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화 (3/161)

다음날 새벽,

정석은 아직도 잠에 떨어져 있는 경숙을 남겨두고 가게로 나왔다.

벽에다 거울을 대보고 주방으로 통하는 구멍과 카운터가 다 거울에 비치는 지점을 찾아

못을 박고 거울을 달았다.

카운터에 앉아 거울을 바라보니 

그런대로 원하는 각도가 나왔다.

아침에 경숙이 먼저 주방에 나왔다.

정석이 거울을 통해 보니 주방에 있는 아내의 허리에서부터 목 정도까지가 거울에 비쳐 보였다.

미스터 리가 출근하고 난 뒤 정석은 아침내내 카운터에 앉아 틈있을 때마다 거울을 쳐다보았으나 

별 달리 이상한 점을 찾아내진 못했다.

점심 손님이 오면서 한참 바빴다가 점심시간이 지나자 잠시 가게가 한가해졌다.

정석은 마음 속에 집히는 게 있어 밖으로 나와 가게 앞에서 왔다갔다 하다가

살며시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가 카운터에 앉았다.

처음에는 거울에 비치는 장면이 무슨 모습인지 판단이 안 되었다.

거울 속에는 경숙의 샤츠와 치마 허리 부분만 조금 보이는데 아마 아내의 뒷 모습인 듯 했다.

그런데 아내의 등 뒤로 손 하나가 왔가갔다 하는 것이었다.

눈이 뚤어져라 거울을 보며 추측을 하던 끝에 그 손의 주인은 미스터 리이고

미스터 리가 지금 자진의 아내를 안고 등 뒤를 쓰다듬고 있는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면 보이지 않는 위의 두 얼굴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거기까지 생각하던 정석은 갑자기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이런 씨발 것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주방으로 달려 가려다가

공연한 소란을 피웠다가 두 사람이 아니라고 우기면 자신만 웃기는 꼴을 당할 것 같아

다시 자리에 앉았다.

다시 거울을 보고 있는 데 경숙의 등을 붙들고 있던 미스터 리의 손이 밑으로 사라지더니 

경숙의 허리 치마부분이 조금 위로 부풀려 들려 올려지는 것 같았다.

상식적으로 치마가 허리에서부터 밑으로 그냥 죽 늘어뜨려져야 맞는데...

미스터 리의 팔을 보니 밑에서 뭔가 쓰다듬고 있는 듯 했다.

'그럼?!... 지금 저 새끼가 마누라 치마 밑으로 손을 넣고 엉덩이를 주무르고 있다는 거야?!'

정석의 눈 앞이 노래지며 갑자기 현기증이 났다.

미스터 리의 손은 좀체로 위로 올라올 기색이 안 보였다.

그리고 거울 속 아내의 엉덩이가 흔들 거리기 시작했다.

'저 새끼가 저렇게 자기 엉덩이를 주물러 대는데

마누라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며 엉덩이까지 흔들어 대고 있는 것일까?

마누라는 지금 흥분해 있는 것일까?

그런 마누라의 표정은 어떤 모습일까?.....................'

쉴 새 없이 떠오르는 질문들 속에 정석은 자신의 물건이

벌떡 서 있는 걸 발견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좀 흥분해 있는 것 같았다.

대신에 조금 전까지 불같이 타오르던 분노와 배신감, 질투심

이런 것들은 뒤로 한발 물러선 느낌이었다.

드디어 미스터 리의 손이 위로 올라 오는가 싶더니 

경숙의 몸 앞쪽으로 사라지고는 팔꿈치만 보였다.

그런데 눈여겨 보니까 경숙의 샤츠 뒤가 주름이 진 채 

허리에서 빠져나와 위로 들려져 있다.

정석이 거울 속의 동작에 익숙해지면서 이젠 금방금방 추측이 되었다.

미스터 리가 아내의 젖을 만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팔목이 안 움직이는 걸 보면 혹 젖을 빨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석은 좆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분노보다는 당장 딸딸이라도 한 번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정석은 더 이상 참고 볼 수가 없어 크게 헛기침을 한 번 했다.

거울 속 미스터 리의 손이 후다닥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경숙의 뒤로 돌아서면서 급하게 브래지어를 내리고 샤츠를 치마속으로 끌어 넣는 모습이 보였다.

갑자기 정석은 그런 경숙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영철엄마!"

"네~~!'

경숙의 목소리가 탁하면서도 약간은 갈라져 있었다.

