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4화 (114/161)

"와이프와 헤어지면 정부장은 어떻게 할거야?

간통죄로 고소해서 두 사람 다 철창에라도 넣을 거야?"

"글쎄요!.....아직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마음은 그렇게 하고 싶은 데, 결국 그러면 동네방네 소문 다 나고

저도 개망신 당하는 꼴이잖아요?......부모님 뵙기도 미안하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결정을 못하겠어요!

형님 생각은 어떠세요?"

"........동생, 위자료 받고 싶어?......."

"위자료요?.............와이프 빼앗기고 돈 받으면 제 신세가 더 비참해질 것 같아요!

그것보다는 전 복수를 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제 와이프한테요!.....................

형님 정말 저랑 지난번에 약속하신 거 안 지키실 거예요?....."

"글세!........정말 꼭 그렇게 해야 돼?........."

"그럼요! 다른 것은 몰라도 그건 꼭 약속 지켜주셔야 돼요!"

"알았어! 오늘 동생의 확실한 마음 알았으니까 

나도 더 이상 부담갖지 않고 저질러 볼게!"

"저, 와이프랑 하루라도 빨리 헤어지고 싶으니까 형님 빨리 좀 해결해 주세요!

그리고 정부장은 어떻게 하죠?

이걸 불러내서 반 죽여 놓을까요?......

아니면.......정부장 와이프 찾아가서 공갈치고 나도 한 번 할까요? 흐흐흐!"

두 사람은 설왕설래 하다가 정석의 의견에 따라

인생이 불쌍하니까 용서는 해주되 정석이 중간에 나서서 정부장을 혼내주고

나한철이 결혼할 때 썼던 비용 선에서 위자료를 받기로 했다.

가정의 파탄은 나한철 하나로 충분하고

아무 잘못도 없는 가족에게까지 고통을 주지 말자는 정석의 설득이 주효해서였다.

또한 유진의 건도 적당한 때에 별거의 과정을 거쳐 자연스럽게 이혼하는 것으로 하고 

나한철이 끝까지 유진의 불륜 사실을 모르는 체 하기로 했다.

그 모든 중재도 정석이 맡기로 했다.

나한철은 내심 정석의 의견에 불만이 많았지만

마음을 넓게 쓰고 좋은 일을 하면 언젠가는 그것이 반드시 자신에게 복이 되어 돌아온다는

정석의 말에 더 이상 반대하지 못하고 정석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더구나 정석이 자신의 말대로 하지 않으면 나한철과 했던 약속.....

나한철이 보는 앞에서 유진과 관계를 갖는다는 약속을 못 지키겠다고 우긴 것도 또 하나의 이유였다.

정석은 자신이 유진에게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는데

나한철이 그 일을 들고나오면 자신의 꼴이 말이 아닐 것 같아서 그렇게 우긴 것이었다.

며칠 후 정석은 유진과 함께 정부장을 만났다.

정석은 두 사람을 앞에 놓고 일장 훈계를 한 뒤 

다시는 서로 만나는 일이 없도록 못을 박았다.

그런데 막상 위자료 얘기를 꺼내려니까 정석은 자신이 마치 두 사람의 불륜을 이용해

돈을 뜯어내려고 공갈을 치는 것처럼 보일까봐 입장이 난처했다.

정석이 무슨 말을 할 듯 할 듯 하면서 말을 못 꺼내자

정부장이 알아서 자신이 위로금조로 얼마를 준비하겠다는 소리를 먼저 했다.

정석은 말이 나온 김에 정부장에게 자신의 난처한 입장을 설명하고 

만일 나중에라도 유진의 남편이 두 사람 사이를 알게 될 때를 대비해서 당분간 그 돈을 자신이 보관하고 

이번 일이 아무런 문제가 없이 지나가면 나중에 그 돈을 유진 부부에게 전해주겠다고 했다.

