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9화 (109/161)

그러자 정부장이 다시 무언의 표정으로 어서 팬티를 벗고 오라는 재촉을 했다.

유진은 정부장을 향해 입을 삐쭉거린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유진이 다시 불려갔을 때 정부장은 유진의 다리 사이로 손을 넣으면서 물었다.

"벗고 왔어?"

"하이힝! 몰라아!"

정부장의 손이 허벅지를 지나자 유진이 다리를 조금 더 벌려 주었다.

유진의 가랑이 사이는 이미 흘러나온 물로 끈적거렸다.

손을 사타구니 사이에 대자 그곳 역시 물기로 촉촉했다.

'요게 내숭을 떨어도 꼴리긴 꼴렸던 모양이네?!'

정부장은 유진이 자신의 페이스대로 말려오면서 거기다 이처럼 적극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기뻤다.

구멍 입구에 대고 손바닥을 돌려대자 유진의 사타구니에 힘이 들어갔다.

정부장은 엄지손가락을 세워 살 틈으로 구멍 입구를 찾았다.

어느 순간 막혀있던 살 틈이 벌어지면서 정부장의 엄지손가락이 살 속으로 파묻혔다.

"허흐흑!..."

유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작은 신음소리를 냈다.

"조용히 해!....그러다 누가 눈치챌라?!"

"죄송해요! 나도 모르게...."

정부장은 엄지손가락을 구멍 속으로 깊숙이 밀어넣었다.

유진이 입술을 앙다물고 신음을 참아내고 있었다.

정부장은 이어서 검지로 유진의 공알 부분을 지긋이 눌러주면서 살살 돌렸다.

유진의 눈이 감겨지고 앙물었던 입술이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색스러워 정부장은 유진의 보지에 더 자극을 주었다.

"아아아아!..."

유진의 입에서 가벼운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조금 더 있다가는 유진의 입에서 무슨 소리가 나올지 걱정이 되었다.

"강대리! 우리 오늘 저녁에 만날까?"

"....오늘이요?"

가랑이 사이의 감미로운 느낌을 음미하던 유진은 눈을 번쩍뜨고 정부장에게 되물었다.

"응!..거기서!"

"아유, 안 되요!"

"왜? 남편 때문에?.."

"네!..또 어떻게 친정에 간다고 그래요?....안 되요!"

"에이!......"

정부장은 실망의 기색이 역력했다.

정부장은 유진을 달구어 마음을 바꾸게 할 생각으로 가랑이 사이의 손을 분주히 움직였다.

"하흐흡!...그만....그만 하세요! 네?"

그 때 문득 정부장의 머리 속에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강대리!...우리 오늘 야근하자! .....알았지? 야근!"

"네? 야근이요?..."

"응! 강대리 오늘 야근해야 되니까 남편에게도 미리 전화해 둬! 야근해야 된다고!"

난데없는 야근 얘기에 유진은 처음엔 어리둥절해 하다가 이내 정부장이 어떤 속셈이 있음을 짐작했다.

야근을 한다고 해도 사무실에서 무얼 어떻게 하려는 속셈인지야 모르지만 일단 정부장의 말대로 따랐다.

남편도 회사에서 야근을 한다는 말에 별 말 없이 알았다고 했다.

유진은 그 날 오후 내내 저녁 야근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하는 야릇한 기대감속에서 마음을 설다.

저녁 식사를 하고 오자 많은 직원들이 퇴근을 하긴 했지만

아직도 군데군데 자리에 남아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도 있었다.

정부장은 유진을 회의실로 불렀다.

그런데 정부장은 다른 짓거리 없이 유진의 맞은 편에 앉아 한동안 특별 프로젝트 건에 관하여

진행상황을 체크하고 지시를 내리며 진지하게 업무에만 열중했다.

은근한 기대 속에 있던 유진도 어느새 그런 생각들을 접어버리고 일에 빠져들었다.

두 사람의 회의 중간 중간에 직원들이 먼저 퇴근한다며 정부장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회의실 문을 열고 얼굴을 디밀었다.

