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심각한 부작용이었지만 디올린은 지금 느끼고 있는 고통만 잊을 수 있다면 그정도 부작용쯤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사흘동안 또다시 섹스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고, 촉각을 느끼지 못하는 거야 움직이지 못할테니 신경쓸 일이 없을테니 상관할 바가 못되었다. 지금 당장 보지를 도려낸 듯 느껴지는 고통에서 헤어나오는 것이 가장 우선이었다.
“어차피 이상태로 사흘안에 또 섹스를 할 일은 없을테니 괜찮을거야.”
“마... 맞아... 맞아요... 악악... 리... 릴레... 릴레이나님... 제발...”
“휴... 알았다. 마족의 권능으로 생명의 마나에 명령한다. 감각차단.”
주문은 짧았지만 위력은 강했다. 잠시 반짝하는 빛이 났을 뿐인데 디올린은 더 이상 고통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 목 아래쪽의 몸에서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위화감은 있었지만 신음조차 제대로 뱉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럽던 그 감각이 사라졌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 디올린의 눈빛이 기쁨으로 빛났다.
“하아... 하아... 아아... 살았다... 아프지 않아요.”
“목 아래쪽으로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게 어색하지 않아?”
“어색해요. 분명 근육은 대 뜻대로 움직이는데 피부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으니 기분나빠요. 토할 것 같아.”
“네 몸의 마나를 통제해서 신경으로 전달되는 고통을 차단해서 그러는거야. 치료된 건 아니니까 잊지 말고. 아프지 않다고 내버려두면 자칫 썩을 수도 있으니까.”
“예... 고마워요. 릴레이나님.”
“나도 고맙다. 릴레이나.”
“고마우면 몸으로 갚아.”
“흐흣... 그동안 선불한 거에서 제해.”
“흥!! 그 흉측하게 발기한 자지나 가리고 그런 말 해라.”
“흐흐... 왜? 생각나?”
칸피니스가 고통이 사라져 겨우 몸을 일으키는 디올린을 안으며 릴레이나에게 감사를 표하자 디올린의 얼굴이 빨갛게 변했다. 칸피니스가 자신을 걱정해주었다는 생각에 어제의 고통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졌다.
원래 디올린은 칸피니스가 와르디를 정부로 삼기 전부터 그를 좋아했었다. 와르디를 정부로 삼은 후에는 그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 큰 덩치에 거칠기만 한 첫인상과는 달리 그는 와르디에게 더 이상 친절할 수 없을 정도로 친절했다. 음란한 색마라고 와르디는 항상 투덜거리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항상 행복감이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언니의 행복에 겨운 투덜거림이 항상 부러웠다. 그래서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이 너무도 행복했다.
하지만 그녀가 칸피니스에게 안기기로 한 것은 그녀가 칸피니스를 좋아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언니의 정부를 유혹하기엔 디올린은 언니를 너무 좋아하고 있었다. 언니와 한 남자를 두고 다툴 생각도 없었고, 언니의 허락도 없이 공유할 용기도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자신의 마음을 숨겨웠었던 것이고. 아마 그 일이 없었다면 굳이 칸피니스를 유혹해 안기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저... 저기... 칸피... 니스... 오라버... 니...”
“응? 왜?”
“어... 언니의 납치범... 누군... 지 알아요.”
“콘벨른 백작가의 둘째 아들이라며?”
“예? 예... 할아버지께 들었군요? 맞아요. 디포르챠. 콘벨른 백작의 둘째아들이죠. 그리고...”
“그리고?”
“내... 약혼... 자이기도 하구요.”
“약혼자?”
칸피니스의 품으로 파고들며 디올린이 던진 말에 칸피니스는 가볍게 놀랐다. 약혼자라니. 디올린이 약혼을 했단 말인가? 그녀가 약혼을 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그 대상도 놀라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약혼을 하고서도 자신을 유혹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그가 아는 디올린은 그런 여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예... 약혼자...”
“상속권이 없는 아들을 하급귀족의 딸과 결혼시켜서 영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려는 것인가?”
“아마도...”
“흠... 테메데르가 위험할 뻔 했구나. 그런데 그런 약혼을 외할아버지가 받아들였다는 말이냐?”
