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9화 (129/139)

“...당장 사업 확장을 준비해야 합니다.”

성유아가 얼음같이 차가운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랜 시간 성유아와 지내니 이제는 느껴진다. 그녀의 표정이 지나치게 차가워지면, 의욕에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의 리조트는 본점으로 두고, 새로운 건물에 2지점을 냅니다. 2지점은 수용 인원을 대폭 늘리는 대신, 지금같은 하이엔드 레벨의 서비스 품질을 포기해, 고급 호텔 수준으로 타협합니다. 투자 금액에 따라, 500명도 수용할 수 있을 겁니다.”

성유아의 말이 평소보다 유난히 빠르다.

그녀는 그 짧은 새에 머릿속에서 대강적인 시안을 작성해 줄줄 읊어댔다.

“대표님.”

“예? 예.”

오죽하면 그 기세에 눌려 말이 더듬어질 정도였다.

“능력을 통한 수익 창출. 그것의 규모를 확대해, 대상 인원을 대폭 늘려도 수입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까?”

“아, 아니요. 제가 대상에게 신경을 쓰지 않을수록 크게 줄어듭니다. 아마... 500명이나 수용한다면, 한 명에게서 1년에 100억 원 정도를 뽑아내는 게 고작일 겁니다.”

“충분합니다. 아니, 여전히 많습니다.”

성유아가 내 눈을 뚫어버릴 기세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수용 인원 500명에, 한 명당 100억 원. 이 수익구조를 그대로 실현 가능하다면, 단순 계산상으로...”

“어?”

나도 성유아의 말을 듣고 나서야 알아챘다.

100억 곱하기 500...? 숫자가... 많이 높은데...?

얼마지? 계, 계산기가...

“5조 원.”

“어?”

뭐라고?

“리조트 제2지점의 1년 예상 수익이 약... 5조 원입니다.”

“...”

“...”

대표실에 침묵이 가라앉았다.

성유아는 본인이 말하고도 흥분을 감추기 힘든지, 숨을 살짝 몰아쉬어 어깨가 미약하게 들썩이고 있었다.

박영민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철을 바닥에 떨어뜨렸으며.

윤설은 보지까지도 화들짝 놀라,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조임으로 자지를 앙 물었다.

“물론... 리조트 자체는 적자를 내며 운영해야하니, 수백억의 운영비가 발생할 겁니다. 하지만, 예상 수익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입니다.”

“...”

“대표님의 능력으로 발생하는 수익이기에, 세금도 내지 않습니다. 5조 원이라는 금액은 매출액이 아니라, 순이익입니다.”

“...”

“참고로... 대한민국 1, 2위 기업의 작년 순이익이 각각 25조, 4조입니다.”

사고가 잠시 멈췄다.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는지, 귀를 의심했다.

‘5조...?’

믿기지가 않는다. 대한민국 2위 기업의 1년 순이익보다 큰 금액이란다.

게다가, 그들은 세금을 내고, 주주들과 돈을 나누고, 법인에 돈을 종속시켜야 한다.

하지만 난 다르다. 어플로 만들어진 돈은 누구의 추적도 받지 않는다.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돈을 나눌 주주도 없다. 회계상으로 수익은 제로이기에, 법인에 돈을 종속시킬 필요도 없다.

그냥 5조 원이 내 주머니로 꿀꺽 들어오는 것이다.

이 정도면... 개인으로서는 대한민국에서 내가 1년 수익이 가장 많지 않을까?

‘꿈인가?’

정말이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큰 금액이다.

‘500명이면... 하루에 5명을 임신시킨다 해도 365일 중 100일을 투자해야겠군.’

거기다, 그들 각각의 내면을 수정하는 데에도 시간을 써야 한다.

그래서 싫냐고? 막막하냐고? 그럴 리가.

5조다. 5조의 대가가 고작 미녀들과의 임신 섹스다. 대체 누가 이에 불평할 수 있을까.

“정말로... 내 아내들이 원하는 모든 걸 이뤄줄 수 있겠네요.”

나도 모르게 꿈꾸듯이 중얼거렸다. 성유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부터 멈춰 있는 윤설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윤설이 흠칫 놀랐다.

이상하게, 돈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윤설의 보지가 급속도로 축축하게 젖어들고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나는 이미 윤설을 내 아내로 취급하고 있었다. 당연하다. 내가 공략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녀석은 내 아내였다.

