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런! 시누이까지? -- >옷을 벗자 영호성의 우람한 실물이 다시 또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완벽한 임전태세를 갖추고 있는 양물 앞에서 백가려는 숨이 멎는 기분이었다. 저 우람한 것을 받아들여야한다고 생각하니 공포마저 밀려왔다. 그러나 거대한 화포는 금세 시야에서 사라졌다. 영호성이 침대에 앉으며 백가려의 상체 위로 몸을 눕힌 것이다. 그는 젖가리개를 끄르지 않고 살짝 위로 올리기만 하고서 젖가슴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가리개를 벗기는 대신에 비껴 올리고 보는 젖가슴의 자태는 오히려 더 고혹적이었다. 영호성은 그러한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두 손으로 열락경혈애무십삼식을 시전했다. 우선 일식부터 삼식까지 차례로 펼친 후 제사식 유두상접을 전개하였다. 아까 설운향을 상대로 시전하기 직전에 중지한 초식이었다. 유두상접이 전개되자 백가려는 두 손으로 영호성의 팔을 잡아 꼬집으면서 사지를 비틀었다. 그러면서 웃음기 실린 교성을 발하였다.“하아, 호호홍, 아항! 뭐야? 간지러워요.” 회1/12 쪽등록일 : 09.02.17 14:36조회 : 9551/9612추천 : 55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396
“그래도 기분이 삼삼할 겁니다.”영호성은 늠연한 어조로 대꾸하면서 계속하여 유두상접을 시전해 나갔다. 백가려의 교성은 더욱 절묘해졌다.“호호호! 아아아! 나 좀 어떻게 아아!”영호성은 제오식 설세유두(舌洗乳頭)의 수법으로 수위를 높였다. 설세유두란 혀와 타액을 이용하여 젖꼭지에 분포된 쾌락비혈을 애무해주는 초식이다. 비혈이 아닌 부분은 약하게 비혈은 보다 강하게 눌러줌으로써 강약을 조절해야 극치의 쾌감을 안겨줄 수 있다. 두 손은 제이식 쌍봉동타를 시전하면서 혀는 제오식 설세유두를 병행해주니 백가려는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아랫도리에서는 뜨거운 욕화가 일어나서 사내의 입장을 간절히 바라는 상태가 되었다. 그럼에도 영호성은 바로 결합하려 들지 않았다. 백가려가 워낙 오랜만에 운우를 치르기 때문에 동굴을 최대한 질척하게 만든 연후에 들어가려는 것이었다. 영호성은 일식부터 오식까지 시전한 후 인체의 중심부를 공략하는 육식을 시전하기 2/12 쪽위해 혀를 아래로 끌고 갔다. 제육식 설세복제(舌洗腹臍)가 노리는 부위는 배꼽이었다. 복부를 혀로 쓸어주되 배꼽을 보다 중점적으로 쓸어주는 초식이었다. 극치열락흡원심결의 설명에는 설세복제를 시전할 때는 양손이 유방과 엉덩이를 교차하게 만져야 한다고 되어 있었다. 즉 한 손이 좌측 유방을 만지면 다른 한 손은 우측 엉덩이를, 한 손이 우측 유방을 만지면 다른 손은 좌측 엉덩이를 어루만져야 한다고 되어 있었다. 영호성은 그에 어긋나지 않게 백가려의 몸 좌우를 옮겨가면서 충실하게 시전해 주었다. 그런데 도중에 백가려의 신음이 너무 높아지고 사지를 뒤트는 기세가 심해졌다. 그러더니 백가려가 고의를 스스로 벗어서 던져버리는 것이었다.비소를 뒤덮은 무성한 비림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영호성은 극치열락흡원심결의 설명이 너무도 정확함에 새삼 혀를 내둘렀다. 거기에는 상반신만 벗은 여인이 설세복제를 시전 중에 스스로 속옷을 벗어던지지 않으면 고녀라고 되어 있었다. 고의가 사라지고 아낌없이 드러나 버린 여체의 비소는 너무도 아찔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3/12 쪽거뭇한 밀림 아래로 안온하게 솟아오른 둔덕과 그 아래로 펼쳐져 있는 신비스러운 홍합 같은 음부 조직! 그것은 연분홍빛 속살이 유혹적으로 갈라진 틈을 엿보이며 남성의 진입을 유혹하고 있었다. 이미 흥건해진 액체의 내음이 은은히 코끝을 찌르며 올라오고 있었다. 