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2화 (32/41)

색기발랄 32 

그 이후로 나는 정소연에게서 오는 연락은 일절 받지 않았다. 받을 이유도 없고, 받기도 싫다. 하지만 정소연은 내 핸드폰을 가만두지 않았고, 결국 난 핸드폰 배터리를 빼버렸다.

정말 미쳐도 단단히 미친년이 틀림없다.

예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의 정소연은 알고 있을 터였다. 그 때의 내가 무슨 마음으로 자신에게 접근했었는지. 그렇게 나한테 버림받았으면 나를 저주하던 뭘 하던 그렇게 욕 한바가지 하고 잊어버리면 그만 아니야? 다른 여자들도 으례 그러지 않아?

근데 이 정신나간 년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고 있다. 아예 다른사람인 양 나한테 접근해서 예전의 그것을 이어가자고 하는데, 도대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해? 가발 뒤집어쓰고 연기한 것도 기가 차는데, 한술 더 떠서 나랑 어울리는 여자가 되겠다고 지 아다까지 아무 남자한테 줘버리는 년을 정상이라고 불러야 할까? 섹스에 익숙한 몸이 되겠다고 남자들한테 둘러쌓여서 돌림빵 당하는 걸 자처하는 년이 정상? 하, 정말 이건 해외토픽감이다.

아무튼, 정소연과의 관계는 이걸로 끝이다. 어차피 끝내려고 했던 애잖아? 과정이 조금 이상하게 변했을 뿐이지, 어차피 결과는 똑같다. 아니, 어쩌면 더 잘 된 일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정소연의 모습으로 헤어졌다면 그래도 조금은 미련이 남았을 지도 모르지만, 이런 병신이라는 것을 알고 헤어졌으니 미련같은게 남을 리가 없다. 아주 깨끗하게 정떨어진 채로 끝난 거다. 

정소연에게 오는 연락을 일절 차단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예전에 정소연을 내 집으로 들인 적이 있었으니까, 연락이 계속 안된다면 내 집으로 쳐들어 올 수도 있다. 정소연이라면 그러고도 남겠지. 그 미저리같은 년은 날 만나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꺼다. 분명 그런 눈이었다.

젠장, 내가 무슨 생각으로 정소연을 우리 집에 불렀을까. 분명 그때는 필요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 

덕분에 난 집에도 못들어가고 바깥을 배회하고 있다. 정소연의 집에서 나온 이후로 며칠이 지나도록 계속 밖에서 생활했다. 가지고 있던 돈도 점점 바닥을 향해 달려간다.

잠깐 핸드폰 켜서 하나한테 연락해 볼까? 돈 좀 가지고 나오라고 하면 쫄랑거리면서 나올 텐데. 하나랑 나는 부모님 몰래 공유하는 비밀이 있어서 은근히 코드가 맞거든. 비밀이 뭐냐고? 당연히 집에 남자나 여자 데려와서 떡치는 거지. 내가 여자를 집에 데려오면 하나가 눈감아 주고, 하나가 남자를 데려오면 내가 눈감아 준다. 다른 집 남매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하고 하나는 이런 식으로 통하는 데가 있어서 꽤나 편하다. 

...이 얘기가 왜 나왔더라. 아무튼 잠깐 하나한테 연락해서 여기로 나오라고 해야겠다. 자세한 설명은 할 수 없으니까, 그냥 당분간 집에 못들어갈 것 같다고 둘러대는게 낫겠지. 나랑 마찬가지로 하나도 집에서 놀고 있는 백조지만, 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벌어둔 돈이 남아있을테니 빌리는 건 문제없다.

......

핸드폰 배터리를 끼고 전원을 올렸다.

혹시 배터리가 다된 건 아닐까 하고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전원이 들어왔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부재중 전화 목록. 찍혀있는 부재중 전화 숫자가 천단위다. 진짜 미친년이다, 이건. 

전화번호부를 뒤적이며 하나의 번호를 찾고 있는데, 갑자기 화면이 전환되며 통화상태가 돼버렸다. 내가 핸드폰을 만지고 있는 사이 전화가 걸려와서 나도 모르게 받아버린 것 같다. 당연히 정소연일꺼라는 생각에 통화종료 버튼을 누르려 했다. 

