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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화 〉-18- 그리핀 카벨의 암컷, 테이머 클라우디아 이야기 [밤] (19/37)



〈 19화 〉-18- 그리핀 카벨의 암컷, 테이머 클라우디아 이야기 [밤]

카벨의  위에 올라탄 우리는 이내 높은 상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충분히 높은 고도까지 올라간 카벨은, 넓은 날개를 쭉 뻗은  고고하게 활강하기 시작했어요.

카벨이 날개를 쭉 펴고 활강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우아하다고 생각해요.


아카데미에 입학 할 때 까지만 해도 미숙하던 비행이었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많이 늠름해진 모습이었어요.

 볼에 부딪치는 바람이 조금 춥게 느껴져서, 저는 양 볼을 카벨의 황금빛 갈기에 묻었어요.

"카벨, 착해요, 착해..." 저는 카벨의 갈기를 쓰다듬으며 카벨을 격려했어요.


예전에는, 두 명을 태우고 난 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허약한 아이였는데, 어느 새 음란, 아니 늠름하게 자란 모습이 정말 대견했어요.

갈기에 느껴지는  손가락이 기분 좋은 듯, 카벨은 골골거리는 소리를 냈어요.

"후후, 서둘러요 카벨, 이러다 늦을 거에요"

저는 손가락에 마력을 집중해 카벨과 교감하기 시작했어요.

"착하다 착해..."


그리핀들은 도도한기 짝이 없는 아이들이라, 테이머와 친해지기 힘든 영물이에요.


기수와 협력 하는 것은 충분한 신뢰가 쌓여야 가능한 일이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멋대로 행동하려고 해요.

반려가 아닌 이상, 마력으로 교감하는 것은 엄청나게 오래 알고 지낸 사이에서나 가능한 일이에요.

그러니까 카벨은 착한 아이에요.


"카벨, 교감. 할게요?"


저는 조심스럽게 제 마력을 카벨의 마력과 반응시켰어요. 그리핀답지 않게, 카벨과 저의 마력은 거부감 없이 서로 교감하기 시작했어요.


"앗....카벨...고마워요..."


마치 반려를 받아드리듯, 저와 카벨의 마력은 원래 하나였다는 듯, 충돌 하나 없이 조화롭게 어울렸어요.


'어쩌면 카벨이 잔뜩 섞여 있는 상태라 그런 걸지도...♥'


기류 때문에 잠시 카벨이 덜컹거리자,  안에서 찰랑거리는 카벨의 정액이 느껴져서 든 생각이었어요.

머릿속을 지나가는 멍청하고 나쁜 생각을 도리질치며 몰아냈어요.

카벨과 교감하자, 머리속에 다양한 정보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카벨이 날개를 움직이는 감각과, 날갯죽지 사이에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이나, 뛰어난 눈으로 아카데미를 향한 시각 등의 정보가 제게 공유되기 시작했어요.

...카벨의 감정 또한 느껴졌어요. 날고 있다는 행복감과,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에서 오는 자유감.


하지만 무엇보다도 크게 느껴졌던 건, 저를 향한 무한한 신뢰와, 반려를 바라보는  한 애정이였어요.


저는 카벨이 저를 신뢰하고 아낀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면서도 목소리를 무섭게 하고

"흠흠...안돼요, 카벨, 아직 해가  있잖아요. 아직은 반려 아니에요" 라고 말했어요.


그런 제가 전혀 무섭지 않은지, 카벨은 푸르릉 거리면서 저희를 살짝 흔들었어요.

"...못된 아이에요, 카벨"

어쩐지 오늘 밤은 어제보다 더욱 격렬할 것 같다고 느끼면서, 저는 카벨의 등 위에서 시계를 확인했어요.

8:57분이었어요. 아무래도 오늘도, 카벨이 힘   줘야 할  같아요.


"채은씨?" 저는 뒷자리에서 제 허리를 꼬옥 감싸안고 있는 채은씨에게 말했어요.


"엉?" 채은씨가 은빛이 도는 하늘색 머리를 오들오들 떨면서 제게 물었어요.

"꽉 잡으세요. 이대론 늦을 것 같으니까" 싱긋 웃으며 제가 건낸 말에 채은씨는 어깨에 타고 있는 자그만하게 변신한 늑대를 생도복 가슴 사이에 넣고는


"...우으...내가 이걸 다시 타나 봐라"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는 모습이 투덜거리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어요.


