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32. 임신 천재 민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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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가 되돌아온다.
서둘러 뛰어가, 씩씩거리며 걸어가는 조민지를 붙잡았다.
“야야, 미안해. 공지윤한테 안 갈게.”
“...꺼져. 가, 그냥.”
녀석이 내 눈도 보지 않은 채 차갑게 대답했다.
“아니, 나 걔랑 무슨 사이는커녕, 친하지도 않아.”
“지랄하지 마.”
“진짜라니까? 어색해서, 친해질 겸 억지로 만나자고 했지. 사수랑 부사수 간에 어색하면 회사에서 얼마나 피곤한데.”
“...걔는 아닌 것 같던데.”
“너 나랑 몇 년을 봤는데, 아직도 몰라? 내 팔자에 여자가 어딨냐? 어?”
여사친이 있긴 했지만, 조민지 앞에서는 일절 티를 내지 않았다.
“나도 걔 불편해. 그냥 우리끼리 놀자. 응?”
“...진짜로 걔 불편해?”
“어! 너 말고 다른 여자들은 다 불편해. 그냥오늘 나랑 놀자. 응?”
“...”
“너 가면 나 심심해.”
혹여 거부할까 봐 조심스럽게, 조민지를 살포시 끌어안았다.
친구 사이에는 과한 스킨십이지만, 우리끼리는 괜찮다. 겨울이 되면, 녀석이 춥다며 종종 안겨 오고는 했으니까.
“...맛있는 거 사줘, 병신아.”
“킥킥. 그래, 그래.”
품에 안긴 고양이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는다.
손 하나가 머리를 거의덮었다. 머리도 참 작다.
“하지 마아...”
“킥킥.”
말은 그렇게 하면서, 품에서 꼼지락거릴 뿐, 손을 쳐내거나 하지는 않는다.
평소엔 이런 낯간지러운 스킨십은 싫어했으면서.
오늘따라 미친 듯이 귀엽다.
“쪼그만놈. 언제 키 클까? 응?”
“...닥쳐.”
귀가 빨갛다. 많이 추운 모양이다.
양손으로 귀를 만져주자 녀석이 잠깐 흠칫했다.
그러고는 내 명치 즈음에 머리를 기대온다.
‘민채슬한테 문자 넣어야겠네.’
오늘은 못 가겠다고.
서운해하겠지만, 별수 없지.
애정 결핍 고양이가 바짓가랑이를 깨무는데, 어떻게 현관을 나서겠는가.
“우리 출발 안 해? 크리스마스 오후라 좋은 식당 자리 찾기 힘들텐데.”
“...닥치란 말이야아...”
녀석이 내 니트에 얼굴을 비빈다.
니트가 조금 축축해진 것이 느껴진다.
“그냥... 잠깐만... 이러고 있어...”
목소리가 먹먹하다.
아까 격해진 감정이 뒤늦게 올라오는 모양이다.
“......”
“......”
잠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우리는 한참을 그러고 있었다.
덕분에 레스토랑 예약에 애를 먹었지만, 오랜만에 녀석과 이러고 있으니 기분이 아주 괜찮았다.
“어우, 귀 차가운 것 좀 봐. 춥냐?”
“응...”
“붙어.”
조민지를 앞에 두고, 녀석의 귀를 만지며 걸었다.
서로 붙은 탓에 발을 움직일 공간이 나지 않아, 내가 옆으로 다리를 벌리고 걸었다.
걸음걸이가엉거주춤하게 됐지만, 녀석은 지금이 썩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너 부츠 앞쪽 다 텄다. 밥 먹고, 백화점 들러서 부츠도 사자.”
“아, 뭘 자꾸 사준데에...”
“킥킥.”
내려오는 크리스마스 함박눈을 맞으며, 아장걸음으로 걸어갔다.
얇게 쌓인 눈 위로, 뽀득뽀득, 겹쳐진 발자국을 새겼다.
올해의 솔로 크리스마스도.
썩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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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만들기에 대해서는 김준영이 전문가다. 김준영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아기 만들기에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아내 분은 임신할 때까지, 저를 남편처럼여기고, 제게사랑을 표현할 것입니다.”
25일 크리스마스의 칠면조 구이는 아니지만.
26일 토요일 저녁. 먹음직스러운 양고기를 썰며 이성운에게 말했다.
