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는 계속 앓는 소리와 콧소리를 섞어가며 숨이 넘어갔다.
아영은 그 소리를 더 듣고 있으면 태교에 안 좋을 것 같아 살그머니 부엌으로 돌아왔다.
그랬는데도 부엌까지 시어머니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한참이나 헉헉대던 시어머니가 드디어 긴 신음소리를 내더니 방안이 잠잠해졌다.
그리고 얼마 후 남자가 방문을 열고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벌써 가시게요?......."
아영이 현관까지 쫓아나가 안씨에게 인사를 했다.
"네!......안녕히 계세요!....."
남자는 민망한 얼굴을 하고는 얼른 나가버렸다.
아영은 지난번에 핀잔을 들은 일도 있어서 찻잔을 내오려고 안방 문을 열었다.
"어머!......"
방에 들어가려다 아영이 민망해서 고개를 돌렸다.
한쪽 종아리에는 벗겨진 팬티를 걸친 채 치마는 반쯤 걷어올려져서 허연 허벅지를 드러내고
방바닥에 누워있던 경숙이 화들짝 놀라서 얼른 일어나 앉으며 팬티를 치마로 얼른 가렸다.
그 일이 있은 얼마 뒤에 아영은 김미자의 집으로 옮겨서 지내게 되었다.
경숙이 정석에게 아영의 배가 점점 불러오는데 이층을 올라다니는 것도 불편하고 위험하니
애 낳을 때까지 친정에 보내서 편히 지내게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소리를 해서
정석이 흔쾌히 허락을 했기 때문이었다.
아영이 김미자의 집으로 옮긴 뒤에도 정석은 퇴근길에 꼭 김미자의 집에 들려
아영의 배에 귀를 대보고 다리를 주물러 준 뒤에 집으로 가곤 했다.
김미자는 그런 정석을 보며 세상에 둘도 없는 자상한 시아버지라고 칭찬을 해댔다.
정석이 김미자의 집에 자주 들리다 보니 정석과 김미자도 점점 서로 친근해져서
아영이 준비해준 술상을 놓고 마주 앉아 둘이 술잔을 나누는 일도 종종 있게 되었다.
"아버님! 우리 작은어머니 어떠세요?......"
어느 날 정석이 아영의 다리를 주물러주고 있는데 아영이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
"뭘 뭐가 어떻다는 거냐?......"
"여자로서요! 여자로서 어떠냐구요?........"
"여자로?..........왜?......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보냐?"
"호호호! 그냥 궁금해서요!......"
그동안 아영은 정석에게 정이 있는 대로 들어 시아버지가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마치 친아버지 같이 편안한 느낌이 들어선 지 이제는 말도 편하게 하는 편이었다.
"왜 내가 너희 작은어머니를 이상하게 보는 것 같으냐?...."
"아이, 그런 게 아니라.......오히려 이상하게 안 보시는 것 같아서요!....호호호!"
"허허허!....사장을 이상한 눈으로 보면 안 돼지!......안 그러냐? 며늘아!"
"아버님!......저희 작은어머니.......여자로서 매력이 없어 보여요?......"
"매력이 없긴?!.........기품도 있어 보이고 또........근데 그건 자꾸 왜 물어보냐?......"
"하아악! 아버님!.......거기는 간지러워요!.......
아버님!....저희 작은어머니 외로우시거든 요!.....아버님이 좀 벗 해주시면 안될까요?....."
"응? 그건 또 무슨 소리냐?.......내가 벗이 되다니?......."
"호호호!.......아버님!....좀 찐한 벗이요!.....호호호호!"
"뭐...... 애인?.......허허허!.....이거 오래 살지도 않았는데 며느리한테 별 소리를 다 듣네?!
너 괜히 그런 소리한 거 알면 시어머니한테 쫓겨난다?!......하하하하!"
"호호호!....그러면 아버님께서 저 말려주실 거잖아요?!......"
"허허!...그건 또 어떻게 알았니?......하하하하!"
"아버님! 그래서 말인데요!......아버님! 내일 밖에서 술 자시지 말고 오세요!
제가 술상 봐드릴 테니까 오셔서 작은어머니랑 술 한잔 해주세요!...."
"그래라! 그게 뭐 어려운 일이냐?....."
그래서 다음 날 정석이 김미자의 집에 들렸더니 아영이 거실에다 술상을 차렸다.
