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7화 (137/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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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나 사정했지? 모르겠다.

나는 양아라의 폭신한 무릎베개에 누워, 온몸을 나른함을 만끽했다. 양아라의 거대한 가슴이 내 얼굴을 덮어, 마치 말랑한 수면안대같은 역할을 해줬다.

조민지는 내 위에 겹쳐서 엎어져 있었으며, 다른 여자들은 제각각 내 팔다리를 마사지해줬다.

성유아는 또 어디서 배워왔는지 모를 능숙한 손놀림으로, 잔뜩 혹사당해 흐물흐물해진 자지를 꾹꾹 눌러 풀어줬다.

“아... 행복하다...”

속마음이 절로 육성으로 튀어나와버렷다. 양아라와 아내들이 그 말을 듣고 웃음을 터트렸다.

양아라가 내 볼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여긴 이대로 놔둘까? 아니면, 다시 객실로 바꿔놓을까?”

“누나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야 놔뒀으면 하지. 네가 원할 때마다 이렇게 내조해 줄 수 있잖아.”

“...원할 때마다 해줄 거예요?”

“물론이지~”

눈은 가려져 있었지만, 자애로운 미소를 띄우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음이 느껴졌다.

“...놔두죠.”

“후후.”

나는 잔잔하게 졸음에 가만히 몸을 맡겼다. 양아라도 그걸 느꼈는지, 나직한 자장가를 불러줬다.

‘...행복하다. 진짜로.’

내가 이렇게 행복한 만큼, 꼭 그녀들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호화로운 서비스 속에서 의식이 기분 좋게 흐려져 갔다.

이대로 단잠에 빠지려는 순간.

“아악!”

느닷없이 들려온 비명소리에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버렸다.

“뭐, 뭐야!”

양아라의 가슴을 치워내고 무릎에서 일어났다. 민채슬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양옆에 공지윤과 윤설이 달라붙어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배, 배가... 배가...!”

성유아가 그녀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했다.

“...양수가 터졌습니다.”

“네?”

나는 동그랗게 뜬 눈으로 당황하여 반문했다.

성유아가 탈의실로 달려가 옷 안에 있던 비상 호출 버튼을 눌렀다. 나머지 여자들은 얼른 옷을 차려입고, 민채슬에게도 적당히 외투를 걸쳐줬다.

내 첫 번째 아이가, 세상으로 나오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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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채슬의 아기가 태어나고 7개월이 지났다.

내 아내들의 아기가 차례로 태어났고, 윤설을 제외한 모든 여자들이 아기를 낳았다.

인근의 대학병원 원장은 내게 진작 수정된 상태. 그녀들은 병원의 VIP취급을 받으며, 최상의 의료시설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출산을 마쳤다.

“우리 아기, 트림해야지~”

민채슬이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고, 등을 두드려 트림을 유도한다. 하지만 아기는 제 어미 품이 마냥 기분 좋아, 스스르 눈을 감았다. 트림은 뒷전이었다.

“애애앵~!”

“앗. 보조사님. 애기 모유 먹을 시간인데, 도와주시겠어요?”

“네~”

흐뭇한 미소로 아기의 통통한 볼을 만지작거리던 양아라가 급히 보조사를 찾았다.

양아라는 가슴이 너무 큰 탓에, 혼자서는 아기에게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다. 모유 수유를 위해서는 아기의 고개를 일정한 각도로 세워야 하는데, 양아라는 그리하면 아기의 얼굴이 가슴에 파묻혀버리기 때문이다. 하여, 그녀는 수유 때마다 보조사를 찾고는 했다.

하지만 그녀는 크게 불편해하지 않았다. 원래대로였다면 굉장히 불편했겠지만, 리조트에는 그녀를 도와줄 인력이 넘쳐나니까.

“엄마, 맘마, 맘마.”

“유나 배고파? 엄마 맘마는 동생 거라서 안 돼요~ 유나는 어른 맘마 먹자?”

“맘마아! 맘마!”

민채슬의 첫째 딸 유나가, 제 엄마에게 젖을 달라고 재촉한다.

민채슬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최근, 이제 막 두 돌을 넘긴 유나의 젖을 떼기 위해 한참 고생 중이었다.

민채슬과 양아라는 원래의 남편과 이혼하고, 나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녀들은 이제 법적으로도 내 아내가 되었다.

처음 그녀들을 공략할 때에는 양육 책임 회피와 꼴림으로 인해 탁란을 선택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녀들을 단순 성욕 풀이 대상이 아닌 나의 여자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녀들과 뱃속의 아이들에게 책임감을 느꼈다.

