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3
“어머∼ 이 방이 이렇게 바뀔 수도 있어?”
미수의 입에서 나온 탄성은 진심이 가득 묻어나 있었다. 화수가 빈 집에서 기다리는 것이 하루 종일 마음이 쓰였던 지라 퇴근 시간이 지나자마자 바로 달려온 참이었다.
“색깔도 너무 시원하고 바닥도 너무 푹신 해!”
좁지만 깔끔하게 단장이 된 옷방. 이젠 화수의 방을 열어 본 미수는 상상을 초월한 방의 변화에 발을 동동 굴렀다.
“내가 이방을 쓰면 안 돼? 너무 좋다∼ 바꾸자 응?”
진심으로 방이 마음에 든 미수는 푹신한 쿠션이 마음에 든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새거라 그래. 좀 지나서 익숙해지면 좁아서 불편한 단점만 느끼게 될 거야. 그냥 넓은 방 써.”화수는 자신의 고생이 영 뻘 짓은 아니다 싶게 미수가 좋아하자 내심 뿌듯했다.
찰칵!
“아들∼ 엄마 왔다∼”
“엄마! 화수가 방을 완전히 멋지게 만들었어!”
해령이 퇴근해 현관을 열고 들어서자 미수가 호들갑스럽게 해령을 화수의 방으로 끌었다.
“와아∼ 이게 정말 화수 혼자 한 게 맞아? 멋지다∼”
해령의 반응도 미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역시 엄마는 엄마인 지라 생각하는 바가 좀 더 현실적이었다.
“그런데 돈이 있었어? 아침에 깜빡 잊고 용돈도 주지 않고 나가서 미안했는데....”
“이제 탈탈 털어서 빈 털털이야. 진짜 아르바이트해야 한다고.”
“그 얘긴 이미 끝난 거 아냐? 엄마가 용돈 거르지 않고 줄 게.”
“엄만∼ 나 군대도 갔다 온 성인이에요. 내 앞가림은 해야죠.”다 큰 자식이지만 더 없이 품어주려는 엄마의 따뜻한 마음이 잔잔히 전해져 오자 화수의 눈시울이 촉촉이 젖어 들었다.
“아니 엄마 말 들어 화수야. 누나도 이젠 회사에서 제법 자리를 잡았어. 그러니 넌 그런 생각말고 복학해서 공부만 하면 돼. 응?”“하지만....”
“화수야!”
해령은 벌써 부터 가족을 책임지려는 화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품안에서 내놓기 싫은 자식이었다.
“알았어요. 일단은 좀 두고 생각해 볼게요.”
“그래, 그래야지 고마워. 배고프다 밥 먹자.”세상에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인 단 세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을 확인했다.
“내일은 뭐 할 거야?”
“음∼ 일단 학교에 가보려고 하는데?”
“그래 그럼. 친구들도 만나고 그래.”세 사람은 식사 후 두세 시간을 화수의 군대 얘기로 보낸 후 잠자리로 들었다.
화수가 다니는 관악대는 서울에서 중상위권에 속한 대학이다.
그러나 in서울만 해도 대단하다는 소리를 듣는 작금의 현실을 보면 그래도 졸업 후 벌어지는 취업의 전쟁에서 그래도 살아남을 확률은 어느 정도 양호하달 수 있었다.
“어! 화수 아냐? 야, 임화수!”복학 수속을 마치고 나서 군에 가기 전 활동하던 동아리 방과 이런저런 추억이 담긴 캠퍼스를 돌아보는 중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화수의 눈이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여기다! 나야 병채!”
“어? 박병채?”
“그래 인마!”
화수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캐주얼 재킷을 입은 사내를 보자 병채라는 걸 알아차렸다.
“제대한 거야?”
“그래, 뭐야 아직 수업 중?”
“응, 아직 1교시 남았다.”
“그렇구나, 반갑다. 아는 사람 하나도 만나지 못하고 가는 줄 알았는데.”
“기다릴래? 애들이 너 온 줄 알면 좋아할 거다.”
“나중에 다들 취업 때문에 바쁜 거 알아. 애들 숨 좀 돌리면 보자.”“그래? 그래도 이렇게 헤어지면 서운한데. 참 여진이 소식은 들었냐?”
“여진이....아니.”
“있잖아....”
“아니, 괜히 마음만 심란해지지 하지마라 안 들을래....간다.”
“미안하다. 괜히 내가....”
“뭘 괜찮아. 그럼 나중에 보자.”“그래.”
화수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 병채를 뒤로하고 캠퍼스를 벗어났다. 병채가 여진의 얘기만 꺼내지 않았어도 기다렸다가 어울려 술 한 잔이라도 했을 것이다.
“여진....후∼”
군복무를 마치고도 여진의 이름을 듣자 가슴의 한켠이 아려왔다.
여진은 대학에 입학을 하자마자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 바로 cc가 되었던 화수의 여자 친구였다.
현 시대의 세태가 부모의 조력 없이 스스로 자립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화수와 같은 환경은 이성 관계에선 서로에게 깊어질수록 장애가 될 수밖에 없었다.
여진으로선 달랑 화수만 속 빼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화수 하나만 놓고 보면 더 없이 좋으나 그 가족들 특히 화수의 아버지는 여진에게 결코 감내해야할 이유가 없는 장애였던 것이다.
화수의 아버지로 인해 어려운 생활이 확실했기에 여진은 화수에게 등을 보이고 말았다.