“남편처럼 여긴다 함은...”
“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실천 가능한 모든 범위에서, 저는 민채슬 씨의 남편이 될 겁니다.”
“아... 그, 그렇군요...”
이성운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겨우고개를 끄덕였다.
내 말을 믿지만, 그것을 무작정 따르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다.
치과의사가 충치를 치료할 수 있음은 당연한 상식이다.
하지만 치과가 싫어 끝까지 치료를 미루는 사람도 많다.
지금의 이성운도 마찬가지.
잠깐이나마, 아내를 넘긴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결국 싫어도 충치 치료의 필요성을 위해 치과에 가듯이, 이성운도 둘째를 위해 내게 아내를 넘긴다.
“여보...”
민채슬이 가만히, 이성운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그의 손바닥 위에, 무언가를 올려놓는다.
“어, 어...? 이걸... 왜...”
이성운의 손바닥에쥐어진 것은.
민채슬이 끼고 있던 결혼반지였다.
“왜냐뇨, 방금 들었잖아요. 실천 가능한 모든 범위. 저도 마음 아프지만, 우리 둘째를 위해서니까... 잘 맡아줘요.”
“아니, 구, 굳이... 이렇게까지...”
더듬거리는 이성운의 말을 끊고, 민채슬이 밝은 얼굴로 손뼉을 짝! 쳤다.
“어머! 생각해보니, 부부끼리별거는 안 될 일이죠!”
“응? 그게 무슨 말이야...? 각방도 안 쓰는 마당에, 별거라니?”
“아니이,당신 말고요. 우리 여보...♡ 김준영씨요.”
“어?”
이성운이 크게 당황한다.
나도 의외의 발언에, 고기를 썰던 손을 멈췄다.
‘이건 나랑 한 얘기에도 없었던 얘긴데.’
“여보, 어차피 지금 혼자 살고 있죠? 적당히 옷가지만 들고, 우리 집으로 와요. 응?”
“음... 그럴까?”
“오늘 당장 여기서 자고, 내일 저랑 짐 옮겨와요. 당장 갈아입을 옷은... 음... 성운 씨랑 키는 비슷한데, 그래도 몸 때문에 옷이 좀 작을것 같은데...”
“아, 아니... 이봐들...”
민채슬이 벌써 구체적인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동거는 어느새 기정사실이 돼버린 것 같다.
“어? 그럼 우리, 출근 같이하는 거예요?”
“그렇겠네.”
“세상에... 남편이랑 같은 회사로출근이라니, 너무 로맨틱해요...”
“그렇게 좋아?”
“네, 너무 좋아요...♡”
민채슬이 로맨스 소설을 읽는 여고생 같은 표정을 짓는다.
가끔 보여주는 저런 모습도 깨나 귀엽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음식 다 식겠다. 어서들 드세요!”
얘기를 조금 나누긴 했지만, 다행히 아직 음식에서 뜨뜻한 온기가 올라온다.
“뭘 이렇게 많이 차렸어?”
민채슬이 얼마 전에 아는 동생에게 배워와, 보여주고 싶었다던 칠면조 요리는 없지만.
장어, 소고기, 양고기, 굴, 무화과 샐러드, 전복...
하나같이 정력에 좋고, 또 비싼 음식들로 가득하다.
“보양식이라기에는... 좀 노골적인 것 같은데.”
“아이, 참~ 초저녁부터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오~ 후후~”
식재들은 화려하지만, 조리법은 대체로들 단순하다.
대부분이 구이에, 가끔 찜이나샐러드 등이 보인다. 약간의 간만 더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방법들이다.
“미안해요, 요리들이 너무 다 심심하죠?제가 아직 요리를 한창 배우는 중이라, 이렇게 많은 재료를 사용할 능력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일단 되는 대로 내놨는데... 너무 구이 같은 것밖에 없고... 미안해요.”
“아니야, 담백하고 맛있어.”
“근데 둘이 언제부터 반말을...”
“음... 어제부터요?”
옆에서 이성운이 중얼거렸지만, 민채슬은 적당히 대꾸만 해줬다.
“후후, 맛있다면 다행이고요. 말이라도고마워요. 아!음식들이 너무 물리죠? 아주 좋은 복분자주가 있는데, 가져올게요!”
“그, 그거 내 건데...”
