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소승의 눈에는 이 구멍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샘으로 보인답니다."
설법을 펴는 데 때와 장소가 따로 있을 리 없겠지만
여자의 뒷구멍을 빨다가 여자의 사타구니에 대고 설법을 펴는 스님도 흔치 않을 일이었다.
말을 마친 무산대사가 이번에는 혀 대신 입을 대더니 입술로 경숙의 뒷구멍을 빨기 시작했다.
"하우욱! 대사님!...하우욱!.....나 어떻게 해?.....하흐흐흥!"
자지러지는 경숙을 흐뭇한 얼굴로 지켜보던 무산대사가 다시 경숙의 사타구니 사이에서 얼굴을 들더니
무릎을 꿇은 채 경숙의 한 다리를 들어 자신의 왼쪽 어깨에 걸쳤다.
경숙은 이제야 무산대사가 자신의 보지에 자지를 넣어주려나 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무산대사가 자신의 자지를 한 손으로 잡더니 자지로 경숙의 공알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하악!...하하항! 대사님!.....하악!..."
아프면서도 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의 쾌감이 몰려왔다.
무산대사는 목탁을 치듯이 자지로 경숙의 공알을 계속 내려치면서 무슨 염불같은 것을 외웠다.
"하욱! 대사님!.....정말 못 참겠어요!....빨리!...어서 빨리....
보지가...음문이 너무 뜨거워서 미치겠어요!...
대사님 내 보지에다 빨리 좀 넣어 주세요!....대사님!...빨리요!"
경숙이 무산대사를 잡으려고 상체를 일으키며 두 손으로 허우적거려도
머리카락이 없는지라 잡을 곳이 없어 무산대사의 민대가리만 하릴없이 쓰다듬었다.
"보살님이 그리 원하시니 이제 소승의 양기로
보살님의 음기를 태워드리겠습니다!"
무산대사가 경숙의 나머지 다리도 들어 다른 어깨 위에 올려놓았다.
경숙은 고개를 한껏 쳐들고 무산대사의 자지가 자신의 보지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내려다 봤다.
드디어 무산대사의 뜨듯한 좇대가리가 경숙의 보지 문에 닿았다.
"하으윽!...."
경숙이 지레 자지러지면서 무산대사의 자지가 속으로 들어올 것을 대비해 숨을 한껏 들여 마시고 기다리는데
무산대사가 집어넣을 듯 말 듯 하며 또 경숙의 애를 태웠다.
"아유, 대사님!.....제발 속 시원하게 좀 넣어줘요!......
정말 사람 애 닳아 죽겠네!......"
그러자 무산대사의 귀두가 경숙의 보지 속으로 조금 들어왔다.
경숙의 보지가 벌어지면서 경숙의 보지 입술이 대사의 귀두를 덮쳤다.
그러자 대사가 다시 자지를 뺐다.
"하응! 대사님!"
하지만 무산대사는 경숙의 안타까움은 아랑곳 하지 않고 똑 같은 짓을 계속 반복했다.
경숙은 한동안 애가 닳아서 안달을 했지만 어느덧 보지 입구를 간질여주는 무산대사의
자지에 익숙해지면서 또 다시 절정을 향해 치달렸다.
경숙이 비몽사몽간을 헤매면서 허우적거리자 무산대사가 느닷없이 단 번에
자신의 자지를 경숙의 보지 깊숙이 박아 넣었다.
"하우우욱! 대사님! 좋아! 너무 좋아!.....
너무 시원해요! 대사님!......허허허엉!.....난 몰라!....내 보지 좋아!......허허헝! 대사님!"
경숙이 울음을 터뜨리며 보지에서 물을 좔좔 쏟아냈다.
무산대사는 한 번 박아대기 시작하자 끝을 모르고 줄기차게 박아댔다.
경숙이 보지에서 물을 싸든 난리발광을 치든 상관없이 박아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입으로 연신 감탄사를 터뜨렸다.
"명기로고!.....허어! 천하의 명기로고!......"
무산대사는 자신이 사정을 할만하면 자세를 새롭게 바꾸었다.
뒷치기는 기본이요 가위치기에 십자치기......