그리고는 아영이 옆에서 자꾸 김미자에게 술을 권했다.
김미자가 싫다는 데도 아영이 계속 김미자에게 술을 권하는 것을 보고
정석은 어제 아영이 하던 말이 생각나 아영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라고 짐작을 했다.
그래서 정석도 아영이 하는 대로 같이 김미자에게 술을 권했고
결국 그 날 김미자는 거나하게 취할 수밖에 없었다.
정석이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아영이 정석에게 잠시만 계시라고 하더니
김미자를 방까지 부축해서 데리고 들어가 잠자리를 봐준 뒤 다시 나왔다.
"왜 나보고 기다리라고 한 거냐?....."
"아버님!......오늘 댁에 들어가지 마시고 여기서 주무시고 가세요!"
"여기서?.....아니, 집이 엎어지면 코 달 덴데 내가 왜 여기서 자?......"
"아이! 아버님!........제 부탁 한번만 들어주세요!.....네?..."
"허허!...이거야 참!......무슨 일로 날보고 자고 가라는 지 모르겠네?!...."
정석은 그 때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아영이 어제 한 말, 오늘 아영이 김미자에게 술을 권하던 일........
이런 것을 생각할 때 아영이 자고 가라고 자신을 붙잡는 게 뭔가 김미자와 관계가 있는 것 같았다.
사실 좀 전에 술을 마시면서도 아영이 전날 했던 말이 자꾸 떠올라 몰래 김미자를 뜯어 봤었다.
그동안 김미자를 자주 보면서도 사돈어른이라는 생각뿐이어서 별 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아영의 말을 듣고 살펴보니 문득 문득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나이는 자신과 엇비슷해 보이는 데 얼굴은 특별히 예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밉상도 아닌 반면
전체적으로는 잘 사는 집 여자 특유의 어떤 도도함이나 기품 같은 것이 느껴졌다.
입술도 도톰하니 키스하기에 딱 좋은 데다 가슴도 어지간히 풍만해 보였다.
그런 김미자를 보며 정석은 술 마시는 중간에도 가끔씩 가슴이 설레곤 하면서도
자신이 공연히 며느리의 말을 과잉 해석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해서 혼자 얼굴을 붉혔었다.
그런데 지금 며느리가 자고 가라는 말을 꺼내자 드디어 무슨 일이 벌어지나 해서 가슴이 설레는 것이었다.
"그래 뭐!........며느리가 자고 가라니까 자고 갈 수도 있지만.......
니 시어머니한테는 뭐라고 변명을 하냐?........"
"그건 걱정 마세요!.....
제가 어머님께 전화드려서 아버님이 술이 좀 과하셔서 여기서 주무시게 한다고 말씀드릴게요!..."
"허허허!......무슨 일인데 그런 거짓말까지 다 준비를 해뒀냐?!......이거 아무래도 수상한데?!..
아무래도 우리 며느리가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 거 같애?!...."
"그럼, 주무시고 가시는 거예요?!.......아버님! 그럼 잠깐만 기다리세요?!...."
그러더니 아영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전에 영철이 입었던 잠옷을 꺼내왔다.
"어이구! 이런!.....내 잠옷까지?!.....그런데 나는 어디서 자는 거냐?"
"아버님! 이리 오세요!......"
아영이 정석의 손을 잡고는 김미자의 방 쪽으로 끌고 가더니 방문을 열었다.
"아니?!...여기는 사장께서 주무시는 방이잖니?...."
정석은 목소리까지 낮추면서 짐짓 놀라는 체를 했다.
"아버님!....제가 저희 작은어머니 외로우시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아버님! 안녕히 주무세요!...."
아영이 정석을 방안으로 밀어 넣고는 뒤에서 얼른 방문을 닫았다.
정석의 눈에 이불을 덮고 곤히 잠들어 있는 김미자의 모습이 보였다.
정석은 막상 생각했던 대로 일이 벌어지자 좀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이런 일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다.
정석은 문득 김미자와 아영이 서로 다 사전에 얘기를 끝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 만일 아영 혼자 생각으로 김미자를 술 취하게 만들어서 벌리는 일이라면
자신은 김미자를 강간하는 꼴이 되는데 설마 며느리가 자신에게 그런 일을 하게 만들 리는 없을 것 같았다.
