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6화 (136/161)

"현희야!....나 아무래도 집에 가야겠다!...."

"왜요?......그럼 나 혼자 어떻게 집에 있어요?......

아잉! 가지 마세요!........나 혼자 있으면 정말 무섭단 말이에요!

삼촌 가지 말아요!"

현희는 거의 울상을 하며 일어서려는 나한철의 팔을 잡아 다니며 매달렸다.

그러는 바람에 뭉클하고 현희의 젖가슴이 나한철의 팔에 닿았다.

"저기.....안 돼!.....나 그만 가봐야 돼!......

조금 있으면 엄마 아빠 오실 거고.......대낮인데 또 뭐가 무섭다고 그래?!"

"아이, 그래도 가지 말아요!......네? 삼촌!.....

나 혼자는 정말 집에 못 있는단 말이에요!"

혹시라도 나한철이 그대로 가버릴까봐 현희가 나한철의 팔에 더 꼭 매달리는 바람에 

현희의 젖가슴이 뭉개질 정도로 나한철의 팔에 밀착되었다.

나한철은 미칠 지경이었다.

잔뜩 발기된 성기가 바지 앞쪽으로 툭 불거져 나와 현희가 눈치라도 챌까봐 당혹스러운 한편

그 와중에도 현희를 그대로 거실 바닥에 눕히고 싶은 욕정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었다.

"안 돼! 나 집에 가서 할 일도 있고........나 가야돼!...."

나한철은 자신의 끓어오르는 욕정을 감추느라 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자 순간 현희의 얼굴이 절망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갑자기 활짝 펴졌다.

"그럼, 삼촌! 나도 삼촌 집에 갈래!"

"뭐라고? 우리 집에 간다고?"

"네! 나도 삼촌 따라서 삼촌 집에 갈래요!"

"그럼 집은 어떡하고?"

"열쇠로 잠그고 가면 되요!"

현희는 이미 마음을 굳힌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안되지! 엄마가 너보고 집 보라고 했는데.....집 비우고 가긴 어딜 가?"

"아니에요!....원래 삼촌 안 왔으면 나도 친구네 집 가려고 했어요!

삼촌 나 옷 갈아입고 나올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요! 혼자 가면 안돼요?!"

마음이 급해진 현희가 나한철이 뭐라고 할 사이도 없이 자기 방으로 쪼르르 달려들어갔다.

나한철은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현희를 피해서 집으로 가려던 것이었는데 오히려 현희가 같이 가겠다고 나서니까

마치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기분이었다.

현희가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왔다.

주름이 잡힌 빨간 플레어 스커트에 흰 색 티를 받쳐입은 현희의 모습은 그대로 선녀였다.

그 아름다움에 나한철은 잠시 넋이 빠져있을 정도였다.

"삼촌, 됐어요! 이제 가요!"

약간은 얼이 빠진 상태에서 나한철은 현희의 뒤를 쫓아 정석의 집을 나섰다.

현관과 대문을 잠그고 난 현희는 조금 전과는 딴판으로 아주 명랑했다.

현희는 뭐가 기분이 좋은지 나한철의 한쪽 팔에 팔짱까지 꼈다.

"잘됐다! 나 그렇지 않아도 삼촌 집에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우리 집엔 왜?....."

"그냥요!....삼촌은 어떤 집에 사나 궁금해서요....."

"어떤 집은 무슨 어떤 집?!......다 그냥 집이지!"

"그래도 삼촌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뭐 좀 다를 거 아니에요?.........지금은 아닌가?!"

"야, 요즘은 혼자 사니까 청소도 못해서 엉망이야!....가보면 괜히 실망만 할걸?!"

"삼촌이 혼자서 청소도 하고 밥도 하고 그래요?"

"그냥 뭐.....청소는 가끔 하고 밥은 주로 밖에서 사먹고 그러지!.....

오늘처럼 니네 집에 가서 얻어먹기도 하고....."

"야! 삼촌 너무 불쌍하다!.......근데.....삼촌 왜 그런 거예요?....."

"뭘 왜 그래?......"

"........왜 헤어졌냐구요!......삼촌 부인이랑....."

