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3화 〉 103. 4차원 장난꾸러기 윤설
“으아아아아아아아!!”
깜짝 놀란 윤설이 쫍쫍 빨아대던 내 혀를 뱉어냈다. 고준혁은 나와 윤설 사이로 달라들어, 우리를 떼어놓았다.
“읍... 꿀꺽.”
윤설이 무어라 말하기 전에, 입안에 가득했던 내 침을 삼켰다.
“주, 준혁아?”
고준혁이 윤설을 등 뒤로 숨기고 나를 맹렬하게 노려본다.
“개, 개, 개새끼...! 설이한테...! 설이한테, 뭐하는 짓이야!!”
“주, 준혁아! 준영이한테 개새끼라니!”
“시끄러!”
윤설이 고준혁을 말리려 시도해봤지만, 놈은 이미 눈이 돌아간 뒤였다.
하긴, 다른 놈에게 맛깔나게 키스하고, 젖꼭지를 애무당하며 엉덩이를 흔드는 애인이라니... 누가 그런 장면을 보고 제정신을 유지할까. 하물며, 내가 지금까지 해온 짓이 있는데.
“너, 너...! 개새끼...! 까, 깜방에! 깜방에 쳐 넣어버릴 거야! 대, 대한민국은! 성범죄에 엄청 민감하다고!”
“글쎄...? 무슨 죄로 집어넣게?”
“뭐!?”
“아, 공연음란죄는 좀 무섭네. 가게 한가운데서 대놓고 그 짓을 했으니.”
물론, 여기에 [필드 최면] 하나 깔아두면 해결될 일이다.
“가, 강간이야! 강간범새끼!”
“킥킥.”
“준혁아!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다 장난이잖아!”
“어, 어?”
놈의 뒤에 있던 윤설이 고준혁에게 버럭 소리질렀다.
고준혁은 설마 윤설이 저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지, 저놈 특유의 얼타는 표정을 보여줬다.
“서, 설아... 그게 어떻게 장난이야...! 저 성범죄자 새끼는! 널 강제로!”
“강제 아니야!”
“어?”
“장난에 강제가 어딨어! 서로 즐기니까 장난인 거야!”
“뭐, 뭐!? 즐겨!?”
오우... 저건 진짜 상처받겠는데.
물론, 윤설은 ‘나 준영이랑 물고빠는 게 좋아!’라는 의미 아니라, ‘좀 짓궂게 보여도 그냥 서로 장난치는 거다.’는 뜻으로 말했을 테지.
고준혁에게도 [설이는 너무 착하고 순진해서, 김준영의 행동이 정말 장난인 줄 안다.]라는 관념이 있으니, 무슨 의미로 한 말인지 알아먹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은 꽤나 아프게 들릴걸.
[나는 장난에 정색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너! 왜 전부터 준영이가 장난치는 거에 과민반응해? 네가 그러니까 준영이도 너 싫어하지!”
“서, 설아...”
“그리고! 너 자꾸 내 친구 관계에 간섭하는 거, 내가 몇 번이나 이해하고, 맞춰줬잖아! 근데 대체 언제까지 이럴 거야? 어!?”
“그, 그 얘기가 지금 왜 나와...”
윤설이 쉬지 않고 고준혁을 몰아붙인다.
저번에 둘 사이에서 윤설의 남자 지인들 관계로 분란의 조짐이 보이더니, 그것까지 한 번에 터져나온 모양이다.
연인 사이에서 서로 골머리 썩히는 문제 1순위가 이성친구 문제인데, 하물며 윤설이니... 남자가 안 꼬였을 리 없지.
‘그 이성친구 중 내가 1등공신이고.’
남자친구보다도 진도를 많이 뺀 이성친구?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제발 그만, 그만하란 말이야! 애가 왜 자꾸 그렇게 유치하게 굴어? 왜 장난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냐고!”
“어...”