김미자도 오늘 일어날 일을 다 알고 일부러 술도 취하게 마시고
지금도 어쩌면 자지도 않으면서 그냥 부끄러워 자는 척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며느리가 등을 떠민다고 한번의 사양도 없이
다른 사람도 아닌 사장 방에 불쑥 들어와서 하룻밤을 같이 지낸다는 것은 왠지 민망한 일 같았다.
그래서 정석은 돌아서서 방문을 다시 열었다.
그랬더니 아영이 턱하니 문 앞에 지키고 있었다.
"아버님!....제발 제 부탁이에요!..."
하고는 아영이 방문을 다시 닫았다.
한동안 묵묵히 서서 자는 김미자의 모습을 바라보던 정석은 김미자가 누워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김미자가 덮고 있는 이불을 들쳐보니 김미자는 옷을 다 벗고 브래지어와 팬티 차림이었다.
김미자의 방문 앞에서 한동안 지켜 서있던 아영은 다시 방문이 열리지 않자
가슴을 쓸어 내리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아영은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잘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시어머니가 외간 남자와 그것도 한 두명이 아닌 여러 남자들과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에 처음엔 경악했다.
그런데 그 놀람이 가라앉자 아영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을 시아버지가 측은했다.
자신에게는 유별나게 엄하지만 남자들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시어머니!.......
시어머니의 그런 양면성을 보면서 미움까지는 아니더라도 반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차마 그런 얘기를 시아버지에게 꺼낼 수는 없어 혼자 마음 속에 묻어두고 있었다.
그러다 작은어머니의 집으로 옮겨왔는데 어느 날 아영이 보니까
작은어머니가 안절부절을 못 하고 현관을 자주 기웃거렸다.
"작은어머니! 누가 오시기로 하셨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오늘은 니 시아버지께서 많이 늦으시는구나?!......"
아영은 그제야 작은어머니가 시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
"아유! 뭐 조금 있으면 오시겠죠?!.....
밖에서 술자리가 있으신가 보죠 뭐!........"
말은 그렇게 대수롭지 않은 듯 넘어갔지만 자신조차도 느긋하게 생각하고 있는 일을
작은어머니가 그토록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별나게 생각되었다.
그런데 그 날 정작 시아버지가 뒤늦게 술을 마시고 들리자
작은어머니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시아버지에게 인사만 하고는
도망치듯 방에 들어가서 꼼짝을 안 했다.
아영은 작은어머니의 그런 태도에 혼자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아니 뭐 사춘기 소녀인가?!.......뭘 그렇게 부끄럼을 타고 그러실 까?!......"
그러다 언뜻 작은어머니가 시아버지를 좋아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호호!............호호호호!...."
아영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자 아영의 다리를 주무르고 있던 정석이 의아해서 쳐다봤다.
"왜........갑자기 웃고 그러냐?......."
"호호호! 아니에요, 아버님!.......죄송해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나서요!.....호호호호!"
그 뒤에 아영이 눈여겨보니까
작은어머니는 오후만 되면 새롭게 화장을 하고 옷도 새로 갈아입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시아버지가 올 때까지 은근히 현관문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예전에 영철이 처음 작은어머니의 집에 드나들던 때의 바로 그런 모습이었다.
어느 날 아영이 김미자에게 지나가는 소리처럼 물었다.
"작은어머니! 저희 시아버님 정말 좋으시죠?"
"그럼! 좋고 말고!....세상에 그런 시아버지가 어디 있니?!"
"저희 시아버님은.......남자로서도 멋이 있는 분 같아요!"
"........점잖고 자상하고......인물도 그만하면 준수하지!.............에휴!"
"아니! 왜 말씀하시다 갑자기 한숨은 쉬고 그러세요?...."
"그냥...... 인생이 뭔지.....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런다!...."
"왜요?......갑자기 웬 인생타령이세요?.......작은어머니 뭐 요즘 마음이 안 좋으세요?"
"안 좋긴..... 내가 마음이 안 좋을 일이 뭐가 있겠냐?!.......
그냥 인생 지나고 나면 다 그런 건데......뭣 때문에 그렇게 아옹다옹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러지!"
"왜요?....작은어머니가 뭘 어떻게 사셨는데요?........작은어머니가 아옹다옹하신 게 뭐가 있다고?!..."
"아이구! 나야 뭐........그냥 악착같이 돈만 벌려고 살았지! 내가 사는 재미가 뭐 있었겠냐?
그러다 보니 좋은 세월 다 지나가고....이제 쭈구렁탱이 될 일만 남았는데....."
