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화 〉 94. 4차원 장난꾸러기 윤설
“어, 어...? 이거...”
“따뜻하지? 니 여친 젖가슴 온기다. G컵이라 그런가, 벗길 때 쏟아지는 게 아주 그냥... 쩔더라고.”
“꺄아아아악!”
윤설이 비명을 지르며 고준혁에게 달라들어, 브라를 확 낚아채갔다.
그리고 제 옷 안에 집어넣고, 근처 건물로 후다닥 달려갔다.
나는 벙져있는 고준혁에게 이죽거렸다.
“아쉬워서 어쩌냐. 넌 이제 평생 못 느낄 설이 젖 온기였는데. 유두 냄새라도 맡아보지 그랬어.”
놈은 아직 뇌가 정지한 상태인지, 대답하지 못했다.
입을 헤 벌린 채 브라를 들고 있던 손을 그대로 올리고 있는 것이, 참 볼만했다.
놈이 고개를 삐걱삐걱 돌려, 나를 응시했다.
“이, 이게 무슨... 니, 니가 왜... 설이... 브, 브, 브라를...”
“장난 좀 쳤지.”
다리를 벌리고, 빳빳하게 발기해 있는 자지에 힘을 줬다.
허벅지를 따라 내려가 있는 자지가 움찔거렸다.
“G컵...? 존나... 크다고...?”
고준혁은 그걸 보고는 정말이지, 세상 무너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 뭘 한 거야...”
놈이 울 것 같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응? 뭐라고? 안 들리네?”
“서, 설이한테... 뭘... 한 거야...! 이, 개...!”
“개? 씨발아, 개 뭐.”
“어?”
몸을 바들바들 떨며 내게 따지려던 고준혁은, 내 으름장 한 마디에 다시 몸이 굳어버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놈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압박했다.
목을 삐딱하게 세우고, 놈을 살벌하게 내려다봤다.
“욕했냐? 씨발, 친구한테 욕을 해? 하, 이거 진짜 미친새끼네. 욕이 장난이냐?”
“어, 어...? 아, 아니... 그, 근데... 너... 도... 지금, 욕...”
“설이 없으니까, 막나가자 이거냐? 어?”
“어?”
고준혁의 쇄골과 승모근을 콱 잡아 쥐어, 손에 힘을 줬다.
“아, 아, 악...! 아, 하악...! 자, 잠...!”
“나도 막 나가볼까? 응?”
“미, 미안해! 미안해! 아파, 준영아, 미안해!”
“새끼가, 설이 애인이라고 봐주니까... 선 넘지 말자? 친구끼리 장난친 거 가지고, 정색 빨지 말자고.”
“아, 알았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아, 아하악...!”
놈의 어깨에서 손을 떼어냈다.
...어우, 습... 이 나이 먹고 이 짓거리 해보니 좀 쪽팔리네...
그래도 효과는 확실했다. 고준혁은 어깨를 움츠리고,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제 여친의 앞에서 자지를 꼿꼿이 세우고, 브라를 벗겨낸 놈에게 아무 말도 못 한다.
이런 새끼들은 좀 양아치처럼 굴어줄 필요가 있다. ...좀 화끈거리긴 해도 말이지.
봐라, 학창시절 PTSD와서 꼼짝도 못 하는 거.
‘...근데 다시 하고 싶지는 않네.’
어우, 씨... 왜 이렇게 덥지?
다행히, 놈은 내 얼굴에 열이 오른 것을 가지고, 정말로 화가 났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래, 그러고 있으니 참 잘 어울리긴 하네.’
그래도 녀석이 반응 하나는 A급인 것이, 가지고 노는 재미가 있다.
“야야, 왜 울상을 짓고 그러냐. 나도 미안하다. 응? 잘 지내자고 한 말인 거 알지? 새애-끼, 우냐?”
“아, 아니야... 안 울어...”
“그치? 고추 달린 새끼가 울면 안 되지. 이 실한 고추, 설이한테 써먹어야지! 응?”
녀석의 고간을 손바닥으로 턱- 쳐줬다.
“어, 억!”
“설이한테는 그냥, 얘기 좀 했다고 하는 거야. 알지?”
“아, 윽... 아, 알... 지.... 아욱...”
“새끼, 엄살은... 욕도 좀 줄이고, 이 새끼야.”
