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몽전
06
자애원에서 내려온 적뢰는 객점에서 가볍게 술과 음식을 먹으면서 앞으로 일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빙하천동에서 가지고 제물을 이용하여, 정보단체인 하오문에서 구해온 당금 강호무림의 정보였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알고 있지만, 소설처럼 빠르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기에 대략적으로 사건 일어난 장소에 거리를 자신이 움직여 해결 할 수 있는 사건들을 보고 있었다.
“여기에 있는 각 문파의 위치와 거리를 계산을 하면, 내가 미리가 해결 할 수 있는 사건이 검문, 그리고 독문이네”
“어차피, 용비강은 집인 태양곡에 갔다가, 벽령당으로 갈테니까.”
“어쩔수가 없네, 신조, 유령의 기연은 내가 가지고 싶지만, 현재 용비강의 무공을 보니 할 수 없이 포기를 해야 할 것 갔군.”
적뢰는 객점에서 자애원이 있는 천중산쪽을 쳐다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비강아, 우리가 정식으로 만나는 것은 유령 이후 일 것 같구나.”
“물론, 유령, 그리고 천병의 혈겁은 뒤에서 너를 확실하게 도와주마.....”
“자아, 그럼 나는 검모와 검후를 만나러 가 볼까!”
적뢰는 웃으면서 객점에 나가서, 빠르게 마을을 빠져나갔다.
제녕.
산동성 남단에 위치한 커다란 시진이었다. 강남과 강북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로 수많은 산물의 집결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녕이 더욱 유명한 것은 제녕에 거대한 세력의 대문파가 자리하고 있는 까닭이었다.
바로, 당금 무림을 사분하는 사패의 하나인 동검이자 천하제일의 검문, 천검문이다.
거기다 같은 사패인 북화 태양곡이 17년전 의문의 멸문으로 정도를 대표하는 세력이 되었다.
현재 천검문은 십대고수에 한 명이었던, 칠성검조가 6년전 세상을 떠나, 그의 수제자이자, 사위인 유성신검이 문주에 자리에 올랐다.
유성신검은 현재 자신이 사패주 자리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천검문의 최강의 검법을 연마하기 위해 폐관에 들었다.
문주가 폐관 상태이기에 사파제일세력인 서귀 귀왕궁이 세력을 확장을 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안다.
언제나 천검문의 뒤쪽에서 승천하는 검기들을 보며, 그들의 문주인 유성신검이 나오면 그 즉시, 귀왕궁의 세력을 격퇴 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다.
천검문의 뒤쪽 이름없는 야산은 천검문의 일반 제자들이 들어 갈수가 없는 금지였다.
그것에 한 채의 아담한 사당이 있는데 그 안에는 역대 천검문의 문주 또는 장로 그리고 천검문을 위해 살신성인을 한 제자들의 위패가 있는 곳이다.
<검혼관>
사당의 문에는 그와 같은 현파이 걸려 있었다.
때는 깊은 밤이다. 벌써 삼경이 훨씬 지났건만 사당 안에서는 한줄기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휴우~!”
문득 여인의 긴 탄식이 사당 안에서 들려왔다.
사당안에 가득한 위패들 앞에는 그윽한 향 내음이 피어오르는 가운데 한명의 여인이 그림처럼 앉아 있었다.
나이는 삼십대 후반으로 매우 아름다운 용모에 살이 오른 풍만한 몸매를 지닌 중년여인인데 몸에는 매우 낡은 마의를 입고 있었다.
비록 옷차림이 낡았지만, 윤기 도는 검은 머리가 긴 생머리가 허리까지 내려온 모습이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그녀의 온 몸에 나오는 은은한 기품이 배여 있어 한눈에 보기에도 명문의 귀부인임을 알 수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아름답고 기품있는 얼굴은 짙은 고뇌와 번민으로 초췌하게 변해있었다.
“아아! 제발 그 일이 꿈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인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탄식했다. 그녀의 내심은 이 순간 온통 수치와 고통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녀의 뇌리로 사흘 전 밤에 벌어졌던 일이 마치 악몽처럼 떠올랐다.
