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마검천황色魔劍天荒-어느일상(1)
“우우웅..”
뒤엉킨 살덩이가 꿈틀거린다. 뽀얗고 부드러운 살덩이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뜨이는 검붉은 근육덩이가 꿈틀거리며 움직인다.
“아하암... 벌써 아침인가?”
눈까지 질끈 감은 채 울퉁불퉁한 근육을 있는 대로 뻗으며 기지개를 켜던 근육질의 남자는 목을 몇 번 돌려본 후 자신을 감싸고 있던 살덩이를 내려본다.
모두 다섯 명. 지름 4미터가 넘는 거대한 원형침대에 그와 엉켜 누워있던 살덩이들은 모두 다섯 명 분의 알몸이었다. 그것도 아직 채 다 자라지도 않은 어린 소녀들의 알몸.
“흠...”
사내는 손가락을 옆에 누운 한 소녀의 가슴 부위로 가져간다. 부드러운 느낌. 아직 덜 자라 완숙한 맛은 없지만 만져지는 촉감은 말랑하고 매끄러운 것이 손 안에 달라붙는 것 같다.
“아학...”
한 소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사내가 소녀의 왼쪽 가슴 꼭대기, 유두에 걸린 고리에 손가락을 넣어 당겼기 때문이다.
그 소녀 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와 함께 사내의 주위에 널브러지듯 포개져 누운 소녀들의 젖가슴에는 모두 금빛 고리가 꿰어져 있었다. 하얀 속살의 한가운데 분홍빛 유두를 꿰뚫고 있는 금빛 고리는 때마침 방안을 채우고 있는 햇살 아래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사내의 손가락이 유두의 금빛 고리를 몇 번 잡아당긴 후 아래로 쓸어 배와 옆구리를 쓰다듬어간다.
스륵... 스륵...
마치 기름기가 흐르는 듯한 소녀의 알몸에 미끄러지듯 사내의 손은 유연하게 움직인다. 팔뚝 굵기만 소녀의 허벅지보다 더 굵어보이는 거대한 체구이지만 그 손의 움직임은 어울리지 않게 세심하고 부드럽다.
“하악...”
이번에는 조금전과는 약간 다른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조금 전의 신음소리가 유두에 걸린 고리를 잡아당김으로써 오는 통증에 의한 것이라면 지금의 신음은 두툼한 손가락이 섬세하게 몸의 성감을 자극하면서 터져나오는 신음소리였다. 사내는 소녀의 신음을 즐기는 듯 지그시 눈을 감은 채 부지런히 소녀의 몸 위에서 손을 놀린다.
“흑...”
사내의 손이 배꼽을 지나자 한올의 털도 없는 둔덕이 나온다. 아직 어린 소녀들이라지만 모두 15살은 넘어 보이는 나이였는데 이상하게도 사내의 손길을 받고 있는 소녀 외의 다른 소녀들도 모두 한올의 터럭도 발견할 수 없다.
아무것도 없는 민짜 언덕을 타고 가면 갈라진 균열 사이로 붉은 음핵이 보인다. 포피가 제거된 듯 붉게 노출된 음핵은 젖가슴과 마찬가지로 금빛 고리가 꿰뚫려 장식되어 있다. 아마도 다른 소녀들도 마찬가지로 음핵을 금빛 고리로 장식하고 있을 것이다.
사내의 손이 금빛 고리를 쓰다듬어가자 여직껏 잠결에 신음 소리를 내던 소녀의 목소리가 바뀐다.
“아학...”
어느새 뜨여진 눈이 하얗게 뒤집히는 것은 그만큼 자극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내의 손이 스치는 음핵은 여성의 가장 예민한 성감대인데다 포피가 제거되어 노출되어 있으니 사내의 손놀림에서 오는 자극은 잠마저 쫓을 정도로 강렬한 것이었다.
“아하... 흑... 흑...”