고준혁은 한 마디도 반박하지 못하고, 입만 벌린 채 어버버거렸다. 모양새를 보아하니, 윤설과 연애하며 저렇게 화내는 걸 처음 본 모양이다.
하긴, 윤설 성격상, 고준혁이 눈치없이 구는 것도 다 받아주기만 했을 것이다.
“하아...”
한바탕 쏟아낸 윤설은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을 쉬며, 양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잠시 미동이 없던 그녀는, 한 손으로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준혁아.”
그리고 고준혁에게 다가가, 안아줬다.
“화내서 미안해...”
“...으, 응.”
한바탕 화를 쏟아냈지만, 그 좋은 성격은 어디 안 가는 모양이다. 윤설은 잠시 숨을 돌린 것만으로도 이성을 되찾고, 고준혁을 달래주기 시작했다.
“우리가... 그동안 이 문제로 사소하게 부딪혔던 것들이, 나도 모르게 속에 쌓이고 있었나봐... 미안...”
“으응...”
하지만 고준혁은 윤설의 사과를 듣지 않는 듯했다.
화가 안 풀려서가 아니다. 놈은 음흉한 표정으로 콧구멍을 씰룩거리며, 윤설의 냄새를 맡고 있었다.
‘윤설과 저 정도의 스킨십을 나눈 게 처음인가? 손만 잡았다는 말은 들었는데.’
윤설은 고준혁을 마주 껴안아주고 있는 탓에, 놈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우리, 조만간 깊게 얘기를 해보자. 서로 이해하고,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우린 얘기가 필요해.”
“후욱... 후, 후욱...”
어우... 표정 씨발... 진짜 존나 때려주고 싶게 생겼네.
“그러니까, 우리...”
“그, 그럼 나도...”
“응?”
“나도... 나, 나도 장난쳐도... 되는 거지? 후욱... 후욱...”
윤설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몸을 떼어내 고준혁을 마주봤다.
“주, 준혁아?”
“나, 나도...! 나도 젖꼭지 만져도 되는 거지...?”
“뭐, 뭐?”
기겁한 윤설이 후다닥 떨어졌다. 내 키스마크로 가득한 윤설의 목덜미에는... 닭살이 오소소 올라와 있었다.
윤설이 양팔로 제 가슴을 가렸다.
“너, 너 지금 뭐라고...!”
“나, 나도! 나도 젖꼭지 만질 거야! 키, 키스도 할 거야! 그래도 되는 거지? 나, 난! 네, 네 남자친구니까!”
그 말에, 주변에서 우리를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이 고준혁을 벌레보듯 바라봤다. 어떤 여자는 작은 목소리로 ‘씨발...’이라고, 혐오스럽다는 듯 중얼거렸다.
하지만 눈이 돌아간 고준혁은 듣지 못했다.
“준혁아...!”
윤설이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고준혁을 바라봤다. 제 남자친구의 입에서 저딴 소리가 나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모양이다.
윤설과 장난으로 물고빨고 하는 것은, 수정으로 인해 내게만 적용되는 특권이다. 즉, 윤설에게 있어 고준혁이 방금 내뱉은 말은... 방금 중얼거린 여자가 느낀 것과 마찬가지로, 그냥 좆같은 찐따 남친의 급발진일 뿐이다.
“나, 나도! 씨발, 젖꼭지!!”
“꺄아악!!”
쒸익쒸익 숨을 쉬던 고준혁이 윤설에게 달라들었다.
‘진짜... 끔찍하고, 추하네.’
나도 잽싸게 몸을 움직였다. 일전에 뽑고 내팽개쳐뒀던 잡스킬이 빛을 발했다.
[싸움의 달인]
Lv.1
(상시 적용 스킬)
타인과 싸우기 위한 모든 행위에 미약한 보정이 적용됩니다.
물 흐르는 듯한 움직임으로, 고준혁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쿠당탕!
