 진법을 설치하여 그 누구도 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만든 다음, 동굴에서 나왔다. 

  “일단, 이곳은 놔두고 지존회의 암수가 시작되는 독성부 문제부터 우선 해결을 해야 할 것 같군.”

  “자아 그럼, 현 여중제일고수를 만나러 가 볼까!” 

  말과 함께 독성부가 있는 쪽으로 몸을 날리는 적뢰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