경숙이 듣도 보도 못한 자세로 경숙의 보지를 쑤셔대고 박아대고 돌려대고 찔러댔다.
경숙은 수도 없이 절정을 맞으면서 원대로 뼈가 녹신녹신해지는 것을 느꼈다.
무산대사는 풍차돌리기로 경숙을 다시 한 번 까무러치게 만들더니
자신의 자지를 경숙의 보지에서 꺼내어 경숙의 가슴에 올라타고 앉아 경숙의 입 속에다 넣었다.
"제가 저의 양기를 보살님의 입에다 넣어드리려고 합니다.
이 양기가 보살님의 목을 타고 몸 안으로 들어가면 부족한 원기가 많이 보충이 될 것이니
하나도 흘림 없이 다 삼키시기 바랍니다."
무산대사가 경숙의 입안에다 몇 번 자지를 박아대다가 경숙의 입 속에다 사정을 했다.
첫 번째 정액이 경숙의 목구멍 깊은 곳을 때리는 사이 경숙은 자신도 모르게
무산대사의 정액을 삼켰다.
무산대사의 자지에서는 뒤이어 쉬지 않고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경숙이 미처 삼킬 시간도 없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넘쳐나는 정액이 경숙의 입술을 타고 턱으로 흘러내렸다.
무산대사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있는 대로 정액을 짜낸 뒤 경숙의 입에서 자지를 뺐다.
입안에 고여있는 정액에서 비릿한 냄새가 났다.
그래도 무산대사가 한 말이 있는지라 경숙은 억지로 정액을 목안으로 넘겼다.
경숙이 처음으로 삼키는 남자의 정액이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경숙의 젖가슴을 타고 앉은 무산대사가 경숙을 향해 합장을 했다.
옆 방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여관주인은 다시 한 번
경숙을 향해 '천하의 화냥년' 소리를 되l다.
그 해 여름,
영철의 방학은 너무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진호엄마와 장희주의 사이를 오가느라 방학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워낙 젊은 나이의 영철도 피곤함에 겨워 때와 장소를 안 가리고
틈만 나면 잠에 골아 떨어지기 일수였다.
그래도 깨어 있으면 영철은 장희주가 보고 싶었다.
단순히 장희주의 육체가 탐이 나서만이 아니라
나이 어리다고 자신을 깔보거나 함부로 대하는 법 없이
언제나 지극한 사랑으로 자신을 보듬어주는 장희주가 영철은 너무도 좋았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진호엄마도 영철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장희주와 별 차이가 없었지만
장희주에게는 진호엄마에게 없는 것이 더 있었다.
바로 천성적인 장희주의 애교였다.
거기에다 장희주는 진호엄마보다 젊었다.
때로는 남편처럼, 때로는 애인처럼 자신을 대하는 장희주와의 만남이 길어지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영철은 장희주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영철은 장희주와 있다보면 가끔씩 자신이 장희주의 남편이 된 듯한 착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러다 문득 현실을 깨달으면 영철은 이유 없이 장희주의 남편이 미워졌다.
영철은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장희주의 남편이 되고 싶었다.
장희주 또한 자신이 점점 영철에게 빠져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육체의 정염(情炎)을 따라 불장난처럼 시작된 일인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영철이 좋아졌다.
아이들과 잘 놀아 주고, 집안 일도 거들어주는가 하면
무엇이든지 자신을 도와주려고 애쓰는 영철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도 고마웠다.
거기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보채는 법 없이 장희주가 하던 일을 마칠 때까지
옆에서 묵묵히 자신을 지켜보는 영철 앞에서 장희주는 자신이 다시 여자로 새롭게 태어나는 느낌이었다.
자신을 쳐다보는 영철의 눈길에 사랑이 그득함을 보면서 영철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았다.
전에는 몰라도 지금의 남편에게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눈길이었다.
그런 영철의 눈길을 느낄 때마다 장희주는 몸이 뜨거워졌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면 결국 장희주가 먼저 견딜 수 없어 애들을 한 쪽으로 몰아놓고는
영철의 손을 끌고 방으로 들어가 자신이 먼저 영철에게 매달렸다.
그런 때 영철의 입술은 얼마나 달콤한지!......
남편은 휴가에서 돌아온 후에도 단 한 번도 장희주를 품어준 적이 없었다.
