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2화 (112/118)

< --  (공지)연재 재개합니다  -- ><색협천하> 연재를 재개하겠습니다. 오늘밤 1시후에 한 편 올리고 다음날부터는 <검풍색풍>과 교대로 한 편씩 올리겠습니다.  < --  (공지)연재 재개합니다  -- ><색협천하> 연재를 재개하겠습니다. 오늘밤 1시후에 한 편 올리고 다음날부터는 <검풍색풍>과 교대로 한 편씩 올리겠습니다.  

< --  운명의 동반자  -- >물론 그대로 맞아줄 영호성이 아니었다. 그는 기쾌하게 피하며 반격을 가했다. 영호성과 장운악의 결투는 박진감 넘치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며 숨 가쁘게 돌아갔다. 동네사람들이 보기에는 자칫하면 누구 한 명이 죽을 것 같은 처절한 모습이지만 사실은 생사를 건 싸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영호성은 탈출하는 처지에 철혈대본영의 고위직을 죽일 수는 없고, 장운악은 철혈성존의 사위를 살상할 수 없었다. 두 사람 다 살초는 자제하고 상대방을 제압할 목적으로만 손발을 휘둘러대니까 승부가 쉽게 나기 힘들었다. 이때 북궁수란의 내심은 깊은 혼돈의 늪으로 빠져들어 있었다. 애초에 그녀는 영호성이 부친의 진노를 사서 중벌을 받을까 걱정했다. 그녀 자신의 문제는 생각하지 않고 오직 영호성 문제만 생각했던 것이다.그런데 찰각주 범위양이 자신과 영호성의 관계를 알고 있지 않은가. 그것은 북궁수란으로서는 예상못한 충격이었다. 회1/6 쪽등록일 : 13.10.03 01:13조회 : 594/594추천 : 14평점 :선호작품 : 2396(비허용)