구멍 사이로 경숙이 얼굴을 내미는데

얼굴은 붉게 홍조를 띠고 있었고 머리마저 부스스해 보였다.

'아! 저 얼굴 뒤에 그런 음탕함이 숨어져 있었구나!.....

지금 나를 쳐다보고 있는 저 마누라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들어 있을까?

하다만 아쉬움일까? 흥을 깬 나에 대한 원망일까?

아니면 근질거리는 보지의 느낌을 참고 있는 것일까?

그 보지에는 미스터 리의 좆이 들어갔었을까?

아니면 손이라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과 의문에 정석이 멍한 얼굴로 경숙을 쳐다보자

불러 놓고 아무 말없는 남편을 이상하다는 듯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경숙이 "나 왜 불렀어요?" 한다.

딴 생각을 하고 있던 터라 정석은 갑자기 당황되어 할 말이 생각이 안났다.

"그냥! 보고 싶어서....!"

"허이 참! 싱겁기는...."

그제서야 굳었던 경숙의 얼굴이 풀어지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낮에 술 마셨어요? 생전 안하던 소리를 다하고 그러네?!..........."

그리고는 구멍에서 머리를 빼고는 허리를 펴더니

다시 미스터 리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정석은 다시 또 거울을 쳐다보고 있을 용기가 안났다.

카운터에서 일어나 가게 밖으로 나왔다.

왜 그렇게 하늘이 파랗고 길거리의 가로수는 푸르른지....

정석은 아내의 말대로 낮 술이라도 한 잔 하고 싶었다.

그런데도 왜 정석의 물건은 아직도 죽을 줄 모르고 고개를 쳐들고 있는 것일까?

정석은 자신이 혹시 변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정석은 그 날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정도였다.

주문을 받으면서 음식을 나르면서 빈그릇을 치우면서....

아까 전 거울로 본 그 장면들이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특히 자기 아내가 두 손으로 브래지어를 끌어 내리던 모습이 

어찌나 자극적으로 기억되던지 그 생각을 할 때마다 정석의 아랫도리가 빳빳해졌다. 

잠깐 사이에 보였던 그 풍만한 젖가슴은 그동안 정석 혼자만의 것이었는데 

이제 미스터 리도 그 젖을 만지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 질투심은 물론 흥분도 동시에 느껴졌다.

'그 동안 나하고의 밤일이 그토록 불만이었나?.........'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할 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다 까발리고 오늘 저녁이라도 둘을 불러놓고 담판을 져?

아니면.... 일단 미스터 리부터 내보내는게 순서인가?............'

그 와중에 아들 영철과 딸 현희의 얼굴도 떠 올랐다.

막말로 다 까발려 아내와 이혼이라도 하게 된다면

아이들에겐 이혼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지도 막막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것을 느끼며 정석은 가게 문을 닫고 구멍가게로 갔다.

가게에는 벌써 동네 친구들이 와서 고스돕을 치고 있었다.

같이 치자고 권하는 사람들에게 손사래를 치고 진열대에서소주를 한 병 집어들며

진호 엄마에게 오징어 한 마리를 달라고 했다.

진호엄마가 평소와 다른 모습의 정석을 보며 옆으로 와 오징어를 찢어 주며

무슨 일이 있느냐고 정석에게 물었다.

아무 일도 아니고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거라는 소리를 하고는 소주를 연거푸 석잔을 마셨다. 

진호엄마는 그런 정석을 보고 자꾸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정석은 고개를 들고 진호엄마를 쳐다 봤다.

진호엄마는 정석의 아내 경숙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편인데 

경숙에 비해서는 키가 작고 좀 오동통한 편이다.

얼굴은 얌전하게 생긴게 전형적인 여자 모습이다.

정석은 이런 진호엄마 같은 여자도 경숙과 같은 그런 면이 있을까 생각을 했다.

"내 얼굴에 뭐 묻었어요?

사람 부끄럽게 남의 얼굴을 왜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고 그래요?"

정석은 허허 웃고는 진호엄마에게도 술을 한잔 권했다.

이 구멍가게의 주인인 진호엄마는 평소에도 여기서 동네 사람들과 술을 마실때면

가끔 한잔씩 거들고는 했다.

금방 소주 한 병이 동이 났다.

소주 한 병을 더 달라고 해서 진호엄마가 소주를 가지러 간 사이

정석의 머리 속에 펀뜩 떠오르는게 있었다.

정석은 진호엄마에게 조금 있다 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뛰다시피 가게로 걸어갔다.