와인 잔에 빨간 술이 채워지고, 본격적인 식사가 시작됐다.
“여보, 이거 한 번 먹어봐요. 굴이 제철이라, 알이 아주 통통해요!”
“음. 정말이네.”
“여기, 장어랑, 아스파라거스도 같이... 생강 절임도 넣어서... 아~”
“아- 움.”
“어머,혀에 손가락이... 흐흥~”
민채슬이 내 접시 위에 자꾸만 이것저것 올려주고, 메인이 되는 음식들을 내 쪽으로 하나씩 민다.
어느새, 정력에 좋고 비싼 요리들은내 자리를 빙 둘러싸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이성운의 자리 주위는 조금 휑해졌다.
“여보! 이거, 마라롱샤도 먹어봐요! 가재가남자한테 참 좋데요!”
“오, 이건 비주얼이 정말... 이걸 직접 만든 거야?”
“흐흥~ 최근에 배운 요리에요. 영화에 나온 게 너무 맛있어 보여서. 아, 잠깐만 기다려요, 내가 까줄게요.”
민채슬이 맨손으로 가장 큰가재 하나를 집어갔다.
“요리는 학원에서 배우는 거야?”
“아니요. 제 친한 동생 중에, 요리를 정~말 잘하는 아이가 있거든요. 그 애한테 배우고 있어요.
“그래?”
“네! 애가 정말 참하고, 착하고, 곱고... 거기다 얼마 전에 결혼해서, 저랑 공감대가 많아요. 이 아파트 단지에 살아요! 여보도 앞으로 여기 살면, 만날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맘에 드는 사람 인가 봐? 기대되네. 조만간 한 번 소개시켜줘.”
“네, 조만간 소개... 아.”
민채슬이 말하다 말고 아차 싶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제 가슴을 내려다보고는.
“...여보는 마주칠 일 없을 것 같아요.”
“응?”
묵묵히, 마라롱샤 껍질을 마저 깠다.
“아까 만날지도 모른다고...”
“와~ 여보, 이것 좀봐요! 가재 살이 너~무 통통하다! 자, 아~”
“아, 아-...”
내 말을 끊고 억지로 입에 가재를 욱여넣어준다.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는 느낌이기에, 그 친한 동생 이야기는 더 꺼내지 않았다.
맛있는 저녁 식사가 끝나고.
“흐흥~ 흥~”
나는 침대에 누운 채로, 화장대에 앉아 피부에 이것저것 바르는 민채슬을 구경했다.
곧 있을 부부간의 거사가 기대되는지, 콧노래를 부르며 엉덩이를 씰룩인다.
‘엉덩이 진짜 예술이네.’
화장대 의자에 앉은 탓에, 엉덩잇살이 짓눌려 옆으로튀어나왔다.
검은 T팬티는 꼬리뼈에서 엉덩이골 사이로 들어가며, 그 자취를 완전히 감췄다. 커다란 엉덩이에 먹혀버린 것이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저 엉덩이를 벌리고 눅진한 구멍을 마구 쑤시고 싶다.
그러면 민채슬은 골반을 씰룩이며 내 치골에 엉덩잇살을 문대겠지.
‘...그만 바르고, 빨리 와주면 좋겠는데.’
곧 저 맛있는 유부녀를 임신시킬 생각을 하니, 정말 참기가 힘들다.
“후우... 여보...♡”
민채슬이 엉덩이를 살랑이며 다가온다.
피부 관리용품 외에도, 무언가 오일 비슷한 것을 발랐는지, 피부가 물광으로 반들반들하다.
원래도 먹음직스러웠는데, 저러니 정말 탱글해보이는 것이, 보는 것만으로 자지에서 침이 줄줄 흐른다.
“이리와, 빨리...!”
“흐흥~”
이제 우리의 섹스 시간은 아기 만들기 시술 시간이 아니다.
나와 민채슬의 비밀스런, 아니, 공개적인 불륜 시간이다.
“쭈웁, 쯉, 우븝, 후릅...”
“후응, 쯉, 하움♡ 항굼...♡”
민채슬의 혀를 탐하며, 가랑이 사이로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쯔겁-
도톰한 보짓살 사이로 파묻힌 T팬티를 옆으로 제치고, 입구를매만진다.
그저 쓰다듬었을 뿐인데, 손가락이 구멍에 절로 빨려 들어간다.