테메데르는 와르디와 디올린의 남동생이었다. 이제 12살의 꼬마로 나름대로 영민하고 검술에도 재능이 있어 할아버지인 클라인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아이였다. 토르넬 외숙부의 뒤를 이어 플로네츠 남작가를 이어받을 아이였다. 콘벨른가의 둘째아들 디포르챠가 하급귀족의 딸인 디올린과 결혼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장애물이라는 뜻이었다. 테메데르를 아끼는 외할아버지, 클라인이 그런 위험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얼핏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 콘벨른가는 명문이니까요. 테메데르에게서 태어나지 않더라도 내 아이 또한 플로네츠가의 피를 이어받을 것이구요. 무엇보다 디포르챠와 콘벨른 백작이 플로네츠 가문의 이름을 이어주겠다고 했거든요. 어차피 콘벨른의 성을 물려받지 못하니 플로네츠의 성을 이어받겠다고... 그래서...”
“그럴만도 하겠군. 외할아버지에게는 가문이 최우선이니까. 데메테르와 와르디조차도 도구로 이용할 정도로.”
“예... 와르디 언니의 납치를 사주한 것도 외할아버지죠. 아시고 계셨나요?”
“디올린... 난 바보가 아니란다. 이런 어설픈 계획에 속아넘어갈 정도라면 디올린의 정부 자리를 때려쳐야지.”
“훗...”
칸피니스의 잘난 척 으스대는 모습에 디올린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녀는 으스대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칸피니스를 웃음기 어린 얼굴로 한참을 바라보다 그의 입술에 기습키스를 하며 그의 목에 매달렸다.
“그런데... 디올린...”
“네?”
“나는 외할아버지와 플로네츠가의 세 기사를 죽일거다. 알고 있니?”
“와... 르디... 언니 때문이군요?”
“그래. 외할아버지긴 하지만 내 여자를 위험에 빠뜨린 사람을 용서해줄 정도로 내 마음이 넓지는 않으니까.”
“어... 쩔 수 없... 겠죠?”
“그래. 대신 고통은 없을거다. 명예도 지켜주마. 콘벨른가의 머저리 자식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도록 만들어주지.”
“그... 래 주실건가... 요?”
침울해져 있던 디올린의 표정이 조금은 밝아졌다. 칸피니스를 짝사랑해온 시간만 벌써 5년이 넘는 그녀였다. 칸피니스의 성격은 칸피니스의 여자들만큼이나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여자를 건드린 사람을 친척이라 해서 용서해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만큼 그는 자신의 여자들을 아꼈다. 질투날 정도로. 그나마 고통없이 죽여주고, 또 명예에 손상이 없도록 해주겠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그로서는 큰 배려였을 터였다. 그것을 알기에 디올린은 칸피니스에게 도리어 감사의 마음까지 품었다.
“그대신 디포르챠 그자식은 세상에서 가장 잔혹하게 죽게 될거다. 이세상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후회할 정도로.”
“디... 포르챠를... 요?”
“그래. 왜? 약혼자를 죽인다고 하는게 조금 꺼려지니?”
“아... 아니에요. 죽여요! 그 개자식 따위 죽여버려요!”
“어...?”
디올린의 갑작스럽고 격렬한 반응에 칸피니스는 그녀를 쓰다듬던 손을 멈추며 놀란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디올린의 순진한 입에서 개자식이라느니 죽여버리라느니 하는 말이 나왔다는 것이, 더구나 그 대상이 약혼자라는 사실이 그를 놀라게 했다.
“그... 그... 개자식은 몇 번이고 나를 겁탈하려고 했어요. 아버지가... 아버지가 나서서 말리지 않았다면... 아마... 흑... 어제... 어제... 오라버니를 유혹한 것도... 흑... 언니가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무서워서... 그 인간이... 그 개자식이... 겁탈하러 올까 무서워서... 아니... 그런 인간과... 결혼... 한다는 사실이... 무서... 워서... 흑흑...”
디올린의 어깨가 들썩이며 눈물이 칸피니스의 벗은 허벅지로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칸피니스는 디올린의 어깨를 안아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해주었다.
“그렇구나. 그래서 네가 어제 나에게 안아달라 졸랐던 거구나.”
“예...”
“자식... 그러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예?”
칸피니스의 말에 울다말고 디올린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말했다시피 어차피 그놈을 죽일거였거든. 네가 그놈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단 말야.”
“하지만... 하지만 그자식은 콘벨른 백작가의 아들이라구요. 콘벨른 백작가라면 장원만 28개를 소유하고 있는 대귀족인데...”
