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화 (29/30)

색마검천황을 쓰면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일정한 연재분량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과 그 안에서 기승전결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한글로 12페이지 전후가 되는 한 회 연재분량 안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끝낸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덕분에 분량을 맞추느라 이야기가 늘어지거나 급히 당겨지거나 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죠. 그렇다고 한회 연재분량을 멋대로 늘였다 줄였다 하거나, 이야기를 여러개로 쪼개거나 할 수는 없는 것이, 그럴경우 정말 성실연재, 매일연참을 해야 하거든요. 안그러면 읽는 데 불편하니까요. 어쨌든 갈수록 나아지고 있으니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더라도 참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칸피니스가 시안에게 약한 이유는 나중에 나옵니다. 칸피니스의 트라우마와 관계가 있죠. 시안의 정체는 3부가 진행되는 도중에 나올 예정입니다. 

다음회예고>> 드디어 도착한 황도... 어느새 달라붙은 시안으로 인해 여자들을 안지 못한 칸피니스는 극도의 욕구불만에 시달리게 되는데... 무려 2주일이나 배출하지 못하고 축적한 칸피니스의 정력은 살인무기로까지 바뀌어있다. 과연 누가 죽을 것인가? 칸피니스여... 네가 죽이고자 하는 여자는 누구인가?

본편과 예고편이 다르다고 예고편과 본편이 같지는 않습니다.

“아이이이잉... 다아아아아알~~~ 링~~!!!”

색마검천황 

아무리 들어도 결코 익숙해질 것 같지 않은 목소리다. 나름대로 귀엽게 보인다고 코맹맹이소리를 섞고는 있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가증과 분노 그 자체일 뿐이다.

“또 왜?”

불퉁거리며 쏘아보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도리어 옆에 바싹 달라붙어 몸을 부비며 애교까지 떨고 있다.

“아이이이잉~~~ 다아아알~~링~~!! 이이이잉~~!!”

오른손이 허벅지를 쓰다듬는가 싶더니 어느새 빈 입술이 가슴을 쓰다듬어온다. 촉촉한 입술이 가슴의 근육을 스치는가 싶더니 혀가 젖꼭지를 휘감는 것이 등골까지 저릿하게 적시는 듯 하다.

“으으윽... 그러니까 뭔 말을 하고 싶은건데?”

“이이잉~~ 알면서~~”

비어있던 왼손이 오른쪽 가슴을 마저 쓰다듬으며 젖꼭지를 희롱하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으윽... 그러니까 뭘 아냐니까?”

“히이이잉~~ 다알링~~ 그러니까아~~”

“그러니까 뭘?”

“에에엥~~ 오늘~~”

“오늘?”

“한... 번도... 안했잖아~~”

가슴을 쓰다듬던 오른손이 사타구니 안으로 파고드는 느낌이 섬뜩하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손가락이 유연하게 자지를 휘감아오는 것이 쾌감인지 혐오감인지 척추를 차갑게 헤집는 것이 결코 즐거운 느낌은 아니다.

“우웃!!”

“좋지? 좋지? 응! 응! 그러니까...”

“우왓!! 우우웃! 웃!!”

“오늘 한 번도 안했잖아~~ 그러니까~~ 응? 응? 지금 하자~!! 응?? 응??”

“우우웃... 우왓... 시... 싫...”

“싫다니이~~ 여기! 이렇게 좋다고 하는데?”

아무 때나 불뚝불뚝 서는 자지가 오늘따라 꼴보기 싫다. 어째 저런 여자의 손에도 힘을 얻어 저리도 힘차게 일어서는가 말이다.

“아이잉~~ 나랑 하구우~~ 응? 응? 나랑 하고 나면 와르디랑도 하구우~~ 응? 응? 오늘 클라이안님이랑만 딱 한 번 했을 뿐이잖아. 너무 참으면 병 된단 말야~~”

“으으윽... 시... 싫어... 우웃...”

“우우웅... 웅...”

어느순간 머리가 내려오는가 싶더니 자지가 뜨겁고 축축한 무언가로 둘러싸인다. 물컹거리는 것이 자지를 쓰다듬고 그 거칠거칠한 표면이 귀두를 핥아온다. 저릿저릿 척추를 마비시키는 그 느낌에 절로 몸이 움찔거리며 굳어온다.

“우웅... 웅... 어제도 달링은 세 번밖에 안했다구~~~ 우움... 움... 우물우물... 그저께도 네 번 정도 하고 말았구~~ 움... 움움... 움... 오늘만 해도 클라이안님과 한 번 한게 다잖아~~ 쿨릅... 쿨릅... 그렇게 많이 참으면 병 된다니까~”

“으으윽... 차... 참는게...”

