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1화 (81/161)

"당신!......여기가 왜 이렇게 축축해?....응?...왜 이러냐고?"

".....그거야......오줌 마려운데.......당신이 못 가게 하니까 지려서 그렇지!........

별 걸 다 따지고 그래, 정말!....."

정석이 억지로 손을 팬티 속으로 넣었다.

팬티가랑이는 아직 흘러내린 정액이 마르지 않아 미끈거렸다.

정석이 팬티에 묻은 정액을 손가락으로 훑어 경숙 앞에 들이댔다.

"이게 오줌이야?....응?....이게 오줌이냐고?...."

"아니. 도대체 왜 그러는 데요?....그게 오줌이든 아니든 뭐가 그렇게 중요한데요?"

"이 사람이 정말!.........당신 창수아버지 하고.....했어? 안 했어?"

경숙은 가슴이 덜컥했지만 일단은 잡아떼기로 했다.

".....아, 하긴 뭘 해요?.......내가 창수아버지하고 뭘 어쨌다고?......"

"둘이 춤추러 나갔다가.....어디 가서 했지?......응? 했잖아?"

정석이 다시 손을 경숙의 팬티 속으로 넣어서 경숙의 구멍에다 손가락을 넣었다.

"이 씨발!.....보지가 아직도 이렇게 물이 흥건한데 정말 자꾸 잡아뗄 거야?"

정석이 경숙의 아래에 넣었던 손가락을 다시 경숙의 얼굴에 들이댔다.

손가락 끝에는 좀 전 보다 더 많은 허연 물이 묻어있었다.

경숙은 속으로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다른 남자하고 그러는 거 남편이 처음 아는 것도 아닌데 그냥 인정을 해버릴까? 하다가

그래도 처음 만나자마자, 그것도 춤추다 말고, 자신의 남편과 상대방의 아내가 

멀지 않은 곳에 같이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치마를 들치고 아래를 벌려줬다는 게 

아무래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에는 좀 마음에 걸렸다.

"아, 왜 대답을 못 해?.....했지? 한 거 맞지?"

"................................"

"이런 씨발! 정말 개보지 같이!....

아니, 씨발.... 만난지 몇 시간이나 됐다고 그 사이에 대주냐?.....

니가 창녀야?......아무 놈이나 다 대주게?......

그렇게 남자 좇이 그리워?......."

"...................................."

경숙은 마땅히 할 말이 없어 고개를 돌리고 딴 곳을 쳐다보고 있는데

남편의 말을 듣자하니 은근히 속에서 화가 끓어올랐다.

자신이 비록 창수아버지와 했다고 치더라도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일전에 자신에게 얘기만 하면 다 이해해 주겠다고 하던 사람이 새삼스럽게 그걸 왜 따지며

혹 따지더라도 말을 이렇게 막 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녀라는 말에 괜히 뜨끔해서 방귀 뀐 놈이 성내는 심정도 조금은 있었다.

"내가......... 당신 쉬는 날마다 나가서 황선생 부인하고 그러는 거 다 아는데도 

내가 말 한마디를 했어? 뭐라길 했어?........

괜히 날보고 사촌 시아주버니와 하라고 시켜서 했더니 자기가 오히려 화를 내고......

그런 다음에 나를 한 번 안아주길 했어? 뭘 했어?.........

내가 무슨 과부 수절할 일이 있어? 이제 와서 그런 걸 왜 따져?.......

그래! 했어!.....창수아버지와 했는데 어쩌라고?!"

이렇게 대들고 싶은 걸 꾹 참았다.

"....지금 그거 따져서 뭐 하게요?.........

그거 알아서.....나랑 창수아버지랑 경찰서에라도 잡아넣을래요?....."

"그러니까 했지? 한 거 맞지?..."

"......그래요! 했어요!......"

경숙은 더 이상 구구하게 변명하기 싫어서 딱 잘라 말을 하며 정석을 노려보았다.

".....이런! 개보지!.......어디서 했어?....응? 어디서 했는데?....."