"그건 또 왜?.......그건 니가 알아서 뭐하게?......쪼그만게 별 걸 다 알려고 그러네?!"

"피이! 내가 쪼그맣긴 뭐가 쪼그매요?.........나도 이젠 다 컸단 말이에요!

이것 봐요! 키도 삼촌이랑 비슷비슷한데!....."

"비슷하긴 뭐가 비슷해? 까치발서도 안 되는 게!........

쪼그맣다는 소리 기분 나빠하는 거 보면 현희도 빨리 어른대접 받고 싶은가 보지?"

"나도 다 컸는데........삼촌도 그렇고 ...엄마 아빠도 맨날 나를 어린애 취급만 해!...."

"그렇게 어른대접 받고 싶어?......빨리 어른 되어서 뭐하게?.....

그나저나 너는 무섭다고 혼자 집도 못 보면서 크긴 뭐가 다 커?

내가 보기에 넌 어른 되려면 아직도 멀었어!..."

"에이!.....그거 하고는 다르죠!..........나도 알 건 다 안단 말이에요!....."

"니가 알긴 뭘 다 알아?......아직도 어린애가?!..."

"아이 참! 나 어린애 아니라니까요!...."

두 사람은 그렇게 티격태격하며 나한철의 집에 도착했다.

"내가 아까도 얘기했지?.....괜히 우리 집에 들어가서 실망하지마!"

나한철이 현관문을 열면서 어질러진 집안 꼴을 생각하고는 현희를 돌아보며 말했다.

집안은 정말 어수선하기가 짝이 없었다.

나한철이 여기 저기 벗어놓은 옷가지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

거기다 주방 싱크대에 수북히 쌓인 빈 그릇들까지 여자가 살지 않는 집이란 티가 확실히 났다.

불과 며칠 전에도 장모가 와서 치워주고 간 집인데 마치 생전 빗자루 질 한 번 안한 집 꼴이었다.

"야아! 삼촌......정말 너무했다!"

현희도 집안 꼴을 보고는 질린 얼굴을 했다.

"그러게 내가 뭐랬어?.....우리 집에 뭐 볼 게 있다고?!...."

"난 삼촌이 멋있어서 사는 것도 멋있게 사는 줄 알았는데!........"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현희의 얼굴에 나한철은 머쓱해졌다.

"현희 니가 우리 집 청소 좀 해줄래?.......그러면 내가 용돈 줄게!"

"에이!....청소는 삼촌이 해요! 그 대신 내가 설거지할게요!....."

그래서 현희는 설거지를 맡고 나한철은 주섬주섬 거실을 치우기 시작했다.

나한철이 청소를 하면서 보니까 현희가 앞치마를 두르고 능숙하게 설거지를 해내고 있었다.

"야아! 이제 보니까 현희 설거지 선수네!.........설거지는 언제 배워서 그렇게 잘해?"

"이거요?........전에 우리 식당할 때 엄마 도와주면서 배운 거예요!......

엄마도 제가 설거지는 잘 한다고 칭찬하고 그랬어요!....."

"야아! 이거 현희 다시 봐야겠는데?!.....설거지하는 거 보니까 시집가도 되겠는데?!"

"삼촌도 참!......설거지 못 하면 시집도 못 가나 뭐?!"

나한철이 거실 청소를 마치기도 전에 현희는 부엌을 깨끗이 정리해놨다.

"삼촌! 나 방문 좀 열어봐도 되요?...."

부엌일을 마친 현희가 거실에서 서성이다가 심심한지 나한철에게 물었다.

"응! 그래!.....거기가 나 자는 방이야!.....이 쪽은 내 책하고 뭐 잡동사니 좀 있고...."

"어머! 이 방은 너무 예쁘다!........"

유진이 온갖 정성을 들여 꾸몄던 신혼침실이었는데 모든 세간아 그대로 남아있어서

신혼의 체취가 여전히 물씬 풍겨나는 방 분위기에 현희는 방문을 열고 감탄을 했다.

"예뻐?....."

"네! 너무 예뻐요!........나 들어가 봐도 되요?"

"그럼! 들어가도 되지! 그런 걸 뭘 일일이 물어보고 그러니? 삼촌 집인데!"