“아, 알았어... 욕... 안 할게... 응...”
그래도, 하도 울상을 짓고 있는 꼴이 불쌍해, 덧붙여줬다.
“아, 그리고. 가슴 컸다는 말은 장난으로 한 거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아라.”
“...진짜?”
“그럼, 진짜지. 아, 온다.”
저 멀리서, 나를 노려보는 윤설이 발을 땅에 꾹꾹 찍으며 오고 있었다.
그 반동으로, 젖가슴도 마구 출렁였다.
“야! 김준영이! 너 진짜, 나한테 죽...”
윤설이 무언가, 이상한 기류를 읽었는지 뚝 멈춰섰다.
“...뭐야? 둘이 싸웠어?”
“싸우긴, 그냥 서로 진지한 얘기를 좀 했지. 그치?”
고준혁의 어깨에 팔을 턱- 걸쳤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놈이 화들짝 놀라, 몸을 덜컥했다.
“으, 응.”
“우리가 장난친 것 때문에, 준혁이가 화가 좀 났었나 봐. 나한테 서운하다 그러더라고.”
“어? 준혁이가? 왜?”
“몰라. 솔직히, 장난 가지고 그러는 게 이해가 안 되긴 했는데... 당사자가 기분 나쁘다니까, 뭐. 그래서 사과하고, 남자답게 악수하고. 응? 그러고 끝냈지.”
윤설이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고준혁을 바라봤다.
[김준영은 아주 착한 아이다. 김준영의 어떤 장난에도 나쁜 의도는 들어가 있지 않다.]
[나는 장난에 정색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준혁아, 왜 그랬어... 준영이는 그냥 장난친 거잖아.”
“어?”
고준혁은 자신을 나무라는 윤설의 반응에 화들짝 놀랐다.
“서, 설아?”
“둘이 해결했다니까 더 말 안 할게. 근데...”
오... 윤설이 정색하는 거 처음 보는데.
그래도 애가 천성이 순해 아주 정색하지는 않았다. 그냥 미간만 살짝 찌푸리고, 웃음기 없앤 정도?
평소에 늘 꺄르륵대던 애가 진중한 모습을 보이니, 그 무게가 남다르다.
“저번에도 그렇고. 자꾸 나랑 친구들이랑 장난치는 거, 너무 억압하지 말아줘.”
“어?”
고준혁도 윤설의 기세에 놀란 모양이다. 놈은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저 멍청하게 윤설의 얼굴만 멀뚱멀뚱 바라봤다.
놈의 얼굴에는 놀람, 서운함, 억울함 등의 수많은 감정이 보였다.
‘근데... 저번에도 그렇고? 저건 또 무슨 소리일까.’
이렇게 공략에 도움이 될 만한 사실을 알아갈 때마다, 퍼즐을 푸는 것같아 참 재밌다.
잠시, 셋 사이에 침묵이 있었다.
“...음, 흠! ...흐히. 미안, 분위기가 다 망가져버렸네. 밥 먹으러 가자, 밥! 배고프다!”
“그래.”
벙진 채 서 있는 고준혁을 뒤로하고 걸었다.
윤설의 어깨에 손을 올리니, 녀석은 자연스레 내게 붙어왔다.
“발기는 풀렸어?”
“어. 누구 덕분에 고생 좀 했다.”
“아니이, 생각해보니까! 너가 엉덩이에 자지 문지른 거잖아! 그게 왜 내 탓이야!”
어깨에서 손을 내려, 윤설의 엉덩이를 콱 쥐었다.
“흐잇!?”
“이거 봐. 누가 이렇게 엉덩이 토실토실하래? 여기에 비비는데, 발기 안 하고 배겨?”
“아, 하지 마아! 너 엉덩이 만진 걸로 또 발기할 거잖아!”
“와, 씹... 쫄깃쫄깃한 거 봐라... 아주 손가락에 쩍쩍 달라붙는데? 이걸 어떻게 안 만져. 못 참지.”
“하지 말라고오!”
“해지 맬라구우!”
고준혁의 발걸음 소리는 한참이나 들려오지 않았다.
+++
[김준영에게 얕보이고 싶지 않다. 김준영 앞에서는 무리해서라도 술을 많이 마셔야한다.]
