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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혁은 정말 한참동안이나 울었다. 저 많은 눈물이 다 어디서 나오는 건지 모르겠다.
놈이 테이블에 고개를 쳐박고 질질 짜기 시작했을 때, 나는 옆에 앉은 윤설의 머리를 끌어다 눌렀다.
“응?”
윤설의 고개를 내 사타구니에 가져다댔다.
‘주, 주인님?’
윤설이 당황하여 속삭였다. 그리고는 고준혁의 눈치를 살폈다. 놈은 아직도 고개를 쳐박고 훌쩍이고 있었다.
‘빨아.’
입 모양으로 간단히 읊조렸다. 명령이었다.
윤설은 그런 내 모습에 잠깐 몽롱한 표정을 짓더니, 주섬주섬 내 바지 지퍼를 열어 자지를 꺼냈다.
그리고는, 아주 맛있게 빨았다.
“쭈웁, 웅, 쭙... 웅움...”
최대한 소리를 죽인 채 자지를 빠는 윤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쩔 수 없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끈적한 침 소리는 식당의 주변 소음에 묻혔다.
사람들은 그 누구도, 우리의 엽기적인 행각에 신경 쓰지 않았다.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내려, 윤설의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윤설의 젖꼭지는 [영역 표시]스킬로 인해 빳빳하게 서 있었다. 녀석이 허리를 파르르 떨었다.
고준혁을 바라봤다.
‘불쌍한 놈.’
이 친구야, 아직도 모르겠어? 윤설이 말하는 ‘장난’은, 네가 생각하는 장난과는 차원이 다르단다.
[나는 김준영을 사랑하지만, 고준혁 또한 사랑한다.]
[김준영의 암캐가 되어 매일같이 따먹힐 것이지만, 그것과 결혼은 별개다. 내 애인은 고준혁이다.]
[김준영의 정자로 임신했지만, 나는 고준혁의 애인이니 아기의 아빠는 고준혁이다.]
[아기 아빠가 된다는 것은 세상 그 무엇보다 기쁜 축복이다.]
[아기로 깜짝 이벤트를 하면, 고준혁의 머릿속에 평생토록 남는 추억이 될 것이다.]
[임신 사실을 계속해서 숨기다가, 9개월 만삭 때 공개할 것이다.]
저 수정 내용이 탁란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예전과 달리, 지금에 와서는 탁란이 그리 구미 당기는 선택지가 아니다.
지금은 내 여자들을 책임질 능력이 있다. 오히려, 세상 그 누구보다도 내가, 그녀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윤설이 저 한심한 백수 놈에게 시집가, 둘이서 내 아이를 키운다?
볼 것도 없다. 윤설과 아이의 인생은 끔찍할 것이다.
오직 나만이 윤설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그러니, 윤설은 응당 내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수정 내용은 일종의 빌드업에 불과하다.
윤설의 내면에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고준혁에 대한 사랑을 깨끗이 지워버리고, 온전히 나의 여자로 만들기 위한 작업.
긴 시간 끝에, 윤설은 마침내 오롯이 내 것이 될 것이다.
“후우...”
기분 좋은 한숨과 함께, 윤설의 젖꼭지를 꼬집었다. 그리고는 녀석의 머리를 누르며, 목구멍에 사정했다.
“우굽, 쿱-!”
뷰류우우욱- 뷰뷱, 뷰우욱-
윤설의 큼지막한 엉덩이가 정액냄새에 꿈찔댄다. 아마, 가랑이에서 뜨끈한 보지즙이 뷱, 뷱 뿜어져나와, 속옷을 축축하게 적시고 있을 것이다.
윤설의 목울대는 움직이지 않았다. 밖으로 새어나오는 정액도 없었다.
설령 성유아라 할지라도, 나의 엄청난 양의 정액을 입으로 받아, 조금도 흘리지 않고 삼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로지, 목구멍 깊숙이 자지를 박고 직접 싸내는 방법밖에는 없다.
윤설은 지난 2주간 내게 쉴 틈 없이 따먹히며, 완전히 개발당했다. 이제 싱그러운 20대 꽃다운 처녀는 없다.
순백색의 하늘하늘한 원피스가 잘 어울리던, 순결한 그녀는. 대학교에서 모두가 선망해 마지않던, 해맑은 미소와 연한 샴푸 냄새로 수많은 남자 동기들의 첫사랑을 가져간 그녀는.
식당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자지를 꿀떡꿀떡 잘만 삼키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헛구역질 한 번 없이, 식도로 자지를 조여댈 수 있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나를 만날 때마다 스스로 뒷구멍을 비우고 오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오줌싸는 자세로 쪼그려 앉은 채 자지에 코를 박고 킁킁대면, 가랑이에서 투명한 보지즙을 푸쥭푸쥭 쏘아내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개처럼 네발로 기어와 알몸으로 멍멍 짖으며, 고양이처럼 순산형의 엉덩이를 내밀어 씰룩이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키스 마크로 멍들어 빳빳하게 선 유두를 깔짝이면서, ‘주인님, 주인님...♡’ 하고 낑낑대며 자위하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내 아기를 임신한 여자가 되어버렸다.