방안에 들어선 현희가 화장대 위에 유진이 남겨놓고 간 화장품들을 살펴보기도 하면서

방안을 둘러보다가 커튼을 제치고 창 밖을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더니 바닥에 널려진 나한철의 벗어 놓은 옷가지를 주워 한 쪽으로 치워놓고는

나한철에게 총채를 찾았다.

"왜? 총채는 뭐하게?....."

"삼촌 방 청소 좀 하게요!"

"에이! 그냥 놔둬! 너 청소하는 거 싫어하잖아?"

"방이 너무 예쁜데 삼촌이 청소를 너무 안 한 것 같아서 해주려는 거예요!....

내 방이 이렇게 예쁘면 나는 내가 매일 매일 청소할텐데!........."

그러면서 현희는 창문을 활짝 열어 제낀 뒤 나한철이 넘겨 준 총채로 먼지를 털어 내고

빗자루 질을 한 뒤 바닥 걸레질까지 했다.

나한철은 방문에 기대서서 현희의 그런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야아! 현희 청소하는 거 싫어한다더니 청소도 잘 하네?!..."

"어때요! 이제 깨끗하죠?"

현희는 자신이 치워놓은 방 모습이 마음에 드는 듯 스스로도 대견한 표정으로 방을 둘러봤다.

"그래! 방에서 번쩍번쩍 빛이 난다!......이제 됐으니까 그만해!

"에이! 이왕 하는 거 침대도 정리해 드릴게요!"

나한철이 아침에 일어난 모양 그대로 흐트러져 있는 침대 위가 마지막으로 마음에 걸리는지

현희가 침대 쪽으로 다가섰다.

"현희야 됐어! 힘든데 이제 그만 하라니까!"

"아니에요! 이것만 하면 되요!"

현희가 침대 카바를 벗기고 시트를 정리하느라 침대 머리맡에 있는 베개를 들어냈다.

그런데 머리맡 침대 틈 사이에 뭔가 빨간색 천이 보였다.

현희는 뭔가 해서 무심코 그 천을 꺼내어 펼쳐봤다.

여자팬티였다.

레이스까지 달려 한껏 멋을 낸 여자팬티였다.

"삼촌, 이게 뭐예요?"

현희가 나한철을 향해 팬티를 펼쳐 보이며 물었다.

"응? 그게 뭐지?"

나한철은 여자팬티인 것을 뻔히 보면서도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그렇게 되물었다.

나한철은 속으로 뜨끔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틀 전에 장모가 와서 두 사람이 함께 침대에서 뒹굴다가

시간이 늦은 장모가 허겁지겁 집에 돌아갈 차비를 하느라 옷을 입는데 

벗어 놓은 팬티를 찾다가 결국은 그냥 돌아간 일이 있었다.

'내가 베개 밑에 깔고 있어서 못 찾았구나!'

장모가 벗어놓고 간 팬티의 소재를 뒤늦게 알긴 했지만 지금은 그보다는 우선

어떻게 이 난국을 벗어날 지가 더 큰 문제였다.

"이거 여자 거잖아요? 이게 왜 여기 있어요?"

"그러게! 그게 왜 거기 있지?"

나한철이 별로 대답할 말이 없어서 시침을 떼고 딴 청을 부리자

여전히 팬티를 손에 들고 나한철의 얼굴을 쳐다보던 현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리고는 팬티를 침대 위에 내려놓더니 시무룩한 표정으로 앞치마를 벗었다.

말없이 방을 나가려는 현희를 나한철이 가로막았다.

"현희야!....갑자기 왜 그래?"

"....나 집에 갈래요!"

"현희야! 왜 그래?.....왜 갑자기 기분이 나빠져서 그래?"

"삼촌, 비켜요! 나 갈 거예요!"

나한철을 밀치고 방을 나가려는 현희를 나한철이 두 손으로 붙들었다.

"현희야! 이러지 마!........나도 저 팬티 어떻게 된 건지 몰라!......

근데 니가 그거 보고 화내면 삼촌은 어떡해?...."

나한철은 일단 현희를 달래야겠다는 생각에 자신이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소리를 떠벌렸다.

"나 화 안 났어요!.....이 손 좀 놔주세요!"

