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9화 〉59. 소꿉친구 조민지 (59/139)



〈 59화 〉59. 소꿉친구 조민지

“어?”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소리를 내버렸다.

“흐읏... 으응...? 왜 그래?”

“아, 아니에요.”

잠깐만... 내가 잘못 봤나? 버그인가?

‘나, 나갔다가 다시들어오면...’

다시 스크롤을  내렸다.

[현금 400,000원] - 1point

‘...’

잘못 본 게 아니다.
아니 세상에 맙소사.

‘아, 아니... 미친... 이...’

원래 보유 중이었던 [현금 120,000,000] 아이템 가격이 3천 포인트.
1천 포인트 당 4천만 원이다.

‘근데 이건... 1천 포인트 어치를 사면...’

4억.

‘...4억?’

4억이다.

1천 포인트당 4억.
가성비에 0이 하나 더 붙었다.

‘...와.’

좀 빡세게 하면, 하룻밤 만에 4억을 벌 수 있는 몸이 돼버렸다.

“후아... 가슴가벼워졌다.”

양아라가 가슴의 모유를 닦아내고, 휴지로 가랑이의 애액을 닦았다.
보지에 쓸리는 휴지 감촉에, 그녀가 몸을 바르르 떨었다.

“...누나, 묵직한 세단이 좋다고 했죠?”

“응. 넌 안 그래?”

“아니요. 좋죠, 세단.”

양아라가 좋아하는 세단도 사고, 조민지가 좋아하는 스포츠카도 사자.
벌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니, 마음이굉장히 넉넉해진다.

“누나. 먹고 싶은 거 있어요? 뭐든 말 해봐요.”

원래도 먹는 것 정도는 뭐든 사줄수 있었다.
지금은 그냥, 너무 신나서 펑펑 베풀고 싶을 뿐이다.

“응? 먹고 싶은 건 네가 말해야지. 누나가다 만들어줄게!”

“아, 하긴.”

호텔 요리 수준이 아니면, 양아라의 손맛을 이길 수는없다.
아니, 최근에는 내가양아라의 음식맛에 길들여져서 호텔 요리도 성에 안 찰지도.

폭신한 그녀의 품에 안겼다.

“누나, 제가 행복하게 해줄게요.”

“어머?”

말랑한 젖가슴에 얼굴을 부볐다.
양아라가 미소 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누나는 이미... 우리 준영이가 있어서, 너무 행복해...”

“앞으로도 평생, 행복할 거예요.”

 여자들을 모두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벌어야겠지?

“이리 와요.”

“어? 주, 준영아? 지, 진짜로 또 해?”

섹스하면 돈이 복사가된다.
열심히 섹스해, 열심히 돈 벌자.

“하아아아아앙♡”





+++



금 같은 일요일 아침 9시. 직장인이라면,응당 자고 있어야 할 시간.
하지만 박영민은 보기 드문 희귀종이라, 일요일에도칼같이 7시에 기상한다.

뚜루루루...
달칵.

-[술?]

“아침부터 무슨 술이야.”

전화를 건 건 내 쪽인데, 받은 녀석이 대뜸 용건을 꺼냈다.

-[그럼 왜 전화했냐?]

“지금 나랑  좀 보러 가줄  있냐?”

-[지금? 한  뽑으려고?]

“어. 점심은 근처 호텔에서 배불리 먹여줄게. 그리고 최대 예산으로 3억 정도 잡고 있는데, 너 여자만나러 갈 때 빌려준다.”

-[30분 내로 견적 뽑아서 대령하겠습니다.]

“오냐. 11시에 보자.”

곧바로, 조민지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뚜루루루...
달칵.

박영민과는 달리, 신호가 간  한참이 지나서야 전화가 연결됐다.

-[으웅... 왜, 씨이...]

뭉개지고 갈라진, 그럼에도 귀여운 목소리.
지극히 평균적인 직장인 J씨는 이제  잠에서 깬 모양이다.

“나 지금  사러  건데, 나올래?”

-[차...?  차...]

