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3화 (103/161)

"누님! 우리 와이프 여기 좀 봐주세요!....."

"아유, 흉측하게 어딜 보라고 그래? 하지마!.....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누님! 우리 와이프 여기가 뭐 이상하게 생겼어요?.......

무슨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나한철이 손가락으로 유진의 사타구니 사이를 가리키며 경숙의 얼굴을 쳐다봤다.

"아휴! 내가 무슨 의사야?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난 나갈래!"

돌아서 나가려는 경숙의 손목을 나한철이 낚아챘다.

"누님! 그러지 마시고 좀 봐달라니까요!.......

나한테는 정말 중요한 문제예요!....."

그제야 경숙도 나한철이 신세한탄을 하던 생각이 나서 나한철이 왜 그러는지 이해가 갔다.

그렇지만 같은 여자끼리라도 다른 여자의 아래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여간 민망한 일이 아니었다.

경숙은 한 두 번 더 빼다가 곁눈질로 유진의 사타구니를 쳐다보았다.

가지런히 손질이 된 음모 밑으로 드러난 유진의 아래는

깔끔하고 세련되어 보이는 얼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예쁘다거나 단정해 보인다거나 하는 표현과는 아예 거리가 멀 뿐 아니라

까무잡잡한 대음순이 복잡하게 눌러 붙어있는 모양은 어딘가 모르게 난잡하여 상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사람마다 생긴 게 다 제각각인 걸 갖고 경숙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건덕지는 없었다.

"뭐?......뭘 봐달라는 거야?"

"우리 와이프.....뭐 이상한 거 없어요?"

"이상해? 뭐가?.......난 모르겠는데!"

"허이 참!.......그런데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거지?........참 미치겠네!"

그 때 두 사람이 방에 들어가서 한동안이나 감감 무소식이자 무슨 일인가 궁금해하던 정석이 

방안으로 고개를 슬쩍 디밀었다가 방안의 광경을 보고 놀라 작은 비명을 질렀다.

"어엇! 이거 뭐야?"

"어? 형님!....."

갑작스런 정석의 출현으로 방안에는 잠시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그 사이에도 정석은 고개를 디민 채 연신 유진의 가랑이 사이에다 눈길을 주고 있었다.

나한철은 민망한 생각이 들어 잡고 있던 와이프의 다리를 내리고

허리께 까지 들쳐져 있는 치마를 끌어내리다가 문득 손을 멈췄다.

경숙과의 일로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던 정석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수도 없이 와이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던 정석이었다.

어쩌면 정석은 와이프가 왜 그러는지 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님! 형님도 와서 좀 봐주실래요?"

"응?......뭘?"

"우리 와이프요......"

나한철이 끌어내리던 치마를 다시 올리고 다리도 도로 들어올려 유진의 가랑이를 벌렸다.

"미쳤나봐? 누구보고 뭘 보라고 그래?.......아유, 당신은 왜 들어오고 그래요? 빨리 나가요!"

어느새 방안으로 들어서는 정석을 경숙이 떠밀어내려고 했다.

"이 사람이 왜 이래?....가만히 좀 있어봐!..."

정석이 되레 경숙을 밀쳐내고 나한철의 곁으로 다가섰다.

"어디? 뭘 봐달라고?"

"형님! 우리 와이프 여기 뭐 이상한 거 없어요?"

"글쎄!...뭐 금방 보고 알 수 있나?......"

고개를 이리 저리 돌리며 갸우뚱대던 정석이 아예 유진의 가랑이 사이에 쪼그리고 앉아서

유진의 아래를 들여다보았다.

"아, 당신이 뭘 안다고 거기를 그렇게 들여다봐요?......"

경숙의 핀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석은 유진의 아래를 뚫어져라 들여다보더니 한 마디를 했다.

"여기 점이 있네?!......"

"어디요? 어디?...."

"여기!........"

"아! 그렇네요!"