이 여인에게는 그녀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형이자, 남편이 있었다.
하지만 그 남편은 6년 전부터 폐관 연공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었다.
6년전, 부부의 스승이자, 그녀의 부친이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마지막 심득으로 한 권의 절대검법을 창안을 하였다.
남편은 스승이자, 장인이 남긴 유작을 연마하기 위해 연공관에 틀어박혀서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이다.
남편이 폐관에 들어갈 당시 여인의 나이는 삼십대 초중반이었다, 한창 물이 올라 음양의 즐거움을 알 나이에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혼자 두고 폐관에 들어간 것이다.
물론 여인은 현숙한 성품으로 사내가 그립다고 외도를 하거나 할 성격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남겨진 어린 아들과 딸을 기르며 그녀의 옆에 힘이 되어주는 아직 철이 없는 여동생과 함께 집안과 사문을 잘 이끌어 왔다.
그동안 그녀가 전혀 남편을 만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가끔 남편은 폐관 장소로 그녀를 불러들였다.
하지만 부부간의 정을 돈독하게 하기 위해서 부르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남편이 그녀를 부른 이유는 전적으로 새롭게 연마를 하는 검법을 심득을 전수해 주기 위해서 여인을 부르곤 했던 것이다.
부친께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새로운 검법의 오의를 전수하지 않고 돌아가셨기 때문에.
남편이 검법서를 보고 하나하나 풀이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연마를 하고 그것이 안전하다면 자신을 불러 해설서를 넘겨주고 있었다.
약간 불만이 있었지만, 천하제일 검문의 문주와 그 안주인이라는 막중한 책임 때문에 그런 것은 금세 사라진다.
그래도 매번 폐관장소로 불려 들어갈 때마다 여인은 야릇한 기대감에 부풀었으나 번번이 실망한 채 몇 장의 검결이 적힌 쪽지만 받아들고 나와야 했다.
그렇게 6년의 시간이 흘렀다.
어느새 여인의 나이도 삼십대 후반이 되었다.
본의 아니게 6년 간 독수공방해온 여인은 이제 자신이 성적 욕망을 극복한 것으로 여겼으나 사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지금으로부터 사흘 전의 일이었다.
그날 밤 따라 여인은 왠지 마음이 싱숭생숭해져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마치 열병이라도 걸린 듯이 야릇한 열기가 전신으로 스물스물 번져 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는 불을 삼킨 듯이 뜨거워지는 몸을 참지 못해 실로 오랜만에 스스로를 위로하는 부끄러운 행위에 몰입했다.
그러다 그녀는 부끄러운 짓을 하던 자세 그대로 깜박 잠이 들고 말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여인은 거칠고 뜨거운 숨결이 자신의 얼굴에 토해짐을 느끼며 퍼득 정신이 들었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질겁했다.
자신의 몸을 짓누르고 있는 육중한 사내의 몸과 자신의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생경한 이물질의 뜨거운 느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여인이 아니었다.
사태를 깨달은 여인은 그만 망연자실해지고 말았다. 그녀의 몸에는 한 명의 사내가 올라탄 채 짐승처럼 헐떡이고 있었다.
여인이 잠든 사이에 누군가 그녀의 침실에 침투하여 그녀를 능욕하고 있었다.
비로소 여인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날 따라 기이하게도 욕정이 동한 것도, 그리고 정신을 잃게 된 것도 모두 간악한 음모에 의한 것임을....
여인을 능욕하고 있는 사내는 이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젊은 청년으로서 그녀가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자였다.
그녀의 가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자가 어떻게 깊고 깊은 여인의 침실까지 침입했단 말인가?
그녀는 의혹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 그녀는 미처 그것까지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오직 남편에게만 허용했던 육체의 은밀한 곳을 낯선 사내의 흉기가 거칠게 출입하고 있지 않은가?
사태는 돌이킬 수 없어 이미 엎질러진 물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남편이 아닌 외간사내에게 몸을 더럽힌 것이다.
