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탈출! 그리고 여인 -- >장운악은 지력 한 방에 맞은 마혈이 워낙 강하게 굳어버려서 사지뿐 아니라 얼굴과 목도 움직일 수 없었다. 혀도 마찬가지로 움직여지지 않아서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원래 보통의 경우는 마혈이 제압당하면 사지를 쓰기 힘들고, 말을 못하게 하려면 따로 아혈을 제압해야 한다. 그러나 막강한 고수에게 당하면 한 방의 점혈에 모든 기능이 중단되는 것이다.하지만 장운악은 쓰러진 후에 굳어오는 목덜미를 억지로 틀어서 영호성이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 보아두었다.혈도가 빨리 풀리면 당장 말을 하고 싶은데 고수가 점혈해 놓은 것을 하수들이 막 바로 풀 수는 없었다. 네 사람이 교대로 공력을 최대로 높여서 문질러대고 있는데 찰각 요원 두 명이 담을 넘어왔다. 범위양과 함께 찰각 지붕을 출발했던 두 사람이 지금 담을 넘어온 것이다. 그들은 범위양의 마지막 종적을 보지 못해서 어디로 가야할 지 알 수 없었다. 장운악을 해혈하고 있는 네 사람에게 묻는 수밖에 없었다. 회1/7 쪽등록일 : 12.07.11 01:38조회 : 928/937추천 : 5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396
“영호성 대협은 어디로 갔소?”그 말에 형각요원 네 명의 눈에 어리둥절한 빛이 떠올랐다. 한 명이 급히 물었다.“우린 침입자를 쫓아왔소. 영호성 대협을 여기서 왜 찾는 거요?”“침입자가 아니고 탈출자요. 영호성 대협이 성존 어르신의 뜻을 어기고 무단탈출을 감행한 것이오.”그 말에 형각요원 네 명은 아! 소리를 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장운악의 혈도가 풀린 것이 바로 이때였다.“영호성 대협이 맞다. 숲 저 쪽으로 들어갔어. 범 각주가 뒤쫓아 갔는데 빨리 가서 전해야한다. 영호성은 전음을 무공으로 쓴다. 갑자기 귓속이 울리며 현기증이 확 와버린다. 내가 그 수법에 당했어.”찰각요원 두 명은 이미 장운악이 가리킨 방향으로 몸을 날리고 있었다. 그들은 숲으로 들어와서 청력을 최대한 돋우었다. 다행스럽게 숲이 스치는 듯한 음향이 아주 미세하게 동북향에서 들려왔다. 2/7 쪽조금만 늦었어도 포착할 수 없었을 것 같은 미약한 소리였다. 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그쪽으로 재빨리 움직여갔다. 장운악이 몸을 일으키면서 부하들에게 소리쳤다.“너희들은 뭐하고 있느냐? 빨리 찰각 아이들을 쫓아가!”“존명!”네 명의 형각요원은 일제히 몸을 돌려서 숲으로 들어갔다. 조금 전에 숲으로 들어간 찰각요원들의 음향을 추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장운악은 제 손으로 하체 근육을 다 푼 다음에 부하들을 쫓아서 경공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의 입가에 비릿한 웃음이 떠오르고 있었다. ‘찰각에 있던 영호성이 탈출했으니 이거야말로 범위양 망신거리 아니냐. 근데 만약 내가 영호성을 잡아서 돌아오면 그야말로 위양이 그 녀석 곱배기 중에서도 상곱배기 망신살이 뻗치는 게지.’장운악은 방금 전에 영호성이 전음무공을 쓴다는 말을 해준 것이 후회되었다. 범위양도 한 번 당하도록 내버려둬야 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입이 풀리자마자 말이 터져나가버린 것이다.3/7 쪽‘제기랄, 이 놈의 급한 성질은!’장운악은 자신을 책망하면서 속도를 점점 높였다. 그는 얼마 가지 않아 부하들을 추월하고 스스로 찰각요원 두 명의 음향을 잡아내어 쫓아갔다. 가면서 잎사귀를 뜯어 비벼서 작은 뭉치로 만들었다. 영호성과 범위양이 싸우는 장소에 도착하면 일단 그 뭉치를 양쪽 귓구멍에 쑤셔 넣어 전음공격에 대비하려는 것이었다. 한편 철혈대본영 찰각 앞 공터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있었다. 총관부를 이끄는 대총관 유충걸을 위시하여 성존부 수석내당주 위기동 등 기라성 같은 고수들이 몰려와서 당황스런 표정으로 사면의 밤하늘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도대체 왜 신호탄이 터지지 않고 있는 것이야!”유충걸이 화가 나서 핏대를 세우며 소리를 지르자 위기동이 한숨을 쉬며 말을 받았다.“이 인간들이 찰각에서 터진 사고니까 자기들끼리 해결해보려고 신호탄을 쓰지 않고 4/7 쪽지들끼리 추격만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바로 그때였다. “저, 저기 확실치는 않지만 북쪽으로 간 것 같습니다.”찰각 주변에 모여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찰각 요원 한 명이 앞으로 나오며 외친 말이었다. 그 자의 얼굴에는 두려운 빛이 가득 떠올라 있었다. 유충걸과 위기동이 재빨리 고개를 돌려 그 자를 바라보았다.“자세히 얘기해봐.”