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버스 안에서 남학생이 자신의 몸에다 대고 이상한 짓을 했을 때도
마음은 불쾌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래가 젖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경숙이 머리로 아무리 남자를 잊으려고 노력을 했어도
경숙의 몸은 남자를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경숙은 다시 나한철이나 안씨 후배에게 연락하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은 자식들에게 떳떳한 엄마의 모습을 되찾는 게 훨씬 중요한 일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경숙은 심란하면서도 허전한 마음으로 다시 자리에 누웠다.
경숙의 손이 저절로 사타구니 사이로 들어갔다.
다음 날부터 경숙은 꿈의 후유증에 시달렸다.
자꾸 꿈에서 아들과 몸을 섞던 일이 생각이 나는 것이다.
경숙이 아무리 머리를 흔들어가며 잊으려해도 시도 때도 없이 꿈속의 일이 떠올랐다.
그럴때면 거의 꼭 이라고 할 만큼 자신이 보았던 영철의 흉물스러운 양물의 모습도
같이 뒤따랐다.
'진호엄마는 영철이와 하면서 기분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망측스런 기분이 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고역은 아침에 영철을 깨울 때였다.
영철을 부를 때마다 사타구니에 분기탱천한 물건을 세우고 자는
영철의 모습이 자꾸 연상이 되었다.
'세상에 이런 생각하며 자식 깨우는 엄마가 나말고 또 있을까?' 생각하니
자신이 정말 나쁜 엄마처럼 여겨졌다.
아침부터 이 모양이니 경숙은 하루 종일 기분도 엉망이고
아래도 엉망이었다.
그렇다고 점점 사이가 멀게만 느껴지는 남편에게 그 짓을 구걸하고 싶지는 않았다.
가끔 남편이 없는 사이에 자위를 해보기도 하지만
여러 남자를 겪어 본 경숙의 몸이 그것으로 만족될 리가 없었다.
같이 일하는 안씨의 바지 가랑이를 힐끔 훔쳐보기도 했지만
그건 안될 일이었다.
안씨하고 하느니 차라리 나한철이나 안씨 후배가 났겠지만
그들은 이미 잊어버리기로 한 사람들이 아닌가?
경숙은 이대로 가다가는 자신이 미쳐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
경숙은 아이들의 아침을 준비하다 말고 영철을 깨우러 영철의 방으로 갔다.
지난 번 일 이후로 아침에 영철을 깨우러 영철의 방까지 온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영철이를 깨워야지!' 하는 생각이 머리에 들자 경숙의 발걸음은
자연적으로 영철의 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순간 마음 한 구석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너 지금 아들 물건을 다시 보고 싶어서 아들 방으로 가는 거지?'
"아니야! 아니야!"
경숙은 누가 들으라는 듯이 소리를 내며 머리를 좌우로 강하게 흔들었다.
그렇지만 영철의 방문 앞에 다다랐을 때
경숙은 소리쳐 영철을 부르는 대신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고는 머리부터 디밀었다.
영철은 여전히 이불을 걷어 차내고 자고 있었지만
지난 번처럼 물건이 팬티 밖으로 나와있지는 않았다.
경숙은 까닭 모를 실망감에 쌓인 채 영철의 사타구니를 쳐다 보았다.
팬티의 앞이 불룩 올라와 있는 게 영철의 물건이 팬티 속에서도 성을 내고 있는 듯 했다.
"영철아!......영철아!"
도저히 자는 사람 깨우려는 목소리라고 할 수 없는 조그만 소리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경숙은 자신도 모르게 신발을 벗고 영철의 방으로 들어갔다.
영철은 여전히 세상 모르고 자는 것처럼 보였다.
"왠 이불을 이렇게 걷어차고 자는 거야?"
혼자말처럼 중얼거리면서 이불을 들어 영철의 몸을 덮어주려는 시늉만 하며
경숙은 소위 텐트 친 모양으로 높이 솟아있는 영철의 팬티 가운데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러다가 무엇에 홀린 듯 경숙은 이불을 다시 내려놓고
아들의 다리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팬티의 가장 볼록한 부분에 손바닥을 가만히 올려 놓아 봤다.
딱딱했다.
경숙은 영철의 기색을 한 번 살핀 다음 두 손으로 삼각팬티의 겹쳐진 부분을 헤쳤다.