쿵!
고준혁이 결국 테이블에 고개를 박았다.
놈은 점심식사임에도 갑자기 술을 시키더니, 나를 의식하며 연신 들이켰다.
나는 고준혁과 술을 대작해주며, 놈이 술 마시는 것을 부추겼다.
‘스킬 효과 확실하다니까.’
[남자는 스킵]
(상시 적용 스킬)
남성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수정이 높은 효과를 발휘합니다.
[술고래]
Lv.2
(상시 적용 스킬)
주량이 적은 수준만큼 강화됩니다. 사용자의 의지로 스킬의 효과를 하향조정할 수 있습니다.
모든 종류의 숙취에 면역이 적용됩니다.
“아, 진짜아! 준혁아!”
윤설이 고준혁의 어깨를 흔들어도 일어나지 않는다.
“얘가 오늘 갑자기 왜 이러지... 술을 좋아하는 애가 아닌데.”
“오늘따라 술이 달았나보지.”
남은 술을 한 잔에 털어마셨다.
“나 술이 조금 아쉬운데, 술친구 좀 해주라. 준혁이는 택시 태워 보내고.”
“으휴, 너도 그만 마셔! 아직 훤한 대낮인데!”
“놀아준다고? 오케이, 내가 맛난 거 산다.”
“하여간 남자들은!”
적당히 택시를 잡아, 쿨쿨 자고 있는 고준혁을 태웠다.
윤설은 고준혁의 부모님께 전화해, 택시 목적지에 그를 마중 나오도록 했다.
“준혁아, 들어갈 수 있지? 집 앞에 어머니 나와계실 거야!”
“새끼, 지금 집에 가면 진짜 후회할 텐데. 우리 모텔 가서 마실 거다? 오늘 네 여친 입에 좆 물릴 거야.”
“아우, 진짜아! 애한테 못 하는 소리가 없어! 준혁아, 장난인 거 알지? ...아예 처음부터 못 들은 것 같네.”
아저씨에게 선불로 돈을 쥐여 드리고, 택시를 떠나보냈다.
“으휴, 쟤는 어쩌려고 이렇게 쫄깃한 여친을 시커먼 남정네한테 맡겨두고 가냐.”
“너 믿고 맡겨둔 거지. 너가 날 덮치겠어?”
“당연히 따먹어야지. 쟨 평생토록 후회하게 될 거야.”
“엉덩이 그만 만져! 또 발기하려고!”
윤설이 나를 흘기며, 내 팔뚝을 꼬집었다.
하지만 엉덩이를 쪼물딱거리는 손은 쳐내지 않았다.
“안주로 뭐 먹을까? 먹고 싶은 거 말만 해. 윤설이가 놀아준다니까, 오빠가 쏜다.”
“방금 점심을 먹어서, 딱히 먹고 싶은 거는 없어!”
“음... 그럼 그냥 호텔가서 방 잡고 마시자. 대낮이라 술집 연 곳도 없고, 호텔에서 마시는 게 룸서비스 있어서 편해.”
이미 나 돈 많다고 관념을 심어둬서, 비싼 거 얻어먹는다고 부담스러워하지는 않았다.
체크인을 마치고, 객실에 들어왔다.
“와! 방 진짜 좋다아~!”
“룸서비스 뭐 시킬까?”
“구경하자! 구경하자!”
윤설은 아주 신이 나서, 방 이곳저곳과 화장실을 돌아다녔다.
나는 그동안 적당히 메뉴와 술을 골랐다. 가격은 녀석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술과 음식이 도착해, 테이블 위에 세팅됐다.
“뭐, 뭘 이렇게 많이 시켰어? 우리 이미 밥 먹었잖아!”
“다양하게 먹으려고. 많으면 남겨.”
“이 비싼걸...! 아까워! 다 먹을 거야!”
“킥킥.”
윤설과 앉아, 술과 음식을 입에 넣기 시작했다.
두 명이지만 마주앉지 않았다. 녀석의 옆에 의자를 딱 붙여, 술을 즐기면서 녀석의 몸을 쪼물딱거렸다.
“완전 맛있어! 술도 막 들어가!”
“괜찮네.”
양아라의 손맛에 길들여진 내게는 다소 부족했다.