정석이 다시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 경숙의 아래를 주무르며 물었다.

그런데 따지던 기세와는 달리 그렇게 화난 표정이 아니었다.

"....그건 알아서 뭐 하게요? ...별 게 다 궁금해?!...이 손이나 치워요!....."

경숙이 짐짓 화난 체를 하며 팩팩거렸다.

"이 여자가!.....뭘 잘한 게 있다고 나한테 땍땍거려?.......

내가 속 뒤집어지는 걸 참고 있구만!.......

빨리 가서 이거나 깨끗이 닦고 와!.....뒷물하고 오라고!"

정석의 말을 들어보니 그도 그랬다.

자신이 남편한테 화낼 처지는 아니었다.

경숙이 말없이 나가 뒷물을 하고 들어오자 정석은 이미 방에 이불을 다 깔고 누워 있었다.

경숙이 한 쪽에서 옷을 벗고 잠옷으로 갈아입으려다 보니까

뒷물을 하면서 팬티를 벗어두고 온 생각이 났다.

아무리 남편 앞이라도 그대로 치마를 벗기가 민망한 생각이 들어 

불을 끄려고 하자 정석이 그대로 두라고 했다.

"빨리 옷이나 벗고 이리 오기나 해!.....홀딱 벗고 와!"

경숙은 남편이 웬일인가 했다.

남편 말대로 옷을 모두 벗고 곁에 누웠더니 정석이 바로 경숙의 배 위로 올라와

경숙의 아래에 물건을 집어넣었다.

"아유! 아파!......그렇게 막 하면 아프잖아요?!...."

"흥분돼서 그런다!.......당신이 창수아버지에게 보지 대준 생각하니까.......

창수아버지한테는 그런 소리 안 했을 거 아냐?..........좋았어?"

".......좋긴 뭐가 좋아요?"

"창수아버지랑 하니까 좋았냐고?"

"........아이 참, 이이는?!.......그런 걸 물어보고 그래요?..."

"궁금해서 그래!...어땠어? 좋았어?"

"아이, 몰라요!......."

"당신도 했어?.......쌌냐구?"

".....아니!.......난 못 했어!"

"창수아버지만 하구?....."

".........응!......"

"어디서?....어디서 했어?...."

경숙이 띄엄띄엄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말했다.

"아이구! 당신 많이 늘었는데!.......그런 데서도 할 줄 알고!"

그 말을 듣고 보니 경숙은 자신이 그동안 참 많이도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거쳐간 남자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오히려 지금 배 위에 올라와 있는 남편이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당신!....다음에 창수아버지하고 또 할거야?......

다음 달에 만나면 또 할거냐고?....."

"아이, 그걸 내가 지금 어떻게 알아요?.........이이가 정말 오늘 왜 이래?!......"

"내 말은......창수아버지하고 또 하고 싶냐고?....

오늘 좋았으면 또 하고 싶을 거고 별로였으면 안 하고 싶을 거고....그럴 거 아냐?......"

"아이, 모른다니까요!......"

"알았어! 하여튼........내가 당신한테 부탁이 하나 있는데........

나, 창수엄마.....미란씨 있잖아?......나 미란씨랑 한 번 하고 싶거든!......

당신이 어떻게 다리 좀 놔줄 수 없을까?........"

"창수엄마를?......내가 무슨 수로 다리를 놔요?.....

그게 뭐.......남의 부인에게 다리 놓을 얘기인가?........"

".........창수아버지에게 말하면 안 될까?.......

자기도 내 마누라 건드렸는데......자기 마누라도 나 한 번 주라고......흐흐흐!"

"이 이가 정말 정신이 나갔나?.....내가 그런 소릴 어떻게 해요?.......

정말 미쳤나봐?......"

"하여튼 당신이 한 번 생각 좀 해봐!......

창수아버지는 당신하고 그랬는데 나만 못하면 너무 억울하잖아?........"

"아이, 난 몰라요!....무슨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내가 무슨 재주로 창수엄마하고 당신하고 하게 만들어요?....

