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9화 (79/161)

성기의 뒤에서 안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

성기는 자신의 방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얼른 걸상 위로 올라갔다.

방안에 두 사람이 서서 실갱이하는 모습이 보였다.

엄씨는 엄마를 계속 껴안으려고 하고 엄마는 피하면서 자꾸 손으로 성기의 방을 가리켰다.

두 사람은 말없는 몸싸움을 한동안 하다가 결국 엄마가 엄씨의 품에 안겼다.

엄씨가 엄마의 뒤쪽에서 치마를 들쳐올렸다.

엄마가 한 손으로 막아보려고 했지만 별 소용없이 치마가 위로 들쳐지고 엄마의 엉덩이가 드러났다.

그런데 놀랍게도 엄마의 엉덩이를 가리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엄마는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

엄씨가 그런 엄마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쓰다듬었다.

"이거 뭐야? 팬티도 안 입었네!.....아들하고 둘이 방에서 팬티도 안 입고 뭐했어?..."

엄씨가 소리를 죽여 엄마에게 물었다.

"하긴 뭘 해요? 이 양반이 또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싶어서.......?"

"팬티를 벗고 있으니까 하는 얘기지!......"

"그거야.....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지!.......정말 별 이상한 소리를 다 하고 그러네!"

"아이구! 여기도 젖어 있는데?!.....정말 아들하고 뭔 일 있는 거 아냐?"

"정말 이 양반이?!........아, 듣기 싫어요!.....아무려면 내가 아들하고?.......

하이고 참 내 기가 막혀서!......"

"하긴 성기가 그 나이에 뭘 알겠어!.....그나저나 나 당신하고 할라고 왔는데!....."

"옆방에 성기 있잖아요!...."

"그럼 뭐 어때?..소리 안내고 하면 되지!......"

"아이구!.....어떻게 소리가 안나?....자연히 소리나지!......."

"성기엄마만 소리 안내면 되는데........"

"아이! 그만 좀 만져요!......나도 하고 싶어진단 말이야!....."

"......그럼, 입으로 해 줘!"

"입으로?......"

성기엄마는 성기의 방쪽을 쳐다보며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엄씨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엄씨의 바지 지퍼를 내리고 물건을 꺼냈다.

엄마는 손으로 엄씨의 물건을 두어번 위 아래로 훑더니 바로 입안으로 잡아넣었다.

그리고는 맛있는 사탕을 먹듯이 쪽쪽 거리며 엄씨의 귀두를 빨다가 입 속으로 깊숙이 

넣기도 하고 불알 밑을 혀로 핥기도 하였다.

성기는 엄마가 그렇게 남자의 물건을 잘 빨 줄은 몰랐다.

아니, 엄마가 남자의 물건을 입에 넣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런 것은 경숙처럼 몸 파는 여자나 하는 짓인 줄 알았었다.

엄씨는 엄마의 머리를 두 손으로 쥐고 잔뜩 인상을 썼다.

후루룩 쩝쩝 거리며 한참동안 엄씨의 물건을 빨아대던 엄마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치마 앞을 들어올렸다.

"여보!....아무래도 못 참겠어!......나 빨리 해 줘!...."

"여기서?....이렇게 서서?"

"응!....방바닥에 눕는 건 아무래도 불안해!"

"소리 안 낼 수 있어?.....성기 들으면 어떻게 하려고?...."

"아이, 몰라!.....못 참겠는데 그럼 어떻게 해?.......여보! 어서! 응?"

성기엄마는 한 손으로 엄씨의 물건을 잡고 자신의 사타구니 사이로 끌어당겼다.

엄씨가 성기엄마의 엉덩이를 잡아 다닌 뒤 발을 들어올리고 성기엄마의 아래에다 물건을 밀어 넣었다.

"하훅!.....여보!......"

성기엄마가 엄씨의 가슴을 껴안고 엄씨에게 매달렸다.

엄씨는 성기엄마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붙들고 허리를 놀려댔다.

두 사람은 방 한가운데에 마주 붙어서서 서로 열심히 사타구니를 부딪혔다.

엄마의 숨소리가 점점 커졌다.

"하욱! 여보!...여보!......나 해!.....하우욱!....여보!....."

엄마가 엄씨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붙들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두 사람의 그런 모습을 보고 들으며 성기도 자신의 방에서 사정을 했다.