나한철과 정석은 무슨 큰 발견이라도 한 듯 머리를 맞대고 유진의 아래를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그까짓 점 있는 게 무슨 대수라고?.....하여튼 주책들이야!"

두 사람이 하는 양을 뒤에서 경숙이 내려다보면서 못마땅해하며 혀를 찼다.

정석이 유진의 나머지 한쪽 발마저 나한철이 하는 대로 무릎을 굽혀 위로 밀어 올리자

유진의 가랑이 사이가 활짝 벌어지며 항문까지 훤히 드러났다.

정석은 있는 대로 흥분이 된 나머지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조차 판단이 안됐다.

정석이 유진의 아래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히야! 제수씨는 여기에다 뭘 뿌리나? 냄새도 기가 막히는데!"

"그래요? 무슨 냄새가 나요?"

나한철도 같이 코를 킁킁거렸다.

생각 같아서는 혀로 한 번 쑥 훑어보고 싶은 것을 정석은 억지로 참았다.

정석은 문득 자신이 꿈을 꾸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나한철의 집에 들어설 때만해도 예쁘고 세련된 유진의 모습에 괜히 주눅이 드는 기분이었는데

그 도도해 보이던 유진의 속살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

정석은 마치 횡재한 기분이었다.

술이 취해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는 유진의 얼굴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하체를 훤히 드러낸 채 가랑이를 잔뜩 벌리고 있는 그 도발적인 모습은 

그 속 맛이야 어떻든 간에 물건을 박아 넣고 있는 대로 거칠게 쑤셔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했다.

"아유, 인제 그만들 하고 빨리 옷이나 입혀요!....

뭐 볼 게 있다고 계속 그러고들 있나 몰라!....."

경숙은 자신이 더 창피한 생각이 들어 그렇게 말을 던지고는 방을 나왔다.

두 남자는 그러고도 얼마간을 더 있다가 방을 나왔다.

나한철이 새 병을 따면서 다시 술이 계속됐다.

한동안 말없이 술만 마시다가 나한철이 입을 열었다.

"형님!....우리 와이프가 왜 그럴까요?........

그냥 부끄러워서 그러는 건데.....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건가?........

정말 도대체 모르겠네!"

"그럼!......그게 사람마다 다 다른 거지!.....

더구나 새색시니까 신랑한테 거기 보이는 게 부끄럽기도 하겠지 뭐!....."

경숙이 나한철의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려는 생각에 그렇게 말을 받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형님! 나 우리 와이프 계속 그러면 같이 못 살 거 같아요!......

이건 무슨 목석하고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때는 혼자 손으로 할 때보다도 더 기분이 안 난다니까요!....

그리고 내가 뭘 어때서.......혼자 딴 짓을 하냐고요?......

아무려면 내 께 지 손가락보다 못하냐구요?.....참, 내 어이가 없어서!...."

나한철의 넋두리가 끝도 없이 계속되었다.

"아유,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인제 얼마나 살았다고 벌써 사네 못 사네 하는 소리가 나와?....

색시는 참해 보이는구먼!......어떤 사람은 뭐 한 가지 흠 없는 사람이 있나?...

다 그래도 서로 이해하면서 참고 사는 거지!"

경숙이 또 나한철의 말을 막고 나섰다.

그러자 그 때까지 입을 다물고 묵묵히 있던 정석이 술잔을 들이키고 나서 입을 열었다.

"저기 말이야!......동생!"

"네, 형님!....."

"동생 첫날밤에.......제수씨가 처녀라고 그랬지?"

"네!.......근데....그거는 왜요?"

"어떻게 제수씨가 처녀인줄 알았어?"

"그거야 뭐.......저는 사실 여태까지 숫처녀랑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냥 ..... 속에서 뭐가 찢어지는 것 같기도 했고....또 나중에 보니까 핏자국도 있고......"

"......................................."

"왜요? 형님!.......... 뭐가 잘 못 된 거예요?........

우리 와이프가 처녀가 아니었던 거 같아요?"

