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4화 (11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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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혁아~ 밥 먹어야지~”

“아, 이따 먹는다고!”

방문 너머에서 들리는 엄마 목소리에 버럭 소리치고, 다시 이불 안으로 들어갔다.

여름에 가까운 더운 시기지만,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으면 딱 좋게 추워, 이불 속이 참 포근해진다.

이불을 덮은 채, 핸드폰 게임에 마저 집중한다. 엄마가 부른 탓에 집중이 깨져, 점수가 조금 떨어져버렸다.

“아, 씨...”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 오버. 신기록도 아니고 빨리 끝난 것도 아닌, 애매한 점수다.

“준혁아~ 밥 먹으라니까~!”

“아, 안 먹는다고!”

내가 알아서 이따가 먹는다니까, 왜 자꾸 저러는지 모르겠다.

‘주말에 밥 먹는 건 불편해.’

평일엔 나를 제외하고 모두 일하느라 바빠, 제대로 모여서 밥을 먹지 못한다. 하지만 주말은 네 가족 모두가 한 상에 자리한다.

난 그게 참 싫다. 불편하다.

‘이따가 라면이나 하나 끓여주면 될 것이지, 왜 자꾸 부르는 거야... 어차피 안 나갈 거 알고 있으면서.’

한 3시 즈음에 나가서 라면 끓여달라고 하면 된다. 아까 오전 11시에 일어나 남은 치킨을 먹었으니, 그때까지는 배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준혁아~”

“아, 쫌!”

아오, 진짜... 빨리 취업하고 돈 벌어서 자취를 하든가 해야지. 귀찮아서 원...

“그게 아니라, 택배가 왔는데? 네 이름이다.”

“응? 택배?”

아직 올 게 남았었나? 최근에 주문한 게 좀 있어서 헷갈린다.

‘게이밍 마우스 왔고, 스트리머 굿즈 왔고, 러브젤 왔고...“

모르겠다. 올 게 남았으니까 왔겠지.

“가져와서 문 앞에 놔둬!”

“이미 가져왔지. 문 앞에 뒀으니까, 열어보고 밥 먹으러 나와라~”

“아, 안 먹어!”

또 똑같은 레퍼토리로 소리쳐주니, 엄마 발소리가 멀어진다. 나는 방문을 조금만 열어, 박스를 챙겨 들어왔다.

‘가볍네. 뭐지?’

보낸 사람을 확인할 틈도 없이, 습관적으로 몸이 움직여 박스를 해체했다.

‘응? 이게 뭐야.’

안을 들여다보니, 작은 쇳조각 같은 것이 파손 방지용 뽁뽁이에 감싸여져 있었다.

뽁뽁이를 풀어내니.

‘USB...?’

작은 USB 하나가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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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바이러스나, 이상한 스피싱이 아닐까 걱정했다. 하지만 보낸 사람을 보니, 설이였다.

뭐지? 아무 말도 없이 USB 하나만 달랑 보낸다고?

‘혹시... 이벤트?’

설이한테 못 볼 꼴을 보여줬다. 설이 주변에서 알짱대는 김준영도 너무 좆같다.

하지만... 설이와 헤어질 수는 없다. 절대로.

안 그래도 설이와 어떻게 화해해야 할지 고민 중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설이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말란 법이 없다.

한순간 크게 화를 냈지만, 어쨌든 나는 남자친구니까.

‘설이도... 나랑 화해하려고 쩔쩔매고 있었구나!’

속으로 크게 환호하며, 얼른 컴퓨터에 USB를 꽂았다.

그리고 그 순간.

[수정모드를 시작합니다.]

시야가 암전됐다.

[윤설과 절대 헤어지고 싶지 않다.]

[윤설의 장난에 자꾸만 진지하게 굴어, 이렇게 윤설과 싸우게 됐다.]

[윤설의 장난에 반드시 맞춰줘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헤어지게 될 것이다.]

[수정모드를 종료합니다.]

“어디 보자...”

USB파일을 여니, 대략 스무 개 정도의 동영상 파일이 있었다. 파일명은 각각 1부터 시작하는 자연수였다.

파일 용량이 하나같이 큰 걸 보니, 영상 길이가 아주 긴 모양이다. 그중 파일명이 ‘1’인 동영상 하나만 용량이 아주 적었다.

파일명을 보니 순서대로 클릭하라는 의미인 것 같아, ‘1’ 동영상부터 재생시켰다.

‘길이가... 3분짜리네.’

콩닥거리는 심장을 억지로 진정시키며, 검은 화면을 바라봤다.

점차 환해지는 화면. 영상이 실행된다.

배경은 전에 딱 한 번 가본 적 있는, 설이의 자취방. 그곳의 매트다.

매트 위에는 남자의 다리와, 그 위에 쫙 벌어진 여자의 다리가...

“어?”

눈을 비볐다.

다시 화면을 응시했다.

[헥...♡ 헥...♡ 헥...♡]

아주 두껍고 튼실한 근육질의 남자 다리. 그리고 그 위에... 다리를 벌린 채 누워 있는, 알몸의... 설이. 카메라는 그들의 다리 사이를 비추고 있었다.