“상관없어. 귀찮게 하면 모두 죽여버리면 되니까.”
“에?”
“네 고종사촌 오라버니이면서 정부인 이 칸피니스 포르니르 델킨피에르 자작님께서는 그럴만한 힘을 갖고 있단다?”
“하지만... 오라버니는... 작위나... 영지가...”
“훗... 넌 고위마족이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디올린과 칸피니스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릴레이나가 벌거벗은 몸으로 으스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살기와도 같이 파고드는 요염한 매력을 풍기는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모습에 디올린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풋...”
칸피니스도 디올린의 웃음에 릴레이나를 돌아보고는 웃음을 참지 못해 볼을 부풀려야 했다. 아무래도 입가에 정액을 묻히고 보지에서도 정액을 흘리면서 잘난체 하는 모습은 부조화의 극치였다. 하지만 릴레이나는 칸피니스의 웃음에도 굴하지 않고 한 번 눈을 찡긋해 보이더니 가슴을 내밀고 더 으스대는 자세를 취해보였다. 디올린의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
“좀 푼수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위마족이란다. 아마 그녀 혼자서도 제국의 기사단 하나정도는 가볍게 상대할 수 있을걸?”
“아아...”
디올린도 고위마족에 대해서는 얼핏 들은 바가 있었다. 자신이 들었던 고위마족의 강함을 떠올리자 비로소 안심이 되었다. 더구나 그녀가 알기로 칸피니스의 주위에는 고위뱀파이어와 섀도우엘프 같은 강자들이 많이 있었다. 그의 기사들 하나하나도 모두 일반 기사를 뛰어넘는 실력이었다. 아마도 콘벨른 백작가 따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터였다. 디올린의 얼굴에 안심의 미소가 떠올랐다.
“와르디와 너를 위해서 디포르챠인가 하는 쓰레기 자식을 죽여주지. 원한다면 콘벨른 백작가도 몰살시켜버릴 수 있어. 어때? 그렇게 해줄까?”
“오라버니 뜻대로 하세요. 난 이제 오라버니 거니까. 오라버니가 하시는대로 모두 따를거에요?”
“디포르챠를 죽이지 않더라도?”
“훗... 이미 전 오라버니의 정부인걸요. 그깟 약혼자 따위 상관없어요. 다시 날 건드리려 한다면 오라버니가 혼내주시겠죠.”
“핫핫... 귀여운 소리를 하는 아이구나.”
“어머? 아이라뇨? 정부한테... 이제 잘하면 칸피니스 오라버니의 아이도 낳을 수 있는데...”
“취소. 취소. 정정하마. 예쁜 소리를 골라서 하는 숙녀로구나.”
“고마워요. 델킨피에르 남작님.”
디올린의 미소는 더없이 밝고 맑았다. 칸피니스는 그녀의 미소에 기분이 좋아짐을 느끼며 다시 한 번 그녀에게 깊은 키스를 해주었다.
“그래. 그런데 후회는 없니?”
“예? 예... 칸피니스 오라버니를 그동안 좋아해왔는걸요. 계기야 어찌되었든 좋아하던 오라버니의 품에 안기게 되고, 또 오라버니의 여자로 인정받았으니 후회같은 건 없어요. 오히려 행복할 뿐이죠.”
“그래?”
“다만... 아래... 가... 언니에게 듣기는 했지만... 이렇... 게 아픈 줄은 몰랐어요.”
“흐흐흐...”
디올린이 자신의 사타구니를 향하며 귀엽게 투정하자 칸피니스는 음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좋았... 어요... 절정이라는게... 오르가즘이라는게... 그렇게 좋은 건줄은... 언니가 하는 걸 볼때는 왜 저렇게 좋아하나 싶었는데...”
“흐흐흐... 실제로 해보니 좋더란 말이지?”
“예? 예... 하녀 아이들 말로는 처음 경험할 때는 아프기만 하고 만다던데... 기분 좋은 건 많이 해본 다음에나 그렇다구...”
“흐흐흐... 다 이몸이 잘나서 아니겠냐? 처녀가 아니라 어린아이라도 최고의 기쁨을 맛보게 해줄 수 있지.”
“그건 나도 인정. 칸피니스는 보통 색마가 아니니까 말야.”
릴레이나가 끼어들며 그의 자지를 잡아갔다. 디올린은 눈앞에서 자지를 잡아 흔들어대는 릴레이나의 모습에 눈을 동그렇게 뜨며 얼굴을 붉혔다.