당연히, 민채슬과 남편 이성운의 첫째인 유나는 내가 데려왔다. 내 핏줄이 아니라고는 하나, 이 아이 없다면 민채슬이 행복할 수 없으니까.

내가 육아를 도맡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이 아이 하나 부양하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속으로 유나를 남의 자식 취급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유나야. 엄마한테 떼쓰면 못써요, 응? 유나는 아빠랑 가서 어른 맘마 먹자.”

“아빠랑?”

“응, 아빠랑.”

“...응.”

잠시 고민하던 유나가 고개를 끄덕이고, 내게 안겨왔다. 내 친자들과는 달리, 훨씬 묵직한 무게감이다.

유나가 내 목에 팔을 감았다. 나는 이 아이의 말랑한 얼굴에 볼을 부볐다.

사랑스러운 아가들을 보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나날이다. 그 속에서, 다른 아기들보다 성장이 일 년 정도 앞서는 유나는 또 색다른 행복으로 다가왔다.

더군다나, 민채슬을 닮은 예쁜 딸이지 않은가. 나는 사실상, 이 사랑스러운 아이를 내 딸로 생각하고 있다.

다행히도, 유나는 나를 전혀 어려워하지 않았다. 어쩌면, 전 아빠와 함께했던 기억이 옅은 덕인지도 모르겠다. 그때 유나는 너무 어렸으니까.

“어머머, 엄마가 그렇게 말할 때는 들은 체도 안 하더니... 유나야, 엄마보다 아빠가 좋아?”

“...몰라.”

“어, 어머?”

“몰라? 킥킥.”

나는 유나의 철없는 대답을 듣고 절로 미소를 띠었다.

민채슬의 말에 의하면, 유나는 오히려 이성운보다 나를 더 따르는 감이 있다고 했다. 아이가 벌써 철이 들어서인지, 아니면 정말로 나를 아빠로 받아들여서인지는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나는 전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 중이다. 민채슬에게는 늘 떼를 쓰는 유나가, 내 앞에만 서면 얌전하고 착해지거든.

‘아직은 내가 어려운 모양이지.’

민채슬의 말로는 그게 전혀 아니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내가 없는 곳에서는 ‘커서 아빠랑 결혼할 거야!’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닌다는데, 나는 그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아마, 민채슬이 꾸며낸 말이 아닐까 싶다. 낯을 가리는 유나의 모습에 내가 상처받을까봐 신경 써주는 거지.

양아라의 남편과 이성운은 적당히 행복한 인생을 살게끔 수정해줬다. 그들은 이번 이혼으로 충격을 받지 않고, 내가 쥐여준 돈으로 괜찮은 삶을 살아갈 것이다.

“주방장님께 연락 좀 넣어주시겠어요? 유나 이유식 좀 만들어달라고요.”

“네, 대표님.”

정장 차림의 여성 수행원이 허리를 꾸벅 숙이고는, 식당에 연락했다.

성유아는 나의 강력한 권고로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육아에만 열중하고 있다. 그녀가 여타의 워크맘처럼 꼭 일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고, 굳이 아기 곁을 떠나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

지금은 사실상 박영민이 이 리조트의 최고 결정권자다. 물론 그래봤자, 진짜 실세는 성유아지만.

의외였던 것은, 두세 번은 거절할 줄 알았던 그녀가 곧장 이를 승낙했다는 것이다.

인생에 오로지 일 뿐이었던 성유아지만, 엄마가 되면서 심경에 변화가 있었던 모양이다.

유나를 데리고 식당으로 내려가니, 네다섯의 회원들이 애프터 눈 티를 즐기고 있었다.

“앗, 대표님...!”

“준영이 왔냐?”

회원들 중 첫 번째, 두 번째로 임신했던 도경아와 안휘운도 있었다.

안휘운은 내게 덤덤하게 인사하더니, 내 품에 안겨 있는 유나를 보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우리 유나 왔어요~”

“유나야, 이모한테 인사해야지.”

“안녕하세요오.”

유나가 회원들에게 꾸벅 인사하고는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안휘운과 회원들은 그 모습을 보고 귀엽다며 꺅꺅댔다.

“진짜, 리조트에 들어올 수 있어서 다행이야~ 이렇게 이쁜 우리 조카들도 구경하고!”

안휘운이 자리에서 일어나, 유나에게 손을 뻗었다. 유나는 잠시 머뭇거렸으나, 내가 눈짓하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휘운에게 넘어갔다. 남들에게는 하염없이 낯을 가리던 예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안휘운이 유나를 품에 끌어안았다.