도끼에 무참하게 찍힌 듯이 갈라진 그 부분의 살점들이 제각각 살아있는 연체동물처럼 벌름대며 손짓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영호성은 남편의 외면으로 오랜 가뭄에 시달린 꽃샘이 흥건하게 변해 있는 모습을 흐뭇한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 색협으로서의 삶에 새삼스런 자부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음, 제칠식은 행해야겠지.’백가려의 엉덩이를 애무하던 그의 손이 비소로 향했다. 제칠식 수타화편(手打花片)을 시행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조심스레 만져보니 홍합꽃 전체가 흥건해도 너무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그렇다면 동굴의 내부가 어느 정도로 질척스런 상태인지는 언급이 필요 없었다. 장마철 늪지대나 별반 다를 것이 없음이 뻔하지 않는가. 4/12 쪽‘더 이상의 애무는 시간 낭비로군.’ 영호성은 본체의 돌입만이 남았음을 깨닫고 마침내 여체의 다리 사이에 자리했다. 백가려는 드디어 올 것이 오자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다리를 잔뜩 벌려 세웠다. “아아! 하아아! 어, 어서!”이 얼마나 학수고대한 일인가. 첩질을 일삼는 남편에 대한 분노로 가슴앓이를 하며 살아온 생과부 세월이 마감을 고하기 직전인 것이다. 더구나 조금 전 올케의 몸뚱이를 즐기고 온 양물을 자신이 받아들인다 생각하니 그 도작척인 불륜의 상황이 흥분을 한껏 크게 해서 정신을 가누기 힘들 지경이었다. 감격과 흥분으로 인해 그녀의 심장은 격렬하게 뛰고 호흡이 더할 수 없이 가빠졌다. 마침내 영호성은 장대한 육물을 꽃동굴 입구로 갖다놓았다. 그것만으로도 백가려는 심장이 터져버리고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아닌 게 아니라 숨을 쉴 때마다 그녀의 가슴이 격한 기복을 보였다. “그럼 들어갑니다.”다음 순간 영호성은 허리를 살짝 퉁기면서 양물을 백가려의 신비동굴 속으로 밀고 5/12 쪽
들어갔다. “아학! 하아악!”올케가 누린 쾌락의 여운이 남아있는 실체가 마침내 자신의 동굴에 수용되자 백가려는 괴성을 지르며 전신을 세차게 떨었다. 동시에 두 눈이 뒤로 까뒤집어지며 흰자위가 심하게 드러났다. 가슴의 기복도 막 뒤집히기 직전의 배처럼 격렬해졌다. 뭔가 위태로운 상황으로 보였다. 영호성의 우수 중지와 검지가 번개같이 움직여 백가려의 백회, 인당, 인중, 안하, 협차 등 머리와 얼굴에 있는 경혈을 짚어갔다. 그러자 백가려의 눈이 제자리로 돌아오며 숨결도 다소 진정되었다. 이 역시 극치열락흡원심결에 수록된 내용이었다. 그 책자에는 절정에 오른 여인이 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한 묘결이 기재되어 있는 바 이 역시 영호성의 두뇌에 뚜렷이 박혀있는 것이다. 영호성은 백가려의 상태를 보아가며 천천히 물결을 일으켰다. 안정을 되찾은 백가려는 맛깔스런 비음을 지르면서 맞박자를 놓기 시작했다. “아흥 아흥 아흐응! 읏흥!”6/12 쪽영호성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백가려는 감칠맛 나는 운우실력을 가진 여인이었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녀의 남편은 왜 이런 명품을 외면하고 첩질에 골몰했을까? 남들이 모르는 사연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남편이 아내에게 느끼는 열등감이었다. 약한 정력으로 인해 아내를 만족시키지 못해서 오는 열등감이 아니라, 지능이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서 오는 열등감이 성교욕구를 줄게 해서 부부 사랑이 식는 경우가 가장 흔한 유형이었다. 영호성은 나중에 질문을 통해 원인을 규명하리라고 마음먹고 일단은 백가려에게 최대의 만족을 선사하는 것에 주력했다. 원래 극치열락흡원심결에는 양물왕복운동의 기교를 다룬 묘결도 있었지만 영호성에게는 그게 필요 없었다. 워낙 장대하여 입추의 여지없이 꽉 채운 존재가 기술을 쓴답시고 요란을 떨다가는 오히려 동굴벽에 고통을 주는 역효과가 나는 것이다. 