[여보세요? 야! 박을! 너 어디야?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현아의 목소리다.

정소연이 아니라 현아가 전화를 걸었다?

재빠르게 핸드폰을 귀에 댔다.

"혀, 현아야?"

[그래! 무슨 일이야? 며칠째 핸드폰도 꺼놓고... 어떻게 된 거야?]

......

잊고 있었다.

정소연의 일때문에 패닉에 빠져 내 몸을 챙기느라 현아의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리고 현아의 목소리를 들음과 동시에 나에게 닥친 또 하나의 시련이 떠올랐다. 박우리, 윤성현. 현아를 가지려는 남자들. 

정말 미칠 노릇이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고통에 시달리는 거지? 현아의 일만 해도 머리가 쪼개질 것 같은데, 정소연까지 가세해서 또라이짓을 하고 있으니... 정말 이러다 제명에 못죽겠다.

지금 당장 여기로 오겠다는 현아의 말에 일단 알았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솔직히 지금 현아를 만날 정신이 아니지만, 어차피 현아의 일도 해결해야 했으니 그리 나쁠 건 없다. 게다가 현아는 돈이 많으니까 하나한테 연락할 필요도 없다. 현아라면 돈을 빌릴 필요도 없이 알아서 지갑을 여니까.

전화를 끊고 나서 한동안 핸드폰을 그대로 두었는데, 예상외로 정소연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는다. 이제 지쳐서 안하는 건가? 아니면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가? 불행 중 다행인 일이지만... 뭔가 석연치가 않다. 그 정소연이라면 이렇게 조용한 때가 더 무서우니까.

그렇게 바깥에서 시간을 때우며 기다리기를 두시간 쯤, 드디어 현아가 왔다. 지하철 역의 계단을 올라오는 현아의 모습이 조금 낯설다. 며칠만에 보는 건데도 왠지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 든다. 

현아를 만나는 그 순간까지도 정소연에게서는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 * *

현아를 만나고 나서 제일 처음 한 것은 식당으로 간 것이었다.

"...너 그렇게 많이 먹는거 처음 봐."

나를 바라보던 현아가 중얼거린다. 

당연히 그렇겠지. 며칠동안 돈을 쪼개서 쓰느라 별로 챙겨먹지를 못했거든. 덕분에 포식을 했다.

뱃속이 든든해지니 이제서야 좀 살 맛이 난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역시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다.

식사를 마치고 입을 닦고 있으려니, 계속해서 나를 쳐다보던 현아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다 먹었으면 이제 이야기좀 해 봐. 그동안 왜 이렇게 연락이 안된거야?"

......

뭔가 뾰로통한 얼굴이다. 불만이 서린 표정이긴 한데, 그냥 여자친구 된 입장에서 물어보는 형식적인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윤성현과 관계된 일을 듣고 난 후로 처음 만난 현아라서 그런가보다. 어느새 나도 모르는 선입견이 생긴 건가?

[현아는 윤성현의 여자다.]

박우리의 말이 떠오른다. 잘 먹고나서 왜 저 말이 떠오르는 거냐. 체하게 생겼네.

녀석의 말대로라면 지금의 현아는 내 여자친구가 아니라 윤성현의 여자친구다. 그 빌어먹을 변태플레이 때문에 이렇게 내 옆에 와서 여자친구 흉내를 내는 거지. 그리고 윤성현과 동거하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면 그 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친다. 

하지만 현아는 이런 생활을 끝내고 싶어했다. 더이상 윤성현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것은 지긋지긋 하다면서, 지금의 플레이를 역이용해 윤성현에게서 벗어날 계획을 짜고 있다. 

......

현아의 처지가 안됐기도 하지만, 내 입장으로만 생각해 보면 열받는 이야기지.

나랑 사귄 이유가 변태플레이의 일환이었다는 것은 그렇다 쳐도, 윤성현에게서 벗어나려는 그 계획의 중심은 바로 나잖아? 그런데 나한테는 귀띔 하나 없이 박우리하고만 공유했다는게 어이가 없다. 그것도 몸까지 대주면서 말이야. 

