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 ]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
“히윽, 앗, 아앗.”
“헉……, 치사토…….”
뒤에서 안쪽을 꿰뚫자, 나도 모르게 시트를 꽉 쥐었다.
그와 몸을 섞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전보다 훨씬 더 흥분하는 느낌이었다. 완만한 움직임에 자궁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그를 놓치지 않으려고 세차게 수축하고 있었다.
흘러넘치는 꿀이 음탕하게 얽히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괜찮아?”
“괘……괜찮아, 요. 앗, 싫어, 안 돼……, 그만두면, 안 돼요.”
이어진 그곳이 떨어질 것 같아서 애원하고 말았다.
그는 고개를 흔들며 흐느껴 우는 나를 보며 숨을 죽인 다음, 쓴웃음을 지으며 그것을 뽑아버렸다. 내가 눈물을 흘리는 얼굴로 그를 보자, 그는 뺨을 어루만지며 콧등에 키스를 쪽 떨어뜨렸다.
아무런 구속도 받지 않았다. 이곳에는 밧줄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팔을 뻗을 수도, 자유롭게 원할 수도 있는데도 그 시선에 사로잡히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는 입술을 틀어막더니, 이마를 탁 마주쳤다.
“……얼굴을 보고 싶었거든.”
“……사오토메 씨.”
“타츠히사라고 불러줘.”
치사토가 내 것인 걸 느끼고 싶으니까.
갈라진 목소리로 드러낸 독점욕에 마음은 솔직하게 기쁘다는 감정을 쏟아 냈다.
달콤하고 안타까운 감정이 가슴을 지배하여 참지 못하고 그의 팔에 손을 뻗자, 그가 끌어안기 쉽게 몸을 굽혀주었다.
마주 보고 껴안은 채 몇 번이나 닿기만 하는 키스를 반복했다.
“타츠히사.”
흘러나온 한숨에 섞어 그의 이름을 부르자, 그가 녹아내릴 듯한 미소를 짓는 덕분에 나까지 기뻐졌다.
피부를 어루만지고 있던 손바닥이 가슴에 닿더니 천천히 주물러 대기 시작하자, 그을린 상태였던 불씨의 기세가 더해졌다.
“아, 아, ……응, ……읏.”
“더, 좀 더 기분이 좋아지도록 해, 치사토…….”
“아앗, 아, ……응, 흐, 앗…….”
가슴뿐만 아니라 허벅지를 따라 그 사이에 미끄러져 들어온 손가락이 꿀로 촉촉하게 젖어 있는 그 입구를 훑었다.
비집고 들어온 손가락이 가져다주는 쾌감이 너무 커서 다 받아들이지 못했다.
조금 전까지 그의 물건으로 절정 근처까지 밀려 올라간 상태였다. 참을 수 없었던 나는 순식간에 정상까지 올라가고 말았다.
“히익, 아, 아, 타츠, 히사…….”
“귀여워…….”
그는 방금 막 절정에 달해서 몸을 떠는 나의 관자놀이에 키스를 했다.
아무리 키스를 해도 만족할 수 없었다. 더욱더 원하는 마음은 멈출 줄을 몰랐다.
나는 그를 원하듯이 그의 가슴팍을 만지고 팔을 쓰다듬었다.
그의 목이 위아래로 움직였고, 나의 몸은 멋대로 기대를 하고 말았다.
다리를 벌리고 깔린 채로 그를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상태에서 그의 열기가 꾹 닿았다.
“……치사토. 평생 소중히 대해줄게.”
“음…….”
“이제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 묶일 생각은 두 번 다시 하지 마.”
“……응응, ……앗, 하, 아아앗.”
그가 단숨에 들어오자, 쾌감과 행복감이 온몸을 스쳐 지나갔다.
몸은 그의 열기를 기쁘게 받아들였고, 나는 그 충격을 감수했다.
살갗이 닿아 기뻤다. 그의 팔이 꽉 껴안아주자 행복해서 몇 번이나 그의 이름을 불렀다.
처음부터 인정사정없이 안을 꿰뚫는 바람에 농락당할 뿐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고 행복해서 나의 한계도 빨리 찾아왔다.
그건 그도 마찬가지였는지 뜨거운 숨결이 뺨에 닿았다.