“태어난 지 얼마 안되는 마족을 유혹해서 절정에 이르도록 할 수 있는 인간은 얼마 없거든. 그렇지?”
“당연하지. 검술과 섹스는 내 가장 큰 자랑거리라구.”
“호홋... 디올린이라고 했니?”
“예...”
“앞으로 사흘간은 요양해야 할거야. 그래야 이 흉악한 물건에 다친 보지가 원상태로 돌아갈 거라구. 지금은 부러워해도 소용없어. 지금 괜히 또 하려고 들었다간 평생 아랫도리를 못쓰게 될걸? 홋홋...”
“에?”
“그러니까 오늘은 구경만 하고 있으라구. 칸피니스와 내가 네 첫날밤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멋진 장면을 보여줄테니까 말야.”
“예? 예... 기대되요. 릴레이나님. 칸피니스 오라버니.”
“호오... 너도 꽤 밝히는 아이로구나.”
“어머? 오라버니나 와르디 언니를 보면 당연한 거 아니에요? 이건 집안의 전통이라구요?”
“흐흐흐... 역시... 내 사촌동생답구나. 훌륭한 정부가 될 수 있을거야.”
“기대하세요. 오라버니. 보지가 다 나으면 저도 제가 얼마나 멋진 여자인가를 보여드릴게요.”
“호호호... 기대되네? 내가 구경해도 되는거야?”
“오늘의 보답으로요.”
“야아... 마음에 들었어. 디올린. 서비스로 오늘 정말 찐하게 한 번 보여줄게.”
“고마워요. 릴레이나님.”
한쪽 눈을 찡긋거리며 살갑게 말을 걸어주는 릴레이나에게 디올린도 마주 미소지어주었다. 공포의 대상일 뿐인 고위마족이었지만 지금 그녀의 모습은 귀엽기만 했다.
“님은 무슨... 그냥 언니라고 불러. 릴레이나 언니.”
“예... 릴레이나 언니.”
“야!! 릴레이나... 헉... 어... 어딜... 야아...”
“어머... 벌써 시작한건가요?”
“꺄앗.... 핫... 아아앙... 역시... 학... 손이... 하핫... 핫... 빨라...”
“헉헉... 으앗... 아아앗... 우왁... 리... 릴레...”
“아앙... 앗앗... 아아앙... 디올... 앙... 린이... 보고... 아아아앗... 있으니까...”
“헉헉... 변... 태 학... 우왓!! 마족... 앗...”
“하하학... 칭찬... 핫... 안해... 줘... 항...”
디올린의 눈은 서로의 성감대를 찾아 애무해가는 칸피니스와 릴레이나의 손끝을 떠날 줄 몰랐다. 그들의 손가락의 움직임을 보며 언젠가 그녀가 해야 할 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큰소리친 그대로 칸피니스에게 자신이 멋진 여자임을 보이기 위해서 그녀는 칸피니스와 릴레이나의 동작 하나하나에 얼굴을 붉히며 집중했다. 그녀의 손이 어느덧 자신의 음핵과 보지를 쓰다듬고 있었지만 감각차단으로 인해 감각을 잃어버린 그녀는 그를 의식하지 못했다. 그저 모든 것을 머릿속에 담겠다는 듯, 가쁜 숨을 내쉬며 칸피니스와 릴레이나를 지켜볼 뿐이었다.
디올린의 상상을 뛰어넘는 칸피니스와 릴레이나의 정사는 아침 동이 떠오를 무렵까지 계속되었다. 디올린이 본 것만 다섯 번이었다. 한 번의 사정을 감당하지 못하고 기절해버린 것과는 달리 다섯 번의 사정이 끝나고서야 릴레이나가 고통을 호소하며 떨어져나가고서야 비로소 두 사람과 마족의 정사는 끝났다.
디올린은 칸피니스를 혼자서 감당하려 했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정사를 보면서 깨달았다. 릴레이나가 중간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리고 칸피니스를 감당해주지 않았다면 한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 했던 것이다. 그것도 첫날밤에, 처녀를 잃던 그 밤에 말이다.