...후우. 이미 일어난 일에 열받아봤자 나만 손해다.

난 그 모든 사실을 납득하기로 했고, 현아를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윤성현의 마수에서 벗어나 내 여자가 되려는 현아의 계획대로 말이다. 이젠 정소연도 완전히 떨궈냈으니 오로지 현아에게 올인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한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 좋다고 따라다니는 스토커가 있어서 말이야. 하도 귀찮게 굴길래 귀찮아서 폰 꺼놨었어."

"뭐야. 그런 거였으면 나한테 말이라도 해주고 꺼놓던가. 난 아무것도 모르고 걱정만 했잖아."

......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건 바로 나였는데 말이다.

그렇게 내 문제를 해결하고 난 후, 곧바로 현아에게 물었다.

"그러는 너야말로 그날 왜 안왔어? 맨날 오다가 안와가지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냐? 전화도 안받고."

"......"

현아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현아의 표정을 유심히 바라봤다.

대답은 하지 못하고 있지만, 짐작가는 이유는 있다. 동거하고 있는 윤성현과 트러블이 생겼던 거겠지. 오늘은 가지 말라고 했다던가. 아무것도 모를 때의 나는 그저 무슨 일이 생긴걸까 하고 걱정했지만, 모든 걸 알게 되자 너무나도 뻔한 해답이 나왔다.

"...좀 아파서... 연락받을 정신도 안됐고... 하루종일 누워 있었어."

현아의 눈을 응시하면서 다시 물었다.

"어디가 아팠는데?"

"어... 몸살..."

"그래? 난 또 윤성현이 가지 말라고 한 줄 알았지."

"......"

현아가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나도 내 말에 놀랐다.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있던 말이 튀어나와 버린 거다. 윤성현과 관계된 일에 대해서는 당분간 함구할 생각이었는데,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해대는 현아를 보자 그만 본심이 튀어나와 버렸다.

"...무슨 소리야? 성현이가 거기서 왜 나와."

현아가 두 눈을 깜박거리며 말한다. 또,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 분명 윤성현이 못가게 한 게 틀림없는데 말이다. 

언제까지 그렇게 나를 속일 생각일까? 박우리한테는 말했으면서 왜 나한테는 말하지 않는 거지? 

"나라고 언제까지 모를 줄 알았어? 박우리한테 다 들었어. 너에 대한 모든 걸 말이야. 지금까지 날 가지고 장난쳤던 것도, 박우리한테 도와달라는 명목으로 따먹히던 것도, 윤성현이랑 동거하고 있는 것도. 전부 다 알아."

......

폭발시켜 버렸다. 젠장, 이럴 계획이 아니었는데.

뭐, 어쩔 수 없다. 언젠가는 터뜨렸어야 했으니까. 당분간 입 다물고 있을 생각이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여기서 끝장을 보자는 심산이 됐다.

당황해하던 현아의 표정도 점점 차분해졌다. 싸늘하게 가라앉는 현아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이 다음에 나올 말이 무엇일까 하고 머리를 굴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드디어 현아의 입이 떨어졌다.

"...자리 옮기자."

* * *

결국 온 곳은 모텔이었다.

어찌됐건 우리는 모텔에서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인가 보다. 현아와의 시작도 모텔에서 이루어 졌으니까. 

방 안에 들어선 현아가 자켓을 벗고 의자에 걸터앉았다. 언제나 그렇듯 아슬아슬한 길이의 초미니 스커트다. 저 아찔한 치마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저런 차림으로 바깥을 돌아다니면 창피하지 않나? 걷기만 해도 팬티가 보일 것 같은데 말이다.

다리를 꼬고 앉은 현아가 담배를 꼬나물고는 불을 붙혔다. 그리고는 한숨을 쉬듯이 담배연기를 토해낸다.

"...후우."

그 한숨에는 여러가지 감정이 섞여있는 듯 했다.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할 현아의 심정이 저 짧은 한숨을 통해 조금이나마 비춰진다.

......

현아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윤성현과의 관계, 나를 두고 벌어졌던 변태플레이, 박우리와의 관계.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이 현아의 입을 통해 다시금 확인되고 있었다. 