“타는 차. 얼굴 보고 싶으니까, 나와라. 점심은 호텔에서 먹자”

-[......나 보고 싶어...?]

묘하게 녀석의 목소리에 생기가 들어찼다.

“어. 안 나올 거야?”

-[으, 으응... 나갈게...]

“11시에 보자.”

-[그래애...]

뚝.
전화를 끊었다.

“누나, 점심은 밖에서 먹고 올게요.”

“그래~ 맛있는 거 먹고 와~”

적당히, 손에 집히는대로 옷을 걸쳤다.
두꺼운 청바지에스웨터만 입고 현관을 나서려는 찰나.

“잠깐!”

양아라가 나를 붙잡았다.

“얘 좀 봐! 한겨울에 옷이 그게 뭐야!”

“저 추위 안 타는데...”

“그러다 감기 걸려! 기다려봐!”

양아라가 서둘러 방에 들어가, 두꺼운 옷가지들을 들고나왔다.
패딩은 기본이고, 목도리, 털장갑, 털모자, 귀마개... 어우...

“이, 이게 다 뭐에요?”

“이거 다 하고 나가!”

“이러고 답답해서 어떻게 나가요!”

“스읍! 누나  들어! 너 감기 걸리면 누나랑 뽀뽀도 못 해!”

“안 걸린다니까요!?”

양아라가 귀여운 눈을 부릅뜨고 나를 노려본다.

“스읍!”

...뭐 어쩌라고. 그런 표정 지어도 귀엽기만 한데...
내게 반응이 없자,양아라가 작전을 바꿨는지 내 머리를 당겨, 폭신한 가슴에 묻었다.
보드라운 손길이머리를 쓰다듬는다.

“우리 준영이... 누나 말 들어야죠?”

“그래도 저것들은 너무...”

“가슴 만질래? 뽀뽀해줄까?”

“...네.”

결국, 실랑이 끝에 패딩과 목도리로 합의 볼 수 있었다.


+++


“...”

“하, 하하... 미, 미안하니까, 얼굴 좀 펴주라...”

박영민이 조민지에게 쩔쩔매며 사과한다.
조민지가 뚱한 얼굴로 터덜터덜 걸어간다.

“씨이... 둘만이라면서...”

“...내가 언제.”

뭐가 저리 꿍해있는지 모르겠다. 쟤가 요즘 이상하게 예민하네.

“...옷은 웬일로 그런 입고 왔냐?”

“...시끄러, 병신아.”

목소리에서 살짝 물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앞으로 걸어가는 조민지가 귀를 새빨갛게 붉힌 채, 치맛자락을  잡아 누른다.

‘...진짜 예쁘네.’

새하얗고 귀여운 원피스가 바람에 하늘거린다.
아기자기한 옷단이 녀석의 새빨간 귀와 대비되어, 깨물어주고 싶을만큼 귀엽다.

순백색 원피스, 새하얀 눈바닥, 뽀얀 목덜미.
그저 바닥을 보며 터덜터덜 걷는데도 잡지의 한 페이지다. 정말이지... 인형에게 옷을 입혀놓은 것만 같다.

‘추울 텐데.’

하늘하늘한 바깥 원단 안쪽에 두꺼운 속감이 있는 겨울 원피스라고는 하나, 2월 초에 입기엔 무리가 있다.

여자들은 패션을 위해 한겨울에 미니스커트까지 입는다지만,  녀석은 조민지다.
11월 초부터 패딩을 꺼내 입고, 10년을 넘게 지낸 나조차 치마 입은 모습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조민지.

그런녀석이 2월 초에 저런 예쁜 원피스를 입고 나왔다.

‘대체 무슨 심경 변화가 있었던 거야?’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녀석이 자꾸만 치마 뒤쪽을 잡아 내리며 뒤를 힐끗거린다.
그리고는 새빨간 얼굴로 총총 뛰어와 내 등에 머리를 퍽 박고, 나를 밀면서 걷는다.

“뭐, 뭐야.”