“참는게 아님... 움움... 우우웅... 냠냠... 냠냠... 우물우물... 맛이 다른데, 맛이... 참느라 배출되지 못한 정액이 썩는 내가 이리도 진동하잖아~~”

“시... 싫다니까... 왜 내가 너랑 해야 하는데?”

“아이이잉~~ 아아앙~~ 움움... 냠냠 이렇게 힘차게 일어섰는데?”

“그... 그건 아무 때... 헉... 나 일어서는 거니까... 흑... 흐흡... 우왓...”

“우움... 움... 웅웅... 우우움... 우물우물... 거기다 난 예쁘잖아. 우웅... 움... 이렇게 몸매도 좋고... 이렇게... 이렇게... 펠라치오도 잘해주고... 또 보지도 얼마나 잘조여주는데... 웅... 우웅... 움움... 우우움... 봐봐... 이렇게 불뚝불뚝 거리는 거... 나 말고 누가 이렇게 만들어줄 수 있겠어? 안그래?”

“그... 그래도...”

“좋잖아앙~~? 웅웅... 우우움... 봐봐... 우우움... 움움... 우물우물... 얌얌... 쩝쩝... 이렇게 커진 거... 야아아... 예뻐라... 나랑 해야 한다니까?”

“우우욱... 시... 싫다고... 욱...”

“아이잉 귀여워라~~ 빼기는~~? 우리 달링 너무 귀엽다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애~~”

“시... 싫다고... 말하...”

여기까지 오면 더 이상의 거부는 아무 의미가 없다. 아니 처음부터 그녀에게 있어 거부란 아무 의미가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미 도취되어 황홀한 눈으로 자지를 핥아가는 그녀의 귀에는 어떠한 거부나 저항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훗... 이제 준비 끝났다.”

“뭐... 뭐야?”

“뭐긴? 아아앙... 아아... 이렇게 크고 단단하게 일어선 자지라니... 내가 한 거야... 내가 일으킨 거... 후훗... 아유우~~ 예뻐라아~~ 앙앙... 그래그래... 그렇게 울지 않아도 돼. 이 엄마가 맛있는 거 먹여줄게. 우우웅~~ 귀여워~~”

“지... 지금 뭐하는 거야?”

“뭐하는 거긴? 자기 사타구니에 달린 내 아이에게 맛있는 거 먹여주겠다는거지. 자아~~ 먹아라~~ 이 엄마의 맛난 보지를~~ 냠냠~~ 냠냠~~ 맛있게 먹으렴~~ 아유우~~ 귀여워라~~”

“헉... 뭐... 뭐야?”

“쑥쓰럽게 뭘 묻고 그래? 알면서~~ 이주일동안 내내 해오던 거잖아?”

“그... 그렇지만... 그러니까... 그게... 오늘도...?”

“응. 오늘도. 훗... 아아아앙... 아앙... 하하학... 하항... 으으음... 아아... 역시 너무 커... 인간의 자지가 아냐. 오거의... 오거의 자지야. 아아앙...”

이주일 넘게 매일같이 반복되어온 일이지만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 아니 적응되는 게 더 이상한 일일지도 모른다. 

“우우웃...”

어느새 허벅지에 올라타 불뚝 선 자지 위로 내려오는 엉덩이의 느낌이라니. 눈을 마주한 채 살짝 웃으며 엉덩이를 이리저리 흔들며 자지에 맞처오는 느낌이라니. 그 뜨겁고 촉촉하게 젖은 보지의 안살이 조여오는 그 압력이 절로 가쁜 숨이 터져나온다.

“뭐... 뭐...”

“아아앙... 너무 좋아... 너무... 너무... 아아앙... 역시 달링... 달링이야... 달링... 아아아앙... 으으응... 야하항... 우우웃...”

“흐흐흑... 흑...”

너무도 좋은 느낌이지만 전혀 좋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자지로 피가 몰려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지만 머릿속은 더없이 차갑게 식는다. 

색마검천황 

‘오... 오늘도 당하는건가?’

이주일째 연속이다. 매일같이 하루도 빠짐없이 일어나는 일이다. 칸피니스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시안의 욕망은 매일같이 칸피니스의 자지를 강제로 자신의 보지로 빨아들이고 있다. 칸피니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처음 관계를 가졌던 그때처럼 그녀의 기교에 의해 일어선 자지를 마음대로 보지로 삼키고 유린하고 있는 것이다.