아이구! 언제 또 창수엄마한테 빠져서!.......

당신! 창수네가 저녁 먹자고 하니까 얼씨구나 한 게 창수엄마 때문이죠?.....

창수엄마 어떻게 한 번 건드려 볼까 하고!.....그렇죠?....."

"응!....정말 그랬어!.......처음볼 때부터 한 번 건드려 보고 싶더라구.......

그러니까 당신이 어떻게 힘 좀 써봐!.......

내가 창수엄마한테 직접 말 해 볼까?......

당신 남편하고 우리 마누라하고 했으니까 한 번 달라고?......"

"참, 이이가!.......아니, 누가 나한테 그런 소리하면 내가 그러라고 하겠어요?....

무슨 어린애 장난 같은 소리를 하고 그러네!........."

"영철엄마!.....정말 창수엄마하고 나하고 하게 해 주면 내가 당신 누구랑 뭐를 하든.....

내가 절대로 잔소리 안 할께!......정말 약속이야!......

그러니까 당신이 한 번 힘 좀 써봐! 응?"

".......정말?......내가 누구랑 무슨 짓을 해도 뭐라고 안 한다고?......."

"그런다니까!......"

"정말 창수엄마한테 반하긴 단단히 반한 모양이네!.....

그 여자 키크고 얼굴 좀 반반한 거 빼면 뭐가 있다고?.....

나보다 가슴도 작고.....히프도 좀 쳐지고 그랬든데!....."

"세상에 당신만한 사람이 있나?!.....

얼굴 예쁘지....여기 죽여주지!......그렇지만 당신도 다른 남자하고 하고 싶은 거처럼....

나도 다른 여자하고 하고 싶단 말이야!......"

"왜?.... 황선생 부인하고는 요즘 안 만나요?..."

"아니, 만나긴 해도 전처럼 재미가 없어!......

어쩌면 다른 남자가 생겼는지도 모르고......"

두 사람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오랜만에 부부의 정을 진하게 나누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남편의 물건은 또 새로운 느낌이었다.

또 자신의 아래에서 오래 박는 거 하나는 남편을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경숙은 남편의 밑에서 연달아 두 번이나 절정을 맞았다.

정석도 경숙의 놀랍도록 변한 잠자리 모습에 꽤나 만족해했다.

정석이 하도 궁금해하는 바람에 세탁소남자와 현희 과외선생 얘기만 조금 털어놓았다.

남편은 그것만으로도 흥분이 되어 경숙의 아래를 빠르게 박아대다가

경숙의 아래에다 뜨겁게 사정을 했다.

재철이와 여관주인, 창수아버지에 이어 그 날 경숙의 아래에다 사정을 한 남자는

남편이 네 번째였다.

다음날 경숙은 주방에서 일을 하면서도 내내 남편이 했던 말이 귀에서 떠나지 않았다.

"니가 창녀야?...."

자신이 여관에서 돈 받아가며 남자들과 몸 섞은 일을 남편이 알고 한 소리는 아니겠지만

그동안 미처 심각하게 생각지 못했던 일이라 자꾸 마음에 걸렸다.

남편이 자신의 남성편력을 이해해 준다고 해도 그것까지 이해해 줄 것 같지는 않았다.

세상에 아무리 마음 좋은 남편이라도 자기 부인이 내놓고 돈 받아가며 

남자들에게 아래를 벌려주는 걸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넘어갈 남자는 없을 것 같았다. 

더욱이 생계 때문에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그런 것도 아닌데!..........

"창수엄마하고 한 번 하게만 해주면 당신이 누구랑 무슨 짓을 하던 잔소리 안 할게!.........."

경숙은 아무리 생각해도 창수엄마를 어떻게든 남편과 엮어주어야

나중에 혹 자신의 일을 남편이 알게되더라도 어떻게 비벼볼 언덕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두 사람을 연결시킬 방법이 막막했다.