하지만 윤설 본인은 수정 내용상, 스스로가 내 아내라는 자각이 없다.

암컷으로써 내게 복종하고는 있으나, 그녀의 정신적 애인은 아직 고준혁이다.

문득 궁금해졌다.

과연 연 5조라는 거금 앞에서도 그 사랑이 유지될 수 있을까?

“설아.”

“......”

윤설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저 크게 긴장한 듯, 보지만 쪼아압 조여올 뿐이었다.

그러한 신체 반응과 침묵에서, 그녀의 깊은 고뇌와 망설임이 느껴졌다.

‘대단하네.’

여타의 여자들이었다면 어땠을까?

이미 수없이 몸을 섞은 데다, 내 아이까지 임신한 상황. 내 아내들을 제외한다면, 그녀는 누구보다도 새 아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여자다.

아마 다른 여자였다면, 제발 아내로 받아들여달라고 낑낑 애교를 부리며, 엉덩이에 불이 붙을 정도로 흔들어댔을 것이다.

연 5조의 수익. 그것은 사람의 이성을 망가뜨리기에 충분하다 못해 과분한 금액이다.

윤설의 이러한 반응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동시에, 배덕감과 정복욕에 자지가 더욱 빳빳하게 발기했다.

정말이지, 먹음직스럽기 그지없는 여성이다. 고준혁 따위에게는 지나치게 과분한 여자다.

‘그렇기에, 이렇게 수고를 들여서라도 가져올 가치가 있지.’

윤설을 온전히 손에 넣기 위해 진행될 향 후 9개월의 빌드업. 그것을 계획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설의 등허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줬다. 녀석이 몸을 움찔 떨었다.

“설아.”

“...”

“네가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든, 넌 내 여자야. 알아둬.”

“......네.”

적잖이 중의적인 말이었다. 암컷으로써의 지위에 초점을 둔다면, 그녀도 진작 받아들인, 당연한 말이다. 평소에도 그녀에게 몇 번이나 읊조렸었다.

하지만 현재의 맥락을 반영한다면? 아내로써의 지위를 고려한다면?

아마, 윤설 스스로도 방금의 말에 ‘네’라고 대답한 스스로의 뜻에 혼란스러울 것이다.

‘재밌네.’

당장은, 녀석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만족하자.

“영민아.”

“어? 아니, 네, 네?”

녀석의 반응에 웃음이 픽 나왔다.

“너 어느 날 갑자기 은퇴한다고 사표 쓰거나 그러지 마라. 너 없으면 성유아 씨 많이 힘들어진다.”

“네?”

“계속 내 밑에서 일해달라고. 섭섭지 않게 대우해줄 테니까.”

뜬금없는 내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박영민이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무슨 말인지 알아먹고는 표정을 굳혔다. 감격한 속내를 억지로 숨기니, 표정이 딱딱해졌다.

“...예, 알겠습니다.”

목소리에서 약간의 흥분과 물기가 묻어나왔다.

“성유아 씨는 뭐... 굳이 언급 안 해도 되겠죠? 당신, 내 아내입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와 똑같이 흐트러짐 없는 자세, 무감정한 얼굴이었다.

‘...여기까지 왔구나.’

어플을 손에 넣은 지 1년은 지났나? 잘 모르겠다.

그런데 평범한 회사원에 불과했던 내가, 지금에 와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여러 가지 의미로.

새삼스레, 회한이 차올랐다.

“...이야기가 샜네요.”

어플을 움직여 포인트를 돈으로 환전했다. 그리고 성유아에게 맡겨둔 계좌에 넣었다. 100억이다.

“성유아 씨가 말한 시안대로, 새 팀 하나 꾸려서 추진해보세요. 그건 1차 활동 자금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브리핑 시간이 끝났다. 대면좌위로 자지에 꽂힌 윤설을 그대로 들어올려,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대표 책상에 눕혀, 허리를 흔들어댔다.

“으, 응, 흥♡ 흐, 응♡”

윤설의 뽀얀 G컵 젖가슴이 위아래로 출렁였다. 귀엽게도, 그녀가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팔로 눈을 가렸다. 속이 적잖이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오늘따라, 윤설의 보지는 유난히 축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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