모든 사실을 털어놓은 현아는 눈가를 닦으며 울먹였다.

"...항상 미안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너한테는 말하고 싶지 않았어. 그럴 수만 있다면 평생동안 말하기 싫었어."

"...어째서?"

사실 제일 궁금하던 거였다.

왜 나에게는 비밀로 하고 박우리에게만 털어 놓았는지. 그것을 빌미로 현아는 박우리와 관계를 가지게 된 거니까, 저것은 여러모로 신경쓰이는 요인이다.

"...너랑... 잘 되야 하니까... 거짓이 아니라 진심으로 잘 되서 행복해져야 하니까..."

"......"

"니가 그런 사실들을 알고 나서도 나를 계속 좋아해 준다는 보장이 없잖아... 박우리한테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니까 털어놓을 수 있었지만... 차마 너한테까지는 말할 수 없었어... 니가 떠날까봐 두려워서..."

......

내가 떠날까봐 두려웠다고...?

"그 날... 넷이서 술마셨던 날 모텔에서... 니가 나한테 말해줬었잖아... 정말 진심으로 사귀고 싶다고 말이야... 그 고백 듣고 나서부터는 더욱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이제서야 나한테 진심이 된 너를 떠나보내기 싫어서, 그래서 더욱 숨겨야만 했어... 그런 너한테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나 역시도 같은 마음이라는 걸 말해주는 것 밖에는..."

...정말, 정말 바보같은 이유였다.

그토록 궁금했던 의문은 이렇게 어이없게 풀려버렸다.

현아는 나를 잃는 것이 두려웠다.

윤성현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현아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나와 잘 되서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야 했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박우리에게 몸을 대주는 것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겠지. 오히려 그런 걸로 조력자를 얻을 수 있다면 이득이라고 생각한 거다.

하지만 현아의 생각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조력자의 위치에 있어야 할 박우리가 배신을 했으니까. 박우리는 둘만이 공유했어야 할 비밀을 나에게 털어놓고 더이상 도움을 주는 것을 거부했다. 다시금 현아를 노리는 한 남자로 돌아간 거다.

박우리라면 알고 있었겠지. 나한테 이러한 사실들을 털어놔도 내가 곧이 곧대로 현아를 닥달하지 않을 것을. 그래서 박우리는 자신이 중요한 정보를 넘겨주는 척 하면서 나와 동일선상의 위치에서 경쟁하자는 제안을 해왔던 거다. 사실 박우리는 나와 경쟁할 가치도 없는 매우 뒤쳐진 존재인데 말이다.

박우리는 지금까지 현아를 돕는다는 명목하에 비밀리에 만나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그건 어떻게 보면 기회이기도 했지만, 박우리는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더 큰 것을 바랬던 거지. 그래서 나에게 비밀을 털어놓고 말도 안돼는 내기를 제안한 거다. 이 제안을 위해서 그나마 현아와 이어질 수 있던 조력자의 위치를 버렸지만,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박우리는 다시 없을 기회를 얻게 된다. 말 그대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전략이었다.

아마 이건 박우리의 마지막 발악이었을 것이다. 현아는 이미 나와 잘 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니까, 이대로라면 박우리는 꼬리내린 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하늘은 내 편이었다. 박우리의 계획은 무심결에 같이 있던 정소연에 의해 실패했고, 발설하지 말았어야 할 현아의 비밀은 내 실수로 인해 바깥으로 나오고 말았다. 그리고 실수에 의한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실수가 아니라 신의 한 수라고 불러야 겠지.

......

현아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뭐가 저렇게 슬픈 걸까.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오히려 더욱 용기가 솟는다.

현아를 지켜줄 수 있는 남자는 역시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각인시킬 수 있다.

얼굴을 가리고 있는 조그마한 손을 잡아 쥐었다. 부드럽기 그지 없는 따뜻한 손이다.

제대로 나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흐느끼는 현아의 얼굴을 보면서, 마음속에 숨겨뒀던 말을 꺼냈다.

"...도망가자. 아주 먼 곳으로. 우리 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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