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욕에 휩싸여 가는 원정대 -- >가랍파는 더 이상 달아날 수만은 없다는 것도 느끼고 있었다. 방금 고개를 돌렸을 때 보니 영호성과의 거리가 삼십 장 정도로 좁혀져 있었던 것이다. 거리는 점점 더 가까워질 것이고 결국에는 영호성의 보도가 자신과 음요나찰의 목숨을 노릴 거란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더 거리가 가까워져도 영호성이 도기를 뿜어댄다든지 장풍을 갈기면 자신들은 풍전등화의 신세가 되는 것이다. 가랍파는 걸음을 늦추더니 절벽에 찰싹 달라붙으며 멈추어 섰다. 영호성이 돌아 나오는 순간 기습을 가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운명을 걸고 회심의 승부수를 던지기로 결심한 것이었다.가랍파는 가쁜 숨을 억지로 참으면서 신경을 청력에 집중했다. 이제 곧 영호성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그 순간 혼신의 힘을 모은 일권을 명치에 내려꽂은 후 그 기세 그대로 절벽으로 밀어서 떨어뜨릴 생각이었다. 마음속으로 하나둘을 세면서 영호성이 모습이 돌아 나올 때를 가늠하고 있는데 숫자가 삼십을 넘도록 다람쥐 한 마리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가랍파는 벽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내딛었다. 그래도 뭔가 다회1/7 쪽등록일 : 10.02.03 21:31조회 : 3348/3363추천 : 29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396
가오는 기미는 느껴지지 않았다. 좀 더 멀리 걸어가 졀벽이 휘도는 곳을 지나서 보니 영호성의 모습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 되돌아간 것이 분명했다. 순간 긴장이 풀린 가랍파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온 몸이 물에 담갔다 꺼낸 배추처럼 녹초가 된 그는 큰대자로 드러누운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밤하늘에 휘황하게 떠오른 별과 달이 그의 얼굴에 황홀한 빛을 뿌리고 있었다. 그때 음요나찰이 터벅터벅 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녀석이 갔군요.”“그래, 갔어.”음요나찰은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와서 가랍파 곁에 털썩 드러누웠다. 그리고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회주님께 빨리 급전을 보내야 할텐데.”“그러게 말이야.”수적집단 하검채를 이끌던 호치수염과 키다리의 대화에서 언급되었던 회주라는 단어가 가랍파와 음요나찰의 대화에서도 거론되고 있었다. 두 사람의 아랫배가 박자를 맞추어 크게 부풀었다가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2/7 쪽한편 영호성은 궁성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가랍파의 말을 믿지 않으려 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거짓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강해졌다. 원정대가 북궁수란 등을 덮치고 난교가 벌어지는 장면이 연상되자 그는 결국 발길을 돌리고 말았던 것이다. 이때 궁궐 앞 광장의 상황은 거의 마무리되고 있었다. 가랍파와 음요나찰이 달아나버리자 파밀국 무사들의 사기는 급전직하했고, 원정대 측의 기세가 되살아난 것이다. 달아나는 자들, 쓰러지는 자들이 속출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광장에 서 있는 자들은 원정대 쪽 수십 명뿐이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의 모습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한 결같이 바지 앞이 불쑥 튀어나와 있다는 점이었다. 마운천은 싸움이 종료된 후 바지를 간신히 올려 입긴 했으나 음욕이 더욱 더 커져서 견디기 힘들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화단 덤불 옆에 앉아서 운기요상을 하고 있는 북궁수란을 노려보았다. 그뿐이 아니었다. 그 쪽에 가까이 있는 자들은 모두 다 눈이 벌게진 채 북궁수란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다.3/7 쪽원정대가 구축했던 검진 부근에 있는 자들은 아영라, 아화란을 노려보며 침을 흘리고 있었다. 