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3화 (153/161)

그런 학과장에게 자신의 얘기가 귀에 들어가 밉보이기라고 하면 자신은

박사과정을 포기해야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럼. 선배님 내 말 들을 거예요?......"

"알았어! 뭐든지 영철이 말대로 할게! 그러니까 이교수님한테는 절대 얘기하지 마!......"

그러자 영철이 잡고있던 한혜림의 손을 자신의 사타구니로 가져가더니

바지 속에서 딱딱하게 서있는 영철의 자지를 쓰다듬게 했다.

"하지마! 응? 영철아! 이러지 마!....."

"선배님. 내 말대로 한다고 그랬잖아요?!....."

영철이 바지 지퍼를 내리더니 벌떡 선 자시를 꺼내 한혜림의 손에 쥐어줬다.

훔쳐 봤던대로 영철의 자지는 너무나 우람했다.

거기다 얼마나 뜨겁던지 말 그대로 불기둥 같았다.

영철의 강압이 아니더라도 한혜림은 왠지 그런 영철의 자지를 손에서 놓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영철이 두 손으로 한혜림의 어깨를 눌러 내렸다.

한혜림은 영철의 자지를 손에 쥔 채 몸이 점점 밑으로 내려가서 결국 영철의 사타구니 앞에 쪼그리고 앉게 되었다.

한혜림은 영철이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짐작이 갔다.

가슴이 뛰고 보지가 움찔거렸다.

얼마나 자신이 마음 속에 혼자 상상을 하던 일인지 몰랐다.

바로 눈앞에서 벌떡거리는 자지를 보고 있으려니까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영철이 그런 한혜림의 입을 향해 자지를 들이밀었다.

한혜림은 입을 벌리고 영철의 귀두를 덥석 물었다.

그리고는 그 때부터 정신 없이 영철의 자지를 핥고 빨기 시작했다.

영철은 한혜림에게 자지를 빨리면서도 어안이 벙벙했다.

무슨 반항이라도 하면 어떻게 할까 걱정을 했었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지를 빨아대는 한혜림을 보자 자신이 그 짓을 시키고도 기가 막혔다.

거기다 한혜림의 자지 빠는 솜씨는 영철이 이제까지 경험했던 어떤 여자보다도 뛰어났다.

자지 기둥은 물론이요 불알까지 입에다 넣고 쪽쪽 빨아대는데 한마디로 환상적이었다.

고개를 이쪽 저쪽으로 돌려가며 혀와 입술을 적절히 섞어서 핥고 빨아대는 솜씨에

영철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쩔쩔매다가 급기야 사정이 가까워졌다.

영철이 자지를 한혜림의 입에서 빼려고 하자 한혜림이 오히려 영철의 자지를 놓아주지 않고

오줌구멍에다 혀를 대고 간질이다가 영철의 자지가 부풀어오르면서 사정을 하기 시작하자

입을 벌리고 영철의 정액을 입으로 받아내서 목으로 삼켰다.

영철이 사정을 멈춘 뒤에도 한혜림은 한동안 영철의 자지를 더 빨아댔다.

영철이 진저리를 치면서 뒤로 물러나자 그제야 한혜림은 영철의 자지를 놓아주었다.

그리고는 한혜림이 땅에 놓았던 가방을 들고는 재빨리 과사무실을 나가버렸다.

"미쳤어! 미쳤어!........."

한혜림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어떻게 그처럼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영철의 자지를 빨 수 있었는지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거기다 영철의 정액까지 삼킨 것도 모자라 영철이 뒤로 도망갈 때까지 영철의 자지를 빨아댔으니

영철이 자신을 얼마나 남자에 굶주린 여자로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낯이 다 뜨듯했다.

"아이! 이제 나 어떡해?!........."

하지만 영철의 자지를 빨 때는 정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만큼 좋았었다.

그래서 영철의 정액도 서슴없이 입으로 받아먹기까지 했던 것이다.

영철이 뒤로 물러나지만 않았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빨고 있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한혜림의 팬티도 이미 젖을 만큼 젖어있었다.

그 날밤 한혜림이 다시 남편을 건드리자 남편은 피곤하다며 돌아누웠다.

월요일에 한혜림과 영철은 하루 종일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화요일에는 한혜림이 영철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더니 이것저것 자꾸 말을 시켰다.