‘후... 눅진한 거 봐라...’
민채슬이 가랑이를 파고든 내 손목을 잡아, 더 깊숙이끌어당긴다.
“하아앙... 여보오...♡”
그리고는 허리를 앞뒤로 움직여, 내 손가락으로 녹진한 구멍을쑤시고, 손바닥에 클리를 비비며 자위한다.
쯔벅, 쯔걱, 쯧걱-
“후, 하아앙... 여보 손가락, 두꺼워요...♡”
“...미치겠네, 진짜!”
민채슬을 들어, 침대에 내던졌다.
“꺄악♡”
내 그림자가 민채슬을 덮게끔 위에 오르고, 곧장 쫄깃한 보짓살에 귀두를 문댔다.
“하앙... 여보... 여보오...♡”
민채슬의 구멍이 내 자지를 반쯤 집어삼켰을 때.
“여보.”
애써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네...♡
“내 아기를 가져요.”
민채슬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네?”
[김준영은 대리모처럼, 대리부일 뿐이다. 김준영의 정자를 사용해도 나는 남편의 아내니까 남편의 아이다]
“대리부로서의 김준영의 정자가 아닌, 남편 김준영의 정자로 임신해요.”
“그, 그게 무슨...”
“이성운 씨는 아직 내가 그저 대리부인 줄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난 당신 남편이에요.그렇죠?”
민채슬의 클리토리스를 매만지며 물었다.
[내 진짜 남편은 김준영이다]
[나는 영원토록, 김준영만을 사랑한다]
“아아...♡ 맞아요, 제 남편은... 당신, 김준영이에요...”
민채슬이 스스로의 선언에, 아련 황홀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눅진한 보지 구멍에 귀두까지만 삽입했다.
쯜걱-
“아, 하앗...!”
두꺼운 질구가 귀두를 뭉근하게 조여 온다.
“전남편의 아이가 아닌, 내 아이를 배세요. 우리의 사랑의 결실을 맺는 거예요.”
“아아...”
민채슬이 잠시 망설인다.
나를 사랑한다고는 하나.
서류상의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다는 것은, 결코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
오돌토돌하고 눅진한 질벽을 헤쳐 들어가, 귀두로 자궁을 꾸욱 눌렀다.
“후, 하아아앙...♡”
“내 아이, 임신할 거예요?”
꾸욱- 꾸욱-
“앗, 흐, 하으극...! 아, 아기방 누르면서 그런 말 하면... 반칙, 후긋♡ 반칙이에요...!”
허리를 한계까지 밀어붙여, 보짓살에 내 치골을 문댄다.
자지 바로 위로,딱딱한 돌기 하나가 느껴진다. 클리토리스다.
그것을 치골로 꾸욱 문대며, 허리를 돌려 자궁구를문질렀다.
찌버억- 찌버억-
“오, 호옥♡ 호오오오옥♡ 바, 반칙♡ 반, 치히이익...♡”
“자궁이 이렇게, 귀두에 찰싹 달라붙는데? 아기 달라고 조르는데?”
“헤, 핫♡ 크, 클리♡ 클 리가, 자지털에♡ 까끌까끌♡ 헥♡자, 궁♡ 헥, 헤에엑♡”
“여보.”
얼굴을 내려, 민채슬의 얼굴에 밀착했다.
속눈썹끼리 걸리고, 코가 교차하고, 뜨거운 숨이 서로의 입으로 들어가고, 입술끼리 아슬아슬하게 스친다.
“여보, 민채슬.”
“헤, 헤에에엑♡ 네, 엣...♡ 여보, 김준영, 서방니임...♡”
민채슬이 내 치골로 보짓물을 퓻퓻 쏴대며, 사랑으로 답가한다.
말할 때마다 입술끼리 스치고, 민채슬이 무의식적으로 혀를 낼름거려 내 입술을 핥는다.
허리를 말아 올려, 자궁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임신해.”
“헤, 헤에에에엑♡ 네, 네엣♡ 임신♡ 임, 신♡ 할게요오...♡ 임신 시켜주세요오...♡”
아... 임신하고 싶다고 찡얼대는 애엄마라니.
꼴려서 미칠 것 같다.
배게 옆의 손을 움직여, 미리 창을 띄워둔 액정 중앙을 터치했다.
[‘무정자증’ - o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