구차하긴 했지만 유진에게 남편이 모르고 있는 것으로 속이려니까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신 돈을 받을 때 이제까지의 일로 나한철과 문제가 될 때는 자신이 책임지고 해결하겠지만

두 사람이 이후에 다시 만나 문제가 생길 때는 자신도 책임을 질 수가 없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주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정석은 정부장에게 앞으로도 유진이 회사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

만일 유진에게 어떤 불합리한 불이익을 줄 때는 자신이 가만있지 않겠다고 엄포겸 부탁을 해뒀다.

앞으로 더욱 유진의 직장생활에 신경을 쓰겠다는 정부장의 답변을 듣고 정석은 유진과 그 자리를 나왔다.

정석은 유진을 집까지 데려다 주려고 나섰다가 눈에 뜨이는 여관으로 유진을 데리고 들어갔다.

방금 전까지 유진의 불륜을 질책하던 입장이어서 낯은 간지러웠지만

어차피 나한철에게 허락까지 받아둔 터라 유진의 그 아름다운 몸을 다시 한번 품기로 했다.

처음에는 유진이 난처하고 당황한 기색을 보였지만

정석이 손목을 잡아끌자 못이기는 체 하고 정석을 따라 여관 안으로 들어섰다.

정석은 유진을 알몸으로 만들어 그 매력적인 몸매를 감상하면서

유진을 거의 반쯤 실신시켜 놓았다.

유진은 집에서보다 더욱 큰 교성을 질러대며 정석에게 낙지처럼 감겨왔다.

여관 문을 나서는데 유진이 정석의 팔짱을 꼈다.

"이거 제수씨,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바로 얼마 전에 팔짱꼈다가 나한테 그렇게 혼나고선........"

정석이 빙글거리며 농을 던졌다.

"아주버님인데 어때요?

그리고 아주버님이랑 같이 있는 거......누가 봐도 이젠 겁 안나요!"

유진이 생글거리며 대꾸를 했다.

'요게 벌써 맛은 알아가지구!'

정석은 유진의 말이 어이가 없으면서도 듣기에 싫지는 않았다.

나한철의 등쌀에 견디다 못해 정석은 결국 나한철과의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둘이서 만나 밖에서 간단히 술을 한잔 한 뒤 나한철의 집으로 향했다.

나한철과 함께 들어서는 정석을 보고 유진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두 사람은 술 취한 척을 하며 유진에게 또 술상을 차리게 해서 술을 조금 더 마시다가 

나한철이 술에 취한 척 거실 바닥에 드러누웠다.

정석이 주방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우왕좌왕하고 있는 유진을 손짓으로 불렀다.

유진은 누워있는 나한철의 눈치를 살피며 소파에 앉아있는 정석에게 다가왔다.

정석이 앉은 상태에서 유진의 허리를 껴안았다.

유진이 깜짝 놀라서 손가락으로 나한철을 가리키며 깨면 어떻게 하느냐는 시늉을 했다.

정석은 나한철이 술이 많이 취했으니까 걱정 말라고 되받았다.

유진은 그래도 걱정이 되는지 자꾸 누워있는 나한철을 뒤돌아봤다.

정석은 다찌고짜로 유진의 치마 뒤쪽을 걷어올렸다.

유진이 치마를 다시 내리려고 했지만 정석이 막았고 

두 사람은 한참 말없는 몸싸움을 하다가 결국 유진이 포기하고 말았다.

정석은 일부러 나한철이 보라는 듯 치마 뒤쪽을 허리께까지 치켜들어

유진의 엉덩이를 훤히 들러나게 한 뒤 두 엉덩이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이어서 정석은 아예 손을 팬티 속에 넣어 엉덩이를 주물럭거리기까지 했다.

"아잉! 하지마앙!"

유진은 소리를 낮추어 코맹맹이 소리를 했다.

"괜찮아!....동생 술에 곯아떨어졌단 말이야!"

정석이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유진을 대신 그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는 유진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유진의 다리를 벌리려고 했다.

"어마!...미쳤어! 미쳤어!....."

유진이 다리를 오므린 채 정석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하지만 이번 싸움도 결국 정석이 승리를 했다.

