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룡오후
1장. 접근
그 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눈부신 백설은 황토빛 대지를 감추려는 듯 벌써 열흘째 쏟아졌다.
온 세상이 하얀 은빛이다. 너무 눈이 부셔 눈을 뜰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세인들은 그 아름다운 절경에 감탄을 연발했다. 반면, 하늘을 원망하는 이들도 있었으니 편안히 누울 수 있는 집이 없는 불쌍한 사람들이었다.
한 소년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백설에 쌓여 있어도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용봉추가를 바라보고 있다.
소년의 행색은 너무도 초래했다. 군데군데 찢어진 낡은 마의는 엄동설한의 추위를 견디게이 턱없이 부족했고 겨우 발바닥만 보호하는 짚신은 없느니만 못했다. 이미 동상이 걸렸는지 입술이 터지고 발끝이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용봉추가는 초라한 소년의 시선이 용납되지 않는 곳이다.
용봉추가는 하남성을 근거지로 세력을 떨치고 있는 무림오대세가 중 가장 위명이 드높은 무림세가였다. 용봉추가의 가주 추세중의 환절유룡검법은 그 적수가 없다고 하던가?
소년은 벌써 한 시간째 용봉추가를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그 눈빛, 차가운 비수를 박아넣은 것처럼 싸늘했다. 이제 갓 18세의 나이로 보이는데 무엇이 소년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추세중, 내 반드시 너를 죽이고 말겠다"
소년의 입이 벌어지며 살얼음이 깨지는 살성이 터졌다.
소년의 이름은 자향, 5년 전 용봉추가와 싸워 멸망했던 비룡자가의 유일한 생존자였다.
비룡자가는 본래 하남성을 기반으로 이뤄진 가문이다. 그런데 용봉추가가 새롭게 들어서고 세력을 넓히는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났고 결국 비룡자가의 파멸로 끝을 맺었다. 당시 비룡자가의 모든 식솔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묻혀졌다. 추세평은 후환을 없애려고 단 한 명의 생존자도 용서하지 않았다. 추세평은 비룡자가와 연관된 모든 이들이 죽었다고 여겼지만 당시 비룡자가를 떠나 무림을 여행하고 있던 자향은 목숨을 건졌다.
자향은 비룡자가의 가주 자의부와 그 여동생 자의정의 패륜적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였다. 그래서 그 존재는 비밀에 묻혀졌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흐흐, 이제 나의 복수는 시작되리라"
자향은 하늘을 올려보며 대충 시간을 가늠해 보았다.
잠시 후, 한 대의 마차가 눈발을 헤치며 달려왔다. 잡털 하나 없는 백마가 이끄는 화려한 마차였다. 그 마차에는 용봉추가주의 부인 오가혜가 타고 있었다. 오가혜는 온후한 성품과 아름다운 외모로 결혼 전 뭇 사내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았었다.
'이제 오는군'
자향의 입이 살짝 올라가면서 특유의 도발적인 미소를 흘렸다.
자향은 비틀거리면서 마차가 달리는 관도로 나갔다. 폭설 때문에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라 마부는 자향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하고 마차를 몰았다.
마부가 소년을 발견한 것은 백마와 충돌하기 직전이었다.
"앗!"
마부가 깜짝 놀라 백마를 멈췄다. 그러나 백마는 소년과 거센 충돌을 일으켰다.
"크악!"
자향은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고 백마는 놀라 앞발을 쳐들며 날뛰었다.
마부는 황급히 백마를 달래 마차를 세우고 황급히 내려와 소년의 상세를 살폈다. 얼마나 세게 부딪혔는지 안색이 파랗고 입에서 실핏줄같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아이고, 이를 어째..."
그때 마차 문이 열리며 아름다운 옥음이 들렸다.
"무슨 일이죠?"
"예, 마님, 사람이 말과 부딪혔습니다"
"뭐라고요"
깜짝 놀라는 목소리와 함께 고운 자태의 중년여인이 마차에서 내렸다. 화려한 궁장을 걸친, 절로 탄성을 자아내는 여인의 미모가 백설로 뒤덮힌 세상을 더욱 밝게 했다. 그녀의 이름은 오가혜였다.
"상태가 어떤 가요?"
마부가 소년의 맥박을 짚었다.
"충돌의 충격으로 기절했지만 아직 죽지는 않았습니다"
"그럼 어서 마차에 태우세요"
"예에?"
