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화 (15/118)

< --  철혈대본영을 향하여  -- >“흐흐, 그날 삼월이 그것이 얼마나 피리를 화끈하게 불어주던지··· 혼백이 달아날 뻔했다니까······.”“낄낄, 원래 홍화루의 계집들은 다른 기루 아이들보다 입 기술이 더 뛰어나지.”“맞아. 홍화루 아이들은 정말 대단해. 그에 비하면 상춘각 계집들은 너무 미숙해.”식사에 곁들여 낮술을 즐기던 네 청년이 주흥이 돌자 낯부끄러운 이야기를 지껄이는 것이었다. 이때 영호성 일행의 탁자는 원래 사인용인데 의자 하나를 더 가져와서 다섯 명이 앉아 있었다. 성씨형제가 한 면에 앉고, 장량, 오대복이 건너편에 앉았고, 영호성이 혼자서 탁자의 짧은 면 하나를 골라서 앉아 있었다.음담패설이 들려오는 탁자는 영호성의 등 바로 뒤쪽이었다. 그래서 영호성은 그들의 면면을 보지 않고 목소리만 듣고 있었다. 성씨형제나 장량, 오대복은 고개만 옆으로 살짝 꺾으면 음담의 주인공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들은 점점 더 진한 얘기를 목청을 높여가며 떠들어댔다.회1/11 쪽등록일 : 09.03.01 14:54조회 : 6776/6820추천 : 47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396

“상춘각 계집 중에는 이빨로 긁어주다가 실수로 무는 년이 있어. 내가 하마터면 고것 때문에 물건에 상처를 입을 뻔했다니까.”“하하하! 홍화루 아이 중에 묘화라고 있는데 걔는 이빨이 닿는 느낌이 전혀 안 들게 혓바닥으로 절묘하게 휘감아서 애무해주더구먼. 인근에서는 그 아이 기량이 최고야.”“그래, 혹시 자네 물건이 너무 작아서 그렇게 되는 거 아냐?”“예끼, 이 사람아!”그들의 소리는 이층에서 제일 커서 다른 손님들이 나누는 대화에 방해가 되고도 남았다. 하지만 그들에게 주의를 주는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의 탁자를 쳐다보며 불편한 눈길을 던지는 자도 없었다. 그저 손님들은 묵묵히 자신들의 음식을 먹거나 아니면 소곤소곤 대화를 나눌 뿐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층 대청의 손님 중 무기를 휴대하고 있는 자는 이들 네 명과 영호성 일행뿐이기 때문이었다. 네 청년은 병기를 자신들의 의자 옆에 세워두고 있었다. 일반인이 병기를 가진 자에게 항의를 한다는 것은 여간한 용기가 아니면 불가2/11 쪽능한 일이다.네 청년을 제지할 수 있는 손님은 영호성 일행뿐이었다. 그들 역시 의자 옆에 병기를 세워두고 있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영호성의 의자 옆에는 비파가 장검과 나란히 서있다는 점이었다.하지만 영호성은 술 취한 젊은 사내들이 떠들며 음담패설을 할 수도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어서 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귓가로 흘러듣고 있었다.청년들의 이야기는 점입가경이었다.“내가 아직 데리고 못 자본 얘가 아홍인데 누가 걔 데리고 잔 적 있어?”“흐흐흐, 본좌가 벌써 꿀꺽했지. 쫙쫙 물어주는 게 쓸 만하더구먼.”“나도 자봤어. 근데 걔는 토종이 아니고 혼혈아 같애. 서역 핏줄이 섞인 것 같더라고.”“맞아. 중원 여성치고는 가슴과 엉덩이가 너무 빵빵해. 서역 혼혈일 수 있어.”이때 영호성이 수하들의 표정을 보니 성씨형제와 장량은 불만이 있는 표정이었다. 3/11 쪽영호성이 명하기만 하면 당장 네 청년에게 욕을 퍼부을 것 같았다. 오대복은 그와 반대로 곁눈질을 힐끔힐끔 하면서 할머니한테 재미난 옛날이야기를 듣는 아이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영호성 일행은 젓가락질을 하기 시작했다.이때 청년들의 대화가 다른 화제로 넘어가고 있었다. “아 참, 서역 하니까 생각나는데 자네들 얼마 전 옥문관(玉門關) 일대에서 있었던 사건을 들은 적 있나?”그들 중 백의 차림에 제법 얼굴이 희고 이목구비가 깔끔한 청년이 정색하며 한 말이었다. 다른 세 청년의 눈에 일제히 호기심의 빛이 떠올랐다. “사건이라니······?”“옥문관 서쪽 천산남로 주변에서 도적들의 약탈이 올 봄부터 급격히 심해지더니 마침내 사건이 터졌다고 하네.”천산남로는 중원과 서역의 대상들이 물자를 싣고 교역하는 중요한 통로 중 하나였4/11 쪽다. 이른 바 중원의 서쪽 끝에는 천산산맥(天山山脈)이 뻗어 있다.대상들은 주로 천산산맥의 남쪽과 북쪽에 난 길을 이용했으니 북쪽 길이 천산북로요, 남쪽길이 천산남로였다.비단길은 바로 천산남로와 천산북로를 합쳐서 이르는 말이었다. “뜸만 들이지 말고 어서 얘기해 봐. 이 사람아!”깔끔한 백의청년 바로 옆에 착석한 청년이 재촉했다. 그는 청의를 입었고 말상 얼굴에 매부리코를 하고 있었다. 이때 영호성의 젓가락질이 멎었다. 그는 진한 호기심을 느끼고 청년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사실 영호검문은 귀주성 내에서만 영향력이 있지 전국 각처에 분타를 둔 대방파는 아니었다. 때문에 영호성이 아는 변방의 소식은 반년 이상 지난 것이었다. “그러니까 보름 전에 악양(岳陽)에 갔다 왔을 때 표국 일을 하는 친척한테 들은 건데······.”백의청년은 의기양양한 기색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해박함을 뽐내고 싶었5/11 쪽