엄씨가 가버린 후에도 엄마는 다시 성기를 부르지 않았다.

성기는 자신의 방에서 뒹굴며 엄마가 엄씨의 물건을 빨던 모습을 떠올리며 물건을 세웠다.

그러면서 엄씨가 안 왔으면 자신과 엄마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를 상상했다.

엄씨가 오지 않았으면 엄마의 치마 속으로 맨 허벅다리를 주무르다가 

엄마의 보지를 만지거나 아니면 보기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엄마는 자신에게 다리를 주물러달라며 팬티를 입지 않은 것일까?

거기에다 나중에는 치마 속으로 주물러달라고까지 하지 않았던가?!

엄마가 나하고 빠구리를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일까?'

성기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자신의 물건을 주무르다가

저녁 먹으라는 엄마의 소리에 엄마의 방으로 건너갔다.

밥을 먹고 난 후에도 성기는 엄마 방에서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상을 치운 엄마도 방으로 들어와 성기와 같이 벽에 기대어 TV를 봤다.

성기는 TV를 보며 중간 중간 엄마의 눈치를 살폈지만 

엄마는 별 다른 기색 없이 TV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TV는 온통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된 뒤의 어수선한 소식들로 가득 차 있었다.

밤 뉴스까지 끝나자 엄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엄마 피곤해서 먼저 좀 누울게!......." 

장롱에서 이불을 꺼내 성기와 TV 사이에다 깔더니 엄마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성기에게 등을 돌리고 TV쪽을 향해 모로 누웠다.

이어지는 박정희 대통령 사후의 시국관련 프로그램에 성기는 관심도 없었지만

그대로 앉아 누워있는 엄마의 뒤통수와 TV화면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았다.

성기는 엄마에게 안마를 해 준다는 얘기를 꺼내볼까 어쩔까 망설였다.

그 때 누워있던 엄마가 갑자기 일어나 앉더니 셔츠를 머리 위로 벗었다.

뒤돌아 앉아 있었기에 가슴 쪽을 볼 수는 없었지만 등뒤의 브래지어 끈을 보는 것만으로도

성기는 또 아랫도리에 힘을 받았다.

엄마는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가서 이불을 들썩거리더니 다시 치마를 이불 밖으로 내던졌다.

"성기야!...너도 이제 그만 보고...... 테레비하고 불 다 끄고 건너가서 자!"

성기는 엄마의 그런 말에 조금 망설이다가 엄마가 누워있는 뒤쪽에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이불을 들치니 엄마의 하얀 등판 위로 브래지어끈이 선명했다.

그 아래로는 엄마의 엉덩이를 감싸고 있는 하얀색 팬티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 왜 이불은 들치고 그래?....바람들어 오는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크게 나무라는 기색은 아니었다.

성기는 얼른 이불 속으로 들어가 엄마의 등뒤에 붙었다. 

"왜?.....엄마하고 같이 잘려고?......"

"......그래도 돼? 엄마?..........."

"........그러면 빨리 불이나 꺼!"

성기는 얼른 일어나 불을 끄고 바지를 벗은 뒤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 

엄마의 등뒤에 더 바싹 붙었다.

성기의 물건 끝이 엄마의 엉덩이에 살짝 닿았다.

그래도 엄마는 꼼짝을 않고 가만히 있었다.

성기는 용기를 내어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아까처럼 엄마 다리 주물러줄까?.........."

"..............그러든지!............."

성기는 엄마의 뒤에 누워 한 손으로 엄마의 다리를 주물렀다.

무릎부터 시작해서 점차 위쪽으로 손을 옮겨가다가 허벅지에 이르러서는 안쪽을 주물렀다.

손이 점차 사타구니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거의 팬티 경계선에까지 이르렀다.

성기의 몸은 어느새 엄마의 등뒤에 밀착되다시피 하여

곧추선 물건이 엄마의 엉덩이를 찔러대고 있었다.

그럼에도 엄마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성기는 용기를 내어 손을 엄마의 두 다리 사이로 넣어 둔덕을 덮었다.

손바닥에 팬티 한 장 사이로 엄마의 까칠한 음모가 느껴졌다.

엄마의 두 다리가 겹쳐있어 정작 엄마의 보지는 만질 수가 없었다.