마부가 깜짝 놀랐다. 높은 신분의 오가혜의 마차에 초라한 행색의 소년을 태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이 사실이 알려지면 마부가 무사하지 못하리라.
"마님, 이 아이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아니예요. 어서 마차에 태우도록 하세요"
마부는 오가혜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소년을 마차에 태웠다.
마차는 곧 다시 출발했다. 오가혜는 바로 앞에 누워 있는 소년을 보았다.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런데 유심히 살펴보니 소년은 매우 잘생긴 얼굴이었다.
"으으... 어머니..."
갑자기 소년이 신음을 흘리며 손을 허우적거렸다.
오가혜는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그 손을 잡아주었다. 그러자 소년이 꿈결처럼 미소를 흘리며 오가혜의 품으로 다가와 무릎을 베고 누웠다.
"참으로 불쌍한 아이구나"
오가혜는 별의심없이 소년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소년의 손길은 여인의 손을 꼭 잡다가 살며시 가슴으로 올라갔다. 마치 아이와 어머니의 젖을 탐하는 것과 같이 자연스러웠다.
오가혜는 깜짝 놀랐지만 막지 않았다. 상대는 아직 어리고 기절한 상태인지라 불쌍한 마음이 앞선 것이다.
소년은 잠시 여인의 탐스러운 가슴을 어지만진 후 스르륵 내려갔다. 그리고 곧 새근새근 호흡소리를 내며 잠들었다.
여인은 소년의 잠든 모습이 너무도 귀여웠다.
그 소년이 무슨 목적으로 마차에 뛰어들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귀여운 마음만이 앞섰다.
그 동안 마차는 용봉추가의 거대한 대문을 들어서고 있었다.
오가혜는 마차가 자신의 거처에 멈추자 마부에게 아이를 자신의 침소로 옮기도록 했다. 마부는 망설이면서도 어쩔 수 없이 명령에 따랐다.
그녀의 방은 의외로 아담하고 검소했다. 푹신한 침대와 경대, 은은한 향을 흘리는 난초와 담소할 수 있는 탁자와 의자가 고작이었다.
용봉추가의 안주인의 처소라고는 믿기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만 나가도록 해라. 그리고 당분간 내가 이 아이를 돌볼 것이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거라'
"네! 마님"
마부가 소년을 침대에 눕혀놓고 묘한 표정을 흘리며 나갔다.
오가혜는 소년을 진맥했다. 약간의 의술을 지닌 덕에 진맥 정도는 할 줄 알았다. 소년의 상태는 차가운 한기와 가벼운 충격으로 몸이 상했을 뿐 큰 이상은 없었다. 그저 따뜻한 곳에서 몇 일 푹 쉬면 나을 일이었다.
"편하게 쉬려므나"
오가헤는 소년이 잠든 걸 확인하고 거울앞에서 궁장을 벗었다.
궁장안에 감춰진 그녀의 몸매는 가히 폭발직전이었다. 한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거대한 유방과 움푹한 허리, 그리고 급격히 확산대는 둔부는 사내의 욕정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평소 넉넉한 궁장을 걸치지 않았다면 모든 사내가 그녀의 몸매에 사라잡혀 헤어나지 못했으리라.
그러나 그녀의 몸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추세평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또 한 사람, 기절한 줄 알았던 자향이 그녀의 몸을 구석구석 살피고 있었다. 그녀의 뒤쪽인지라 그녀는 볼 수 없었지만 자향은 눈을 뜨고 감상하고 있었다.
'훌륭한 몸매군. 능히 봉품에 해당하겠어"
자향은 사부로부터 여인의 등급을 배웠다.
천품은 여인의 마음과 육체 모두가 최상급을 말하고, 그 다음이 봉품, 다음이 옥품, 금품, 은품 등이었다. 천풍은 세상에 하나가 있기 어렵고 봉품은 열손가락으로 헤어리며 옥품은 만명 중에 한 명꼴이요, 금품과 은품도 쉽게 만날 수 없는 여인상이었다.
봉품은 사내를 만족시키는 완벽에 가까운 몸매였다. 정사시 사내를 완벽하게 받쳐주고 안아주며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쾌감을 안겨준다고 했다. 양귀비가 바로 봉품에 해당하며 일국의 황제가 그 향락에 빠져 망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오가혜는 가슴과 비소를 가린 얇은 천만을 걸치고 한바퀴 돌았다.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육감적인 몸매였다.
