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화 〉-3- 친누나에게 음문 새기기 (上) (4/37)



〈 4화 〉-3- 친누나에게 음문 새기기 (上)

"누나, 어서 와"
"아, 던전 돌고 왔더니 피곤해 죽겠네. 그래서 뭐? 마도구 충전하다 *끙* 재밌는 걸 찾았다고?"
누나가 성갑을 창고 한구석에 벗어 두며 말했다. 각반이 벗겨지며 근육이 미형으로 붙은 매끈한  다리가 보였다. 갑옷 안쪽에 받혀 입는 검은색 타이즈가 그녀의 몸매를 한껏 부각시켰다.
"휴, 이제 좀 살 것 같네. 그래서,  재밌는 게 뭔데?"
"누나에게 꼭 필요한 아이템을 찾은 것 같아서 말이야. 내가 요즘 마도구 충전 보수를 창고 C동에 있는 아이템으로 가져가는 거 알지?"
"C동? 거긴 분명..." 누나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알아, 저주템 보관소. 상태창으로 확인도 잘 안되는 아이템들이고, 막상 확인해도 별 볼일 없는 아이템들이지"
"그깟 저주템 받아서 뭐하게? 일확천금이라도 노리는 거야? 감정 스크롤이 감정된 저주템 평균가보다 10배는 비싼 거 알지?"

"일확 천금이라...흠흠...누나, 기적이 일어나긴 하더라고"


"이 둘, 누나에게 필요한 거지."
이름마계 대공 아몬의 목걸이(S)효과검술 등급을 한 단계 올려줍니다.
정신저항 등급을  단계 낮춥니다
착용제한: 마족, 흑마법사, 마검사

이름밤의 축복의 반지(C)효과마계 대공 장신구를 제한 없이 사용할  있게 만듭니다.
정신 저항 등급을 한 단계 올려 줍니다.

"....미친, 이거 진짜야?"
"당연하지, 마탑에서 보증한 거라고"


누나의 동공이 지진이 난  흔들렸다.
'S급 검술...S급 검술...'이라고 생각하는 게 훤히 보인다.
" 지혁이가 누나에게 이렇게  선물을 주다니 감동인걸~잘 먹을...앗!"
누나는 눈을 싱긋 웃으며 은근슬쩍 두 아이템을 챙기려 했다.
"날강도도 아니고 어디 이걸 날로 먹으려고 그래? 이거 감정하는 데 얼마 들었는지 알기나 해?"


"쳇...안속네, 그래서 얼마면 되는데?" 누나가  눈망울을 초롱초롱 빛내며 내게 물었다.


"스크롤 10장 써서 나온거니까 최소한....6억은 받아야겠어"

"....6억...? 크..크흡...아..ㅋ 너무, 너무 비싼데에?" 누나가 살짝 비웃으며 말했다
'누나의 생각을 보여줘'

[시세도 모르는 새끼...20억은 될 물건인데...하긴, 그정도 지식도 없으니 네 인생은 마력 탱크겠지만]


"...그런가...그러면 4억은 어때" 나는 짐짓 아쉬운듯 연기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시세를 모르기에 나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콜!" 누나가 싱긋 웃으며 스마트폰을 몇번 만지작거리더니,  초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4억이 입금되었다는 알림이 떴다.

"좋은 물건 고마워 지혁아!" 누나는 누가 가져가기도 할 것처럼 목걸이와 반지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저 저주템의 옵션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상태창 조작]은, 아이템 또한 변화시킬 수 있었다. 마계 대공의 목걸이는 그 높은 등급 때문에, 조금의 옵션밖에 숨길 수 없었다. 보이지 않게 한 저주는,[힘에 대한 갈망].사용자가 더 강해지고 싶다고 느끼는 정도를 크게 증폭시킨다. 반지의 경우에는 조작이 더 쉬웠다.저 반지가 쓰래기 C등급 저주템인 이유는, 표시되는 것과는 반대로, 착용한 즉시 정신 내성을 2등급 낮추는 효과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잘 어울려? 지혁아?" 반지와 목걸이를 전부 착용한 누나가 내게 말을 걸었다.


길게 내려오는 검은색 머리를, 활동하기 편하게 단정하게 올려 묶은 포니테일, 묶은 머리 사이로 보이는, 위험해 보이는 부드러운 목. 생기 넘치는 백옥같은 피부가, 검은색 목걸이와 분명한 대비를 일으켰다. 아름답다. 라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싱긋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 내가 앞으로 할 일을....더욱 꼴리게 했다.