“좋지? 좋지? 달링! 달링! 아아앙... 아앙... 우우웅... 으으음... 야아앙... 하항... 하하항... 아이잉... 얼굴 빨개진 것 좀 봐. 너무 좋아 죽으려 하잖아? 아이이잉... 그렇게 봐두우~~ 히이잉~~ 하항... 항... 아앙... 너무 뚫어지게 보면 내가 부끄럽잖아~~”

‘네가 부끄러워해? 네가? 시안이? 강간녀가?’

말같지도 않은 말을 내뱉는 것이 하도 어이가 없이 빤히 쳐다보니 괜히 얼굴을 붉히는 것이 더더욱 가증스럽다. 

‘주... 죽여버릴까?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냥 죽여버릴까?’

“히이잉~~ 와르디랑 디올린이 질투하겠다. 저 꼬맹이들 눈 동그랗게 뜬 것 좀 봐. 아무리 내가 좋아도 그렇게 노골적으로 애정표현을 하니까 쟤들이 놀라잖아? 하핫... 항항... 너무 솔직한 것도... 하항... 항... 학... 안좋은거야... 하항... 흐흠... 핫... 하핫... 내가 그렇게 좋아도 그렇게 뜨거운 애정을 담아 뚫어져라 쳐다보면 하항... 하학... 항... 우웅... 하핫... 핫... 내가 부끄럽잖아. 이잉... 하하항...”

‘애정? 누가? 왜?’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나오는 상황에서도 그 힘을 잃지 않는 자신의 자지가 가상할 정도다. 성욕따위는 전혀 일지 않고 있음에도 자지만큼은 그 힘이 넘치고 있으니 마음따로 자지 따로라고나 할까?

‘나의 자지이되 나의 몸이 아니구나. 허허허... 내것이 아닌 여자도 내 것이라 할 수 있으니 내 것이라 할 수 있는 자지가 내것이 아닌 것도 당연한 것일까? 허허허...’

인생의 심오한 비밀을 깨달은 듯 하다. 시안을 만난 이후로 매일 이렇게 한가지씩의 인생의 도를 깨우치고 있다. 이대로라면 어느날 도를 깨우쳐 인간의 범주를 벗어날 수 있을 듯 싶다.

‘허허허... 시안을 만난 이후로 인간이 아닌 인간이 되어가는 것 같구나.’

“하항... 하하학... 학... 하항... 으음... 아아앙... 양양양... 앙앙앙... 아하학... 하학... 하항... 으으음... 우웅... 야아아앙... 냥.... 우훗...”

시안은 칸피니스의 허벅지 위에서 열심히 엉덩이를 흔들며 칸피니스의 자지를 더욱 깊고, 더욱 힘차게 느끼고 있다. 가쁘게 터져나오는 그녀의 숨은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그녀의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열락의 크기와 깊이에 비례해 더욱 뜨겁고 더욱 깊어진다.

칸피니스의 자지도 시안의 움직임에 따라 더욱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다. 욕망의 열기를 머금은 피로 인해 뜨겁게 부풀어오른 자지는 갈수록 커지고 갈수록 뜨거워만지고 있다.

하지만 칸피니스의 정신은 더없이 고요하다. 차갑게 가라앉은 채 자신을 내려보고 있다. 하체는 시안의 몸이 주는 열락에 정신없이 빠져들고 있는데 상체는 그런 자신의 하체를 한심하다는 듯이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다.

“후후훗... 오라보니의 수난시대다. 그지? 언니?”

“후훗... 그런데 좀 불쌍하다.”

“헤헷... 조금 그렇긴 하지?”

그런 칸피니스와 시안을 바라보는 와르디와 디올린 자매의 표정에는 재미있어 죽겠다는 기색이 가득하다.

“이젠 적응할 때도 됐는데 말야.”

“그렇지? 강간 좀 당했다고 아직까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이왕 그렇게 된 거 그냥 자기 여자로 받아들이면 되잖아? 그러면 될 것 가지고 아직껏 저리 휘둘리고 있으니... 정말 오라버니답지 않아.”

“훗... 우리가 너무 심하게 놀렸나보다. 스스로 색마로 자부하던 오라버니가 여자에게 강간을 당한 것만으로도 충격이 심했을텐데 거의 일주일동안 우리가 놀려댔으니... 색마 오라버니라 해도 기가 죽지 않을 수 없지.”

“하긴... 그치만 재미있었잖아?”

“재미있었지. 그 당황해하는 표정이라니... 후후훗...”

“귀여웠어. 그지?”

“그래. 그러고보니... 라일리안도 많이 놀려먹었지?”

“에?”

칸피니스의 정사를 힐끔거리며 와르디와 디올린이 나누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라일리안이 느닷없는 와르디의 물음에 당황해하며 대답한다.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라일리안의 귀여운 모습에 놀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 한다.