음핵을 쓰다듬사내의 손이 음핵을 꿰고 있는 고리를 쓰다듬어가자 소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울음과도 같은 신음성을 토해낸다. 고리를 쓰다듬고 잡아당기는 절묘한 동작이 전해주는 쾌락과 고통의 경계에 선 감각이 그녀의 모든 신경을 일깨웠기 때문이다.
“일어났냐?”
사내는 자신의 행동과는 상관 없다는 듯 태연하게 소녀의 음핵에 걸린 고리를 움직여간다.
“하... 흑... 중간에 그만둘 거라면... 흑... 그만해요... 흑... 아... 침... 학...”
“중간에 그만두긴 누가?”
사내는 소녀의 말에 무슨 말이냐는 듯 동그랗게 눈을 뜨며 소녀를 향해 고개를 숙인다. 얘기를 하는 동안 정신을 차린 듯 소녀의 얼굴도 그를 향하고 있어 그녀의 약간 충혈된 맑은 눈이 사내의 장난기 섞인 눈길을 받고 있다.
“아... 침... 흑... 수련... 가야 하잖...흑... 아... 아.... 빠!!!”
자극이 심해지면서 감겨지는 소녀의 눈을 보며 사내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짓는다. 여전히 음핵에 걸린 고리를 가지고 노는 손은 멈추지 않은 채 새로이 왼손이 그녀의 가슴에 걸린 고리를 잡아온다.
“아침 수련 안하면 더 해도 된다는 말이냐?”
“흑...”
새로운 자극에 소녀의 눈이 감기며 일시적으로 말을 잃었다.
“음란한 딸아이구나. 아빠더러 아침 일과마저 포기하고 만져달라니.”
“누... 누가... 흑... 아학... 음란한 딸이야... 학... 아빠가... 흑... 이렇게 만들었... 하학...”
“이런이런... 전부 아빠 탓이라는 거네? 그럼 앞으론 안해줘도 되니?”
“흑... 흑... 이렇게 만든... 책임... 흑...을 져야 하...”
“어떻게 책임질까?”
“흑.... 하항.... 아앙... 몰라... 어떻게든 해보...”
똑똑--!!!
장난스러운 열기를 깨뜨리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문이 살짝 열렸다. 고급 소재를 사용해서인지 높이만도 4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문이건만 열리는 중에도 소리 하나 나지 않는다. 사내 정도의 실력자가 아니라면 문이 열리더라도 열리는 줄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뭔가?”
문가에는 흰색 장식이 되어 있는 검은색 코르셋을 착용하고 있는 10대 후반 정도의 약간은 성숙해 보이는 소녀가 서있었다. 오늘 하루 사내의 아침 일과를 책임지는 일을 맡은 하이스였다. 원래 하녀가 해야 할 일이지만 하녀가 없는 사내의 성에서는 성에 들어와 있는 여자들이 그 역할을 맡아 하게 되어 있었는데 오늘은 그녀가 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녀의 젖꼭지와 음핵에서 흔들거리는 금빛 고리는 그녀가 오직 허리와 배만을 감싸주는 코르셋만을 걸치고도 누구나 당혹스러워할 방안의 모습을 보면서도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다소곳한 자세로 음란한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이유였다. 그녀도 침상에 흐트러지듯 누워있는 소녀들과 같은 입장이었다. 단지 오늘 하루 하녀의 일을 맡고 있을 뿐,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언제고 저 속에 끼어있을 수 있는 위치인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서 알몸의 소녀들과 그 소녀들을 희롱하는 사내의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코르셋만 입은 채 자신의 젖가슴과 성기를 모두 드러내고 있는 지금의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자작님. 일어나실 시간이옵니다.”
“이미 일어났다. 씻을 물과 옷을 준비하도록.”
“옛.”
“그리고 아이들도 깨워라.”
“옛. 알겠습니다. 자작님.
