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41)

색기발랄 7 

......

바라는 대로 해줬다.

방긋 웃고있던 성현아를 침대 위로 밀쳤다.

탱탱한 젖가슴과 잘록한 허리를 가리고 있는 괘씸한 타월을 잡아들고는

성현아의 얼굴에 덮어 씌웠다.

숨이 막히는 듯 성현아가 발버둥을 친다.

"엇... 야! 읍... 으읍!!"

푸핫, 소리를 내며 타월에서 벗어난 성현아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있다.

복숭아처럼 잘 익은 뺨을 본 것 뿐인데

내 존슨이 참을 수 없을만큼 빳빳하게 서버렸다.

전희도, 애무도 필요없다.

어차피 박우리한테 실컷 뚫려서 말랑말랑 할텐데

굳이 내가 다시 할 필요는 없잖아?

적절하게 살이 오른 통통한 허벅지를 잡아 무작정 위로 치켜올린다.

그 반동에 성현아의 허리가 위로 붕 뜨면서 반으로 접힌 마냥 잔뜩 구부려졌다.

이제 막 아다를 따인 계집처럼 풋풋하고 야들야들한 속살이

꽃물을 주르륵 흘리고 있다.

썅, 도저히 못참겠다.

철퍽.

입구에 갖다 대자마자 한번에 끝까지 밀어 넣었다.

갑자기 쑤욱 들어가버린 내 물건에 성현아가 헉 소리를 내긴 하는데

역시 음탕한 계집답게 익숙한 듯이 받아낸다.

성현아의 질 속은 아주 부드럽고, 끈적끈적하면서, 굉장히 뜨겁다.

찔끔찔끔 떨고 있지만, 그것은 내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이 다음이 기대되기 때문이겠지?

물론 성현아의 얼굴은 그 속살이 내비치는 진심과는 다르게

잔뜩 찌푸려진 채로 나를 쏘아보고 있다.

왜 아무것도 안해주고 삽입했냐는 무언의 항의다.

그래서 나도 무언의 항의를 했다. 허리를 움직이는 것으로 말이다.

쩌억─ 쩌억─

성현아의 두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찍어내렸다.

빠지기 직전까지 뽑아냈다가 자궁을 뚫어버릴 기세로 쑤셔넣는 것을 반복한다.

가장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때마다 성현아는 입술을 깨물며 내 목을 끌어당겼지만,

이 정도로는 자신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듯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고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웃고 있다.

......

저 미소를 무너뜨리고 싶다.

내 몸뚱이에 매달려 잘못했다고 빌게 만들고 싶다.

다른 남자보다 내가 해주는 섹스가 제일 좋다는 말을 듣고 싶다.

성현아를 가지고 싶다.

"─흐윽!!"

방금의 움직임이 너무 쌨던 모양이다. 드디어 성현아가 신음을 질러댔다.

저도 모르게 새어버린 야릇한 신음소리에 본인이 더 부끄러워하고 있다.

왠지 '졌다' 라는 얼굴인 것 같은데. 

설마 신음 한번 내지르지 않고 나를 싸게 만들려는 속셈이었나?

참으로 건방지기 짝이 없는 계집이구만.

......

그 이후로는 나의 일방적인 공세였다.

한 번 터져버린 성현아도 더이상 참을 필요 없다는 듯 격정적으로 달라붙었다.

쪼그만 두 손이 내 둔부로 옮겨가 끌어당겼다가 놓았다가를 반복했고,

가느다란 허리도 내 움직임에 맞춰 힘껏 튕겨올리기에 여념이 없다.

정말 맛있다. 진짜 얘는 평생 따먹어도 질리지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맛있는 년 남 주기가 아까울 정도다.

평생 쳐대고 싶고 남주기도 아까울 정도로 맛있으면... 확 데리고 살아버려?

"...헉... 흐윽!! ...으...!! 으흑... 우으..."

왠일인지 성현아가 벌써부터 기진맥진한 듯 싶다.

내 몸을 더듬으며 달라붙던 움직임도 점점 힘이 없어져 인형처럼 흔들거린다.

아직 한 번도 안끝났는데?

아. 그러네. 난 지금 이게 한 번이지만 성현아는 다섯 번째구나.

"......허억... ......억...... 허윽...!!"

꽤나 힘들어 보인다. 눈가에 눈물이 맺혀 주르륵 흐르는 것도 보인다.

근데도 나랑 눈이 마주칠 때마다 희미하게 웃어준다.

...왜 저럴까? 그만하고 싶으면 그만하자고 말해도 될텐데.