먼저 위의 것을 제쳐 한 손으로 붙잡고 밑의 것을 제끼려는데
밑에서 영철의 양물이 기운차게 떠받치고 있는 통에 생각만큼 쉽게 헤쳐지지가 않았다.
두 천의 사이로 무성한 영철의 터럭들이 보였다.
조심조심 밑의 천을 들어올려 간신히 영철의 양물 귀두 위로 천을 넘겼다.
쑤욱! 하고 팬티의 갈라진 사이로 영철의 물건이 올라왔다.
가까이서 보니 더 괴물같았다.
경숙의 아래가 찔끔했다.
경숙은 팬티 천을 조심스럽게 내려 놓고는
그 사마귀같이 우툴두툴한 것을 손가락으로 만져봤다.
예상과는 달리 그렇게 딱딱하지는 않았다.
경숙은 영철의 양물을 요리조리 살피다가 자신도 모르게
귀두부터 뿌리까지 손으로 쓰다듬었다.
따듯하면서도 힘이 넘쳤다.
손이 다시 뿌리에서 귀두로 쓸어 올라오자 영철의 귀두 갈라진 틈에
투명한 물이 조금 맺혔다.
그 때 영철이 "으음!" 하고 잠결의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였다.
경숙은 깜짝놀라 얼른 손을 놓고 일어섰다.
영철은 몸을 한 번 뒤척였을 뿐 아직도 자는 듯이 보였다.
얼른 방에서 나와야겠다는 생각과 영철의 물건을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으로
경숙은 순간 고민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영철의 물건을 다시 팬티속으로 집어넣기는 틀려 보였다.
경숙은 발뒤꿈치를 들고 조용히 다시 영철의 방을 나왔다.
영철의 방문을 다시 닫은 후에야 경숙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숙이 다시 부엌으로 돌아오는데 가슴이 벌렁거리며 몸과 마음이 다 싱숭생숭했다.
그러나 영철이 아침을 먹는 모습을 보며 경숙은 자신이 아침에 한 일이 얼마나
무모하고 미친 짓이었나를 생각하고 후회했다.
경숙은 결코 아들과 뭐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꿈에서는 비록 그런 일이 있었어도 실제로 아들과 살을 섞는다는 것은
절대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했다.
'어떻게 자기가 낳은 자식과.......!'
어떤 경우라도 말이 안되는 소리였다.
그런데 오늘 아침 경숙은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어
정신나간 여자처럼 영철의 방에 들어갔었다.
만일 그 때 영철이 깨어났다면 자신은 어떤 꼴이 되었을까?
상상만해도 아찔했다.
자신에게 또 다시 욕을 퍼붓고 경멸의 눈초리를 던지던,
아니면 다른 어떤 행동을 했더라도........
그동안 자신의 노력은 다 헛수고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무엇 때문에 자신이 안씨 후배도 잊고 나한철도 잊었는데........!
경숙은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거듭 마음 속으로 다짐을 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경숙이 딸 현희가 벗어놓은 교복치마를 손질하다 보니
치마 뒤편에 이상한 얼룩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아니 넌! 중학교 3학년이나 된 애가 치마가 이게 뭐니?
맨날 거울이나 보고 멋이나 부리면 뭘 해?
여자가 옷을 깨끗이 입고 다녀야지!"
"....엄만!....아무것도 모르면서....."
현희가 입을 삐죽거렸다.
"모르긴 뭘 몰라!
이 치마 꼴이 눈에 안 보여?"
"그게 뭐 내가 그런 건가?
...엄마도 아침에 버스 타고 다녀 봐!"
경숙이 무슨 소린가 하여 되물으니
현희가 어렵게 입을 열어 띄엄띄엄 설명을 하는 데 남자들이 뒤에서
비벼대서 그렇다는 것이다.
"아니? 그렇다고 이런 얼룩이 생겨?"
"...엄마는 정말!.....
남자들이 허연 거 묻혀 놓으니까 그렇지!"
경숙은 입이 딱 벌어졌다.
"저런!...나쁜 놈들 같으니!"
자신도 얼마 전 버스안에서 경험을 해 보았지만 그 정도인줄은 몰랐다.
"아니 남자들이 그러면 소리라도 질러야지!"
"엄마는 ......창피하게 어떻게 소리를 쳐?
그리고...뭐라고 소리를 쳐?"