그녀는 지친 듯 쓰러져 자고 있는 릴레이나의 품으로 파고들며 그녀에게 작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느껴지지는 않지만 부드럽고 탄력있는 그녀의 몸이 자신의 몸을 달라붙듯 감싸오는 것이 느껴졌다. 가늘게 뜨여진 릴레이나의 눈을 마주보며 디올린은 릴레이나의 젖가슴 사이에 얼굴을 파묻으며 그녀를 안아갔다. 릴레이나가 자신을 안아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며 그녀는 조용히 잠이 들었다. 고통스럽고 행복했던 밤은 그렇게 그녀의 잠과 함께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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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분량을 맞추려다보니 쓰는 시간이나 한 회 분량이나 모두 길어지고 있습니다. 한 회 분량이 처음 글 올릴 때의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 길이는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독자 분들께 한가지 묻고자 합니다. 한 회 분량을 줄이더라도 자주 올리는 것이 나은지. 제가 원하는 분량의 한 회를 채우고 그대신 연재간격을 조금 늘이는 것이 좋은지. 저는 후자를 선호합니다만 한 회 분량을 줄이더라도 자주 올리기를 바라는 분들이 계실 수 있어서 한 번 여쭤보는 것입니다.
물론 이번회 같이 섹스장면으로 채워진 회는 나누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전회에 이어 겨우 완결지은 섹스장면인데 이거 나눠썼다가는 아무래도 너무 이상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괜찮다면 짧게 자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그쪽이 만족도는 떨어질지 몰라도 쓰기는 더 편하거든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소설은 판타지의 형식을 채용한 야설입니다. 따라서 섹스장면이 주를 이룹니다. 섹스장면 묘사를 위해 이야기의 속도가 느린 것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아마 대충 짧은 사건 하나 끝나는데 일반적인 판타지에 비해 몇 배의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스토리의 전개가 아니라 야설로서의 상황묘사이기 때문입니다. 야설의 형식을 띈 판타지가 아니라 판타지의 탈을 쓴 야설임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다음회 예고>> 칸피니스는 디올린을 정부로 삼겠다고 외숙부인 토르넬에게 선언한다. 화를 내는 토르넬. 하지만 당연한 듯 생까는 칸피니스. 결국 칸피니스는 디올린을 자신의 영지로 데려가겠다며 황도로 향하는 자신의 마차에 싣는데... 혹시 새로운 만남이 있을지도 모른다. 과연 그 만남은?
예고와 본편의 오차는 작가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단 말이지?”
“예. 디포르챠님.”
“훗훗... 드디어 그 건방진 계집을 품을 수 있게 되었군.”
“디포르챠님이 원하시는대로...”
“훗훗...”
디포르챠는 명문 백작가의 자식답게 화려한 금발이 돋보이는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외모의 귀족다운 미남이었다. 평소 받아온 엄격한 예절교육 덕분에 그의 행동 하나하나마다 품위와 절도가 배어있어서 명문 귀족다운 무게와 기품을 더해주고 있었다. 심복이자 가문의 기사단인 레드플레임의 넘버 9인 라이언 토르 페일런의 보고를 받고 있는 모습마저도 평소의 그다운 귀족다움 품위가 넘치고 있었다.
바지를 벗어 하체를 노출시킨 채 두 명의 여자들로 하여금 자시를 애무하도록 하고 있었음에도 그의 자세는 한점 흐트러짐이 없었다. 여자들의 혀가 그의 귀두를 핥고 불알을 빨고 있을 때에도 움찔거릴지언정 그는 자신의 표정 한조각조차도 움직이지 않았다. 할짝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실내를 가득채우고 있음에도 그는 냉정한 표정에 의기양양한 웃음을 띄우며 자신의 심복을 내려다볼 뿐이었다.
“기회가 아주 좋았어. 황도에서 공주가 탈출하는 바람에 그년을 잡는답시고 인신매매길드를 움직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니 말야. 인신매매길드가 아니었다면 그놈의 늙은이를 설득하는 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겠지. 하긴 고작해야 변두리의 작은 남작 따위가 버텨봐야 시간만 끌 뿐이었을테지만. 그렇지 않은가?”
“...”
“그깟 변두리 영지의 자작 따위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말야. 고작해야 정부주제에 정절을 지키겠다고 하질 않나, 감히 내 요구를 거절하지 않나, 마음에 안드는 집안이야. 장차 내 영지가 될 집안이 아니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모두 죽여버렸을거야. 그년도 이렇게 번거로운 절차 없이 그년의 동생과 함께 내 성으로 끌고왔을테고 말야.... 이년들처럼!”