'상태창...조작'
이름이지현등급A특성철의 여인(S)
"정신이 꺾이기 전까지, 신체는 쇠하지 않는다"
정신이 굴복하기 전까지 물리적 피해와 마법적 피해에 저항합니다.
특급 검술(강화됨)(S)
향상된 감각통합(A)
석녀(C)
당신은 강해지기 위해 욕망중 하나를 포기했습니다. 성욕이 체내의 마력으로 전환됩니다.
정신저항 (C->E)
정신에 간섭하는 모든 종류의 효과에 저항합니다.소지품아멜리아의 성갑 세트(A)
여기사 아멜리아가 십자군 전쟁 당시 쓰던 성유물입니다. 신의 축복이 깃들어 있습니다.기사의 검 (B)
잘 제련된 기사의 검입니다.마계 대공 아몬의 목걸이(S)
검술 등급을 한 단계 올려줍니다.
정신저항 등급을  단계 낮춥니다
착용제한: 마족, 흑마법사, 마검사
 강해지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리게 됩니다밤의 축복의 반지(C)
마계 대공 장신구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듭니다.
정신 저항 등급을 한 단계 올려 줍니다
정신 저항 등급을 두단계 낮춥니다생각찐따 새끼 낚아서 대박 건젔네....ㅋㅋ 선배한테 자랑해야지누나는....같은 길드의 선배를 좋아했었지. 비릿한 질투심이 일어난다. 누나를 남에게 주고 싶지 않다. 이 감정을,  마음대로 조작하고 싶다

나는 갖고 있는 모든 마력을 쏟아 내어, 그녀의 [기억]에 한 문장을 추가했다.


[동생은 큰 마력을 바탕으로 각인사로 각성했고, 그는 각인을 통해서 타인을 강화할 수 있다"]


  문장을 쥐어짜듯 추가 한 후, 그녀의 상태창을  이상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단 한 글자의 수정도 허용하지 않았다.
마력을 다  나는, 그녀에게 대답했다.


"...엄청 잘 어울려"
"갑자기 엄청 지쳐 보인다 너? 좀  기뻐해야지, 3억 벌었잖아~아 그리고"
나는 이어질 그녀의 말에 집중했다.


"아 참, 그리고, 각성 축하해~ 각인사라며?처음 들어보는 각성 계열이지만, 타인을 강하게 할 수 있다고?"
'성공했군'
"응, 각인은  위 어디에도 새길 수 있고, 더 강한 사람일수록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아"


"...그래? 큰 도움이 되겠네,  내가 니 허접한 도움이 필요할 리는 없겠지만ㅋ 이만  볼게"


"음. 잘 가, 누나, 이따 집에서 봐"


나는 누나가 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또각, 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멀어져 가던 누나는, 잠시 멈춰선 후, 뒤돌아서며 생긋 웃으며 인사했다.


유리에 반사된 햇빛처럼 밝고 생기있는 웃음이었다.

방금 자신의 인생을 4억을 내고 포기해버렸다는 걸 알 수 없었기에, 나올 수 있는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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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은 이지현에게 있어 최악의 날이었다.
A급 던전을 클리어 했지만


"의료진! 의료진 불러!"
"힐러 불러! 씨발!! 이동 계열 능력자는 B 거점으로!"

던전은 공략되었지만, 그녀의 파티는 만신창이었다.문어 모습을 한 보스가 내 뱉은 정신파에, 평소보다 크게 흔들린 그녀는 한순간이지만 공격을 멈췄고, 그 사이에 많은 동료들이 부상을 입었다. 그녀는 부상당한 동료를 보고, 자괴감에 빠졌다.


"내가 좀 더 강했더라면"


끊임없이 자책감이 몰려온다. 팔이 부러진 그녀의 친구, 언제나 후미를 지켜주던 마법사, 보조 마법을 써 주던 힐러까지. 모두 그녀의 실수로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던 것이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조금...조금만 더 강했으면, 그 문어새끼, 정신파 내뱉기 전에 잡을 수 있었어.'


그녀는 병실 TV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았다.

[.....D급 헌터이던 유아라씨가 세계 최초 영구적 버퍼, 이지혁 씨의 각인을 이식 받은 후 1개월만에 B등급으로 올라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역량에 비례해서 강화되는 이 각인은....]
'평생 마력 탱크일 줄 알았는데, 많이 컸네'

'저런 수상한 걸로 강해진다니....'

'지금은....체면을 생각할 때가 아니야 강해지는 방법은 알고 있잖아? 강한 사람일수록, 네 동생의 각인은 큰 힘을 발휘해'

내면에서 울리듯 찾아오는 목소리, 그녀는 스스로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않아, 지금의 피해가 있다고 믿게 되었고
또  강해진다면, 좋아하는 선배에게 더 가까이  수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흔들었다.
'넌 이미 알고 있잖아,뭘 해야 하는지'
곧 그 흔들림은, 각인을 이식받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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