몸을 굽혀 나의 살과 자신의 살을 찰싹 포개듯이 꼭 안아준 팔에 힘이 들어갔고, 격렬해진 움직임에 침대가 흔들렸다.
나의 목소리와, 그의 숨결과, 살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와, 외설적인 물소리가 섞여 방에 울려 퍼졌다.
“아, 아앗, 타츠, 히사…….”
“헉, 도, 나도…….”
“응, 응, 아, 아, 하앗……, 앗.”
“……읏.”
그의 등이 떨릴 때에 나는 안쪽으로 그의 열기를 느꼈다.
동시에 나도 절정에 달했고, 행복한 여운에 몸의 힘이 빠져나갔다.
“……귀여워. 귀여운 치사토, 좋아해.”
“응……. 저도, 좋아해요……. 앞으로도 계속 좋아할 거예요.”
몸을 살짝 들어 올린 그가 나의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지근거리에서 시선이 겹치자 나도 웃음을 띠었다.
파트너로서 뿐만 아니라 이 사람의 소중한 연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었다.
◇ ◇ ◇ ◇ ◇
“카미야 씨, 점심시간에 미안하지만, 잠깐 따라올래?”
“알겠습니다.”
마음이 서로 통하여 우리 두 사람의 관계는 또 달라졌다.
상사와 부하 직원.
결박 파트너.
그리고 연인 사이.
달콤한 여운이 감도는 관계가 더해졌지만, 업무 중에는 당연히 빈틈없이 일했고, 회사에서는 지금까지와 변함이 없었다. 이런 식으로 호출받은 적은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고개를 갸우뚱해봐도 이유는 알 수 없었고, 동료도 “무슨 일 저질렀어?” 하고 물었다.
그 질문에 “몰라.”라고 대답하고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너무 기다리게 할 수도 없어서 곧바로 그의 등을 쫓아갔다.
도착한 곳은 비상계단. 그는 어딘가 수줍은 듯하면서도 긴장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무슨 일 있으세요?”
“응, 갑자기 미안해.”
사귀기 시작한 그날부터 싸운 적도 없고, 그가 이렇게 긴장하고 있는 이유를 전혀 모르겠다.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무슨 짓을 저지르고 만 걸까?
조금 불안해진 나는 그의 양복 소매를 잡고 불안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며 시선을 향했다. 그러자 그는 쓴웃음을 짓고 “미안해.”라고 말하면서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치사토의 상대는 나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네?”
“……요새 점점 예뻐져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
“무슨 말씀이에요……?”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몰라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말았다.
이어지는 그의 말을 기다리고 있으려니, 그가 나의 손을 잡았다.
“다른 남자가 치사토를 보는 것도 참을 수가 없으니까 방해꾼을 내쫓는 의미로 하고 있어.”
그렇게 말하고는 왼손 약지에 끼워준 예쁘게 빛나는 보석 반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경악한 채 굳어 있으려니, 그는 나에게 거듭 행복한 폭탄을 떨어뜨렸다.
“카미야 치사토 씨. 저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 주시겠습니까? 평생 소중히 할게. 앞으로도 계속 곁에 있어줘.”
이런 곳에서 프러포즈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참을성이 없는 남자라서 미안해. 그가 웃으며 그렇게 말을 잇자, 나는 잠시 침묵하고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일도 잘하고 멋있지만, 어딘가 미덥지 못한 사람이라고 대체 누가 그랬을까?
나에게는 가장 멋있고, 믿음직스럽고, 다정하고,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남자답게 프러포즈를 해준 그에게 달려들어 안기며 그를 끌어안은 팔에 단단히 힘을 주었다.
“사랑해.”
“사랑해요.”
두 사람의 목소리가 겹쳐서 우스웠다. 가슴 한가득 행복이 퍼져 나갔고, 우리는 얼굴을 마주 보며 웃고 말았다.
처음에는 결박이라는 세계에 끌렸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깊은 세계 입구에서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게 될 사람과 만나고 말았으니 어쩔 수 없다.
앞으로도 틀림없이 나와 그는 결박이라는 세계를 통해 이어져 갈 것이다. 마음과 함께.
주위에서 보면 특수한 관계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누구가 뭐라 하든, 내가 이 사람을 틀림없이 계속 사랑할 테니까.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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