범위양 말고 또 누가 알고 있을까. 범위양이 안다면 찰각의 정예요원들 다수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또한 자신이 영호성과 밖으로 나온 사이에 부친의 귀에도 흘러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언젠가 나중에는 남편도 알게 될 것이 틀림 없었다. 이제 그녀는 동생의 결혼을 앞두고 동생 신랑과 밀통을 한 천하의 불륜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북궁수란의 마음은 천 근 바위처럼 무거워졌다. 그녀의 걱정은 다시 영호성을 향했다.영호성은 결혼을 앞두고 동생의 언니와 밀통을 한 파렴치한으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이 상태로 돌아가면 어떤 벌을 받을까. 불안감이 더욱 커진 북궁수란은 영호성과 장운악의 싸움을 보지 않고 철혈성궁이 있는 방향을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들판을 가로질러 몇 명의 인영이 경공을 써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북궁수란은 범위양 아니면 장운악의 부하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내공을 청각에 투입해서 청력을 최대한 높여보았다.  2/6 쪽철혈성궁과 들판 사이에 가로놓인 야산숲에서 뭔가 둔중한 소리가 미약하게 울려나오는 것 같았다. 그것은 수많은 인마가 달려오는 소리 같았다. 마음이 다급해진 그녀는 입술을 질근 깨물더니 장운악을 향해 일장을 갈겼다. 위잉~장운악은 영호성과의 결투에 집중하고 있다가 느닷없이 대각선 방향에서 등 뒤로 짓쳐드는 기운을 느끼고 화들짝 놀랐다. 그는 급히 허리를 틀며 피했으나 그 바람에 전방의 영호성에게 허점을 노출하고 말았다.퍽!영호성의 우수 일격이 장운악의 어깨 견정혈에 적중되었다. 장운악은 짧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쓰러졌다. 영호성의 연이은 점혈공세가 퍼부어졌고 장운악은 시체처럼 뻣뻣이 굳어버렸다.영호성은 북궁수란이 암습으로 도와준 것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3/6 쪽북궁수란은 바람같이 움직이며 동네사람들 머리를 점혈하여 쓰러뜨리고 있었다. 삽시간에 두 발로 서있는 사람은 영호성과 북궁수란 단 두 명만 남았다. 영호성은 말을 다시 끌고 나오기 위해서 축사로 몸을 날렸다. 북궁수란이 뒤따라 들어갔다. “부인은 빨리 돌아가시오. 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소.”영호성이 쓸만한 한 마리를 급히 골라 타고 나오려는데 북궁수란이 다른 말들 다리에 지력을 갈겨서 쓰러뜨리고 있었다. 자신이 탈 말 한 마리만 남기고. “멀쩡한 말을 왜 쓰러뜨리는 거요?”“들판에 경공으로 달려오는 자들이 있어요. 그 자들이 말을 못타게 해야 되어요.”북궁수란은 말등에 올라타면서 말을 이었다. “우리 함께 가요.”“뭐, 뭐요!”4/6 쪽영호성은 뜨악해진 나머지 말고삐를 멈추었다. 북궁수란이 말을 앞질러 몰면서 답했다.“운명인가봐요. 일단 북쪽으로 멀리 달아나야 해요. 그런 다음 우회해서 움직이자고요.”북궁수란이 탄 말이 먼저 마장을 벗어나서 달리기 시작했다. 영호성도 머뭇거릴 입장이 아니라서 함께 달릴 수밖에 없었다. 두 마리의 말은 어둠을 뚫고 들판을 달려갔다. 말발굽 소리가 덜 나도록 잡초가 조금 자란 풀밭 위를 주로 달렸다. 두 사람이 탄 말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 잠시 후 찰각요원 두 명이 나타났다. 두 사람은 마을사람들이 무더기로 쓰러져 있고 형각주 장운악과 찰각주 범위양이 바위처럼 뻣뻣한 몸으로 쓰러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독자적인 추격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품에서 신호탄폭죽을 꺼내서 쏘아 올렸다.펑 소리와 함께 불꽃이 타오르며 어두운 밤하늘이 일순 밝아졌다.들판 너머 야산에서 인마가 움직이는 소리가 급격히 빨라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수5/6 쪽

많은 인마의 무리가 낙양 마장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쿠폰이 그립습니다. 250원짜리 한 장만 쏘아주세요!!!자매작 <검풍색풍>6/6 쪽

자매작 <검풍색풍>자매작 <검풍색풍>자매작 <검풍색풍>자매작 <검풍색풍>자매작 <검풍색풍>자매작 <검풍색풍>자매작 <검풍색풍>자매작 <검풍색풍>자매작 <검풍색풍>자매작 <검풍색풍>자매작 <검풍색풍>자매작 <검풍색풍>< --  운명의 동반자  -- >낙양 마장으로 몰려든 인마는 가히 이천여 기가 넘는 거대한 행렬이었다. 북쪽 방향에 투입된 철혈대본영 전력의 얼추 절반에 해당하는 인원이었다. 총관부를 이끄는 대총관 유충걸이 지휘하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유충걸은 폭죽을 쏘아올린 찰각요원들에게 보고를 받고서 두 마리 말이 사라진 방향으로 천여 기를 바로 출발시켰다. 그러고 나서 고수들로 하여금 찰각주 범위양과 형각주 장운악의 혈도를 푸는 일을 맡겼다. 범위양과 장운악은 거의 비슷한 시각에 정상이 되었다. 장운악이 먼저 큰소리로 말했다.“영호성을 제압하려고 싸우던 중 갑자기 누가 후면에서 암습했소. 그 바람에 허점이 노출되어 영호성에게 제압되고 말았소.”장운악은 아직도 자신의 배후를 공격한 존재가 북궁수란이라는 단정을 못하고 있었다. 범위양이 한 박자 늦게 입을 열었다.  “북궁 부인이 영호성을 도와준 거요.”회1/5 쪽등록일 : 13.10.12 01:03조회 : 501/501추천 : 9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396