"작은어머니!......그럼 그렇게 사신 게 후회되세요?......"
"에휴우!....지금 와서 후회하면 뭘 하니?!.......다 지나간 세월인데!......."
아영은 작은어머니가 외로움을 타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군대에 가있지만 자신은 남편도 있고 배속에 아기도 있고
매일같이 황송할 정도로 극진히 자신을 사랑해주는 시아버지가 있어도
가끔 잠자리에 혼자 누워 있으면 외로울 때가 있는데 작은어머니야 오죽하랴 싶었다.
남자를 잊고 혼자 지낼 때에야 어땠는지 몰라도 2년이 넘게 영철과 그처럼 밤낮으로 뒹굴다가
그 유일한 위안이었고 즐거움이었던 영철마저 자신이 뺐어오고 이젠 얼굴도 볼 수 없으니
작은어머니의 마음속이 얼마나 허전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어머니! 죄송해요!.......저 때문에 괜히!......"
"아니 난데없이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뭘 너 때문이야?!....."
"영철씨도 군대 가고 그래서.......더 허전하시죠?....."
".....................................영철이가 군대에서 고생이나 안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두 사람은 갑자기 기분이 우울해져서 한동안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
그 때 문득 아영의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작은어머니!......제가 좋은 사람 하나 소개시켜 드릴까요?........네?"
아영이 애써 분위기를 바꿔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좋은 사람?.......무슨 좋은 사람?....."
"작은어머니!......호호호! 애인이요!.....작은어머니 애인하나 소개시켜 드릴까요?......"
"애인?.......호호호!....니가 이젠 별 쓸 데 없는 소리도 다 하는구나?!....
내가 이 나이에 애인은 무슨 얼어죽을 애인이냐?......"
"작은어머니 나이가 어때서요?......이제 한창인데?!....."
"아이구! 한창이든 뭐든 난 그런 거 필요 없다!......"
"작은어머니!....그러지 말고 제 얘기 좀 들어보세요!......
점잖고 자상하고 인물도 준수하고 그런 사람인데........작은어머니 어떠세요?"
"너!...........호호호호!........지금 네 시아버지 얘기하는 거냐?......호호호호!....
너 농담이라도 행여 그런 소리하지 마라! 누가 들을까 겁난다!......."
"농담은 왜 농담이에요?.......그리고 듣긴 누가 들어요?....."
"얘가 정말?!......너 니 시어머니 알면 쫓겨날 소리 자꾸 할래?.........."
"저 우리 시어머니 하나도 겁 안나요!.......
제가 혹시라도 쫓겨나게 되면 우리 아버님이 말려 주시겠죠 뭐!........"
"아이구! 시아버지가 잘 해주니까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됐다!.....이제 그런 쓸 데 없는 소리 그만하고 어서 건너가 자거라!"
"작은어머니!....쓸 데 없는 소리가 아니라.......
작은어머니! 솔직히 우리 시아버님 어떠세요?.....네? 작은어머니가 보기에도 괜찮죠?......"
"아이구! 얘가 정말 오늘 왜 이러는 거야?.....
내가 사돈어른을 괜찮게 보고말고 할 게 어디 있어?....."
"아이, 작은어머니?!........작은어머니가 보시기에도 우리 시아버님 괜찮죠? 네?...."
".........하이구 참!.......내가 보기에 괜찮으면 어떻고 또 안 괜찮으면 어떻다고 그걸 자꾸 물어봐?!..............
막말로.....너희 시아버님이 뭐가 답답해서 나 같은 사람을 애인으로 삼겠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원!........"
김미자는 끝까지 그렇게 말을 했지만 아영이 보기에는 꼭 속마음이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시아버지 얘기가 나오면서 작은어머니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나
자신의 얼굴을 마주 보지 못하고 괜히 자꾸 딴청을 하면서 당황해 하는 모습이
자신의 얘기를 진짜 쓸 데 없는 얘기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 얘기가 있은 후로는 작은어머니가 전보다 더 시아버지의 얼굴을 마주 보지 못하고
시아버지와 같이만 있으면 더 부끄럼을 타며 쩔쩔매는 것이었다.
별 생각 없이 꺼낸 얘기였는데 작은어머니의 반응을 보면서 아영은 그 일을 더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에게 너무나 잘 해주는 시아버지와 그런 시아버지의 뒤에서 딴 짓을 하는 시어머니,
그리고 외로워하는 작은어머니.........