그리고 수요일에는 학과장의 논문자료를 정리하는 영철의 등에

은근히 젖가슴을 비벼대며 다정한 척을 했다.

목요일..........영철은 이제 한혜림을 어떻게 할까 궁리를 했다.

오후가 되어 학과장은 이미 퇴근을 하고 난 후의 일이었다.

"아이! 여기 뭐가 물었나봐!...."

한혜림의 말에 영철이 뒤를 돌아보니 한혜림이 자신을 향해 앉아서 허벅지 안쪽을 긁고 있었다.

"왜요?.......간지러워요?"

"응! 이상하게 따끔하더니 간지럽네?!......"

그러더니 한혜림이 치마를 걷더니 스타킹을 내리는데 치마 밑으로 분홍 팬티가 살짝 보였다.

한헤림이 스타킹을 내린 맨 허벅지를 살펴보더니 영철에게 이렇게 말했다.

"영철아! 여기 좀 만져봐!.....아무래도 여기가 부은 거 같애!"

영철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혜림에게 다가가 한혜림이 가리키는 곳을 만져봤다.

하지만 영철은 부었는지 안 부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지?......좀 부은 거 같지?...."

"글쎄요!.....난 잘 모르겠는데요!...."

"아이! 잘 만져봐!......부었잖아?!....."

영철이 다시 만져봐도 알 수가 없었다.

"글세! 부은 것도 같고........."

영철은 계속 한혜림의 허벅다리를 만지고 있을 수가 없어서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그러자 한혜림이 다리를 의자에 올리고 자신의 허벅지 안쪽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당연히 치마 밑으로 한혜림의 팬티가 보였다.

한혜림이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을 터인데도 영철이 민망해서 돌아앉을 때까지

한혜림은 영철을 향해 한동안 그 자세로 앉아 있었다.

영철은 마음 속으로 고민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혜림이 자신을 유혹하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학과장이 있는데 또 한혜림을 건드리면 그 뒤가 너무 골치 아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한혜림에게 자지를 빨리던 그 기분에 대한 유혹도 만만치 않았다.

영철이 한혜림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과사무실을 나와보니 겨울이 가까워서 그런지 

날도 이미 컴컴해졌고 다른 교수들도 모두 퇴근을 했는지 사방이 고요했다. 

영철은 다시 과사무실로 들어갔다.

한혜림은 책상에 엎드려 무언가를 하다가 영철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영철은 그 순간 벽에 있는 스위치를 내렸다.

"아유, 뭐야? 왜 불은 끄고 그래?....."

영철은 미리 봐놓은 길을 따라 한혜림이 앉아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자지를 꺼냈다.

한혜림의 코에 그 마른 오징어 냄새 비슷한 남자의 자지 냄새가 풍기더니 무언가가 뺨에 닿았다.

한혜림은 생각할 것도 없이 고개를 돌려 뺨에 닿은 물건을 잡고 입을 벌렸다.

영철이 한혜림의 셔츠 속으로 손을 넣어 한혜림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래도 한혜림은 아무 저항도 없이 영철의 자지만 열심히 빨아댔다.

영철이 갑자기 한혜림의 입 속에 들어있는 자지를 빼더니 한혜림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아이! 왜 그래?......."

영철은 한혜림을 끌고 학과장의 방으로 가더니 방에 불을 켜고는 한혜림을 소파에 눕혔다.

그리고는 바지를 내리고 한혜림의 입에다 자지를 맞춘 뒤 한혜림의 다리 쪽으로 엎드렸다.

한혜림이 영철의 자지를 다시 입에다 넣고 빠는 사이 영철은 한혜림의 치마를 들췄다.

좀 전에 보았던 분홍색 팬티가 불빛 아래 훤히 드러났다.

한혜림의 팬티는 이미 물기에 젖어 가랑이 부분의 터럭이 검게 비쳤다.

영철이 한혜림의 팬티를 벗기려고 하자 한혜림이 엉덩이를 들어주었다.

영철은 벗겨진 한혜림의 사타구니를 보면서 무슨 고릴라 얼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별로 크지 않은 갈색의 대음순이 보지 입구를 뺑 둘러가며 보초를 서듯 서 있었고

그 주위로는 마치 제초제라도 뿌린 듯 동그랗게 돌아가며 털이 거의 없는 맨 살 부분이 있고

그 외곽으로 또 삥 둘러서 무성한 잡초처럼 털들이 우거져 있었다.