그 말에 장운악과 유충걸을 위시하여 주변에 있는 고수급 인물들의 눈이 일제히 휘둥그레졌다. 장운악이 소리쳤다.“정신 나갔소? 북궁부인이 왜 영호성을 도와준단 말이오?”유충걸이 맞장구쳤다.“북궁 부인이 장 각주를 도와주려고 공세를 갈겼는데 영호성과 장 각주가 어지럽게 움직이는 바람에 장 각주의 후면으로 공세가 엄습해 들어온 것 아니오?”장운악은 지체없이 동의했다.“북궁 부인이 갈긴 공세라면 그 말이 당연히 옳을 것이오. 아니라면 제 3의 인물 누군가 숨어있었다는 얘기가 되는 거요.”범위양이 반박했다.“당시 상황을 잘 생각해보시오. 북궁부인의 능력으로 맞추지 못할 정도로 두 사람이 그렇게 어지럽게 움직였는지 따져보시오.”2/5 쪽그 말에 장운악은 바로 말대꾸를 하지 못하고 당시의 장면을 떠올려 보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영호성과 자신은 원을 빨리 그리며 빙빙 도는 식의 싸움은 하지 않았다. 숨 가쁘게 손발이 뒤섞였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영호성은 동쪽, 자신은 서쪽 방위를 지켰던 것이다. 그렇다면 북궁수란 정도의 고수가 실수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 않은가. 처음부터 장운악 자신의 후면을 노렸다는 것이 확률 높은 분석 아닌가.이런 생각이 든 장운악은 입을 열지 못하고 곤혹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이리저리 갸우뚱거렸다. 그 모습을 본 유충걸이 낮은 어조로 범위양에게 물었다.“방금 이야기는 대단히 위험한 것이오. 범 각주는 그렇게 확신할만한 단서가 따로 있으신건가?”범위양은 긴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소이다. 북궁 부인이 영호성의 탈출을 돕는 특별한 사이임을 모르고 추격하면 두 사람의 계략에 당할 수 있소이다. 앞서 간 추격대에게 빨리 이 점을 주지시켜야 할 것이오.”유충걸은 할 말을 잊은 듯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주변의 인물중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그들 모두의 표정이 바위처럼 굳고 있었다. 3/5 쪽범위양이 한 이야기는, 영호성과 북궁수란이 불륜관계이며, 북궁수란은 사랑하는 영호성이 동생 북궁수연과 결혼하는 것이 싫어서 함께 야반도주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엿한 남편이 있는 유부녀가 정부와 달아나는 것이다. 그 정부는 자기 동생의 약혼남인데 말이다.몇몇 사람은 머릿속이 헝클어지는 느낌마저 맛보고 있었다.범위양이 다시 입을 열었다.“아 참! 또 주지해야할 사실이 있소. 영호성은 전음을 공격무공으로 사용하는 재간이 있소. 귓속에 강하게 집어넣어서 정신을 어지럽게 만들어 버린다오. 이걸 조심해야 하오.”입을 봉하고 있던 장운악이 물 만난 고기처럼 크게 소리쳤다.“맞소. 영호성은 전음무공을 쓰오. 모두 나처럼 귀에 귀마개를 해야할 것이오.”그는 말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제 귀를 가리켰다. 사람들은 장운악이 범위양보다 더 큰 목소리로 말했던 이유를 그제야 알아차렸다. 귀에 쑤셔넣은 마개 때문에 남보다 적게 들리니까 본능적으로 더 크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4/5 쪽