가게 옆 식당 뒤로 돌아가는 골목을 조심스럽게 소리 안내며 걸어 들어갔다.

이 골목은 평소 정석네 식당에서 주방으로 갈 때 이용하는 통로로

다른 사람들이 다닐 일이 거의 없는 길이다.

골목 거의 끝 식당의 주방이 있고 그 한 쪽 벽 그리 높지 않은 곳에 환기통이 달려 있다.

이 쪽이 아까 미스터 리와 경숙이 부등켜 안고 있던 곳과 가까운 지점이다.

정석은 환기통 밑에 가만히 기대어 귀를 기울였다.

주방안에는 불이 다 꺼져 있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다 집에 들어간 건가? 내가 너무 넘겨 짚었나? 하는 순간

"쪽!" 하는 조그만 소리가 났다.

"팬티 벗었지?" 미스터 리의 목소리다.

"음!" 아내의 목소리.

피가 또 거꾸로 흐른다.

"일루 앉아봐!"

"왜~~~? 또 뭐할라구~~~?"

아내의 목소리가 간드러진다.

정석은 이렇게 애교섞인 아내의 목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없다.

"앉아 보라니까~~!"

이 새끼가 아주 말을 놓고 명령을 한다.

"이렇게?"

"아니! 날 바라보고...!.................... 다리 벌리고 올라 앉으라고..."

뭔가 발 소리가 조금 어지럽더니.......짝! 짝!

"아야! 아퍼~~~~!"

"누님 히프는 언제 봐도 예술이야!"

이 새끼가 마누라 엉덩이를 때린 모양이다.

"잠깐 히프 좀 들어봐! 조금 더......."

나무 의자가 삐걱대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만 들어도 대충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간다.

마누라가 일하다 쉴 때 주방 밖에 내 놓고 앉던 의자가 있는데

아마 그것을 들여다 놓고 미스터 리가 그 의자에 앉아서 마누라로 하여금

자신의 다리위로 올라타게 하려는 모양이었다.

"엌!" 미스터 리의 비명이다.

"아! 아퍼!" 이어지는 아내의 비명.

"그러니까 살살 넣어야지! 그냥 콱 앉아 버리면 어떻해?

내 꺼 껍질 다 까지는 줄 알았네!"

아마 이런 자세로 해 본적이 없는 마누라가 단 번에 주저 앉으며 

자지를 박아 내린 통에 서로에게 고통이 있었나 보다.

정석의 좇은 이미 바지를 뚫고 나올 기세다.

잠시 의자의 삐끄덕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아아~~! 좋아!"

경숙의 목소리. 

생전 자신과 관계할 때 신음소리 한 번 제대로 낸 적이 없는

마누라의 목소리였다.

정석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지퍼를 내리고 자기 물건을 꺼내 들었다.

정석은 구멍가게로 돌아와 다시 소주를 마셨다.

소주를 마시는 정석의 발이 후들후들 떨린다.

경숙에 대한 배신감과 그로 인한 분노에 겹쳐 자신에 대한 자괴감까지...

어제까지 기껏해야 자식들 공부 걱정이나 하고 살아온 자신이다.

지나가는 얘기에 누구 마누라 바람났다는 소리라도 들을라치면 

남편 놈이 얼마나 한심스러우면

마누라가 바람을 피우겠냐고 혀를 끌끌차던 자신이었는데...

조금 전 자신은 마누라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흥분을 했었고 그들이 그 짓을 다 마칠 때까지

혹 자기가 들키기라도 할까봐 담벼락 밑에 숨죽이며 숨어 있다가

고양이 발걸음으로 조심조심 되돌아 나왔다.

정석도 아내의 신음을 듣다가 당장 뛰어 들어가 현장을 잡고

두 년놈을 작살낼까 하는 생각을 안 해 본게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다고 해서 자신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은 아내를 잃을 것이고 가정이 파탄날 것은 불을보듯 뻔한 이치였다.

사랑하는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좀 전 미스터 리와 아내의 말투를 보면 둘의 관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만일 미스터 리를 내보낸다면 아내가 미스터 리를 따라 집을 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석은 또 다시 소주 한 잔을 입에 털어 넣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한심했다.

정석은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아내에 대한 분노보다는 

자신이 그동안 소중히 여겨왔던 가정이 무너졌다는 사실과 

영원한 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경숙을 빼앗겼다는 생각에 

허탈감이 더 해 갔다.

소주를 몇 병을 마셨는데도 정석은 취하지가 않았다.