그런 여진을 잊기 위한 목적이 화수의 입대에 커다란 이유로 작용을 했었다. 물론 제일 큰 이유는 금전적인 것이었으나 여진과의 결별은 우는 아이의 뺨을 때리는 경우나 마찬가지였다.
대학 1학년을 마무리해 가던 시기에 여진과 화수는 서로 순결을 바꿨다. 그 부끄럽고 황홀했던 순간이 떠오르자 화수의 입안은 소태를 씹은 듯 씁쓸해졌다.
“후∼ 인연이 아닌 거지 뭐. 화수 후회는 없지?”
스스로에게 자문을 하고 여진의 이름을 털어 버리려는 듯 머리를 세차게 흔들곤 바짓단을 차며 걸음을 옮겼다.
“여진....”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방안에 눕자 여진의 얼굴이 천장에 그려졌다. 볼 살이 통통하고 유난히 하얀 치아는 여진의 미소를 화사하게 했었다.
“화수야....사랑해∼”
서로의 첫날밤을 가지며 여진이 수줍게 한 고백이 화수의 귓전에 맴돌았다.
“으음∼”
옅은 조명에 드러난 여진의 나신이 선명하게 떠오르자 화수의 하체로 뜨겁게 달궈진 피가 소용돌이치듯 몰려들었다.
스르륵....화수의 오른손이 바지춤을 파고들었다. 이미 몽둥이처럼 단단하게 발기한 화수의 물건은 뜨거운 열기로 화끈거리고 있었다.
“아....아아....”
반쯤 감긴 화수의 두 눈엔 여진의 굴곡진 나신에 함초롬이 피어있던 금단의 숲이 그려졌다.
“후우∼”
뜨거운 열기를 주체할 수 없게 된 화수는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했다. 어쩔 수 없이 오형제의 힘을 빌리려는 것이다.
“후우....”
옷을 모조리 벗고 욕실에 들어서자마자 화수의 손은 자지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샤워기를 틀어 물을 묻힌 다음 비누를 손과 자지에 바르고 거품을 냈다. 그리곤....
슥슥슥....
비누거품으로 인한 부드러운 마찰은 화수의 자지에 몰린 피를 더욱 달궈버렸다.
“하아∼”
손의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하자 중심을 잡기위해 세탁기를 짚었다.
“하아∼ 여진....”
여진의 나신을 그리던 화수의 눈에 옅은 핑크의 팬티가 들어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이건....”
화수의 손은 그의 의지완 상관없이 핑크 빛의 팬티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이미 경험했듯이 팬티를 얼굴을 묻고 깊이 숨을 들이켰다.
“아우....여....엄마....”
화수는 폐의 깊숙한 곳으로 파고드는 향취로 인해 자신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왔는지 자각하지도 못했다.
슉....슉....
뇌리 속의 어떤 대상에서 부터 출발한 전율은 척추를 타고 전신의 실핏줄에 까지 쾌감을 전달했다.
요도를 통해 분출된 정액은 세탁기의 몸체를 두들기며 마치 우뢰가 울리는 것 같은 감흥을 화수에게 돌려주었다.
“후∼ 아아 엄마....헉! 무슨....”
저액의 분출과 함께 하체에 몰렸던 뜨거운 피가 흩어지자 화수는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온 엄마란 단어에 화들짝 놀랐다.
“내가 지금 무슨....”
당황해서 머리를 털어버리려는 순간 자신의 손에 쥐어진 피크 빛의 팬티가 눈에 들어왔다.
“엄마의....”
화수는 잠시 손에 들린 팬티를 멍하니 바라봤다. 그러다 마치 최면이라도 걸린 듯 팬티를 들어 얼굴을 묻었다.
“후읍....엄....마....”
자신의 몸을 달구게 했던 여진의 얼굴은 이미 흩어진지 오래다. 화수의 뇌리에 각인 되듯 떠오른 영상은 바로 엄마 해령이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수더분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얼굴이 해령의 얼굴이다.
하지만 화수의 뇌리에 있는 엄마의 모습은 따뜻하고 풍만한 그리스 여신의 이미지를 하고 있다.
언제나 자신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유일한 사람. 바로 엄마 해령이다.
그런 엄마가 지금 화수에게 다시없는 여인으로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정액을 분출해서 기운이 빠져있던 그의 자지가 해령을 떠올리는 순간 다시 그 뜨거운 힘이 솟구쳤다.
검붉은 기둥과 그 기둥의 한배 반은 더 넘을 것 같은 귀두가 급속도로 팽창을 했다.
스스슥....
“으윽....어....엄마....해령....윽....”
두 번째의 분출 그것은 처음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무의식이 아닌 확실한 엄마의 얼굴을 떠올린 그런 분출이었다.
두 번의 분출 후 흐트러지듯 바닥에 앉은 화수는 두 번째의 분출때 자신의 입에서 나온 단어를 떠올렸다.
“내가 어떻게 엄마를....”
분명 엄마를 말했고 그 순간 분명히 엄마를 떠올렸다. 군까지 제대한 화수는 당연히 동정이 아니다. 아니 여진과 헤어진 후의 군 생활 동안 휴가와 외출 외박은 돈을 주고 성을 사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화수다.
그런 화수의 입에서 자위를 하며 떠올린 여자가 다름 아닌 엄마라는 지금의 현실이 온통 머릿속을 엉클어 놓았다.
“엄마....해령....내가 지금 제정신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