조금 벌어진 보지 속의 속살은 분홍색 빛깔을 띠고 물기로 반짝반짝 빛이 났다.

첫 인상은 고릴라 얼굴 같았어도 보면 볼수록 예쁜 보지였다.

영철은 그 보지 구멍에다 입을 박고 한혜림의 보지를 빨기 시작했다.

한혜림은 밑에 누워서, 영철은 위에 엎드려서 서로 상대방의 성기를 열심히 빨아댔다.

"하학!.....아우우!......하하하학!.......영철아!......하하하학!........아우우! 영철아!......영철아!"

어느 순간부터 한혜림은 더 이상 영철의 자지를 빨지 못하고 영철이의 이름만 불러대기 시작했다.

"왜요? 선배님!....."

영철이 한혜림의 보지를 빨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

"하아! 하아!.......나 못 참겠어!.......응?.......나 못 참겠다고!.........영철아!...."

한혜림이 허리를 꼬며 사타구니를 들썩거렸다.

그 소리에 영철이 자세를 바꿔 한혜림의 보지에 자지를 박는 자세를 취했다.

"하학!.....아우우욱!.......아아! 너무 커!......아우우욱! 영철아! 너무 커!......"

"왜요? 선배님!.......아파요?"

"아냐! 아냐!....그냥 해!.....아우우욱!......그냥 끝까지 다 넣어 줘!.....아우우욱!......."

한혜림의 보지는 애를 낳은 여자 같지 않게 아주 빡빡했다.

영철이 자지를 끝까지 밀어 넣자 한혜림의 보지 속살이 모두 영철의 자지에 달라붙은 느낌이었다.

영철이 그런 한혜림의 보지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하학!.....하학!.....아우우욱!.....하학!...하학!.......아우우욱! 영철아!....하학!....하학!....."

한혜림은 중간 중간에 거의 죽어 가는 듯한 소리를 내며 끊임없이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영철은 끊임없이 한혜림의 보지를 박아댔고

한혜림은 다리를 오므렸다 펴기를 수없이 반복하다가 절정을 맞았다.

영철이 계속 박다가 사정을 하자 한혜림이 얼른 영철의 자지를 입에 물고 빨았다.

그래서 영철의 자지가 다시 서자 이번에는 한혜림을 엎어놓고 영철이 뒤에서 박았다.

한헤림이 또 몇 차례나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절정을 맞자 

영철도 자지를 한혜림의 입 속에 넣고 다시 또 사정을 했다.

현희의 고등학교 졸업식 날이었다.

썩 좋은 학교는 아니라도 현희가 이미 대학에 합격한 후라 

정석과 경숙은 홀가분하고 대견한 마음으로 현희의 졸업식에 참석을 했다.

나한철이 현희의 졸업식에 오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해도

두 사람 사이를 모르는 정석과 경숙은 바쁜데 뭘 오느냐며 나한철을 말리기까지 했었다.

그런데 졸업식에서 보니까 현희가 자신들보다는 나한철과 더 많이 사진도 찍고

나한철에 매달려 애교까지 부리는 것을 보며 둘 사이가 언제 그렇게까지 가까워졌는지 의아해 했다.

그래도 그냥 현희가 나한철을 삼촌처럼 생각해서 따르나보다고만 여기고 딴 생각은 안 했었다.

그런데 그 날 저녁 나한철이 현희와 함께 정석 부부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게 뭔 일인가 어리둥절해 있는 정석과 경숙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형님! 현희를 저에게 주십시오!"

"응? 현희를?.....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얘기라 정석은 얼빠진 말로 나한철에게 되물었다.

"저 현희와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엉? 그게 무슨 소리야?......"

정석과 경숙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봤다가 나한철과 현희의 얼굴을 쳐다봤다가 하면서

두 사람이 서로 어떻게 된 일인지를 상대방에게 눈으로 물었다.

"현희야! 너 이게 무슨 소리야?..."

이번에는 경숙이 현희에게 물었다.

"엄마아!.......나 삼촌이랑 결혼할래!......."

현희가 숙였던 고개를 겨우 들고 경숙을 향해 구원을 요청하는 눈길을 보냈다.

"뭐?.......너 미쳤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경숙의 입에서 과격한 말이 나왔다.

"그게 아니고!.....나 삼촌 사랑한단 말이야!......."

