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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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인간 1권 3장 1부   

3장 미인 탐정 등장

가와다가 집으로 돌아온 것은 새벽이 다 돼서였다. "도대체 지금짜지 어딜 돌아다닌 

거야?" 그때까지 깨어 있던 다카요시가 나이트가운을 입은 채 차고까지 와서는 격노한

어조로 꾸짖었다. 물론, 다카요시는 시즈코와 게이코 때문에 편히 잠자리에 들 형편이

못 되 었다. 그는 수면 부족으로 얼굴이 흙빛으로 변해 있었다. "예, 어떻게든 부인의

행방을 찾아보려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왔습니다." 가와다가 천연덕스런 얼굴로 

대꾸하였다. "그래서 뭐 실마리라도 찾아냈나?" 다카요시가 콜록이며 물었다. 

"유감스럽게도 현재로서는 전연....." ......지금까지 네 사랑스런 여자와 실컷 

즐기고 왔다. 고 가와다는 속으로 비웃었다. "그래? 역시 허사란 말인가! 할 수 없지.

내일은 경찰에 알리는 수 밖에." 다카요시가 괴로운 표정으로 힘없이 말하며 저택 

쪽으로 돌아갔다. 가와다는 멋대로 해봐, 라고 중얼거리며 방으로 돌아왔지만 막상 

경찰에 신고한다고 하니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가와다는 이내 

시즈코 부인의 근사한 몸을 마음속에서 다시 그려 보고 있었다. 터질 듯이 풍만한 

유방, 매끄러운 하얀 살결, 탄력 있는 엉덩이..... 가와다는 인신매매범으로 악명을 

날릴 때부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여자를 범해왔 지만, 시즈코 부인처럼 훌륭한 

육체를 지닌 여자는 지금까지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 다. 게다가 평소에는 꿈도 못 

꾸어보던 고액의 꽃 아닌가? 여자의 얼굴이 예쁘고 육체 가 훌륭할수록 철저하게 

공격을 가하는 것이 호색가의 철칙이다. 모든 걸 포기하고 지그시 눈을 감던 시즈코 

부인의 아름다운 용모가 뇌리에 떠올랐다. 아! 드디어 절세 미녀를 내 것으로 만든 

거야, 이루 형용할 길 없는 우월감이 용솟음 쳤다. 그와 동시에, 그런 미녀를 

모리다파에 넘기기로 한 자신의 처사에 대해 죄책감 이 밀려들었다. '제기랄, 내가 그

여자에게 빠진 건가?" 가와다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머리카륵을 쥐어뜯었다. 야마자키 

탐정이 쿄오코라는 여비서와 함께 도야마 저택을 찾아온 것은 점심 전이었다 . 

쿄오코는 스물세 살의 이국적인 미녀로 쌍꺼풀이 특히 매력적이었다. 야마지키가 눈을

빛내며 타카요시에게 말했다. "실은 사장님. 쿄오코가 단서를 하나 잡아왔습니다. 

쿄오코 씨는 그 동안 신주쿠 불량 소녀들 틈에 섞여 여러 가지 정탐을 해왔는데, 

마리라는 하자쿠라단 패거리 중의 한 명과 친해졌다고 합니다." 그러자 다카요시가 

반색을 하며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음, 그, 그래. 그래서 뭐를 알아냈나?" "마리 

얘기로는 오늘 하자쿠라단이 모리다파 쪽으로 모종의 값진 물건을 운반한다고 합니다.

그것이 혹시 부인이나 아가씨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다카요시가 이번에는 

쿄오코에게 물었다. "음, 그럴 수 있겠군. 그런데 마리라는 여자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자네에게 털어놨단 말인가?" 그러자 쿄오코가 팔을 걷어올려 벚꽃 문신을 

다카요시에게 보였다. "저, 하자쿠라단에 입단했습니다. 신주쿠의 불량배가 마리라는 

여자애에게 시비 거는 것을 제가 구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애가 꼭 하자쿠라단에 

들어와달라고 해서, 오 늘 단장인 긴코라는 여자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오늘 

하자쿠라단의 은신처를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 쿄오코는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야마자키 탐정 사무소에 들어왔는데, 재학 시절에 당 수를 배워 공인 2단을 따놓고 

있었다. 마리가 불량배들에게 걸려들었을 때 쿄오코는 불량배 세명을 당수로 삽시간에

해치웠다. 마리가 하자쿠라단에 들어와달라고 쿄오코 에게 매달린 것도 그녀의 솜씨를

계산에 넣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카요시는 쿄오코의 손을 잡고 간절하게 

부탁했다. "부탁이네, 어떻게든 시즈코와 게이코를 구해주게." "사장님, 마음 

놓으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부인과 따님을 구해내겠어요. 그러니 경찰 에 신고하는 

일만은 하루이틀만 참아주세요." 경찰에 신고한다는 것은 자기의 상관인 야마자키의 

체면을 깎는 일이었다. "알겠네. 나 역시 시즈코와 게이코의 목숨이 걸린 일이고, 

신문에까지 떠들썩하니 알 리고 싶지 않아. 모두 자네에게 맡기지." 다카요시는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 아 하고 입 벌려." 아케미가 밥을 수저로 떠서 시즈코 부인의 입으로 가져갔다. 