"아니!.....뭐 꼭 그렇다는 건 아니고..."

"무슨 얘긴데요, 형님?.......무슨 얘긴데 왜 뜸을 들이고 그래요?....."

"결혼한지가 얼마나 됐다고 했지?'

"지금......한 반년이 조금 넘었는데요."

"제수씨하고........그동안 얼마나 했어?"

"그거요? 그게.......두 세달 전까지는 거의 매일 했고요......요즘 들어서는 좀 뜸한데.....

그건 왜요. 형님?"

"이 이는 별 이상한 걸 다 물어보고 그러네!......"

"........................................................"

"왜 그러시는데요? 네? 형님!.........무슨 일인데요?"

"뭐 별 일은 아니고......그냥 생각 좀 해보는 거야!........."

"뭔데요?...무슨 생각이요?"

"만약에....만약에 말이야!......제수씨가 결혼할 때 처녀가 아니었다면 동생은 어떻게 할거야?"

"우리 와이프, 처녀가 아니었어요?"

"아니! 뭐 꼭 그렇다는 건 아니고!.......그냥 예를 들자면 말이야!"

"글쎄.........................그런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봐서...................

제가 꼭 와이프가 숫처녀이길 기대했던 건 아니니까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첫날밤 이후로는 계속 숫처녀로 알고 있었으니까 뭐 조금 기분이 나쁠 것도 같네요!

근데 왜 그러는데요?.......네? 형님?"

".....................저기....난 말이야.............제수씨 거기가.........

아무리 봐도 신혼 반년 된 여자꺼 같지가 않아 보여! 나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왠지 자꾸 그런 느낌이 들어!"

"이이는 참! 당신이 뭘 안다고 그런 말을 함부로 하고 그래요?

잘 알지도 못 하면서 그런 말 해가지고 남의 신혼부부 싸움 붙일 일 있어요?

그러다 잘 못 되면 당신이 책임질래요?......"

"이 사람이? 책임은 무슨 책임을 져?.......동생이 자꾸 제수씨 때문에 고민하니까

같이 고민을 해보는 거지!.....이 사람이 왜 괜히 말을 만들고 그래?"

"그럼요! 형님이 다 저 때문에 마음이 쓰여서 그러는 거지요!.......

근데 형님! 정말 우리 와이프께 그렇게 보여요?"

"글쎄!......내 눈에는 좀 그러네!......"

"누님 보기에는 어때요? 누님도 그래 보여요?"

"아이, 난 몰라!.....왜 괜히 나까지 끌어들이고 그래?!"

"누님! 그러지 말고 얘기 좀 해줘요! 제가 와이프 문제 때문에 얼마나 고민 하는지

아시잖아요?....누님이 뭐라 그래도 저 아무렇지도 않고 또 그거 갖고 와이프한테 문제 

삼지도 않을 거니까 그러지 말고 사실대로 얘기 좀 해주세요!....네? 누님?"

"아유! 난 모른다니까!....그리고 말이 그렇지......뭐가 아무렇지도 않아?

안 좋은 얘기 들으면 다 기분 나빠지고 ... 그러다 보면 집사람하고 싸우게 되고 다 그런 거지 뭐!....

괜히 확실하지도 않은 얘기 갖고 이러쿵저러쿵해서 좋을 게 뭐가 있어?"

"저 정말 괜찮다니까요! 뭐 다 옛날 일이고 저 만나기 전 일인데 뭐 어때요?

그러니까 솔직히 얘기 좀 해주세요!......네? 누님?"

"..........정말.......아무렇지도 않을 자신 있어?"

"그렇다니까요!......그러니까 빨리 속 시원하게 말 좀 해보세요!....."

"....그게 말이야.......아유, 참! 입장 곤란해 죽겠네!.........

근데....... 좀 그런 거 같기는 해!"

"네? 뭐가요?....뭐가 그런 거 같다구요?"

"동생 안사람 거기가.....좀 그렇다구!"