그런 것을 생각하다가 술만 마시면 잠에 곯아떨어지는 작은어머니의 습관을 생각하고
오늘 일을 벌리게 된 것이었다.
막말로 일이 잘 못 되어 시아버지가 작은어머니에게 망신이라도 당하게 되면
두 사람을 볼 면목도 없겠지만 자신이 두 사람 앞에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어볼 생각이었다.
시아버지나 작은어머니나 다 아무리 화가 나도 자신의 마음만은 이해해 주리라 믿었다.
다행히 작은어머니의 방에서는 별 소란 없이 그 날밤이 깊어갔다.
"에그머니나!.....이게 누구야?....."
김미자는 잠결에 가슴이 답답해서 잠이 깼다.
자신의 가슴에 누군가의 손이 얹혀져 있는 것이 느껴졌다.
영철이인가 보다고 생각을 하고 김미자가 옆에 누운 사람의 가슴속으로 파고들다가
갑자기 영철이는 군대에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이 번쩍 깨서 일어나 앉으며 옆에 누운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환한 전등불 아래 옆으로 누운 남자의 모습은 놀랍게도 사돈이었다.
김미자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제 밤에 사돈과 같이 술을 마시고 아영의 도움을 받아 잠자리에 누운 것까지는
가물가물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에는 기억이 전혀 없었다.
그 대신 밤에 자면서 꿈속에서 영철이와 그 짓을 한 기억이 났다.
'아니 그럼?.......그게 꿈이 아니라 내가 사돈과?!.....'
"어머나! 이게 뭐야?........"
김미자가 그제야 자신의 벗은 몸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얼른 이불을 끌어당겼다.
그러고 보니 옆에 누워있는 정석도 옷을 벗고 있어 맨 가슴이 보였다.
그 때였다.
"김여사!......이리 도로 누워요!...."
자는 줄만 알았던 정석이 김미자의 허리를 잡아 다녀 김미자를 강제로 다시 눕혔다.
김미자는 정석의 그런 손짓에 꼼짝도 못하고 그대로 딸려가면서 몸만 부들부들 떨었다.
정석이 한 손으로 김미자의 목을 휘어 감아 팔베개를 해주고
다른 손으로는 허리를 껴안아 끌어당겨서 김미자의 몸을 자신의 몸에다 붙였다.
김미자의 아랫배에 성이 잔뜩 나있는 정석의 물건이 부딪혀 왔다.
김미자가 얼른 엉덩이를 뒤로 빼자 정석이 그런 김미자의 엉덩이를 다시 잡아 다녔다.
김미자는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김여사!....이왕 일이 이리된 거......우리 서로 아무 말 하지 맙시다!..."
그러면서 정석이 김미자의 엉덩이를 쓰다듬다가 다시 젖가슴을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간혹 잠자리에서 혼자 잠깐씩 상상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자
김미자는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아직도 오락가락했다.
정석이 김미자의 젖가슴을 입으로 물면서 한 손을 김미자의 사타구니 사이에 넣었다.
"하흐흑!...."
김미자가 깜짝 놀라 얼른 두 다리를 오므리자 정석이 손으로 다리를 벌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김미자가 슬그머니 다리에 힘을 풀자 정석이 손으로 김미자의 가랑이를 벌리더니
김미자의 보지둔덕을 손바닥으로 덮었다.
"김여사!....어젯밤엔 너무 좋았어요!..."
김미자는 전날 밤의 일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기에 딱히 대답할 말도 없었지만
혹 할 말이 있었더라도 부끄러워서 도저히 입을 열지 못할 것 같았다.
그냥 눈을 감고 못들은 체하고 있는데 가슴과 사타구니 사이에서 연신 전기가 왔다.
이윽고 정석이 김미자의 몸 위로 올라왔다.
김미자의 사타구니 사이에 정석의 딱딱한 물건이 닿는가 싶더니
곧 그 물건이 보지구멍 입구에 자리를 잡았다.
정석이 힘을 주는 대로 정석의 물건이 서서히 김미자의 몸 속으로 들어왔다.
"하흑!......하아아아!......."
아주 조금씩 부드러우면서도 차분하게 정석의 자지가 자신의 몸 속으로 들어오는 그 감미로운 느낌에
김미자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낮은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이어지는 정석의 박음질도 부드럽기 한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