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 ] 겹쳐지는 몸 (6/9)

[ 6 ] 겹쳐지는 몸

묶인 줄 사이에서 강조하듯이 부풀어 있는 가슴을 그의 손바닥이 부드럽게 주물러 댔다.

상반신을 묶을 때는 항상 속옷을 벗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그 탓에 그에게 일어선 꼭지를 들켰다. 엄지손가락 바닥으로 문지르고 꼬집자 허리가 배배 꼬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몇 번이나 입술을 포개고, 그가 목덜미를 만지자, 그것만으로도 피부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그가 허벅지를 밧줄과 함께 어루만지자, 그곳은 기대감으로 꿀이 넘치고 말았다. 속옷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을 것이다.

그의 손가락이 닿자, 달콤한 목소리가 입에서 흘러넘쳤다.

“아, 앗.”

속옷 너머로 만졌는데도 감각은 예민하고 강렬했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몸이 오히려 그 열기를 부채질하며 꿀을 떨어뜨렸다.

움직임에 맞춰 등 뒤로 묶은 밧줄이 작게 삐걱거리는 소리를 전했다.

“히, 으, 하, 아아, ……아읏, 앗…….”

그는 속옷을 젖혀 직접 그곳을 만졌다.

그대로 손가락이 침입했지만 이미 충분히 축축하게 젖은 상태였기 때문에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고, 쾌감만이 육체를 맴돌았다.

울려 퍼지는 물소리가 수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었지만, 곧 쾌락이라는 파도에 휩쓸렸다.

사오토메 씨의 호흡은 거칠었고, 닿은 손바닥은 평소보다 뜨거웠다.

그가 벌린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혀로 핥은 순간,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나는 소파 등받이에 기대었다.

쾌감이 주어지자 들썩이는 몸도 목소리로 참을 수 없었다.

안을 메우는 그의 손가락을 조이며 입구 바로 위에 있는 음핵을 세게 빨린 순간, 나는 절정에 달하고 말았다.

서로의 거친 호흡이 방을 울렸다. 천천히 몸을 일으킨 그의 입술은 나의 꿀에 젖어 있었고, 그 모습을 본 순간 심장이 기대감으로 크게 쿵쾅거렸다.

원해. 더 많이. 좀 더 가까이에서 이 사람의 체온을 느끼고 싶다.

“……슬슬 밧줄을 풀까? 팔 아프지?”

눈앞에 있는 남자가 이성을 총동원하여 참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바지를 밀어 올리고 있는 그것이 무엇보다도 그 사실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그가 나의 등에 팔을 두르고 밧줄을 풀어주는 동안에도 몸의 열은 식지 않았다.

팔이 해방된 순간, 나는 그의 몸에 팔을 두르고 끌어안았다.

“카미야 씨……?”

“좀 더. 좀 더 해주세요.”

“무,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거야?”

“이해하고 있어요! 사오토메 씨가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리에는 아직 밧줄이 휘감긴 상태였다. 자유로워진 곳은 두 팔뿐.

그는 그런 나의 몸을 소파 위에 넘어뜨렸다.

◇  ◇  ◇  ◇  ◇

“힉, 으응, 아, 아, 하앗.”

“큭……, 아……앗…….”

“좋아요……, 아, 아앗, 아, 하앙…….”

뒤에서 쑤셔 올리자, 몸이 강한 자극에 농락당했다.

머릿속을 취하게 하는 희열에 저항할 수 없었다. 들어올 때는 그토록 망설였던 게 다 거짓말처럼, 격렬한 움직임에 소파가 삐걱삐걱 비명 같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다리를 구속하고 있던 밧줄이 어느새 풀려서 무릎을 세운 상태로 있어도 힘들지는 않았다. 힘든 이유는 너무나도 큰 쾌감 때문이었다.

나의 몸을 몰아치는 뜨겁고 굵고 단단한 그것은 나에게 힘들고 달콤하고 애절한 무언가를 동반하는 감정과 감각을 가져다주고 있었다.

소파 팔걸이 부분에 손톱을 세운 채 새된 소리를 지르자, 목이 쉬어서 애달프게 내뱉는 그의 한숨이 등에 닿았다.

이제 안 되겠어. 그렇게 생각한 순간, 눈앞에서 빛이 튀었다.

뒤에서 세게 끌어안은 채 몸속에 가득 찬 그것도 움찔움찔 튀어오르고 있었다.

녹아내린 머릿속은 살결 너머로 전해진 열기에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헉……, ……미안해. ……괜찮아?”

“……괜, 찮……아요……, 앗…….”

“카미야 씨. 미안해……. 지금 빼기만 할게.”

“으응…….”

내 몸에서 빠져나간 물건이 아직 힘을 잃지 않은 것처럼 느껴져서 아쉬웠다. 좀 더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망측한 생각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싱겁게 나가버렸고, 어딘가 멋쩍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유혹한 사람은 바로 나였다. 그러니까 그런 얼굴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는 녹아내려버린 나의 시선에 곤란한 듯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움직일 수 있어?”

“……괜찮, 아요.”

“미안해. 무리하게 해서.”

그가 사과하자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무리한 일을 강요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뺨을 어루만져주는 다정한 손바닥을 원하며 뺨을 비비자, 그의 손가락이 작게 튕겼다.

“여기 있으면 감기 걸리겠어.”

“……네?”

“미안해. 조금만 참아.”

“네? 앗.”

그가 녹초가 되어 누워 있던 몸을 안아 올리자, 나는 황급히 그에게 매달렸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바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흐트러진 옷은 그대로였고, 어느새 셔츠 단추도 풀려 가슴이 드러나고 말았다.

숨기고 싶어도 팔은 그의 목을 부둥켜안은 상태라서 그나마 몸을 꽉 눌러 그의 시야로부터 숨겼지만, 귓가에서 쓴웃음을 짓는 목소리가 들렸다.

“침대에서 조금 쉬어. 수건을 가져올 테니까, 몸도 깨끗이 닦자.”

“……감사, 합니다.”

그는 무거울 텐데도 나를 쉽사리 들어 올린 채 침실에 데려다주었다.

처음 들어가는 그의 침실은 거실과 마찬가지로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그는 이불을 젖힌 침대 위에 나를 내리더니, 부드럽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이 기뻤다.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금방 돌아올 테니까.”

“네…….”

몸을 이었기 때문인지 원래 부드러웠던 그의 분위기가 한층 더 부드러워진 기분이 들었다.

방을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쓸쓸함을 느꼈지만, 곧바로 돌아온다고 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따뜻한 이불에 감싸여 그의 향기를 느꼈다.

그러자 마음이 무척 안심이 되었고, 몸을 써서 피곤한 탓인지 졸음이 쏟아졌다.

사오토메 씨가 계속 지켜주고 있었던 선을 내가 넘게 하고 말았다.

그가 나를 안아버린 일을 후회하지 않길 빌었다.

하지만 틀림없이 힘든 일일 것이다.

미안해하는 그의 얼굴이 뇌리를 스쳤다.

나에게서 멀어지게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결박 파트너라는 관계를 넘어 좀 더 계속 함께 있고 싶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가 돌아올 거라고 스스로를 타일러도 잠겨 가는 의식은 그대로 잠에 빠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