자신이 창수엄마하고 친하다면 돌려서라도 운을 떼어보겠지만 그럴 처지도 아니고,

창수아버지에게 얘기해봐야 말 꺼내는 자신만 미친년 취급받을 게 뻔한 일이었다.

경숙은 하도 답답하다 보니까 남편이 진작 그 얘길 자신에게 해줬으면

전 날에 창수아버지가 하려고 할 때 조건을 달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를 내려면 창수엄마하고 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전 날 얘기하는 중에 창수아버지는 오늘 다시 집으로 내려가고

창수엄마는 며칠 더 서울에 있다 내려갈 거라는 말이 생각났다.

경숙은 점심 장사가 끝나자 몇가지 밑반찬을 준비를 했다.

여름방학 이후로는 한 번도 창수의 자취방에 찾아간 적이 없었는데

밑반찬이나 좀 가져가서 창수엄마하고 얘기도 하면서 남편에 대한 의중도 떠볼 생각이었다.

창수의 자취집으로 가는 언덕길을 올라가면서도

경숙은 어떻게 창수엄마에게 말을 꺼내나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괜한 짓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후회를 하는 사이 창수의 자취집에 도착했다.

대문이 닫혀 있어서 아무도 없나 하고 까치발을 해서 낮은 대문 너머로 보니

마루 밑 댓돌에 여자의 구두와 창수 것으로 보이는 신발이 놓여 있었다.

창수를 부를까 하다가 대문을 밀어보니 닫혀있기만 했지 잠기지를 않아서 그냥 열렸다.

경숙이 창수의 방 쪽으로 다가가자 말소리가 들렸다.

"엄마도 내 생각 많이 했어?..."

"그럼! 매일 매일 창수 생각만 했는데......!"

대화 내용도 범상치가 않은데다 창수엄마의 목소리가 불안정하게 들렸다.

경숙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두 사람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도 아버지랑 했을 거 아냐?......"

".....아버지랑... 몇 번 안 했어!.....그리고....아버지랑 할 때도 니 생각만 했어!......"

"정말?.......엄마, 정말 내 생각만 했어?"

"으응!.....하아!.....정말이야!.....하학!"

두 사람이 말하는 중간 중간에 턱! 턱! 하고 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엄마!,,,오랜만에 엄마랑 하니까 너무 좋아!........"

"하아!....나도 좋아!.....하아! 하아! 창수야!......."

"엄마!......그래서 이렇게 물이 많이 나오는 거야?....좋아서?....."

"하아!....물이..많이 나왔어?........하흑!"

"응! 엄마! 이 소리 안 들려?..."

턱! 턱!...살 부딪히는 소리 사이에 쩔꺽! 쩔꺽! 하는 소리가 가늘게 들렸다.

"응! 들려!....하아! 하아!.......아우! 너무 이상해!.......

소리...나니까 너무 이상해!....하아학!"

이어서 두 사람의 열띤 숨소리가 가쁘게 들려왔다.

"하아!...좋아! 창수야!.........근데, 대문은 걸었어?......하아!"

"대문?....걸었을 걸?!......."

"안 걸었으면 어떻게 해?....하아!.....누가 오면 어떡할려고?......하아!."

"우리 집에 오긴 누가 와?.......한 번 하고 나서 내가 확인해볼게!......"

"하아!....빠르게 해줘!.......나 빨리 하고 싶어!.....하흑!......"

두 사람의 살 부딪히는 소리가 더욱 빨라졌다.

경숙은 두 사람이 하는 소리를 더 듣고 싶었지만 더 있다가는

엿듣는 걸 들킬 것 같아 살그머니 빠져나올 생각을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이 집에 찾아온 이유가 생각나자 갑자기 머리 속이 환해졌다.

경숙은 나가려던 발걸음을 돌이켰다.

방문 앞에 서서 침을 한번 삼키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창수 집에 있니?...창수야!"

말소리와 함께 경숙은 미닫이 방문을 옆으로 확 밀었다.

"어머낫!...." "어엇!.."

두 사람이 놀라는 소리가 일시에 들렸다.