전 같았으면 장희주가 먼저 은근히 애교를 부리며 달라붙기라도 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도 없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세상모르고 누워 자는 남편 옆에서 장희주는 낮에 영철과 몸을 섞던 일을 생각하며
어딘가에 말라있을 자신과 영철이 흘린 정액의 흔적 위에서 행복하게 잠에 빠져들었다.
장희주는 요즘 들어 자신이 남자를 밝히는 음탕한 여자처럼 느껴졌다.
전에는 남편과 일주일에 한 번, 보름에 한 번을 해도 그냥 그런 대로 견딜 만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영철이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찾아오는데도 때때로 그 시간이 끝도 없이 길게 느껴졌다.
원래 자신에게 그런 욕구가 있었는데 모르고 지내온 것인지 아니면 영철을 만나면서 자신이
변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예전과 달라진 것만은 틀림없었다.
영철이 자신에게 주는 육체적 만족은 남편과 결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영철의 밑에서 보지물을 흘리고 또 흘려도 자신의 샘은 마를 줄을 몰랐다.
그런 장희주를 영철은 그동안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장희주는 남편보다 영철이 더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나이로 친다면 동생도 아니고 조카뻘이나 될 영철인데도 말이다.
영철의 품에 안겨있노라면 모든 것을 다 내팽개치고 영철과 어디로 단 둘이
도망가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곤 했다.
나이 어린 영철 때문에 평소 자신의 생명보다 귀하게 생각되던 아이들조차도
다 부질없이 생각되는 것을 보면서 장희주는 스스로 깜짝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장희주는 새로운 고민이 하나 생겼다.
'과연 여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하는......
아울러 또 다른 작은 걱정거리는 혹시라도 큰애가 남편한테 영철이 낮에 왔다간 얘기를
꺼내면 어떻게 하나 하는 것이었는데, 우선은 그냥 먼 친척 동생이 방학 동안에 서울에
올라와 있으면서 집에 놀러온 것으로 둘러댈 요량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영철과 장희주의 사랑이 깊어 가면서 여름방학이 거의 끝날 즈음,
진호엄마와 영철의 관계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어느 날부터 진호엄마가 좀 과격하거나 과다하다 싶은 섹스를 피하기 시작했다.
영철은 영문을 몰라 무슨 일인지 답답해했는데
얼마 후에 진호엄마가 임신을 했다고 말해줬다.
그러고 보니 진호엄마의 배가 많이 볼록해져 보였다.
잘못하면 애가 떨어질 수도 있기에 조심을 해야 한다며
영철이 보고도 애 날 때까지는 밤에 너무 자주 오지 말라고 했다.
한참 장주희에게 빠져 있던 영철은 오히려 짐을 벗은 듯한 홀가분함에
조금도 서운한 마음 없이 선선히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혹시 자기가 진호엄마를 임신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철은 그 생각을 하니 정신이 번쩍 났다.
혹시 장희주라면 몰라도 진호엄마가 애를 낳고 자신의 애라고 책임지라면 어떻게 하나
여간 걱정이 되는 게 아니었다.
그 밤에 영철은 진호엄마에게 달려가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물어봤다.
"왜? 걱정 돼? 호호호호!........
걱정 마! 영철이 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니까!"
영철은 속으로 '휴우!'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호엄마가 그런 영철을 향해 알 듯 말 듯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실 진호엄마의 배속에 있는 아이는 영철의 애였다.
진호엄마는 처음 임신이 된 것을 알고는 한동안 고민을 했다.
그 때가 영철이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 갔을 때였다.
자신은 머리가 깨져라 혼자 고민을 하고 있는데, 영철이 바닷가에 놀러갔다 온 후에도
한동안 코빼기도 안 비치자 마음 속으로 영철이 여간 섭섭한 게 아니었었다.
그러다 영철과 가게에서 만나 섭섭한 마음을 풀긴 했지만 결국 일의 뒤처리는
자신이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마음 속으로 중절 수술을 하기로 결심을 하고 있었다.
가게를 닫아 놓을 수가 없어 며칠 미루는 사이에 어느 날 남편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은 의외로 뛸 듯이 좋아하며 절대로 애를 낳아야 한다고 우겼다.
