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홑몸……이 아니라뇨? 그게 무슨 소리신지……?” 미모면 미모, 일이면 일. 비혼주의 커리어우먼 민은수. 32년 인생 최대의 위기상황에 봉착하다. “무슨 소리긴요. 민은수 씨, 임신하셨잖아요.” 일생일대의 실수였던 그 하룻밤이, 앞으로 다가올 불행의 서막에 불과했다니! ……좋아. 이렇게 된 이상 방법은 딱 하나다. 이 일의 원흉인 그 남자에게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미혼모가 되어 아이와 함께 잘 먹고 잘 사는 것! 그런데…….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저 남잔 왜,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아이 아빠 노릇을 하겠다고 나서는 걸까? “씻고 와요. 기다릴게요.” 게다가 순진한 양의 탈을 쓰고 늑대의 본능을 드러내더니, “나한테 오면, 안 돼요?” 철벽 같이 얼어붙은 마음을 자꾸만 콩, 콩 두드려대기까지. “나랑 결혼해 줄래요, 은수 씨?” “…….” 일에만 서툰 남자의, 일만 빼고 다 서툰 여자를 상대로 한 철옹성(鐵甕城) 무너뜨리기. ……나, 정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