그래도 여인은 울부짖으며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사내를 떼어내려 했다. 하지만 사내는 돌덩이같이 끄덕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여인은 자신의 몸이 이미 사내의 행위에 동조하고 있음을 알고 아연실색했다.
6년 간 굶주려온 여인의 뜨거운 본능은 비록 강제로 당하는 것이기는 하나 어느덧 사내와의 행위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이성은 강하게 사내를 거부하고 있었지만 육체는 자신도 모르게 동조하고 있었다.
그 이율배반적인 반응에 여인은 스스로 전율을 금치 못했다.
그와 함께 그녀의 저항은 차츰 지리멸렬되고 말았다.
자포자기한 여인은 마침내 사내와의 행위를 즐기게 되었다.
낯선 사내는 그런 그녀를 거푸 세 번이나 능욕했다.
여인은 몇 번이나 죽음을 것 같은 격렬한 쾌락의 나락을 맛보았다.
이윽고 사내는 음흉하게 웃으며 여인의 몸에서 떨어졌다.
“"사흘 후, 검혼관에서 봅시다!”
그자는 능욕을 당하던 자세 그대로 사지를 벌리고 망연히 누워있는 여인을 내려다보며 그렇게 이죽거렸다.
여인은 그 모든 것이 꿈같이 여겨졌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꿈이 아니었다. 저주스러운 쾌감의 잔재가 그녀의 알몸 곳곳에 남아있지 않은가?
“자아 능가 놈이 지금까지 당신에게 준 파사검결 주해를 지참하는 것은 잊지 마시오!”
“행여 어리석은 짓을 한다면 당신이 오늘밤 본인하고 재미 본 사실을 퍼뜨리고 말 것이오!”
사내는 여인에게 그렇게 협박한 후 사라져 버렸다.
그것이 사흘 전의 일이었다.
그 사흘 동안 여인이 당한 고통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녀는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이름도 모르는 자에게 고이 지켜온 정조를 유린당하다니!
여인은 그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몸이 더럽혀졌음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차라리 죽어버릴까도 생각했으나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만일 자신이 죽으면 틀림없이 자신이 외간 남자에게 능욕당해 죽었음도 밝혀질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남편이나 자식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었다.
사흘 전의 악몽을 떠올린 중년미부는 결연한 표정으로 질끈 입술을 깨물었다.
(놈을...내 손으로 죽여버리는 수밖에 없다. 그 후에 나도 죽을 것이고……!)
그녀는 옷의 소맷자락 안에 감춰둔 독을 묻은 비수를 어루만졌다.
바로 그때였다.
“흐흐! 약속을 지키리라 믿었소!”
화라라락!
문득 한 줄기 음흉한 웃음과 함께 암자 앞으로 누군가 날렵하게 날아 내렸다.
“그놈이다!”
중년미부는 바르르 치를 떨었다. 그녀는 목소리만으로도 나타난 자가 누군지 알아차린 것이었다.
덜컹!
뒤이어 사당의 문이 열리며 한 명의 사내가 성큼 안으로 들어섰다.
일신에 화려한 비단옷을 걸친 약관의 청년인데 제법 준수하고 헌앙한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다만 안색이 지나치게 창백하고 파리해 보였으며 연신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는 것이 과히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그자가 바로 사흘 전 중년미부를 강간한 음적이었다.
“흐흐! 그간 별래 무양하셨소, 검모(劒母)!”
화복청년은 히죽 웃으며 중년미부를 향해 포권을 했다.
헌데 검모라니?
마의를 걸친 중년미부가 정말 검모란 말인가?
당금 무림에서 검모라 불리는 여인은 단 한 명뿐이다.
검모 설지!
이것이 중년미부의 이름이었다.
본래 천건문은 문도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것이 모태가 되는 문파이다.
그래서 장문인은 검부, 안주인은 검모라 존칭을 불렀다.
하지만, 역대 장문인들은 검부라는 존칭보다 세상이 만든 별호로 불리면서 오직 안주인인 검모만 불리우게 된 것이다.