이윽고 두 사람의 회의가 모두 끝나갈 무렵 정부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 밖으로 나가 사무실을 한바퀴 돌고 들어왔다.

"에이! 이제야 다 갔네!.....

평소엔 땡하기가 무섭게 다들 나가던 사람들이.....

내가 야근한다니까 괜히 남아서 눈치보며 밍기적거리고 난리야!"

정부장이 테이블 위에 널려있는 서류들을 정리하고 있는 유진의 옆으로 오더니

은근히 유진의 허리를 껴안았다.

"아히잉!...누가 보면 어떡할려구?!"

"보긴 누가 봐?...다 갔다니까!"

"그래도....."

정부장이 유진의 몸을 돌려세워 입을 맞추려고 했다.

"아이잉! 하지마아!.....루즈 다 묻는단 말이야!"

그 말을 듣고 정부장도 키스는 안 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는지 유진의 허리를 꼭 껴안았던 손을 풀어주었다.

대신 정부장은 갑자기 유진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유진의 치마단을 잡아 들치더니 치마 속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예기치 못했던 정부장의 행동에 유진이 뒤늦게 놀라 엉덩이를 뒤로 빼며

얼른 두 손으로 치마를 잡아내리려고 했지만 정부장은 이미 유진의 치마 속에서

유진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잡아당기며 얼굴을 유진의 사타구니 사이에 묻고 있었다.

"아이잉! 뭐야앙?...."

유진은 그 때까지도 팬티를 벗고 있었다.

"응?...아직까지 노팬티네!"

"...언제.....입을 시간이나 있었나, 뭐?!"

유진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정부장의 혀가 유진의 아래 둔덕 터럭들을 아래에서 위로 훑어 올렸다.

이어서 유진의 두 다리와 둔덕이 만나는 삼각지에 입술을 대고 쪽! 쪽! 소리를 내며 빨았다.

"발 좀 벌려봐!.....이렇게 다리 붙이고 있으면 어떻게 빨라고 그래?"

"하이 차암!..."

유진이 못 이기는 척하며 발을 슬쩍 옆으로 벌렸다.

곧 바로 정부장의 입술이 유진의 보지 입술을 건드렸다.

"하하학!..."

유진의 보지 입구 살을 한 움큼 입 속에다 넣고 정부장이 쪽! 쪽! 소리나게 빨아대자

유진은 치마 속에 들어있는 정부장의 머리를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정부장은 유진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주물럭거리며 혀와 입술로 유진의 사타구니를 괴롭혔다.

"하아앙!....하흑!....하하하학!..흐흐흑!......"

신음소리와 함께 유진의 두 다리 사이가 점점 더 넓어졌다.

"쭈르륵!...쭈우욱!...쭙! 쭙!.....쭈우우욱!...."

"하학!...하아아항!....학! 학!.....하흐흐흐흑!..."

유진은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입을 벌린 채 헉헉거리며 정부장의 머리를 

자신의 사타구니 쪽으로 잡아당겼다.

한동안 유진의 계곡을 빨던 정부장이 치마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유진이 의아한 눈초리로 내려다보자 정부장이 무릎을 털면서 일어났다.

"아이구! 무릎 아파서 못 하겠어!"

그러더니 유진의 치마를 허리께까지 들어올리고는 유진을 회의실 테이블 위로 올라앉게 했다.

정부장이 의자를 끌어다 유진을 마주보고 앉더니 유지의 두 발을 양쪽으로 벌려 테이블 위로 올렸다.

유진의 가랑이가 쫙 벌어지고 구멍 입구도 벌어져 안의 엷은 보라색 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부장이 혀를 동그랗게 말아 유진의 구멍 속으로 집어넣었다.

"아으으흥!..."

엉덩이에 느껴지는 회의실 테이블의 차가운 바닥과 사타구니의 뜨거움이 묘하게 어우러져

유진은 아래에 더 큰 자극을 느꼈다.