자향의 자지가 우뚝 솟아 텐트를 쳤다.
'제길, 엄청 흥분하게 만드는군'
당장 달려들어 오가혜를 배아래 깔고 마음에 욕정을 발산하고 싶었지만 아직 때가 아닌지라 참아야만 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그녀가 얇은 천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으며 가슴을 어루만지고 비소를 쓰다듬는 것이 아닌가?
"하아!"
그녀가 달뜬 신음을 흘리며 몸을 비틀었다.
자향의 눈이 튀어나올 듯 붉어지고 자기가 힘이 넘쳐 끄덕끄덕거렸다.
그때 오가혜가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 자향은 간발의 차이로 눈을 감았다. 오가혜는 자향을 보고 얼굴을 붉혔다. 아무리 상대가 어리고 잠들었다 해도 낯선 사내 앞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러나 5년간,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한지라 욕정을 발산할 길이 없었다.
5년 전 추세평은 비룡자가주와의 싸움에서 남성을 잃고 성불구가 되었다. 그래서 더욱 분노하고 비룡자가의 씨를 말렸던 것이다. 사내가 남성을 잃고 산다는 건 정말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남자를 남편으로 삼고 살아가는 여인은 더욱 불행했다.
추세평은 5년 전부터 오가혜를 찾지 않았다. 사람들은 추세평이 남성기능을 상실한 것을 모르고 그들이 여전히 금술좋은 부부로 알고 있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그들은 여전히 부부였지만 육체관계가 없어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오가혜는 욕정을 스스로 식히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밤마다 자위를 통해 욕구를 해소했다. 그런데 오늘 낯선 소년이 자신의 밤에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흥분이 되고 참을 수가 없었다.
살며시 소년에게 다가가 소년을 살폈다. 여전히 깊게 잠들어 있었다.
'이러면 안되는데...'
그러면서도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려 소년의 아랫도리를 쓰다듬었다. 손에 뭔가가 대단한 큰 물걸이 걸렸다. 깜짝 놀라 쳐다보니 소년의 자지가 거대한 텐트를 치고 솟아 있는 게 보였다. 얼른 소년을 쳐다보니 여전히 잠들어 있다.
'어머머, 평소에도 이렇게 늠름할 수 있다니...'
오가혜는 절로 입술과 보지가 축축해지며 절로 몸이 꼬였다. 살짝 만져보는데 그 크기가 예상을 뛰어넘었다. 남편과 비교하면 태산과 막대기의 차이였다. 추세평의 것이 막대기라면 소년은 태산이었다. 너무 커서 저 물건을 여자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이 더욱 그녀를 흥분시켰다.
한 번 자기의 보지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기대가 내심 커졌다. 그러나 엄격한 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거기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손을 떼었다. 대신, 최후의 보루로 남아 있던 젖가리개와 조개를 가리던 얇은 천을 떼어냈다.
오오,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는가!
그녀의 가슴은 탐스럽고 탱탱하면서도 균형을 잃지 않고 매달렸고 소담스런 숲에 둘러싸인 보지는 부끄러운지 살며시 숨어 있었다.
그녀의 한 손이 큰 유방과 달리 너무도 앙증맞은 유두를 살살 어루만졌다. 그러자 유두가 꽂꽂히 고개를 세우며 미미한 떨림을 일으켰다. 다른 한 손은 검은 숲을 헤치며 보지를 자극했다. 끈적끈적한 물기가 흘러나와 그녀의 손가락을 축축히 적셨다.
"하아, 너무 좋아..."
그녀는 서서히 퍼지는 쾌감에 도취하여 신음성을 흘렸다.
'으으... 미치겠군'
그때 다시 눈을 뜬 자향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환장할 지경이었다.
평소 여자라면 사족을 못쓰고 사부한테 무공을 배우면서도 매일 여자를 품고 지냈던 그였기에 지금의 상황은 극복하기 어려웠다. 복수고 뭐고 당장 때려치우고 오가혜의 보지에 자지를 담그고 싶었다.
자향은 입술을 악물고 버텼다.
'제길, 참아라 참아. 섣불리 계집을 건드렸다간 화를 당한다. 천천히 계집의 마음을 사로잡고 육체를 점해야 안전하게 일을 추진할 수 있다. 그때까지 참아야한다'
자향은 오가혜의 계속되는 신음소리와 자위행위를 지켜본면서 억지로 억지로 외면해야 했다. 참으로 힘든 첫날 밤이이요. 복수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