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인간 1권 6장 2부
모리다는 다시로를 따라 방에 들어온 가와다를 보자, 어이! 하곤 턱을 치켜올리며 웃
어 보였다. 불청객에 대해 별로 불쾌한 기미도 없이 오히려 환영하고 있는 듯 했다.
"자, 여기 앉아서 한잔하면서 구경하라구." 다시로는 한쪽 구석의 탁자 앞에 가와다를
앉혔다. 탁자 위에는 맥주와 술병이 어지럽 게 놓여 있었다. 다시로가 술을 권해도
가와다는 손에 쥔 잔을 다시로 쪽으로 내민 채 눈은 침구 위에서 앉은 자세로
정교(情交)를 연출하고 있는 두 사람 쪽에 못박혀 있 었다. 전신에 문신이 새겨진
구릿빛 피부의 모리다와 시즈코 부인의 눈을 녹일 듯한 색정적 인 알몸이 그 부분을
중심으롸 좌위형(座位型)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마치 흑과 백의 아이러니컬한 대비로
느껴졌다. 가와다는 자포자기한 듯이 단숨에 술잔의 술을 비워버렸다. "이것으로
모리다 두목과 나는 경사스럽게 혈형제(穴兄弟)를 맺은 셈이야. 그건 그렇 고, 저런
명기의 소유자를 소개해준 자네에게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 다시로는 그렇게 말하고
가와다의 어깨를 두드렸다. "시험해보시니 어떻습니까? 맛은." 가와다는 짐짓
빈정거리는 미소를 입가에 띠고 말했다. "최고야!" 다시로는 얼굴에 온통 자글자글한
주름을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가와다의 귀에 입을 대고 낮은 소리로 계속 말했다.
"심성도 아주 착하더라구. 자신은 이제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으니 자기를 구출하려다
붙잡힌 쿄오코 씨는 제발 거칠게 다루지 말아달라고 우리들에게 울면서 애원하지 않겠
나. 그래서 그것은 부인 하기 나름이라고 우리가 말해줬지. 모리다 두목과 나를 충분
히 만족시켜주면 쿄오코에게 거친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줬어. 게다가 우리들은 가
학 취미자라서 부인을 끈에 묶어놓고 심하게 성적 학대를 할 텐데, 그래도 좋냐고 물
으니까, 좋을 대로 하라는 거야. 또 명기의 기능을 십분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더니,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실전에서는 대단했어. 거참, 황홀했다구." 다시로는
진심으로 만족한 듯 얼굴 가득 희열의 기색을 떠올렸다. 다시로의 말을 듣고 가와다는
시즈코 부인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날의 밤의 일을 떠 올렸다. -- 처음엔 완강히
거부하던 시즈코 부인이 이윽고 정욕에 휩싸여 음모를 푹 적실 만큼 질액을 뿜어냈다.
축축한 점막을 밀고 들어온 가와다의 단단한 페니스를 조개와 같은 힘으로 세게 물고,
부드럽게 여문 질을 끈끈하게 휘감고 강한 흡인력과 수축력을 동 시에 발휘하는......
그 감미로운 맛을 지금 모리다가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자 가와다는 질투의 감정이 더
욱 커져 이젠 울분으로 바뀌었다. 그는 그런 마음을 감추기라도 하듯 괜스레 호통을
쳤다. "좀더, 확실하게 엉덩이를 흔들어 모리다 두목에게 응석을 부려봐!" 마음도
몸도 관능의 소용돌이에 녹아든 부인은 가와다의 존재 따위는 의식하고 있지도
않았다. "자네 말대로야. 부인의 거기는 극상품이야. 조이고, 달라붙고, 난 지금
최고의 기분 이라구." 모리다가 부인의 어깨너머로 가와다 쪽을 보며 능글맞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부 인의 풍만한 엉덩이를 세게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면서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아앗, 아앗! 가, 갈 것 같아. 또, 갈 것 같아." 부인이
다급하게 소리를 지르며 엉덩이를 부를르 떨었다. "아아, 얼마든지 가라구. 염려
말고." 모리다는 여유를 보이며 천천히 허리를 뒤틀다가 다시 갑자기 격렬하게 허리를
흔들면 서 시즈코 부인을 몰아쳐갔다. "나 혼자는 싫어! 당신도 나랑 같이......"