유충걸이 출발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전령역할을 전담하는 고수 한 명을 불러서 앞서 간 행렬에게 가서 방금 사항을 전달할 것을 명했다.그 자는 체구가 어린애처럼 작으면서 가장 날렵하고 빠른 말을 타고 있었다. 조금 전에 간 추격대를 그 자가 쫓아가고 나머지 인마는 그 뒤를 따라갔다.   ///============================ 작품 후기 ============================자매작 <검풍색풍> <여친의 정체를 폭로한다>쿠폰 쏘아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5/5 쪽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자매작 <검풍색풍> <여친의 정체를 폭로한다>============================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자매작 <검풍색풍> <여친의 정체를 폭로한다>============================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자매작 <검풍색풍> <여친의 정체를 폭로한다>============================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자매작 <검풍색풍> <여친의 정체를 폭로한다>============================ 작품 후기 ============================< --  운명의 동반자  -- >추격대는 수십여 개의 화섭자를 밝혀서 길바닥에 난 말발굽 자국을 살피면서 북쪽으로 따라갔다. 들판 사잇길에는 자국이 분명해서 따라가기 편했는데 한참 가다보니 말발굽 자국이 길을 벗어나서 숲으로 들어가 버렸다.영호성과 북궁수란은 최대한 멀리 달아나는 것보다는 종적을 어지럽게 만드는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택했던 것이다. 나무가지를 부러뜨려 바닥을 쓸면서 지나갔는지 숲속에서 말발굽 자국이 뚝 끊기고 말았다. 추격대는 숲 전체를 이 잡듯 수색할 수밖에 없었다.  먼저 온 수색대와 전령, 그리고 유충걸 등 나머지 인마들은 이 숲을 수색하는 동안에 다시 하나로 합류하게 되었다. 한 무리가 숲 외곽만 따라서 돌다보니까 북서 방향에서 숲 바깥쪽으로 빠져나간 두 필의 말발굽 자국이 희미하게 눈에 띄었다. 말발굽 자국은 관도 쪽으로 이어졌다. 추격대의 선두조가 관도로 들어서며 길을 인도했다. 그런데 십 리쯤 가다가 다시 인근 숲으로 이어지더니 거기서부터는 오리무중이었다. 회1/7 쪽등록일 : 13.10.16 01:14조회 : 455/455추천 : 8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396