하긴 자신도 나이 어린 학생한테 꼼짝 못하고 당하지 않았던가!
"그래도 그렇지!
남자들이 이런 거 묻혀 놓을 때까지 가만있었단 말야?"
"그럼 어떻게 해?
학교가지 말고 버스에서 내려?
......그래서 어떤 애들은 엄마가 택시 태워서 보내 준 단 말야!"
"학생이 무슨 택시를 타고 학교를 가?"
언짢은 마음에 버럭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엄마된 입장에서 그대로 내버려 둘 수만도 없는 일이었다.
"엄마가 내일부터 학교 데려다 줄까?"
"아이 엄마는....! 내가 뭐 어린애야?"
"그게 아니고!........."
현희가 별로 달가워하지도 않는데다, 생각해 보니 자신이 딸과 같이 버스를 탄다고 해서
별 뾰족한 수가 있을 것 같지도 않아 경숙은 말꼬리를 흐렸다.
경숙은 딸의 애기를 듣다 무심결에 내뱉은 말이었는데
말을 꺼내 놓고 나자 꼭 그렇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점점 강하게 들었다.
그런 경숙의 머리 속엔 남학생들 틈바구니에 끼어
짓이겨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그려졌다.
경숙은 절대 그런 이유에서가 아니라 오직 딸을 위해서라고 내심으로 부정했지만
경숙은 자신의 몸에 가벼운 전율이 훑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경숙이 잠시 이런 생각들로 입을 다물고 있자
현희는 자신이 엄마를 너무 면박을 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입을 열었다.
"나야 뭐! 엄마랑 같이 학교에 가면 좋기는 하지만.........
엄마가 너무 힘들까봐 그러지!"
"...그거야 뭐.......며칠 다녀보다가 정 힘들면 그 때가서 다시
생각해 보고......응? 현희야?"
경숙의 목소리가 가볍게 떨리고 들떠 있었다.
아직도 머리 속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남학생들의 모습 속에
갑자기 아들인 영철의 모습도 보였다.
봄인가?
아들인가?
지금 경숙을 흔들고 있는 것은..........
다음 날 아침.
막상 현희와 집을 나서려니 또 괜한 짓을 하는 것이 아닌가 후회가 되기도 했다.
정류장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고 학생들만 몇 명 있었다.
이윽고 현희가 탈 버스가 왔는 데 이미 만원이었다.
운전기사가 버스 안에 타고 있는 승객들에게 안으로 들어가라고 몇 번을 소리친 후에야
현희를 앞세워 버스에 겨우 올라탈 수 있었다.
처음에는 버스 계단 올라가는 입구에 매달리다시피 서 있다가
정류장마다 사람들이 새로 타는 바람에 둘은 안으로 밀려들어갔다.
그런데 그 때부터는 현희고 뭐고 신경쓸 겨를도 없이
경숙 자신이 넘어지지 않고 서있는 게 우선이었다.
사람들 틈에 꽉 끼어있는 경숙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쏠릴 때마다
이 사람 저 사람과 부딪히면서 손도 닿고 엉덩이도 닿고 다리가 끼이기도 했지만
그것은 경숙의 마음 한 구석에 기대하고 있었던 작은 낭만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의도적으로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인지
사람이 많아 어쩔 수 없이 그리된 것인지 경숙은 분간할 여력도 없었다.
학교 앞 정류장에서 현희와 헤어져 돌아오면서
이 지옥같은 버스를 아침마다 탈 생각을 하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현희에게 별 도움이 안 되는 줄 깨달았지만
그래도 급할 때 자신이라도 곁에 있는 게 나을 거라고 스스로 위안을 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영철이 경숙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일어났다.
진호아버지와의 사건 이후로
거의 경숙에게 말을 거는 법도 없고
어쩌다 경숙이 묻는 말에도 퉁명스러운 대답으로 일관해 오던 영철이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엄마!" 소리를 자주하며
경숙에게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경숙의 주위에서 얼쩡대는 빈도가 잦아졌다.
경숙으로서는 반갑고도 고마운 일이었다.
그 간에 자신이 근신하며 기울인 노력이 빛을 보는 것 같아 기뻤다.
경숙도 이전보다 더욱 다정하게 영철을 대해 주었다.
영철의 또 다른 변화는.......
아침에 깨우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불러가지고는 아예 일어날 기미도 없고
경숙이 영철의 방문을 몇 번씩 두드려야 겨우 대답을 했다.