성기는 그 상태에서 엄마의 아래 둔덕을 주물렀다.

까칠한 털들과 치골을 덮고 있는 둔덕 살만이 잡혔다.

그래도 엄마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더니 갑자기 천장을 향하여 몸을 돌아누웠다.

"아이! 다리 주물러준다더니.....거기는 왜 주무르고 그래?"

말투 어디에도 성기를 나무라는 기색은 없고 오히려 나긋나긋하기까지 했다.

성기는 엄마의 그 소리에 자지가 더 꼴렸다.

그런데 돌아누운 엄마가 두 다리 사이를 벌렸다.

마치 가랑이 속으로 더 깊이 손을 넣어달라는 신호처럼 여겨졌다.

성기는 손을 더 밑으로 내려 엄마의 두 다리 사이를 거머쥐었다.

손가락 끝에 뭉클하고 엄마의 보지살이 잡혔다.

성기는 주저 없이 또 주물럭거렸다.

엄마의 두 다리가 더 벌어졌다.

성기는 더 편하게 엄마의 사타구니를 주물렀다.

엄마의 팬티에 물이 배는 듯 했다.

성기엄마의 손이 와서 가볍게 성기의 손을 잡았다.

"이제 그만 해!......그렇게 세게 주무르면 아프단 말야!....."

"....아까.... 엄씨 아저씨하고....그거 해서 그런 거 아니고?......"

"..................니 방에서 ....다 들었어?....."

"응!.........엄마가 아저씨 꺼....... 입에다 넣고.....그러다가......엄마가 해달라고 했잖아?"

"......그거까지 다 알아?......."

"응!"

".......엄마 나쁘지?........엄마가 밉지?....."

"....아니!.......잘 모르겠어!"

"엄마가......아버지 아닌 다른 사람하고 그러는데.......... 안 미워?"

"..........미운 거 보다 ........그냥 나도 엄마하고 하고 싶어!........"

"엄마하고?......엄마하고 그러고 싶어?......"

"응!...."

성기엄마가 잡고 있던 성기의 손을 자신의 팬티 속으로 넣었다.

그리고는 다리를 양쪽으로 활짝 벌리고 성기의 손바닥을 자신의 보지에 대고

자신의 손으로 성기의 손을 감싸쥔 채 천천히 둥글게 돌려댔다.

"....여기에다 넣고 싶어?....."

"응!.........엄마 여기에다 내 좇 넣고 싶어!..."

성기엄마의 손이 성기의 팬티 속으로 들어와서 잔뜩 성이 난 성기의 물건을 주물럭거렸다.

둘이는 한참동안 말없이 바쁘게 서로 상대의 아래를 주물렀다.

'성기야!....너하고 나하고 이러면 안 되는 거 알지?.......

그러니까 이 일은 절대 아버지나 다른 사람한테 비밀이야!....

장씨나 엄씨 아저씨 얘기도 그렇고........"

"아이! 엄마는?!...내가 어린앤가 뭐?"

성기엄마가 성기의 팬티를 밑으로 잡아내리더니 이어서 자신의 팬티도 벗어 버렸다.

"성기야! 올라와서 엄마 해 줘!...."

"엄마!.....아까 엄마가 엄씨 아저씨한테 해준 것처럼 해 준 다음에 하면 안 돼?"

"싫어!......지금 나 니꺼 먼저 넣고 싶어!......

한 번 하고 나서 해줄게! 응?......그러니까 먼저 이거부터 넣어 줘!"

성기는 엄마가 자신의 물건을 잡고 끌어당기는 대로 엄마의 배 위로 올라갔다.

성기엄마가 두 다리를 잔뜩 벌리고 성기의 물건을 자신의 구멍에다 맞추었다.

성기가 힘을 주자 성기의 자지가 엄마의 보지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그러기가 무섭게 엄마의 두 다리가 성기의 허벅지를 감싸 안았다.

"하우욱!....성기야!........"

"허허헉!...엄마!......"

"지난번처럼 오래 해 줄 수 있지? 응?......나 오래 해줘! 응?

통금을 알리는 싸이렌 소리를 듣고 그 후에 방범들의 호루라기 소리를 들으며

두 사람은 몇 번이고 계속해서 몸을 섞다가 잠이 들었다.

