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화 (13/118)

< --  과부촌 과부들과의 이별행사  -- >은장도는 날도 무디고 광택도 없었다. 명도라면 어둠 속에서 뽑으면 날카로운 예광이 파란 빛을 발하는 법이다. 그런데 이 단도는 아무런 빛도 뿜지 않았다. ‘아까 그 느낌은 무엇이었을까?’영호성은 시험 삼아 손잡이를 쥔 손으로 내기를 집결시켜 보았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도신이 솜이 물을 흡수하듯이 기를 빨아가더니 다음 순간 날에서 광채가 뻗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 광채는 단순한 빛이 아니라 단도의 날 모습을 유지한 채 쭉 이어져 나와서 거대한 장도의 모양을 만들었다. 길이는 얼추 열 자가 넘어 어른 키보다 훨씬 길었다. 그것은 내가고수가 도기를 발출한 것보다 한 차원 이상 높은 형태였다. 영호성은 경악성을 토하고 말았다.“이것은 도강!”  어둠 속에서 찬연한 빛 덩어리 모양의 장도를 만든 것은 분명히 도강(刀剛)이었다. 도강이나 검강이 만들어지면 이 세상에 베지 못할 것 이 없고 파괴하지 못할 것이 없회1/5 쪽등록일 : 09.02.27 16:07조회 : 7121/7166추천 : 45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396

다는 말이 의미하듯, 강기무공은 내가고수들이 열망하는 꿈의 단계였다. 진추아가 준 은장도는 알고 보니 내력을 강기로 전환시키는 신병이기(神兵利器)였다. 그것도 고효율의 증폭성능을 가진 신물이었다. 본래 내가고수의 조예가 절정 수준에 오르면 병기에 내력을 주입하여 강기를 일으킬 수 있다. 도를 사용하면 도강이요, 검을 사용하면 검강이다. 이는 도기나 검기를 일으키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평범한 병기에 내력을 주입하여 강기를 일으키려면 엄청난 내공 소모를 요한다. 병기가 명품일수록 강기를 만드는데 내공이 덜 소모된다. 또한 절정에 오르지 못한 자라도 뛰어난 병기의 이점 덕분에 강기를 만들어볼 수가 있다. 방금 영호성이 손바닥으로 모은 내공 중에서는 일 푼에 불과한 양이 도신을 통해 가볍게 빨려들었다. 그 정도의 양만으로 이런 도강이 만들어졌음은 꿈에도 믿기 힘든 일이었다. 가히 엄청난 증폭성능이 아닐 수 없었다. ‘이건 도강 전문용으로 제련한 특수단도이다. 어찌 이런 행운이 날 찾아온단 말인가.’2/5 쪽영호성은 날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은으로 생각했던 것이 백금(白金)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무가지보를 선물로 받고 그냥 가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심이 있다면 돌아가서 진추아에게 단도의 가치를 설명해줘야 하는 것이다. 발길을 돌려 진추아의 집으로 가보니 쌔근쌔근 잠든 소리가 은은히 새어나오고 있었다. 잠든 그녀를 굳이 깨워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사실 진추아는 설운향이나 다른 과부와는 다른 경우였다. 그냥 성욕에 굶주린 갈증을 해소해 준 것 하나만이 아니었다. 윤간 후에 살해당할 참혹한 위기에서 건져주었고, 또한 입으로 대변을 받는 인간으로서 참을 수 없는 치욕을 면하게 해준 것이다. 그렇다면 가문의 보물로 내려오는 명도를 알면서 줄 수도 있지 않은가.영호성은 마음을 바꾸었다.‘나로 하여금 도탄에 빠진 여인들을 더 많이 구원하라고 하늘이 내게 이런 신물을 내린 것이다. 진 부인에게는 철혈대본영에서 돌아온 후에 설명해줘도 늦지 않다.’그는 몸을 돌려 과부 팽씨의 집을 향해 경공을 전개했다. 달려가면서 그는 결정했다. 단도의 이름을 진추아의 추아를 따서 추아도(秋娥刀)로 칭하기로 한 것이다. 3/5 쪽장차 무림을 뒤흔드는 절세병기 추아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일다경쯤 지난 뒤였다. 과부촌 옆으로 흐르는 개천 옆 물레방앗간에서는 남녀 한 쌍이 알몸이 되어 뜨거운 정사를 치르고 있었다. 26세 과부 팽씨와 영호성이었다. 팽씨는 특별한 사랑을 치러 주겠다는 제안에 자신이 첫사랑을 나누었던 물레방앗간을 택해서 오랜만에 맘껏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하아악! 아아! 아흑!”팽씨는 개구리처럼 다리를 활짝 벌려 세운 채 짚단 위에 누워 있고,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영호성이 맹렬한 풀무질을 하고 있었다. 물레방앗간은 뜨거운 열풍의 장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반 시진쯤 시간이 흘렀을까. 영호성은 과부촌 옆 개울 빨래터 부근에서 과부 순씨를 등 뒤에서 공격하고 있었다. 순씨는 커다란 바위에 손을 짚고 상체를 숙이고 있는데 움푹 들어간 허리에 치마가 통째로 말려 올라가 있었다. 그 덕분에 풍염한 엉덩이와 늘씬한 다리가 교교한 달빛 아래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고, 그 뒤에서 영호성이 맹공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4/5 쪽“아하악! 공자님! 하윽! 어흐윽! 몰라!”순씨는 곰보 투성이 얼굴이라 사내들이 외면하는 박색이었다. 그러나 속 몸뚱이는 여느 여인 못지않게 관능적이었다. 그녀는 부모님이 정해준 정혼자와 결혼한 후 과부가 되자 남자 맛을 못보고 살았다. 영호성이 없었더라면 과부 귀신으로 늙어 죽을 뻔 했지만 색협으로 인해 삶의 즐거움을 되찾은 것이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과부촌 외곽의 과부 천씨집 다락방에서는 일남일녀가 한 덩어리가 되어 뜨거운 애욕의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천씨와 영호성이었다. 천씨는 어릴 적에 다락방에서 부모의 정사를 훔쳐보며 자위를 통해 쾌락을 누린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영호성이 특별한 제안을 해오자 다락방에 들어가서 어릴 적을 회상하면서 자릿한 정사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어흑! 아아학! 아아, 좋아!”천씨의 신음성은 좁은 다락 안을 산속의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영호성은 이어 공씨, 연씨, 왕씨 등 여러 과부들과 먼동이 틀 때까지 이별행사를 치렀5/5 쪽천씨의 신음성은 좁은 다락 안을 산속의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영호성은 이어 공씨, 연씨, 왕씨 등 여러 과부들과 먼동이 틀 때까지 이별행사를 치렀다. 다음날도 다른 과부들과 아침이 될 때까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5/5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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