하이스는 방문 복도 끝에 서있던 하녀장 미셸에게 신호를 해보인 후 빠른 걸음으로 방안에 들어섰다. 그리고 침대위의 소녀들을 하나둘 깨워우기 시작했다.
“일어나. 아침이야.”
“일어나. 벌써 해가 중천에 떴다구.”
어차피 같은 위치 그녀가 존대를 해야 하는 상대는 지금 사내가 희롱하고 있는 소녀 말고는 없었다. 자작의 딸이라는 신분을 갖고 있는 그녀 말고는 신분이나 직책 모두 그녀와 다를 것이 없었고, 오히려 그녀가 지금 침상 위에 누워있는 소녀들보다 나이가 더 많았다. 그래서일까? 소녀들은 그녀의 재촉에 마지못해 하면서도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흑...”
하이스의 재촉에 깨어나던 한 소녀가 일어나려다 주저앉아버렸다. 엉덩이쪽을 손으로 부여잡고 상당히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의 상태를 잠시 살펴본 하이스는 이내 상황을 짐작했다. 이 소녀는 어제 자작에 의해 항문이 개통된 것일 터였다. 하이스도 이제는 꽤 단련이 되어서 항문으로도 얼마든지 자작의 거대한 자지를 받아낼 수 있게 되었지만, 4년 전 처음 항문에 자작의 자지를 넣었을 때의 고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실신까지 했었으니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이스는 소녀의 상태를 알아낸 후 자작을 쳐다보았다. 모종의 배려를 요청하는 것이다.
“그 아이는 옆방에 옮겨 오늘 하루 치료받고 쉬게 해라. 어제 무리했으니 오늘 일과를 수행하기는 무리일 것이다. 앞으로 이틀간 그 아이는 모든 일과에서 열외다.”
하이스는 조용히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한 후 깨어난 두 소녀를 돌아보았다. 자작에게 요청하는 데에도 말이 필요없었듯 소녀들에게 일을 시키는 데에도 말은 필요없었다. 그동안 숱하게 있어왔던 일이었고 이 방안의 소녀들 가운데 지금 주저앉아있는 소녀를 제외한 모두가 경험했던 일이었다.
하이스의 눈짓을 받은 두 소녀는 조용히 일어나 주저앉아있는 소녀를 부축해 일으켰다. 14살의 앳된 여자아이. 소녀라기보다는 여자아이에 더 가까운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알몸이 조금더 나이 많은 두 소녀에 의해 부축되어졌다. 여전히 항문쪽이 고통스러운 듯 인상을 쓰며 한 걸음도 못걷는 소녀는 다른 두 소녀의 부축에 의지해 겨우 걸음을 옮겨 방을 나서고 있었다.
“너무 심했네요. 이제 14살 된 아이인데...”
자작의 품에 안긴 채 하이스가 소녀들을 깨우는 모습을 보던 자작의 딸 딜레인은 자작의 손이 그녀의 몸에 달린 고리에서 떨어져 나가자 정신을 차리고 자작의 몸을 쓰다듬으며 하이스가 소녀들을 깨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제 항문의 첫경험을 가진 이제 14살의 에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가 하이스의 지시에 의해 다른 소녀들의 부축을 받아 방을 나서는 모습을 보자 자신의 첫경험이 생각났는 지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 소녀를 동정했다.
자작은 그런 그녀를 보며 장난끼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네 첫경험은 몇 살이더라?”
“천하에 짝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음란한 아빠 때문에 이미 13살에 항문은 배설만 하는 곳이 아니게 되었지요.”
“그럼 별로 어린 것도 아니구만. 뭘.”
“흥... 변태... 색마...”
자작의 장난스런 대꾸에 노려보며 대꾸하는 딜레인의 모습은 정말 귀여워보였다. 자작의 성적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딸로서 지금의 모습은 자작에게 무한한 기쁨을 주고 있었다.