“끄극!”
고준혁이 정말 아픈 소리를 내며, 바닥에 얼굴을 박았다. 놈의 더러운 손길이 윤설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꺄아아악!”
윤설은 고준혁이 달라드는 시점에서, 가게 밖으로 도망쳤다. 윤설의 성격이었다면 원래 쓰러진 고준혁을 걱정해줬겠지만, 윤설은 고준혁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끄, 으윽...”
“쯧...”
주변을 둘러보니, 가게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있었다.
문제 될 여지는 없다. 수정어플이 적용되지 않은 타인의 눈에서도, 이것은 그저 연인 간의 사랑싸움일 뿐이다.
한쪽이 좀 많이 추하게 굴긴 했지만.
바닥에서 꿈틀대는 고준혁을 보고 말했다.
“성범죄자는 너인 듯.”
고통에 신음하며 일어나지 못하는 고준혁을 놔두고, 가게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내 여자 챙기러 가야지.
“잔돈은 됐습니다. 소란 피워 죄송합니다.”
카운터에 5만 원권 6장을 올려뒀다. 종업원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가게를 나와, 윤설에게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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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 헤엑...♡ 헤엑...♡ 쫍, 쪼옵...”
“쭈릅... 유두 만져지니까 좋아?”
“네, 네에... 너무 조아요오...♡ 쫍, 쪼릅...”
윤설은 잔뜩 풀어진 눈으로, 침을 질질 흘리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내 목을 더욱 끌어안아, 다시 내 혀를 쫍쫍 빨았다.
“난 이렇게 만져도 되는데, 고준혁은 왜 안 돼?”
“주, 주인님은... 장난, 이니까아... 후음, 쪼릅...”
“킥킥.”
유두를 굴릴 때마다, 팬티만 걸친 윤설의 허리가 달싹인다.
수수한 연둣빛 면팬티는 이미 푹 젖어, 보지에 찰싹 달라붙었다. 팬티 안쪽으로 솜털같은 음모와 도톰한 보짓살, 젖꼭지만큼이나 빳빳하게 발기한 클리토리스가 비친다.
그녀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 내 허벅지에 보지를 비벼 자위한다. 덕분에 내 허벅지도 끈적한 보짓물로 아주 흥건해져버렸다.
“우리 설이, 함몰유두 치료됐네?”
“네에... 주인님이 빨아주셔서, 함몰 젖꼭지 발기해서... 튀어나왔어요오... 주인님 덕분이에요오...♡”
재밌게도, 윤설의 유두에 대고 [영역 표시] 스킬을 사용해 키스마크를 남기니, 함몰유두였던 것의 발기가 유지되어 다시 들어가지 않더라.
물론, 스킬 지속시간인 24시간이 지나면 다시 들어가겠지. 돌출유륜이 되어버린 유륜도 가라앉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엔 다시 빨아주면 그만이다.
“내가 이렇게 키스하고, 젖꼭지 만지는 거... 다 장난이지?”
“네에...♡ 주인님은 장난이니까, 키스도 해도 되고... 설이 젖꼭지도 만지셔도 돼요오...♡”
“그럼... 보지도 만져도 돼? 장난이잖아.”
“네, 네에... 장난쳐주세요오...♡”
이런, 장난이라는 사족마저도 필요치 않았겠는데.
윤설의 팬티 안으로 손을 넣었다. 녀석의 젖꼭지를 굴리고 있는 다른 손으로, 꼭지가 더욱 빳빳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윤설은 내게 보지를 만져지며, 끈적한 물을 주륵주륵 흘려댔다. 그리고는 내 목을 더욱 껴안아, 아주 집요하게 혀를 빨았다.
“쮸붑, 파아... 주인니임...♡”
방금 남친과 싸운 이 여자는. 모텔에서 내게 보짓구멍을 헤집어지며,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한 마리의 암캐가. 내 손에 헐떡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