"아! 답답해 죽겠네!......많이 한 거 같다구요?"

"응!......뭐랄까?.....숫처녀로 시집온 새색시치고는 좀 그래!"

"시집오기 전에 경험이 많이 있는 거 같아요?.............

이상하다! 첫날밤에 분명 막이 찢어지는 것도 느꼈고....핏자국도 봤는데!..."

"그거야 뭐................요새는 뭐 의술이 좋으니까......"

"처녀막재생수술이요?.......정말 그런 걸 했을까요?.......

그런걸 뭐하러 했을까?.....숫처녀가 아니면 뭐 어때서?!"

"그래도 여자 생각엔 안 그럴 수도 있지!.......

남자들이 다 동생처럼 생각하나 뭐?!"

"......근데!......그거 수술한 거 하고 잠자리에서 목석 같은 거 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요?"

"........글쎄!......그거까지야 나는 모르지 뭐?!"

정석 부부가 나한철의 집에서 이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 그때

영철은 식당을 닫으려고 마무리 정리를 하고 있다가 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

"어머나!"

상대방도 영철을 보더니 같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들어선 사람은 다름 아닌 미란이었다.

"아..아..안녕하세요?"

"응? 으응!...그래! 잘 있었어?......어..엄마는 주방에 계셔?"

식당에서 영철과 만나게 되리라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미란은 

엉겁결에 영철의 인사를 받으면서도 영철과 얼굴을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하고 우선 경숙부터 찾았다.

"엄마, 지금 안 계시는데요!"

"응?....어..어디 가셨어?"

"네! 아버지하고 같이 나가셨는데요!"

"그러셨구나!......."

미란은 순간적으로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돌아서 나갈 차비를 했다.

"그럼.....나 나중에 다시 올게!..."

"그냥...가시게요?........엄마, 금방 오실 텐데!......."

".....그래?.....금방 오신대?"

"네! 나가신지 오래됐거든요!......조금만 기다리시면 될 텐데!....."

영철의 얼굴에는 미란이 가지 말았으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미란은 영철의 말을 믿고 기다려야할지 어쩔지 판단이 안서 또 잠시 망설였다.

"잠깐만 앉아서 기다리세요! 엄마 금방 오실 거예요!"

"응?...글쎄!.....어떻게 하지?!"

미란이 선뜻 결정을 못 내리고 혼자말로 중얼거리자 영철이 얼른 의자 하나를 꺼내 미란의 앞으로 밀어놓았다.

"여기 앉아서 기다리세요!"

그리고는 서있는 미란의 손목을 덥석 잡더니 의자에 끌어 앉히려고 했다.

"아..알았어!....내..내가 알아서 앉을게!"

갑작스런 영철의 행동에 미란이 놀라서 얼른 영철의 손에서 자신의 손목을 뺐다.

그제야 영철도 자신이 한 짓을 깨닫고 얼굴이 벌개져서 뒤로 물러났고

미란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의자에 엉덩이만 살짝 걸쳐 앉았다.

영철이 나머지 가게 정리를 하는 사이 주방에 있던 안씨도 주방의 불을 끄고 먼저 들어가 버렸다.

미란은 식당 안에 영철과 자신 단둘이만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사실 미란이 오랜만에 서울에 다시 올라오게 된 것은 영철이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경숙이 옆에서 자고 있는 방에서 영철과 관계를 맺은 후 부랴부랴 서둘러 시골로 내려간 뒤

미란은 영철과의 일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창수가 방학을 하고 곧 뒤쫓아 내려온 덕분에 한동안은 그 일을 잊어버린 듯 했다.

창수아버지가 회사에 출근하기가 무섭게 창수와 어우러져 시도 때도 없이 몸을 섞느라

서울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할 겨를도 별로 없었다.

물론 때로는 창수와 하면서도 영철이나 정석과 하던 생각이 날 때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더 흥분이 되어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었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방학이 끝나고 창수가 서울로 올라간 뒤로는 사정이 달라졌다.