“하하하하... 그래 네 아빠는 색마다. 그래서 그 딸인 너는 색녀인 거고.”
“흥흥흥!!!”
딜레인은 코웃음을 치며 자작의 자지를 있는 힘껏 움켜쥐었다. 하지만 고통을 주려는 그녀의 마음과는 달리 죽어있던 자작의 자지는 그녀가 힘껏 쥐면서 도리어 힘을 얻고 있었다. 불가사의할 정도의 굳건함을 자랑하는 자작의 자지는 그녀의 손힘 정도는 그저 좀더 강한 성적 자극으로 여겨질 뿐이기 때문이었다.
“하하하... 색마의 딸 색녀가 아침부터 마음이 동하는 모양이구나. 아침 일과를 취소하고 같이 놀아주랴?”
“몰라욧!!”
자신의 아빠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고 생각하자 딜레인은 16살 정도의 다른 소녀들처럼 토라져서 얼굴이 빨개진 채 소리를 질렀다. 귀족의 딸이라고 볼 수 없는 무례한 모습이었지만 자작 또한 귀족의 예법 따위 신경쓰지 않는 인물이라 도리어 그 모습은 자작의 장난끼만 북돋워주는 귀여운 모습일 뿐이었다.
“하하하... 딸아이가 원한다면 아비의 입장에서 당연히 들어줘야지. 오늘 하루 너와 함께 보내도록 노력하마. 어때? 자신 있니?”
말도 안되는 소리다. 자작과 하룻동안의 섹스를 견딜 수 있는 여자가 인간 중에 있을 리 없었다. 오우거를 연상시키는 그의 거대한 자지와 오크의 정력을 갖춘 자작과의 하룻동안의 섹스는 차라리 고문이나 다름 없었다.
딜레인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
“쳇!! 앞으로 일주일간은 얼굴 볼 생각도 하지 마요!!”
토라진게 확실한 외침과 함께 딜레인은 침대를 뛰어내려 방문을 나섰다.
“베에... 색마 아빠!!!”
자신의 방을 찾아 나서다 아무래도 아쉬운 듯 문을 잡고 고개를 내밀며 혀를 내미는 딜레인의 모습에 자작은 끝내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
“호호호...”
“호호...”
자작 뿐만 아니라 방안에 있던 다른 소녀들도 참지 못하고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무대로 딜레인의 모습이 너무 귀엽고 깜찍했기 때문이리라.
“하하... 역시 내 딸 아닌가? 정말 귀엽지?”
“예... 자작님.”
“그렇지? 암. 그렇구 말구.”
웃음을 참으며 동의해오는 하이스의 말에 자작의 입이 헤벌죽 벌어진다. 역시 딸자식 칭찬에 이길 아비가 없는 것이다. 그런 자작의 모습에 겨우 웃음을 진정한 소녀들은 다시 새어나오기 시작하는 웃음을 참기 위해 필사의 인내력을 발휘해야 했다.
“아, 장난치다보니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군. 이러다간 오늘 아침 일과를 모두 날려버리겠어. 하이스. 서둘러서 아침 준비를 해주게. 옷과 식사, 그리고 씻을 물을 서둘러 준비해서 내 방으로 가져다주게.”
“예, 자작님.”
칸피니스 포르니르 델킨피에르 자작은 장난은 끝났다는 듯 정색을 하며 하이스에게 지시를 내리곤 자신의 방을 향해 나섰다. 지금 그가 있는 방은 섹스를 위한 침실일 뿐 그의 방은 아니었다. 밤에는 거의 쓰이지 않지만 섹스를 제외한 일을 위한 그의 공식적인 방은 따로 있었다. 그의 아침일과의 시작은 바로 그 방으로 이동하는 데서 시작한다. 자신의 방에서 목욕을 하고, 옷을 입은 후,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의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훙--!! 훙--!!!