마냥 어리게만 생각했던 현희의 입에서 사랑이라는 말이 튀어나오자 경숙은 숨이 탁 막혔다.

"뭐? 사랑?.........하이고!.......얘가 정말 정신이 나갔나?!........

사랑은 무슨 사랑이야?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내가 무슨 피가 안 말라?!......나도 다 컸는데?!......."

입을 삐죽거리며 말대꾸를 하는 현희를 보자 경숙은 머리를 한 대 콱 쥐어박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갑자기 나한철이 한없이 미워졌다.

아무 것도 모르는 현희를 나한철이 살살 꼬드겨서 망쳐 놓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경숙이 나한철을 못 마땅한 눈으로 노려봤다.

정석은 옆에서 한숨만 내쉬다가 담배를 피어 물었다.

나한철이 일단 현희와 혼인신고를 해놓고 현희가 대학교를 마칠 때까지 자기가 뒷받침을 하다가

현희가 대학교를 졸업하면 그 때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누구 마음대로 혼인신고를 하고 무슨 결혼식을 올려?.......

나 원 참 기가 막혀서!......"

경숙이 나한철을 향해 쏘아댔다.

"형수님! 죄송합니다!.......하지만 꼭 현희를 행복하게 해 줄 거예요!......"

"행복은 무슨 얼어죽을 행복이야?.....

어디 여자가 없어서 현희 같이 어린애를 건드리고.......사람이 정말 보자보자 하니까!...."

경숙은 자신과의 일도 있는데 딸까지 건드렸다는 생각을 하니까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하여튼 그 날은 그런 정도로 끝이 났다.

그 날부터 정석과 경숙은 현희의 일로 골머리를 싸맸다.

경숙은 끝까지 안 된다는 주장이었지만 정석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정석도 처음 나한철의 얘기를 들었을 때는 그동안 자신이 나한철에게 어떻게 했는데

나한철이 자신의 어린 딸까지 넘보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상당히 언짢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한편으로 그게 꼭 그렇게 나쁜 일 같지만은 않았다.

자신이 그동안 나한철을 옆에서 지켜본 결과 나한철은 능력도 있고 사람의 심성도 착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자신과 회사를 만들어 이만큼 키워놓은 것도 전부 나한철의 공이었다.

만일 주변에 나한철의 나이에 걸 맞는 참한 색싯감이 있었다면

정석은 조금의 주저 없이 나한철을 최고의 신랑감으로 소개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희의 신랑감으로는 걸리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다.

우선 현희 쪽으로 보면 결혼 운운하기에는 아직 너무 나이가 어렸다.

나한철은 현희와 나이 차가 많이 난다는 것,

한 번 결혼을 실패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경숙과의 과거 일이 마음에 걸렸다.

어느 날 경숙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더니 그나마 근래에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고 했다.

나한철과 현희의 관계가 어느 정도 깊이까지 갔는지를 물어봤더니

경숙이 한숨을 푹푹 내쉬며 갈 데까지 다 갔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몰리는 것은 여자 쪽이라는 생각에

정석은 어느 날 나한철과 술자리를 마련했고 나한철의 확고한 결심을 듣고는 마음을 정했다.

어차피 대학을 졸업한 후가 되든 언제가 되었든 시집을 보내야 할 것이라면 

그것이 지금이면 또 어떠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한철만한 사윗감도 드물다는 생각과 회사의 앞일을 생각하는 마음도 크게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거기다 두 사람이 좋다는데 굳이 반대해서 서로 마음에 상처를 입고 회한을 남길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경숙도 처음에는 펄펄뛰며 안 된다고 우겼지만 결국 정석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현희를 불러 절대 나중에 후회하거나 부모를 원망하는 일이 없도록 다짐을 받은 뒤에

나한철과 현희를 함께 불러 허락을 했다.

나한철의 부모도 만나서 서로 상견례를 한 뒤 현희가 나한철의 집으로 들어갈 날까지 잡아놓은 어느 날

경숙은 살림에 필요한 것도 미리 챙길 겸해서 현희와 함께 나한철의 집을 갔었다.

유진이 가져왔던 살림살이가 다 그대로 있어서 굳이 새로 장만할 살림은 거의 없었다.

경숙이 나한철의 방에 있는 옷장을 열어봤다.

옷장에 여자 옷이 빽빽했다.

그런데 옷들이 하나같이 이상한 옷들이었다.