“제가 범 각주님 및 세 동료와 함께 지붕으로 올라왔을 때 두 명의 동료가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저와 특히 친한 친구들이라서 제가 그들을 수습하는 일을 맡았지요. 두 명의 혈도가 너무 강하게 제압되어 있어서 내상을 입을까봐서 조금이라도 풀어서 염추비 어른께 데려가려고 전력으로 두 명의 혈도 부위를 동시에 문질렀습니다. 그 바람에 미처 각주님의 행방을 보지 못했습니다만 들려온 파공음이 형각 방향으로 날아가는 소리였습니다. 제가 고개를 돌렸을 때는 이미 아무도 안보였습니다.”5/7 쪽“분명한가?”“예, 소리는 분명히 형각이 있는 북향이었습니다.”바로 그때였다. 형각 쪽에서 한 명이 달려왔다. 총관부 소속 당주 중 한 명이었다. “형각주 장운악도 없습니다. 그의 직속 수하 네 명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비상종이 울릴 때 형각지붕으로 올라갔다는데 그때 영호성 대협의 뒷모습을 발견하고 쫓아간 모양입니다.”유충걸이 한숨을 내쉬었다.“장운악 그 친구까지 공명심에 사로잡혀있군. 신호탄 한 방만 쏘아주면 쉽게 해결되는 일인데.”위기동이 말했다.“총관 어른, 일단 남쪽은 빼고 북쪽으로 인원을 육 할 투입하고 동과 서에 이 할씩 배분합시다.”유충걸이 수락을 할 듯하다가 눈매를 좁히며 고개를 가로저었다.6/7 쪽
“아니야. 영호성이 북쪽으로만 계속 간다는 보장은 없어. 서북 또는 동북으로 꺾다가 역방향인 남쪽을 택해서 움직일 수도 있어. 북쪽으로 오 할, 동과 서에 각각 이 할, 남쪽에 일 할을 놓자고.”============================ 작품 후기 ============================자매작 <검풍색풍>쿠폰 쏘아주시는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계속 쏘아주십시오.7/7 쪽
자매작 <검풍색풍>쿠폰 쏘아주시는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계속 쏘아주십시오.자매작 <검풍색풍>쿠폰 쏘아주시는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계속 쏘아주십시오.자매작 <검풍색풍>쿠폰 쏘아주시는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계속 쏘아주십시오.자매작 <검풍색풍>쿠폰 쏘아주시는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계속 쏘아주십시오.쿠폰 쏘아주시는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계속 쏘아주십시오.자매작 <검풍색풍>쿠폰 쏘아주시는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계속 쏘아주십시오.자매작 <검풍색풍>쿠폰 쏘아주시는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계속 쏘아주십시오.자매작 <검풍색풍>쿠폰 쏘아주시는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계속 쏘아주십시오.자매작 <검풍색풍>쿠폰 쏘아주시는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계속 쏘아주십시오.< -- 탈출! 그리고 여인 -- >유충걸은 총관부와 성존부 병력의 반이 북쪽에 가고 동서에 각각 이 할, 남쪽에 일 할이 되도록 각 조직에 영을 하달했다. 그 직후 찰각을 둘러싸고 있던 인파들이 사방으로 우르르 흩어졌다. 한편 바로 그 시각에 영호성은 북궁수란을 어깨에 걸머진 채 전력으로 숲속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북궁수란은 이미 마혈이 크게 울렸던 것이 다 해소된 상태였다. 제 발로 경공을 써서 달려도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심(女心)이란 참으로 기이한 존재였다. 그녀는 영호성의 어깨에 둘러매져가는 것이 너무 행복해서 내려가기가 싫었다. 분명히 불편한 자세인데도 그녀는 그저 좋았다. 영호성과 몸이 붙어서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지금 상태가 그녀에게는 짙은 행복감을 안겨다주는 것이다. 그녀는 그 행복감에 취해서 영호성이 탈출중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어버린 채 몽롱한 눈빛을 발하고 있었다. 회1/7 쪽
등록일 : 12.07.12 01:16조회 : 904/913추천 : 6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396