그는 그저 직선으로 단순한 초식을 구사하다가 속도의 변화만 주면 되는 것이었다. 7/12 쪽기술은 손과 입으로 애무를 할 때 구사하면 되는 것이다. 마침내 백가려는 여보 소리까지 질러대며 대폭발을 일으켰다. 영호성은 체위를 바꾸어 공세를 계속했다. 그녀의 다리를 들어 어깨에 걸고 입맞춤을 해주면서 파도를 들이부었다. 백가려는 그의 혀를 뽑아버릴 듯이 열정적으로 빨면서 교성을 질렀다. 또 한 번 절정에 올라 용틀임하는 여체를 확인하면서 영호성은 다시 상체를 일으켜 앉은 자세에서 교합을 이어나갔다. 이 자세는 후배위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유방을 애무하기 편한 이점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해 후배위 보다도 젖가슴을 공략하기 더 편한 자세였다. 영호성은 열락경혈애무십삼식의 하위식을 시전하면서 마지막 세 번째 절정을 안겨주었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여체를 빠져나왔다. 백가려는 가슴을 들썩이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녀의 육체는 온 몸이 땀투성이였다. 그녀는 이토록 황홀한 밤을 보내는 날이 오리라고는 꿈도 꿔본 적이 없었다. 그저 존경과 애정이 가득 찬 눈길로 영호성의 잘 생긴 얼굴을 올려다보며 가쁜 숨을 몰아쉴 따름이었다.영호성은 비단천으로 백가려의 사타구니를 정성껏 뒷마무리해주었다. 백가려는 미8/12 쪽
안한 듯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죄송해요. 이런 건 내가 직접 해야 되는데.”“색협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집니다.”그는 노련한 손길로 쓱싹쓱싹 닦아주다가 별안간 신형을 경직시켰다. 그의 표정 변화를 알아본 백가려가 의아한 듯 물었다. “왜 그러세요?”“아무 것도 아닙니다. 하하하!” 영호성은 호방하게 웃었지만 속으로는 당혹스럽기 짝이 없었다. 왜냐? 문밖에 인기척이 느껴졌던 것이다. 아까 백가려의 인기척은 방문을 살짝 열고 그 틈으로 훔쳐본 것이라 느끼는 것이 쉬었다. 그런데 이번 인기척은 방문을 열지 않고 그냥 밖에서 엿듣고 있을 뿐이었다. ‘설 부인이 깼구나.’9/12 쪽영호성은 암담한 기분이 들어서 긴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설운향이 피곤해서 아침까지 내리 잘 것이라고 속단한 것이 실수인 것 같았다. 그녀를 이해시키려면 골치깨나 아플 것이 뻔했다. 그 생각을 하자 뒷머리가 뻐근해졌다. 영호성의 표정이 암만해도 이상했는지 백가려가 상체를 일으키며 그의 가슴에 몸을 던졌다. “당신 지금 나하고 한 거 후회하고 있지요?”그녀는 그의 가슴에 몸을 파묻고 턱을 혀로 핥아주며 속삭였다. 그는 그녀를 따스하게 보듬어 주었다. “그 무슨 말씀이오?”“당신은 토정도 하지 않고 중단했잖아요. 그리고.”백가려는 영호성의 화포를 만지며 말을 이었다.“아직도 이렇게 화기가 충천한데 그만 두었다는 건 나하고 더 하고 싶지 않았단 뜻이잖아요.”10/12 쪽
그녀의 표정에는 미안한 기색과 서운한 기색이 뒤섞여 있었다. 영호성은 그녀의 얼굴을 들어 입술을 한번 쭉 소리 나게 맞춰주었다. 어차피 용서를 빌며 해명해야 될 상황이 되었으므로 문 밖의 인기척에는 신경 쓰지 않기로 하였다. “무림고수가 되려면 정사를 치를 때 내공의 손실이 없어야 하오. 그래서 토정을 삼가고 있소.”그 말에 백가려의 안면이 풀어졌다.“아, 그렇군요.”그러나 금세 원래로 돌아가고 있었다.“그럼 당신 표정이 왜 이래요? 색협의 임무를 다했으면 즐거워해야 되잖아요.”영호성은 뭔가 잔뜩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부인이 너무 매력적인 여인이라 아쉬움이 치밀어 오르는구려.”“아쉽다고요?”11/12 쪽
“부인은 남편이 있는 몸이오. 설 부인한테 하듯이 자주 방문하여 사랑을 베풀 수 없음이 가슴 아프다오.”“아, 그래서 얼굴 표정이?”“그렇소.”백가려는 기분이 좋은 듯 환하게 미소 지었다.“앞으로 자주 친정나들이를 하겠어요.”12/12 쪽