검모 설지는 당대 천검문의 안주인이다.
안주인이 되기 전까지는 유수검녀라는 별호로 불리었지만, 안주인이 되면서 검모가 되었다.
한때 정파제이검이자 천검문의 전대 장문인 칠성검조의 장녀이자, 현임 장문인 유성신검의 부인이다.
그렇기에 천검문의 전 문하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아왔다.
헌데 그 고귀한 신분의 검모 설지가 외간사내에게 능욕당하는 비극이 벌어진 것이었다.
검모 설지는 성큼성큼 다가서는 젊은 사내를 주시하며 싸늘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나란 계집은 본래 마음이 모질지 못해 누구를 원망하거나 저주해 본적이 없다. 하지만 너처럼, 가증스러운 음적에게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구나!”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화복청년은 음흉한 눈을 번득이며 어깨를 으쓱했다.
“흐흐흐! 왜 그러시오? 검모의 외로움을 달래준 내게 고맙다고는 하지 못 할망정 화를 내시다니!”
“닥쳐랏!”
설지는 날카로운 음성으로 외쳤다.
“나...날 강제로 욕보이고도 이렇게 뻔뻔하게 굴다니.....!”
그녀는 수치와 분노를 금치 못하며 화복청년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자는 어디까지나 태연자약하기 이를 데 없었다.
“흐흐! 그게 어쨌단 말이오? 검모도 단지 욕구를 지닌 여자일 뿐이오.”
“여자인 검모를 사내인 내가 좀 즐겼기로서니 잘못된 것은 없잖소?”
설지는 화복청년의 뻔뻔스러운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
“네놈은 인간도 아니다!”
그녀는 분노가 극에 달해 쥐어짜는 듯이 음성으로 소리쳤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모습에도 사내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흐흐! 다 그런 거요! 결국 승자가 되는 것은 도덕군자가 아니라 나같은 뻔뻔스러운 철면피들이니까!”
그자는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구......구제불능이로구나!”
설지는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화복청년은 그런 그녀에게 손을 불쑥 내밀었다.
“하하하! 무어라 해도 좋소! 이제 약속대로 파사검결이나 내놓으실까?”
실지는 치를 떨며 바득 이를 갈았다.
“원한다면 주마!”
말과 함께 그녀는 품속에서 한 권의 책자를 꺼내들었다. 책이라기보다는 수십 장의 양피지를 엮어 묶어 놓은 것이다.
파사신검결!
그 양피지 묶음의 표지에는 그와 같은 글이 수려한 필체로 쓰여져 있었다. 칠성검조가 창안을 하였고, 그 제자인 유성신검 능천위가 연성을 하여 사문을 위해 자신의 심득을 풀이한 해설서이다.
“파사신검결!”
설지의 손에 들린 비급을 바라보는 화복청년의 눈빛이 탐욕으로 번득거렸다. 그자는 자신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켰다.
(흐흐흐! 저것만 손에 넣으면 나는 드디어 역천진경의 두 번째 권을 수중에 넣은 것이나 다름없다!)
화복청년은 머리를 굴리며 흥분의 눈빛을 지었다.
이자가 검모 설지를 능욕했던 것은 바로 파사신검결 때문이었다.
그는 파사신검결의 비밀을 알고 있었기에 검모 설지를 욕보인 것이다.
“어서 그것을 내게 던지시오!”
화복청년은 탐욕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설지의 손에 들린 파사신검결을 노려보며 조급하게 말했다.
“그 전에 알고 싶은 것이 있다.”
설지는 독기서린 표정으로 화복청년을 주시하며 말했다.
“무엇이오? 말해보시구려!”
“너는… 누구냐? 그리고 어떻게 본문의 후원 깊숙이 잠입했느냐? 누군가 내부에 동조자가 있었지?”
설지는 싸늘하게 화복청년을 추궁했다.
그녀의 물음에 그자는 음흉하게 눈을 번들거리며 웃었다.
“흐흐흐! 두 번째 질문은 이 자리에서 당장 답해드릴 수 없지만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있소!”