영호성은 어느덧 숲을 빠져나와서 벌판으로 들어섰다. 서쪽으로 십여 리 쯤 떨어진 곳에 낙양성의 성벽이 보였다. 짙은 어둠에 잠겨있는 낙양성은 일견 폐가에 늘어진 무성한 덩굴처럼 기괴한 느낌을 주었다. 낙양성까지 이어진 벌판에는 길을 따라서 좌우에 인가가 늘어져 있었다. 영호성은 벌판을 달려가며 안력을 최대한 높여서 널찍한 마구간이 있는 집을 찾으려고 했다. 마구간이 클수록 크고 좋은 말이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었다.수장 거리마다 한 번씩 지면에 발을 디디며 경공을 전개하며 가노라니 어느 집 뒤쪽에 드넓은 면적으로 목책이 둘러쳐진 장소가 보였다. 목책 한 면을 따라서 허름한 목조건물이 수십 장 길이로 뻗어 있었다. 목장이 분명했다.영호성은 소나 양보다는 말이 많기를 바라면서 그곳으로 달려갔다. 영호성이 탈출중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북궁수란도 기이하지만 영호성의 행동도 그녀 못지않았다. 그냥 북궁수란을 아무데나 내려놓고 가버리면 되는데 그녀를 계속 데려가야 할 책임이라도 있는 것처럼 그는 말 한 마디 건네지 않고 전속력으로 움직이기만 하는 것이다. 2/7 쪽그가 목장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에 범위양이 숲을 빠져나와 들판으로 나왔다. 그는 나오자마자 시선이 영호성이 접근하고 있는 목장을 향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 목장은 낙양성 및 철혈대본영에도 말을 공급하는 마장(馬場)이었다.소나 양, 염소 따위는 없고 오직 말만 천여 마리를 기르고 있는 것이다.영호성에게 시급한 것은 말이고, 이 방향으로 나왔으면 마장으로 가리라보고 범위양은 처음부터 그쪽을 주시하며 그 방향으로 달리는 것이다. 최대한 안력을 높인 범위양의 시야에 흐릿한 그림자가 마장 목책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것이 잡혔다.‘저기로군.’범위양은 달리는 도중에 품에서 약통을 꺼내 환약 두 알을 꿀꺽 삼켰다. 제갈화편 염추비가 제조한 청심단이었다. 청심단은 파밀국 원정에서 음약 섞인 미혼분의 작용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했던 바로 그것이었다. 음약이 너무 강해서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영호성이 나타나서 해결책을 제시할 때까지 늦추는 작용을 했었다. 3/7 쪽청심단의 효능은 그것보다도 내공이 딸려서 호흡이 흐트러질 때 기운을 북돋고 호흡을 안정시키는 묘용이 있다. 치열한 전투에 앞서 미리 복용하면 공력이 증진되어 일시적으로 전투력이 대폭 향상되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전 양상일 떄는 오히려 빨리 기력을 탕진하는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복용해야 하는 약이다. 범위양은 지금쯤 철혈대본영의 고수들이 밖으로 나왔으리라 보고 그들이 오기 전에 영호성을 제압하려면 두 알 정도는 복용해야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아닌 게 아니라 청심단 두 알을 먹은 덕분인지 그의 경공에 가속이 붙었다. 영호성이 목장으로 가까이 가자 개 짖는 소리가 났다. 처음에는 한두 마리가 짖는 듯 싶더니 영호성이 목책을 넘어서 안으로 날아드는 순간 열댓 마리가 요란하게 짖어대는 개소리의 공연장이 되어 버렸다.목장 안에는 말도둑 방범용의 큰 개가 열두 마리 있었다. 말을 찾기 전에 개부터 없앨 수밖에 없었다. 영호성의 손가락들이 섬전같은 지력을 무차별 폭사했다. 지금 상황에 인간의 신체를 참고하여 개의 마혈은 어디일까, 혼혈은 또 어딜까 등을 생각하며 자비를 베풀 여유는 없었다.4/7 쪽푸슝슝슝~ 퍽퍽퍽퍽개들은 깨갱 소리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몸이 벌집처럼 관통되어 피를 철철 쏟으며 쓰러졌다. 살육의 소리에 북궁수란이 제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영호성의 어깨에 걸쳐져 고개가 뒤쪽을 향하고 있었는데 그제야 앞으로 틀면서 입을 열었다. “성, 지금 뭐하는 거예요?”“탈출하는 중 아니오.”“안돼요. 당장 되돌아가요.”영호성은 그제야 자신이 일처리를 엉성하게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일단 북궁수란을 내려주었다. “혈도는 괜찮아졌소?”“그럼요.”5/7 쪽“그럼 걸어서 돌아가시오. 나는 여기서 작별을 고하겠소.”영호성이 축사 앞으로 가려는데 북궁수란이 두 팔을 벌리고 몸을 날려 막아섰다.“안돼요. 지금 달아나면 아버님의 진노를 사서 당신은 진짜 불구가 될지도 몰라요. 하단전만 폐하는 것이 아니라 발목의 심줄을 영구히 끊어버린다든지 족삼리 같은 혈도를 폐쇄버릴 수도 있어요.”영호성은 휙 몸을 날려 그녀의 옆으로 돌아서 축사로 들어섰다. 불청객의 등장에 잠자던 말들이 깨어나 히히힝 소리를 냈다. 황급히 살펴보니 빠른 속도로 달리는 한혈마 종류는 보이지 않았다. 중간 체구의 호마에 오추마가 일부 끼어 있었다. 옆 칸으로 달려갔다. 북궁수란이 안된다고 소리치며 쫓아왔다. 그곳에 한혈마 세 마리가 보였다. 영호성은 그 중 한 마리를 끄집어냈다. 그때였다.“도둑이야!”가옥 쪽에서 고함이 울리며 뎅뎅거리는 종소리가 났다. 아까 개가 짖는 소리에 사람6/7 쪽
들이 깬 모양이었다.///============================ 작품 후기 ============================자매작 <검풍색풍> <색몽기협>7/7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