“아빠 말 잘 듣는 우리 착한 유나~ 그 반만큼이라도 이모 좀 좋아해주면 안될까? 응?”

“...몰라요오.”

“몰라요, 몰라요오~!”

안휘운은 유나의 시큰둥한 대답도 그저 좋다며, 유나에게 볼을 비벼댔다.

유나도 아빠 말 잘 듣는다는 칭찬을 들어 기분이 좋아졌는지, 배시시 웃으며 안휘운의 스킨십을 피하지 않았다. 분명, 안휘운도 이걸 노리고 한 말일 테지.

“우리 유나, 맘마 먹으러 왔어요?”

“네에...”

“이모랑 맘마 먹을래요?”

“...아니요오. 아빠랑.”

“...그럼, 아빠랑 이모랑 같이 먹을래요?”

“......네에.”

“흐흥~”

안휘운은 겨우 떨어진 유나의 허락에 어깨를 들썩이며, 자리에 앉았다.

원래는 약간의 마조 끼가 있긴 해도 전체적으로 괄괄한 누나였는데, 내 아내들이 아기를 낳고, 유나가 들어오니 저렇게 바뀌었다.

그녀의 배를 내려다봤다.

‘많이 불렀네.’

임신 7개월차. 아마, 그녀 역시 성유아처럼 엄마가 되면서 모종의 심경 변화를 겪었으리라.

의자를 빼고 자리에 앉기 전에, 테이블을 둘러봤다. 이곳에 앉아 있는 회원들 모두 안휘운만큼 배가 불러 있었다.

회원들은 결국 모두 내 아이를 임신했으며, 지금에 와서는 모두가 6개월에서 7개월차가 되었다.

가지각색의 상류층 미녀들이, 그것도 유부녀들이 내 아기를 품어 배가 부푼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남자의 정복욕을 채워주는 진귀한 광경이었다.

“유나야, 아~”

“아아~”

유나가 쪼그만 입을 힘껏 벌려, 안휘운의 이유식을 받아 오물거렸다.

내 명성은, 그러니까 리조트의 명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시간이 지나, 오픈 당시 공개되었던 리조트 서비스 수준에 과장이 없음이 밝혀진 것이다. 회원들이 증인이었다.

남은 회원권이 없는지, 혹은 자리가 더 생길 예정은 없는지 묻는 전화가 전 세계에서 쇄도했다. 모두가 다음 회원권 경쟁은 세계단위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 회원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도 신뢰가 가득했다.

그녀들은 먼저 임신했던 내 아내들을 통해, 출산 임박 시의 의료대처, 그리고 산후조리까지, 여러 번 눈으로 확인했다.

그녀들은 향후 자신과 아이의 안전에 더욱 강한 확신을 얻었으며, 이러한 소식을 리조트 외부 사교계에 자랑했다.

명성이 높아지며 말같지도 않은 개소리를 하는 이들도 종종 생겨났었다. 내 아내들 중 출산한 지 3개월이 지난 이들을 리조트에서 퇴출해, 그 자리에 새 인원을 받아야 한다는 개소리다.

물론 아무리 떠들어봤자,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말 뿐이었다.

지금 아내들 중, 임신한 사람은 윤설 뿐이다. 그녀들은 당장이라도 둘째를 가지고 싶다며 나를 조르고 있지만, 나는 일부러 다시 임신시키지 않고 방치 중이다.

개인적으로 실현시키고픈 로망이 있는데, 그것을 위해 임신을 미루고 있다.

윤설의 출산과 산후조리까지 모두 끝나면, 그때 다시 아내들을 임신시킬 것이다.

‘그러고 보니, 윤설도 슬슬 마무리 지을 때가 됐지.’

윤설도 이제 만삭이 다 되었다. 그동안 고준혁에게 뿌려둔 씨를 거두고, 윤설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날이 다가오고 있다.

‘성유아에게 준비하라고 해야겠군.’

나는 탐스럽게 부풀어오른 윤설의 배를 떠올리며, 입맛을 다셨다.

“우리 유나, 다 먹었네~”

이유식을 다 먹은 유나가 내게 손을 뻗어왔다. 나는 유나를 넘겨받았고, 유나가 내 목에 팔을 감았다.

“동생들 어딨어?”

안휘운의 입에서 나온 동생들이란, 내 아내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녀들은 지난 10개월 동안 함께 지내며, 돈독한 자매사이가 되었다.

“수유실에 모여 있을 거예요.”

“가자! 조카들 보러!”

안휘운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픽 웃으며, 유나를 데리고 수유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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