의례적이 되어버린 창수아버지와의 잠자리도 그나마 아주 뜸해져 버리자

점차 미란의 머리 속에는 정석과 영철이 떠올랐다.

처음에는 아주 가끔씩 떠오르더니 시간이 갈수록 빈도가 잦아지고

봄바람이 불면서부터는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미란의 정신을 사납게 했다.

그 때마다 미란은 애써 그런 생각들을 지워보려고 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화사한 봄기운만으로도 가뜩이나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에

수시로 정석, 영철과 살을 섞던 그 짜릿한 기억들이 떠오르는 통에

미란은 온몸이 근질근질하고 아래는 한없이 텅 빈 느낌 때문에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급기야 서울에 올라오기 일주일 전부터는 

미란 자신이 색에 환장해버린 게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 정도까지 되어버렸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하루종일 온통 정석, 영철의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시간이 갈수록 정석보다는 영철의 생각이 더 많이 났다.

정석인줄 알고 한참을 껴안고 흔들어대다가 나중에야 영철이란 걸 알게 된 것이나

경숙을 옆에 두고 그 아들과 그 짓을 한 것이나 지금 생각하니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었다.

미란이 도망치듯 서울에서 내려올 때만 해도

아버지에 이어 그 아들과 몸을 섞었다는 생각에 자신이 무슨 큰 죄를 지은 느낌이었었다.

온전한 정신 가진 사람이라면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정석마저도 잊기로 했었다.

그런데 봄이 되고 남자가 그리워지면서 는 생각이 슬슬 바뀌더니

자신이 부자와 모두 살을 섞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미란을 더욱 흥분되게 만들었다.

거기다 영철의 물건에 달린 조그만 살점들이 자신의 보지 속살을 긁어주던 느낌을 생각하면

오금이 저려오면서 아래가 시큰거리고 저절로 항문이 오물거려왔다.

때로 미란은 영철이 자신의 몸을 올라타 아래를 박아대는 상상을 하며 

그 때 그 느낌을 되살려 보느라고 애를 쓰기도 했다.

그러다가 자신도 모르게 "아! 영철이랑 하고 싶어!" 하는 소리를 내뱉고는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뜨고 "내가 미쳤지! 미쳤어!" 하는 한탄을 늘어놓았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다 보니 미란은 일도 손에 안 잡히고 하루종일 멍한 상태로 지냈다.

밤에 창수아버지에게 은근히 추파를 던져봐도 낮에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니는지 

아니면 더 이상 미란의 몸에 관심이 없는 것인지 별 무반응이었다.

미란은 시도 때도 없이 아래가 시큰거리고 근질거리며 물이 줄줄 흘러나오는 통에

마치 아래가 문드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래를 시원하게 풀어주지 않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미란이 서울로 올라오게 된 것이었다.

미란의 마음 속으로야 영철이 하고 몸을 풀고 싶은 생각이 제일 간절했지만

미란이 생각해도 그럴 가능성은 없을 것 같았다.

정석이라도 좋고, 아니면 창수하고라도 실컷 그 짓을 해보리라 생각하며 서울로 올라왔다.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도 미란은 줄곧 그 생각만 했고,

정석에게 얼굴이라도 비치고 자신이 서울에 올라온 것을 알려줘야

다음날 아침에 정석이 창수 하숙방으로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식당까지 오게된 것이었다.

오면서 한편으로는 영철의 얼굴만이라도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정석은 없고 생각지도 않게 영철과 얼굴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었다.

미란은 정석부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의자에 앉아 식당 문만 바라보고 있었지만 

사실 머리 속으로는 한참 엉뚱한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지금 단둘이만 있는 이 식당에서 영철이 문을 닫아걸고 

자신한테 덤벼들기라도 하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나이 먹은 자신이 영철을 야단쳐서 말려야 하나

아니면 못 이기는 체 하고 받아줘야 하나?

그러다 정석부부가 돌아와서 들키면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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