부인은 기둥에 등을 대고 책상다리 모양을 묶여 있는 상태였다. 여전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 시즈코 부 인은 이젠 그녀들에게 저항할 기력도 잃었는지 입을 작게 벌려

여자들이 떠먹여주는 것을 받아먹고 마실 뿐이었다. "자, 이번엔 게이코 차례야. 입 

벌려." 게이코도 부인과 똑같은 자세로 기둥에 묶여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꼭꼭 씹어

먹도록 해." 여자들은 시즈코 부인과 게이코가 겸연쩍어하면서 먹는 모습을 재미있게 

바라보고 있 다. "자, 아침식사는 이것으로 끝. 잘 먹었습니다, 해야지!" 긴코가 

시즈코 부인의 젖가슴을 손가락으로 튀기며 말했다. "...... 잘 먹었어요." 시즈코 

부인은 머리를 떨구고 작게 말했다. "상당히 온순해졌군. 이 정도면 모리다파에 

가서도 괜찮겠어." 에츠코의 말에 시즈코 부인은 퍼뜩 고개를 들고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인가요?" "뭐야. 어제 가와다 씨에게 안겨서 그런 얘기도 못 들었어?" 시즈코 

부인은 얼굴에 홍조를 띠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지옥 같았던 어젯밤을 떠올 리고는

몸서리를 쳤다. "모리다파에게 당신을 팔았단 말이야. 협박의 권리를 넘긴 셈이지. 

모리다파는 당신 남편에게 삼백만 엔을 받아낸 뒤 그 돈을 분배하고 조직을 해산할 

모양이야. 앞으론 돈벌이에만 주력할 것 같은데, 부인과 게이코의 나체 사진을 갖고 

말이야. 호호호." 시즈코 부인은 예상치 못한 일에 심장이 멎을 듯한 공포를 느꼈다. 

가와다는 자신을 능욕한 뒤에, 그것도 모자라 비밀 사진 밀조단에게 자신들을 

팔아넘긴 것이다. 개돼지 만도 못한 그의 처사에 시즈코 부인은 격하게 오열을 

토했다. "울어봤자 소용 없어. 당신의 새서방님이 한 일인걸. 그보다 어젯방에 

서방님이 어떤 식으로 귀여워해줬는지 그거나 말해봐." 아케미가 놀려댔다. 에츠코와 

김코도 시즈코 부인의 볼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면서 키득거렸다. "어젯 밤에 

새벽녘까지 괴로운 소리를 내던데." "그다지 싫지 않았었나보지. 빨리 털어놔봐." 

에츠코가 시즈코 부인의 엉덩이를 꼬집으며 채근하였다. 그런 얘기를 게이코가 듣고 

있다고 생각하니 시즈코 부인은 혀라도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때 밖에서 차 

멎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부인, 서방님이 오셨네." 

들어온 것은 가와다였다. "이봐, 색남, 어젯밤에 어땠어?" 여자들이 가와다를 

놀려대었다. 가와다는 기분이 좋은 듯 씩 웃으며 들고 온 과일을 긴코에게 건네주고 

시즈코 부인 앞에 쭈그리고 앉는다. "부인, 기분이 어때. 아니 부인이라고 부르니 

왠지 어색한데. 어차피 내 여자가 되었 으니 오늘부터는 시즈고라고 부르지." 

가와다는 부인의 어깨에 손을 얹고 여자들 앞에서 스스럼 없이 부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댔다. 어찌 된 영문인지 시즈코 부인은 온몸의 기운이 일시에 빠져나감을 

느꼈다. 한번 무너 진 여자는 이렇게도 약해져버리는 걸까. 마음 가득 그에 대한 

증오심이 가득하지만 어 느덧 그런 것은 까마득히 잊고 그의 페이스에 끌려간다. 

어느샌가 시즈코 부인은 가와 다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고 있었다. 여자들의 

왁자지껄한 웃음 소리도 전연 귀 에 들어오지 않았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시즈코 

부인이 돌연 부끄러워 고개를 돌려버렸다. "대단한 사람이야. 하룻밤만에 이 귀부인을

복종시키다니. 정말 당신은 전형적인 호색 한이야." 긴코가 감탄하듯이 말했다. 

"헤헤헤, 한번 내 맛을 본 여자는 나 없인 못 살게 돼 있지." 가와다는 뻔뻔스럽게도 

여자들에게 어젯밤 일을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시즈코 부인은 얼굴이 뜨거워져 고개를

떨구었지만, 가와다의 떠벌리는 소리가 어쩔 수 없이 귀에 들 어왔다. 두 손이 

자유로웠다면 귀를 틀어막았을 것이다. "그럼, 슬슬 모리다파 쪽으로 가봐야겠는데." 