는지 장황하게 배경부터 말하기 시작했다.천산남로 인근에 있는 녹림(綠林)의 무리들은 대상행렬을 털어먹고 살아왔다. 하나 최근 이십 오 년 동안에는 그들의 발호가 별로 없었다. 중원무림을 장악한 철혈대본영이 직접 표국을 경영하며 대상들을 보호했기 때문이었다. 이른 바 청해성(靑海省) 난주(蘭州)에 있는 철혈대본영 분타가 바로 중원 최대의 표국인 철혈표국(鐵血驃局)인 것이다. 철혈표국은 철혈대본영의 다른 분타 백 개를 합친 규모로 철혈성존 북궁후가 총단 못지않게 중시하는 곳이었다. 철혈표국은 물품을 대신 운송해 주거나 대상행렬을 보호하는 역할을 독점했다. 그것만으로도 많은 수익을 올리다가 십여 년부터는 아예 표국 자체에서 무역을 시작했다.수년 전부터는 천산남로와 북로를 통한 교역량의 사분지 일이 철혈표국이 직접 하는 것이었다. 나머지 사분지 삼은 중원의 거상들이 철혈표국 표사들의 보호아래 행하는 것이었다. 결국 철혈표국 자체가 커다란 무역상이면서 동시에 다른 무역상들의 거래를 자신의 6/11 쪽보호와 통제 아래 둔 것이었다. 백의청년은 술기운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에 스스로 도취되어갔다. 그는 입에 거품을 물며 말을 이었다.“상인들이 철혈대본영을 가리켜 뭐라고 하는 줄 하나? 철혈황금충(鐵血黃金蟲)이라고 한다네.” 순간 동석한 청년들의 안색이 급변했다. 백의청년 맞은편에 앉은 두 청년 중 한 명이 입에 손가락을 가져가며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이 사람아! 아무리 취중이라지만 철혈대본영을 비난하는 말을 그대로 옮기면 어떡하나?”그 말에 백의청년은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그는 얼결에 무림의 금기를 범해버린 것이었다. 당금 무림의 금기란 공개된 자리에서 철혈대본영을 비난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만일 누군가 방금 말을 듣고 철혈대본영 분타에 신고하면 청년들은 치도곤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7/11 쪽그들은 숨을 죽이고 조심스레 주위를 살펴보았다. 모두 자기들 식사에 열중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병기를 휴대한 무림인들이 시야에 포착되었다. 바로 영호성 일행이었다.그들은 영호성 일행의 용모를 재빨리 훑어보고는 모기소리처럼 조그만 음성으로 속닥거렸다. “처음 보는 자들이야. 아마 저들도 우리 얼굴을 모를 것 같으니 그냥 조용히 나가자고.”“그건 안돼. 이 지역에 우리를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우리 인상착의만 말해도 철혈대본영 분타는 바로 알아차린다고.”“그건 그렇군.”그들의 얼굴은 긴장과 불안으로 인해 딱딱하게 굳어져갔다.“그럼 어떡하지?”백의청년은 초조한 눈빛을 발하다가 더욱 작은 목소리로 속닥였다.8/11 쪽“저들이 반점을 나간 후 어디로 가나 따라가 보자고. 황정(黃亭) 방향으로 간다면 없애 버려야해.”이곳 도홍성에 가장 가까이 있는 철혈대본영 분타는 도홍 서쪽의 황정에 있다. 만일 그쪽으로 간다면 밀고하러 가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영호성은 씁쓸한 기분을 느꼈다.‘철혈대본영의 권위는 주석에서 나누는 흥겨운 대화마저 어렵게 하는구나. 게다가 신고를 막기 위해 사람을 죽일 궁리까지 하다니··· 쯧쯧!’그는 내공을 투입해 청력을 최대한 높여두고 있었다. 해서 청년들이 아무리 작은 음성으로 속닥여도 그의 청각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이때 백의청년 맞은편의 두 청년 중 한 명이 속닥였다.“그런 짓을 할 수야 없지. 철혈대본영 분타에 잡혀가서 곤장 몇 대 맞는 것뿐인데 어찌.”그 자의 곁에 앉은 자가 말을 받았다.“일단 저들을 따라가서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확인해보자고. 황정으로 가는 게 확실하면 그때 다시 의논하는 게 어때?”9/11 쪽

