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7화 (27/41)

색기발랄 27 

박우리가 돌아갔다.

녀석의 얼굴은 아직도 정소연의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했다. 문을 열고 나가면서도 침울한 표정으로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그 모습에 나는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꼈다. 이유는 모른다. 저 녀석의 어디가 나랑 비슷하게 느껴지는지. 그저 느낌일 뿐이다.

박우리가 돌아가고, 방 안에는 나와 정소연만 남게 됐다.

솔직히 나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정소연이 나를 붙잡았다.

달칵.

내내 어두웠던 방 안이 이제서야 밝아졌다.

그와 동시에 어두컴컴했던 정소연의 얼굴이 제대로 시야에 박혔다.

...뭔가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알 수 없는 얼굴이다.

저 미묘한 얼굴을 보자, 조금 전 정소연이 했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오빠는 아무 잘못 없어. 오빠 옆에 있던 그 여자가 잘못이야. 그때나 지금이나.'

......

저 말의 의미는 뭘까?

내 옆에 있던 여자라면... 역시 현아밖에 없는데.

내가 자기를 돌아봐주지 않는 이유가 현아라고 생각하는 건가?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라는 말은 뭐지?

"오빠."

정소연이 나를 부른다.

최대한 무덤덤한 표정을 가장해서 돌아보았다.

"응?"

"뭘 그렇게 멀뚱히 서있어요? 이리와요."

그러더니 앉아있는 침대의 옆자리를 손으로 탁탁 두드린다.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는, 말없이 정소연의 옆으로 가 앉았다.

다리를 번갈아 흔들기도 하고 두 다리를 쭉 뻗기도 하는 등 장난을 치던 정소연은 얼굴을 정면으로 고정시킨 채 입을 열었다.

"...솔직히 믿지 않았어요. 오빠가 나랑 사귄다는 약속을 했을 때부터."

"......"

"알고 있었지만... 속는 셈 치고 오빠 말을 따랐어요. 그 이후에 오빠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거든요. 뭐, 거절할꺼라고는 예상했지만... 혹시 다른 행동을 보이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했었어요."

......

거절이 아닌 다른 행동이라면...

대놓고 정소연을 쌩까거나 연락을 끊어버리는 걸 말하는 건가?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정소연을 버리려고 했던 그건가?

내가 그 사귀는 제안을 회피하기 위해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정소연은 이미 예상하고 있던 건가?

뭐, 예상이고 자시고... 내가 할 수 있는 패턴이 그거 말고 뭐가 있을까.

이미 정소연은 내가 곧이 곧대로 자신과 사귈 꺼라고는 생각치 않았으니, 나머지 행동이야 눈에 뻔하지. 이렇게 미안하다고 하는 것과 자신을 버리는 것. 이거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으니까.

"그리고... 오빠의 대답을 듣고 나서 든 생각은 역시 하나였어요. 오빠는 아무 문제 없다는 거. 만약 오빠의 옆에 다른 여자가 없었다면... 지금 쯤 우리는 애인이었을 테니까요."

......

확실히 그 말대로다.

정소연과 만나고 몸을 섞을수록, 나도 모르게 이 계집에게 매료되고 있었다. 일단 정소연의 외모는 내 취향에 그대로 부합되는 데다가, 닳고 닳은 애들과는 달리 풋풋한 느낌을 주는 그 행동 하나 하나도 전부 마음에 들었었다. 아마 몇 번이고 생각했을 꺼다. 현아만 없었다면 내 옆에 있는 여자는 틀림없이 정소연이었을 꺼라고.

하지만 지금의 내 옆에 있는 여자는 정소연이 아니라 현아다.

이미 현아라는 여자를 알게 됐고, 그 여자가 내 마음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온 이상... 만약이라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을 알기 전부터도 이런 마음이었는데, 현아의 속사정을 전부 알게 된 지금에서는 그야말로 내 마음의 모든 것이 현아로 채워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서야 정소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는 하지만, 역시 내 마음에는 정소연을 위한 공간은 없다.