가와다가 시즈코 부인의 몸을 기둥에서 풀고 오랏줄을 잡아채었다. 손을 묶은 밧줄은 

그대로인 채였다. "어떻게 해서 데려갈 거야? 알몸으론 볼썽사납지 않을까?" "자동차 

짐칸에 밀어넣을 텐데 뭐. 답답하겠지만 잠깐일걸." 가와다가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시즈코 부인에게 입을 벌리라고 했다. 그녀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가와다를 

바라보았다. "가와다 씨. 너무해요. 너무해!" "무슨 말이야! 둘이 살 집을 마련하려면

너도 돈을 벌어야 한단 말이야. 설마 나와 그 렇고 그런 사이가 되고 나서도 염치없이

도야먀 영감 곁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는 거야 ?" 부인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고 

나서도...... 라는 말을 듣자 이젠 다카요시에게 돌 아갈 수 없는 몸이 된 자신을 

깨달았다. 아아, 도대체 난 어쩌면 좋단 말인가, 하고 고개를 떠러뜨리는 시즈코 부인

앞으로 가 와다가 다시 손수건을 내밀었다. "시간 없어. 자, 아 하고 입 벌려." 

"부탁잉에요. 뭔가 걸칠 것을 좀...." "뭔가 걸쳐봐야 어차피 저쪽에 가면 알몸뚱이가

될 텐데. 게다가 여기엔 부인이 입을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구. 모두 도야마 집으로

보냈거든." "그럼. 제발 아래만이라도...." 시즈코 부인이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하였다. "할 수 없군. 이봐 긴코, 뭐 걸칠 만한 게 없을까?" 긴코는 히죽히죽 

웃어댔다. "지금 상태가 좋은데 뭐. 그대로 데리고 가요." "정, 그렇다면 기저귄 

더러워졌고, 어때요? 생리대라면 있는데." 에츠코가 키득키득 웃으면서 말했다. "그거

잘됐군. 그거라도 어디야." 가와다도 웃으면서 대꾸하였다. 이어 에츠코가 생리대를 

가져오자 시즈코 부인은 바닥에 주저앉으며 몸부림을 치며 반 항했지만 에츠코와 

아케미, 긴코까지 합세해서 부인의 하복부에 그것을 채웠다. "자, 이젠 됐지. 그럼 입

벌려." 가와다가 다시 손수건을 내밀자 눈을 감은 시즈코 부인은 체념한 듯이 입을 

벌렸다. 재갈을 물린 후 가와다는 부인의 발목을 묶고 번쩍 안아올려서는 밖으로 

나갔다. 차 트렁크에 부인을 밀어넣은 가와다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잠깐만 참아. 

얌전하게 굴어야 해." 그 차는 평소 시즈코 부인이 쇼핑하러 오갈 때 사용하던 

것이었는데, 지금은 그 짐칸 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었다. "그럼, 가볼까." 가와다는 

트렁크를 닫고 차를 출발시켰다. 가와다의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전송하 고 있던 

긴코 패거리들은 이번엔 게이코의 운반 방법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 "게이코는 

어떻게 운반하지, 언니?" "오늘밤 우리들이 운반하자고. 등산복 차림을 륙색에 

넣어가면 돼." 긴코가 대답했다. 가와다는 모리다파에 부인을 넘기고 일단은 도야마 

집으로 돌아가야 만 했다. 그래서 게이코까지 운반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악녀들은 

폐가로 돌아와 기둥에 등을 대고 묶여 있는 게이코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게이코, 

드디어 작별이군. 모리다파에 가거든 엄마와 함께 열심히 일하는 거야." 게이코는 

머리를 숙인 채, 더 이상 반항할 기력도 없는 모양이었다. 그때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긴코의 동생 마리였다. "마리야, 도대체 어디를 싸돌아다니는 거니? 지금 

한창 큰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럴 때 혼자 돌아다니다 사고라도 나면 어쩔래?" 

긴코가 눈을 치켜뜨며 야단쳤다. "그렇지 않아도 봉변당할 뻔했는데 쿄오코라는 

언니가 구해줬어." 마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밖을 향해 소리쳤다. "쿄오코언니 

들어와!" 엉거주춤 밖에서 들어온 것은 화려한 스커트를 입고 추잉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키 가 훤칠한 여자였는데, 말할 것도 없이 야마자키탐정의 비서 쿄오코였다. 

"여기에 모르는 사람을 데려오면 어떡해?" 긴코도 아케미도 정색한 얼굴로 마리를 

꾸짖으며 쿄오코에게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자, 마리가 열심히 변명을 늘어놓았다. 

"언니, 내가 보증할게. 이 사람은 하자쿠라단을 팔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보단 내가 

졸라서 하자쿠라단에 입단하기로 했어. 봐." 마리는 쿄오코의 옷소매를 걷어올려 

하자쿠라단의 문장인 벚꽃 문신을 내보였다. 그리 고 이 쿄오코라는 여자가 얼마나 

당수가 센가 하는 것과, 자신을 위기에서 건져준 경 위에 대해 재잘거렸다.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긴코는 쿄오코의 입단을 가까스로 허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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