소파에 앉아있는 유진의 두 다리를 앞으로 잡아 다니자

유진의 상체가 미끄러져 내리면서 소파 속에 깊이 파묻혔고 그 틈을 이용해 정석은 

유진의 다리를 공중으로 들어올리면서 양쪽으로 벌렸다,

정석의 눈앞에 유진의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연하늘색 실크팬티가 보였다,

정석은 유진의 다리를 유진의 머리 쪽으로 밀어 유진의 몸을 거의 반으로 접다시피 한 뒤

유진의 가랑이 사이에다 얼굴을 묻었다.

"아잉! 하지마아!......응? 하지마아!"

유진은 소파에 목이 꺾인 채 불안한 얼굴로 정석에게 애원조로 말했다.

"자꾸 그렇게 떠들어서 동생 깨면 어떡하려고 그래?....."

"그러니까 하지마앙! 응?"

"가만히 좀 있으라니까!....내가 빨리 끝낼게!"

정석은 얼른 유진의 팬티 가랑이를 한쪽으로 몰고 유진의 보지에 입을 맞췄다.

"하아잉!...."

유진은 싫다는 뜻으로 콧소리를 냈지만 그래도 유진의 보지는 저 혼자 움찔거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진의 사타구니에서 정석이 보지를 빠는 소리가 요란해졌다.

"후르륵! 쩌업!.....쭈우욱! 쭉!.....쭉!쭉!....쭈우욱!......."

유진도 어느새 지금의 상황이 어떤 것인지 잊어버린 채

가랑이 사이에서 온 몸으로 퍼져 가는 쾌감에 빠져들었다.

"하흐흑!.....하흐응!...하학!.............하흐흐흑!........아아웅!...."

손가락 하나를 입에 물고 최대한 소리를 억누르고는 있었지만 

유진의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쉬지 않고 새어나왔다.

"하흑!....하아아학!.......하학!........흐으으윽!..하아항!......."

유진의 몸에서 거역하는 몸짓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본 정석은

유진의 사타구니에서 얼굴을 들고 유진을 일으켜 세운 뒤 유진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유진을 소파 위에 무릎을 꿇게 하고 소파의 등받이를 잡게 했다.

"하이잉! 뭐 하게?"

"이렇게 좀 해 봐!"

정석이 유진의 엉덩이를 뒤로 잡아다녔다.

그리고는 유진의 치마를 훌러덩 뒤집었다.

유진은 마치 개가 앞발을 들고 서 있는 자세에서 뒤를 돌아봤다.

정석이 유진의 허옇게 드러난 엉덩이를 붙들고 엉덩이 사이에다 코를 박았다.

"하흐흑!...엄마하앙!....."

정석의 혀가 항문에서 회음부로 그리고 다시 보지로 오르락내리락 했다.

정석의 혀 끝 움직임에 따라 유진의 엉덩이가 씰룩거렸다.

"하하학!...하하하하앙!.....허흐흑!.........하아앙!"

유진이 등뼈를 늘이고 목을 길게 뽑으면서 못 견디겠다는 듯 공중을 향해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나한철은 실눈을 뜨고 그 모습을 보면서 피가 거꾸로 솟든 기분이었다.

'저런 음탕한 년 같으니!'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유진의 모습이었다.

유진이 이런 모습을 감추고 그동안 자신을 속여온 것에 너무나 큰 배반감을 느꼈다.

비록 자신이 강력히 원해서 이루어진 일이기는 하지만

유진의 엉덩이 가운데에 얼굴을 박고 있는 정석에 대한 질투심과 적개심도 일어났다.

유진의 엉덩이가 공중으로 높이 들려지고 

정석은 코를 유진의 엉덩이 사이에 박은 채 밑에서 유진의 보지를 개처럼 핥았다.

'아주 개가 따로 없구만!'

유진이 성교를 하듯 엉덩이를 들썩거리자

유진의 사타구니가 정석의 얼굴에 부딪히며 찰싹! 칠싹! 소리를 냈다.

나한철은 어느새 자신의 자지에 한껏 힘이 들어간 것을 느끼며 마음이 씁쓸했다.