“뒤, 뒤 보지 말고... 앞으로 가...”

“왜. 보면  덧나냐?”

“아 쫌! 그냥...! 그, 그냥  보지 말란말이야!”

조민지가 내 등에 다시 머리를 퍽 박았다.

“진짜 못됐어... 사람 헷갈리게 말하고... 점심은 호텔에서 오붓하게 먹는다며... 보고 싶다며... 뭐냐고 진짜아...”

녀석이 등 뒤에서 뭐라 궁시렁대는데,  들리지 않는다.
다만, 등을 미는 작은 손이 추워서 덜덜 떨리는 것은 느껴진다.

“어휴... 이리 와.”

“보, 보지 말라고!”

패딩을 벗어 조민지의 어깨에 걸치고, 목도리를 목에 둘러줬다.

“어어...”

“예쁜 건 좋은데, 겨울에 그게 뭐냐.”

“예, 예뻐...?”

이거 봐.얼마나 추웠으면 볼이 새빨개.

‘누나 말 들어서 다행이네.’

평소 차림대로 나왔으면 옷을 벗어주지 못했을것이다.

“손 줘.”

“으, 으응...”

“어우, 차가워. 호오...”

손을 잡고 따뜻한 입김을 불어줬다.
손 진짜 작다. 얘는 언제 어른 될까.

“넌 없이 어떻게살려고 이러냐.”

“...병신.”

“응?”

녀석이 고개를 팩 돌려 눈을 피했다.
하지만 내게 잡힌 손은 뿌리치지 않는다.

“빨리 가자. 매장 안은 따뜻하겠지.”

“...응.”

조민지의 손을 잡고 걸었다.

왜 따라오는 발소리가 없나 싶었는데, 박영민이 멈춰선 채 어이없다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뭐 해. 빨리 가자니까.”

“하아...”

박영민이 한숨을 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따라왔다.

매장으로 들어가니, 따뜻한 바람이 몸을 감쌌다.

“안녕하십니까.”

직원이 허리를 숙여 맞이해준다.

“찾으시는 모델이 있으실까요?”

“아니요. 보고 결정하려고요.”

“예산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3억 아래로요.”

“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몇몇 모델을 둘러봤다.
나와 조민지는 차를  줄 모르니 외관만 구경했다.
본격적으로 견적을 뽑는  자칭 차 덕후인 박영민의 몫이다.

“3억 아래로 타기 편한 놈으로 골라줘. 묵직한 세단으로다가.”

“...내가 살다살다 3억짜리 차를 고르게 될 줄은 몰랐네. 우리 아버지도 못 사는 건데.”

옆을 내려다봤다. 조민지는 아직도 내 손을 꼬옥 잡고, 차들을 구경하고 있다.
볼은 아직도 냉기가 조금 남았는지, 살짝 빨갛다.
그 꼴이 인형 가게에  어린애 같아, 퍽 깜찍했다.

재밌는 생각이 들어, 박영민에게 물었다.

“난 잠깐 좀 둘러보다 와도 되냐?”

“어.좀 있다가 와. 후보 좁혀놓을게.”

조민지의 손을 잡아끌었다.

“응? 우리 어디가?”

“쉿.”

아까 구경하며 눈여겨본 곳이 있다.
조민지를 데리고 2층 구석지의 삼면으로 둘러싸인, 아무도 안 올 것 같은 장소로 들어갔다.

녀석을 벽에 몰아붙이고, 원피스 치마를 들쳤다.
귀여운 연둣빛 면팬티가 나타났다.
팬티를 확 잡아내렸다.

“히, 히익?!”

“쉿. ...어?”

저건 설마?

“미, 미친놈아!”

치마를 내리누르는 조민지의  손목을 잡아, 녀석의 머리 위로 올렸다.

“우, 와아...”

저번에는 성욕에 눈이 멀어 제대로 보지 못했다.
조민지의 보지를 대놓고 구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너... 빽보지였냐?”

녀석의 허벅지 사이에는 오동통한 민둥산 두 개가 앙다문 채 서로 붙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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