“앞으로 자주 친정나들이를 하겠어요.”“앞으로 자주 친정나들이를 하겠어요.”“앞으로 자주 친정나들이를 하겠어요.”“앞으로 자주 친정나들이를 하겠어요.”“앞으로 자주 친정나들이를 하겠어요.”“앞으로 자주 친정나들이를 하겠어요.”“앞으로 자주 친정나들이를 하겠어요.”“앞으로 자주 친정나들이를 하겠어요.”“앞으로 자주 친정나들이를 하겠어요.”< -- 이런! 시누이까지? -- >영호성은 얼른 고개를 가로 저었다.“아니 되오.”“왜요?”“유부녀를 구원하는 것은 과부 구원과 본질적으로 다르오.”“······!”“오늘 일을 빌미로 부인과 계속 정을 통한다면 난 저질스런 색한이나 다를 바 없소.”그 말에 백가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영호성은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말을 이었다.“아무리 부군 되는 분이 첩만 찾는다 해도 어쩌다 한번은 정실부인을 찾을 것이오. 그때 남편이 부인을 다시 보게 만들어 드리겠소.”백가려의 눈이 살짝 커졌다. “어떻게요?”회1/10 쪽등록일 : 09.02.18 00:36조회 : 9060/9118추천 : 39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396
영호성의 손가락이 그녀의 회음부를 짚었다.“이곳의 경혈을 회음혈이라 하오. 이 주위의 근육을 괄약근이라 하오. 이 전체를 단련하면 부인의 이곳은 명기로 바뀔 것이오.”백가려는 부끄러운 듯 손을 내저었다.“그런 것 싫어요. 내가 기녀인가요.”“싫어도 해야 되오. 부인의 가정을 위해서, 부인의 자식을 위해서.”듣고 보니 그 말은 옳은 것 같았다. 하지만 백가려는 그런 수치스런 훈련까지 하면서 남편의 사랑을 얻고 싶지 않았다. 꼭 걸인이 되어 구걸하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부인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해야 되오.”“그게 내 건강하고 무슨 관계지요?”“여자는 아랫도리 근육이 약하면 사십대부터 요실금 현상이 와서 오줌이 줄줄 새게 되오. 어린애처럼 기저귀를 차고 살아야 하고 나중에는 몸 전체가 약해져서 오래 살2/10 쪽지 못하오.”그 말을 듣자 백가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 역시 요실금 현상에 대한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당신 말대로 하는 것이 요실금을 방지한단 말인가요?”“그렇소. 그래서 강호의 여고수치고 이 훈련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소. 남편이 오건말건 부인의 미래를 위해 훈련을 하시오.” “좋아요. 가르쳐 주세요.”“자 내가 손가락 두 개를 넣을 테니 소변을 참을 때처럼 힘을 꽉 줘보시오. 이때 숨은 천천히 들이쉬시오.”백가려는 영호성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랐다. 영호성은 호흡과 더불어 회음혈 및 괄약근을 단련하는 방법을 정성을 다해 가르쳐 주었다. 그러는 동안에 문 밖의 인기척이 슬며시 사라졌다. 영호성은 양물이 다 식자 옷을 입고 떠날 준비를 하면서 지나가는 말처럼 가볍게 물었다.3/10 쪽“근데 말이오. 부군께선 현재 어느 관아에 계시오?”백가려는 잠옷을 다시 입다말고 멈칫하며 미간을 찌푸렸다.“그 인간이 무슨 관리를 하겠어요. 회시는 고사하고 향시밖에 못 붙었는데.”중원의 과거제도는 향시, 회시, 전시로 구성된다. 향시는 지방 단위로 치르는 시험이고 여기에 합격하면 예부에서 주관하는 회시를 치른다. 회시에도 합격하면 황제 앞에서 전시를 치르게 되는데 백가려의 남편은 향시 합격이후 더 이상 성과가 없는 모양이었다. 영호성은 그들 부부관계가 멀어진 까닭을 알 것 같았다. 대석학의 딸인 백가려로서는 남편이 향시에 머문 것이 못마땅했을 것이다. “혹시 부인께서는 부군이 과거에 실패한 것이 못마땅해서 부군을 업신여기는 언행을 하지 않으셨소?”그 말에 백가려는 바로 말을 못하고 우물쭈물거렸다. 영호성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그게 바로 두 분 부부의 금실이 나빠진 원인입니다. 지금이라도 언행에서 부군을 존4/10 쪽중해주면 분명히 뭔가 달라질 겁니다.”