직경이 이백여 장 가량의 그리 크지 않은 타원형의 숲인데 들어간 말발굽 자국이 있는 반대편에는 수많은 말발굽이 들락날락한 자국이 있었다. 너무 많으니 뭐가 어찌 된건지 알 수가 없었다. 가까운 관도로 가봐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한 방향으로 추적할 수는 없고 사방으로 흩어져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영호성과 북궁수란이 철혈대본영을 떠난 지 이틀째 되는 날 저녁이었다. 어느 야산 중턱의 후미진 절벽 위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그들이 탔던 두 마리 말 중 한 마리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단 한 필만 뒤쪽 나무에 매여져 있었다. 구름이 많이 끼었는지 별빛은 흐릿했고 막 고개를 내민 달이 눈이 시린 월광을 풀어내고 있었다. 영호성은 하늘에 시선을 둔 채 조용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부인께서는 동생의 약혼남과 눈이 맞아서 달아난 천하의 음부탕녀로 낙인찍히고 말았소. 남은 삶은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야 하오. 만약 후회한다면 지금이라도 돌아가시오! 그럼 아마도 철혈대본영 측에서 꾀를 내어 나한테 납치당했다가 탈출한 것으로 처리할 것이오.”2/7 쪽북궁수란은 땅이 꺼질듯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입술을 질근 깨물며 말했다.“이미 늦었어요. 나의 정해진 운명이에요.”이어 그녀는 영호성의 잘 생긴 옆모습을 흘낏 바라보았다.“영호 공자는 약혼녀의 유부녀 언니와 눈이 맞아 달아난 천하의 패륜탕아로 낙인찍히고 말았어요. 남은 삶은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야 해요. 후회하는 마음이 정말 없나요?”영호성은 무슨 말을 하려다 멈추고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북궁수란이 이런 식으로 말할 입장이 아니었다. 그녀만 따라오지 않았으면 영호성은 그냥 구속적인 혼인이 싫어서 달아난 지나친 자유주의자 정도로 알려질 뿐이다. 그것을 패륜탕아로 낙인찍게 만든 것은 북궁수란이 끼어든 때문인 것이다.하지만 영호성은 지금 이 순간 그런 식으로 답하면 안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여인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색협이기 때문에.“내가 어찌 후회하겠소. 그런 마음은 일점도 없소. 또한, 나는 색협의 철학을 가지고 여려 여인과 사랑을 나누며 살아왔기 때문에 특별히 명예가 추락할 것도 없다고 생3/7 쪽각하오.”  북궁수란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의 눈빛이 어둠 속에서 묘한 기쁨으로 반작거렸다. “쉴만큼 쉬었으니 출발합시다. 가는 길에 진흙 가루라도 구해서 갑시다. 인피면구 같은 게 없으니 대용으로 뭔가 얼굴에 발라야 할 것이오.”영호성은 북궁수란의 손을 잡아 자기 품으로 당겼다. 다음 순간 그는 그녀를 안아든 채로 휘잉 날아서 말 등 위로 올라탔다. 다시 하루가 더 지나갔다. 두 사람이 철혈대본영을 떠난 지 사흘째 되는 날 늦은 오후였다. 철혈대본영이 있는 낙양에서 남서쪽으로 오백여 리 떨어진 어느 한적한 관도 위를 달리는 말 한 필이 있었다. 마상에는 두 명의 젊은 사내가 타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얼굴이 까무잡잡한 편이어서 햇볕에 나와 막일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진 것 같았다. 4/7 쪽한 사내는 키가 크고 다른 한 사내는 차이 나게 작았다. 말 한 마리를 두 사람이 타는 것이라서 키 작은 사내가 앞부분에 앉아있고 키 큰 사내가 뒤에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은 태운 말 한 필은 관도변의 어느 허름한 이층 객점에서 멈추었다. 마굿간에 말을 매놓고 두 사내는 주렴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회계대에서 졸고 있던 주인과 점소이가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어서 오세요.”두 사내 중 키 큰 사내가 중후한 음성으로 말했다.“식사를 한 후 숙박하겠소. 방을 하나 주시오.” “예, 이층 동쪽 끝 방이 제일 크고 좋습니다. 마침 그 방이 비어있네요.”“좋소.”두 사내는 탁자에 앉아 구운 오리고기와 소면을 시켰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두 사내는 줄곧 침묵을 지켰고 대화를 거의 나누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음식이 나오자 재빨리 먹어치우고 이 층으로 향했다. 5/7 쪽

방으로 들자 키 작은 사내가 욕실부터 찾았다. 그 사내는 행낭을 든 채로 욕실로 들어가더니 일다경쯤 지나서 나왔다. 들어갈 때는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사내였는데 나올 때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성! 당신도 빨리 씻어요.”그녀는 다름 아닌 북궁수란이었다. 키 큰 사내는 영호성이었다. 영호성은 북궁수란이 씻으라고 했지만 욕실로 바로 들어가지 않았다. 북궁수란의 허리를 냉큼 끌어안아 자기 품으로 밀착시켰다. “본래의 모습을 되찾으니 너무 예뻐 보이는구려.”말을 하면서 영호성의 입은 북궁수란의 뺨과 목덜미를 마구 쭉쭉거렸다.“아이, 왜 이래요.”고개 도리질을 하는 북궁수란이 안면에는 행복의 진한 미소가 피어나 있었다. 이윽고 영호성의 입술이 북궁수란의 입을 덮었다. 북궁수란의 두 팔이 영호성의 목덜미를 감았다. 두 사람의 입은 처음부터 한 덩어리인 것처럼 달라붙은 채 요란한 흡착음을 일으켰다. 6/7 쪽

============================ 작품 후기 ============================자매작 <검풍색풍> <여친의 정체를 폭로한다>7/7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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