디포르챠는 말하다 말고 성질이 뻗치는지 자신의 자지를 애무하고 있던 여자들을 발로 강하게 걷어찼다. 그의 명령에 따라 심복의 앞에서 자지나 빨던 여자들치고는 단정하고 화사한 그녀들의 외모가 드러났다. 입고 있는 옷도 하녀들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고급드레스였다.
“성으로 끌고와 가둬두고서 며칠간 귀여워해주면 이렇게 정숙하고 고귀한 암캐들이 되어버린단 말이거든. 언제든지 원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는 아주 지체높은 장난감들 말야. 물론 이년들의 애비애미는 이년들이 이런 꼴이 되었는지도 모르고 찾아다니고 있겠지. 큭큭...”
그의 발이 걷어채이지 않아 아직도 자지를 핥고 있는 여자의 치마 속으로 파고들었다. 여자는 무언가 자신의 은밀한 곳에 닿는 것을 느끼며 굴욕에 젖은 눈으로 몸을 움찔거려보지만 체념한 듯 계속 그의 자지를 핥아갔다.
“이년의 아비는 어제도 연회에서 만났지. 병신같은 인간이 자기 딸네미가 여기서 내 자지나 빨고 있는 처지가 된 지도 모르고 아직도 딸네미 찾는다고 걱정이더군. 큭큭... 불쌍해서 위로 몇마디 해주었지. 어디선가 잘.지.내.고. 있을 거라고 말야. 물론 내 정액을 식사대신 먹으면서 속옷도 없이 어디서나 보지를 벌려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는 말은 안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디포르챠의 눈빛은 굴욕감과 수치심에 붉게 물든 여자들의 얼굴에 장난감을 가지고 즐기는 듯한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의 눈빛에 여자들의 얼굴은 더욱 참혹하게 굳어졌다.
“후훗... 아직 수치심이 남아있단 말인가? 이래서 귀족들이 재미있단 말야. 오크떼에 윤간을 당하고서도 수치심을 느낄만큼의 자조님이 남아있으니 말야. 그맛에 오크의 정액받이나 하던 년들을 상대하는 거지만. 훗...”
디포르챠의 발은 익숙한 놀림으로 여자들의 치마를 헤집어 들쳐놓았다. 그의 발이 치마를 들추면 여자들은 그 치마를 붙잡아 다리 위로 고정시켰다. 그의 다리가 허벅지를 거슬러올라갈 때마다 여자들의 손에 쥐어진 천들도 많아졌다. 끝내 치마가 허리 위로 올라갔을 때 털이 깨끗하게 밀린 두 개의 보지가 햇빛에 음란하게 노출되었다. 디포르챠는 발끝으로 두 개의 보지를 슬슬 문질러댔다.
“와르디라고 했던가? 그년도 곧 이렇게 될거야. 자작 따위의 정부나 하던 년이니 도도한 맛은 좀 떨어지겠지만 그 건방진 얼굴이 굴종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은 남아있겠지. 큭큭...”
“하지만... 델킨피에르 자작이 걱정입니다.”
“델킨피에르? 아아... 그 와르디의 정부라는 자작말인가?”
상당히 음란한 모습임에도 라이언의 자세는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질척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는 여자들의 보지 쪽으로 시선조차 돌리지 않았다. 처음자세 그대로 한쪽무릎을 꿇은 채 주군을 대하는 기사의 예를 지킬 뿐이었다.
“델킨피에르 자작은 지방의 작은 영주에 불과하지만 제국기사단의 넘버 23에 임명될 정도로 뛰어난 기사입니다. 그렇게 간단히 생각하실 문제는 아닌 듯 합니다.”
“훗... 기사로서 아무리 뛰어나봐야 그는 지방의 소영주에 불과하다. 듣자하니 제대로 된 기사 하나 없이 여자들에게 기사차림을 시켜서 데리고 다닌다는데, 그런 자를 두려워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지만... 제국기사단 내의 인맥이... 아시다시피 제국기사단은 제국의 귀족들로 구성된 기사단입니다. 황실로부터 영지를 받은 583명의 귀족들이 의무적으로 복무하도록 되어있는 기사단이기 때문에 유력한 귀족들이 많이 있습니다. 콘벨른의 백작님도 제국기사단의 넘버 8로 계십니다. 그런 기사단의 넘버 23이라면 조심하셔야 합니다.”