지금부터 그것을 정소연에게 확실히 각인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더이상 정소연을 이용한다는 생각도 해서는 안된다. 이미 모든 이야기를 다 들었으니 이용가치가 없어졌다는 류의 말이 아니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에서라도 정소연을 놓아주어야 한다. 오빠동생 하는 사이로 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같은 섹파이상 애인미만의 관계는 끝내야 한다.

"저... 소연아."

조심스레 정소연을 불렀다.

앞을 보고 있던 정소연의 고개가 나를 향해 돌려진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 지 모르겠다. 사실대로 말한다면, 난 지금까지 널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어. 그저 몸 잘 대주고 이용해먹기 좋은 여자애 정도로 생각했을지도 몰라. 아니, 확실히 그렇게 생각했어. 그 생각은 내가 이 집에 숨어들어올때 까지만 해도 여전했었어."

"......"

말하는 내내 입 안이 바싹 마르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소연을 위해서라도, 나와 현아를 위해서라도.

"왜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더이상 이런 관계는 안될 것 같아. 나나 너나... 우리 둘 다 서로 충실해야 하는 사람이 있잖아? 조금 늦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부터라도 각자 서로의 애인한테 잘 하는게 좋지 않을까? 물론 니가 원한다면 난 언제라도 널 만날꺼야. 지금까지처럼 몸을 섞는건 못하겠지만... 원한다면 좋은 오빠로 남아 줄 수도 있어. 그러니까..."

입터는게 아니다. 진심으로 말하는 거다.

진심이긴 한데... 말하는 나도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건지 잘 모르겠다. 내가 언제부터 여자 사정이나 봐주면서 만나고 다녔나? 내키는대로 후리고 따먹고 버리고, 그게 내 스타일이었다. 정소연도 거기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섹파였지. 근데, 왜 유독 이 애한테만큼은 이렇게 사정을 말하면서 용서를 구하고 있을까?

"알고 있어요."

고개를 끄덕인 정소연이 툭 던지듯 말을 뱉어냈다.

별로 상처받은 얼굴이 아닌 듯 싶다.

"뭐 새삼스레 고해성사를 하고 있어요? 어차피 우리가 만난 것도 그렇고, 그저 즐기는 사이였잖아요. 오빠가 날 그렇게 생각하고 대했다는 거,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다 알면서도 만나온 거구요."

"......"

"그러니까 오빠는 아무 잘못한 거 없어요. 평소에 오빠가 그래왔던 것처럼 똑같이 날 대한 것 뿐이구요. 난 그걸 알면서도 오빠한테 매달린 거니까, 우리 둘 다 아무 문제 없어요. 문제라면..."

잠시 말을 멈춘 정소연이 숨을 고르듯 심호흡을 한다.

"...오빠 옆에 있는 여자가 문제죠. 전혀 도움이 안되는 여자에요."

......

틀렸다. 전혀 말이 먹히지 않았다.

정소연은 이미 나에 대해서는 아무 문제도 느끼지 않는다. 오로지 현아때문에 모든게 잘못된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오빠가 바뀔 필요는 없어요. 그저 지금처럼... 내키는대로 나 따먹고 안에다 싸주면 되요. 예전부터 쭈욱 내가 바래왔던 거니까. 지금은 그거면 돼요."

정소연의 손이 내 다리에 닿았다.

허벅지를 타고 점점 위로 올라오는 그 손길에도 나는 미동조차 하지 못했다.

지금 내가 내뱉은 말대로라면, 이런 스킨쉽을 해오는 정소연을 저지해야 한다. 더이상 정소연과 엮여서는 안된다. 내가 이러는 사이, 윤성현도 박우리도 현아를 굴리려고 온갖 생각을 짜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부할 수가 없다.