성기엄마는 성기 물건의 뛰어난 복원력에 놀라워하고 즐거워했다.

다음날 아침에도 평소보다 늦게 잠이 깬 성기엄마가 놀라서 아침을 지으려고 나가는 것을

성기가 다시 붙들어 엄마를 올라탔다.

성기는 아침을 안 먹어도 된다며 학교에 가야할 시간까지 엄마를 타고 눌렀다.

그 날 이후로 성기는 학교가 파하기 무섭게 집으로 돌아왔다.

언제 집에 사람이 찾아올지 몰라 밤이 깊기까지는 서로 조심을 했지만

밤이 깊어지면 두 사람은 한 방에서 자며 끊임없이 서로의 몸을 탐했다.

성기는 저녁에 TV를 보면서도 엄마의 치마속으로 손을 넣어 아래를 주물러댔다.

그러면 성기엄마는 누가 올지 모르니까 밤이 될 때까지 참으라고 성기를 달래곤 했지만

일단 불이 붙기 시작하면 성기엄마도 물불을 안 가리고 성기에게 달려들었다.

성기가 밤에 쉴 새 없이 달려들어도 성기엄마는 한 번도 성기를 거절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달콤한 시간은 성기아버지가 지방에서 돌아오면서 중단되었다.

성기아버지는 20일 가까이 일을 안 나가고 집에만 있었다.

성기에게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 아버지가 경숙과 만나기로 한 전 날에야 다시 일하러 지방에 내려간 것이었다.

전 날 성기는 재철과 헤어지면서 아마도 엄마 때문에 다음날 약속을 못 지킬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성기의 얘기를 다 듣고 난 뒤 경숙은 재철의 밑에서 요란하게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얘기를 듣는 동안 경숙은 몸이 달아올라 중간에 재철과 한 차례 격렬하게 

몸을 섞고 난 후였지만 경숙의 몸은 얘기를 듣는 내내 뜨거워 있었다.

"세상에!.....정말로 자기가 난 자식하고 실제로 몸을 섞는 사람도 있구나!...."

경숙은 그 생각만으로도 아래가 뜨거워 견딜 수가 없었다.

재철이 가고 난 후 경숙은 바로 집으로 오려고 했는데 여관주인이 할 얘기가 있다며

커운터가 있는 방으로 불러들여 치마를 들추는 바람에 여관주인과 어줍잖은 떡을 한 번 더 쳤다.

여관주인이 경숙의 뒤에서 박아대며 싫은 소리를 했다.

"아줌마!......아줌마 이름이 문정희지?.....

손님들한테 이름까지 가르쳐주고 올 때마다 학생들하고만 그렇게 있으면 난 어떻게 해?....

손님들이 와서 아줌마 찾는데......이건 씨발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있어야 뭐라고

대답이라도 할 거 아냐?.........그 어린애들하고 계속 그럴 거면 다른 손님들 받는 거

때려치든지!....아니면 좀 제대로 해야지!......"

그래서 학생들과 같이 있는 때라도 두 시간이 지나면 경숙을 찾는 손님이 있는 경우에는

경숙이 손님을 받기로 두 사람은 합의를 봤다.

경숙이 그 날 여관에서 집에 일찍 오려고 했던 것은 저녁 식사 약속 때문이었다.

한 달 전쯤 저녁에 그동안 코빼기도 안 보이던 창수가 나타났다.

창수 혼자만 온 것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셋이서 왔다.

여름방학이 시작될 때 미란이 창수아버지와 한 번 찾아오겠다는 인사를 했지만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일인데 이제 가을이 다 가버린 때에 느닷없이 찾아온 것이었다.

경숙이 주방에서 뒷마무리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경숙을 부르더니 가게로 나오라고 했다.

경숙이 홀로 뚫린 구멍을 통해 무슨 일인가 내다봤더니 창수네 식구가 와 있었다.

경숙은 대충 얼굴을 본 것으로 인사를 끝내려고 했는데 

남편은 굳이 경숙보고 가게로 나오라고 했다.

경숙은 주방에서 일하던 몰골로 남 앞에 나서기가 싫었다.

특히 미란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기가 싫었지만 하는 수 없이 가게로 나갔다.

골목길을 돌아나가며 뭐 대단한 사람들이 왔다고 남편이 이렇게 호들갑을 떠나 원망스러웠다.