2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검은 휘두르는 소리 자체가 흉기다. 너무 거대한 검이기에 날조차 제대로 세우지 않은 검이 대기를 찢으며 휘둘러지는 소리는 듣는 것만으로도 피를 토할 것 같은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물론 모든 검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오직 칸피니스 포르니르 델킨피에르의 검만이 그렇다.
2미터 30센티미터의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장대한 키. 하지만 양옆으로 벌어진 어깨와 갑옷처럼 그의 몸을 감싸고 있는 강철과 같은 근육들은 차라리 키가 왜소해 보일 정도로 육중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더구나 그의 근육들은 단순히 힘만을 자랑하는 근육이 아니다. 거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민첩성과 유연성을 겸비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근육들이었다. 그런 그의 근육의 힘이 휘둘러대는 것이라면 썩은 나무몽둥이라도 충분히 위협적인 살인병기일 터였다. 하물며 날이 서지 않았다지만 잘 제련된 거대한 검이라면 말할 것도 없었다.
캉--!! 캉--!!
하지만 그런 그의 검을 막아내는 존재가 있었다. 1미터 98센티미터짜리 거대한 클레이모어의 공격을 다른 것도 아닌 레이피어 하나로 조금 힘겨워보이는 자세이기는 하지만 무리없이 막아내고 있었다.
후우우웅--!!! 후우우웅--!!
캉--!!! 캉--!!!
칸피니스의 검이 귀신의 울음소리와도 같은 파공음과 함께 무한의 원을 그리며 공격해간다. 검극이 끊이지 않는 선을 그리며 무한의 곡선과 함께 상대를 압박하며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무한의 연격을 구사한다. 하지만 곧이어 들리는 금속의 마찰음은 그의 그러한 공격을 끊어가고 있다. 1인치도 안되는 얇은 두께의 레이피어에 의해 파공음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은 절대적인 공격이 막히고 있는 것이다.
후우우웅--!!! 후우우웅--!!!
캉--!!! 캉--!!!
더구나 놀랍게도 칸피니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사람은 여자였다. 그것도 가냘픈 체구의 아름다운 여자. 선명한 붉은 색의 머리카락과 눈썹, 눈동자가 인간같지 않은 투명함을 지닌 흰 피부와 기묘한 대비를 이루며 신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미녀였다. 검은커녕 스푼보다 무거운 것은 들어본 적 없을 것 같은 갸녀린 체구의 아름다운 여인이 2미터 30센티미터의 오우거라 해도 믿을 것 같은 사내의 검격을 그것도 한 손으로 막아가고 있는 것이다.
후우웅--!!! 후우우우웅--!!
캉--!!! 캉--!!!
“역시 대단해!!! 클라이안. 이것이 드래곤의 힘이라는 것인가? 그저 검격만 겨룬다지만 한손으로 내 클레이모어를 막는다니.”
“흥!! 역시 넌 괴물이로군. 드래곤의 힘으로도 너의 검을 막아내는 것이 고작이라니. 힘에서 밀려 반격 한 번 못해보고 있잖아.”
드래곤? 클라이안이라는 여자는 드래곤이었던 것인가? 하긴 그녀의 외모는 분명 인간의 그것이라 보기에는 힘든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그토록 투명한 피부와 선명한 붉은 색의 머리카락은 인간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니까. 붉은 눈동자와 머리카락으로 봐서 그녀는 아마도 레드 드래곤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드래곤이라는 사실보다 더 놀라운 것은 폴리모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녀가 힘에서 칸피니스에게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인간체로 폴리모프했다지만 드래곤이 폴리모프한 인간은 최상의 조건을 갖춘 인간이다. 골격, 근육, 신경계통 모두 인간이 갖출 수 있는 최상의 상태로 구성하기 때문에 힘에서도 인간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위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드래곤의 폴리모프체와 한 팔 대 양 팔이라지만 힘으로 맞설 수 있다니! 오우거라고 할지라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바로 그 불가능한 일을 칸피니스는 해내고 있는 것이다.