식당에 가서 갓 만들어진 음식을 먹으면 또 다르겠지만, 룸서비스라 양아라의 것보다 못했다.
“짠.”
“짠!”
나는 윤설에게 연거푸 술을 먹였다.
그냥 소주 맥주였으면 모를까, 값비싼 와인과 양주를 멋들어진 잔에 따라주니, 녀석도 신이 나서 마구 들이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설의 얼굴이 아주 먹음직스럽게 달아올랐다.
술도 들어갔겠다, 나도 자꾸 스킨십을 해댔다.
“으유, 이 뱃살 봐, 뱃살.”
“뱃살 아니거드은~ 애굣살이거든~”
윤설은 뭣 모르고 마신 독한 술이 올라왔는지, 말끝마다 늘어졌다.
“엉덩이도 애굣살이라고 해보지?”
“야아~ 좋다고 만질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그러냐아~ 너 진짜아... 못됐구나아... 으잉...”
“언제는 엉덩이 만지지 말라며.”
“그건 너가! 발기하면... 사람들이 막, 보고... 넌 창피하고...”
“그럼 지금은 엉덩이 만져도 돼?”
윤설의 허벅지에 손을 올려, 은근하게 쓰다듬었다.
녀석은 허벅지도 딱 맛깔나게 토실토실했다.
“으잉?”
“지금은 발기해도 되잖아.”
“우응... 그러네? 만져!”
입가에 씨익- 음흉한 미소가 번졌다.
윤설을 일으켜 세우고, 내게 마주 기대게 했다.
그리고는 녀석의 청바지 지퍼를 내린 후, 바지 안으로 양손을 넣어 엉덩이를 쥐었다.
“후잇!?”
“야, 나이가 몇 갠데 면팬티냐?”
“씨이... 내 팬티 내가 입겠다는데! 뭐! 짜시가!”
팬티 위로, 윤설의 엉덩이를 떡 주무르듯 주물렀다.
“후, 흐잇...! 야, 야아... 너무 막 쪼무르지, 마아... 엉덩이, 후읏! 벌어지자나아...”
“어우, 씨발년... 엉덩이 존나 쫄깃하네, 진짜...”
“욕하지 마아...”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 것이, 꽉 주무르기에 아주 그만이다.
박서윤은 너무 커서 손에 잘 잡히지 않는데, 얘는 진짜... 성욕을 담아 주무르기에 안성맞춤이다.
“야, 바지 좀 내릴게.”
“우응...?”
녀석의 바지와 팬티를 엉덩이 아래까지 내렸다.
밖으로 드러난 허연 궁둥이를 마구 쪼물딱거렸다.
마주 안은 채 엉덩이를 주무르고 있으니, 녀석의 허리가 자꾸만 내게 밀착됐다.
“읏...! 야, 야아...! 너 발기했어어...!”
“와... 엉덩이, 씨발 진짜...”
“너 발기했다니까아...! 막... 막, 딱딱하다고!”
“우리 준혁이는 억울해서 어째? 평생 이 쫄깃한 엉덩이, 주물러보지도 못하겠네.”
“하우, 앗...! 야아아... 자지... 발기했다구우... 어떡해애... 잉...”
녀석은 취기가 화악 올라와 제정신이 아닌지, 자꾸 자지자지, 발기발기 헛소리를 지껄였다.
나도 녀석의 엉덩이를 주무르고 녀석의 사타구니에 자지를 문지르고 있자니, 열기가 마구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취기...? 아닌데?’
취기는 스킬로 억누르고 있을뿐더러, 느낌 자체가 다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열기. 이건... 임신욕이다.
짜압!
“후이잇!?”
“하아... 아주 그냥, 손바닥데 쩍 들러붙네...”
“엉덩이 때리지 마아아...”
“후우...”
슬슬... 자지 뿌리가 뻐근하게 아파온다.
이 대로 애무만 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녀석을 덮칠지도 모르겠다.
일단은 급하게나마 한 발 빼야겠다.
“야. 설아.”
“으응? 왜에, 주녕아아~”
“우리 게임 하나 할래?”
“게임!? 조치! 흐히힝! 무슨 게임?”
아이템 창에서 안대를 꺼냈다.
손에 들린 안대를 보고 의아해하는 녀석에게, 음흉한 미소를 지어줬다.
“입으로 물건 맞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