[휴지 꽉 잡아. 다리 사이 제대로 가려지게.]

[드, 들어왔어... 진짜로, 들어왔어어...♡]

저 근육질의 다리는 김준영이다. 놈의 다리 사이에서 덜렁이는 커다란 불알. 그리고 휴지에 가려져 기둥 밑부분만 보이는, 말처럼 우람한 좆.

꼿꼿이 세워진 그 좆은 설이의 다리 사이로 향하고 있었고, 설이는 헥헥대며 신음을 토해내고 있다.

[휴지 제대로 들고 있는 거 맞아? 잘못 들어서 실패하면 다시 찍어야한다?]

[아, 안 돼♡ 이런 거, 다시 못 찍어♡ 진짜로, 다시 못 찍어어...♡]

설이는 반듯하게 펴진 티슈 양쪽 모서리를 집게와 엄지로 위태롭게 잡아, 카메라로부터 제 다리 사이를 가리고 있었다.

하지만 위를 향해, 설이의 사타구니를 향해 꼿꼿하게 서 있는 귀두는... 설이 쪽으로 살짝 당겨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어떤 구멍에 끼워진 것처럼.

휴지 너머의 광경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이게... 뭐...”

혼잣말을 중얼거리다,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했다.

심장이 마구 뛴다. 몸이 자꾸만 산소를 잡아먹는데, 목은 콱 막혀 헉헉대기만 한다.

산소가 부족한 뇌는 작금의 현상을 당장 해석해내기를 거부했다.

[자, 잠깐! 넣지, 마아...! 더 안 들어가...!]

[이렇게 쫄깃한 구멍은 넣으면 다 들어가. 어우... 근데 너무 조이네. 힘 좀 풀어봐. 응?]

김준영이 살며시 허리를 들어올리자, 위태롭게 벌어진 핑크빛 구멍이 좆을 꿀꺽꿀꺽 삼킨다. 설이의 몸이 바르르 떨린다.

장난일 거야. 분명, 질나쁜 장난에 불과할 거야. 자꾸만 휴지 너머의 광경을 부정했지만...

[후, 후오오오옥♡ 배, 배 긁어져♡ 배가아♡ 배, 튀어나와아♡]

[야야, 씹...! 자지 끊어진다...!]

살며시 들리며 뭉툭하게 튀어나오는 설이의 뱃가죽은... 너무도 명확한 증거였다.

김준영의 좆이, 설이의 안에 있다.

“아...”

기립성 저혈압처럼, 시야가 까매진다. 땅이 핑- 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동영상 화면만큼은 선명하게 보였다. 양쪽으로 벌어진 채 탱글탱글하게 떨리는 설이의 젖가슴도...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이거 눌러볼까? 이렇게, 꾸욱.]

[헤에에에엑♡! 배, 뱃가죽♡ 꾸욱♡ 안, 대애애♡]

김준영이 제 좆으로 인해 튀어나온 설이의 배를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그림 그리듯이, 귀두 위를 빙글빙글 문지른다.

퓨븃, 퓨븃. 휴지 너머에서 물이 뿜어져, 휴지에 토독, 톡 부딪혔다. ...설이가 뿜어낸 물이다.

[어어, 보짓물 쏘지 마. 휴지 찢어진다.]

[머, 멈춰어♡ 문질문질♡ 멈춰어어...♡]

[보짓물 싸지 말라... 어어! 휴지에 구멍 뚫렸다!]

벌어진 다리 사이에서 얼마나 천박하게 물을 쏘아대는지, 결국 티슈를 적시다못해 부욱 찢어버렸다.

찢어진 휴지 구멍 너머로, 김준영의 좆에 꿰뚫린 설이의 앙다문 보지가...

“...어?”

앙다문 보지...? 꿰뚫리지 않았어?

[아, 이거 참... 다시 찍어야겠다. 그치?]

[아, 안대♡ 이거, 다시 못해애♡ 절대로, 다시 못해애애...♡]

티슈가 물을 잔뜩 먹어 추욱 늘어졌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잡고 있기엔 너무 무거워진 걸까? 설이는 아슬아슬하게 잡고 있던 티슈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가랑이 사이를 얄궂게 가리고 있던 티슈가 사라지고.

티슈 너머의 광경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

처음 반응은 안도.

자지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은 채, 말끔하게 앙다문 보지를 봤을 때에는 정말이지... 온몸의 힘이 풀릴 정도로 안심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시야를 확장시켰다.

보지 아래를 봤다.

“아...”

엉덩이 구멍.

[서프라이즈~]

[서, 프하이즈...♡]

분명 쪼그맣고 앙증맞았을 것 같은 핑크빛 구멍.

그 구멍은... 김준영의 흉악한 육봉을 꿀꺽 삼키고 있었다.

[준영이랑... 보지로... 헤, 그읏...♡ 세, 섹스하는 줄 알았지...? 사실, 섹스가, 흐읏♡ 아니라... 또, 똥꾸멍... 흐, 윽♡]

[이거 봐, 대사도 제대로 말 못 하고, 똥구멍만 꽉꽉 조이잖아. 이건 다시 찍어야겠다.]