부인은 모리다도 자기와 함께 정상에 다다라 이 색지옥의 고통에서 해방되길 빌고 있
으리라. "글세, 난 빨리 끝내고 싶지 않은데. 네 대합 맛을 천천히 오래도록 즐기고
싶다니까. " 모리다는 다시로 쪽에 웃음을 보내면서 시즈코 부인의 빨갛게 물든
귓가에 입을 대고 말했다. 시즈코 부인의 어깨와 등줄기에 끈끈하게 비지땀이
배어났다. 목덜미까지 헝클어진 검 은 머리칼을 흔들면서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시즈코 부인. 키스를 요구해오는 모리다 의 입술에 강하게 입술을 포개도 쭉쭉
탐하듯이 혀를 빠는 시즈코 부인. 그녀의 모습 엔 귀부인의 이미지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고 그저 한 마리 음란한 짐승으로 비칠 뿐 이었다. 도저히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게 된 다시로와 가와다는 광란을 연출 하고 있는 두 사람 쪽으로
이끌리듯이 다가갔다. "어때, 모리다 두목. 대단히 만족한 모양이야." 다시로가
음탕하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네. 저도 지금까지 신물나게 계집질을 해왔지만
이렇게 맛있는 여자를 만난 건 처음 이에요." 그러자 다시로가 가와다를 쳐다보면서
껄걸 웃으며 말했다. "저 모리다 두목의 물건은 말같이 거창하거든. 그것을 조이고
끌어 당길 수 있는 여자 는 세상에 별로 없을 거야." 모리다도 따라 웃으면서 보란
듯이 무릎 위의 부인을 자기 쪽으로 우악스럽게 끌어당 기며 허리 회전을 빠르게
해갔다. 시즈코 부인은 관능의 심지가 지릿저릿해져서 포효와 같은 신음 소리를
토해냈다. "아아, 안 돼. 가, 가요!" 시즈코 부인은 욕정이 머리끝까지 솟구치는지
모리다의 구리빛 어깨에 이마를 대고 온 몸을 가늘게 떨었다. 그 순간 모리다는
부인의 뜨거운 질이 자신의 남근을 강하게 물고, 씰룩씰룩 경련하기 시작한 것을
확실히 지각했다. 그와 동시에 모리다도 정념이 불처럼 치솟아, 순식간 에 도취의
정상에 다다랐다. "으윽!" 모리다는 신음 소리를 토하며 시즈코 부인의 알몸을 두
손으로 껴 안고 온몸의 긴장을 풀었는데, 뜨거운 남자 체액을 감지한 시즈코 부인도
통렬한 오욕을 동반하는 피학성 의 쾌감에 악문 이 사이에서 흐느낌 같은 신음 소리를
내며 모리다의 입술을 미친 듯 이 빨아댔다. 폭력단 두목과 사장 부인과의 변태적인
정사. 가와다는 그 격렬한 정사에 혀를 내두르 며 자신에게 있어서 높은 산의
꽃이었던 아름다운 여인이 이제 이런 오욕의 진흙창에 내던져진 것을 깨닫고 잠시
망연한 감정을 느꼈다. "자, 이번엔 사장님 차례입니다." 그러자 축 늘어져 있던
시즈코 부인이 안 돼! 이제 그만해요, 하며 애처롭게 몸을 꼬 았다. "더 이상 하는 건
무리예요. 제, 제발." "무슨 소리야. 사장님이 세발, 내가 세 발, 도 합 여섯 발
하기로 약속했잖아." 모리다가 부인을 무릎 위에서 흔들며 냉소했다. "지금 사장님과
내가 사이 좋게 한 발씩 쐈으니까 아직 네 발 나맜단 말이야. 각오해. 밤을
세워서라도 목표량을 꼭 완수할 테니까." 시즈코 부인은 격하게 흐느끼면서
잠꼬대처럼 말했다. "무리예요, 더 이상 계속하면 숨이 끊어지고 말 거에요." 그때
갑자기 가와다가 응석부리지 마, 하고 야쿠자 같은 말투를 쓰며 부인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우악스럽게 잡아당겼다. 부인에 대한 질투가 이번엔 증오로 바뀐 것이다.