그 조그만 손가락이 마디마디 움직이며 내 허벅지를, 그 안쪽을 어루만지고 있는데도, 거절의 몸짓은 커녕 그만하라는 말조차도 튀어나오지를 않는다. 오히려 조금 더, 조금 더를 바라고 있다. 거기서 조금만 더 올라오면 내 기둥이 있으니, 얼른 거기를 만져주면 좋겠다는 생각따위가 들고 있다.

"살짝 만지기만 했는데도... 오빠꺼 이렇게 커졌어요. 역시 오빠도 원하고 있는 거잖아요?"

"......"

드디어 정소연의 손이 내 허벅지를 타고 올라와 불룩 튀어나온 그곳에 닿았다. 손을 이리저리 틀면서 내 물건을 쓰다듬는 그 손길이 말도 안되게 기분 좋다. 조금 쎄게 눌러오는가 싶으면 다시금 부드럽게 튀어나온 부분을 어루만지고, 살짝 잡아 위아래로 흔들기도 한다. 그 서투르던 정소연이 어느새 이렇게 내 것을 가지고 놀 정도가 되었을까? 물론 다 내가 알려준 것이긴 하겠지만.

......

입에서 거친 숨결이 나오고 있다.

바지를 뚫고 나올 정도로 꼴려버린 분신이 정소연의 손아귀에 놀아나면서, 나역시 머릿속이 뜨거워져 버렸다. 현아를 생각하던 마음도 어느새 흐릿해지고 있다. 지금만큼은... 이 기분을 느끼고 싶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니까.

합리화라고 해도 좋을 그런 생각이 들자, 내 손도 더이상 가만있을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손은 이미 정소연의 다리 사이로 움직여 계곡을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정소연의 숨결도 어느새 흐트러져 내쪽으로 몸을 기댄다.

"난... 오빠랑 이러는게 제일 좋아요. 다른 것도 좋지만... 이렇게 서로 만지고 있을때가 너무 좋아요."

"......"

대답은 하지 않는다.

비록 몸은 정소연을 만지고 있다지만, 이성만큼은 그것을 거부하고 싶었다. 이것이 정소연과의 마지막 유희라고 생각하면서, 말없이 그 육체를 탐해나갈 뿐이다.

......

어느새 정소연의 몸에 걸쳐있던 천쪼가리는 모두 사라졌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 숨을 몰아쉬는 그 모습에 아득히 멀어졌던 내 정신이 잠깐 돌아왔다.

...내가 벗겼나? 언제?

그러고보니 내 옷도 전부 벗겨져 있다. 가운데 달린 기둥은 전에없이 빳빳하게 치솟아 있다.

가만히 정소연을 내려다 보다가, 봉긋하게 솟아있는 가슴에 눈길이 닿았다.

누워있는데도 어떻게 저런 예쁜 모양이 유지될까? 수술이라도 했다면 모를까...

슬쩍 손을 뻗어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조금씩 힘을 주며 그것을 움직여 보았다. 내키는대로 말캉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참젖이 맞긴 한가 보다.

빨딱 솟아있는 유두를 손 끝으로 매만지다가, 가만히 입술을 갖다 댔다. 정소연 특유의 꼬맹이 냄새가 난다. 꼬맹이 냄새가 무슨 냄새냐고? 나도 모른다. 그냥 정소연한테서만 나는 그런 향기다. 뭔가 우유냄새같기도 하고... 아무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한 내음이다. 

조금 쎄다 싶을 정도로 두 젖가슴을 움켜쥐고 그것을 베어 물었다. 꽤나 가슴이 크기 때문에 가운데로 몰아서 양 쪽의 꼭지를 번갈아 빨아먹는 것도 가능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빨아먹다 보니 정소연도 반응이 오는지, 허리를 꿈틀거리며 내 머리를 감싸안는다.

"...하... 오빠... 간지러워요..."

정소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벌떡 몸을 일으켰다. 벙찐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정소연의 시선이 느껴진다. 왜 그만하냐고 묻는 듯한 원망섞인 눈초리다.

