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맨 살에 닿고 보니 아영의 탱탱한 몸이 전해주는 감촉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아영의 몸 위에 엎드려 있으면 마치 고무 튜브에 올라타 있는 느낌이 드는데
고부튜브처럼 살에 닿는 감촉이 드라이한 것이 아니라 따듯하고 보드라우면서 매끄러웠다.
게다가 아영을 한번씩 박아댈 때면 아영의 탱탱한 몸이 뿜어내는 탄력에 의한 반동으로
영철은 자신의 몸이 공중으로 퉁겨져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아영의 몸 위에서 자지를 잘근잘근 조여대는 아영의 보지를 박는 느낌은
영철이 이제까지 거쳐온 어느 여자와도 비교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영철이 2년 동안 밤낮으로 죽어라고 쑤셔댄 큰 엄마 김미자의 보지 정도만이
아영의 것과 겨우 견줄 만 했지만 섹스를 하는 전체적인 느낌은 역시 아영과 비교가 안 됐다.
"하아!...하아!...하아!....영철아!...아우우우욱!....아우루! 영철아!.....너무해!........너무해!....."
아영은 영철의 몸에 매달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커다란 쾌감에
어쩔 줄을 몰라 허덕였다.
그러다 아영은 보지가 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온 몸에 있는 물이 모두 보지로 몰려가는 느낌이 들더니 마침내 보지 속에서 샘이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흐흑!....................................."
아영은 신음소리를 내다 말고 숨이 콱 막혀왔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하늘에서 수도 없이 많은 별이 유성처럼 쏟아졌다.
귀가 멍멍해지고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유독 보지에서만 콸콸대고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 죽나보다!....내가 이대로 죽나보다!....'
아영은 자신의 몸이 어떤 깊은 구덩이 속으로 끝도 없이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 구덩이는 고통의 구덩이가 아니라 행복의 구덩이였다.
갑자기 아영의 눈앞에 어두움이 사라지고 백화가 만발한 드넓은 꽃밭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위로 한 마리 노랑나비가 날더니 어느새 아영 자신이 그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날고있었다.
아영은 영철이 참 오래도 한다고 생각을 했다.
아영은 아주 짧은 시간에 세 번이나 연속으로 까무러쳤었다.
이제는 손 하나 까닥거릴 힘이 없이 방바닥에 늘어져 있는데 영철은 아직도 열심히 위에서 방아질을 하고 있었다.
아영은 밑에서 힘이 들긴 해도 그런 영철이 사랑스러웠다.
아영은 영철이 아직 나이가 어려서 이렇게 오래 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영철이 그동안 김미자를 통해 단련된 반면 죽은 남편은 아영의 보지에 견디지 못하고
일찍 떨어져 나간 사실을 아영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아영은 남편과의 관계에서 쾌감을 느낄 사이도 없었고
자신의 몸이 어떤지도 전혀 몰랐던 것이다.
아영은 문득 자신이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음란한 여자가 된 기분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온 몸을 뒤틀며 영철에게 매달렸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아영은 자신이 작은어머니를 음란하고 남자를 밝히는 여자로 몰아붙였던 것을 후회했다.
어쩌면 자신이 훔쳐보았던 작은어머니의 모습보다 자신의 모습이 더 추잡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영철의 방아질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아영은 그런 영철을 안아줄 힘조차 없었다.
영철의 자지가 잔뜩 부풀어오르는가 싶더니 이어서 영철의 자지에서 뜨거운 정액이 쏟아져나와
아영의 질벽을 힘차게 때렸다.
순간 아영은 임신이 염려가 됐지만 정말 꼼짝할 기운도 없어 그대로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영철은 사정을 하고 난 뒤 한동안 아영의 몸 위에 엎드려 거친 숨을 몰아내더니
고개를 들어 아영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아영의 뺨을 쓰다듬었다.
"누나! 고마워! 내 부탁 들어줘서!.........
누나! 내가 큰 엄마한테 들키지 않게 조심할 거니까 누나 너무 걱정 마!...."
"아이, 몰라아!....."
"누나! 그리고........나 누나랑 꼭 결혼할 거야!......
그러니까 누나도 그런 줄 알아!..............알았지?"
아영은 왠지 그 소리가 유난히 기분 좋게 들렸다.
"......그런 소리하기 전에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이나 들어가!............
나 어디 도망 안가고 여기 꼼짝 않고 있을 테니까!......."