“저... 그게...”

“라이자랑 클로이체랑 함께 오라버니 가지고 잘 놀았잖아? 천진난만한 얼굴로 강간당한 상처를 들쑤시는 바람에 오라버니가 입은 상처가 꽤 컸을걸?”

“에? 아... 아니에요. 노... 놀리려던건...”

“헤에~~? 그럼 진담이었던거야? ‘여자한테 강간당했으니 영주님은 이제 더려워진거에요.’라고 당당하게 말했던게 설마 진심?”

“엑? 그... 그게...?”

그 말은 라일리안이 한 말이 아니다. 막내 클로이체가 한 말이다. 하지만 언니가 된 책임감으로 동생이 한 말을 자기가 한 말인양 당황해하고 있는 것이다.

클로이체는 아직 어린아이다. 아직 어린아이다보니 강간을 당한다거나 몸이 더럽혀진다거나 하는 데 대한 개념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다. 그저 강간당하면 몸이 더럽혀진다는 말이 있으니 생각없이 한 마디 던진 것 뿐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강간당한 칸피니스 입장에서 순진무구한 어린애의 이 생각없는 한마디가 꽤 큰 상처가 되었을 듯도 싶다. 

그리 생각하니 언니 이전에 한 사람의 여자로서 칸피니스가 안쓰러워진다. 여자에게 이주일 내내 강간당하는 것도 서러운데, 그나마 칸피니스의 여자라 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가지고 놀려먹지 못해 안달하고 있으니 여린 마음에 얼마나 상처가 컸을까? 

라일리안의 표정이 갑작스레 어두워진다. 칸피니스가 입었을 상처가 걱정되는 것이다. 이미 라일리안의 머릿속에는 칸피니스가 협박을 동원해 자신을 정부로 삼는 계약을 강요했던 일들은 남아있지 않다. 그동안 정신없이 휘둘리는 동안 스스로를 칸피니스의 여자로 정의하게 되면서 그저 자신의 보호자이자 장차 자신의 남자가 되어야 할 칸피니스라는 존재만이 보일 뿐이다.

“저... 상... 처 받았을까요?”

걱정스런 표정을 하는 라일리안을 보며 와르디는 살짝 미소짓는다. 라일리안의 표정에서 라일리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충분히 알 것 같기 때문이다. 

“왜? 걱정되니?”

“그... 그게...”

“후훗... 벌써 자기 남자 챙기는거야?”

디올린까지 가세해 놀려대니 라일리안의 얼굴이 더 이상 붉어질 수 없을 정도로 상기된다.

“그... 그게 아니고...”

“후후후훗... 괜찮아. 자기 남자 자기가 챙기겠다는데 누가 뭐랄거야? 안그래?”

“맞아맞아, 다만...”

디올린의 눈이 살짝 가늘어진다. 라일리안은 알수없는 불안감에 가슴을 조이며 디올린을 바라본다.

“라일리안은 아직 처녀라는 게 문제지. 자기 남자 챙기러 나서면서 정작 그 남자와는 관계를 가진 적이 한 번도 없잖아.”

“저... 그... 그게...”

“맞아. 그러고보니 정말 그래. 라일리안을 정부로 삼겠다고 선언한 지 벌써 한 달이 다되어가는데 아직 첫경험도 갖지 못하고 있어.”

“오라버니의 주위에 13살 넘은 처녀가 남아있다니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야.”

“그것도 한 달이나 넘게 말이지?”

“후후훗... 뭔가 문제가 있으려나?”

“글세...”

“저... 저기... 저... 저기 저... 그... 그게...”

노골적으로 놀려먹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와르디와 디올린의 표정을 보니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몸과 마음이 위축된다. 델킨피에르의 여자들이 다른 누군가를 놀리는데 얼마나 열정적이고 집요한가를 그동안 질리도록 보아온 덕분일 것이다.

“처... 처녀이고 싶어서 아직껏... 처녀... 인... 건... 아니라구요.”

한변인지 변명인지 한 마디 하는데도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말을 마치고서도 차마 와르디와 디올린의 얼굴을 바라보지도 못한다.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 지 불안한 때문이다. 