그자는 교활하게 눈동자를 굴리며 말했다.
“내 이름은 사우! 남들은 본좌를 구지마룡이라 부르오!”
“구지마룡 사우?”
설지는 의문의 신음성 나왔다.
검모의 자리에 오르면서, 강호 활동을 하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귀는 열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구지마룡 사우라는 이름도 별호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설지의 그런 의문을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사우는 매우 자랑스럽게 말하였다.
“흐흐흐! 지금 것 들어 본적은 없었을 것이지만, 앞으로는 마도오신제의 구지마룡 사우라는 이름을 많이 들어보게 될 것이오, 검모!”
“흐흐흐! 궁금증이 또 있으면 어서 파사신검결 넘기시오!”
구주마룡 사우는 음험하게 웃으며 설지를 재촉했다.
그러자 설지는 흠칫 정신을 차렸다.
“오냐! 받아랏!”
파앗!
그녀는 입술을 꼭 깨물며 파사신검결을 구주마룡 사우의 가슴을 향해 던져냈다.
“헉!”
헌데 재빨리 손을 내밀어 파사신검결을 잡으려던 사우는 기겁했다.
스파앗!
돌연 파사신검결 속에서 새파란 비수가 불쑥 튀어나와 가슴으로 파고드는 것이 아닌가? 그 비수의 칼날에서는 새파란 자광이 번들거리는 것이 한 눈에 칼날에 지독한 극독을 바른 독비수임을 알 수 있었다.
“감히!”
따당!
사우는 간발의 차이로 지력을 날려 날아드는 독비를 튕겨버렸다.
“죽어랏!”
거의 동시에 설지는 앙칼진 음성으로 외치며 사우를 덮쳐들었다.
그런 그녀의 양손에도 새파랗게 날이 선 독비가 들려있었다.
“흐흐! 어딜!”
“#####%%%%%%”
사우는 음험하게 웃으면서 이상한 주문을 외웠다.
“악!”
쨍끄랑~! 콰당탕~!
그러자 설지는 비명과 함께 양 손에 가진 독비를 떨어트리며, 풍만한 몸은 거칠게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사우는 벼락같이 날린 지력이 그녀의 개혈을 찍어버린 것이다.
“어...어떻게!”
설지는 자신이 이렇게 쉽게 제압이 되었다는 사실에 의문이 휩싸였다.
“흐흐흐, 지난번에 만났을 때 고독을 집어넣어지요.”
“더이상 치욕을 주지말고 죽여랏!”
설지는 바닥에 쓰러진 채 악을 썼다, 그리고는 체념의 표정으로 두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흐흐흐! 죽이다니…! 그럴 수야 있겠소, 검모님!”
사우는 음흉하게 웃으며 이죽거렸다.
“검모께서 이 못난 놈에게 파사신검결을 가져다 주셨으니 오히려 상을 드려야지!”
이어 그자는 쓰러진 설지의 옆에 앉으며 음흉한 눈길로 설지의 풍만한 몸매를 쓸어보았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
설지는 사우의 음험한 눈길에 소름이 오싹 끼침을 느끼며 앙칼지게 외쳤다.
사우는 태연하게 히죽 웃었다.
“별것 아니오. 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의미로 밤새도록 즐겁게 해드릴 생각이라오!”
말과 함께 그자는 거침없이 설지의 저고리로 손을 가져갔다.
“뭐, 뭐라고?”
설지는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며 아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이내 간절한 눈빛으로 사우를 바라보며 애원했다.
“제...제발 나를 지금 당장 죽여다오!”
그녀의 말에 사우는 음탕하게 미소를 흘렸다.
“흐흐흐! 내숭떨지 마시오. 그날 밤 좋아 죽겠다고 난리친 게 누군데……!”
찌이익!
사우는 설지에게 치욕적인 언사를 퍼부으며 거침없이 그녀의 저고리를 찢어냈다.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설지의 풍만한 젖가슴이 물결치듯 출렁 드러났다.