진호아버지도 진호 하나만 있는 게 나이가 들수록 허전하던 터였는데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자식 하나가 더 생긴다고 생각하니 괜히 신이 나서
가만히 있어도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것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진호엄마가 곰곰이 날짜를 따져보니 임신한 날과 진호아버지와 관계를 갖은 날짜와 크게 차이가 나질 않았다.
그러자 남편 이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영철의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애를 낳았을 때 진호아버지와 너무 딴 판으로 생겼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긴 했지만
영철과의 관계를 꿈에도 모르는 진호아버지가 영철을 의심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행여 진호아버지가 의심하는 일이 없도록 영철과의 관계를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에
영철에게 자주 오지 말라는 말을 하게 된 것이었다.
영철에게 사실대로 예기를 해줄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그래봐야 괜히 영철에게 마음의
짐만 줄 것 같아 자신과 태어나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그 일은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죽을 때까지 마음 속에 묻어둘 결심을 했다.
영철은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다니면서부터는 거의 매일 장희주의 집에 들렸다.
그러다 보니 장희주는 동네사람 눈도 걱정이 되고 행여 아이들 입을 통해 남편 귀에라도
들어갈까 걱정이 되어 영철을 아예 자신에게 과외 받는 학생으로 만들어 버렸다.
남편에게도 아는 사람의 부탁으로 고등학생에게 영어와 수학 과외를 하게 되었다고 했더니
남편은 과외비나 많이 받으라는 소리만 하고는 별 말이 없었다.
남의 눈이 무서워 시작한 거짓말이었는데 막상 그렇게 해 놓고 보니 여간 편리한 게 아니었다.
큰 아이에게도 엄마가 오빠 공부 가르치는 동안에는 절대 방해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줘서
동생 데리고 다른 방에서 놀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안방 문을 꼭 걸어 잠근 채 둘 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방안에는 형식적으로 앉은뱅이 책상에 교과서를 펼쳐 놓고 둘은 방 한편에 깔아놓은 이불 위에서 뒹굴었다.
그래도 옷을 모두 벗는 것은 아무래도 겁이 나서
장희주는 브래지어와 팬티는 모두 벗어버리고 치마에다 티나 블라우스를 입은 채
영철과 관계를 맺었다.
장희주가 달거리를 하는 동안에도 영철은 장희주와 하고 싶다고 우겼으나
그런 날에는 장희주가 영철의 자지를 빨아주는 것으로 영철을 달랬다.
그렇게 남의 눈을 속여가며 달콤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영철이 학교를 파하고 장희주의 집에 들렀더니 대문을 열기도 전에 안에서 소리가 시끌벅적했다.
영철은 무슨 일인가 하여 대문을 빼꼼히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더니 마루에 웬 사람들이 그득했다.
영철이 들어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이 안 서서 대문에서 쭈뼛쭈뼛하고 있는데
"학생, 누구 찾아 왔어?" 하는 소리가 들렸다.
영철이 미처 뭐라고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해 우물쭈물하고 있는 사이
"어! 영철이 왔니?....괜찮아! 어서 들어 와!" 하는 장희주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나는 쪽을 보니 장희주가 목을 길게 빼고 영철에게 오라는 손짓을 했다.
영철이 마루까지 걸어가는 사이 마루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영철을 향했다.
영철은 부끄러워 얼굴도 제대로 못 들고 마루 위로 올라가
장희주가 손을 잡고 이끄는 대로 장희주의 옆자리에 앉았다.
영철이 앉으면서 보니 상위에는 음식이 차려져있었고 술도 있었다.
"누구야?"
누군가가 장희주에게 영철의 정체를 물어봤다.
"응! 우리 먼 친척 동생인데... 내가 요새 과외 가르치는 학생이에요!"
그제야 조용해졌던 자리가 다시 시끄러워졌다.
그런데 느닷없이 누군가가 영철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 누나 생일인데 선물 뭐 사왔어?"
그 소리에 영철은 고개를 돌려 장희주를 쳐다보았다.
"오늘이.... 누나 생일이야?"
"응!"
"그러면 왜 나한테 얘기 안 해줬어?"