처음 칸피니스가 라일리안은 정부로 선언할 때만 하더라도 라일리안은 그가 자신이 자라기를 기다려줄 거라 생각했다. 얼마 안있어 칸피니스에게 있어 13살 이상의 여자는 모두 섹스의 대상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던가? 아직 어린 자신이 마차를 타고 여행하면서 질리도록 보아온 칸피니스의 그 거대한 자지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두렵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기대인지 불안인지 알 수 없는 기다림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처음 일주일은 부러진 팔이 재생되는 것을 기다리느라 관계를 가질 수 없었고, 이후 이주일은 눈앞의 시안으로 인하 칸피니스가 새로운 여자를 안을만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없었다. 그래서 칸피니스가 스스로 정부로 선언한 13살 이상의 여자로서는 드물게 그녀는 처녀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마차여행하면서 보아왔던 섹스장면이라든가, 칸피니스의 말과 행동 때문인지 이미 라일리안은 스스로를 칸피니스의 정부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처음에는 자신의 처지를 이용해서 강제로 정부로 삼은 사람이라는 거부감을 가질 뿐이었지만 칸피니스에게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에너지와 카리스마가 서서히 그녀의 마음을 칸피니스에게로 이끈 때문이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라일리안을 자신의 정부로 삼았음을 숨기려 하지도 않았다. 라일리안을 자신의 소유로 하고자 하는 의도를 굳이 감추려 하지도 않았다. 무례할 정도로 스스럼없고, 생각없다 할 정도로 거칠고 직설적이었다. 하지만 라일리안은 그런 칸피니스의 행동에서 자신에 대한 인정과 존중을 느꼈다. 소유물이라 하면서도 항시 자신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욕망의 대상이라 말하면서도 그녀의 매력이나 재능에 감탄하고 칭찬해주는 그 모습에서 라일리안은 비로소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할 수 있음을, 자신이 누군가의 감탄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느끼고 기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기쁨은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도록 해준 칸피니스에 대한 신뢰와 애정으로 바뀌었다. 그것이 칸피니스의 매력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그 매력에 이끌리는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지금 칸피니스의 정부로서 첫섹스를 간절히 기다리는 것은 오히려 라일리안이다. 어차피 칸피니스에게 라일리안은 수많은 여자 가운데 한 명일 뿐이다. 그의 주위에는 라일리안만큼이나 아름답고 라일리안 만큼이나 재능이 넘치는 여자들이 많다. 아니 그녀들은 앞으로 자신의 재능을 개발해야 하는 라일리안과는 달리 이미 뛰어난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그런 현실을 알기에 라일리안은 처음 칸피니스의 정부가 되던 그때와는 달리 오히려 적극적으로 칸피니스와의 관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벌써 한 달이 가까워오는 시간동안 첫경험을 가지지 못했다는 사실은 라일리안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다가 칸피니스의 정부로서 인정받지 못한 채 버림받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녀를 옭죄어오고 있다. 와르디와 디올린의 놀림이 유난히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그런 그녀의 불안감을 일깨우는 때문이다.

“첫날밤은 치르고 싶은 모양이네?”

“처녀주제에 너무 밝히는 거 아냐?”

한 달 째 같이 여행하고 있는 처지이다보니 와르디와 디올린도 그런 라일리안의 속마음을 모르지는 않는다. 아직은 어린나이인 디올린은 모르더라도 와르디는 그간의 라일리안의 말과 행동을 통해 그녀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바라는 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어쩌면 라일리안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바... 밝히는 것 아니에요.”

“처녀이고 싶어서 처녀인 게 아니라며?”

“그... 그건...”

“처녀이고 싶지 않다는 뜻 아냐? 처녀가 아니고 싶은데 저 야속한 칸피니스 오라버니가 자신을 처녀로 남겨두어 원망스럽다는?”

“그... 그런 저속한...”

“어머머머... 저속하다니? 그렇게 자학하는 건 좋은 버릇이 아냐.”

“그래그래,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야지. 디올린처럼 뻔뻔해지면 곤란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도 안좋아.”

“뻔뻔? 누가!!”

“아니니? 언니가 납치되어가서 생사를 모르는 상황에서 그 정부를 유혹한 게 뻔뻔한 게 아니면 도대체 어떤 걸 뻔뻔하다 해야할까?”

“그... 그건... 그거야...”

“솔직히 말해봐. 너도 칸피니스 오라버니와 하고 싶은거지?”

“어쨌든 언니는 무사했잖아.”

“말해봐. 정말 그런거야?”

“무사하니까 된거잖아. 무사할거라고 믿고 있었단 말야. 그래서 오라버니를...”

“알았어... 알았어... 라일리안 대답해봐. 네 마음은 어떻니?”

“언니!”

와르디와 디올린이 라일리안의 아픈 곳을 건드리면서까지 놀리는 이유. 그것은 우선 재미있기도 하지만 라일리안으로 하여금 보다 솔직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도록 하기 위해다. 라일리안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인정함으로서 스스로 칸피니스에게 다가가기를 바라기에 기회가 될 때마다 그녀보다 먼저 칸피니스의 여자가 된 입장에서 라일리안에게 말을 걸어 그녀를 일깨우는 것이다.