방문을 열고 컴컴한 방에 불을 켜니 경숙은 그새 들어와

한 쪽 편에서 아무 것도 덮지 않은채 자고 있었다.

자고 있는 경숙의 얼굴은 평안했다.

정석은 그런 아내의 얼굴이 음란하다고 생각했다.

약간 말려 올라간 치마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맨 무릎과 종아리도

그렇게 음란해 보일 수가 없었다.

물끄러미 아내의 자는 모습을 쳐다보던 정석은 자는 아내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경숙의 치마를 조심스럽게 들추었다.

아내는 하얀 면 팬티를 입고 있었다.

하얀 팬티 안으로 경숙의 음모가 거무티티한 음영을 드러내고 있다.

정석은 팬티에 가까이 얼굴을 대고 가랑이 사이를 살폈다.

하얀 팬티의 어디에도 경숙이 좀 전에 다른 남자와 그 짓을 했다는

흔적은 없었다.

아마도 팬티를 새로 갈아입은 듯 했다.

정석은 다시 고개를 들고 여전히 치마를 들춘 채

아내의 하반신을 훑어 보았다.

하얀 허벅지와 곧게 뻗은 다리.

그동안 수도 없이 봐오며 무덤덤히 여겼던 경숙의 몸이지만 

오늘은 왠지 낯선 여자의 몸처럼 느껴졌다.

두 다리 사이에 자리잡은 하얀 팬티가 요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석은 자신의 그런 생각을 어이없어 하며 치마를 내렸다.

그리고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웠다.

내일 장사하려면 일찍 일어나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정석은 카운터에 앉을 때마다 앞에 보이는 거울이 눈에 거슬렸다.

어제 아침만해도 온갖 궁리를 해가며 달아 놓은 거울인데

이제는 그 거울을 쳐다보기도 싫었다.

아니 겁이 났다.

그렇다고 어제 사다 달은 거울을 하루만에 다시 떼어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정석은 애써 거울을 외면하며 하루를 지냈다.

오후가 되어 정석은 아내와 내일 필요한 음식재료를 얘기하뎐 중이었다.

정석은 아내와 얼굴이 마주치기가 두려워 아래만 내려다 보며 

주문거리를 적고 있는데 말하는 아내의 목소리가 불안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들어 아내를 쳐다보니 아내의 눈이 게슴츠레 해 있고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 듯 하다.

정석은 순간적으로 거울을 봤다.

주방 구석에 미스터 리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다시 아내를 쳐다보니 고개를 구멍에 대고 있는 아내의 뒤편으로 

반팔의 하얀 위생복을 입은 미스터 리의 팔이 보인다.

미스터 리가 지금 구부리고 있는 아내의 치마속에 손을 넣고 있는 것인가?

아내는 게슴츠레한 눈과는 달리 입은 꼭 다물어져 있다.

정석은 아무 말 없이 그런 경숙의 얼굴을 계속 바라 보았다.

조금은 넋이 나간 듯한 아내의 얼굴이 무척 요염해 보이기까지 했다.

잠시 후 미스터 리의 팔이 없어지더니 뒤의 주방문이 닫힌다.

미스터 리가 주방문을 닫은 모양이다.

'이 더운 날에 문은 왜 닫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이번엔 아내의 뒤로 미스터 리의 흰 위생복이 보인다.

그러더니 아내의 얼굴 뒤로 미스터 리의 손과 아내의 치마가 훌렁 걷어 올려지는게 보였다.

아내의 눈이 갑작스레 커지면서 휘둥그래지더니 자신을 쳐다보며 

미스터 리를 말리기라도 하듯 손을 뒤로 휘젓는다.

정석은 얼른 고개를 숙여 아내의 시선을 피했다.

잠시후 다시 고개를 들어 아내를 쳐다보니 아내의 표정은 약간 얼이 빠진 듯

또 건성으로 자신을 쳐다 보는데 구멍에 대고 있는 아내의 얼굴이 조금씩

일정한 박자에 맞춰 건들 거린다.

그 뒤로 보이는 미스터 리의 하얀 위생복도 흔들 거리고...

정석은 기가 막혔다.

어떻게 경숙이 자기가 보고 있는데 미스터 리에게 아래를 대주고 있다는 말인가!

경숙의 눈이 점점 감겨지며 입이 조금씩 벌어진다.

그 벌린 입술 사이로 뜨거운 숨이 쏟아져 나오는 듯하다.

정석은 자신의 물건이 다시 발기되는 것을 느꼈다.

그것도 아주 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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