두 사람은 서로 껴안고 입술을 맞추었다.
다음 날 새벽 아영은 잠을 많이 못 잤는데도 몸이 전에 없이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기분까지 상쾌해져서 콧노래까지 나왔다.
보지가 얼얼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어젯밤에 자신이 생전 처음 경험했던 쾌감을 생각나게 해줘서 기분이 더 좋았다.
아침 준비를 하기 전에 영철을 깨우자 영철이 평소와는 다르게 단번에 일어나더니
세수를 하고는 책상에 앉아 새벽공부를 시작했다.
전날 밤에 영철이 자신의 방에서 같이 자자는 것을 혹 영철이 밤새 자신한테 달려들다가
잠을 못 자기라도 하면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떨어지지 않는 발길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었는데
영철이 자신을 한번 안아주지도 않고 밤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영은 한편 섭섭하기도 하면서 대견스러웠다.
영철이 가방을 들고 학교를 가려다 말고 돌아섰다.
"왜?....뭐 빠트렸어?"
"응!...... 아무래도 안되겠어!"
그러더니 영철이 책가방을 내려놓더니 아영을 껴안았다.
"아유! 학교 가다말고 왜 이래?"
영철의 갑작스런 행동에 아영이 놀라서 당황하는 사이 영철이 아영의 입을 맞췄다.
아영이 영철의 목에 두 팔을 걸자 영철이 치마 속으로 양손을 넣어 아영의 탱탱한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아영이 하지 말라는 뜻으로 몸을 좌우로 흔들었지만 영철은 오히려 아영을 끌어당겨
아영의 아랫배에 대고 자지를 비벼댔다.
둘은 한동안 그런 자세로 입을 맞춘 뒤에야 떨어졌다.
"학교 늦어! 빨리 가!...."
"알았어! 누나! 갔다올게!......"
아영은 가방을 들고 집을 나가는 영철의 모습이 그렇게 든든해 보일 수가 없었다.
아영의 마음에 행복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아영으로서는 정말 얼마 만에 가져보는 느낌인지 몰랐다.
하루 종일 집안 일을 하면서도 아영은 마냥 즐겁기만 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엔 작은어머니가 마음에 걸렸다.
영철이 자신과 공부를 하면서 시작된 작은어머니의 불공은 여전히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었다.
심지어 돈벌이하는 일조차 아영에게 거의 다 떠맡기고
요즘도 일주일에 반 이상은 절에서 지내다 오곤 했다.
작은어머니에게 그토록 소중한 영철을 자신이 중간에서 가로챈 것 같아서 아영은 여간 미안한 게 아니어서
절에 가 있는 작은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면 어떻게 얼굴을 볼지 걱정이 되었다.
나중에야 어떻게 되든 지금 당장은 작은어머니에게 영철과 있었던 일은 절대 비밀이어야 했다.
저녁에 학교에서 돌아온 영철에게 아영은 그 얘기를 꺼냈다.
"걱정 마. 누나!......내가 알아서 조심한다니까!"
"그리고 너!......특히 토요일 밤에.....작은어머니 방에서 잘 때 작은어머니한테 평소하고 똑같이 잘 해야돼!
괜히 작은어머니 이상하게 생각하시지 않게!...."
"그게 무슨 소리야? 뭘 어떻게 잘 하라고?....."
"아유, 그거 있잖아?!.......작은어머니 하시자는 대로 하고......
괜히 일찍 일어나야 되니까 먼저 자야 된다느니......그런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란 말이야!"
"아! 그거?........나 이번 주부터 토요일엔 일찍 자려고 했는데?!...."
"아이! 그러면 안 된다니까!...."
"누나가 아침에 안 깨워준다며?....."
"아니야! 아니야!....내가 깨워줄 테니까 늦게 자도 괜찮아!.....정말 그러지 말란 말이야!"
"그러니까 누나 말은.........나보고 큰 엄마하고 그거 많이 많이 하라고?...."
"몰라!..... 누가 그 소리야? 평소 하던 대로 자연스럽게 하라는 얘기지!....."
"그러니까!.... 큰 엄마는 토요일날 거의 잠 안 주무신단 말이야!......."
"아유, 몰라!......니가 알아서 해!.........
너! 그 대신......일요일날 아침에 책상에 앉아서 졸면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알았어! 누나! 내가 알아서 잘 할게!"
그러면서 영철이 아영을 안고 방바닥에 쓰러졌다.