이어 영호성은 정중한 어조로 보다 자세한 충고를 해나갔다. 백가려의 고개가 아래로 살짝 숙여졌다. 그녀는 부친 백송학이 상서 벼슬을 할 때 북경에서 손에 꼽는 거부의 아들과 결혼했다. 그런데 돈만 많지 공부는 게을리 하는 위인이라 탐탁하지 않은 것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이러한 마음은 남편을 대하는 언사에 점점 나타났고, 그녀의 남편은 첩을 마구 들이는 것으로 복수를 한 것이다. 백가려도 이 사실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남이 이렇게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설명해주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제 부인께서는 친정에 오래 있지 말고 빨리 북경으로 돌아가셔야 하오. 새 마음으로 남편을 대하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고 그 기회는 두 분이 백년해로할 발판을 만들어 줄 것이오.”백가려는 눈앞의 이 사내가 진정으로 색협 임을 깨달았다. 유부녀를 농락하여 가정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인 것이다. “이제 그만 가겠소이다.”5/10 쪽영호성이 몸을 일으키자 백가려는 덩달아 일어나며 그의 목을 휘감았다.“작별인사해주고 가세요. 전 며칠 내로 북경으로 돌아갈 거예요.”“잘 생각하셨소이다.”영호성은 백가려를 뜨겁게 끌어안고 열과 성을 다해 석별의 입맞춤을 해주었다. 입맞춤을 하면서 뒷머리에 집중 분포해있는 수혈(睡穴)을 쓰다듬어 주었다. 포옹을 풀었을 때 그녀는 잠이 엄청나게 쏟아지는 표정이었다.“부인, 오늘 일은 평생 우리 둘만 압시다.”백가려는 배시시 웃었다.“그런 말은 안 해도 되어요. 내가 그런 것도 모르는 바보인 줄 알았어요?”그녀는 그 말을 끝맺기 무섭게 침대에 눕더니 곧장 꿈나라로 가버렸다. 영호성은 깊게 잠든 백가려의 몸에 이불을 덮어준 다음 허공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극치열락흡원심결은 절정시에 흡입한 외기와 격발된 잠력을 하단전으로 모아 본신 6/10 쪽내공으로 만드는 신묘한 술법이다. 하지만 그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려면 정사 직후에 좌정하여 운기를 해야 되는 것이다. 극치열락흡원심결에는 정사직후의 운기법으로 애후직심공(愛後直心功)이란 것이 소개되어 있었다. 이름 그대로 사랑을 한 후 바로 해야 하는 심법이란 의미였다. 만약 정사 직후에 애후직심공을 운행하지 않으면 극치열락흡원심결로 생겨난 기는 점점 흩어져서 한 시진이 지나면 원점으로 돌아가 버린다. 결국 헛힘을 쓰며 한 바탕 정사만 치른 것이 되며, 내공 증진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그래서 영호성은 여인을 사랑한 후 여건이 허락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애후직심공을 운용했다. 과부촌 과부들을 심방할 때는 그날 맨 끝 순서의 과부 집에서 애후직심공을 하였다. 물론 주변 상황이 좋지 않아서 생략하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하지만 설운향을 위로하는 날에는 그녀를 재워놓고 반드시 애후직심공을 운행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대단한 미녀다 보니 그녀와 사랑을 할 때 쾌감이 높았고, 남성의 쾌감이 높을수록 많은 내력을 얻게 되는 극치열락흡원심결의 묘용 때문었다. 그런데 오늘은 설운향에 이어 백가려와도 사랑을 나누었으니 빨리 애후직심공을 해야 하는 것이다. 아마 그가 극치열락흡원심결을 연성해오면서 가장 많은 내기가 만들어진 날이 오늘이었다. 7/10 쪽