“괴물이라니!! 난 어디까지나 인간이라구!! 인간의 힘으로 상대하는 거란 말야. 어디 사는 누구처럼 마법으로 만든 괴물같은 몸이 아니라구.”
“젠장. 마법으로 최상의 상태로 구성하지 않음 너같은 괴물과 상대나 할 수 있겠냐? 검격만으로 소드마스터를 누를 수 있는 괴물을 일반 인간의 신체로 상대하라고? 차라리 죽으라 그래라!!”
“조금 약하게 만들어서 두 팔로 상대하면 되잖아. 양손검 기술은 내가 가르쳐준다니까.”
“내가 6천년간 배워온 게 한손으로 검 쓰는 거다. 이제와서 새로 양손검 기술을 배우라고? 그런 귀찮은 짓을 왜 하는데?”
“그래? 그럼 이건 어때?”
캉--! 캉--! 캉--!
조금 소강상태가 되에 장난치듯 검격을 주고받던 칸피니스는 클라이안의 말에 장난기어린 미소를 짓더니 연속으로 세 번의 검격을 토해냈다. 클라이안에 갑작스런 공격을 막아내느라 뒤로 물러나자 그의 웃음 속에 맺힌 장난기가 더욱더 짙어졌다.
클라이안은 그런 칸피니스의 표정을 보며 불안감을 느꼈다. 그동안 칸피니스에게 당해온 것이 생각난 것이다.
“뭐... 뭐... 빌어먹을...!!!”
이번에는 막아낼 수 없다. 클라이안은 순간적으로 그렇게 판단했다. 일반적인 검격이라면 양손검이라 할지라도 한손으로 조금은 어렵지만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 칸피니스가 하려는 공격은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그 공격을 막아갔다간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으로 재구성한 그녀의 몸이 파괴될 것이다. 드래곤인 이상 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상처를 입으면 고통스러운 것은 그녀 또한 마찬가지. 드래곤도 생물인 이상 고통이 달가울 리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도 쉽게 당하지 않앗!!!”
파라락--!!!
클라이안의 검이 종횡으로 무수한 선을 그어갔다. 검기는 깃들어있지 않지만 단순한 검만의 검격으로도 위력적인 검막이 형성되는 듯한 기세였다.
하지만 그같은 클라이안의 노력은 허무하게 무너져버렸다. 그녀의 레이피어가 만들어낸 검막 안으로 뚫고 들어온 칸피니스의 클레이모어가 그녀의 레이피어를 부러뜨려버렸기 때문이었다. 너무도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허무한 승부였다. 그동안 무수한 검격에도 버텨내던 레이피어가 한순간에 부러져 승부가 결정지어지다니.
하지만 클라이안은 그나마 검이 부러지는 것으로 끝난 것이 다행이라 여겼다. 처음 그와 대결했을 때는 검은 맞닿아보지도 못하고 목이 잘려버렸던 경험이 있는 그녀로서는 그저 목 앞에 멈춰선 칸피니스의 검이 고맙기만 할 따름이었다.
“젠장... 또 진건가?”
“훌륭한 검막이었다. 아마 검기를 주입했으면 완벽하게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겠지.”
“흥!! 네가 검기를 넣어 찔렀다면 그건 검막이 아니라 마른 나뭇잎이 되었겠지.”
검기의 승부라는 것도 결국은 검격의 승부다. 검기의 수준이 미세한 차이를 보이는 수준이라면 검격에서 승부가 갈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더구나 검기에 있어서만큼은 레드드레곤으로서 6천년 이상 살아온 클라이안보다 칸피니스가 한 수 위였다. 드레곤의 본체로서도 쉽게 상대할 수 없는 강자. 그런 강자와 폴리모프 상태에서 겨루어 이기기를 바란다는 것은 어쩌면 애초부터 무리였는지도 몰랐다.