"아이이! 왜 또 그래?...이제 공부해야지?!"
"공부할 거야!......한번만 하고!...."
"뭐가 또 한번만이야?........어제 그렇게 오래 하고?!...."
"누나! 누나는 싫어?........누나 어제 나하고 하는 거 싫었어?"
"......아이 참! 누가 그 얘기야?......너 공부 방해되니까 그러는 거지!"
"그러니까 빨리 한번하고 공부한다니까!.....누나! 내가 금방 할게!"
그리고는 영철이 아영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아영의 팬티를 벗겼다.
아영의 보지를 자지로 잔뜩 문지른 뒤에 영철이 아영의 보지에 자지를 박아 넣었다.
그 날도 아영은 얼마 되지 않아서 또 절정을 맞았다.
아영은 자신이 점점 영철에게 빠져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공부만 아니라면 언제까지나 영철을 껴안고 그대로 있고 싶을 정도로
아영은 영철과의 섹스에서 이제까지 모르고 지냈던 커다란 즐거움을 찾아낸 것이었다.
아영의 헌신적인 도움과 영철의 노력, 그리고 시험 발표 날까지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불공을 드린 김미자의 정성이 합쳐져 영철은 무난히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었다.
김미자는 연신 영철의 등을 두드리며 오히려 영철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연발했고
아영은 하루 종일 눈물을 흘려댔다.
영철은 아영과 김미자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특히 김미자는 대학시험을 앞두고 백일 기도에 들어 가면서는
부정 탄다고 그 백일 동안은 영철이와 잠자리도 같이 안 했다.
영철은 큰 엄마가 자신과 그러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 줄 잘 알고 있는데
친 피붙이도 아닌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온갖 정성을 다해 준 큰 엄마가 말할 수 없이 고마웠다.
그래서 그 날밤은 밤이 새도록 김미자와 하고 또 했다.
김미자도 오랜만에 하는 것이라 그런지 더 죽는소리를 내고 몸부림을 치면서
보지에서 뜨거운 물을 계속 쏟아냈다.
그리고는 다음 날 절에 시주를 해야 한다며 아영에게 돈을 찾아오라고 시켜서는
돈 보따리를 들고 막바로 절로 향했다.
영철은 김미자가 집을 비운 사이에 또 아영에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아영은 영철의 등을 떠밀어 집으로 보냈다.
뒤늦게 영철의 대학 합격 소식을 들은 경숙은 뛸 듯이 좋아하면서도 반신반의하는 눈치였다.
사무실에 있던 정석도 집으로 득달같이 달려왔다.
사실 정석과 경숙은 그동안 영철이 친구네 집에서 같이 공부하며 지낸다는 말을 별로 믿지 않았었다.
영철이 밖에서 지내는 사이 어느 날 불쑥 커버린 영철이 이미 손안의 자식이 아님을 깨닫고
영철이 하는 대로 내버려둘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그저 마음 속으로 밖에서 큰 사고나 안 치고 다니길 정석과 경숙은 마음 속으로 빌었었다.
그런 영철이 좋은 대학가는 것은 생각도 못했고 그저 아무 대학이라도 들어가 주기만 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모든 사람이 알아주는 대학에 합격했다니까 집안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경숙은 먼저 살던 동네와 친척집에 전화를 걸어 영철이 자랑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영철은 자신의 대학 합격의 공을 친구 누나에게 돌렸다.
정석과 경숙은 그 친구 누나가 누구냐며 내일이라도 당장 그 친구네 집에 찾아가
부모님들께 인사도 드리고 사례도 해야 한다며 법석을 부리는 걸 영철이 겨우 진정시켰다.
영철은 나중을 대비해서 그렇게 집안에 아영의 존재를 한 다리 걸쳐놓았다.
정석과 경숙이 이제 대학에도 진학하게 되었으니 집으로 다시 들어오라는 말에
영철은 일단 말을 얼버무리고 차차 그러겠다고 했다.
사실 영철이 다니게 된 대학까지의 거리는 집이나 김미자의 집이 별반 차이가 없어서
정석과 경숙이 친구네 집으로 알고있는 김미자의 집에 더 이상 있겠다고 우길 명분은 없었다.
그런데 영철이 막상 김미자의 집에서 대학 입학식 때까지 집안에서 빈둥거리다 보니
이게 생각 외로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김미자와는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하고 싶은 짓을 다 할 수 있었지만
김미자가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 까닭에 아영과는 통 둘이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영철은 자신이 김미자와만 시간을 보내는 게 아영에게 미안하면서도 또한 내심 불만이었다.