좀 더 온건한 의견도 나왔다.“황정으로 가더라도 다른 일로 갈 수도 있잖아. 끝까지 따라가 봐야해. 만약 저들이 철혈대본영 분타 정문을 향해 다가가면 우리가 쏜살같이 앞질러 들어간 다음 자수하자고.”“자수?”“자수하여 진실을 말하면서 우리 뺨을 스스로 때리면 더 이상 추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사소한 일로 사람을 죽일 수는 없으니 그게 낫네.”“암, 우리가 색은 밝혀도 살인은 취향에 맞지 않아.”“미리 반점 밖에 나가서 자연스럽게 서성거리다가 저들 뒤를 쫓자고.”그들은 의견통일을 이루고는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몸을 일으켰다. 영호성은 철혈표국에 관한 이야기를 더 듣지 못해 아쉬움을 느꼈다. 하나 한편으로는 마음의 무게를 더는 기분이었다. 청년들이 살업을 택하지 않고 보다 평화적인 방책을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10/11 쪽

‘저질이긴 하지만 형편없는 악인들은 아닌 것 같군.’영호성은 그들이 탁자를 벗어나는 소리를 들으며 젓가락질을 재개했다. 바로 그때였다. 돌연 청년들이 헉! 하고 짧게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엇엔가 놀란 모양이었다.============================ 작품 후기 ============================쿠폰 쏘아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립니다.많은 쿠폰과 선작은 작가의 연참을 유도합니다. 감사합니다. 꾸벅~!11/11 쪽

============================ 작품 후기 ============================쿠폰 쏘아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쿠폰 쏘아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작품 후기 ============================쿠폰 쏘아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작품 후기 ============================쿠폰 쏘아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작품 후기 ============================< --  파밀국 미녀들의 알몸  -- >영호성은 의아심이 들었다. 청년들의 발걸음소리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영호성은 그들의 모습을 볼 생각은 없었지만 이때만은 진한 호기심을 가눌 수 없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네 청년이 일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서 멍청히 서 있는 뒷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계단 아래쪽을 보는 듯 턱이 약간 아래로 기울어져 있었다. 영호성은 그들이 놀란 이유를 알 수 없어 이맛살을 찌푸렸다. 확실한 것은 계단 아래쪽 일층에 그들을 경악케 한 존재가 있을 거라는 사실이었다. 성씨형제, 장량, 오대복 뿐 아니라 다른 손님들도 일제히 네 청년이 있는 계단입구에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오대복이 조그맣게 말했다. “저들은 여자보고 놀랬어요. 지분향 냄새가 올라오고 있어요.”영호성이 후각을 끌어올려보니 아닌 게 아니라 계단 쪽에서 은은한 지분향이 밀려와서 코끝을 간지럽게 했다.회1/5 쪽등록일 : 09.03.02 08:48조회 : 6965/7009추천 : 43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396