“어쨌든 오늘 검막은 훌륭했다. 조금만 더 정교했다면 내 공격이 막혀버렸을 거야.”
“흥!! 그깟 찌르기 하나 막는다?”
“그깟이라니!! 지금까지 내가 사용했던 기술 가운데 가장 강한 기술이라구!!!”
“흥!! 흥!! 다른 기술들은 쓸 가치도 없다?”
어린애같은 삐짐모드로 일관하는 클로이안의 모습은 드래곤이라 생각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누가 이같은 모습에서 오만하고 잔인한 드래곤의 모습을 떠올리겠는가? 하지만 클로이안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칸피니스 앞에서 뿐이었다. 드래곤이 인정한 인간인 칸피니스 앞에서만 그녀는 대등한 존재로서 상대를 대하는 것이다. 다른 자리 다른 사람 앞에서의 그녀의 모습은 역시나 드래곤이라 할 만큼 냉정하고 잔혹했으며 오만했다.
“하핫... 나야 검 하나로 먹고 사니까. 재주 많은 드래곤 아가씨랑 처지가 같나?”
“흥!!”
“시동어만으로 발현할 수 있는 마법만으로도 충분히 나를 쓰러뜨릴 수 있는 게 클로이안이잖아. 거기에 브레스까지 같이 사용한다면 나는 그순간 죽음이라구. 그러니 검술 하나 정도는 못해도 상관 없잖아.”
“흥!! 위대한 종족인 드래곤, 그것도 레드 드래곤 중에서도 에인션트인 내가, 하찮은 인간에게 검술로 진다는 자체가 수치야! 그것도 이제 고작 설흔도 안된 애송이에게!”
“하하하...”
억지 같은 클로이안의 말에 칸피니스는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그동안 많이 경험한 상황인 때문이다. 이 순간 그녀를 달랠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 뿐이었다. 그로서도 바라마지 않는 한가지 방법만이 그녀를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석달여만에 다시 그를 찾아온 클로이안의 목적도 그것에 있었을 것이다.
“또 욕구불만이구나. 석달동안 외로웠나보지?”
칸피니스가 다가와 허리에 팔을 두르자 클로이안의 토라진 표정이 발그레하게 풀린다. 열락에 대한 기대로 촉촉이 젖은 눈빛은 칸피니스의 예상이 맞았음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맞구나! 그럼 진작 얘길 하지. 검술 따위로 힘 뺄 것이 아니라 진작에 상대해줬을텐데.”
“흥!! 네게 내가 새로 연구한 검술을 보이는 것도 한가지 목적이었어. 검술 또한 내가 너를 인정하게 된 이유이니까. 너를 검술로서 능가한다는 것 또한 드래곤으로서의 내 목표인 것이지.”
“흠... 하지만 주목적은 역시 이거잖아.”
“학!!”
칸피니스가 살짝 클로이안의 입술에 키스하며 그녀의 스커트 위에서 그녀의 보지를 애무하기 시작하자 드래곤답지 않은 달뜬 단말마가 터져나왔다.
“이번에도 성감대를 바꾼건가?”
“네가 확인해보면 되잖아.”
칸피니스에게 있어 클로이안은 말 그대로 최고의 섹스파트너였다. 폴리모프를 통해 구성되는 여성체라는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서 그녀는 매번 폴리모프 때마다 신경조직을 바꾸어 성감대까지 바꿀 수 있었다. 같은 상대에게서 매번 바뀌는 성감대를 찾는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섹스를 통해 섹스의 기술에 통달한 칸피니스에게 있어 새로운 도전이었다. 또한 폴리모프 때마다 처녀막까지 다시 재생되어 있으니 같은 상대이면서도 매번 새로운 상대를 대하는 것과 같은 흥분을 즐길 수 있었다. 어찌 이보다 훌륭한 섹스 상대가 있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