"여기에서 도망치려고 한 벌이야. 게다가 너는 쿄오코와 같이 사장님과 모리다 두목에
게 큰 창피를 주었잖아!" 가와다가 그렇게 말하자 다시로는 무심코 쿄오코에게 깎인
콧수염께에 손을 갖다 댔다 . "자, 떼쓰지 말고 다시 한번 다시로 사장님을 즐겁게
해드리라고. 서너 번 더 해도 끄 떡없을 거야." 그러자 다시로가 슬며서 다가와
부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부, 부탁이에요. 아주 잠깐만이라도 좋아요. 좀 쉬게
해주세요." 부인이 오열하면서 애원했다. "좋아, 일단 뒤처리도 해야 되니까 십 분
정도 휴식시간을 갖지." 모리다가 그렇게 말하면서 부인을 그대로 침구 위에
쓰러드렸다. "이봐, 가와다. 그곳의 휴지 좀 집어주게." 가와다가 베개맡에 쌓여 있던
휴지말이를 집어 모리다에게 건네주자 부인이 흐느끼면 서 애원을 했다. "그, 그런 건
제가 하겠어요. 부탁이니, 잠시 이 끈을 풀어주세요." "도망치려 한 벌로 끈은 풀어줄
수 없지. 자, 내가 해 줄테니 편히 있으라고." 모리다는 부인의 애원 따윈 간단히
무시해버렸다. "허어, 음모까지 이렇게 축축히 젖은 걸 보면 상당히 기분이
좋았었나봐." 모리다와 다시로의 야유에 견딜 수 없는 오욕감을 느낀 시즈코 부인은
남자들의 조롱 소리를 뿌리치듯이, 가와다 씨, 하고 불렀다. "쿄오코 씨에게는 제발
난폭한 짓 말아줘. 나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어. 하지만 쿄 오코 씨까지 휘말리게
하고 싶지는 않아. 제발, 쿄오코 씨와 게이코는 괴롭히지 마." 목이 메어 그렇게
말하는 부인에게 가와다는 일부러 냉혹하게 말했다. "하자쿠라단 패거리를 화나게
만들었잖아. 쿄오코는 지금 그들의 손에 넘어가 철저하 게 담금질을 당하고 있을
거야." 그 말을 듣자 다시로도 얼굴을 들며 맞장구를 쳤다. "당연하지. 모처럼 손에
넣은 진귀한 물건을 그년이 빼돌리려고 했잖아. 내 소중한 수 염도 깎아버리고
말이야. 나쁜년!" 그러면서 다시로가 뭉친 휴지를 방구석에 내던졌다. "자, 그럼 다시
시작해볼까?" 모리다까지 합세하여 부인의 낭창낭창한 어깨를 좌우에서 잡아
일으켜세웠다. 부인은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엉겨붙은 뺨을 돌려 어깨에 파묻고
흐느꼈다. "쿄오코의 일을 그렇게 걱정하다니, 정말 부인의 고운 심성에는
감탄했지만...... 우 리들 입장에서 쿄오코는 몹쓸 스파이야. 하자쿠라단이 보복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지. 그러니 쿄오코의 일은 하자쿠라단에게 맡겨두자구."
가와다는 다시로롸 모리다에게 잔을 건네주고 술을 따랐다. "아이구, 하자쿠라단의
잔임함에는 저도 놀랐어요. 그 예쁘장한 스파이 아가씨, 벌써 엉망이 됐을 겁니다.
침대 위에 알몸으로 가랑이를 벌리고 묶인 뒤 클리토리스 껍질까 지 벗겨져 낑낑 울고
있을 거에요." 가와다는 일부러 시즈코 부인이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로 말했다.
"아마 털을 모조리 깎이고, 음핵 매달기 형벌을 받을 겁니다. 음핵매달기가 뭔지 모르
시죠?" 가와다는 꺼져들 듯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시즈코 부인을 바라보면서
조롱하듯이 말을 이었다. "클리토리스 껍질을 벗겨 거기에다 실을 묶어 매다는 거야.
거기에 비하면 부인은 행 복한 편이지. 사장님과 모리다 두목에게 교대로 사랑을
받으며 몇 번씩이나 기분을 낼 수 있으니 말이야." "가와다의 말이 맞아, 부인.
그러나 또 한번 이곳에서 탈주할 생각 따윌 하면 부인 역 시 가차없이 그런 부끄러운
처벌을 받게 될 거야." 다시로가 그렇게 말하고 배를 출렁이며 웃기 시작했다. "그럼
계속해볼까. 그전에 원기를 회복하기 위해 술 한잔 어때?" 다시로가 술 한잔을
따르더니 시즈코 부인의 어깨를 바싹 끌어안으면서 마시겠냐는 의 사표시를 했다.
눈물에 젖은 긴 속눈썹을 치켜뜬 시즈코 부인은 촉촉한 시선을 다시로 에게 보냈다.
"좋아요." 다시로는 부인의 요염함을 머금은 눈에 오싹할 정도의 색향을 느끼며
부인의 입술에 술잔을 가져다 댔다. 술의 힘을 빌려 이 지옥의 고통을 견뎌나가려는
부인의 심정을 감지한 가와다는 자신 에게 더한층 잔인함을 부추겼다. "거기가 닳아서
해졌으면 항문을 사용하도록 해. 입을 사용해도 좋고. 남은 네 번을 어떻게든
치르라고." 시즈코 부인은 속눈썹을 꼭 감으면서 다시로가 갖다 댄 술잔에 입을 대고
괴로운 듯이 이마를 찌푸리며 술을 마셨다. "아주 잘 넘어가는데. 점점 마음에
드는군." 부인의 얼굴은 금세 술기가 돌아 발그스름하게 물들기 시작했다. "꼬집으면
자색, 마시면 홍색이요, 색으로 치장한 이내 몸." 모리다가 노래를 부르자 다시로도
부인의 어깨를 힘껏 끌어안았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