"화 안 났는데 왜 갑자기 집에 간다고 그래?....현희야! 그러지 말고 화 풀어! 응?"

현희는 이제 더 이상 나한철의 말에 대꾸를 할 필요도 없다고 느꼈는지

입을 꼭 다문 채 나한철에게 잡힌 두 손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현희야. 너 자꾸 삼촌도 잘 모르는 일 가지고 화를 내면 어떡해?

나 정말 저 여자팬티가 저기서 나왔는지 모른다니까!

삼촌 와이프랑 헤어진 다음에 여자를 사귄 일도 없고.....

여자가 우리 집에 온 것도 니가 처음이란 말이야!....."

나한철은 생각나는 대로 둘러대면서

한편으로는 왜 자신이 현희에게 이처럼 구구한 변명을 해야 되는지 우습기도 했지만

어쨌든 우선은 현희의 화를 푸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했다.

"거짓말!...."

"응? 뭐가 거짓말이야?"

"나 지금 삼촌이 거짓말하는 거 다 안단 말이에요!"

"아니야! 나 거짓말 아니야!.....

정말 우리 집에 다른 여자 온 적이 없어!

근데 저게 왜 저기서 나왔는지 나도 황당하다니까!"

그러자 현희가 고개를 치켜들고 나한철의 얼굴을 똑바로 올려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삼촌! 저거 미정아줌마 꺼죠?"

"미정아줌마? 아니야! 미정씨 팬티가 왜 우리 집에 있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하하하!"

나한철은 현희의 말이 하도 황당해서 웃음까지 나왔다.

"치이! 누가 모를 줄 알고?.......거짓말하지 마세요!

미정아줌마껀 줄 다 알아요!"

"하하하! 나 어이가 없어서!..........

아니, 미정씨하고 나하고 무슨 사이라고 미정씨가 우리 집에다 팬티를 벗어놓고 가?

그게 무슨 엉뚱한 소리야?"

"나도 다 봤단 말이에요! 삼촌하고 미정아줌마하고 그러는 거!......"

"응? 나하고 미정씨하고?.......뭘 어쨌는데?....."

"작년에......삼촌하고 미정아줌마하고 우리 방 창문 있는데서......그랬잖아요?"

"작년에?......"

나한철은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오래 전 일이라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인데 

정석의 생일날에 정석네 집에서 미정의 바지를 내리고 뒷치기를 하던 기억이 났다.

그 때만해도 정석의 집 구조도 잘 모르고

현희의 방에 불이 꺼져 있어서 현희 생각은 하지도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미정과 일을 저지른 곳이 바로 현희 방 창문 근처가 맞았다.

'아이구! 그 때 현희 생각을 못 했구나!'

현희가 불꺼진 방에 있다가 밖에서 나는 소리에 창문으로 내다봤거나 소리를 엿들은 모양이었다.

자신이 자지로 찔러댈 때마다 미정이 고양이 앓는 소리를 내며 자지러졌으니

현희가 그 소리까지 모두 고스란히 들었을 것이 뻔했다.

"내 말이 맞죠?......"

나한철이 아무 대꾸를 못하자 현희가 그거 보라는 표정으로 나한철에게 되물었다.

"아아! 그거!........"

나한철은 바쁘게 머리를 굴렸다.

아무리 그래도 현희에게 사실을 그대로 인정할 수는 없었다.

"그 때......미정씨랑 별 일 없었어! 그냥 얘기만 한 거야!"

"삼촌 정말?!.........내가 다 보고 소리도 들었는데!........"

현희는 나한철의 시치미에 기가 막힌 표정이었다.

"뭘 보고 들었다는 거야?.......니가 뭘 잘 못 보고 잘 못 들었나 보지?!...

서로 할 얘기가 있어서 거기서 얘기 좀 한 거야!"

"삼촌!....아무려면 내가 그것도 모를 줄 알아요?.......

내가 어리다고 정말?!......."

현희의 얼굴에는 이제 억울함과 분노의 기색이 가득했다.

"하여튼.....어쨌든 간에 저거는 미정씨 꺼 아니야!..."

현희가 보고들은 일을 아니라고 계속 우겨봐야 득 될 일이 없다고 생각한 나한철이 말머리를 돌렸다.