정석과 자신의 역할이 뒤바뀐 것도 씁쓸했고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보지를 빨리면서 껄떡대는 유진의 모습 또한 씁쓸했다.

정석이 무릎을 펴고 일어나더니 바지를 내리고 유진의 엉덩이 사이에 붙었다.

정석의 자지가 유진의 보지 입구에 닿자 

정석의 자지가 보지에 들어오기 좋도록 유진이 알아서 무릎 사이를 벌려주었다.

"하흐흐흑! 엄마야앙!..........흐흐흐응!...........하하학!"

유진은 이제 나한철은 안중에도 없는 듯 신음소리가 조금씩 높아졌다.

정석이 박아댈 때마다 소파의 출렁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두 사람은 그 시끄러운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씨근덕거리더니

이윽고 유진이 절정에 오르는지 헛소리와 신음소리를 연발했다.

"하흐흑! 좋아!.....하하하앙!....나 미치겠어!....아주버니!......으응?,,,,하하하하학......

....엄마아! 나 어떡해!........하하학!.....흐흐흐흑!....아! 몰라! 몰라!.......흐흐으으으윽!"

유진의 몸이 딱딱하게 굳더니 소파의 등받이에 얼굴을 묻고 헐떡거렸다.

유진이 절정을 맞는 동안 잠깐 멈추었던 정석의 박음질이 이어졌다.

정석은 크게 서두르는 기색없이 허리를 이리저리 틀며 유진의 보지를 쑤셔댔다.

결국 유진은 또 한 번의 새로운 절정을 맞고는 소파에 널부러졌다.

정석은 일부러 사정을 하지 않았다.

나한철이 보고 있는데서 유진의 보지에다 사정을 하면 

나찬철이 기분이 상당히 언짢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바지를 고쳐 입은 정석이 남아있는 술잔을 들이킨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수씨! 나 갈게!........."

그제야 널부러져있던 유진이 치마를 내리고 소파에서 일어나 정석을 배웅했다.

그 일이 있은 후 며칠 간 소식이 없던 나한철이 정석을 찾아왔다.

며칠 전 일이 마음에 있어서인지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술이 몇 순배 돌아가자 나한철이 정석에게

도저히 하루도 더 유진과 지내기가 싫으니 빨리 두 사람 사이를 해결해 달라고 했다.

오늘이라도 당장 해결해 달라고 했다.

정석은 나한철이 전혀 유진과 다시 시작할 마음이 없음을 알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한철의 집으로 전화를 했다.

유진이 전화를 받더니 정석인 것을 알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흐흐흐흑!..아주버님!....저 못 살겠어요!..........

하루 하루가 지옥 같아요!......흐흐흐흑!"

정석이 유진을 도닥거려준 뒤 그렇게 힘들면 당분간 집에 가있으라고 했다.

유진은 당장이라도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정석이 지금 나한철하고 같이 있으니까 대신에 말을 전해주겠다며 친정 집에 가라고 했다.

정석은 전화를 끊고 자리로 돌아왔다.

"제수씨 지금 친정으로 보냈어!........."

나한철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동생이 하도 성화를 해서 보내긴 했지만..........

그래도 이혼까지는 시간을 두고 한 번 더 생각해봐!......

꼭 헤어진다고 제수씨보다 더 나은 여자 만난다는 보장도 없잖아?!"

"생각은 무슨 생각을 해요?.......

저는 이제 강유진이라면 진저리가 납니다.

더 이상 생각하기도 싫고요!"

나한철이 손사래를 치더니 연거푸 술잔을 들이켰다.

좋으니 싫으니 해도 집에 여자가 있다가 없으니까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했다.

유진이 집으로 간 지 사나흘 뒤였다.

나한철의 책상에 있는 전화벨이 울려 받았더니 나한철의 장모였다.

유진이 문제로 할 얘기가 있으니 만나자는 전화였다.

장모의 목소리가 차갑기 한이 없는 것이 만나면 단단히 따질 기색이었다.

나한철은 그런 장모의 태도에 상당히 기분이 나빴지만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하는 것도 귀찮아서 업무 때문에 바빠서 못 나간다고 했다.