매번 그리핀을 타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다음엔 꼭 일찍 출발하겠다고 채은씨는 탈때마다 제게 말해요.


하지만 매일 아침에 들려오는 교성을 생각해 보면, 채은 씨가 그리핀을 더 자주 타면 탔지 덜 타진 않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다, [여성 테이머의 의무]를 너무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제 허리를 더욱 더 세게, 꼬옥 잡아오는 채은 씨의 손길을 느끼고는, 카벨에게 준비되었다는 신호를 보냈어요.


발끝으로 옆구리를 톡 톡 치는 신호에, 카벨이 활강을 멈추고 자유낙하하듯 엄청난 속도로 아카데미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하늘에서 빠르게 내려오는 카벨은 마치, 깃털로 된 유성우 같았어요.

카벨과 저의 마력이 어우러지면서 상승 작용을 하는 시너지를 내요, 지금 이 순간. 공중은 카벨과 저의 의지로 통제되는 것처럼, 공기 저항이 마치 없는 것처럼


젤리 사이를 가르며 부드럽게 떨어지는 면도날처럼, 우아한 곡선을 그리면서 아카데미에 부딪칠 듯 한 급강하였어요.

아카데미 정문이 눈 앞에 보일 때 쯤, 카벨이 날개를 크게 펼쳐 강하 속도를 줄이기 시작해요.


테이머의 마력과 그리핀의 마력이 감응해서 일어나는 기적이지만, 이 정도 속도에서 갑자기 공중에서 저항감도 없이 부드럽게 감속할 수 있다는 것은 테이머인 저에게도 여전히 경이롭게 느껴졌어요.

교문에 우아하게 착지한 저는 시계를 확인했어요.

8:59분, 출발한 시간을 고려해 보면. 신기록이었어요.

"...덕분에 지각은 피했네요. 고마워요, 카벨"


저는 쪽, 하면서 카벨의 갈기에 감사를 담아 가볍게 키스했어요. 카벨은 당연한 일이라는 듯, 도도하게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정신나갈것같아~'라면서 알  없는 소리를 내뱉으면서 비틀거리는 채은 양을 부축하면서. 교문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저에게, 목소리가 들려와요.

"클라우디아 로렌츠, 이채은 생도. 8:59분 등교로군"


등 뒤에서 들려오는, 엄한 목소리. 아차, 깐깐하기로 유명한 윤성은 교관님이세요.

"자네들은 1분 안에 강의실로 뛰어 갈 수 있는 능력이라도 있나? 규정상 지각은 아니지만, 생도로서 모범을 좀 보이게나"


"죄송합니다, 윤성은 교관님" 저는 오들오들 떨면서 윤성은 교관님이 어떤 처벌을 내릴  걱정되었어요

깐깐한 윤성은 교관님은 생도들이 규정에 어긋나는 짓을 하면, 처벌을 엄하게 하기로도 유명했어요.


'제발 체력 단련은 아니길' 윤성은 교관님의 악몽같은 체력 훈련은, 생도들이 일탈을 저지르지 못하는 가장  이유일 것이라 생각해요.


"...뭐, 규정을 어긴 것도 아니고, 자네들은 이지혁 선생ㄴ..아니, 교관이 아끼는 학생들이니 따로 처벌하진 않는 것으로 하지"


"...네? 가...감사합니다 교관님" 저는 이어지는 윤성은 교관님의 말에 저는 얼떨떨해하면서도 감사를 표했어요.


"음, 나에게 감사할 건 없고. 다음엔 늦지 말도록. 뭐해, 어서 가 봐. 이러다 진짜 늦겠군" 윤성은 교관은 씨익 웃으며 강의실을 가리켰어요.

신혼 때도 저렇게 풀어지진 않았는데, 요즈음 정말로 기분 좋은 일이 있었나보다 라고 생각하며 저는 강의실로 달려갔어요.


...달려가는 중 뒤돌아 본 윤성은 교관님은,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문자라도 받은 듯 헤실헤실 웃으면서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어요.


"우아, 저런 표정. 한번도 본 적 없는데. 로또라도 당첨됬나?" 채은 양이 달려나가면서 제게 말했어요. 생도복 사이에 머리를 빼꼼 내민 늑대가 귀여웠어요.