경숙은 영철이 아무리 안 일어나도 방문을 열지는 않았다.
먼저와 같은 일이 또 일어날까 봐 경숙은 은근히 마음 속으로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시간이 지나면 이력이 나는 모양이다.
이제 경숙은 현희와 학교까지 동행하는 일에 많이 익숙해졌다.
만원버스 안에서 버티는 일에도 요령이 생겼고
r빽한 사람들 틈에서도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다.
아침마다 버스 정류장에서 보게되는 학생들의 얼굴도 낯이 익어졌다
그 중에는 현희와 같은 버스를 타는 학생들이 몇 있었는데
특히 고등학교 2학년인 한 남학생의 얼굴이 눈에 많이 익었다.
언젠가 경숙이 버스 안에서 자신의 등뒤에 서있던 그 남학생의 발을 밟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학생의 얼굴이 유난히 앳되어 보이고
미소년처럼 예쁘장하게 생겨 눈에 금방 띄는 이유도 있었다.
경숙이 학생의 발을 밟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을 때
괜찮다고 대답하는 학생의 말투에 약간의 지방 사투리 억양이 섞여 있었다.
그 일이 있은 후 학생은 아침에 경숙을 보면 소리내어 인사는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인사를 보냈다.
경숙도 밝은 미소로 그 인사에 답을 해주었다.
그러면 얼굴이 발그레지는 학생의 모습이 참 귀여웠다.
학생의 가슴에는 '조창수' 라는 이름표가 달려있었다.
매일 같이 버스를 같이 타다가 경숙은 어느 날
이 창수라는 학생이 언제나 자신의 바로 뒤에서 버스에 올라타고
버스 안에서도 자신의 곁이나 뒤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얘가 혹시....?"
경숙은 그 때부터 창수라는 학생의 행동을 눈여겨 봤다.
그 날은 창수가 경숙의 뒤에 서 있었다.
얼마쯤 가다가 경숙은 문득 남자의 손등이 자신의 오른 쪽 허벅지에 닿아있는
느낌을 받았다.
종아리에 학생의 가방이 걸리는 것으로 보아 가방을 들고 있는 손 같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더니 이번에는 가방을 왼 손으로 옮겨 잡으면서
이 번에는 왼 쪽 허벅지에 또 손등이 닿았다.
경숙은 딱히 무어라고 판단이 안 섰다.
고의적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경숙이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창수는 몇 번 더 가방 잡은 손을 바꾸었지만
그 이상의 다른 일은 없었다.
다음 날 역시 어제처럼 창수의 손등이 경숙의 허벅지에 닿았다.
조금있더니 그 손등에 힘이 들어가면서 이제는 단순히 닿아 있는 게 아니라
경숙의 허벅지를 지긋이 눌러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경숙은 그제야 창수의 행동이 의도적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갑자기 아래가 움찔거리고 가랑이 사이가 가려웠다.
"이 어린 학생이 나를 여자로 보고 있구나!"
이상하게도 그다지 싫지 않은 기분이었다.
경숙은 창수가 하는대로 그냥 내버려뒀다.
창수의 손등이 허벅지를 타고 위 아래로 슬금슬금 움직였다.
그래도 감히 엉덩이까지는 올라올 생각을 못하는 듯 했다.
그 날은 또 그렇게 지나갔다.
다음 날 아침 버스 정류장에서 경숙은 일부러 창수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현희가 옆에서 재잘대는 소리를 건성으로 들으며
옆 눈으로 살피니 창수는 연신 힐끔거리며 경숙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경숙은 난생 처음으로 어떤 남자가 자신의 손안에 들어 온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여러 남자를 겪었어도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진 일은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하에서 남자들에게 끌려가다시피 하며
휘둘림을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날은 버스 안에서 창수가 경숙과 거리를 둔 채 따로 서 있었다.
경숙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버스 안을 두리번거리는 척하며 창수를 바라보다
역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창수의 눈과 마주쳤다.
그 눈에는 왠지 안타까움이 가득해 보였다.
경숙은 갑자기 마음이 아팠다.
자신이 아침에 눈길 한 번 안준 것이 창수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버스 안에서 경숙에게 한 짓 때문에 경숙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창수 자신은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경숙이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내내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창수의 뜨거운 시선에 경숙은 몸과 마음이 모두 뜨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