라이언은 델킨피에르 자작, 칸피니스를 몇 차례 만난 적이 있었다. 시합에서 만나 겨뤄본 적도 있었다. 그가 알기로 칸피니스는 강했다. 최소한 라이언이 그 강함을 조금이라도 눈치챌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은 뛰어넘는 강함이었다. 그나마도 본래 실력을 숨기고 있는 듯 싶었다.
하지만 디포르챠는 라이언의 신중함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었다. 한동안 말없이 라이언을 외면한 채 두 여자를 모두 바닥에 뉘인채 발로 보지를 희롱하는데 정신을 팔았다. 한참을 그러다 그는 고개를 들어 라이언을 보며 히죽 웃음을 지어보였다.
“훗... 인맥이라면야 우리 가문이 위라네. 자작 따위를 위해 아버지와 겨룰 귀족이 어디있겠는가? 더구나 우리가 직접 개입한 것도 아니야. 어디까지나 인신매매길드가 저지른 일이지. 공식적으로 와르디 플로네츠는 인신매매길드에 의해 납치되어 실종된 거라네. 알겠나? 그 덩치만 큰 자작놈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
“만약 자작놈이 건방을 떨며 추궁하더라도 보이지 않게 묻어버리면 그뿐이야. 우리에게는 자네와 레드플레임이 있지 않은가? 플로네츠 남작가에 가있는 10명 정도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걸?”
“...”
디포르챠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권력을 이용해 여자를 강제로 범하는 치졸한 인간이었지만 역시 콘벨른 가문의 일원으로 길러진 사람다웠다. 개망나니짓을 하더라도 유력한 귀족 가문의 일원이라면 일반 귀족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아야 했다. 최소한 집안의 권력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가문의 인정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디포르챠 또한 부친인 콘벨른 백작에게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이토록 귀족의 여식들을 마음껏 납치해 농락할 수 있었던 것이다.
“걱정말게. 다른 가문도 아닌 콘벨른 백작가다. 다른 기사단도 아닌 레드플레임이고. 설사 그 덩치만 큰 자작놈이 사실을 안다고 해도 감히 함부로 움직이지는 못할거다. 움직이려 한다면 자네와 레드플레임이 나서서 죽여버리면 된다. 죽은 자를 위해 인맥이 되어줄 귀족은 어디에도 없을테니 말야. 안그런가?”
디포르챠의 자신만만한 표정에 라이언은 조금 안심이 되는 것을 느꼈다. 그의 말대로 델킨피에르 자작이 강해봐야 개인의 강함이 뿐이라 생각되어졌기 때문이었다. 기사 개인이 강해봐야 기사단 하나를 이기지는 못한다. 그것도 다른 기사단이 아닌 레드플레임이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라이언의 표정에 안도와 함께 자신감이 돌자 디포르챠는 그제서야 진심어린 미소를 자신의 기사에게 지어보여주었다.
“이제 안심이 되는 모양이군. 자넨 다 좋은데 너무 신중한게 탈이야. 하긴 그 신중함을 높이 여겨서 자네를 측근에 두는 것이지만. 하지만 신중함이 지나치면 소심해질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경계하게.”
“예.”
라이언이 허리를 깊숙이 숙여 예를 표하자 디포르챠의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기분이 좋아진 그의 발이 여자들의 보지로 더욱 깊숙이 파고들어 꿈틀거렸다. 발가락 끝에 묻는 뜨겁고 끈적이는 물이 그의 기분을 더욱 고조시켰다.
“그나저나 와르디 일은 부수적인 부수입이고 주목적은 공주들이었지? 그래 공주들은 어떻게 되었나? 찾았나?”
“아직... 저희가 맡은 쪽 인신매매길드에서는 아직 연락이 없습니다.”
“다른 쪽은?”
“다른 쪽에서도 연락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외부의 조력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조력자가 있다면 그 조력자를 찾으라는 말이다!”
“그게... 아직은...”
디포르챠는 답답하다는 듯 여자들의 보지를 강하게 걷어차며 소리질렀지만 라이언은 그저 고개만 숙일 뿐이었다. 그가 화낸다고 없는 정보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라이언의 침묵을 보며 디포르챠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혔다.
“확실히 문제가 있어. 벌써 이주일이다. 귀족의, 그것도 황궁의 여자아이들이 아무의 도움도 없이 살아갈 수 있을만한 시간이 아냐.”
“그렇습니다.”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