"삼촌 이거 놔요! .......이거 좀 놔요!.......나 정말 집에 갈 거란 말이에요!"

현희는 화가 단단히 났는지 나한철에게 잡힌 손을 풀려고 거세게 몸부림을 쳤다.

"현희야! 자꾸 왜 화를 내고 그래?.......이러지 말고 나랑 앉아서 얘기 좀 하자! 응?"

"싫어요!.....나 이제 삼촌이랑 말 안 할래요!......이거 좀 놔요! 아프단 말이에요!"

빠져나가려는 현희를 붙드느라 나한철이 손목을 세게 쥐어서 그런지 현희가 고통스러워했다.

나하철은 현희의 손목을 놓아주고 그 대신 얼른 현희의 허리를 껴안았다.

현희가 그것마저도 뿌리치려고 하자 나한철이 현희의 허리를 잡아 다녀 

더 세게 껴안는 바람에 두 사람의 몸이 바짝 밀착되었다.

"내가 뭘 잘 못 했다고 왜 또 나랑 얘기도 안 한다고 그래?........"

"........인제 정말 삼촌이랑 아무 말도 안 할 거예요!......

내가 어리다고 깔보고.......맨날 거짓말만 하고..........."

현희는 말을 하면서도 나한철의 가슴을 두 손으로 밀며 나한철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바동거렸다.

"현희야! 이러지 말고 가만있어봐!......나랑 얘기 좀 하자니까!"

"싫어요! 삼촌이랑 말하기 싫어요!....나 집에 갈래요!"

몸부림치는 현희를 붙잡고 있는 중에 어느새 또 성이 난 나한철의 딱딱한 물건이

현희의 몰랑몰랑한 아랫배를 찌르고 있었다.

품안에서 몸부림치는 야리야리한 현희의 몸과 손안에 잡힌 나긋나긋한 허리,

그리고 현희의 몸에서 나는 상큼한 비누냄새"때문이었다.

"알았어! 알았어!......내가 사실대로 말할게!.......

현희야! 내가 사실대로 다 얘기할 테니까 우리 조기 좀 앉아서 얘기하자! 응?"

그 소리에 현희의 몸부림이 멈춰졌다.

나한철은 현희를 껴안은 채 현희를 침대 쪽으로 몰고 갔다.

걸을 때마다 나한철의 물건이 계속 현희의 배를 찔러댔다.

현희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나한철의 품에 가만히 안겨 있었다.

침대 가까이에 이르러 현희를 앉히려는데

뒷걸음치던 현희가 침대에 걸려 뒤로 자빠지면서 나한철도 같이 침대 위로 엎어졌다.

졸지에 나한철이 현희의 몸 위에 올라탄 형상이 되었다.

"어! 미안! 미안!....."

나한철이 오히려 쑥스러워서 고의로 그런 게 아니라는 뜻으로 사과를 하는데

현희는 얼굴이 빨개진 채 아무런 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나한철은 일어나 앉으려다가 생각을 바꿔 현희를 껴안고 옆으로 누웠다.

나한철과 현희의 얼굴이 서로 닿을 만큼 가까워지자 현희는 나한철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눈을 밑으로 내리깔았다.

둘은 그렇게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나한철이 아무 말이 없자 현희가 재촉을 했다.

"빨리 말해줘요!........사실대로 얘기해준다면서요?...."

"알았어! 얘기한다니까!"

나한철은 그 순간 다시 또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사실대로 얘기한다고 했지만 빨간 팬티가 장모 것이라고는 도저히 얘기할 수가 없었다.

"사실은 말이야!...........너한테 이런 얘기하기가 뭐해서 그랬는데........."

그리고는 나한철이 한참 뜸을 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 아까 내가 왜 와이프랑 헤어졌는지 물어봤지?.......

그게 사실은 말이야..........너 혹시 속궁합이란 말 들어봤니?

그게 뭐냐 하면 말이야.....

남자하고 여자하고 서로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결혼한 부부끼리는 거 뭐냐.......

그러니까 그게....육체관계도 중요하거든!......

서로 성격도 맞아야하지만 부부간의 육체관계도 서로 그게 맞아야 하거든!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어?"

현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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