“저... 하지만...”

하지만 좋은 집안에서 자란 것이 분명한 라일리안이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제국의 상류사회가 성적으로 문란해져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자들 사이의 이야기다. 여자들에게는 아직도 예전과 같은 도덕적 의무가 강요되고 있고, 도덕적 의무에 충실하도록 교육되어진다. 그런 환경에서 14년간이나 자라오고 교육받아온 라일리안이다. 

“하지만 뭐?”

“그... 그게...”

“그게 뭔데?”

“에에... 저...”

대답하기 곤란해할 정도로 심하게 다그쳐 물어보지만 그래봐야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아무리 와르디와 디올린, 클라이안 등의 여자들과 살갑게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져있다 하더라도 갑작스레 지난 14년간 형성되어 온 가치관을 하루아침에 뒤집듯 바꾸어버릴 수는 없다. 차라리 클로이체나 라이자가 라일리안보다 빨리 현실을 받아들이고 칸피니스의 다른 여자들과 보다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은 그때문이리라.

“솔직히 말해봐. 어떻게 하고 싶은데? 지금 라일리안이 바라는 게 뭐지?”

“저... 저기... 휴우... 그러니까...”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말해봐. 칸피니스 오라버니나 우리들이나 네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하든 다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물론 그것이 솔직한 본심이라는 전제에서.”

“그래. 네가 칸피니스 오라버니의 여자가 된 순간부터 우리는 한가족이야. 피 대신 칸피니스 오라버니와의 관계로 이루어진 가족이지. 네가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네가 칸피니스 오라버니의 여자인 한은 우리는 네가 돌아올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가족으로 남게될거야. 네가 죽는 그순간까지 그 관계는 변하지 않아. 알겠니? 네가 신경쓰는 다른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타인이야. 네 곁에 있는 건 지금 네 눈앞에 있는 칸피니스 오라버니와 오라버니의 여자들인 우리들이야. 네 자매이고 언니이며 가족인 우리들이 가족으로서 항상 네 곁에 있을거야. 그러니 세상사람들의 눈치따위는 신경쓰지 말고 말해봐. 앞으로 가족으로서 같이 살아갈 우리들에게 네 진실한 마음을 솔직히 털어놔봐. 네가 어떤 말을 하든, 어떤 생각을 하든, 어떠한 행동을 선택하든 모두 받아들여줄테니까. 우리는 가족이잖아.”

“가... 가족?”

“와아... 언니 말 잘한다. 정말 대단해.” 

“그래, 가족.”

와르디는 디올린의 지방방송을 한 번의 째림으로 침묵시키고 라일리안의 말을 반복해서 확인해주며 라일리안의 대답을 기다린다. 

“이제부터 가족...?”

“그래. 우린 가족이야. 네가 무엇을 바라든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줄 네게 가장 가까운 가족. 그러니 어떠한 말이든 해도 괜찮아. 우리는 언제나 네 편이니까.”

“내... 편...?”

와르디의 말이 효과가 있는지 라일리안의 태도가 바뀐 것이 눈에 띌 정도로 확연해진다.

“그래, 꼬맹아. 인생이라는 건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아도 짧기만 한 거란다. 그렇게 쓸데없는 생각만 많아서야 그렇지 않아도 짧은 인생, 후회만 남기게 될거야. 누가 뭐라면 어때? 중요한 건 네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야. 그리고 그 하고 싶은 일에 자신의 모든 걸 거는거지.”

보다못했는지 아직껏 칸피니스의 허벅지 위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열락에 빠져있던 시안이 여전히 칸피니스의 자지를 보지에 넣은 채로 끼어든다.

색마검천황 

“하지만... 시안... 너는... 너무 심해.”

“그 결과가 바로 내 보지 속에 들어가 있는 달링의 우람한 자지지. 나는 그 자지 위에서 이렇게 기쁨의 비명을 지르고 말야. 아아아아앙~~”

“시... 안... 흑... 네게는... 상... 식이... 헉... 허헉... 필요해...”

“그래. 달링의 말이 맞아. 내게 필요한 건 역시 달링과의 생식이야. 달링의 자지로부터 내 보지 깊숙한 곳으로 정액을 빨아들이는 생식행위야말로 지금 내게 필요한 중요한 일이지. 이렇게 말야. 아아아앙~~ 아앙~~”

“생식이 아니라 상식!!”