[아, 안 대애♡ 다시, 못, 찍허어...♡ 대, 대사, 할 테니까, 헤, 옥♡ 가, 가만히... 헤, 헤에엑...♡]

김준영이 허리를 쳐올리니, 설이가 말을 하다말고 고개를 획 젖이며, 허리를 활처럼 꺾었다.

[오오...! 이 자세... 장벽 너머의 자궁이 귀두로 느껴져!]

[오, 오호옥♡ 거깃♡ 아, 안♡ 애기, 방♡ 안, 대해액...♡]

[자궁 출렁인다...!]

김준영이 고정된 자세로 허리를 쳐올리며, 설이의 뱃속 어느 한 곳을 귀두로 집요하게 찔러댄다.

당연히 귀두가 뱃가죽 위로 볼록하게 튀어나와, 그 스팟이 여실히 보인다.

저기가, 설이의 자궁이 있는 곳...

‘나는... 근처도... 설이의 배도 못 만져봤는데...’

김준영은 장벽 너머로, 그것도 귀두로. 설이의 자궁을 느끼고 있다. 자궁을 희롱하고 있다.

[오, 호오옥♡ 혹♡ 옥, 혹꼬옥♡]

[설이는 자궁도 탱글탱글하네? 애 진짜 잘 낳겠다. 그치?]

[호, 호호오옥...♡]

자꾸만 귀두로 자궁을 주물러진 설이는, 이젠 제대로 된 언어조차 발음하지 못한다.

그저 김준영이 허리를 빙글빙글 돌려댈 때마다, 짐승같은 소리를 내며 허리를 더욱 꺾을 뿐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떻게든 허리 각도를 틀어, 괴로울 정도로 강력한 쾌락에서 빠져나가려는 몸부림 같았다.

하지만 김준영은 설이의 허리가 더욱 휠 때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허리 각도도 조정하여, 탱글탱글한 자궁을 정말 집요하게 문질러댔다.

[어우... 똥꼬 안쪽 진짜, 자지를 오물오물 씹어대네... 그렇게 좋아?]

[호, 호옥♡ 오호오옥...♡]

[똥구멍 그만 쪼이고, 너도 자궁에 집중해봐. 네가 살면서 또 언제 네 자궁을 느껴보겠냐.]

[자궁, 에... 장난치지, 마, 하아악...♡]

설이는 그저 무기력하게 경련하며, 쫙 벌어진 다리 사이에서 투명한 보짓물을 퓨븃 퓩 쏘아댔다.

‘하지마...’

온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속에서부터 토악질이 올라온다.

‘하지 말라고...’

하지만 간절한 외침은 화면 너머로 닿지 않았다.

저건 눈앞의 사건이 아니다.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 기록된 영상이다.

멈추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이미 다 일어나버린 일이다.

3분짜리 영상이 아닌, 수십 기가바이트 분량의 다른 영상들도. 모두, 이미 일어나버린 일이다.

[자, 깊게 찔러본다? 물풍선같은 자궁, 꾸욱 눌러볼게. 제대로 느껴봐.]

[소, 소중한, 자궁에, 장난... 후, 후오오오오오옹♡!!]

설이의 몸이 병적으로 경련한다. 보짓물이 마치 오줌처럼 츄아악 뿜어져나왔다.

‘네가 장난쳐도 될... 그런 자궁이 아니야...’

언젠가, 나와 설이의 예쁜 아이가... 자라날... 소중한 공간이란 말이야...

너 따위가 그렇게, 마치 당연히 제 것이라는 마냥, 희롱해도 되는 게 아니라고...

[와... 꽉 찬 물풍선같애. 막 파들파들 떨리면서, 탄력적으로 묵직하게 출렁거려.]

[후, 후오오오오오옹♡!! 후옹♡! 후옹♡! 후오오오옹♡!!]

휴지 따위에 막히지 않고 세차게 쏘아져나간 보짓물은, 올곧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심지어는, 멀리 떨어진 카메라 렌즈까지 토도독! 맞춰버렸다.

물방울이 묻어 흐릿해진 초점 사이로, 허리를 바들바들 떠는 새하얀 나신이 보인다.

[와... 지금 보짓물 쏴서 핸드폰 맞춘 거야?]

[그, 그마, 한♡ 그마하아안...♡]

[그래. 일단 한 발 싸고, 다시 찍자. 이 영상은 도저히 못 쓰겠네.]

[아, 안대♡ 하, 할 수, 이써♡ 대사... 칠, 수... 이써어...♡]

[카메라 끄게 나와봐.]

[보, 보지♡ 보지이, 섹스인, 줄, 헤에엑...♡ 알았, 지이...? 사실, 흐꼬욱...♡ 똥꾸멍, 이었지롱...! 헤, 헤엑...♡]

[안쓰러우니까 대사 그만 치고. 자, 카메라 끈다.]

[아, 안대! 다시 못해! 안대애애애!!]

김준영은 제 위에 설이를 올려놓은 채로 몸을 일으켜, 카메라를 껐다.

“아...”

3분짜리 영상은, 그렇게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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