이 세상 누구 못지않게 많은 여인을 겪은 그였다. 따라서 그는 지분의 종류에 관해 꿰듯이 터득하고 있었다. 하나 이렇게 그윽하고 감미로운 향기는 맹세코 처음이었다. 계단 앞을 막고 있던 청년들이 좌우로 비켜나고 있었다. 그러자 막 이층으로 올라 온 네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들 모두는 중원의 복색을 하고 있었다. 하나 세 명은 파란 눈동자에 금발(金髮)을 한 외국인이고 한 명은 중원인 노파였다. 색목여인 중 한 여인은 눈만 드러낸 채 코 아래는 면사로 가리고 있었다. 그녀 좌우의 두 여인은 얼굴 전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때 이층에 있는 모든 인물들이 세 명의 색목녀들을 보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을 가장 먼저 끌어당긴 것은 얼굴이 아니라 풍염하기 이를 데 없는 앞가슴이었다. 그녀들은 정녕 중원의 여인들은 흉내 내기 힘든 위압적인 각선미를 갖고 있었다. 젖가슴의 풍염함이란 언뜻 수박을 반으로 잘라 붙인 느낌이 들 정도였고 그에 대비되는 허리의 잘록함은 눈을 의심케 할 정도였다. 더구나 키도 훤칠하여 웬만한 사내를 능가할 지경이었다. 2/5 쪽영호성은 색목 여인을 처음 보는 지라 찬탄을 금할 수 없었다. ‘저런 몸매의 여인들이 있다니··· 색목여인들의 몸매가 중원여인들보다 한 차원 위라고 하더니 헛소리가 아니었군.’그는 자신이 겪은 여인들 중 가장 풍성한 몸매를 보여주었던 유모 송유운을 떠올려보았다. 세 여인은 송유운보다도 한 수 위의 위압적인 굴곡미를 보여주고 있었다.  더구나 면사녀 좌우에 있는 두 여인의 얼굴을 보면 놀람이 더욱 컸다. 파란 하늘같은 벽안(碧眼)에 빙옥(氷玉)처럼 희디흰 피부는 보는 이의 눈을 부시게 할 정도였다. 날렵하게 솟은 코는 우아하면서도 강렬한 매력을 불러 일으켰다. 영호성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스쳐갔다. ‘입맞춤을 깊게 하려면 고개를 옆으로 완전히 꺾어야 되겠군. 자칫하면 코가 닿아 코 껍질이 벗겨지겠어.’하나 그의 놀람은 면사녀의 눈을 볼 때 더욱 커졌다.면사녀는 얼굴 전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한 쌍의 눈만으로도 좌우의 여인들을 압도하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3/5 쪽그녀의 눈동자는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옮겨다 놓은 것 같았다. 그 눈을 보고 있으면 어떤 흉한(兇漢)의 마음도 절로 맑아질듯 싶었다. 더구나 면사로 눈 아래를 가린 것 때문에 신비스런 기운마저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영호성은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저 면사 아래에는 얼마나 아름다운 얼굴이 숨어 있을까?’ 그런데 색목 여인들은 외모가 중원여인과 달라 나이를 짐작하기는 어려웠다. 단지 젊다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색목 여인들 옆에 선 중원인 노파는 호호백발에 쭈글쭈글한 주름살이 온 얼굴을 뒤덮었고 현의를 입고 있었다. 현의노파는 우수에 든 용두강괴로 바닥을 짚은 채 장내를 못마땅한 눈초리로 훑어보고 있었다.  동행한 색목여인들을 바라보는 사내들의 시선에서 끈적끈적한 욕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4/5 쪽

쾅!노파는 용두강괴로 바닥을 세차게 때렸다. 그러자 우웅! 하는 진동음이 일며 대기에 위압적인 파동이 일었다.중인들은 고막이 파열될 듯한 압력을 느끼고 혼비백산했다.노파는 주름진 눈을 번쩍 크게 뜨며 폭갈을 터뜨렸다.“이것들아! 여자 구경 처음 하냐? 밥이나 계속 처먹지 뭘 흘끔거리고 있는 거야?”마치 삽을 바위에 긁는 듯한 탁한 음성이었다. 음성에도 공력이 실렸는지 공기가 크게 진동했다.대부분의 이층 손님들은 노파가 범상치 않은 내공을 지닌 무림고수임을 깨닫고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들은 멈췄던 젓가락질을 재개하며 탁자만 바라보았다. 영호성 일행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노파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여인의 몸에 시선을 붙들어 두는 것은 눈길로 겁탈하는 만행이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있어 여체는 속죄와 구원의 대상이지 결코 즐기는 대상이 아닌 것이다. 5/5 쪽

영호성 일행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노파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여인의 몸에 시선을 붙들어 두는 것은 눈길로 겁탈하는 만행이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있어 여체는 속죄와 구원의 대상이지 결코 즐기는 대상이 아닌 것이다. 5/5 쪽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