밤에 김미자의 방에서 자고 난 날은 아영의 얼굴을 쳐다보기도 민망했다.
아영이 별다른 내색을 하지는 않았지만 영철로서는 아영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었다.
김미자의 눈을 피해 영철이 아영과 입맞춤을 하려고 한다거나
아영의 몸에 손이라도 댈라 치면 아영은 기겁을 해서 영철을 밀쳐냈다.
그러던 어느 날 김미자가 목욕을 간다고 집을 나섰다.
통상은 아영이 늘 같이 갔는데 그 날은 아영이 며칠 전에 목욕을 다녀왔다며 따라 나서질 않았다.
김미자가 집을 나서기 무섭게 영철이 아영을 끌고 아영의 방으로 들어갔다.
영철이 아영을 침대에 눕히고 올라타려고 하자 아영이 오히려 영철을 밀쳐내더니
영철의 바지를 내리고 영철의 자지를 입 속에 넣었다.
"누나도 나랑 하고 싶었어?........응?"
"아유, 몰라!...."
아영은 영철을 야속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흘기고는 다시 영철의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김미자가 절에서 100일 기도를 하는 동안 영철과 아영은 단둘이만 있는 집에서 거의 매일같이 섹스를 했다.
처음에는 아영이 영철의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피하기도 하고 달래도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좋아! 그럼 너 하자는 대로 하는데 그 대신.....너 대학교 떨어지면 나 죽어버릴 거야?!.....
그러니까 니가 자신 있으면 계속 이러고 아니면 하지마!..."
"알았어, 누나! 나 자신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그리고 혹시라도 내가 대학에 못 가서 누나 죽으면 나도 따라 죽을게!......."
그렇게 해서 아영이 영철이 하자는 대로 받아주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아영은 자신의 몸과 마음이 모두 변해 가는 것을 보고 깜짝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영은 자신의 몸이 그토록 뜨거운 줄 몰랐었다.
영철과 그렇게도 줄기차게 섹스를 하는데 질리기는커녕 하면 할수록 더 좋아지는 것이었다.
영철이 보지를 힘차게 박아주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영철이 자신의 보지를 빨아주는 것도 좋고 또 자신이 영철의 자지를 빠는 것도 좋았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마음이 동하기만 하면 서로 얼러붙었다.
그렇게 지내다 작은어머니가 집에 떡 버티고 있으면서 보름이 다 되도록
영철과 아무 짓거리도 못 하고 지내자니 아영으로서는 매일 매일이 고역이었다.
하루 종일 팬티가 젖어서 지낸다는 것은 이전의 아영으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집에만 있는 작은어머니가 공연히 원망스러워지기까지 했다.
거기다 영철이 작은어머니의 방에서 자고 나오는 걸 보면 속이 뒤집어져서 두 사람의 얼굴조차 보기가 싫었다.
광풍의 시간이 지나간 뒤 영철이 아영에게 입을 열었다.
"누나! 나 아무래도 집에 들어가야 할까봐!"
"왜?.......집에서 들어오래?"
"응! 뭐 그런 것도 있고.......누나하고 큰 엄마 눈치 볼려니까 도저히 불편해서 못 살겠어!"
".......................그럼 작은어머니 섭섭해할텐데!....."
아영은 작은어머니에 대한 염려도 진심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러다 영철과 멀어지게 되는 게 아닌가 마음 한구석에 걱정도 되었다.
"그러니까 뭐 아주 들어가는 건 아니고.......
우리 집하고 여기하고 왔다 갔다 해야지 뭐!......
학교 다닐 땐 집에 있고 주말에는 여기 와 있던지.....아니면 그 반대로 하든지...."
아영은 영철의 설명에 마음이 좀 놓였다.
"그래!.....그럼 니가 작은어머니에게 잘 말씀드려! 섭섭해하시지 않게!......
사실 나도 한 집에서 하루종일 얼굴 마주 대하고 있으려니까 좀 불편해!.......
혹시나 잘 못 해서 작은어머니가 우리 사이 눈치 챌까봐 불안하기도 하고........"
김미자는 혼자 목욕탕엘 가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쟤네 둘이 뭔 일이 있는 거 같애!.........."