물론 그런다고 해서 그만 둘 나도 아니지만 말이다.

* * *

성현아와의 섹스가 끝났다.

나도 양심은 있는지라 딱 두번만 했다. 원래같았으면 네다섯번은 쳐야 하는데.

물어볼 것도 없이 둘 다 안에다 싸버렸다.

꿀럭꿀럭 흘러나오는 정액이 성현아의 다리 사이로 주르륵 흘러 이불을 적신다.

그것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흐르고 있는 저거, 내꺼 맞나?

아까전 성현아와 섹스하던 박우리의 좆물이 섞여나오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자, 서서히 죽어가던 내 기둥이 또다시 위로 솟아올랐다.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흥분이 내 머리를 이상하게 만든다.

...나는 지금, 박우리의 정액이 성현아의 보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싶어 하는 것 같다.

......

이게 뭘까.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박우리와 쳐댄 성현아에게 형용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고

그 깊은 빡침을 거친 섹스로 풀어냈다.

성현아의 몸을 탐하면서 이 여자를 내것으로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남자와의 섹스를, 그 좆물을 받아내는걸 보고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

* * *

이건 다 끝나고 나서 잡담하다가 들은 이야기다.

성현아가 박우리랑 떡친 이유를 구구절절 말하더라고.

술집에서도 그러고 여기 와서도 침대까지 기어올라와서 사귀자고 말하는게 참 끈덕지다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안된다고 이야기하던 도중에 기회 어쩌고 이야기가 나오길래, 그거 핑계삼아서 한 번 대주고 쫑내면 되겠지 싶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성현아의 원래 계획은, 떡칠 기회를 박우리한테도 줘서 잠깐 집어넣게 하고, 열 번 다 끝나면 '너랑도 해봤는데 역시 넌 아닌 것 같아' 라는 말을 해서 완전히 단념시키려는 속셈이었단다. 

근데, 딱 열 번만 받아주고 빼라고 할려고 했는데 그게 안됐단다. 자기도 그렇고 박우리도 그렇고 몸이 안멈춰지고 계속 한 거지. 뭐 당연한거 아니야? 일단 넣으라고 허락했으면 거기서 게임 끝난거지. 어떤 병신이 진짜로 딱 열 번만 하고 뺄까? 이런거 보면 성현아도 의외로 순진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열 번은 이미 옛날에 지나갔고, 박우리가 쑤셔주는게 생각보다 기분이 괜찮아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같이 허리 흔들다 보니까 벌써 네 번째나 하고 있다더라. 그리고 이제 거기서 성현아가 나를 본거지. 

나는 침대 밑에 있었으니까 위에가 안보이고 방도 어둡고 해서 몰랐는데, 그때 성현아는 엎드려가지고 박우리랑 뒤치기 하고 있었단다. 침대 끝에 매달려서 헉헉거리다가 아래를 봤는데 내가 딸치고 있는걸 보고 나서 '그만해야돼' 라고 생각했고.

그리고 이제 거기서 나온 새로운 작전이 '나 지금까지 을이가 했던거랑 똑같이 한건데?' 작전. 마침 세 번째까지는 안에다 안 받았고 이제 네 번째 받아야 할 차례니까 여기서 터트려야겠다 하고 생각했단다. 그리고 당연히 박우리는 거기서 내 얘기가 나오니까 어이없어가지고 정색하고.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있는대로 꼬라지내서 일부러 정떨어지게 만들었단다.

그러니까 핵심만 말하면

성현아는 박우리가 달라붙는게 귀찮아서 떼버릴려고 대줬다는거다.

......

솔직히 나는 이게 어디까지가 진짜고 가짜인지 모르겠다.

왜냐고? 저 이야기중에서 떡치기 직전에 박우리랑 키스하던 건 쏙 빠져있거든.

차버릴려고 대줬다는게 사실이라면 그 전부터 쪽쪽빨고 지랄하던건 설명이 안돼잖아?

저걸 어떻게 물어볼까, 물어보긴 해야 하나,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까,

뭐 그런 생각 하다보니까 어느새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니까 성현아는 옆에 없었다.

카톡 남겨진거 보니까 밖에 너무 오래있어가지고 먼저 들어간다고 써있더라. 집에가서 좀 씻고 옷도 갈아입고 그런다음에 있다가 또 오겠다고. 그런 메시지가 와 있다.

전화나 걸어볼까 하다가 내가 언제부터 성현아한테 먼저 전화했나 싶어서 관뒀다. 있다가 또 오면 지겹게 봐야 할텐데 전화해서 할 말도 없고. 