조금 위험했거든. 내 물건이 자꾸만 정소연의 꽃잎을 건드려 들어갈랑 말랑 자극을 받고 있었다. 그대로 있다간 집어넣지도 못하고 싸버렸을 꺼다. 아무래도 일단 한 번 싸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다리를 벌려내고 그대로 집어넣을까 하다가, 조금 전까지 내가 빨아먹던 가슴으로 눈길이 갔다. 타액이 잔뜩 묻어 반짝거리는 젖가슴이 유독 야하게 보인다. 숨을 몰아쉬는 정소연의 움직임에 맞춰 탱글탱글한 가슴도 같이 움직이는게, 마치 따로 살아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정소연의 몸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내 물건을 가슴 사이에 걸쳐놓고 양 손으로 힘껏 움켜쥐었다. 꾸욱 눌리는 젖가슴이 내 물건을 압박하며 좋은 감촉을 만들어 낸다.

굳이 가슴을 가운데로 모으지 않아도 됐다. 워낙 정소연의 가슴이 훌륭했으니까. 스무 살 정도의 여자애가 이런 가슴을 가지기가 쉬울까? 스무 살이 뭐야. 이런 예쁜 가슴을 가진 여자는 우리나라에 얼마 없을꺼라 확신한다. 현아정도라면 모를까. 

...괜히 현아 생각을 했다. 그 이름을 떠올린 순간 자지가 죽어버릴 뻔 했다.

어차피 마지막일 테니까, 지금만큼은 양심의 가책따위 집어 던지고 정소연에게만 집중하자. 아마 그게 정소연에 대한 마지막 예의 아니겠어?

가슴을 짓누른 상태로 허리를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마치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집어넣은 것처럼 부드럽고 말랑하다. 내 움직임에 따라 가슴이 위로 쓸렸다가 아래로 움직였다가 하면서 몰캉몰캉하게 움직인다. 정소연은 살짝 머리를 들어올려 내가 하는 것을 그대로 보고 있다.

"오빠... 기분 좋아요?"

"...응. 벌써 쌀 꺼 같다."

정소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입 벌리고 있으면... 오빠꺼 입 안으로 들어오겠죠?"

"...해볼까?"

그 말과 함께 허리에 잔뜩 힘을 줬다.

오랫동안 억지로 참아왔던 것이 일순간 오줌을 싸듯 터져나왔다.

"아웁... 으..."

내 좆대가리를 향해 입을 앙 하고 벌렸던 정소연이 눈을 질끈 감으며 우는 소리를 낸다. 생각대로 입 안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얼굴 전체로 튄 것이다.

얼굴에 튄 정액을 매만지던 정소연이 아쉽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어렵네요 이거. 만화같은거 보면 입으로 쭉 하고 싸던데."

"그런 만화도 보냐?"

"...자주 보는 건 아니구요... 그냥 심심할 때 가끔..."

동인지같은걸 보는게 부끄러웠던 모양인지, 정소연이 볼멘 소리를 냈다. 좀 보면 어떠냐. 나도 보는데.

한 번 싸고 났더니 조금은 정신이 맑아졌다. 그와 동시에 정소연을 붙잡고 이런 짓을 한게 살짝 후회가 됐다. 하지만... 마지막일지도 모르니까. 아니, 마지막이니까. 

"오빠, 담배줄까요?"

"응?"

"한 번 싸고 나면 하나 피고 시작하잖아요, 을이오빠."

그렇게 말한 정소연이 어디선가 담배 한갑을 가져왔다. 내가 피는거랑 똑같다.

"너도 담배피냐?"

"네? 아뇨. 이거 오빠랑 하다가 이렇게 줄라고 챙겨놓은 거에요."

불을 붙혀서 한모금 빨아들인 정소연이 콜록거리면서 내 입에 담배를 물려 주었다. 정소연이 머금었던 담배라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달콤한 느낌이다.