심지어는 쭈글쭈글한 노파 상예헌에게도 음욕에 찬 눈길을 던지는 자가 있었다. 원래 아영라의 시녀 두 명도 파밀국까지는 같이 왔지만 무공이 약하다고 판단하여 객점에서 대기하게 하였다. 그 때문에 이곳에는 북궁수란, 아영라, 아화란, 상예헌 이렇게 네 여인의 모습만 보이는 것이었다. 여인들은 사내들의 낌새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고 당혹을 금할 수 없었다. 북궁수란은 눈을 떴다가 자신을 노려보는 자들의 바지 앞을 보고는 놀라서 간이 목구멍으로 넘어올 뻔했다. 아영라는 비명을 질렀고, 상예헌은 하도 기가 막혀서 안면 근육이 푸르르 떨렸다. 아화란은 혈도를 다시 짚어놓아서 의식이 없으니 아무 것도 알지 못한 상태였다.북궁수란이 소리쳤다.“정신 차려욧!”그 말에 그녀를 보고 있던 사내들은 찔끔하며 어깨를 떨었다. 대본영 무인들은 자신들이 음욕을 느끼고 있는 상대가 지존의 딸임을 깨닫고 자신의 뺨을 한 대 세게 쳤다. 4/7 쪽그리고는 고개를 홱 뒤로 돌렸다. 검회 참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비각주 장위락과 양휘선의 경우는 달랐다. 얼굴과 목덜미가 은은히 붉어진 것 외에는 아직도 바지 앞이 평평한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장위락이 소리를 질렀다. “이것들아, 정신차려! 음약도 못이기면 철혈대본영 무인이 아니다.”이때 북궁수란을 보다가 호통을 듣고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린 무인들은 아영라 등이 있는 곳을 보게 되었다. 수많은 자들이 아영라 등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것을 보고는 덩달아서 걸음을 떼어놓았다. 중독된 원정대원들이 움직이는 모습은 실로 기괴했다. 미혼분에 의한 현기증과 음약에 의한 욕정이 동시에 격발되면서 그들은 뛰지 못하고 천천히 비틀대며 걸었다. 게다가 여자를 안고 싶어서 두 팔마저 앞으로 벌린 채 걸으니 마치 강시들이 걷는 모습 같았다. 아영라는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저 북궁수란을 향해 구원을 요청하는 것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5/7 쪽
“북궁 부인! 제발 도와주세요.”상예헌은 용두강괴로 땅을 쿵쿵 찧었다.“다가오면 공격한다.”북궁수란은 점혈하는 것 외에는 다른 수가 없음을 깨닫고 신형을 날렸다. 한꺼번에 청심단을 열 알이나 먹고 운기요상을 한 덕분에 그녀의 내력은 어느 정도 회복되어 있었다.북궁수란은 날렵하게 날아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등을 진 채 걷고 있는 자들부터 차례로 혈도를 점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장위락과 양휘선도 몸을 날려 점혈에 가담했다. 대본영 무인들 대다수는 고분고분 점혈에 응했다. 여인을 덮치고 능욕하는 만행을 저지르느니 혈도가 제압되어 쓰러지는 것이 낫다고 스스로도 생각하는 것이다. 현재 그들의 상태는 욕정 때문에 스스로 자신의 혈도를 제압할 기분은 나지 않지만 동료의 점혈은 허락할 수 있었다. 어디에도 예외가 간혹 있는 법이었다. 점혈하려고 다가오는 북궁수란을 껴안으려 드6/7 쪽
는 자가 나왔다. “내가 소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아시오!”대본영 무사들중 철혈성존의 딸들에게 흠모의 마음이 생기지 않은 자는 실상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고,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음약의 효과가 높아지면서 이성을 잃고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자가 나타난 것이다. 아영라를 향해 이동하던 자들중 상당수가 걸음을 멈추더니 북궁수란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입에서 침을 흘리며 눈이 벌게진 채 볼록 솟은 바지를 앞세우고 두 팔을 허우적거리며 소리를 질러댔다.“소저! 사랑하오.”“태어난 이래 자위를 딱 다섯 번 쳤는데 그때마다 소저의 알몸을 상상하면서 했소. “딱 한번만 소저의 나체를 끌어안을 수 있는 영광을 주시구려.”“소저의 다리 사이에 내 물건을 박고 싶어서 미치겠소.”북궁수란은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7/7 쪽
“딱 한번만 소저의 나체를 끌어안을 수 있는 영광을 주시구려.”“소저의 다리 사이에 내 물건을 박고 싶어서 미치겠소.”북궁수란은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7/7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