정부장이 유진의 작은 공알을 간신히 입안에 넣고 쪼오옥 세차게 빨자

유진은 테이블 위에 올려있던 두 발을 정부장의 어깨에 걸치고 허벅지로 정부장의 머리를 조였다.

"하아아악!...하학!....아흐으응! 난 몰라아아!......으으으으윽!"

이윽고 테이블이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나도록 엉덩이를 들썩거리더니

정부장의 머리를 두 손과 두 발로 조여가며 절정에 이르렀다.

유진은 절정의 여운이 수그러질 때까지 그렇게 정부장의 머리를 조여댔다.

겨우 유진의 사타구니 사이에서 고개를 든 정부장의 눈 앞에

유진의 구멍에서 하얀 액이 흘러나와 긴 꼬리를 달며 회의실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부장은 그제야 바지를 풀고 자신의 물건을 꺼냈다.

언제나처럼 유진의 절정 뒤에 이루어지는 정부장의 삽입은 유진에게는 후희나 다름없었다.

정부장은 유진의 한 다리를 들어 자신의 어깨에 걸친 뒤 유진의 구멍 속으로 물건을 집어 넣었다.

정부장의 허리 움직임에 따라 또 다시 회의실 테이블은 요란한 소리를 내었고

역시나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정부장은 유진의 질 속에 사정을 했다.

그 날 나한철은 모처럼 집에 일찍 들어왔었다.

집에 들어와 와이프를 마주 대하는 게 싫어서 공연한 술 약속을 만들어 늦게 집에 들어오곤 했는데 

와이프가 야근이라는 말을 듣고는 오히려 회사가 끝나자 바로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서 혼자 TV를 보면서 모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늦었는데도 와이프는 집에 돌아오질 않았다.

일찍 잠이나 자야겠다는 생각에 TV를 끄고 침대에 막 누웠는데

현관에서 달그락 소리가 나더니 유진이 집에 돌아왔다.

"늦었네?...."

"네!....일이 좀 많아서요!"

유진은 나한철이 술도 안 먹고 일찍 집에 들어와 있는 것에 조금 당황을 했다.

나한철은 다시 침대에 누워 베개를 머리 밑에 바치고 잘 준비를 했다.

유진이 방 한구석에서 옷을 갈아입으면서 치마를 벗고 있었다.

부부간이라도 조심을 하느라 그런지 유진은 나한철을 향해 등을 보이고 있는 상태였다.

치마를 벗으면서 유진이 나한철 쪽으로 엉덩이를 쑥 내밀었다.

유진이 입고 있는 작은 팬티 사방으로 맨 엉덩이 살이 드러났다.

그런데 엉덩이와 허벅지가 군데군데 빨갰다.

워낙 하얗고 뽀얀 유진의 살결이라 그 자국들이 눈에 띄게 선명했다.

"왜 살들이 저렇지?...뭐 음식을 잘 못 먹어서 두드러기가 난 건가?"

나한철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그 사이에 유진의 엉덩이는 까운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나한철은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그런데 조금 있자니 화장실에서 샤워 소리가 났다.

그런가보다 했는데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결혼한 후 한동안 나한철이 밤마다 달려들 때를 빼고는

유진이 저녁 때 샤워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어차피 아침마다 하는 샤워이기에 부부관계가 없을 때를 제외하고는 

유진도 회사 다니는 게 피곤해선지 평소에는 간단히 얼굴만 씻고 잠자리에 들었던 것이다.

"내가 뭐 저를 건드리기라도 할 줄 알고 샤워를 하나?.....

내가 미쳤냐?...너 같은 목석한테 헛 힘을 쓰게?!..."

나한철은 유진이 미쳐 욕실에서 나오기도 전에 잠이 들었다.

이른 새벽 나한철은 오줌보가 터질 듯한 느낌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소변을 봤다.

워낙 참았던 오줌이라 그런지 끝도 없이 계속 나왔다.