이런 날 애후직심공을 하지 않는다면 너무도 억울한 것이다. 그런데 분노에 몸을 떨고 있을 설운향을 생각하니 반 시진 이상 걸리는 애후직심공을 운행할 수가 없었다. 빨리 가서 해명을 하고 용서를 빌어야 했다. 용서를 빌다보면 또 한 번 사랑의 불길을 지펴야 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 되면 시간으로 보아 동이 터버리는 것이다. 남의 집에 몰래 들어와 있는 자가 일과가 시작되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호법도 없이 안심하고 내공심법에 집중할 수는 없는 법. 결국 영호검문으로 가서 해야 하는데 이동시간을 따질 때 가는 동안에 삼분지이 가량의 기가 흩어져 버리는 것이다. 아무리 여인을 위해 사는 색협이지만, 내공을 중시하는 무림세가의 자식답게 영호성은 갈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공이냐? 색협의 임무냐?’생각해 보니 오래 끌며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영호성이 오지 않으면 설운향이 다시 8/10 쪽와서 방문을 열어젖힐 수도 있지 않은가. 심법 중에 등 뒤에서 여자가 성화를 부리는 것은 내공심법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것이다. 결국 오늘은 엄청난 기운을 발생시키고도 그것을 본신내공으로 만들 복은 없는 모양이었다. 영호성은 아쉬운 표정으로 입맛을 쩝쩝 다시며 방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복도 끝 창문을 통해 내다보니 술시는 지난 지 오래 되었고 인시도 후반으로 접어든 것 같았다. 역시 시간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것이다. 영호성은 나직이 한숨을 쉬면서 설운향의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이상했다. 설운향은 침대에 고이 누워 잠들어 있었다. 백가려와의 밀통 현장을 엿들었다면 분해서 잠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침대에 앉아서 씨근덕거리며 어떻게 해야 하나 궁리하고 있어야 정상이 아닌가. 그런데 그녀는 아주 깊은 숙면에 빠진 상태였다. 해가 떠도 바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보였다. 또한 누운 자세도 아까 그대로 이고 침대이불에는 사람이 나왔던 흔적이 없었다. 영호성은 머리끝이 쭈삣 해지는 기분이었다. 누굴까? 설운향이 아니라면 일 층의 유모가 올라왔었단 말인가. 9/10 쪽
영호성은 갈등에 휩싸였다. 아까 백가려와 관계를 맺기 전에 겪었던 것보다 더 골치 아픈 갈등이었다. 일단 유모일 확률이 가장 높았다. 외부에서 들어왔을 가능성은 적고, 이 전각 일층에서 자는 여인이 살짝 올라왔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문제는 유모가 유부녀이며, 남편의 홀대 때문에 한을 품고 사는 여인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한 마디로 구원 대상에 낄 수 없었다. 단순한 입막음을 하기 위해 그런 여인과 정을 통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것은 색협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다.‘야단났다.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문을 열고 복도로 나와 섰지만 그 다음 발길을 어디로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유모의 방을 찾아가서 무릎 꿇고 비밀을 지켜달라고 통사정을 해볼까? 그랬다가 유모가 자기도 살을 섞어달라고 요구하면 해줘야 하는가? 온갖 생각이 꼬리를 물던 중 만약 오늘 처음 엿들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0/10 쪽
었다. 하여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었다. 부닥쳐봐야 했다. 말이라도 나눠봐야 실마리가 풀릴 것 같았다. 마음을 굳힌 영호성은 계단을 소리 나지 않게 걸어서 일층으로 내려갔다.10/10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