미란의 여전히 화사한 모습에 경숙은 괜히 주눅이 들어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창수아버지라는 사람이 평소에 경수에게 신경을 써줘서 고맙다며 경숙에게 거듭 인사를 했다.

창수는 가게 한 쪽에 서 있고 네 사람이 식당 테이블에 마주 앉자

미란이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보따리를 경숙에게 내밀며 작은 성의지만 받아 달라고 했다.

경숙이 자기가 한 일이 뭐가 있냐며 극구 사양을 했지만 결국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창수아버지가 일찍 찾아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해서 미안하다는 소리를 거듭했다.

그런데 경숙은 자신을 쳐다보는 창수아버지의 시선에서 단순한 감사이외에

다른 의미가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에 드는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임을 경숙은 여자의 직감으로 알 수가 있었다.

창수아버지는 창수처럼 귀공자타입의 얼굴을 갖고 있었다.

아담한 체구나 예쁘장한 생김새나 창수의 모습은 그대로 아버지를 쏙 빼닮은 것이었다.

젊었을 때 여자 꽤나 울렸을 얼굴이었다.

경숙은 예쁜 미란을 옆에 두고도 창수아버지가 자신에게 그런 시선을 보내는 게 그리 싫지 않았다.

창수아버지는 연신 미인이라는 소리를 하며 자꾸 경숙에게 시선을 보냈다.

경숙은 얼굴이 붉어지면서도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창수아버지와 시선을 마주칠 때마다

창수아버지에게 눈웃음을 쳐댔다.

창수아버지가 갑자기 자신이 다음에 서울에 올라올 때 저녁을 사겠다고 했다.

정석이 사양을 하며 가게 때문에 시간내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자 정석과 창수아버지가 

얘기 끝에 식당이 쉬는 날에 두 부부가 같이 만나 저녁을 하기로 했다.

경숙은 다음 쉬는 날 학생들과의 약속을 생각하고 좀 마음이 불편했다.

하루 종일 즐기려했는데 바쁘게 서둘러야 된 것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렇다고 나서서 뭐라고 참견할 수도 없는 분위기라 잠자코 있었다.

그렇게 약속된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경숙이 집에 들어와 얼굴 손질을 다시 한 뒤 뒤늦게 집에 돌아온 남편과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부부가 함께 하는 외출이었다.

약속 장소인 시내 식당에서 서로를 만나자

곱게 단장을 한 경숙을 보고 창수아버지의 눈이 더욱 크게 떠졌고

미란도 새삼스레 경숙의 미모에 속으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식당에서 일할 때 경숙의 모습과는 천양지차였다.

정석과 창수아버지는 반주를 하면서 연신 즐겁게 떠들어댔고 

미란과 경숙도 남편들의 권유로 술을 조금씩 마셨다.

한껏 기분이 오른 창수아버지가 자리를 옮길 것을 제안했다.

캬바레로 가자고 했다.

정석과 경숙은 평생 캬바레 같은 곳은 가본 적이 없었다.

평소에 캬바레하면 춤바람난 사람들이나 드나드는 곳으로 생각해 왔었다.

남편이나 아내 몰래 가는 것도 아니고 같이 있는 자리라 마음에 걸릴 것도 없어

정석과 경숙도 도대체 캬바레가 어떤 곳인지 호기심이 발동되어 즐겁게 따라 나섰다.

창수아버지는 지방 사람임에도 서울의 지리를 잘 아는지 일행을 앞서서 안내했다.

캬바레는 그 입구부터가 요란뻑적지근했다.

화려한 불빛에 요란하게 들려오는 음악소리와 양복을 입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직원들까지......정석과 경숙은 안으로 들어서기 전부터 이미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들어선 캬바레 안은 정말 별천지였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실내에 무대에만 조명이 화려하게 번쩍이고 있었고 그 앞에는

귀가 시끄러울 정도의 음악소리에 맞춰 한 떼의 남녀들이 어울려 춤을 추고 있었다.

극장만큼이나 넓은 실내의 테이블 위에는 군데군데 붉은 색 등이 켜져 있어

더욱 야릇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정석과 경숙은 자리에 앉자마자 남녀가 서로 부둥켜안고 돌아가는 모습에 넋을 잃었다.

두 사람은 마치 무슨 불륜의 현장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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