오줌이 멈추기를 지루하게 기다리면서 나한철은 화장실을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변기 옆에 있는 세탁기 뒤에 뭐가 조그만 헝겊 같은 것이 말아져 끼워있었다.

"응? 저건 마누라 팬티 같은데....왜 세탁기에 안 넣고 저기다 껴놨지?"

나한철은 오줌을 다 눈 후에 팬티를 세탁시 속에 넣어둘 생각으로 

세탁기와 벽 틈새에서 팬티를 끄집어내어 세탁기를 열고 안에다 집어던졌다.

나한철은 세탁기 뚜껑을 닫고 돌아서려다 조금 전 잡았던 팬티의 이상한 느낌에 다시 팬티를 집어들었다.

뭔가 꽤 눅눅한 느낌이었었다.

"칠칠맞게 팬티에다 오줌을 쌌나?"

나한철은 별 생각 없이 유진의 팬티를 펼쳐들었다.

엷은 노랑색의 팬티 앞 부분이 얼룩져 있었다.

나한철은 무심코 팬티 가랑이를 손으로 만져봤다.

뭔가 찐득찐득한 느낌의 다 마르지 않은 액체가 손끝에 기분 나쁘게 느껴졌다. 

"에이, 씨발! 이게 뭐야?"

나한철은 기분이 찝찝해서 팬티를 다시 세탁기 속에다 집어던졌다.

"깨끗하고 도도한 척은 혼자서 다 하는 년이 추접스럽게 팬티에 저런 걸 묻히고 다니고 지랄이야!"

나한철은 그것을 유진의 질내에서 나온 분비물로 생각하고 세면기에서 손을 씻었다.

"씨발, 얼마나 많이 흘렸으면 지금까지 끈적끈적 해?!"

혼자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나한철은 순간적으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손을 씻다말고 다시 유진의 팬티를 집어 들었다.

가랑이에 대고 냄새를 맡아봤다.

소위 말하는 밤꽃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닌 것도 같았다.

계속 킁킁거리고 맡아봐도 확실한 판단이 서질 않았다.

나한철은 팬티를 다시 돌돌 말아서 원래 있었던 세탁기 뒤쪽에 꽂아두었다.

"아니, 이런 씨발년이!"

나한철은 머리가 팽 돌았다.

확신할 아무 증거는 없지만 유진에게 뭔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큰 병이 있지 않는 한 저렇게 많은 분비물을 흘릴 리가 없고

그것이 남자의 정액이든 아니면 유진이 흘린 애액이든 그런 것이 저렇게 팬티에 묻어있다는 것은 

자신이 모르는 어떤 일이 유진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좇 같은 년이 내숭은 혼자 다 까고......"

여태까지 유진이 자신에게 잠자리에서 보여온 행동을 생각하면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다.

나한철은 부리나케 방으로 돌아왔다.

유진이 이불을 걷어찬 채 자고 있는데 

약간 말려 올라간 잠옷의 두 다리 사이로 팬티 끝자락이 조금 보였다.

무릎을 꿇고 사타구니를 여기저기 살펴보았지만 뭐 꼬투리 잡을만한 구석이 없었다.

그러다 옷 갈아입을 때 본 뻐얼건 자국들이 생각났다.

나한철은 유진을 돌려 눕히고 잠옷을 들췄다.

거의 꼭지가 돈 상태라 조심하지도 않고 거칠게 다뤘는데도 유진은 깨질 않았다.

유진의 엉덩이와 허벅지에 있던 빨간 자국들은 거의 다 없어진 상태였다.

그래도 나한철은 뭐라도 찾아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꼼꼼이 살폈지만 허사였다.

"아! 씨팔!..."

허망한 생각이 들면서 자신이 공연히 유진을 의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한철은 왠지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쪽으로 자꾸 생각이 기울어졌다.

아니 그런 쪽으로 생각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유진에게서 어떤 잘못을 발견하여 유진의 그 도도한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아침에 또 퉁명을 떨고 말 한마디 없이 집을 나가는 나한철을 보며

유진은 다시 한 번 자신의 결혼생활에 회의를 느꼈다.