고준혁의 여자친구 윤설은 더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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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눈물을 쏟아낸 고준혁은 윤설의 발언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세미네이션 리조트에 들어가서 산다고?”
“응!”
“왜...? 넌...”
임산부가 아니잖... 아니라며.
고준혁이 결국 말하지 못하고 삼킨 말이 무엇인지 예상이 갔다.
고준혁과 윤설 역시, 세미네이션 리조트에 대해 알고 있다.
고준혁은 취업도 못 한 채 아르바이트만 해대는 자신의 모습과 나를 비교하며 열등감에 떨어댔다. 윤설은 가장 친한 친구의 출세에 진심으로 기뻐하며 방방 뛰었다.
“준영이가 들여보내준대! 꽁짜로!”
“...거기, 자리 몇 개 없어서 경쟁도 엄청나게 치열하다는데.”
고준혁도 무언가 불길함을 느낀 건지, 애써 이야기를 부정해댔다.
“아무리 대표라지만, 마음대로 그렇게 넣어주고 해도 되는 거야?”
“외부인들에게 제공하는 20실은 안 건드렸어. 설이가 사용하는 건, 내 아내들을 위해 남겨둔 프리미엄 10실 중 하나야. 어차피 빈방이니까.”
“...”
아내들에게 주는 프리미엄 룸.
그 대목에서, 고준혁의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렸다.
“...아내들한테 주는 걸 왜 설이한테 줘.”
“내가 대표잖아. 이 정도 선물은 해줄 수 있어.”
“이 정도가 아니라... 한 달에 1,000만 원이라며.”
“어차피 남는 방이라니까. 가장 친한 친구한테 남는 방 하나 주는 것쯤이야.”
“주인, 아니... 준영아...”
윤설이 감동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녀석의 턱을 잡아 키스했다.
“쭈릅, 쫍, 후음...”
윤설은 제 남친의 눈앞에서 내 혀를 쫍쫍 잘도 빨아댔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 그저 친구끼리의 장난에 불과하니까.
“...”
고준혁은 그런 우리를 노려보며 주먹을 꽉 쥐면서도, 눈동자는 불안함에 초췌해져 있었다.
무언가 낌새를, 이것이 단순 친구로서의 선물이 아님을 조금이나마 느낀 모양이다. 이 짓을 하도 당하다 보니 감이 발달한 거지.
하지만 가지 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월 1,000만 원어치에다, 상류층 사모님들조차 돈이 있어도 누릴 수 없는 혜택이다.
제아무리 남자친구라지만, 어떻게 이걸 포기하라고 말하겠는가.
게다가, 말릴 명분조차도 없다. 윤설이 리조트에 입주한다고 해서, 고준혁과 영영 헤어지는 것도 아니니까.
리조트는 입주민들의 자유를 통제하지 않는다. 리조트는 거주지역일 뿐, 얼마든지 평소같은 외부활동이 가능하다.
물론.
고준혁은 오늘부터 오랫동안. 아니 어쩌면 평생.
윤설과 마주할 수 없겠지만.
“야. 우리 먼저 나갈 테니까, 천천히 먹고 이걸로 계산해라. 잔돈은 너 가져.”
놈에게 오만원권 6장을 넘겨줬다. 아니, 7장인가? 모르겠다.
“...어.”
고준혁이 손을 내밀어 지폐를 챙겼다. 그래도 이렇게 돈을 받을 때만큼은 고분고분하다.
“설아. 오늘은 호텔 가서 하자.”
“응? 왜? 너네 집에 누구 오셔?”
“아니, 그게... 친구 데려와서 2주 동안 내리 떡치니까, 조금... 눈치 보이더라고.”
“어? 민지랑 아라 언니가 눈치 줘?”
“아니. 내 아내들은 착해서 바가지같은 거 안 긁는데, 음... 그냥 내가 좀 그래.”
“응! 근데, 호텔에서도 콘돔 주나?”
“안 주지. 웬 콘돔? 어차피 안 쓸 건데.”
“쉬, 쉿! 흐, 흐히! 준혁아, 준영이가 장난친 거야! 우리 콘돔 쓸 거니까, 걱정 마! 응! 흐히! 빠, 빨리 나가자!”
윤설이 나를 밀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준혁아 나중에 봐!”
“...응.”
하지만 둘은 더 이상 만나는 일이 없었다.
그의 머릿속에 남는 여자친구의 마지막은.
김준영의 팔에 꼬옥 기댄 채, 엉덩이를 주물러지며 가게를 걸어 나가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