“어머, 달링 갑자기 그렇게 힘주면... 아이잉~~ 거기서 또 커졌잖아?”

“야! 뭐하는 거야?”

“그렇게 조르지 않아도오~~ 아이이잉~~ 앙앙~~ 앙~!!”

“말좀 들어! 제발! 내 말 좀 들으라구!”

“듣고 있어. 이렇게... 이렇게 뜨겁게 이야기하고 있잖아. 달링의 자지가 내 보지 안에서 이렇게 뜨거운 사랑을 속삭이고 있잖아. 아아... 너무 달콤한 속삭임이야. 마치... 마치... 보지가 녹아내리는 것 같아~~”

“야! 시안! 헉~!! 허헉!! 헉!! 시... 시안!!”

“아이잉~~!! 알겠지? 라일리안! 중요한 건 네가 하고 싶은 일이란다!”

“헉... 허헉... 시... 시안! 수... 순진한 애... 이상하게 물들이... 헉!! 마!!”

“아이잉~~ 너무 밝힌다. 달링~~ 아이잉~~ 넘 좋아~~ 좋아~~”

“야! 말좀... 허헉... 들어!”

갑작스런 시안의 끼어듦은 여전히 그녀에게 휘둘리는 칸피니스의 작은 반항과 함께 다시금 열락으로 돌아가버린다. 여전히 싫다며 툴툴대면서도 어느새 허리를 움직이는 칸피니스를 보며 라일리안은 그만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훗!”

라일리안의 얼굴이 밝아진 것을 보고 와르디는 드디어 기다려왔던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다.

“어때? 답이 나왔니?”

“...”

하지만 마음이 정리되었다고 바로 말로 꺼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일리안처럼 제대로 귀족의 교육을 받은 귀족의 영애라면 더더욱 그렇다. 와르디는 그녀의 마음이 말로 이어지기까지 조금 더 기다려야 함을 깨닫는다.

“흐음... 말하기 힘들면 조금 더 기다려...”

시간의 여유를 주마고 말하려던 와르디의 말은 갑작스레 마차 안으로 파고드는 딜레인의 외침으로 끊기고 만다.

“황도다!! 황성이 보인다!”

딜레인의 외침으로 인해 거의 결론에 접근했던 와르디와 라일리안의 대화는 거기서 멈추어진다. 와르디와 라일리안을 제외한 모든 이의 신경이 딜레인이 외친 황도로 쏠린 때문이다.

“황도야! 황도!”

“벌써 온거야?”

“벌써는? 벌써 한 달 길인데!”

“와아아아... 정말 크다.”

“황성에 비하면 델킨피에르 성은 마치 오두막같지?”

“전에 봤던 몰론성도 엄청 크다고 느꼈었는데 그 몰론성조차도 황성에 비하면 비교도 안되는구나.”

마차 밖에서는 황도에 처음 와보는 엘로나와 펠린을 중심으로 왁자지껄 떠들어대기 시작한다. 

“와아아... 얼른 보고싶다!”

“황도 성문 앞에서 마차를 멈추어야 하니 그때 볼 수 있을거야. 그런데 디올린 너... 황도 처음이니?”

“응! 언니도 16살에 황도 사교계에 데뷔한다고 처음 왔던거잖아.”

“맞아. 그때 칸피니스 오라버니의 마수에 걸렸었지.”

“쳇! 덕분에 나도 칸피니스 오라버니라는 색마에게 꼼짝없이 붙잡혔지만 말야.”

“후후훗... 그래서 싫어? 물러줄까?”

“싫긴~~”

마차 안도 황도에 처음 와본 디올린의 호들갑으로 소란시러워진다. 와르디는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디올린의 모습에 자신이 처음 황도에 왔을 때가 생각나는지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노친네 미소.”

그녀의 미소에 대한 디올린의 평가다. 와르디는 그녀의 친절한 비평에 행동으로 감사를 표한다.

“아야!”

“까불래?”

“할망구 미소! 아얏!”

“다시 말해봐!”

“헤헤헤... 과거를 추억하는 노인의 지혜가 깃든... 아야야!! 맞는말이구만... 아... 아니...”

두 자매의 소란을 보며 미소를 짓던 라일리안의 표정이 문득 어두워진다. 마차 한구석에 여행의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잠든 두 동생을 바라보는 그 눈빛이 암울하기만 하다.

“라... 라일리안? 라일리안?”

“네?”

라일리안의 표정이 이상해짐을 느낀 와르디가 말을 걸어오자 라일리안은 급히 어두운 표정을 지운다. 하지만 아직은 어린 라일리안이다. 마음먹은대로 자신의 표정을 감출 수 있을 리 없다. 더구나 그녀의 눈빛이 여전히 암울하게 가라앉아 있으니 그녀가 급히 지어보인 밝은 표정이 억지로 꾸민 것임을 와르디가 못알아볼 리 없다.