"이! 정말 싫다! 싫어!...."

그런 유진의 머리 속에 어젯밤 정부장과의 그 짜릿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생각지도 않았던 회의실에서의 섹스는 유진에게도 꽤 커다란 자극이었다.

유진은 어제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자신의 몸에서 느껴지는 만족스러운 기분과

또 자신이 회의실에서 그런 대담한 짓을 했다는 흥분감에 몸과 마음이 다 상쾌했었다.

그런데 그 좋았던 기분이 집에 돌아와 나한철을 보는 순간 모두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지금 다시 그 생각을 하니 유진은 설레임과 함께 기분이 좋아졌다.

유진은 어서 빨리 회사로 가고 싶었다.

나한철은 그 날부터 유진이 잠든 사이에 유진의 팬티 검사를 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나한철은 별 다른 이상한 것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유진의 팬티는 의심할 구석이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그럴수록 나한철은 유진에 대한 의심을 더 해갔다.

전날 자신이 만졌던 그 끈적끈적한 물질은 유진의 질내 분비물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만일 분비물이었다면 유진의 팬티에서 계속 그런 흔적이 발견되었어야 했다고 믿었다.

나한철이 미칠 것 같은 기분 속에서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날 유진에게서 전화가 왔다.

"저기요!.....저 오늘도 야근이라 늦을 것 같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한철의 머리 속에 뭔가 불이 확 켜졌다.

'야근!

그래! 바로 그 날도 야근한다고 늦은 날이었지!'

나한철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알았다는 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맨 정신으로는 유진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을 것 같아

동료들과 어울려 가볍게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와 유진을 기다렸다.

나한철은 자신의 의심만으로도 질투심에 머리가 돌 것 같았지만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최대한 평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지난번처럼 침대에 누워 유진의 옷 갈아입는 모습을 지켜봤다.

아! 드러난 엉덩이에 또 빨간 자국들이 보였다.

그 순간 나한철은 질투심보다 자신의 추측이 맞아간다는 사실에 어떤 희열을 느꼈다.

가슴이 벌렁거렸다.

유진은 그 날도 샤워를 했다.

지난번 야근 한 날 이후 처음이었다.

'그래! 이 씨발년아! 어디서 어떤 놈이랑 좇물 닦을 새도 없이 하고..

그걸 남편이 버젓이 있는 집에 와서 닦냐?'

나한철은 유진이 자신을 우습게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유진이 걸리기만 하면 절대 용서해주지 않겠다고 몇 번씩이나 마음에 다짐을 했다.

당장이라도 화장실에 뛰어 들어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다스리며

유진이 잠들기를 기다려 화장실로 갔다.

세탁기 뒤를 살펴보니 아무 것도 없었다.

세탁기 뚜껑을 열고 빨래를 헤쳐보니 빨래 속에서 역시나 돌돌 말린 유진의 팬티가 나왔다.

집어들자 손가락 끝에 전번보다 훨씬 축축한 느낌이 왔다.

황급히 팬티를 펼치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예의 그 끈적끈적한 느낌이 가랑이 사이에 가득했다.

냄새를 맡았다.

남자 정액이 거의 틀림없는 것 같았다.

순간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니 이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가!......내가 그 쪼다들 반열에 서는구나!"

평소에 바람난 여자들을 볼 때마다 그 남편들은 모두 하나같이 쪼다라고 생각했었다.

얼마나 밤일을 시원찮게 하면 마누라가 다른 남자하고 바람을 피게 만드나? 그런 생각이었다.

설혹 밤일이 시원치 않더라도 자기 마누라 하나 간수하지 못하는 남자들은 다 쪼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면에서 경숙의 남편 정석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비록 자신이 머리를 조아리고 찾아가 형님으로 모시고는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어딘가 모르게 정석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사실 나한철이 정석을 형님으로 대우하게 된 것은 

경숙과의 관계를 문제없이 유지하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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