자신이 백일 기도를 마치고 집에 있어보니까 아영과 영철이 두 사람 사이가 뭔가 모르게 서먹서먹해 보였다.
둘이 한 방에서 공부를 한지가 1년 반이 되었으면 가까워져도 얼마나 가까워졌을 텐데
자신이 지켜보니까 두 사람이 서로 농담은커녕 말도 제대로 안 하는 것이었다.
오히려 두 사람이 공부시작하기 전보다 더 서먹서먹한 관계처럼 보였다.
'아! 얘들이 둘 사이에 뭐가 있어서 내 앞에서 조심을 하는구나!....'
김미자는 여자의 직감으로 그렇게 느꼈었다.
오늘만 해도 그랬다.
이제까지 자신이 목욕을 갈 때면 아영이 늘 같이 따라다녔었는데 오늘은 그러질 않았다.
혼자 가겠다고 우겨도 목욕탕이 미끄러운데 혼자 가면 안 된다고 기어코 따라 나섰던 아영이었는데
오늘은 며칠 전에 목욕을 했다는 핑계를 대고 자신만 보내는 것이었다.
평소의 아영이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김미자는 그 순간에 이미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모른 체 하고 집을 나섰던 것이다.
"드디어 올 것이 왔나 보네!....."
그렇게 생각하니 김미자의 가슴이 시려왔다.
처음 아영이 영철의 공부를 가르치겠다고 할 때만 해도 김미자는 별 생각 없이 반겼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절에서 불공을 드리다 보니 갑자기 별난 생각이 들었다.
남녀가 유별하다는데 한창 젊은 두 사람이 매일같이 한 방에 있어도 괜찮은가? 하는 생각이었다.
불공을 드리러 와서 별 요사스런 생각을 다 한다고 자신을 질책하면서
그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했지만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그 생각이 김미자를 더욱 괴롭혔다.
평소 아영의 사람 됨됨이로 보나 자신을 대하는 아영의 한결같은 마음,
거기다 자신과 영철의 관계까지 알고 있는 아영인 것을 생각하면
절대 별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이 되면서도 왠지 마음이 불안하고 가슴이 벌렁벌렁 뛰었다.
그래서 김미자는 불공을 드리다말고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와 두 사람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며칠을 집에 있으면서 두 사람을 살펴봐도 전혀 이상한 기색이 없었다.
어른으로서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두 사람이 있는 영철의 방에 귀를 기울이고 엿들어보기도 하고
마실 것을 준비해서 갑자기 방문을 열어보기도 했지만 전혀 다른 기색이 없었다.
결국 김미자는 자신의 어른스럽지 못함을 자책하고 반성하면서 절로 되돌아왔다.
그런데 한번 그런 생각이 들자 불안한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지금은 비록 아무 일이 없는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가면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기처럼 나이 많은 여자에게도 달려들었던 영철이
자신보다 훨씬 나이도 젊고 거기다 외모까지 어디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는 아영과
과연 아무런 탈 없이 공부만 하고 지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거기다 자신이 절에 오면 집에는 단둘이만 있는 것인데 그런 상황이라면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아영이 영철을 가르치는 걸 그만두랄 수도 없는 일이고
자신이 집에 들어앉아서 두 사람을 감시나 하고 있기에는 자존심 때문에라도 할 짓이 아니었다.
한동안 김미자는 영철을 아영에게 빼앗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많이 괴로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미자는 주지 스님의 설법을 듣는 중에 문득 깨닫는 것이 있었다.
'그래! 영철이나 아영이나 다 나에게 너무 소중한 사람들이 아닌가?!.....
차라리 두 사람이 맺어지는 게 훨씬 더 좋은 일일지도 모르지!
나야 이제 점점 나이를 먹어 가는데 내가 언제까지 영철을 내 곁에 붙들어 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긴 이 나이에 이제까지 영철과 지낸 시간만 해도 큰 복을 받은 건데!......"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뿐만 아니라 영철과 아영이 맺어지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갈수록 더 해갔다.
자신처럼 청상과부가 되어서 이제까지 인생에 별 즐거움도 모르고 살았을 아영에게
영철이 짝이 된다면 정말 잘 어울리고 좋을 것 같았다.
김미자는 영철과 몸을 섞어서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영철의 사람 됨됨이가 늘 마음에 들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촐랑대지도 않고 늘 진득한 것이 볼수록 마음에 든든해서
때로는 아들처럼 때로는 남편처럼 생각하면서 영철을 의지하며 지내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