“너도 황도에 처음 와보니?”

“네? 네! 황도는 처음이에요.”

“그래?”

영악한 아이지만 표정관리가 서툴다. 라일리안의 눈빛과 표정은 그녀가 황도에 처음 오는 것이 아님을 너무도 노골적으로 말해준다. 

“예, 그래요! 그래서 정말 기대되고 있어요. 황제폐하께서 머물러계신다는 제국 제일의 도시 황도는 얼마나 큰 도시일까요? 황성은 또 얼마나 크구요? 정말정말 기대가 돼서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고 있어요.”

“훗... 정말 큰 도시지. 황도는. 황제폐하께서 계시는 황도는 크기도 크지만 정말 아릅답단다.”

“그래요? 정말... 보고싶어요.”

“조금 있다 외성의 성문을 지나 황도로 들어가게 되면 오라버니께 말씀드려서 황도를 구경시켜줄게. 기대해.”

“예.”

숨기려는 것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있으니 차마 물어볼 수 없다. 귀족의 딸일 것이 분명한 그녀가 거지 차림으로 자신의 팔을 부러뜨려가면서까지 떠돌아다녀야 했던 이유와 관계가 있을 것 같아 더더욱 묻는 것이 조심스럽다. 

와르디는 라일리안의 암울한 눈빛과 가끔 내비치는 불안한 표정을 보며 그녀가 지키고자 하는 비밀을 그대로 덮어두려 마음먹는다. 어차피 언젠가는 라일리안으로부터 직접 듣게 될 이야기다. 그녀의 눈빛에서 어둡고 우울한 빛이 걷히고, 표정이 더욱 밝아지게 되었을 때 여상스럽게 들을 수 있을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저토록 필사적으로 숨기려 하는 아픈 비밀을 끄집어낼 필요는 없다.

“조금전의 대답은 황도로 들어간 다음으로 미뤄졌구나.”

“예? 예!”

말을 돌리자 노골적으로 안도의 표정을 짓는 라일리안의 모습에 와르디는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확신한다. 모른 체 눈감아주는 것이 지금 이순간에는 라일리안을 위한 최선인 것이다.

“솔직히 안심되지?”

“예... 솔직히...”

“하지만 언제까지나 대답을 미룰 수 있는 건 아냐. 언젠간 분명히 답을 내야 할 때가 올거야.”

“아... 알아요.”

“나는 그 때가 칸피니스 오라버니와 네가 섹스를 하기 전이었으면 해. 그래야 네가 조금이라도 덜 힘들테니까. 조금이라도 더 행복할 수 있을테니까. 내 말뜻 알겠니?”

“예...”

“그럼 됐다.”

“예...”

언젠가 그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 다짐하며 아직 듣지 못한 대답까지 뒤로 미룬 와르디는 다시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라일리안의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는다.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듯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이는 라일리안의 모습이 너무도 안쓰럽다.

“네 동생들도 황도는 처음이지?”

“예!”

“네 동생들도 같이 황도를 구경하도록 하자. 오라버니께 말씀드려서 용돈을 듬뿍 타낼테니 맛있는 것도 사먹고, 옷도 사고... 신기한 것들도 많으니까 재미있을거야.”

“헤헤헤...”

와르디나 라일리안이나 속마음을 숨기고 서로에게 억지로라도 밝은 웃음을 지어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에도 시안과 칸피니스의 섹스는 계속된다. 여전히 시안이 주도하는 섹스에 간헐적으로 칸피니스가 호응하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제법 뜨겁게 달아오른 섹스의 열락은 황도에 도착한 흥분따위로 영향을 받기에는 한창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아아아앙~~ 아앙~~ 아아아아앙~~ 다... 달링~~ 이거 끝내고... 아아앙~~ 황도입성 기념으로 또 한 번~~ 아이잉~~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도~~”

“헉헉... 허헉... 황도... 가면... 갈... 헉... 곳이... 흐흡... 으읏... 웃...”

“특별한 곳이 아니어도 되는데~~ 하지만 뭐... 황도까지 왔으니 귀족들만을 위한... 아앗... 앙... 특별한 곳에서 즐기는 것도... 아이잉~~ 달링~~ 너무 밝힌다~~”

“제... 제발 내... 말 좀 들어... 허헉...”

“듣고 있다니까.”

“그 말 말고...”

“알아~~ 알아~~”

“허헉... 헉... 아... 알긴!!”

“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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