무슨 간호사 옷 같은 게 있는 가 하면 여러 종류의 회사 유니폼에 일본 여학생들이 입는 세라복,

차이나 드레스, 속이 훤히 비치는 이브닝 드레스에 웨딩 드레스까지 있었다.

"현희야! 이게 다 뭐야? 누구 옷이야?......"

경숙은 나한철의 먼저 와이프가 아직도 옷을 다 안 가져갔나 보다고 생각을 했었다.

"이거?.........내 꺼!....."

"니 꺼?.......니가 언제 이런 옷들이 있었어?......."

"..................삼촌이 사 줬어!.............."

"삼촌이?..................삼촌이 왜 옷을 사줘도 너한테 이런 옷들을 사줬어?.....

이런 옷들을 언제 입으라고 사 준 거야?........."

".....................그냥.........외출할 때도 입고........집에서도 입고......"

"외출할 때?...........아니 이런 옷을 입고 어딜 무슨 외출을 해?"

경숙이 속이 훤히 비치는 빨간 드레스를 흔들어 보이며 다그쳤다,

"누가 그런 옷을 입고 외출을 해?.......그거야 집에서 입는 거지!...."

"이걸 집에서 입어?.........삼촌 앞에서 이걸 입고 있었어?.......이런 정말......"

경숙은 미친년이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온 걸 겨우 참았다.

경숙은 옷 장 밑의 서랍을 열어봤다.

거기에는 갖가지 형형색색의 속옷이 들어있었다.

경숙이 하나씩 들어보니 같은 여자로서도 차마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조그맣기도 하려니와 그 모양이 해괴하기 짝이 없었다.

브래지어는 온전히 가슴을 가리는 것은 거의 없고 개중에는 젖가슴 부분이 뻥 뚫린 것이 있는가 하면

팬티는 가운데가 툭 터진 거, 손바닥보다도 작은 헝겊이 달린 끈 팬티, 

그렇지 않으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망사 팬티에 가죽팬티까지 있었다.

그 밑의 서랍은 가터 벨트에 또 갖가지 스타킹이 있었다.

"어이구! 어이구!....미친 년!......"

경숙은 자신도 모르게 현희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대충 그 옷과 속옷들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짐작이 갔다.

딸이 나한철의 집에서 이런 것들을 입고 온갖 짓을 다 할 때에

아무 것도 모른 채 집에서 두 다리 뻗고 편하게 지낸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경숙은 그제야 현희를 얼른 나한철에게 보내길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현희가 나한철의 집으로 들어간 날,

경숙은 집으로 돌아와 울고 또 울었다.

그런데 그 해.

경숙이 울 일은 그 일만이 아니었다.

그 해 추석도 지나고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던 때였다.

영철이 안 방에 들어오더니 정석과 경숙에게 할 얘기가 있다고 했다.

그러더니 한다는 얘기가 결혼을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얘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아니! 니가 지금 학생이.......거기다 몇 달 있으면 군대갈 놈이 결혼은 무슨 결혼이야?...."

현희의 일이 늘 마음에 맺혀있던 경숙이 버럭 소리부터 질렀다.

"그럴 일이 있어요!........"

"그럴 일은 무슨 그럴 일이야?.....뭐 니가 남의 집 귀한 딸 임신이라도 시켰다는 거야?...."

".......네!......"

천연덕스러운 영철의 대답에 경숙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뭐?.........아이구! 아이구!....내가 못 살아!......"

경숙이 가슴을 치며 신세 한탄을 해대자 그 때까지 옆에서 가만히 있던 정석이 끼어 들었다.

"그래, 여자가 누군데?..........같은 학교 학생이야?......."

"......아니요!.............저 고등학교 때 공부 가르쳐 줬던 누나예요!...."

"그럼?!..........그 뭐냐?! 니 친구 누나란 말이야?......"

"친누나는 아니고........친척 누나예요!......."

"그럼 너보다 나이가 많겠네?!......"

"네!....좀 많아요!....."

"얼마나 많아?........한 두 세 살 차이가 나는 거야?...."

".........아니요!..............더 많아요!...."

"더 많다면.......도대체 몇 살이나 차이가 나는데?.........."

"..................아홉 살이요!......"

"뭐? 아홉 살?.....안 돼! 안 돼!.....이번엔 죽어도 안 돼!......"

경숙이 옆에서 두 사람의 얘기를 듣고 있다가 펄펄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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