대충 씻고 밖에 나오니까 벌써 점심때가 지났다. 

배는 고픈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해서 그냥 패스.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뭐할까 고민하다 보니 갑자기 사과머리가 떠올랐다.

이름이... 정소연이랬나?

번호 땄다고 해도 막상 연락하면 씹는 애들도 많아서 별 기대는 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카톡이나 던져볼까?

[헤이]

별 소리 안하고 그냥 저것만 쳐서 보냈다.

초장부터 나 어제 술집 화장실에서 마주쳤던 홍길동인데 나 기억나냐 어쩌고 보내면 답장이 잘 안오더라고. 근데 이제 저렇게 보내면 대충 누구냐는 답장정도는 오니까, 그럼 그걸로 대화의 장을 여는거지.

[누구?]

역시 답장이 왔다. 근데 얘도 말이 짧네.

답장이 저런식으로 왔을때 여기서 또 말을 잘못하면 답장이 끊긴다. 이때는 좀 신중하게 생각을 해야 하는데, 일단 그 귀요미가 나한테...

[아 술집에서 본 오빠!! ㅋㅋㅋㅋ 왜 이제 연락함? ㅠ]

...어? 이게 먼저 날 알아봤네?

이러면 이제 고민할 필요 없지. 반은 먹고 들어간 거다.

있는대로 야부리를 털어서 조금 있다가 보기로 했다.

마침 이 근처에 산다고 하길래 점심 겸 저녁이나 먹자고 불렀다.

원래 이런 어정쩡한 시간에는 잘 안부르는 타입인데, 어쩔 수 없다.

시간이 조금 더 지체되면 성현아가 달려오니까. 정말 귀신이 따로 없다.

* * *

날씨가 풀리다 못해 이제는 제법 쌀쌀한 것이 가을은 벌써 끝났구나 싶다. 

하늘을 보아하니 먹구름도 한 점 없고 그저 파란거랑 하얀거밖에 없다.

아, 이런 날씨는 싫다.

"아, 을이오빠?"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약속장소에 서 있었고, 거기서 날 부르는 꼬맹이니까 당연히 정소연이겠지?

약속시간은... 10분 정도 늦었군. 

평소의 나라면 약속시간에 늦은 여자따위 단칼에 짤라버리겠지만... 뭐 그냥 넘어가자.

근데 이 상황이 왠지 굉장히 낮익다. 뭘까?

"자 그럼... 어느거 먼저 할까? 밥? 영화?"

뭔지 모를 데자뷰 현상을 느끼면서도 나는 착실하게 멘트를 밟아 나갔다. 

멀뚱히 서있던 정소연이 툭 하고 한마디를 던진다.

"...모텔?"

......

상당히 개방적인 귀요미구만. 대낮부터 떡치러 가자고?

아니면 그냥 농담인가?

하기사 술집에서 만났고 나 보자마자 '그쪽 맘에 드는데요' 라고 작업친 년이니 거리낄 것도 없다. 

일단 대충 던져서 진짠지 아닌지나 보자.

"응? 난 안에다 못싸게 하면 모텔 안가는데?"

"히히. 안에다 싸도 돼요."

...진짜구만.

뭐 목적이 드러난 이상 괜히 다른 짓 할 필요는 없다. 

정소연을 옆에 매달고 아까 나왔던 모텔거리로 다시 들어갔다.

진짜 고딩처럼 생기긴 했는데 다행히도 민짜는 아니었다. 딱 20살이다.

아까 나왔던 모텔을 지나쳐 한 블록 옆에 있는 모텔을 찾았다.

혹시나 싶어 정소연을 돌아보니 왜 안들어가냐는 표정으로 멀뚱히 서있다. 뭐, 별 일이야 없겠지?

대실을 하나 잡고 엘리베이터를 눌렀다.

정소연이 딴 맘 품지 않게 이런저런 농담이나 건네면서 분위기도 풀어줬다. 여기까지 와서 빠꾸먹으면 존심상하니까.

2... 1... 띵.

엘리베이터가 내려왔다.

정소연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안으로 들어가던 나는 문득 어디선가 많이 본 년 하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년도 날 알아봤다.

"...성현아?"

"...엥?"

눈을 깜빡거리던 성현아가 나를 쳐다보다가 드디어 내 옆에 있는 정소연에게도 눈길이 닿았다. 그리고 다시 나를 바라본다.

"뭔데?"

"그러는 너희야말로... 뭐냐?"

내가 너희라고 말한 이유가 뭐냐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성현아 옆에는... 박우리도 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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