"그게 뭐 자랑이라고 얘기를 해? 그냥 오늘 이렇게 알았으면 됐지!"
술을 마셨는지 장희주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영철이 장희주에게 섭섭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데 처음 선물 얘기를 꺼낸 여자가 옆에서 또 끼어 들었다.
"뭐야? 누나 생일인데 선물도 없이 빈손으로 온 거야?.....
이거 아주 나쁜 동생이네!"
영철은 그제야 그 말을 하는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보았다.
나이는 장희주보다 더 많아 보이는데 입술도 새빨갛게 칠하고 화장도 진하게 한 얼굴이
상당히 야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오늘이 누나 생일인줄 몰라서 선물을 못 샀어요!"
영철은 공연히 미안해져서 귀 끝까지 얼굴이 빨개져서 변명을 했다.
"아이구! 그 소리했다고 저 얼굴 빨개지는 것 봐!......호호호호!
학생! 내가 농담으로 한 거니까 신경 쓰지마! 알았지?...호호호!
자! 그 대신 내가 술 한 잔 줄 테니까 마셔야 돼!"
말과 함께 여자가 자신의 잔에다 술을 따라 영철에게 건넸다.
그러자 장희주와 다른 사람들이 학생에게 무슨 술을 권하느냐며 말렸지만
그 여자는 막무가내였다.
"아, 누나 생일에 동생이 축하하는 의미에서 술 한 잔 마시는데 그게 뭐 어때?
학생도 술 마실 줄 알지?
얼른 마시고 누나한테도 한 잔 권해 봐! 응? 어서!"
한 쪽에선 권하고 다른 한 쪽에선 말리는 바람에 영철이 어떻게 할 줄을 모르고 있는데
옆에서 "왜 어린애한테 자꾸 술을 마시라고 그래? 학생이 무슨 술을 마실 줄 안다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영철은 그 소리에 갑자기 기분이 상했다.
나름대로는 다 컸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자신을 어린애 취급하는 게 기분이 나빴다.
영철은 단 숨에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입 속으로 들이부었다.
속이 찌르르했다.
"어린애는 누가 어린애라고 그래?
언니! 요새 고등학생 치고 술 못 마시는 학생이 어디 있는 줄 알아?
하여튼 저 언니는 구식이라니까!"
영철이 단 숨에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야한 얼굴의 여자는 의기양양해져서
큰 소리를 치며 영철에게 안주까지 집어주었다.
영철이 장희주에게 잔을 권하고 다시 그 잔이 영철에게 돌아왔다가
원래 술잔 주인에게로 되돌아가고......
그러는 사이에 좌중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건배를 부르짖으며 술을 마셨다.
영철은 그제야 좌중을 둘러볼 수가 있었다.
열 명 가까이 되는 사람이 모두 여자였다.
개중에는 장희주 또래의 여자도 있었지만 대개가 장희주 보다는 나이가 많은 듯 했다.
서로 언니니 누구 엄마니 불러대면서 술기운에 수다를 떨어대는 통에 영철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잔치의 주인공인 장희주는 권하는 술을 많이 받아 마셔서 많이 취해 보였다.
영철도 묵묵히 여자들이 수다떠는 소리를 들으며 술잔이 오는 대로 받다보니 취기를 느꼈다.
여자들 몇 만 모이면 상위의 접시가 엎치락뒤치락 한다는 옛말대로
여자들의 수다는 끝도 없이 요란했다.
그러다가 누가 먼저 꺼냈는지 화제가 남편 얘기로 돌더니
잘 해주니 못 해주니 소리에 이어 급기야는 밤일 얘기까지 나왔다.
그러자 여자들은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한 사람이 무슨 말을 꺼낼 때마다 박수를 치며 박장대소를 하곤 했다.
영철은 얼굴을 들고 있기가 민망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러자 좀 전에 영철을 어린애 취급하던 여자가 또 나섰다.
영철이 보기에 그 자리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여자였다.
"으이그! 주책들이야! 정말!......어린애 옆에 두고 못하는 소리들이 없네!
아! 이제 그만들 해!"
그러자 여자들이 저 언니가 혼자 사니까 괜히 남자 얘기만 나오면 화를 낸다고 깔깔대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