얘도 나름 지극정성이구나. 이런 서비스는 어디 안마같은거 받으러 갈때나 받는거 아닌가? 이런건 또 어디서 보고 배워가지고... 

말없이 담배연기를 뿜어내고 있으려니, 내 옆에 바짝 누운 정소연이 한쪽 다리를 들어올려 내 몸에 걸쳐놓았다.

"오빠. 설마 우리 지금 이러는거...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

순간 사레가 들릴 뻔 했다.

분명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만... 저렇게 물어오니 또 그렇다고 대답을 못하겠다. 그리고 솔직한 심정으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기도 싫다. 이렇게 쫄깃한 애를 또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물론 현아가 있지만... 혹시 모르잖아. 그 현아가 언제까지 내 여자일지도 모르고.

...아니지.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한거지?

현아는 지금이나 앞으로나 내 여자여야 한다. 그 예쁜 얼굴은 윤성현이나 박우리가 아니라 내 옆에서 웃고 있어야 한다. 

...정소연과의 관계는 이게 마지막이다.

담배를 깊게 빨아들여 내쉬고 나서 그에 대한 대답을 할려는 찰나, 정소연의 말이 먼저 나왔다.

"뭐, 상관없어요. 오빠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어?"

"오빠는 마지막이라고 해도... 나한테 마지막이라는 건 없으니까요. 앞으로도 난 계속 오빠 찾아올 꺼에요. 그리고 이렇게 오빠꺼만 받을 꺼에요."

"......"

"나한테 더이상 오지 말라거나 그만 만나자거나 그런 말, 전혀 소용없어요. 만나주지 않는다고 해도 난 계속 찾아올 꺼에요. 내일도, 모레도. 계속. ...그리고 만약 계속 만나주지 않는다면... 나도 더이상 오빠와 현아언니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보장 못해요."

......

협박이다, 이건.

정소연은 지금 날 협박하고 있는 거다.

지금같은 관계를 계속 가지지 않는다면, 정소연은 내가 현아를 만나는 시간까지도 찾아와 깽판을 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거다.

몸 위로 올라온 허벅지가 내 물건을 의도적으로 건드리며 계속해서 밀착해 온다.

마치 내 몸을 압박해 오는 듯 하다.

"나도 많은거 바라는거 아니에요. 그저 이렇게 오빠랑 즐길 수 있으면 만족해요. 지금은."

허벅지로 건드리던 것이 어느새 손으로 바뀌었다.

내 기둥을 잡아챈 정소연이 위아래로 손을 움직이며 자극을 해온다.

"그러니까... 더이상 나를 날뛰게 하지 말아요. 지금만으로도 난 현아언니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싫으니까. 계속해서 날 차단할 생각이라면... 불행해지는 건 오빠가 아니라 현아언니에요."

"......"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화를... 화를 내야 하는 것 같은데. 아니, 화를 내야 할 입장인가? 내가?

잘 모르겠다. 제대로 된 사고가 되지 않고 있다.

정소연의 손길은 어느새 매우 격렬해져서 내 물건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고 있다. 그 자극만으로도 이런저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는데, 그 입에서 나온 말까지 생각하려니 도저히 집중이 안된다.

...점점 격해지는 그 손길에 또다시 허리가 찌릿해지며 분출의 위기가 찾아왔다. 

엉덩이가 들어올려지며 그대로 싸버릴 생각을 하자마자, 거짓말처럼 정소연의 움직임이 멈췄다.

...뭐야. 왜 그만하는 거야.

조금만 더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워요? 오빠 얼굴에 딱 그렇게 써있는데."

"......"

기둥을 만지던 손이 아랫배를 타고 올라오면서 가슴으로, 그리고 내 얼굴로 올라온다. 뺨을 어루만지는 듯 하더니 다시 내려가 내 목을 살며시 휘어 감는다.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은 그 손길에도 어째서인지 나는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쌀려고 그랬어요? 에이, 그럼 안돼요. 여기 이렇게 오빠만 쌀 수 있는 소정이가 있잖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