"어머나!"

이어서 경숙의 입에서도 비명이 터졌다.

두 사람이 붙어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은

안 했었기에 방문을 연 경숙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란과 창수는 모두 발가벗은 채로 창수가 미란의 뒤에서 뒷치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 크지 않은 미란의 젖가슴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미란의 가슴 밑에서 덜렁거렸고

창수는 박던 탄력에 그 와중에도 몇 번을 더 미란의 엉덩이에 대고 허리를 들썩거렸다.

"아이구머니! 이를 어째?........"

경숙이 다시 호들갑을 떨었다.

세 사람 모두 입을 벌린 채 세 사람의 눈이 공중에서 서로 한동안 부딪혔다.

"아유! 미안해요!.....난 이런 줄도 모르고!....."

경숙은 얼른 방문을 다시 닫고 급한 발걸음으로 창수의 집을 나왔다.

들고 왔던 밑반찬도 그대로 손에 든 채였다.

경숙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늘 귀부인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 자신을 초라하고 비참하게 만들던 미란이 

놀라고 당황해 하는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던 모습이 너무나 고소했다.

거기다 어쩌면 남편의 일도 잘 해결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 창수라는 놈이 지 엄마하고 저러느라 그동안 코빼기도 안 비쳤구먼!........

지금 두 사람이 얼마나 놀라서 넋이 나가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또 두 사람이 안된 생각도 들었다.

그나저나 요즘 자신의 주위에 왜 이렇게 자식놈하고 붙어먹는 엄마들이 많은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언뜻 머리를 스쳤다.

"영철엄마!..영철엄마!......잠깐 좀 나와봐!........

창수어머니 오셨어!........"

경숙이 홀로 뚫린 구멍을 통해 식당을 내다보니 미란이 가게 입구에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예! 알았어요!...금방 나갈게요!....."

경숙은 자신의 예상대로 미란이 찾아온 것에 기분이 좋았다.

경숙은 안씨에게 뒷 마무리를 부탁하고 식당으로 나왔다.

"저....저랑 얘기 좀!........"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미란이 정석의 눈치를 보면서 쭈삣거렸다.

"네! 그러세요!.....잠깐만요!"

경숙은 가게로 들어가 정석에게 찻값을 달라고 했다.

"무슨 일이야?....웬 일로 창수엄마가 당신을 찾아 온 거야?....."

정석은 혹시나 자신이 어제 경숙에게 부탁한 일과 관련이 있지 않나 해서

선뜻 돈을 내주면서도 궁금증에 입을 다물지 못 했다.

"몰라요!.....갑자기 와서 보자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나 잠깐 요 앞에 다방에 좀 갔다 올게요!......"

"알았어!......그리고.....어제 내가 한 얘기......잊어먹지 말고!...."

경숙은 대답을 안 하고 가게를 나와 미란과 근처 다방으로 갔다.

둘이 차를 시키고 차가 올 동안 어색하게 서로 침묵 속에 앉아 있었다.

레지가 차를 두 사람 앞에 놓고 물러나자 미란이 목을 한 번 가다듬더니 먼저 입을 열었다.

"저기요!.........아까.......보신 거......"

"네? 무슨 말씀이신지?......."

미란이 의아한 눈초리로 경숙을 쳐다보았다.

"...........................우리집 오셨을 때........저하고 창수하고......."

"제가요?....저는 오늘 창수 자취하는 집에 간 적이 없는데요!......."

경숙이 시침을 떼고 나오자 미란은 답답하면서도 혼란스러웠다.

지금 경숙이 들고 나온 무슨 반찬 그릇 같은 것은 아까 경숙이 왔을 때도 본 물건이었다.

자신과 창수가 똑 같이 무슨 환상을 볼 리도 없는 일이고

분명히 방문을 열었던 사람은 경숙이었고 경숙이 놀라던 비명소리까지 생생한 데

경숙이 딱 잡아떼고 나오자 미란은 도대체 무슨 속셈인지 판단이 안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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