사우는 단번에 설지의 몸에서 치마와 그 안의 속옷까지 벗겨냈다. 그러자 드러나는 중년여인의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흐드러진 육체는 보는 이의 숨을 턱 막히게 했다.
설지의 몸매는 핏줄이 다 드러날 듯 투명하고 희디흰 피부와 육감적인 몸매가 섞여 농염하기 이를 데 없었다.
사우는 순식간에 벌거벗겨진 설지의 새하얀 몸매를 바라보며 음탕한 눈을 번들거렸다.
“흐흐흐! 비록 형편없는 비계 덩어리이지만 여기만큼은 아직도 쓸만하였소!”
사우는 히죽 웃으며 그녀의 은밀한 곳을 쓰다듬었다.
“이, 이 저주받을 놈!”
설지는 몸서리를 치며 이를 갈았다. 한 차례 더럽혀진 몸이긴 했으나 자신의 속살이 또 다시 음적의 눈 아래 드러나자 그녀는 치욕과 수치로 죽고만 싶었다.
하지만 어쩌랴, 그녀는 지금 손가락 하나 까닥할 힘조차 없었다. 그저 무기력하게 사우의 손에 알몸을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니.....
한편, 검혼전 밖에서 사우와 검모의 모습을 보고 있는 눈길이 있었다.
바로 적뢰였다.
적뢰는 검혼전 밖에 있는 나무에 몸을 기대면서 검혼전 안의 일을 훔쳐보고 있었다.
“오라, 일이 이렇게 해서, 그렇게 흐르는 군......”
“그건 그렇고 저놈이 사우라.....”
“설마 천검문의 일도 사우, 저녀석이 일으켰다니 정말 굉장한 녀석이네.”
“저런 녀석이 어떻게 하다가, 개그 캐릭터가 되었는지.....”
원 소설에서는 마교주의 다섯 제자 중에 한명으로 적뢰와 함께 용비강과 가장 많이 충돌하는 인물이었다.
마교주의 제자라,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소설에서는 액션 캐릭터는 적뢰, 그리고 개그 캐릭터는 사우.
이렇게 콤비가 되어 소설의 초, 중반까지 용비강과 대립하는 캐릭터이다.
물론 현재 적뢰가 지존회에 입문을 하지 않았으니, 이제는 존재하지 않게 되는 이야기가 되었지만, 설마 여기서 사우를 보게 되었다는 사실에 약간 예상 밖이었다.
천검문에 일어나는 사건도 사우의 개입이 되었다는 사실에.....
“뭐, 여자를 겁탈하여 일을 벌인다는 것이 녀석이 수법이지만.... 천검문까지 녀석이 짓이었다니......”
3개월 후에 용비강이 천검문을 방문을 할 때에는 검모 설지는 가짜로 바뀌어 있었고, 문주인 유성신검 역시 납치 되어 실종이 된 상태가 된다.
물론 용비강에게 가짜 검모가 정체가 들키게 되어, 지존회의 음모가 무산되게 된다는 스토리이다.
“이제 쓸쓸 내가 나서서 검모를 구해주어야 할 차례가 온 것 같군.”
“앞으로 있을 검모의 비참한 최후는 보고 싶지 않아....”
지존회에서 납치된 후, 무공이 전폐되어 사창가의 팔려 창녀가 되어 고생하다가 용비강에게 구출되지만 구출과정에서 용비강이 지존회의 함정에 빠져, 용비강 대신 목숨을 잃은 역이었다.
그 함정과 검모를 죽이는 것은 바로 소설 상에 적뢰의 일이었다.
적뢰가 몸을 날릴 순간, 적뢰의 감각에 뭔가 걸리는 것이 있었다.
몸을 뒤로 돌려, 내력으로 시력을 강화 시켰다, 천검문과 검혼전이 연결되는 길 끝에 검혼전으로 올까말까? 망설이는 인물이 보였다.
그를 본 적뢰는 미소를 짓고는,
“설마 여기가 이번 이야기의 분기점인가?”
“그래 나보다는 당신이 더 괜찮을 것 같군.”
“당신의 망설임 내가 해결을 해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