"뭐, 벌은 안 받았으니 행운 아닐까요? 빨리 들어가죠. 채은 양" 저는 채은 양을 재촉하면서 강의실로 들어갔어요. 다행이도 교수님은 아직 오시지 않았고 저희는 책상 위에 앉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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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초월자와의 계약에는, 초월자와 계약자 사이의 마력이....때문에 마력 파장을 통해 구분이 가능...."

"이상 오늘 말한 내용들은 시험에 나오니까 꼭 기억해 두시고, 수업 마치겠습니다!"

지루했던 수업이 끝나자 교실에 활기가 돌기 시작해요. 옆자리에서 새근새근 졸고 있는 채은 양을 깨우려던 저는

아기 늑대랑 뺨을 맞대고 자고 있는 그녀가 너무 귀여워서 찰칵, 하면서 사진을 한장 찍었어요.


후후, 하면서 웃으며 저는 세상 모르게 자고 있는 채은 양을 흔들어 깨웠어요

"일어나요, 늑대 아가씨. 수업  끝났어요"


채은 양이 응앗 하는 기묘한 소리와 함께 일어나요.


"아으...머리야...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겠네..."

"이 교수님의 기초마력개론은, 언제 들어도 졸린  같아요" 아직 졸린 듯한 그녀의 눈을 보면서 말했어요.


"우으, 그러면서 클로는 맨날 노트필기까지  하잖아"

"후후, 채은씨도 보여 줄게요. 오늘 수업에 중요한 내용 많았어요"


"앗! 진짜? 고마워 클로!" 노트를 빌려준다는 말에. 채은씨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생글생글 웃으면서 짐을 쌌어요.


카벨이 기다리고 있는 강의실 밖으로 향하려던 저는, 저를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봤어요.


"저....저기!"

우물쭈물하면서 붉어진 얼굴로 남학생 한명이 제게 말을 걸어왔어요.


"네, 그런데요?" 저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물었어요.

"그, 나는 어...기초마력개론이랑, 기수학개론 같이 듣는 네 동기, 신현준인데"


흠, 신현준이라. 강의실을 왔다갔다 하면서 몇번 마주친 적은 있었던 사람인데, 별로 기억에는 남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그, 어 수업 끝나고 혹시 시간 있으면. 학교 앞에 근사한 카페가 하나 있어가지고"


당황하듯 횡설수설하는 그의 말이 느껴졌어요.

그에 말에는 별로 집중이 되지 않았고, 저는 그의 뒤에, 창문에서 뉘역뉘역 지고 있는 해가 보였어요.

...곧 밤이 되겠죠

"죄송해요, 그, 기숙사가 멀리 있어서. 어두워지기 전에 가야 해요"

저는 최대한 그가 상처받지 않게 말을 건내면서, 저는 생각했어요.


'데이트 선약이 있기도 하고요'

"다음 수업때 봐요" 라면서 의미 없는 인사를 건내고 채린 양의 손을 잡고, 강의실 밖으로 나섰어요


"집으로 돌아가요...카벨..♥


석양을 받으면서 늠름하게 서 있는 카벨의 등에 올라 타면서 우리는 집으로 돌아갔어요.

점점 진한 쪽빛으로 어두워지는 하늘이, 점점 밤이 되는 것을 알려 주었기에 심장이 콩닥콩닥하면서 뛰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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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항상 하는 일이지만, 카메라를 바라보면서 자기소개 하는 것은 무척 부끄러운 일이에요.

특히나 이런 복장을 하고 있을 때는요.

저번 상담 때, 선생님께서는 우리 둘이 [특성]을 성장시키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서, 저희가 서로를 촬영하라고 부탁하셨어요.

그, 저희가 받은 특성은, 소환물과 [교미]할 때마다 강해지는 특성이고 선생님께서는 이 분야 최고 전문가라고 하시니까.

[선생님의 권위는 의심할 수 없으니까]


전혀 이상하진 않은 일이었어요. 저희를 잘 지도해주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자료들이 필요하니까요.

그래두, 그렇다고 해도...


...아무리 선생님만 본다곤 하지만, 부끄러운  부끄러운 것이었어요.


저는 수치스러워하는 제 마음을 꼭꼭 억누르면서 선생님께서 준비한 질문을 읽어요.


"그...채은양? 자기소개 부탁할게요"

"아 36학번 각성자 아카데미 신입생, 20살 테이머...이채은입니다." 채은 양은 부끄러운  이름을 살짝 망설이면서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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