그랬더니 장모는 저녁에 집에서 만나자고 하였다.

나한철이 퇴근이 늦을 거라고 둘러댔더니 아무튼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정석은 해볼 대로 해보라는 생각으로 퇴근 후 동료들과 술을 한 잔 걸치면서

늦으면 장모가 기다리다 지쳐 돌아가겠거니 하는 생각을 하고 느지막하게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현관에 장모의 신발이 보이고 이어서 장모가 어디선가 나타났다.

"어?....아직 안 가셨어요?"

"..........................."

장모는 나한철이 신발을 벗을 동안 말없이 나한철을 노려보더니 먼저 소파로 가서 앉았다.

"이리 좀 와서 앉게!"

장모가 일인용 소파에 거만하게 앉아서 거실로 올라서는 나한철에게 명령조로 말했다. 

나한철은 은근히 밸이 뒤틀렸다.

간만에 보는 사위에게 인사치레로라도 반가워하는 기색 하나 없이

찬바람이 쌩하니 부는 얼굴로 도도하게 자신을 아랫사람 보듯 하는 장모가 꼴 같지 않았다.

사실 그동안 유진과 사이가 별로 안 좋다 보니 거의 처갓집에 들릴 일도 없었고

장모도 특별히 나한철을 살갑게 대해준 적도 없었다.

선을 볼 때만해도 동그랗고 복스러워 보이는 얼굴이 상당히 인자스럽게 보여

나한철은 장모될 사람에게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막상 결혼해 보니 예상과는 딴 판이었다.

나한철이 처갓집을 찾아가도 "응! 나서방 왔나?!" 하는 정도의 인사가 고작이고

백년손님이라는 사위에게 씨암탉이라도 잡아줄 듯한 태도는 어디에도 없었다.

워낙 돈 좀 있는 집에 일하는 사람들을 두고 살아 버릇을 해서 그런지

나한철을 대하는 태도에도 구석구석 거만함이 배어있었다.

돈으로 따질라치면 나한철의 집도 처갓집 못지 않았지만

워낙 인색한 아버지 때문에 평생 작은 집에서 제대로 된 호강 한 번 못하고 살아온 

자신의 어머니와 비교가 되어서 

나한철은 그런 장모를 볼 때마다 속으로 여간 비위가 상하는 게 아니었었다.

게다가 지금은 유진과 이혼을 하기로 결심한 마당이라

얼마 지나지 않으면 남남이나 다름없는 사이가 될 장모인데

자신의 집에 찾아와 한껏 거드름을 피워대는 꼴을 보니 나한철의 속이 좋을 리가 없었다.

"왜 그러시는데요?"

나한철이 소파에 곱게 개어놓은 장모의 흰 색 상의를 한 쪽으로 치우며

약간 불손하다싶게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술기운이 있는 터라 나한철의 속에 있는 마음이 말과 행동에 그대로 드러났다.

장모의 눈썹이 이마 양쪽으로 치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나서방, 자네!..............나한테 이래도 되는 건가?"

"난데없이....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자네! 내가 여기서 기다리는 줄 알면서......

지금 몇 신가? 거기다 일한다던 사람이 술까지 마시고........"

"....제가 늦는다고 아까 말씀 드렸잖아요?"

"자네가 이 시간까지 누구랑 술을 마셨는지는 모르지만....

아니 나를 이렇게 집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게 해놓고 술이 목으로 넘어가던가?.......

술이 술술 넘어가?.............

그리고 나서방! 지금 나한테 말하는 태도도 그렇지.......

자네 정말 나를 이렇게 대해도 되는 건가?"

"............장모님!.......그거 따지려고 여태까지 저를 기다리신 거예요?"

"아니 이 사람이 정말?!......"

나한철이 유들유들 대자 장모는 평소의 차분하고 도도하던 때와는 달리 얼굴에 짙은 노기를 띄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맞 부딪혔다.

나한철도 꿀릴 게 없다는 생각에 장모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장모의 얼굴에는 점점 노기가 짙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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